2016년 노벨 물리학상은 위상론적인 물질과 관련된 연구를 한 사울레스, 홀데인, 그리고 코스털리츠에게 돌아갔지요. 제 전공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주제인지라 그냥 넘어가려고 했었는데, 트위터에서 어쩌다가 개인 DM으로 해설을 부탁받아버려서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만 썰을 풀어봅니다. 그 말인즉, 노벨상 수상자들이 무엇을 했는지 설명하기보다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무엇을 했는지 알기 위해 필요한 사전지식들에 대해 설명해보겠다는 소리죠.


세 번 정도에 걸쳐 다음 주제를 주로 다룰 생각입니다.

1) 새로 발견된 상전이는 이전의 알려졌던 상전이와 어떻게 다른가

2) 실제로 이용하는 위상수학은 무엇에 대한 위상수학인가

3) 왜 위상론적 물질에서 경계면이 중요해지는가


그러면 시작해보죠.




기초적인 질문부터 시작해보도록 합시다. 물질의 상은 어떻게 구분할까요? 누구나 물과 얼음은 다르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계에게 물과 얼음의 차이를 이해시키고자 한다면 "딱 보면 몰라?"보다는 나은 설명이 필요하겠죠.


한없이 투명한 무언가가 담겨 있는 양동이를 생각해봅시다. 양동이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 양동이에 담긴 것이 물인지 아니면 얼음인지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겠죠. 어떻게 하면 물인지 얼음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요? 답은 손을 대보면 됩니다. 액체인 물이라면 손이 한없이 투명한 표면을 뚫고 들어갈 것이고, 고체인 얼음이라면 손은 단단한 벽과 마주한 것처럼 전혀 표면을 뚫을 수 없겠지요. 이 차이를 두고 '얼음과 물의 층밀리기 탄성(shear elasticity)이 다르다'고 합니다. 층밀리기 탄성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평평한 책상 위에 올려놓은 책을 떠올려 보는 것입니다. 책의 윗면에 손을 놓고 마찰력을 이용해 책의 윗면을 책상과 평평하게 이동시키면 책은 원래의 네모난 모양을 잃어버리고 각 페이지가 층층이 밀린 듯한 모습으로 변해버리겠지요. 이런 변화를 층밀리기 변형(shear)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얼음과 같이 층밀리기 변형에 대해 단단하게 저항하는 성질을 갖는 물체를 고체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물처럼 층밀리기 변형에 대해 전혀 저항하지 못하는 물체는 액체라고 부르지요.


위의 예시처럼 '어떤 계의 상이 변했다'고 말하고자 한다면 그 계의 특징적인 물리량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보면 됩니다. 물과 얼음의 경우에는 층밀리기 변형에 대한 저항이 이런 물리량 중 하나에 해당하겠지요. 이런 특징적인 물리량을 두고 질서 변수(order parameter)라고 부릅니다. 잘 정한 질서 변수는 그 상전이를 완벽하게 묘사해낼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란다우-긴즈부르크(Landau-Ginzburg) 이론입니다. 란다우-긴즈부르크 이론에서는 '무엇이 상전이를 일으키는가'란 질문보다는 '무엇이 상전이의 특성을 나타내는가'란 질문이 중요합니다. 이제 상전이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어떻게 해야 좋은 질서 변수를 찾을 수 있을까?'가 되겠지요.


물리계 중에는 대칭성을 가진 계들도 존재합니다. 대칭성을 정확히 정의하려면 논의가 복잡해지지만[각주:1] 여기에서는 일상에서 '대칭'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정도로만 이해해도 충분합니다. 정삼각형은 세 꼭지점을 돌리는 것에 대해 회전대칭을 가지고 있고, 대부분의 물고기는 (거의) 좌우대칭입니다. 물리계가 대칭성을 가진다는 것도 비슷한 의미를 지닙니다. 물리계를 전체적으로 돌리거나(회전대칭) 전체적으로 조금 이동시킬 경우(병진대칭) 그 전과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과거에는 '계가 가진 대칭성이 좋은 질서 변수를 결정한다'고 믿었습니다. 심지어는 계가 가진 대칭성만 가지고도 그 계의 상전이가 완전히 결정된다는 주장도 있었지요. 이것을 보편성(universality)이라고 부릅니다.


보편성은 계가 상전이를 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에는 눈금 바꿈 대칭(scale symmetry)을 가진다는 것에 근거를 둡니다. 어떤 물리계의 어떤 물리량을 측정하고자 한다면 그 물리량을 측정하는데 기준이 되어주는 기준자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길이를 측정한다고 하면 1cm마다 눈금이 하나씩 그어져 있는 자가 필요하지요. 눈금 바꿈 대칭이란 물리량을 측정하는데 기준으로 쓴 기준자의 눈금을 바꿔도 바꾸기 전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컨대 어떤 물리계를 한 사람은 a란 크기의 눈금을 가진 기준자로 관찰하고 다른 사람은 b란 크기의 눈금을 가진 기준자로 관찰할 경우 둘은 서로 같은 계를 관찰했지만 다른 상태를 관찰했다고 인식하는 것이지요. 만약 눈금 바꿈 대칭이 없었다면 그 계는 어떤 특성 길이(characteristic length) c를 갖기 때문에 전자는 c/a라는 값이 특별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후자는 c/b라는 값이 특별하다는 것을 눈치채며, 일반적으로 c/a와 c/b는 같지 않기 때문에 둘은 서로 다른 계를 관찰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한편 그 특성 길이가 0이거나 무한대가 된다면 두 값은 같으므로 그 물리계는 눈금 바꿈 대칭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계가 A라는 상과 B라는 상 사이에 끼어서 상전이를 하는 순간에는 계를 A라는 상으로 바꾸려는 작용과 B라는 상으로 바꾸려는 작용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작은 변화라고 해도 아주 먼 거리까지 영향을 미칩니다.[각주:2] 팽팽하게 당겨진 실에서는 한쪽으로 움직이려는 힘과 반대쪽으로 움직이려는 힘이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한 끝을 튕기면 그 진동이 반대 끝까지 전달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야할까요? 이렇게 한 계가 눈금 바꿈 대칭을 가진 경우에는 매우 큰 눈금을 가진 자로 측정해도 살아남는 특징이 계의 특징을 결정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통계역학의 관점에서는 매우 큰 눈금을 가진 자로 측정할 경우 물리량을 측정하는데 관여하는 원자의 수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각 원자의 상세한 특징은 거대한 숫자에 쓸려나가 버립니다. 따라서 계의 상세한 특징은 상전이를 기술하는데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한편 계의 대칭성은 작은 눈금을 이용하든 큰 눈금을 이용하든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계의 대칭성은 상전이를 기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추정할 수 있고, 이것이 앞서 설명한 보편성의 근거가 됩니다.


여기까지가 위상론이 상전이를 이해하는데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의 이야기였습니다. 정리하자면, 여태까지는 계가 가진 대칭성만 잘 이해하면 계의 상전이를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죠.




나머지 내용도 언젠가 올리긴 올릴텐데 과연 노벨상 수상식이 있기 전에 올라갈 것인지는 모르겠군요...=-= 다른 할 일이 많아서...




23. Oct. 2016> 생각해보니 중요한 내용 몇가지를 언급하는 것을 잊어버렸는데, 란다우-긴즈부르크 이론에서 대칭성과 함께 중요한 것은 계가 몇차원에 정의되었는가이며 상전이를 두고 나누어진 두 상은 계의 대칭성이 깨졌는가 깨지지 않았는가를 이용해 구분합니다. 계의 대칭성이 깨지지 않았다면 질서 변수가 계의 대칭성을 보존하는 변환에 대해 변하지 않지만 계의 대칭성이 깨졌다면 질서 변수가 계의 대칭성을 보존하는 변환에 따라 변화하게 되지요. 해당되는 질서변수의 구체적인 예로 철의 자화(magnetisation)를 들 수 있는데, 대칭성이 깨지지 않은 고온의 탈자 상태에서는 회전에 대해 자화가 변하지 않지만(0이니까요) 저온의 자화된 상태에서는 회전하게 되면 자화된 방향이 변하게 되죠.

  1. 관심이 있으신 분은 제가 예전에 적은 노트(영문)의 앞부분에 해당 내용이 있으니 참고하세요.2016/08/08 - Particles in Curved Space [본문으로]
  2. 이 설명은 잠열이 없는 상전이, 즉 2차 상전이에 해당하는 설명입니다. 잠열이 있는 1차 상전이에서는 잠열이 작은 변화를 완충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주로 임계현상(critical phenomena)의 연구가 2차 상전이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죠.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았던 옛 사람들은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에서 낮과 밤이 생기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이를 천동설이라고 합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말했을 때는 '지구의 태양에 대한 회전'과 '태양의 지구에 대한 회전'이 서로 충돌하던 시절이었죠. '회전과 우주의 구조'라고 말했으니 이 대립을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회전을 정의하기


우선은 다루기 쉽게 회전을 수학적으로 정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중학생 수준을 넘는 수식은 쓰지 않을 예정이니 수학이라는 단어에 겁을 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등학교 정규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던 행렬 이야기는 할 예정이니 '행렬이 무엇인가' 정도는 알고 계셔야겠군요.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공간을 수학으로[각주:1] 나타낼 방법'입니다. 이걸 '좌표'라고 부르죠. 어떤 물건의 위치를 문자(여기서는 숫자와 문자를 구분하지 않겠습니다)로 나타내는 규칙입니다. 토런트같은 P2P에서 파일의 위치를 나타내는 주소나 인터넷 페이지의 DNS 주소를 구할 때 "좌표 찍어줘"라고 말하는 것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공간에서는 세 숫자면 공간상의 모든 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컨데 '내가 앉은 위치에서 동쪽으로 세 칸, 북쪽으로 두 칸, 위로 네 칸'으로 한 위치를 특정지을 수 있지요. 이를 두고 '우리는 3차원 공간에 산다'라고 말합니다. 한 물건의 크기를 적을 때 높이x너비x깊이 이 세 숫자로 크기를 적을 수 있는 것은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변위)벡터는 이 세 쌍의 숫자를 말합니다. 많은 경우 벡터를 시각화하기 좋도록 원점(내가 앉은 위치)에서 목표점(특정지을 위치)까지 이은 화살표로 생각하는데, 벡터의 크기는 이 화살표의 길이가 되지요.


이제 수학적으로 회전을 정의할 수 있겠네요. 회전이란 3차원 공간상의 벡터들을 1. 벡터의 크기를 보존하고 2. 벡터간 각도를 보존하는 3. 선형변환 입니다.[각주:2] 선형은 다른 의미가 아니고 $a$를 $f(a)$로 보내는 변환 $f$에 $a+b$를 집어넣으면 $f(a+b)=f(a)+f(b)$를 만족한다는 뜻입니다. 직선의 방정식처럼 결과가 단순하게 더해진다는 뜻이지요.


'선형'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부터(무한차원이 아닌 한) 우리는 행렬을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선형변환은 행렬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세 숫자를 세 숫자로 보내는 행렬이 되어야 하므로 우리가 생각해야 할 행렬은 3x3 행렬이며, 위에서 말한 세 조건들을 만족하는 회전을 나타내는 행렬들의 집합에는 O(3)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이 집합에는 거울상 변환에 해당하는 행렬도 들어있는데, 거울상 변환이란 거울에 비추었을 때 상이 뒤집어지는 것처럼 왼손을 오른손으로 보내는 변환들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이를 제거한 행렬들의 집합인 SO(3)를 주로 고려합니다. 어떻게 회전하든 오른손이 왼손과 포개어지지는 않으니까요.


SO(3) 집합이라는 표현할 대상을 찾았으면 표현할 방법을 구상해야겠지요. 이 집합의 한 원소(회전을 나타내는 어떤 행렬이 되겠죠)를 나타내는 한 가지 방법은 위도와 경도를 이용해 지구 위 위치를 나타내듯 두 각도를 이용해 회전의 중심으로 잡을 축을 찾고 그 축에 대한 회전각도를 적어주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숫자 셋이 필요하죠(위도, 경도, 회전각). 중요한 것은 숫자 셋이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더 보기 쉽게 SO(3) 집합의 한 원소를 나타내는 방법은 오일러 각입니다. 오일러 각은 축 세 개를 지정하면 각 축에 대한 회전만으로 모든 회전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마찬가지로 숫자 셋(회전각 세 개)으로 모든 회전을 나타낼 수 있지요. 흔히 보는 자이로스코프에 회전축이 단 세 개만 존재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File:Gimbal_3_axes_rotation.gif


학부 2학년 역학 시간이나 동역학 시간에는 보통 zxz 오일러 각을 배웁니다. z축을 중심으로 전체를 한번 돌린 뒤 x축을 중심으로 한번 더 돌리고 다시 z축에 대해서 돌리는 것이죠. 보통은 팽이의 움직임이나 인공위성의 자세를 묘사하기 위해서 사용합니다. 반면 항공동역학 시간에는 xyz 오일러 각을 배웁니다. z축을 중심으로 돌린 뒤 y축으로 돌리고 다시 x축으로 돌리는 방법이죠. 다른 각을 쓰는 이유는 이 조합이 항공기의 세 횡운동(yaw, pitch, roll)을 나타내는데 더 편해서입니다.


오일러 각의 문제점은 특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회전 전체의 집합 SO(3)에 대해서 우리는 '비슷한 회전'이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대부분의 회전에 대해서는 비슷한 회전으로 바뀔 때 오일러 각이 연속적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특정 회전에 대해서는 오일러 각이 불연속적으로 변합니다. 이를 두고 Gimbal lock이라 부릅니다. 이 문제가 생기면 제어 프로그램이 맛이 가기 때문에 이 문제를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는 방법도 있어야겠죠.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법은 위에서 처음 제시한 (위도, 경도, 회전각) 조합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택할 경우 3x3 행렬들의 곱셈, 즉 아홉 숫자의 곱을 계산해야 합니다.


다른 방법은 사원수(quaternion)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단 네 숫자의 곱셈만을 이용합니다.




회전을 나타내는 다른 방법: 사원수


사원수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복소수의 확장입니다.[각주:3] 복소수에 단위허수 두개를 더해서 숫자'처럼' 만든 물건이죠. 숫자'처럼'이라고 하는 이유는 행렬처럼 교환법칙( $ab=ba$)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다만 실수에 대해서는 교환법칙이 성립) 해밀턴 경이 아일랜드 왕립학회에 가다 떠올렸는데 마땅한 적을 곳이 없어서 지나가던 다리 위에다 사원수의 기본 아이디어를 새겼다는 일화가 전해지죠.


다리 위에 새긴 공식은 $i^2 = j^2 = k^2 = ijk = −1$ 으로, 단위허수 $i,j,k$ 간의 관계식입니다. 이 관계식으로부터 단위허수 사이의 관계식을 얻을 수 있는데, 가령 $ijk=-1$의 양 변 좌측에 $-i$를 곱하면

\[jk=(-ii)jk=(-i)(ijk)=(-1)(-i)=i\]


를 얻습니다.비슷한 과정을 반복하면 $ij=-ji=k, ki=-ik=j, jk=-kj=i$라는 관계식을 얻습니다.[각주:4]



회전은 크기가 1인 사원수(단위 사원수라 부릅니다)를 이용해 나타낼 수 있습니다.[각주:5] 벡터 $(e,f,g)$를 사원수 $v=ei+fj+gk$로 나타내면 단위 사원수 $q$를 이용해 회전된 벡터 $(e',f',g')$를 $e'i+f'j+g'k=qvq^{-1}$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각주:6] 구체적인 방법은 http://en.wikipedia.org/wiki/Quaternions_and_spatial_rotation를 참조하시는 편이 낫겠네요.


여기에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는데, 크기가 1인 사원수의 집합은 4차원 공간에서 원점으로부터 거리가 1인 구면, 그러니까 3차원 구면이 됩니다( $a^2+b^2+c^2+d^2=1$. 3차원 구면은 $S^3$란 기호를 써서 나타냅니다.) 따라서 우리는 회전의 집합 SO(3)가 3차원 구면 $S^3$의 구조를 가지리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그럴까요?


애석하지만 조금 다른 구조를 갖습니다. 왜냐하면 $q$를 이용한 회전과 $-q$를 이용한 회전이 같거든요. '3차원 구면의 대척점 쌍'에 대해 하나의 회전이 정의된 것이죠. 이는 다음 식으로부터 알 수 있습니다.

\[(-q)v(-q)^{-1}=(-1)qv(-1)q^{-1}=(-1)^2 qvq^{-1}=qvq^{-1}\]


SO(3)란 집합은 '3차원 구면의 대척점 쌍'을 원소로 갖는 것이죠. 이런 공간을 사영공간(projective space) $RP^3$로 부릅니다. $RP^3$는 '4차원 공간의 원점에서 직선을 쏘는 방법'들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회전을 나타내는 사원소들의 집합과(3차원 구면 $S^3$의 구조) 실제 회전을 나타내는 행렬의 집합 SO(3)는(사영공간 $RP^3$의 구조) 구조상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지요. 놀랍게도 이 차이는 우리가 보는 세상이 우리가 보는대로 구성되는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회전의 미묘한 차이와 우주의 구조


지금까지 회전을 나타내는 두 가지 방법(오일러 각/사원수)이 있으며, 이 중 사원수를 이용한 방법은 오일러 각을 이용한 방법보다 실제로는 더 많은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렸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차이는 물리학에서 입자를 구분하는 방식, 그리고 우주의 모습이 지금 이 모습인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선은 회전의 집합을 제대로 규정해야겠지요. 먼저 말씀드렸다시피 3차원 공간에서 회전의 집합은 SO(3)가 됩니다. 하지만 실제 회전에 대응되는 사원수가 나타내는 집합은 SU(2)라고 부릅니다. SU(2)는 3차원 구면 $S^3$의 구조를 가지며, '일반적인 회전 집합' SO(3)에 대해 SU(2)의 두 원소가 SO(3)의 한 원소에 대응되겠죠(사원수 $q$와 $-q$가 같은 회전이므로). 어떤 면에서는 SU(2)라는 집합이 SO(3)라는 집합을 '두 번 덮는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두고 'SU(2)가 SO(3)의 덮개공간(covering space)이다'라 합니다.



이런 수학적인 장난(?)을 하는 이유는 보통은 느끼기 힘들지만 회전은 분명 흔적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이 흔적은 다음과 같은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머플러나 리본처럼) 면을 가진 끈을 준비해 책에 한 끝을 붙이고 다른 끝을 공중 어딘가에 고정합니다. 책을 바닥에 평평하게 두고 한 바퀴 돌리게 되면 끈은 꼬이겠지요. 하지만 '같은' 방향으로 한번 더 돌리면 끈이 풀립니다. 이를 Balinese plate trick이라고 부릅니다. 다음 동영상에서 컵이 계속 위쪽으로 향하도록 한 뒤 회전시킬 때 한 번 회전하면 팔이 꼬이지만 두 번 회전하면 팔이 다시 풀리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죠.



SU(2)와 SO(3)의 2대 1 대응은 '이 차이를 보는가/보지 못하는가'를 나타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홀수 번 회전과 짝수 번 회전을 구분할 수 있으면 SU(2), 구분하지 못하면 SO(3)가 되는 것이지요.


전자나 양성자와 같은 페르미 입자(fermion)는 홀수 번 회전과 짝수 번 회전을 구분하는 입자들입니다. 이 입자들은 한 바퀴 회전할 때 마다 -1이란 부호를 획득합니다. 광자나 중력자(아직 관찰되지 않았습니다)와 같은 보즈 입자(boson)는 둘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이 차이는 상당히 중요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두 입자의 자리바꿈과 두 입자의 회전이 동등하기 때문에 페르미 입자의 '회전을 구분하는 특징'은 파울리 배타원리로 나타나게 됩니다. 파울리 배타원리는 '구분할 수 없는 페르미 입자가 같은 상태에 존재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구분할 수 없는 페르미 입자 두 개가 자리를 바꾸면서 얻는 -1이란 부호가 파동함수의 상쇄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각주:7] 반면 보즈 입자에 대해서는 파울리 배타원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구분할 수 없는 보즈 입자가 같은 상태에 존재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모든 구분이 불가능한 보즈 입자들이 한 상태에 밀집하며, 이를 보즈-아인슈타인 응축이라 부릅니다.


파울리 배타원리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주기율표입니다. 다른 종류의 원자가 서로 다른 화학적 성질을 갖는 이유는 전자가 페르미 입자라서 같은 상태에 두 입자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서로 다른 궤도를 갖고 원자핵을 돌기(물론 엄밀하게 말할 때 '도는 것'은 아닙니다만 다른 궤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문입니다. 만약 전자가 보즈 입자였다면 전자는 모두 가장 낮은 에너지를 갖는 궤도에 안착할 것이고(파울리 배타원리가 이런 '붕괴'를 막습니다) 모두 같은 궤도에 있기 때문에 화학 반응이 일어나지 않겠지요.


또 다른 중요한 결과는 항성 핵과 중성자별의 존재입니다. 연소가 끝난 항성 핵은 가장 안정적인 철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철 원자의 전자들은 페르미 입자이기 때문에 '열운동에 의한 압력' 및 '파울리 배타원리의 효과'를 받아 중력으로 붕괴하지 않습니다. 중성자별은 연소가 끝난 별들의 원자핵이 페르미 입자인 중성자로 변해 마찬가지의 원리로 붕괴하지 않지요. 만약 파울리 배타원리의 효과를 받지 않는다면 이 천체들은 연속적으로 붕괴하여 블랙홀이 됩니다.


우리 모두는 별의 잔해에서 태어났습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탄소나 산소와 같은 원소들은 별들의 핵에서 생성되었으니까요. 파울리 배타원리의 효과로 천체들이 불연속적으로 붕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별들이 불연속적으로 붕괴하면서 핵에서 만들어진 원소들을 우주 공간으로 날려보내고, 이로부터 생명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철 원자로 이루어진 항성의 핵을 지탱해주는 파울리 배타원리의 효과가 중력을 이겨내지 못하는 순간 항성의 핵의 철 원자 핵은 전자를 흡수하며 중성자가 되고, 이 과정에서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에 항성 핵은 붕괴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중성자도 부피를 갖기 때문에 무한히 붕괴하지는 않지요. 원자 핵 밖에서 항성의 중심으로 낙하하던 물질들은 새롭게 만들어진 중성자 핵이라는 벽에 부딪치고 별 밖으로 튕겨나가게 됩니다. 이 과정을 초신성이라 부릅니다. 항성이 연속적으로 붕괴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지요.


우리가 보는 세상이 우리가 보는 모습대로 있는 이유는, 그리고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얼핏 보면 드러나지 않는 회전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소립자들의 존재 때문인 셈입니다.





트위터에 날린 융단폭격을 조금 정리해봤습니다. 융단폭격의 우두머리(?)는 다음 세 트윗:


https://twitter.com/AstralDexter/status/568795182709125120

https://twitter.com/AstralDexter/status/568802072251887616

https://twitter.com/AstralDexter/status/568809524733222912


자이로스코프 이야기를 하려다 하려던 자이로스코프 이야기는 안 하고 샛길로 새어버렸네요 -_-;; 해당 내용을 추가하기는 늦은 듯 해서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1. 정확히는 숫자입니다. 앞으로 각주를 달 내용은 글의 내용과 관련만 있고 흐름과는 상관없는 내용들만 쓸 예정이므로 읽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라서요. 접어둔 내용은 글을 이해하시는 데 필요할 수 있는 정보들입니다. [본문으로]
  2. 3은 사실 연속성(비슷한 벡터는 비슷한 벡터로)과 같이 생각해야 하는 조건입니다. 연속성이란 조건을 날려버리면 '구 하나를 쪼개고 잘 합쳐 둘로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Banach-Tarski 역설을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Banach-Tarski_paradox [본문으로]
  3. 복소수에서 사원수로 확장하는 과정을 이용해서 수 체계를 계속 확장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Cayley-Dickson_construction [본문으로]
  4. 사원수의 경우 Gibbs가 벡터 연산을 개발하기 전까지 물리학의 기본 언어로 쓰일 정도로 물리에 영향을 많이 미쳤습니다. 이후 사원수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간 것에는 geometric algebra란게 있는 모양입니다만 공부해보진 않았네요. 참고로 xyz 단위벡터를 쓸 때 ijk를 쓰는 것은 사원수의 흔적입니다. [본문으로]
  5. 바로 다음 파트에서 다룰 예정이지만, 단위 사원수의 집합은 SU(2)와 동일합니다. [본문으로]
  6. 앞선 각주를 읽으셨고 게이지 장론을 공부하셨다면 회전을 나타내는 방법 중 SO(3)는 fundamental representation에, SU(2)는 adjoint representation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7. 공간이 2차원이 되면 한 바퀴 회전할 때 얻는 부호가 1 또는 -1로 제한될 필요가 없습니다. Anyon이 이런 경우를 다룹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다음 연작 트윗에 대한 보충설명.

 

 

일단 susceptibility라는 뭉뚱그려진 표현(?)은 '하나의 제한조건(에너지가 일정할 것 등)이 걸려있을 때 두 상태함수의 변화비'로부터 유도되는 값들을 말한다. 정압비열은 '압력이 일정할 때 온도의 변화에 대한 엔트로피의 변화비'에 온도를 곱한 값이 되고, 쓰로틀링(throttling)에 등장하는 줄-톰슨 계수(Joule-Thomson coefficient)는 '엔탈피가 일정할 때 압력의 변화에 대한 온도의 변화비'가 된다.

 

\[C_p\equiv T\left.\frac{\partial S}{\partial T}\right|_p=\left.\frac{\delta Q}{\delta T}\right|_{\delta p=0} \\\\C_{JT}\equiv\left.\frac{\partial T}{\partial p}\right|_H\]

 

열역학에서 다루는 기체(물론 액체나 고체, 플라즈마에도 적용되지만 고체를 다룰 경우에는 자화를 다루며 자기장까지 끌려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좀 애매하다. 보통 '무언가를 태우는' 열역학에서 써먹을법한 상태를 가정한다)는 '단 두개의 변수로 상태를 완전히 정의할 수 있다'는 가정이 붙는다. 이건 canonical ensemble의 partition function을 구할 때 온도 T와 부피 V만 주어지면 된다는 사실로부터도 알 수 있고, 더 쉽게는 제1법칙에서 에너지가 단 두개의 열역학적 변수로 적분이 가능하다는 사실로부터 알 수도 있다. 이렇게 '상태를 정해주기 위해 선택한 두 열역학적 값'을 열역학적 변수로 부르기로 하자.

 

열역학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함수를 다룬다. 에너지에 엔트로피와 온도의 곱을 뺀 헬름홀츠 에너지라던가, 에너지에 부피와 압력의 곱을 더한 엔탈피라던가. 이렇게 하나의 상태가 주어졌을 때 그 상태가 갖는 여러 물리적 성질들을 열역학적 (상태)함수라고 부르자. 우리가 열역학에서 관심갖는 대부분의 함수들은 다섯가지 변수(에너지 E, 온도 T, 엔트로피 S, 압력 p, 부피 V)로부터 정의된다. 따라서 임의의 열역학적 함수 f에 대해 이 함수의 변화량은 다음과 같이 전개할 수 있다. f의 정의로부터 미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f=f(E,T,S,p,V) \\\delta f=\frac{\partial f}{\partial E}\delta E+\frac{\partial f}{\partial T}\delta T+\frac{\partial f}{\partial S}\delta S+\frac{\partial f}{\partial p}\delta p+\frac{\partial f}{\partial V}\delta V \]

 

여기에 어떤 장난을 치느냐? 열역학 1법칙을 이용해 변화량을 열역학적 변수 두개로 줄여버린다.

 

\[ \delta E=T\delta S-p\delta V \\\delta T=\left.\frac{\partial T}{\partial S}\right|_V\delta S+\left. \frac{\partial T}{\partial V}\right|_S\delta V \\\delta p=\left.\frac{\partial p}{\partial S}\right|_V\delta S+\left. \frac{\partial p}{\partial V}\right|_S\delta V \\\therefore\delta f=\frac{\partial f}{\partial E}\delta E+\frac{\partial f}{\partial T}\delta T+\frac{\partial f}{\partial S}\delta S+\frac{\partial f}{\partial p}\delta p+\frac{\partial f}{\partial V}\delta V \\\text{ }=\left.(T\frac{\partial f}{\partial E}+\frac{\partial f}{\partial T}\left.\frac{\partial T}{\partial S}\right|_V+\frac{\partial f}{\partial S}+\frac{\partial f}{\partial p}\left.\frac{\partial p}{\partial S}\right|_V\right)\delta S \\\text{ }\text{ }+\left.(-p\frac{\partial f}{\partial E}+\frac{\partial f}{\partial T}\left. \frac{\partial T}{\partial V}\right|_S+\frac{\partial f}{\partial V}+\frac{\partial f}{\partial p}\left. \frac{\partial p}{\partial V}\right|_S\right)\delta V\]

 

참고로 Maxwell relation에 의해 맨 마지막 줄에 등장하는 편미분 넷 중 둘이 같다. 여기서 '세 susceptibility(소괄호로 강조되어 있다)로 임의의 열역학적 상태함수에 대한 편미분을 구할 수 있다'는 중간정리를 얻는다.

 

\[\left. \frac{\partial p}{\partial S}\right|_V=-\left. \frac{\partial T}{\partial V}\right|_S \\\therefore\left. \frac{\partial f}{\partial S}\right|_V=\left[T\frac{\partial f}{\partial E}+\frac{\partial f}{\partial T}\left(\left. \frac{\partial T}{\partial S}\right|_V\right)+\frac{\partial f}{\partial S}-\frac{\partial f}{\partial p}\left(\left. \frac{\partial T}{\partial V}\right|_S\right)\right] \\\left. \frac{\partial f}{\partial V}\right|_S=\left[-p\frac{\partial f}{\partial E}+\frac{\partial f}{\partial T}\left(\left. \frac{\partial T}{\partial V}\right|_S\right)+\frac{\partial f}{\partial V}+\frac{\partial f}{\partial p}\left(\left. \frac{\partial p}{\partial V}\right|_S\right)\right]\delta V\]

 

이제는 편미분을 임의의 함수에 대해서 쓸 차례이다. 원 증명에서는 알파베타감마를 썼는데 귀찮은 관계로 A, B, C라고 하자. 이 값들의 변화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delta A=\left. \frac{\partial A}{\partial S}\right|_V\delta S+\left. \frac{\partial A}{\partial V}\right|_S\delta V \\\delta B=\left. \frac{\partial B}{\partial S}\right|_V\delta S+\left. \frac{\partial B}{\partial V}\right|_S\delta V \\\delta C=\left. \frac{\partial C}{\partial S}\right|_V\delta S+\left. \frac{\partial C}{\partial V}\right|_S\delta V \]

 

이것을 이용해 편미분을 계산할 수 있다. 자세한 계산과정은 간단한 산수니 생략하겠다.

 

\[\left. \frac{\partial A}{\partial B}\right|_C=\left. \frac{\delta A}{\delta B}\right|_{\delta C=0} \\\\\\=\frac{\left. \frac{\partial A}{\partial S}\right|_V\left. \frac{\partial C}{\partial V}\right|_S-\left. \frac{\partial A}{\partial V}\right|_S\left. \frac{\partial C}{\partial S}\right|_V}{\left. \frac{\partial B}{\partial S}\right|_V\left. \frac{\partial C}{\partial V}\right|_S-\left. \frac{\partial B}{\partial V}\right|_S\left. \frac{\partial C}{\partial S}\right|_V}\]

 

자, 저 계산식 안에 있는 모든 항목들은 단 세 susceptibility로 모두 계산할 수 있다. 따라서, 세 susceptibility의 값만 있으면 모든 susceptibility를 알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증명 완료.

 

 


 

 

트위터에서도 말했다시피 이건 통계역학 문제보다는 열역학 문제에 가깝다. 편미분을 얼마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겠다는 문제.

Posted by 덱스터

방학이 끝나감에 따라 멘탈이 허약해지고 있어서 멘탈 강화를 위해 소소하지만 결과가 있는 일을 해보았습니다. 멘탈이 가루가 되어갈 때에는 이렇게 작은 일을 해 보면서 물을 뿌려 단단히 다지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서요.


가끔 교수님들이 링크로 걸어놓곤 하시는 스티븐 와인버그의 글을 옮겨보았습니다. '과학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이라는 말이 붙어있는데, 이건 번역을 안 했네요.


번역에 대한 신조(?)는 '최대한 자연스럽게'라서 의역을 기본으로 채택했습니다. 가령 첫 문단의 중간 쯤 나오는 '익사하거나 이겨내거나'는 'sink or swim'의 번역인데, 도저히 가라앉음과 수영으로는 두음 운율을 맞출 수가 없어서 '이겨내다'란 의역을 사용했습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어 pdf로도 만들어 올립니다.


네 귀중한 교훈들.pdf





수정 - 27 Feb 2014


아래 댓글에서 어떤 분이 지적해주셨다시피, "역사가 당신의 연구에 도움이 될 수도 있기는 하지만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이유입니다"는 "The least important reason for this is that the history may actually be of some use to you in your own scientific work"의 번역문입니다. 직역하면 "역사가 당신의 연구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것은 가장 덜 중요한 이유입니다"이고 의미상으로는 "역사가 당신의 연구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이유들 중 가장 중요도가 낮은 이유입니다"가 됩니다. 그런데 한국어에서는 이런 표현을 쓰지 않죠(...) 그래서 어떻게든 자연스럽게 만드려다 보니 문장이 꼬여버렸네요. 해당 문장은 보다 자연스럽고 의미가 통하는 문장으로 수정하였습니다.




네 귀중한 교훈들(Four golden lessons)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


제가 학부 졸업장을 받았을 때 - 백 년은 전이었던 것 같은데 - 물리학은 구석구석까지 살펴본 뒤에야 나만의 연구를 시작할 수 있는 드넓은 미지의 대양같았습니다. 어떻게 남들이 했던 일을 모르고서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 운 좋게도 대학원 첫 해에 만난 선배 물리학자들께서는 일단 연구를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알아야 할 것들을 익히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익사하거나 이겨내거나였지요. 그리고 놀랍게도 이 방법이 먹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빠른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 제가 물리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는데도 말이지요. 하지만 저는 한 가지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을요.


다른 교훈을 바다에 빗대어 말해보자면, 익사하지 않고 파도를 이겨내고 있는 한 더욱 거친 파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1960년대 후반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에서 교직을 맡고 있을 때 한 학생이 제 전공인 기본입자(elementary particle physics)보다는 일반상대론(general relativity)을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일반상대론이 매우 잘 정립된 학문인 반면에 다른 하나는 엉망진창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였지요. 제게는 반대로 행동해야 할 아주 좋은 이유였습니다. 입자물리는 아직 창조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분야였습니다. 1960년대에는 정말 엉망진창이었지만 그 후 많은 이론물리학자와 실험물리학자들은 입자들을 분류하고 모든 것을 (뭐, 거의 모든 것을) 표준모형이라는 아름다운 이론으로 정리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제 조언은 난장판인 곳으로 가라는 것입니다 - 할 것이 있는 곳이니까요.


제 세번째 조언은 아마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 것입니다. 자신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용서하십시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풀 수 있다고 아는 문제들(매우 심술궂은 경우가 아니라면)만 줍니다. 또한, 그 문제들이 과학적으로 중요한가는 상관없습니다 - 수업을 통과하기 위해서 푸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실세계에서 어떤 문제가 중요한지 알기는 매우 어렵고, 지금 이 순간 그 문제를 풀 수 있는지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20세기 초 로렌츠(Lorentz)와 아브라함(Abraham)을 포함한 많은 유명한 물리학자들은 전자에 대한 이론을 세우려 하였습니다. 왜 사람들이 지구가 에테르(Ether)를 통과하면서 일어나는 효과를 감지하는데 실패했는지 이해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했죠. 모두 알듯이, 사람들은 잘못된 문제에 매달리고 있었습니다. 양자역학이 발견되지 않았던 시절이었기에 아무도 전자에 대한 성공적인 이론을 세울 수 없었지요. 190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탁월하게도 운동이 시간과 공간의 측정에 주는 영향이 풀어야 할 올바른 문제임을 알아차렸고, 이 발견은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이어집니다. 무엇이 노력해야 할 올바른 문제인지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실험실이나 책상 위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은 낭비됩니다. 창의적이고 싶다면, 대부분의 시간을 창의적이지 않은 채 보내는 데, 혹은 지식의 대양에서 정체하는 데 익숙해져야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조금이라도 과학사에 대해, 최소한 몸담고 있는 과학 분과의 역사에 대해 배우십시오. 역사가 당신의 연구에 도움이 될 수도 있기는 하지만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사실 중요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각주:1] 예컨대,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에서 시작해 토마스 쿤(Thomas Kuhn)과 칼 포퍼(Karl Popper)와 같은 철학자들이 제시한 과학에 대한 과하게 단순화된 모형들은 이따금 그 모형을 믿는 과학자들을 방해하곤 합니다. 과학철학에 대한 가장 좋은 해독제는 과학사에 대한 지식입니다.


더 중요한 이유는 과학사를 익혀 자신이 하는 일을 더 가치있게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자가 되어 부자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친구들과 친척들은 보통 하고 있는 일을 이해하지 못할테고요. 더군다나 기본입자물리학과 같은 분야에서 일하게 된다면 당장 유용한 일을 한다는 보람조차 없습니다. 하지만 하고 있는 일이 역사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을 아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습니다.


100년 전인 1903년을 되돌아봅시다. 1903년 대영제국의 국무총리가 누구였는지, 혹은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누구였는지가 지금 얼마나 중요합니까? 정말 중요한 일은 맥길 대학교(McGill University)에서 에른스트 러더포드(Ernest Rutherford)와 프레더릭 소디(Frederick Soddy)가 방사능을 연구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당연하게도!) 실용적으로 응용할 수 있었지만 더욱 중요했던 것은 이 연구가 가진 문화적인 함의였습니다. 방사능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서 물리학자들은 어떻게 태양과 지구의 핵이 수백만 년이 지난 후에도 뜨겁게 유지되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지질학자와 고생물학자들이 지구와 태양의 긴 나이에 대한 과학적인 반론이라고 여겼던 주장이 사라졌지요. 이후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은 성경을 문자 그대로의 진실로 믿는 것을 포기하거나 지적 무책임함으로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 작업은 갈릴레오(Galileo)와 뉴턴(Newton), 다윈(Darwin)이 내딛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종교 독단주의(religious dogmatism)의 약화라는 여정의 한 발걸음이 되었지요. 아무 신문이나 하나 집어서 읽어보면 이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느낄 만한 세련된(civilizing) 작업입니다.

  1. 오역이라는 의견이 있어 수정하였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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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고등과학원 겨울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일주일의 3일은 마이티/포커/블랙잭/고스톱/섯다를 치느라(...) 밤을 새고 나머지 3일밤은 논문 읽느라 밤을 샜더니 아직도 피로가 덜 풀려서 고생중입니다.


그룹연구주제로는 Monopoles in real and momentum spaces of condensed matter systems를 했습니다. 같은 조원분이 버스를 태워주셔서 유일하게 교수님들께 안 까인 발표(...)가 되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에 맥락과 일관성이 존재한다고 앞으로 이런 식으로 발표해야 한다는 과찬(..)을 받았습니다. 결국 상금 획득. 받은 문화상품권으로 겨울왕국 OST를 사야겠군요.


인상깊었던 부분들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옮겨봅니다.




이준규 교수님: "물리에는 사기가 적절하게 들어가야 생명이 있는 거예요" "와인버그 그 사람 책은 생명이 없어. 사람이 너무 박식해서 그래"[각주:1]

(기억나는대로 적어봤습니다)




이필진 교수님이 간략하게 homotopy 이론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작년 1학기에 이거 혼자 공부한다고 삽질했던게 원래는 이렇게 쉬운거였나 하는 자괴감이 들더군요. 물론 다시 책을 집었을 때 이해하는가 하는 것은 다른 문제.


사실 (대수적)위상수학보다는 미분기하학 공부가 더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부는 나중에 하기로 했습니다. 재미있어 보이긴 한데...


3차원 구인 S^3가 Hopf Fibration으로 2차원 구 S^2와 1차원 구S^1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는데, 알고보니 globally하게는 안 되고 local하게만 된다고 합니다. S^3를 실수공간 R^3에서 무한원점을 하나의 점(대척점이 됩니다)으로 만들어 이미지화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게 어떻게 되는거냐' 생각으로 하루종일 고민했더랬죠. 대척점과 원점이 같다니?!?! local한 경우에는 당연히 되는거지만요.


(S^3 공간에서는 한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다 보면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S^2에서 방향을 정해주고 S^1으로 쭉쭉쭉쭉 나아가는 것을 이미지화하면 국소적으로는 이게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trivial하지 않은 fibre bundle의 한 예라고 하더군요.)


c.f. 이필진 교수님이 강의록을 개인 홈페이지에 올려 놓으셨더군요. Physics 탭을 누르면 열립니다.




주제가 geometric phase였던지라 이걸 이해해보려고 여러 삽질을 했는데(결국 발표 슬라이드에는 하나도 안 넣었지만요) 그 중 하나가 고전역학적으로 이해해보려는 시도였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미 책이 있던데(Geometric Phases in Classical and Quantum Mechanics) 하필이면 djvu를 못 읽는 iPad만 가져왔던지라 맨땅에 헤딩...


일단은 재미있는(?)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 삽질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geometric phase의 가장 간단한 예는 전하가 자기장이 있는 공간에서 폐곡선을 그리는 운동을 해 원점으로 돌아왔을 때 위상이 변화하는 것입니다. Berry's Phase라고도 하지요. 이때 얻는 위상의 변화는 그 폐곡선이 잡아둔 자기장의 세기, 혹은 그 폐곡선이 만드는 곡면에 대한 자기선속(magnetic flux)에 비례합니다. 고전적으로는 무슨 의미가 있는 양인가, 가 질문.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 폐곡선에 대해 운동량을 선적분한 값입니다. 유체역학의 circulation이라는 값과도 연관이 있고, 사실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슈뢰딩거와 하이젠베르크 이전의 구양자이론에서 본-조머펠트 양자화조건에 해당하는 양이라는 것이죠. 여기에서 B는 자기장입니다.


\oint_C \bold{p}\cdot d\bold{l}


유도하려면 다음의 조건을 이용합니니다.


\text{The Lorentz force equation can be written as} \\\frac{d\bold{p}}{dt}=e(\bold{E}+\frac{d\bold{x}}{dt}\times\bold{B}) \\\therefore d\bold{p}=e(\bold{E}dt+d\bold{x}\times\bold{B}) \\\\\text{By suppressing changes in time, one gets} \\d\bold{p}=ed\bold{x}\times\bold{B}


벌써부터 쓰기 귀찮아지는데(...) 작은 사각형 루프 ABCDA를 잡아서 값을 더해주면 다음 식을 얻습니다.


\text{Let a closed square loop }ABCDA\text{be specified} \\\text{by infinitesimal lateral displacement }d\bold{x}\text{ and} \\\text{infinitesimal vertical displacement }d\bold{y}\text{. Then} \\\oint_{ABCDA} \bold{p}\cdot d\bold{l} \\\approx \bold{p}(A)\cdot d\bold{x}+\bold{p}(B)\cdot d\bold{y}-\bold{p}(C)\cdot d\bold{x}-\bold{p}(D)\cdot d\bold{y} \\\text{Where} \\\bold{p}(B) \approx \bold{p}(A) + ed\bold{x}\times\bold{B} \\\bold{p}(C) \approx \bold{p}(B) + ed\bold{y}\times\bold{B} \\\approx \bold{p}(A)+ e(d\bold{x}\times\bold{B} + d\bold{y}\times\bold{B}) \\\text{etc. Rearranging terms, one gets} \\\oint_{ABCDA} \bold{p}\cdot d\bold{l} \\\approx e(d\bold{x}\times\bold{B}\cdot d\bold{y}-d\bold{y}\times\bold{B}\cdot d\bold{x}) \\= 2ed\bold{x}\times d\bold{y}\cdot\bold{B} \\=2e\bold{B}\cdot d\bold{a} \\\text{which is the infinitesimal magnetic flux enclosed} \\\text{by the loop.}


계수에 2가 붙는 것이 신경쓰이기는 하는데 그것보다 이걸 momentum space에서 바꾸어서 해석할 방법을 찾지 못해 포기.




또 다른 접근법은 게이지 장론의 minimal coupling을 반대로 이용하는 방법. 보통 minimal coupling은 시공간상의 모든 점에서 운동량에 correction term인 게이지 장을 시공간상의 좌표에 대한 함수로 걸어주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걸 반대로 momentum space에서 시공간 좌표에 대해 momentum에 대한 함수로 correction term을 걸어주는 방식으로 이해할 때, 이 녀석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수식으로 쓰자면


\text{The solutions }\Psi\text{ to the Hamiltonian }\hat{H}(\hat{\bold{p}}+q\bold{A}(\hat{\bold{x}}),\hat{\bold{x}}) \\\text{can be expressed by the solutions }\phi\text{ to the} \\\text{Hamiltonian }\hat{H}(\hat{\bold{p}},\hat{\bold{x}})\text{ by the relation} \\\Psi=e^{-iqf(\bold{x})}\phi \\f= \int_\bold{x_0}^\bold{x} \bold{A}\cdot d\bold{l}


이므로(디락상수는 1로 둡시다), 이 반대 버젼인


\text{The solutions }\Psi\text{ to the Hamiltonian }\hat{H}(\hat{\bold{p}},\hat{\bold{x}}+g\bold{B}(\hat{\bold{p}})) \\\text{can be expressed by the solutions }\phi\text{ to the} \\\text{Hamiltonian }\hat{H}(\hat{\bold{p}},\hat{\bold{x}})\text{ by the relation} \\\Psi=e^{igh(\bold{p})}\phi \\h= \int_\bold{p_0}^\bold{p} \bold{B}\cdot d\bold{p}


를 생각해보자는 것. 재미있는 점은 위에서 언급한 B는 Bloch function에 대해 해석할 경우 unit cell의 원점을 잡는 자유도로 작용하게 됩니다. 또한 momentum space에서 그린 폐곡선에 대해 B를 선적분한 값은 원점의 net displacement가 되지요. 문제는 위의 h라는 함수가 global하게 정의되지 않는다는 것.


나중에 해보고 싶은 시도 중 하나는 위의 방식처럼 momentum space를 기준으로 잡았을 때 momentum space에서 periodic potential을 잡을 경우 x의 spectrum이 discrete해지는데, 어쩌면 이걸 spin wave를 나타내는데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질문.




아, 그리고 발표 도중에 증명에 사기를 친 것이 있는데(T^2공간에 대한 적분인데 S^2라고 사기를 쳤습니다.) 교수님들이 그냥 넘어갔다는 훈훈한 일화. 사실 ppt 다 만들고 발표 당일 아침에 발견한 문제인데다가 수정하기 귀찮아서 그대로 놔둔 것이었는데, 결국 안 걸렸네요. 물론 증명이 이상하다고 지적하셨면 "역시 교수님들 상대로 사기치기는 쉽지 않네요"라는 드립을 치면서 옆의 칠판을 끌어다가 제대로 된 증명을 쓰려고 했었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1. 사기가 너무 없이 타이트한 논리전개를 가지고 있다는 맥락이었습니다. 와인버그 양자장론 교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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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통계역학 시험결과가 나왔는데 광자의 화학포텐셜(chemical potential)이 0이라고 가정했다고 점수가 까인 것 때문에 까칠모드로 전환해 써 보는 글. 완벽히 고전적으로 할 경우 어디까지 갈 수 있나 해 봅시다.




1. 먼저 진공이 차 있는 실린더를 가정합니다. 실린더 안은 전자기파로만 채워지고 양자역학적으로 말하면 photon gas에 해당하는 radiation continuum으로 채워진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광자'라는 개념 자체가 없으므로 광자의 수 dN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2. 실린더 안의 radiation continuum을 설명할 때 쓸 변수를 T와 V로 고정하고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가정합니다.


3. 여기까지의 가정에서 다음 두 정리를 얻습니다.


3.1. 에너지 U는 extensive variable입니다. 따라서 같은 extensive variable인 V에 대해 선형적으로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U/V=u(T)라는 결론을 얻습니다. 엔트로피 S 또한 extensive variable이기 때문에 부피에 선형적으로 비례하고 S/V=s(T)라는 결론을 얻습니다.


3.2. 압력(있다고 가정할 경우) p는 intensive variable입니다. 따라서 V와는 무관한 변수여야 하며, p=p(T)를 얻습니다.


4. 상태방정식 u=3p를 얻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제일 까다로와 보이네요. 일단


4.1. 상대론적인 물질은 E/P=c라는 방정식을 만족합니다. 여기서 P는 운동량입니다.


4.2. 임의의 방향으로 분포된 P로부터 압력을 구하면 p = Pc/3V를 얻습니다.


dP_\text{avr}=\frac{(dA \times cdt\cos\theta)\times(P/V\times\cos\theta)\times(\sin\theta d\phi d\theta)}{2\pi} \\\\\text{average momentum passing through an area element}\\=\frac{(\text{swept volume})\times(\text{momentum component per volume})\times(\text{solid angle})}{\text{solid angle of half-sphere}}


통과한 평균 운동량 = (면적 * 통과한 수직길이 = 통과한 부피) * [(단위부피당 존재하는 운동량의 크기) * 면에 수직한 성분을 위한 코사인] * (고체각 성분) / (반구-한쪽 방향만 생각하므로-의 고체각)


넘어가면서 phi에 대한 부분은 적분으로 날려버립니다.


dp=\frac{dP_\text{avr}}{dA\times dt}=\frac{Pc}{V}\cos^2\theta\,d(\cos\theta) \\\\\text{contribution to pressure}\\=\frac{\text{momentum flux contribution}}{\text{area element}\times\text{time elapsed}}\\\\0\leq\theta\leq\pi/2


압력을 구하기 위해 적분하면 p = Pc/3V를 얻네요.


4.3. 에너지를 집어넣습니다. P=E/c=U/c에서 p=U/3V=u/3을 얻습니다.


5. 위의 과정을 통해 U/V=u(T)와 p=u(T)/3을 얻습니다. 독립적인 변수는 T와 V 뿐입니다. 따라서 열역학 제 1법칙을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dU=TdS-pdV=T\left[ {\left. \frac{\partial S}{\partial T}\right|}_V dT +{\left. \frac{\partial S}{\partial V}\right|}_T dV \right]-pdV \\\therefore dU=T{\left.\frac{\partial S}{\partial T}\right|}_VdT+\left[T{\left. \frac{\partial S}{\partial V}\right|}_T-p \right]dV


5.1. dT=0으로 두면 s = 4u/3T을 얻습니다.


{\left. \frac{\partial U}{\partial V}\right|}_T=u(T)=T{\left. \frac{\partial S}{\partial V}\right|}_T-p=Ts(T)-p(T) \\\therefore u+p=\frac43u=Ts \\\therefore s=\frac{4u}{3T}=\frac{4p}{T}


6. 비열을 구해 봅시다. 정적비열은 다음과 같이 구합니다.


c_V=\frac1V {\left. \frac{\partial U}{\partial T}\right|}_V=\frac TV{\left. \frac{\partial S}{\partial T}\right|}_V=\frac{4T}{3V}{\left. \frac{\partial (U/T)}{\partial T}\right|}_V=\frac{4T}{3V}\left[{\left. \frac1T\frac{\partial U}{\partial T}\right|}_V-\frac{U}{T^2}\right] \\\therefore c_V=\frac43 c_V - \frac{4U}{3VT} \\\\c_V=\frac{4u}{T}=3s=\frac{du}{dT}


6.1. 정압비열은 구할 수 없습니다. 압력이 온도에 대한 함수로 나오기 때문에 압력을 고정한 채로 온도를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죠.


7. 마지막 결과를 조금 꼬아 봅시다. 그러면 고전적으로 스테판-볼츠만 법칙(Stefan-Boltzmann law)을 얻을 수 있습니다.


c_V=\frac{du}{dT}=3s=\frac{4u}{T} \\\\\therefore \frac{du}{u}=\frac{4dT}{T} \\\\\ln u=4\ln T +C \Leftrightarrow u=AT^4




스테판-볼츠만 상수는 구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스테판-볼츠만 상수에는 플랑크 상수가 들어가기 때문이며 플랑크 상수는 양자역학을 도입해야만 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번까지가 문제가 되고 5번부터는 위키백과에도 나오는 별로 특별할 것은 없는 문제.(신나게 유도해놓고 혹시 있나 해서 찾아봤더니 있었죠...=_=;;)


상대론적인 에너지와 운동량 관계식을 제외하고는 전부 고전열역학적 취급입니다. 양자 가설은 코빼기도 안 비치고, 굳이 태클을 건다면 4.2에서 kinetic theory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Posted by 덱스터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에 계신 많은 물리 전공자 분들께 질문을 날려보았습니다. 답변을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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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가 뭔가 놓친 것 같은데 제 타임라인의 물리에 목숨 건 여러분들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주제는 '특정 파장의 레이저로 물질의 온도를 몇 도 까지 올릴 수 있는가'. 구글 스칼라로 "laser heating limit"을 검색해봤는데 관련있어 보이는 검색결과는 안 잡히네요(문헌조사가 두뇌 가동 알고리즘에 누락되어 있다는 뼈아픈 지적을 계속 받고 있어서 트레이닝중...).


왜 이런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는가는 생략하고(전혀..까지는 아니지만 다른 문제에서 파생된(?) 문제라서요) 단순하게 '레이저의 세기가 물질의 복사에너지와 일치하는 시점에서 온도의 상승이 멈춘다'고 할 경우 다음과 같은 사고실험을 해 볼 수 있지 않느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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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무리 낮은 온도의 복사체라도 얼마든지 높은 에너지의 광자를 방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온도 T를 가진 한 복사체를 포물면거울의 초점에 두고, 반사되어 평면파로 바뀐 복사광을 회절 격자에 쬐어 스펙트럼으로 나눕니다. 그 중 특정 파장에 해당되는 빛만 취하고 나머지는 거울을 이용해 되돌려보냅니다. 유사 레이저를 만드는 거죠. 좀 더 그럴듯하게 하고 싶으면 편광판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요. 어쨌든 이것을 '온도 T의 유사 레이저 발진기'라고 부릅시다.


'온도 T의 유사 레이저 발진기'를 병렬로 연결합니다. 그러면 나오는 유사 레이저의 세기를 얼마든지 올릴 수 있겠죠(쓰다 보니 자신없어진 부분). 그러면 '온도 T의 유사 레이저 발진기'를 수십만개 연결해서 물체A를 가열하기 시작합니다. 물체A의 에너지는 계속 오르다가 어느 시점에서 평형을 이룰 텐데, 만약 이 평형을 이루는 온도가 레이저의 세기에만 의존한다면 충분히 많은 '온도 T의 유사 레이저 발진기'를 병렬로 연결하는 것으로 물체A의 온도를 T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수많은 '온도 T의 유사 레이저 발진기'로 물체A를 T1(T1>T)으로 가열하는 거죠.


여기서 잠깐. 열역학 2 법칙에 따르면 더 낮은 온도에서 더 높은 온도로 열을 전달할 수는 없습니다(GRE Physics 9277인가에 나왔던 문제라 기억하고 있습니다. 틀렸거든요(...)).


...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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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보이는 '현실적'인 불가능한 부분은 과연 '완벽한 반사체'가 존재하냐는 것인데요, 빛을 반사하는 과정에서 반사체의 온도가 상승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되겠네요.


두 번째로 이렇게 유사 레이저를 제작한다고 해도 그 유사 레이저를 병렬로 연결하면 과연 위상이 잘 맞아들어가서 유사 레이저의 광도가 증가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 경우엔 레이저의 광도에 해당하는 흑체복사온도가 있다는 결론이 나올테니(유사 레이저의 세기는 흑체복사로 방출되는 복사광의 해당 파장에서의 세기 이상은 못 가질테니까요) 레이저의 광도와 온도를 직접적으로 대응시키는 방법이 생기네요. 문제 해결? 그런데 평균이 0인 정규분포를 따르는 변수를 모으면 모을수록 그 합의 분산은 증가하는데 꼭 광도가 어느 정도 이상의 값은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내리는 것이 너무 성급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나머지 하나는 이 이상한(?) 현상을 받아들이고 다른 해석(?)을 하는 것. 물체A의 에너지를 물체A의 온도의 함수로 보고 canonical ensemble처럼 처리해서(온도 T의 reservior와 반응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거죠) 평형상태 온도가 확률이 극대화가 된다는 것을 보이는 것인데(density of state를 고려해야 할 테니 잘 하면 한 계의 엔트로피 계산에도 쓸 수 있겠네요.) 신나는 계산이 기다리고 있죠...=_=;; 어떻게 계산하는가와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것인가는 일단 옆으로 치워 두고...




Rev. 07Nov13


흑체복사에서 벗어나는 radiation의 분포 때문에 물질 내부의 상태는 equilibrium distribution이 아닙니다. 해당 파장의 radiation의 흡수율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는 뜻. 이걸 고려해야 하는데, 이게 말이야 쉽지...=_=;;


더 이상 canonical distribution을 갖지 않는 상태에 대한 연구가 될 듯 합니다.

Posted by 덱스터

'과학과 기술 글쓰기' 수업 과제. 초고 제출한지 한 서너주 되었으니 블로그에 올려 본다. 다음주까지 수정본 제출인데 수정본은 천천히 올리게 될 듯. 쓰고 나서 비평을 맡은 조원들에게 왜 이렇게 길게 쓰냐고 욕먹었다(...). 그런데 내용에 빈 틈이 없게 하려다 보니 이렇게 길어져 버렸(...) 오히려 비평 받은 다음에 내용을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버려서 문제인데, 면담 가면 어떻게 고쳐야 할 지 방향이 잡히지 않을까.


설마 블로그에 올렸다고 카피처리하지는 않겠지?(김광식 교수님 이거 제 블로그입니다 =_=;;)




나무 하나 없는 황량한 벌판을 한겨울의 매서운 칼바람이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벌판 한 가운데 사나운 겨울바람에 맞서며 거대한 구조물을 계속 손보는 형제가 있었습니다. 가문비나무 막대를 복잡하게 얽고 그 위에 얇고 질긴 면직물을 덮어씌운 구조물에 형제는 직접 깎은 프로펠러와 체인으로 연결된 가볍지만 강력한 엔진을 얹었지요. 형제는 세세한 주의사항 모두를 꼼꼼하게 점검하였습니다. 마침내 점검이 끝났습니다. 동생은 그 구조물 안에 탔고, 엔진 시동음이 바람 사이로 퍼져나갔습니다. 구조물은 맞바람을 받으며 달려나갔습니다.


1903년, 12월 17일, 10시 35분. 노스캐롤라이나의 키티 호크. 라이트 형제는 플라이어 1호를 타고 첫 공기보다 무거운 비행(heavier-than-air)에 성공하였습니다.


비행기는 우리 일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객기와 화물기는 빠른 운송 수단으로 이 곳과 해외 사이에 가로놓인 높은 장벽을 낮추어 주는 역할을 하며, 전투기는 끔찍했던 전쟁 이후 강력한 전쟁억지의 수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렇게 비행기 한 번 탄 적 없는 사람이라도 비행기가 가져온 세계의 변화에 휩쓸리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닿을 수 없는 자유의 상징으로만 여겨졌던 하늘은 더 이상 잡을 수 없는 밤하늘의 별이 아니게 되었지요. 비록 기계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요.


비행기는 어떻게 날까요? 실제 비행기를 가지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해 볼 수는 없으니 더 싸고 더 쉽게 볼 수 있는 대용품을 찾아보기로 하겠습니다. 가장 간단한 대용품은 아무래도 종이비행기겠지요. 만들어지는 재질과 크기에서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종이비행기가 잘 날기 위해서 가져야 할 조건은 비행기가 날기 위해서 가져야 할 조건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종이비행기가 잘 날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이 질문에는 모두가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한 단어가 있지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소설 제목과 영화 제목으로도 사용된 말인데, 이 말에는 얼핏 보아서는 못 보기 쉬운 삼단논법이 숨어있지요.


가. 추락하기 위해서는 날아올라야 합니다.

나. 그리고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날개가 있어야 합니다.

다. 그렇기 때문에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습니다.


그런데 날기 위해서는 날개가 있어야만 할까요? 확실히 흔히 볼 수 있는 날짐승들을 살펴보면 모두 날개가 있습니다. 참새, 잠자리, 메뚜기, 쏙독새, 비둘기에 이르기까지(비둘기는 다시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모두 날개를 갖고 있지요. 날려면 날개가 있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많은 비행 연구는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날 수 있는 날개를 만들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날개가 어떻게 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는지에 대한 설명은 이미 많은 좋은 글이 나와 있으니, 여기서는 날개 자체에 대해서만 생각해보겠습니다. 날려면 날개가 있어야 하는데, 반대로 날개가 있기만 하면 날 수 있을까요? 날개가 있지만 뛰어다닐 뿐 날지는 못하는 타조와 같은 새가 있는 것을 떠올려보면 날개가 있다고 무조건 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실험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겠지요. 그러면 다음 그림처럼 비행기를 접어봅시다.




종이비행기를 많이 접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형태로 접은 비행기는 날지 못합니다. 종이비행기를 접어 본 적이 없는 분들은 이 종이를 접어 바로 실험해보시면 되겠지요(대신 다시 읽을 수 있도록 땅바닥이 더러운 곳에서 실험하는 것은 피해주세요). 분명히 날개가 있는데 왜 날지를 못할까요? 그러면 다음과 같이 종이비행기를 접어봅시다.



이렇게 접은 비행기는 자주 보셨겠지요. 실제로 날려보면 이렇게 접은 비행기는 아주 잘 날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날개만 만들어주었던 그 전의 종이비행기보다는 비행기같이 행동합니다(이 종이로 실험하시는 분들은 너무 멀리 날아가지 않게 조심해주세요). 날기 위해서 날개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분명히 날개가 클수록 더 잘 날아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날개의 크기가 줄어든 두 번째 종이비행기가 훨씬 잘 날지요. 이 실험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날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날개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태 날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날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현상은 다소 이해하기가 힘들지요.


물리학자들은 한 어려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좀 더 잘 아는 다른 현상에 견주어보고 그 사이의 공통점을 이끌어내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 버릇으로 전기와 자기가 하나의 힘이라는 것과, 더 나아가서는 수많은 자연현상들이 단 네 가지 힘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게 되었지요. 그러면 이 글에서도 물리학자들의 버릇을 따라 잠깐 동안 종이비행기와는 조금 달라 보이는, 하지만 이해하기는 더 쉬운 예시를 끌어들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넓은 공원이나 뜰에 나가면 부메랑이나 원반던지기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원반을 던질 때, 던지는 방향과 어떤 모양을 이루도록 던지나요? 보통은 원반을 날아가는 방향과 평행하도록 맞추어 던지지 날아가는 방향과 원반의 면이 수직이 되도록 던지지는 않습니다. 왜 수직으로 던지지는 않는 것일까요? 실험해보면 평행하게 던진 원반은 잘 날지만 수직으로 던진 원반은 꽤 큰 저항이 느껴지며 평행하게 던진 원반보다 잘 날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큰 저항이 원반이 날아가는 것을 방해합니다.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면 더 금방 지치는 것처럼, 원반도 더 큰 저항에 더 빨리 날아갈 에너지를 잃는 것이지요.


종이비행기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첫 번째의 날개만 있는 종이비행기는 날릴 경우 조금 나아가다가 머리가 수직으로 들려버리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원반에 비유하자면, 평행하게 던진 원반이 갑자기 수직으로 바뀌어 버리는 것이지요. 이 상태를 실속(stall)이라고 부릅니다. 실속 상태에서는 날개가 비행기가 날기 위해 필요한 힘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하고 커다란 저항만 일으키게 되며, 때문에 비행기에서는 실속이 일어나면 추락할 위험이 매우 높아집니다. 비행기 사고가 가장 일어날 확률이 높은 때가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실속이 간신히 일어나지 않을 정도의 한계에서 비행하기 때문이지요. 한편 두 번째 비행기는 머리를 들기는 하지만 그렇게 높이 들지는 않습니다. 날아가는 도중에 자세가 흐트러질 법도 한데, 절대 실속이 일어나지는 않도록 잘만 자세를 유지합니다. 두 번째 비행기는 어떻게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번에도 물리학자들의 버릇을 따라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다른 예를 보겠습니다. 약수터의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종목 중 하나로 배드민턴이 있습니다. 배드민턴은 셔틀콕이라는 특이한 공을 사용하는데, 코르크에 거위 깃털을 고르게 꽃아 놓은 것이지요. 그런데 셔틀콕이 날아가는 것을 잘 보면 특이한 점을 하나 알 수 있습니다. 편의상 셔틀콕의 코르크 부위를 앞, 깃털이 꼽힌 부위를 뒤라고 부른다면, 셔틀콕은 항상 앞으로 날아간다는 것이지요. 두 번째 종이비행기도 한 방향으로만 나는데(실제로 충분히 강한 힘으로 종이비행기를 뒤쪽으로 날려 보면 어느새 방향을 바꾸어 바른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셔틀콕과 두 번째 종이비행기는 둘 다 앞쪽은 날렵하고 뒤쪽은 부피가 크며 둔하게 생겼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바람 부는 날에 바람에 떠밀려 본 분은 아시겠지만, 공기는 물체에게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힘을 압력이라고 부르는데요, 압력은 물체의 모든 표면에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그 총합을 직접 계산하기는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물리를 하는 사람들은 이 힘이 한 점에 집중되어 있다고 가정하여 계산을 단순화한 뒤 현상을 설명하고는 하는데, 이 점을 압력중심이라고 부릅니다. 압력중심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과 그 세기, 그리고 물체의 모양에 영향을 받아 그 정확한 위치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대체적으로 부피가 큰 쪽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습니다. 앞쪽 보다는 뒤쪽이 부피가 크고 둔하게 생긴 물체는 앞쪽보다는 뒤쪽에 압력중심이 위치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압력중심은 어떻게 자세를 유지하는 역할을 할까요? 이제는 이 표현이 식상해지려고 하지만, ‘물리학자들의 버릇을 따라’, 조금 더 생각하기 쉬운 예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원래 자세로 돌아가려고 하는 물체 중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진자입니다. 진자는 살짝 건드리면 한 점을 중심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에는 건드리기 전의 원래 위치로 돌아옵니다. 진자와 종이비행기의 압력중심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진자는 고정된 축과 추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도록 만들어진 진자의 추에 작용하는 중력은 진자를 원래 자세로 돌아가게 합니다. 진자의 비유에서 추와 중력은 압력중심과 압력에 대응합니다. 그러면 진자의 비유에서 고정된 축에 대응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답부터 말하자면 비행기의 질량중심이 고정된 축의 역할을 합니다. 질량중심이란 압력중심과 마찬가지로 한 점에 한 물체의 모든 질량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그 점입니다. 좀 더 많은 질량을 가진 쪽에 위치하며, 압력중심과 같이 물리학자들이 계산을 좀 더 편리하게 해 보자는 의도에서 생각해내었지요. 두 번째 종이비행기의 경우 앞 쪽을 접어주었기 때문에 더 많은 질량이 앞쪽에 몰려 질량중심이 보다 앞 쪽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런데 질량중심은 어떻게 축의 역할을 하는 것일까요?


물리학이라는 학문(혹자는 과학이라는 학문 체계라고도 하더군요)의 개척자인 아이작 뉴턴은 처음으로 물리학이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책 『프린키피아Principia』에서 세 가지 법칙을 제시하였습니다. 그 중 첫 번째가 바로 ‘관성의 법칙’입니다. 관성의 법칙이란 쉽게 말한다면 (외부에서 힘을 주지 않는 한) 움직이던 물체는 움직이던 그대로 움직이려 하고, 멈춰있던 물체는 멈춰있는 그대로 있으려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한 물체를 던지고 그 물체를 따라가면서 본다면, 그 물체는 상대적으로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연필만 던져보아도 던져진 물체는 회전까지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회전하는 던진 물체를 따라가면서 볼 때, 그 물체는 어떻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까요? 아무래도 물체는 가만히 있고 한 축을 중심으로 계속 회전하는 것처럼 보이겠지요. 이 축이 지나는 점이 질량중심입니다. 질량중심은 한 물체의 질량 전부를 대표하는 점이어야 하기 때문에 관성의 법칙을 더욱 철저하게 지켜야 합니다. 따라서 던진 물체를 따라가면서 보는 동안 질량중심은 가만히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여야만 합니다. 고정된 축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다시 잘 나는 두 번째 종이비행기로 돌아와서, 날린 종이비행기를 날아가는 속도 그대로 따라가면서 본다면 종이비행기의 한 점은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점은 위에서 설명한 질량중심이 되지요. 그리고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압력중심은 종이비행기의 뒤쪽에 위치하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질량중심보다도 뒤에 위치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종이비행기는 날아가는 동안 공기가 날아가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힘을 줍니다. 가슴이 터질 것처럼 뛰어보신 분들이라면 앞으로 내달릴 때 바람이 얼마나 세게 더 이상 못 달리게 하려는지 경험으로 알고 계시겠지요. 전체적인 그림을 다시 한 번 살펴본다면, 흔히 보는 진자를 옆으로 뉘어놓은 구도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력이 진자를 원래 자세로 되돌리려는 것처럼, 공기의 압력이 종이비행기를 원래 자세로 되돌리려고 하는 것이지요.


이 비유는 첫 번째의 못 나는 종이비행기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의 종이비행기는 날개만 접어주었기 때문에 질량중심이 종이비행기의 한 가운데에 위치합니다. 압력중심 또한 특별히 부푼 부분이 없기 때문에 종이비행기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지요. 회전의 중심이 되는 점과 되돌리려는 힘을 받는 점이 일치하게 된 것인데, 이는 진자의 축을 고정하는 축에 다는 것과 같습니다. 추의 정중앙에 못을 꿰어 벽에 박아놓으면 아무리 돌려보아도 원래 자세로 돌아오려 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첫 번째 종이비행기는 처음 날린 자세 그대로 돌아오려 하지 않습니다. 조금 날다가 머리를 들어 그대로 실속을 맞이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이 글에서 종이비행기처럼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아주 사소한 물건에도 복잡한 물리법칙이 작용해서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갖가지 비유를 통해 이 물리법칙들은 매우 달라 보이는 원반, 셔틀콕, 진자에게도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이 글을 읽고 잘 나는 종이비행기를 접는 법을 익힌다고 해도 라이트 형제처럼 내가 타고 날 수 있는 비행기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이 글이 물리학이 어떤 학문이고 얼마나 보편적으로 작용하는지 엿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이 물리학이 어렵기만 한 학문이 아니라 실제로는 매우 재미있고 아름다운 학문이라는 것을 느끼신다면 그것만큼 큰 보람은 없겠지요. 지금까지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실제로는 공기에 의해 힘을 받기 때문에 뉴턴의 제1 법칙은 완벽하게 적용되지 아니하나, 그 힘이 상대적으로 작아 무시할 수 있기 때문에 논의를 그대로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실제 항공기 설계에서는 압력중심보다는 공력중심(aerodynamic centre)라 부르는 점을 이용합니다. 하지만 공력중심은 과도하게 논의가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있어 압력중심으로 글을 이끌어간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덱스터

[27Nov2020] 약간의 업데이트 (6번 이후).




간단하게 보고있는 것과 보았던 것들.


1. David Tong: Lectures on Quantum Field Theory

http://www.damtp.cam.ac.uk/user/tong/qft.html


병장 시절 군대에서 보던 것. 간단하게 '양자장론이 뭐 하는 녀석이냐' 알기엔 좋다. 상대론과 양자역학 공부만 제대로 했다면 읽을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됨. 재규격화나 루프가 나오지는 않는다. 200여 페이지.


2. Gerard t'Hooft, The Conceptual Basis of Quantum Field Theory

http://www.staff.science.uu.nl/~hooft101/lectures/basisqft.pdf


현재 읽고 있는 녀석. Tong의 Lecture note보다는 얇아서 좋기는 한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간략하게만 다룬다는게 특징. 80여 페이지.


3. Paul Adrien Maurice Dirac, The Principles of Quantum Mechanics


인터넷 잘 뒤지면(...) 스캔본이 나온다.[각주:1] djvu 확장자일테니 데자뷰 리더는 필수.[각주:2] 그 유명한 디랙 맞다. QED의 초창기 발전 방향을 알 수 있음. 사실 Dirac Equation쪽이 제일 인상적이었다. 군대에서 양자역학 공부하려고 빌린 책. 연습문제는 없지만 내용은 충실. 300여 페이지.

이 때 쓰던 notation은 현재 통용되는 notation과 조금 다르다는 것에 유의.


4. Franz Mandl & Graham Shaw, Quantum Field Theory


이것도 인터넷 잘 뒤지면(...) pdf를 구할 수 있다. Peskin 책이 나오기 전에 가장 많이 쓰이던 양자장론 교재인듯 싶다. 7장까지 읽다가(연습문제는 안 풀어봤으니 말 그대로 재미로 읽은거다) 그 이후에 Tong Lecture note 보느라 덮어두었던 기억이 난다. 500여 페이지.


[27Nov2020 추가] 전자기장의 양자화에 요즘은 거의 다루지 않는 Gupta-Bleuler 양자화를 쓴다. 최근에 나온 장론 책에서는 $A_0$의 동역학을 날려버리는 Coulomb gauge에서의 양자화나 아예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는 경로적분 양자화만 다룬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 번 정도는 봐두는 것이 좋을지도?


5. Michael E. Peskin & Daniel V. Schroeder, An Introduction to Quantum Field Theory


이것 역시 인터넷 잘 뒤지면(...) djvu 파일을 구할 수 있다. 세 버전 정도 구했는데 하나는 그림이 전부 깨졌고(pdf였다), 하나는 스캔본이었고, 하나는 괜찮았지만 페이지 하나가 아예 스캔이 안되어있었다는 단점이 있었다. 어떻게든 조합하면 쓸만하긴 하다만(...). Tong Lecture note를 보다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참조했던 책. 양자장론 교재로 제일 많이 쓰인다는데 난 정규교육을 받은 적이 없으니 그런걸 알 리가 있나.(대학원 2-3학년 과정이다) 가장 두껍다. 800여 페이지.


[27Nov2020 추가] 전자기장의 양자화를 어물쩍 넘어간다.


4&5번이 정식 교재이다. 1&2는 맛봬기로 독학하기에 좋은듯. 3은 사실 오래된 책이라 재미로 읽는 정도? 그래도 읽다 보면 디랙이 천재는 천재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Griffiths 양자역학에 디랙방정식과 QED를 간략하게 넣으면(?) 이 책이 된다. 다만 Solid State Physics의 근간이 되는 Bloch's theorem은 등장하지 않는다. Sakurai의 Modern Quantum Mechanics처럼 양자역학에 대한 특이한 접근법이 인상적이다.



[27Nov2020 업데이트]


6. M. Srednicki, Quantum Field Theory


인터넷에서 출판 전 초고를 구할 수 있다. 집에 있는 것은 4판인가 그럴텐데 오타 수정이 좀 있는 편. 구성 자체가 위키백과를 보는 것처럼 자잘하게 주제별로 나뉘어져 있어 아무 곳이나 펼쳐서 공부하기 시작해도 무리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Spinor-helicity와 같이 옛날 책에서는 자주 누락되는 주제도 등장한다는 장점이 있고. 다만 의외로 이상한 구석에서 '아니 이게 왜 없어?'라 반응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 예시로 전자의 이상자기모먼트 계산과 양-밀스 이론의 파인만 규칙(다만 tree amplitude를 적기에는 더 편리한 Gervais-Neveu gauge에서 파인만 규칙은 포함되어 있다)이 누락되어 있다.


7. S. Weinberg, The quantum theory of fields


레퍼런스 북. 양자장론이 대충 무엇인지 감을 잡은 상태에서 개념을 확립하는 용도로 읽는 책이지 양자장론을 처음 배우는 용도로 쓰기에는 너무 어렵다. 이 책으로 양자장론을 배우겠다는 것은 (과장을 보태면) 화이트헤드와 러셀의 <수학 원리>로 사칙연산을 배우는 것과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양자장론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무조건 볼 수 밖에 없는 책이기도 하다. 단점은 역시 가격(...)과 연구 현장에서 쓰는 표기법과는 다소 다른 표기법을 쓴다는 것.


8. M. Veltman, Diagrammatica


와인버그의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양자장론은 S-matrix theory를 체계적으로 하는 bookkeeping device다'란 관점을 제시한다는 것이 있다. '입자는 장의 양자이다'란 대부분의 양자장론 교재에서 취하는 관점과는 다른 관점이라는 점에서 알아둘 필요가 있는 셈. 하지만 와인버그의 책을 읽지 않아도 그 관점을 공부할 수 있는데, 바로 펠트만의 이 책이 그런 경우. 장론 책이라고 하기에는 S-matrix의 계산에 치우쳐 있지만 얇아서 부교재로 삼으면 좋다. 물론 이 책도 와인버그의 책도 읽기 싫지만 그 관점을 알고 싶다면 여기에서 구할 수 있는 와인버그의 강연록을 보면 된다.


9. M. D. Schwartz, Quantum Field Theory and the Standard Model


Peskin&Schroeder처럼 pheno 계산에 치우친 책. 오타가 좀 많긴 한데 이 부분은 차차 개선되고 있는 듯 하다. Unitarity 관련 부분만 제대로 봐서 평가를 남기기에는 좀 이른 감이 있다.


10. R. F. Streater & A. S. Wightman, PCT, spin and statistics and all that


Algebraic QFT의 고전. 물리를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양자장론의 형식화와 형식화에 이용되는 수학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한 번 정도 봐 두는 것이 좋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물리 문제를 푸는 데는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양자장론 계산을 생각 없이 하다가 마주할 수 있는 수학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용도에 더 가까운 느낌이랄까.


11. T. Lancaster & S. J. Blundell, Quantum Field Theory for the Gifted Amateur


양자장론을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책. 다만 게이지 장론은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양자장론의 꽃(?)인 양자색역학을 배우려면 다른 책을 구해야만 한다.


12. L. Parker & D. J. Toms, Quantum Field Theory in Curved Spacetime : Quantized Fields and Gravity


휜 공간에서의 양자장론으로는 Birrell&Davies가 더 유명하지만 (그리고 더 오래되었다) 이 책을 언급하는 이유는 양자장론 교재 중 '양자장론에서의 파동함수(wavefunctional)'를 이야기하는 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여태 읽어본 책 중에서는 이 책이 거의 유일. 양자역학에서 파동함수를 쓰듯 주어진 시간면 (time slice) 위의 장의 값을 변수로 갖는 파동함수를 써서 양자장론을 할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 번 정도는 봐 둘 필요가 있다.


13. J. Collins, Renormalization


Dimensional regularisation을 공부하면서 '이거 사기 아니야?'란 느낌이 들 때 보면 좋다. 다만 이 책에서 쓰는 regularisation scheme은 conventional dimensional regularisation(CDR)이라고 불리고 실제 QCD 계산에서 주로 쓰는 BMHV scheme과는 $\gamma_5$를 다루는 방법이 다르다. Regularisation scheme별 차이를 보려면 논문을 보는 것이 더 빠르긴 하지만서도.


14. H. Elvang & Y.-t. Huang, Scattering Amplitudes in Gauge Theory and Gravity


내 전공에 너무 가까워지는 느낌이긴 한데, 산란진폭 (scattering amplitude) 계산에 특화된 책. 양자장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양자장론을 처음 배우는 용도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양자장론에 대한 배경지식은 펠트만의 책을 읽은 정도면 충분할듯?

  1. 스캔본이란 스캔이 잘못되어서 문서 중심이 안 맞는다던가 하는 문제가 있는 파일을 말함. [본문으로]
  2. djvu파일 특성상 스캔의 오탈자가 많다. djvu 파일은 글자 세트 하나를 저장하고 이 글자들이 종이 어디에 배치되어 있는지 기록하는 방식인데 스캔을 잘못하면 원래 글자가 아닌 다른 글자로 인식해서 대응시켜 버리기 때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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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얼마 전부터 보기 시작한 입자물리 기초서에 페르미 황금률 2번(Fermi's Golden rule 2)이 나오길레 한번 증명해볼까 하다가 계속 한 부분에서 막히길레 Sakurai의 Modern QM을 봤다. 증명 없이 나오는 등식(?) 하나가 있길레 증명해봤다.


$$\int_{-\infty}^\infty \frac{\sin^2(xt)}{x^2} dx=\pi t$$


방법은 당연하게도(?) 복소변수를 이용. 양자물리 시간에 대충 배우고 공학수학 시간에 조금 더 배운 것 밖에 없는데 어떻게든 써 먹고 있다. 복소변수함수론을 한번 듣긴 들어야 할텐데...


먼저 sine 함수를 지수로 바꾼다. 그 유명한(?) 오일러 공식이 필요하다.


$$\sin y = \frac1{2i}\left(e^{iy}-e^{-iy}\right)$$


이러면 대충 다음 값이 나온다.


$$\frac{\sin^2(xt)}{x^2}= \frac{(1-e^{2ixt})+(1-e^{-2ixt})}{4x^2}$$


괄호는 편의상 친 것. 저 괄호를 이용해 분수를 둘로 나눈다. 적분 contour가 서로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작정 나누어도 되는지를 모르겠네. 어쨌든 이러면 답이 나오기는 한다.


$$\frac{\sin^2(xt)}{x^2}= \frac{1-e^{2ixt}}{4x^2}+\frac{1-e^{-2ixt}}{4x^2}$$


x를 z로 바꾸고, 앞의 것은 위쪽으로 닫힌 반원으로, 뒤의 것은 아래로 닫힌 반원으로 적분한다. residue는 원점에 있으니 이 부분은 포함시킨다. 앞의 항을 로랑전개(Laurent series)해보면 residue를 쉽게 구할 수 있다.


$$1-e^{2izt}=-2izt+2z^2t^2+\cdots \\ \therefore \frac{1-e^{2izt}}{4z^2}=-\frac{it}{2z}+\cdots$$


제대로 써 봅시다. C+는 위쪽 반원 반시계 방향, C-는 아래쪽 반원 시계방향.


$$\int_{-\infty}^\infty \frac{\sin^2(xt)}{x^2} dx=\int_{-\infty}^\infty \frac{1-e^{2ixt}}{4x^2}+\frac{1-e^{-2ixt}}{4x^2} dx \\=\int_{\mathbf{C}^+}\frac{1-e^{2izt}}{4z^2}dz+\int_{\mathbf{C}^-}\frac{1-e^{-2izt}}{4z^2} dz\\=2\pi i\left(\frac{-it}2\right) -2\pi i\left(\frac{it}2\right)=2\pi t$$


마지막 줄의 괄호 안은 원점에서의 residue. 값이 두배가 나왔는데 이건 특이점이 적분하는 구간 위에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실제 값은 위 값의 절반.[각주:1] QED!


Sakurai 책에서는 맨 처음의 식이 이렇게 나와있다.


$$\lim_{t \to \infty} \frac{\sin^2(xt)}{\pi t x^2}=\delta(x)$$




2012.08.24 수정

찾아보니 절반으로 나누는 이유는 평균내려는 것이 아니라 '반원'을 따라 적분하기 때문. 복소함수 교재 찾아봤더니 조금 다른 이유로 절반으로 만들더라. 그리고 그 책에서는 함수(sine)를 나누기보다는 부분적인 함수(exp.)를 가지고 와서 원래 함수로 만들었다.




  1. 반으로 나누는 것은 특이점을 포함하는 contour와 특이점이 없는 contour 두 적분을 합쳐 평균내기 때문에 그렇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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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디랙해Dirac sea를 항해하는 히치하이커들. 그들은 겔만의 팔정도Eightfold way를 가슴에 품고 파인만 도표Feynman diagram를 지도삼아 슈뢰딩거의 고양이Schrodinger's cat와 함께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Heisenberg's uncertainty principle을 극복하며 나아간다.[각주:1] 그들을 위한 항해의 안내서를 공개하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 Second Creation
The Second Creation (Reprint, Paperback)
Crease, Robert P./Rutgers Univ Pr
현대 물리학이라고 하면 대부분 초끈이론을 떠올리지만 실세는 표준모형이다. 아직 초끈이론이 이론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반면 표준모형은 쏟아지는 새로운 물리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었고 물리 현상을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실험적으로 검증된" 이론이다. 하지만 표준모형에 대한 교양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몇 안 되는 표준모형의 역사를 다루는 책인 Second Creation은 표준모형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항상 계산을 틀리고는 했다는 맨하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의 오펜하이머J. R. Oppenheimer, 말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 디랙P. A. M. Dirac, 봉고를 치고 다니며 직관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파인만R. Feynman, 돈 벌어 먹고 살만한게 없어 물리를 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방면에서 뛰어난 재주를 보였던 겔만M. Gell-Mann 등 표준모형이라는 건축물의 주춧돌을 깎아냈던 개성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읽는 이의 시간을 흡입하는 마력이 있다.

더군다나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배우는 톰슨J. J. Thomson의 푸딩모형과 우리가 현재 원자력을 하면 떠올리는 원자핵이 가운데에 있고 전자가 그 주위를 도는 그림의 원인을 제공한 러더퍼드E. Rutherford의 실험들의 비화 또한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방사능의 위험이 알려지지 않았던 시대에 고도로 농축된 방사성 물질으로부터 화상을 입어 가면서 새 물리학의 기둥을 새웠던 실험가들의 이야기와 양자역학을 태동시킨 보어N. Bohr, 하이젠베르크W. Heisenberg, 슈뢰딩거E. Schrodinger의 일화는 물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깊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덴마크 사람인 보어가 영국으로 유학가서 지냈던 불행한 시절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상대적으로 오래 된 책(80년대면 현대물리학에서는 근대이다)인지라 표준모형에 아직 3세대 입자, 그러니까 Top, Bottom 쿼크와 타우 입자Tauon가 도입되기 전까지의 역사까지만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론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과거와는 다르다고 해서 과거의 이해와 해석이 전혀 쓸모없는 것은 아닌 것처럼, 누락된 역사는 이 책의 아쉬운 점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오점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2. 엘러건트 유니버스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승산
초끈이론의 전도사라 할 수 있는 그린B. Greene의 초기작이다. 후속작이었던 『우주의 구조』는 어려워서 읽다가 중도에 포기했는데(106페이지였을 것이다) 이 책은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중학생이 소화하기에는 무리였던 것일까?

"현대물리학이란 초끈이론이구나"라는 스테레오타입을 만들어낸 장본인(그리고 미드 빅뱅이론은 이 편견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기 쉽게 잘 쓰여진 책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괜찮은 책. 다만 현재 서점에 쏟아지는 책들이 죄다 초끈이론에 그 기반을 둔 책들인지라 새로운 관점을 원한다면 다른 책이 더 나을 것이다.


3. Concepts of Space
공간개념
막스 야머 지음, 이경직 옮김/나남출판
(원서가 없어 번역본으로 대체)
어렵다. 철학을 전공하는 사람들도 참고한다고 하니(칸트까지만 하더라도 시공간은 철학의 일부였다.) 그 난이도가 짐작이 가리라. 더군다나 책 중반 이후부터는 원문을 수록하는데 읽은 책이 영어였으니 수록된 원문은 불어와 독일어 등. 덕분에 인용문은 하나도 못 읽었다. 순전히 독자의 능력 부족이기는 하다만.

"공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옛 사람들의 생각부터 현대의 생각까지 상세하게 수록하고 있다. 옛 희랍 시절의 사람들이 기발한 논리로 공간을 무엇으로 정의하고 어떻게 생각하였는지, 유대인의 카발라Cabala가 어떻게 기독교 세계관에 영향을 주었는지, 뉴턴의 공간에 대한 가설에 대한 당대 신학자들이 어떻게 비판하였는지 등에 대해서도 담고 있어 물리학 교양서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감이 있다. 더군다나 후반으로 갈 수록 현대물리학의 입김이 반영된 "시공간은 어떠한가"에 대한 답변은 관련 전공의 전공지식이 없으면 이해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워진다. 불가해한 것으로 여겨졌던 문장들이 일반상대론을 조금 공부하고 나니 깨우쳐진다면 교양서로서는 낙제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이라면 서양쪽의 역사에 치우쳐 동양에서 공간의 개념은 어떻게 발전하였는지 나오지 않는다. 다만 현대의 시공간에 대한 관념은 거의 서양 사상이 원류가 되니 동양의 역사가 도입되면 오히려 책의 통일성만 방해할 위험이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겠지.


4. 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
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 (Reprint, Paperback)
Smolin, Lee/Perseus Books Group
(번역본도 나와 있습니다)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론들에 대한 책은 대부분 초끈이론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초끈이론은 미국에서 대단히 흥행하고 있는 이론이고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물리학의 거장들이 활동하고 있는 다른 지역으로 렌즈를 돌리면 어떤 그림이 나오게 될까?

2차대전 이전에는 하이젠베르크와 아인슈타인A. Einstein, 슈뢰딩거 등 독일이 당대 물리학의 최전선에 서 있었고 2차대전 이후에는 그 사람들이 나치를 피해 건너간 미국에서 파인만, 겔만, 와인버그S. Weinberg 등이 현대물리학의 초석을 닦았다. 하지만 현대물리학의 거장들이 그들만 있던가. 뉴턴경Sir I. Newton의 역사를 물려받은 영국에는 펜로즈R. Penrose와 휠체어 위의 지성 호킹S. Hawking박사가 있다.

특이하게도 셋 다 중력에 대한 연구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중력의 양자화에 대한 전반적인 접근을 다루는 책이 영국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중력을 양자화하는 접근법들에 대한 책이다.

중력을 양자화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잘 알다시피, 전하는 연속적인 분포를 갖지 않는다. 전자가 가지고 있는 전하량이 일정하고 이 전하량이 기본 단위가 되어 전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마치 158,259.82원짜리 핸드폰을 생각할 수는 있지만, 실제 현금으로 이 핸드폰을 살 때에는 158,250원이나 158,260원으로밖에 거래를 못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식으로 물리 법칙에 근본적인 비연속성을 도입해주는 것을 양자화된 이론이라고 부른다. 플랑크M. Plank는 빛의 에너지에 비연속성을 도입해서 흑체복사black body radiation를 성공적으로 설명했고, 보어는 원자 궤도에 양자성을 도입해 수소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하는데 성공했다. 디랙과 파인만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전자기력의 상호작용까지 양자화하는데 성공하는데, 이것을 두고 양자전자기학Quantum ElectroDynamics, 혹은 양자장론Quantum Field Theory이라고 한다. 다만 아직 양자화가 완전하지 못한 힘이 있는데, 바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설명되는 중력이다.

중력에 양자성을 부여하는 한 가지 방법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초끈이론이 있고, 다른 하나는 약간은 생소한 루프 양자중력 이론이다. 둘의 접근방법은 약간 다른데, 초끈이론이 힘을 매개하는 입자들(보존boson이라고 부른다)의 존재에 뿌리를 둔다면 루프 양자중력 이론은 반대로 시공간이 양자화되어있을 경우 만족할 방정식으로부터 출발한다. 마지막 한 가지 접근법은 아예 백지 상태로부터 출발해 물리 이론을 쌓아 나가는 것으로(예컨데 시공간이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지 않고 이론의 중간 과정으로 시공간을 정의하는 방식이다) 펜로즈의 트위스터 이론이 여기에 해당하나 다른 이론들도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앞서 서술한 이 세가지 이론들을 서로 비교하며 중력을 양자화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던 시공간의 다양한 측면들을 파헤친다. 초끈이론 말고 다른 현대물리학의 이론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무엇이 궁극적인 중력의 양자이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저자는 현재 알려진 중력에 양자성을 부여하는 이론들은 결국 진짜 이론의 한 단면일 것이라고 말한다. 마치 코끼리의 코를 만졌던 장님과 귀를 만졌던 장님의 대답이 달랐던 것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이론들은 맞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현실과 아예 동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수십년 이내에 중력의 양자적 성질이 전부 밝혀질 것인지 기대해 보자.

5. Programming the Universe
Programming the Universe (Reprint, Paperback)
Lloyd, Seth/Random House
(번역본도 나와 있습니다)
이미 한 번 서평을 쓴 적이 있는 책(2008/12/24 - [자연과학] 세스 로이드, 프로그래밍 유니버스)이지만 조금 부족한 것이 있다 싶어 부연설명을 단다.

다른 교양서적과는 다르게 이 책은 새로운 이론을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단지 "새로운 해석"을 소개하는 것일 뿐. 초끈이론이 세계를 "고차원의 끈들이 공명하는 무대"로 묘사했다면 이 책에서는 우주가 "0과 1들이 벌이는 축제"로 치환된다. 이 책에서는 세계가 숫자들의 잔치라는 그림으로 그려지더라도 그 세계를 설명하는 수식들은 이전의 물리학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몬드리안P. Mondrian의 추상화에서 누구는 냉혹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누구는 이성의 차가움을 느낀다는 것이 비슷한 비유이려나.

관측하는 순간 그 물체는 그 상태로 붕괴한다는 고전적인 코펜하겐 해석, 양자역학적으로 주어진 다양한 가능성들은 각기 그 가능성대로 발현한다는 다세계해석 말고 제 삼의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6. 생각의 기차
생각의 기차 1
이상하 지음/궁리
생각의 기차 2
이상하 지음/궁리
벤젠고리는 꿈에서 등장한 자기 꼬리를 문 뱀의 형상을 통해 유명해졌고, 페니실린은 열악한 연구실 환경에서 곰팡이가 잘못 자란 덕분에 여러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 비슷한 많은 사례들 때문인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은 행운(serendipity)이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간혹 있게 되는데, 실제 발견의 현장은 그러할까? 새로운 발견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 지는 것일까?

과학적 발견이라 하면 과학이 내딛는 걸음 하나 하나를 말한다. 지금 이 시대의 과학은 다각형과 사원소설로 우주 만물의 움직임을 설명하던 요람에서 보이지 않는 미립자들을 관측하고 수많은 괴질들을 정복하는 먼 길을 걸어왔다. 그 먼 길을 걷는 동안 남겨 놓은 발자국들이 모두 앞선 예제들처럼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가지지는 않았을 터. 그렇다면 과학이 남은 발자취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자는 총 열 두가지 분류로 발자국들을 분류하고 그 분류를 따라 발자국들을 되짚는다. 그 발자취에는 과학이 발달하던 시대적 배경과 그 시대의 한계도 드러나고 새로이 발견된 현상들에 대한 과학자들의 대담한 가설과 보수적인 견해가 서로 배치되며 나타나기도 한다. 이 긴 여정 속에서 점차 분명해지는 것은, 으레 믿는 '과학은 천재들의 거대한 도약으로 쌓아올린 상아탑'이라는 신화가 과학이라는 빙산의 왜곡된 일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과학이라는 길을 걷고자 하나 자신의 능력에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과학을 둘러싼 경외의 환상을 벋겨내고 자신감 있게 길을 내딛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7. Feynman's Rainbow

Feynman's Rainbow (Reprint, Paperback)
Mlodinow, Leonard/Grand Central Pub
(번역본도 나와 있습니다)[각주:2]
서점의 과학 코너에 들어가면 반갑게 맞아주는 수많은 책들로 이름을 널리 알리는 파인만씨. 그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저자는 박사과정을 막 마친 후 박사후연구원으로 물리학계의 전설 파인만과 겔만이 있는 칼텍으로 오게 된다. 낯선 환경, 잘 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만난 파인만. 이 책은 당시 항암 치료로 고생하며 젊음을 잃어버린 후년의 파인만과 나누었던 대화들을 재구성한 것이다. 공자와 그 제자들 사이의 대화를 적은 『논어』에서 공자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에서는 천재라는 베일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았던 파인만의 삶과 사상이 드러난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대화를 옮겨 본다.

"And what do you think was the salient feature of the rainbow that inspired Descartes's mathematical analysis?" he asked.
"I give up. What would you say inspired his theory?":
"I would say his inspiration was that he thought rainbows were beautiful..."
 
"그리고 데카르트가 수학적으로 분석하도록 한 무지개의 본질적인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해?" 그가 물었다.
"모르겠는데요. 데카르트의 이론에 불을 지핀게 무어라 하시겠습니까?"
"나는 데카르트가 무지개가 아름답다고 생각해서라 하겠어..."
p.s. 신판본도 있어 링크를 걸어둔다.
Feynman's Rainbow (Paperback)
Mlodinow, Leonard/Random House Inc


8.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로버트 P. 크리즈 지음, 김명남 옮김/지호
우리는 왜 자연에 대해서 알기를 열망하는 것일까. 그건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에, 자연이 감추어 둔 보석을 드러내는 실험 또한 아름다울 수 밖에 없다.

책에 대한 평가는 이전에 쓴 서평으로 대신한다.(2011/06/05 - 로버트 P. 크리즈 저 김명남 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부연설명은 불필요하다고 믿는다.


9. 기타
스트링 코스모스
스트링 코스모스
남순건 지음/지호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국내 과학자의 초끈이론에 대한 교양서. 얇고 무난하지만 두어 번인가 오타가 있어 신경쓰였다. 이전 서평(2009/03/24 - 남순건, [스트링 코스모스])

신은 주사위놀이를 하지 않는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츠즈키 타쿠지 지음, 김하경 옮김/더블유출판사(에이치엔비,도서출판 홍)
오역만 기억나는 교양서. 소설의 형식을 차용해서 그런지 NNT의 블랙 스완이 연상되는 부분도 있다.[각주:3] 이전 서평(2009/04/14 - 츠즈키 타쿠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과학 철학
과학 철학
이상하 지음/철학과현실사
어렵기도 하고(후반부는 머리에 우겨넣는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과학철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전혀 상관없는 책이다. 과학철학이 쿤의 패러다임과 포퍼의 반증가능성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한테는 다른 견해들을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에너지와 운동량에 대한 생각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해 왔는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서평이 아직도 쓰다 만 채 보관고에서 숙성되는 모양이다.

싸우는 물리학자
싸우는 물리학자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박재현 옮김, 전영석 감수/시공사
연예인 x파일이라는 것이 한창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물리학자 x파일이다. 물리학 교재에서 간간히 보이는 이름들의 인간적인(?) 부분을 볼 수 있다. 이전 서평(2009/03/14 - 다케루치 가오루, [싸우는 물리학자])

밤의 물리학
밤의 물리학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꿈꾸는과학 옮김/사이언스북스
"밤의"이라는 수식어는 무림식으로 쓴다면 사파(邪派), 역사식으로 쓴다면 야사(野史). 물리학 전체 커뮤니티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가설들과 이론들을 다루는 책인데 워낙 이쪽 구석구석을 다 쑤시고 다니는지라 새로운 것은 없었다. 이전 서평(2009/01/07 - 다케우치 가오루, [밤의 물리학])



  1. 재미없는 말장난이다. [본문으로]
  2. 만 품절로 Fail [본문으로]
  3. 논리보다는 이야기가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 그런 구성을 취한다고 했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트위터를 간간히 하던 시절에(요즘도 간간히 한다. 간간히의 주기가 길어서 그렇지) 했던 트윗 중 이런 것이 있었다. 찾아보니 최신 글이네.

물리학자란 자연의 아름다움을 수학으로 노래하는 시인들이다. (요즘 판타지를 너무 많이 읽었구나.)
-5월 2일 Tweet 

간간히의 주기가 1달 남짓이라는 신발견은 일단 제쳐두고(ABC마트 만세!), 난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과학자들은 알기를 원하고 자기가 얻은 앎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원한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내가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시리즈에서 말했던 적도 있고. 물론 자신 내부로 침잠해 들어가기를 즐거워하는 사람들은 있다. 하지만 니체가 말하지 않았던가. "너 위대한 천체여, 네 빛을 받을 내가 없었더라면 네 빛이 무슨 소용이리"(여튼 비슷한 소리를 『차라투스트라』에서 했다) 명상은 결국 사람들에게 해줄 이야기를 얻기 위한 것이다.

그 점에서 개운하게 읽은 책 한 권을 소개하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 10점
로버트 P. 크리즈 지음, 김명남 옮김/지호

실험. 이론을 아름답게 여기는 부류에 더 가까운 나에겐 껄끄러운 존재이다. 학점이 잘 안 나온다는 것은 넘어가더라도, 아름다움으로 점철된 이론을 한방에 산산조각내는 가공할만한 위력을 지니지 않았던가. 실험은 항상 이론을 뒤엎을 준비만 하며 눈을 번뜩거린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실험은 이론과 친할 수 밖에 없다. "무엇을 실험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이론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론에서 보여지는 아름다움을 실험에서도 발견할 수는 없을까?

이 책의 저자는 그 질문에서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실험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아름다울 수 있다면, 아름다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래서 저자는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꼽은 실험들을 모으기로 했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그 실험들이 왜 아름다운지 설명해주며 그 아름다움에 동참하기를 주문한다.

절대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실험으로 꼽혔던 단 하나의 실험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아래의 실험이다. 전자는 양자역학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간섭무늬를 만든다. 하지만 전자가 간섭무늬를 만드는 것은 여러 개의 전자가 서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날아가면서 전자들끼리 서로 부딛치며 간섭 무늬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자를 하나씩 날려보낸다면 어떨까? 결과는 아래와 같다.


점차 점들이 밝아온다. 하나 둘 무작위로 쌓이던 점들은, 시간이 지나고 지날수록 스크린을 메우기 시작한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무작위하게만 보이던 점들이 점차 모습을 갖추어간다. 마치 전자들이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빛이 하나 둘 밝아오는 은하의 별들처럼 조금씩 흩뿌려진 점들이 구조를 이루어 종대를 이룬다. 아름다움을 못 느끼더라도 경이로움을 느끼지 못할 수 있겠는가. 자의식조차 없는 미립자들이 무대에 하나 하나 들어서며 점차 군무를 완성해가는 발레리나들처럼 움직이는데, 누가 이 경이로움을 못 느낀단 말인가.

저자가 책을 구성한 방식은 흥미롭다. 실험을 한 가지씩 나열하면서 그 실험이 어떻게 모습을 갖추어 갔으며 왜, 어떻게 아름다운가를 설명한다. 저자가 캐번디시가 자신의 실험을 설계하고 거기에 개입할 수 있는 오류의 원인들에 집착하는 것을 묘사하는 것을 보노라면 마치 수학의 증명에서 느끼는듯한 엄격함에 소름이 돋는다. 이론과 간결한 수식에서 아름다움을 보는 사람들이라면, 캐번디시의 편집증적인 엄격함에서 경외를 느낄 것이다. 하나의 실험에 대해 설명이 끝난 다음에는 간주라는 부분으로 넘어간다. 간주에서 저자는 실험의 아름다움에 대해 논한다. 실험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어째서 사람들이 실험에게서 비인간적인 것만 보는 것이 부당한지를 설명하고, 실험과 함께 살아가며 그 고된 작업을 마친 실험자들에게 바치는 찬가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줄 것이다.

아름다움은 어디에나 있다. 실험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그 간단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주변을 바라보는 자신의 눈도 바뀌어 있음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 10점
로버트 P. 크리즈 지음, 김명남 옮김/지호
 
Posted by 덱스터
2009/05/06 - Lagrangian formulation(1)

Electromagnetism in Schrodinger Eqn.이라는 글을 쓰다가 생각해보니 쓸데없는 식이 들어와 글을나누었다. 그러면 일단, 시작해보자.

Lagrangian을 사용하는 역학을 조금만 비틀어주면 Hamiltonian을 사용하는 정석적(?)인 Hamilton역학을 얻는다. 먼저 Lagrangian의 정의는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차이이다. 이 내용을 수식으로 쓴다면

$$L(q_i,\dot{q_i},t)=T-V=\frac12mv^2-V$$

이다. 그리고 Lagrangian을 이용한 운동방정식(Euler-Lagrange equation이라고 부른다)은 각 일반화된 좌표(generalized coordinates) q_i마다 다음과 같다.

$$\frac{\partial{L}}{\partial{q_i}}-\frac{d}{dt}\frac{\partial{L}}{\partial{\dot{q_i}}}=0$$

여기에 Legendre 변환만 취해주면 Hamiltonian을 얻는다. 치환하고자 하는 물리량은 일반화된 속도 벡터.(좌표의 시간변화율을 말한다.) 일단 Lagrangian을 좌표의 시간변화율로 편미분해주자.

$$p_i=\frac{\partial L}{\partial\dot {q_i}}$$

이 값을 conjugate momentum이라고 부른다. 이제 Legendre 변환을 취한다.

$$H(q_i,p_i,t)= \sum_i p_i\dot{q_i}-L(q_i,\dot{q_i},t)$$

독립변수가 변하는 것에 주목할 것.(일반적으로 우변의 항은 일반좌표의 시간변화율 d(q_i)/dt가 남아있기 때문에 Hamiltonian으로 쓰려면 모두 p_i로 바꾸어야 한다.) 좌표를 일반적인 직교좌표계로 두고 계산해보자.

$$p_i=\frac{\partial L}{\partial\dot{x_i}}=m\dot{x_i}\\H= \sum_i p_i\dot{x_i}-L=\sum_i\frac12m\dot{x_i}^2+V\\H=\sum_i\frac{{p_i}^2}{2m}+V$$

얼레. 에너지다.(독립변수인 p_i로 쓴 점에 유의) 이래서 보통 Hamiltonian을 에너지라고 해석하기도 한다(양자역학을 배울 때 Hamiltonian을 에너지라고 가르치기도 하는데 그 이유가 여기있다). 그렇다면 운동방정식은 어떻게 될까? 우선 Lagrangian을 쓸 때 운동방정식은 이것이었다.

$$\frac{\partial{L}}{\partial{q_i}}-\frac{d}{dt}\frac{\partial{L}}{\partial{\dot{q_i}}}=0$$

Hamiltonian은 일반좌표의 성분이 전부 Lagrangian에서 나오기 때문에(Hamiltonian은 Lagrangian의 일반좌표 q_i와 일반좌표의 시간변화율 d(q_i)/dt 두 독립변수 중 시간변화율을 conjugate momentum으로 바꾼 것이다. 따라서 앞쪽의 p_i는 일반좌표 q_i와 독립적인 변수가 되고, 따라서 편미분하면 0이 된다.)[각주:1] 위의 식을 이렇게 바꿀 수 있다.

$$\frac{\partial L}{\partial q_i}=-\frac{\partial H}{\partial q_i}=\frac d{dt}\frac{\partial L}{\partial \dot{q_i}}=\dot {p_i}\\\frac{\partial H}{\partial q_i}=-\dot{p_i}$$

하나의 운동방정식을 구했다. 이제 두 번째 운동방정식을 구할 차례다.(Lagrangian의 운동방정식이 N차원 변수 x의 값과 그 시간변화율에 대한 2계도함수라면 Hamiltonian의 운동방정식은 N차원 변수 x와 N차원 변수 p에 대한 1계도함수이다. 따라서 하나씩 더 필요.) 우선 Lagrangian과 Hamiltonian의 완전미분을 생각해보자.

$$dH= \sum_i (\dot{q_i}~dp_i + p_i~d\dot{q_i})-dL \\dL=\sum_i\left(\frac{\partial L}{\partial\dot {q_i}}~d\dot{q_i}+\frac{\partial L}{\partial{q_i}}~dq_i\right)+\frac{\partial L}{\partial t}dt$$

식을 정리하면 다음처럼 된다.(p_i의 정의를 이용)

$$dH= \sum_i \left(\dot{q_i}~dp_i + p_i~d\dot{q_i}-\frac{\partial L}{\partial\dot {q_i}}~d\dot{q_i}-\frac{\partial L}{\partial{q_i}}~dq_i\right)-\frac{\partial L}{\partial t}dt \\dH= \sum_i \left(\dot{q_i}~dp_i -\frac{\partial L}{\partial{q_i}}~dq_i\right)-\frac{\partial L}{\partial t}dt$$

그런데 Hamiltonian은 conjugate momentum과 일반화된 좌표, 시간에 대한 종속변수이므로

$$dH= \sum_i\left(\frac{\partial H}{\partial{p_i}}~dp_i+\frac{\partial H}{\partial{q_i}}~dq_i\right)+\frac{\partial H}{\partial t}dt$$

가 되어여만 한다.(완전미분의 정의를 생각해보자.) 언제 어디서나 어떤 경우에도 바로 위의 식과 그 위의 식이 일치해야 하므로,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frac{\partial H}{\partial{p_i}}=\dot{q_i}~,~\frac{\partial H}{\partial t}=-\frac{\partial L}{\partial t}$$

이다. 그리고 Hamiltonian을 시간에 대해 완전 미분한 결과는

$$\frac{dH}{dt}=\sum_i\left(\frac{\partial H}{\partial{p_i}}~\dot{p_i}+\frac{\partial H}{\partial{q_i}}~\dot{q_i}\right)+\frac{\partial H}{\partial t} \\=\sum_i\left(-\frac{\partial H}{\partial{p_i}}\frac{\partial H}{\partial{q_i}}+\frac{\partial H}{\partial{q_i}}\frac{\partial H}{\partial{p_i}}\right)+\frac{\partial H}{\partial t} \\=\frac{\partial H}{\partial t}$$

이라 Hamiltonian이 시간에 대한 explicit dependence가 없을 경우 일정한 값을 갖는다.

Lagrangian을 쓸 때와 Hamiltonian을 쓸 때의 차이점은 Lagrangian이 N개의 차원을 갖는 일반화된 좌표공간에서의 움직임을 2계도함수로 풀 때(Euler-Lagrange 방정식이 2계도함수이다) Hamiltonian은 2N차원의 일반화된 좌표-운동량공간(위상공간-phase space-으로 부른다)에서의 움직임을 1계도함수로 푼다는 것이다. 작아 보이는 차이지만 좌표와 좌표의 시간변화율은 완전히 독립이 아니기 때문에 perturbation[각주:2] 다룰 경우 Hamiltonian이 유리하다고 한다.(좌표와 운동량은 독립된 변수로 취급한다.)

다음번에는 Classical Dynamics of Particles and Systems 5판 7.11에 Hamilton's principle을 꼬아서 운동방정식을 유도하는 특이한 방법이 있어서 그걸 다뤄볼 생각이다. 아직 Lagrangian formulation(2)도 쓰지 않은 판에 이걸 쓸 지는 의문이기는 하지만. 이 방법이 Feynman의 경로적분(path integral)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보이는데 그것까지 할 지는 모르겠다.


ps. 고전역학에서 양자역학으로 넘어가는 데에는 위에 나온 미분방정식들보다는 푸아송 괄호(Poisson bracket)가 더 큰 역할을 했다. Shankar책에서 고전적인 계가 어떻게 양자역학적으로 바뀌는지에 대한 부분이 나오는데(아마 quantization이라고 하면서 푸아송 괄호를 commutator로 바꾸고 값에 ih-bar를 붙였던 것 같다) 참조하면 좋을 것이다.
  1. 그런데 그냥 변수가 다르니 편미분하면 0이라고 생각하는게 쉬울지도... [본문으로]
  2. Perturbation theory란 정확한 값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근사값을 점차 좁혀가는 방법을 말한다. 원주율을 유리수의 합으로 계산하는 것과 비슷하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2010. 4. 24. 16:00 Mathematics

수학의 아름다움



Nature by Numbers from Cristóbal Vila on Vimeo.



몇몇은 새로 보기도 하고 몇몇은 이렇게 보니까 이해되기도 하고...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것과는 달리 자연현상에 수학을 도입했던 것은 뉴턴이 처음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그때는 4원소설이 지배하던 시기였는데, 각각의 원소마다 정다면체 하나씩을 배정하고(그때까지만 해도 정12면체는 발견이 안 되었다고 한다) 그 원소들이 움직이는 성질에 따라 자연을 설명하려고 했던 것이다.[각주:1] 실제로 아래 그림과 같이 신이 컴퍼스를 들고 있는 그림이 중세에도 있었다는 것은 이런 전통이 상당히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인간 추상능력의 최극단에 서 있는 수학이 자연을 기술하는데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더 이상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뉴턴이 한 일은 무엇인가? 뉴턴이 한 일은 자연현상을 설명하는데 수학적인 설명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직접 숫자를 도입'한 것이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여기에서 물리가 출발했다. 그리고 '숫자를 가지고 자연을 설명한다'는 아직도 물리라는 학문의 정의이다. 그런데 왜 수학을 이야기하다가 물리로 넘어온거지?
  1. Max Jammer, Concepts of Space. 책을 읽다 말은데다가 위치도 기억이 안 나는데 구글신은 15페이지라고 하신다. 찬양하라 구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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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0. 4. 9. 02:44 Writer

새 물리 교과과정

학교에서 내일 발표할 ppt 준비하면서 블로그질 좀 하다가(팀원들께는 잉여하고 있어서 죄송합니다) 물리 교과과정이 새로 짜였다고 하는 덧글이 올라왔길레 확인해봤다.

물리1
1.시공간과 우주

시간, 공간, 운동: 시간의 측정과 표준, 길이의 측정과 표준, 뉴턴 운동법칙, 운동량과 충격량, 역학적 에너지 보존법칙
시공간의 새로운 이해: 중력의 발견, 상대성이론, 블랙홀과 중력렌즈, 우주 모형, 4가지 상호작용과 기본 입자

2.물질과 전자기장

전 자기장: 전기장과 전기력선, 정전기 유도와 유전 분극, 자기장과 자기력선, 유도전류와 패러데이 법칙
물질의 구조와 성질: 에너지 준위와 빛의 방출, 에너지띠 이론, 반도체, 신소재

3.정보와 통신

소리와 빛: 음파와 초음파, 화음과 소음, 전기신호, 광전효과와 광센서, 색채 인식과 영상장치
정보의 전달과 저장: 전자기파의 스펙트럼, 안테나와 무선통신, 광케이블, 교류와 신호조절, 정보 저장장치

4.에너지

에너지의 발생: 기전력, 전기 에너지, 발전기, 핵발전, 핵융합과 태양에너지, 태양전지, 여러가지 발전
힘과 에너지의 이용: 힘의 전달과 돌림힘, 힘의 평형과 안정성, 유체의 법칙, 열역학 법칙과 열기관, 열전달, 상태변화와 기상현상, 전기에너지 이용

물리2

1.운동과 에너지

힘과운동: 위치벡터, 힘과 운동법칙, 포물선과 원운동, 운동량 보존, 가속좌표계와 관성력, 단진동
열에너 지: 절대온도, 기체운동론, 이상기체 상태방정식, 내부에너지, 열역학 과정, 엔트로피

2.전기와 자기
전하와 전기장: 전위, 전기쌍극자, 평행판 축전기, 전기용량, 유전체
전류와 자기장: 전류에 의한 자기장, 자기선속과 패러데이 법칙, 로렌츠 힘, 자기 쌍극자, 자성체, 상호유도, 자체유도, RLC 회로

3.파동과 빛
파동의 발생과 전달:호이겐스 원리, 정상파와 공명, 굴절과 반사, 회절과 간섭, 도플러 효과와 충격파
빛의 이용:거울과 렌즈, 광학기기, 엑스선과 감마선, 마이크로파, 레이저, 편광

4.미시세계와 양자현상
물질의 이중성: 플랑크의 양자설, 빛의 입자성, 드브로이 물질파와 입자의 파동성, 전자 현미경
양자물리: 불확정성원리, 슈뢰딩거 방정식, 파동함수, 원자모형, 에너지 준위, 양자터널 효과 

와우.

그런데 이거, 찾아보면 다루는 고등학교 교과서가 있기는 있다. 고급물리인가 하는 녀석인데 알라딘에도 안 나오는 것을 보니 마이너중의 마이너인가보다.



이 녀석, 참 위엄차다. 대학 1학년 과정인 일반물리학에서도 보통은 다루지 않는 시공간거리의 개념으로부터 상대론을 시작한다. 아는 이유는 고등학교때 조금 보았기 때문에(...) 일반물리학이 힘든 사람은 이걸 보아도 나쁘지 않을지는 모르겠다. 이게 더 어려울지도 -_-;;;

여튼, 물리2를 치는 사람은 마이너이고, 수능때 물리1,2와 화학1,2를 친 나는 괴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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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9. 12. 15. 19:36 Mathematics

각종 변환들

좌표변환과 같이 물리적인 의미가 있는 변환 말고 수학적인 변환 위주로 정리.

1. Legendre 변환
고전역학에서는 Hamiltonian에 쓰인다. 열역학에서도 Enthalpy나 Gibbs 자유에너지, Helmholtz 에너지 등에서 나타난다. 미분방정식에서 변수를 바꾸는 데 이용한다.

http://www.sitmo.com/gg/latex/latex2png.2.php?z=100&eq=d%5Ceta%3DFd%5Cphi%2BGd%5Cpsi%5C%5CF%5Cequiv%5Cfrac%7B%5Cpartial%5Ceta%7D%7B%5Cpartial%5Cphi%7D%2C~G%5Cequiv%5Cfrac%7B%5Cpartial%5Ceta%7D%7B%5Cpartial%5Cpsi%7D

여기서 http://www.sitmo.com/gg/latex/latex2png.2.php?z=100&eq=%5Cpi%5Cequiv%5Ceta-G%5Cpsi라고 정의해주면

http://www.sitmo.com/gg/latex/latex2png.2.php?z=100&eq=d%5Cpi%3Dd%5Ceta-d(G%5Cpsi)%3DFd%5Cphi%2BGd%5Cpsi-%5Cpsi%7BdG%7D-Gd%5Cpsi%5C%5Cd%5Cpi%3DFd%5Cphi-%5Cpsi%7BdG%7D

이처럼 변수가 바뀌게 된다.


2. Fourier 변환
파동역학 쪽에서 주로 쓰는듯. 양자역학에서는 basis를 위치에서 운동량으로(또는 역으로) 바꿀 때 이용한다. FFT(Fast Fourier Transform)이라고 해서 소리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해 저장하는 데 응용하기도 하는 것 같다. 진동 쪽에서도 공명주파수를 구하기 위해 쓰이는 것 같으나 자세한 것은 불명.

기본적으로는 Fourier series에서 주기를 무한대로 확장한 것이다. 때문에 전체구간에서 적분한 값이 존재하지 않으면 쓸 수 없다. 변수는 실수.

 \hat{f}(\omega) = \frac{1}{(2\pi)^{n/2}} \int_{\mathbb{R}^n} f(x) e^{- i\omega\cdot x}\,dx f(x) = \frac{1}{(2\pi)^{n/2}} \int_{\mathbb{R}^n} \hat{f}(\omega) e^{ i\omega \cdot x}\,d\omega.
Wikipedia: Fourier transform

위는 일반적인 n차원에서 Fourier 변환을 나타낸다.[각주:1] 위의 것은 Fourier 변환, 아래 것은 역 Fourier 변환이라고 불린다. 변환시킨 것을 다시 되돌려 놓는다는 의미. 기타 다른 방법으로 쓸 수도 있지만, 이 방법이 대칭성이 보기 좋아 주로 쓰이는 것 같다.

미분방정식을 푸는데 쓸 수 있다. 역변환이 더럽긴 하지만. 여기를 참조.

http://www.sitmo.com/gg/latex/latex2png.2.php?z=100&eq=%5Cmathcal%7BF%7D%5Cleft%5C%7B%5Cfrac%7Bd%5Enf(x)%7D%7Bdx%5En%7D%5Cright%5C%7D%3D(i%5Comega)%5En%5Chat%7Bf%7D(%5Comega)

위의 관계식을 이용해서(부분적분으로 증명할 수 있느나 생략) 미분방정식을 단순한 대수방정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convolution도 이용해야 하는 것 같지만...

예시:
http://www.sitmo.com/gg/latex/latex2png.2.php?z=100&eq=%5Cfrac%7Bd%5E2%20f(x)%7D%7Bdx%5E2%7D%20%2BA%5Cfrac%7Bdf(x)%7D%7Bdx%7D%2BBf(x)%3Dg(x)%0A%5C%5C(-%5Comega%5E2%2BAi%5Comega%2BB)%5Chat%7Bf%7D(%5Comega)%3D%5Chat%7Bg%7D(%5Comega)


3. Laplace 변환
신호쪽에서 쓴다고는 하지만, 사실 어디서 쓰는지 잘 모른다(...). 듣기로는 Fourier 변환의 확장이라고... 특징이라면 Fourier 변환이 함수가 무한대에서 발산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지만 여기서는 그런거 없다는 것 정도? 대신 적분구간이 음의 무한이 아니라 0부터 무한이다.(일반적인 경우는 그렇지만, 전체 구간으로 확장하는 경우도 있는듯 하다.)

F(s) = \mathcal{L} \left\{f(t)\right\}=\int_0^{\infty} e^{-st} f(t) \,dt.
Wikipedia: Laplace transform

s는 복소수라고 한다.(그런데 난 그렇게 배운 기억이 없다. 뭐지?)[각주:2]

마찬가지로 미분방정식을 푸는데 쓸 수 있다. 역시 여기 참조. 따로 역변환이 있다고 배운 기억이 없기 때문에 얻어진 변환의 함수꼴을 보고 원래 함수를 추정한다.(적어도 Kreyzig 책에서는 그렇게 푼다.)[각주:3]

http://www.sitmo.com/gg/latex/latex2png.2.php?z=100&eq=%5Cmathcal%7BL%7D%5C%7Bf%27(t)%5C%7D%3Ds%20F(s)%20-%20f(0)

예시는 귀찮으니까 여기로...
최근 글인 2009/12/17 - Laplace 변환을 이용한 미분방정식 풀이참조.


4. Gauge 변환
전자기에서 등장. 듣기로는 핵력에서도 쓰인다는데, 배우지 못한 관계로 생략. 일종의 '기준점을 선택할 자유도'이다. 자세히 적는건 나중에... 그동안은 여기서..



시간나는 대로 추가할 생각이다.
  1. 귀찮아서 복소 Fourier변환만 다루었다. cosine이나 sine만 쓰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 그런데 사실 복소로 다 해먹을 수 있어서(...) [본문으로]
  2. s가 복소수라면, s가 허수부를 따라서만 이동할 때 확실히 Fourier변환이 맞기는 하다. [본문으로]
  3. 그런데 실제 역변환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서 복소변수함수의 적분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변환에서 contour 적분이 필요한 것으로 보아서는 계산 자체는 동일한듯.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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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고전역학은 크게 두 흐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가장 잘 알려진 힘을 이용한 뉴턴역학이고 나머지 하나는 에너지를 주로 이용하는 해밀토니안 역학입니다. 양자역학에서는 힘이란 개념을 쓰기 어렵기 때문에 해밀토니안 역학이 특별하게 발달한 것을 양자역학으로 보아도 좋겠지요.(물론 기본이 되는 가정은 하늘땅 차이입니다만...)

보통 라그랑지안 역학을 얻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변분법이라고 해서 어느 값의 적분이 최소가 되도록 하는 방법이고, 나머지 하나는 가상일(virtual work)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가상일은 어떤 계가 평형상태에 있을 때, 각 위치좌표가 조금씩 변하더라도 힘의 합력은 0이므로 에너지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지요.

해밀토니안 역학은 라그랑지안 역학에서 얻어집니다. 보통의 경우 해밀토니안은 총에너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해밀토니안을 에너지와 동등하게 취급하기도 합니다. 양자역학의 경우도 해밀토니안을 에너지와 등가로 취급하고 있지요.

이번 글에서는 간단하게 라그랑지안 식을 유도해 보려고 합니다. 첫 방법은 변분법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먼저 해밀톤의 원리를 보아야겠네요.

Hamilton's Principle

물체는 시간 t_1와 t_2 사이를 운동할 때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차이가 최대 혹은 최소가 되도록 운동한다.[각주:1]

식으로 쓰면

\LARGE\!\delta\int_{t_1}^{t_2}(T-U)dt=0

가 됩니다. 여기서 저 차이를 라그랑지안 L로 정의합니다. 따라서 식은 다음처럼 변하지요.

\LARGE\!\delta\int_{t_1}^{t_2}L(q_i,\dot{q_i},t)dt=0

여기서 q_i는 일반화된 좌표들을 말합니다(i로 좌표를 구분합니다). 꼭 위치좌표일 필요는 없습니다. 부피여도 되고, 각도여도 되며, 넓이여도 상관이 없습니다. 점을 위에 붙여준 것은 그 일반화된 좌표의 시간에 대한 미분량이지요. 자, 그러면 변분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건지 먼저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운동이 실제 경로 \normalsize\!q_i(t)를 따라 일어나고 있을 때, 위의 적분은 최소가 됩니다. 먼저 임의의 경로 \normalsize\!\bar{q_i(t)}=q_i(t)+\alpha\xi_i(t)를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normalsize\!\xi_i(t)는 실제 경로에서 벗어나는 정도를 나타내어주는 함수입니다. 하지만 t_1에서 t_2까지 이동할 때 운동을 시작하는 지점과 운동이 끝나는 지점은 같기 때문에 \normalsize\!\xi_i(t_1)=\xi_i(t_2)=0라고 놓아야겠지요. 그리고 실제 경로가 되는 \normalsize\!\alpha=0인 경우에 위의 적분은 극값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식으로 나타내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LARGE\!\frac\partial{\partial\alpha}\left[\int_{t_1}^{t_2}L(\bar{q_i},\dot{\bar{q_i}},t)dt\right]_{\alpha=0}=0

이제 알파를 적분 안에 넣어 보겠습니다.

\LARGE\!\frac\partial{\partial\alpha}\int_{t_1}^{t_2}L(\bar{q_i},\dot{\bar{q_i}},t)dt=\int_{t_1}^{t_2}\frac\partial{\partial\alpha}L(\bar{q_i},\dot{\bar{q_i}},t)dt\\=\int_{t_1}^{t_2}\sum_i\left(\frac{\partial{\bar{q_i}}}{\partial\alpha}\frac{\partial{L}}{\partial{\bar{q_i}}}+\frac{\partial{\dot{\bar{q_i}}}}{\partial\alpha}\frac{\partial{L}}{\partial{\dot{\bar{q_i}}}}\right)dt\\=\sum_i\int_{t_1}^{t_2}\left(\xi_i(t)\frac{\partial{L}}{\partial{\bar{q_i}}}+\dot\xi_i(t)\frac{\partial{L}}{\partial{\dot{\bar{q_i}}}}\right)dt

두 번째 항에서는 \normalsize\!\xi_i(t)가 시간에 대해 미분이 되어 있습니다. 보기 거슬리니까 이를 다른 놈한테 넘겨줘 봅시다. 이때는 부분적분을 이용하면 됩니다.

/\LARGE\!\int_{t_1}^{t_2}\frac{d}{dt}\xi_i(t)\frac{\partial{L}}{\partial{\dot{\bar{q_i}}}}dt=\left[\xi_i(t)\frac{\partial{L}}{\partial{\dot{\bar{q_i}}}}\right]_{t_1}^{t_2}-\int_{t_1}^{t_2}\xi_i(t)\frac{d}{dt}\frac{\partial{L}}{\partial{\dot{\bar{q_i}}}}dt\\=-\int_{t_1}^{t_2}\xi_i(t)\frac{d}{dt}\frac{\partial{L}}{\partial{\dot{\bar{q_i}}}}dt

이건 아까 구한 \normalsize\!\xi_i(t_1)=\xi_i(t_2)=0라는 조건에서 알 수 있지요. 그러면 식은 한결 간단해집니다.

\LARGE\!\frac\partial{\partial\alpha}\int_{t_1}^{t_2}L(\bar{q_i},\dot{\bar{q_i}},t)dt=\sum_i\int_{t_1}^{t_2}\xi_i(t)\left(\frac{\partial{L}}{\partial{\bar{q_i}}}-\frac{d}{dt}\frac{\partial{L}}{\partial{\dot{\bar{q_i}}}}\right)dt

알파가 0이면 \normalsize\!\bar{q_i(t)}=q_i(t)+\alpha\xi_i(t)에서 \normalsize\!\bar{q_i(t)}=q_i(t)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때 위의 적분은 항등적으로 0이 되어야 하구요.

\LARGE\!\frac\partial{\partial\alpha}\left[\int_{t_1}^{t_2}L(\bar{q_i},\dot{\bar{q_i}},t)dt\right]_{\alpha=0}\\=\sum_i\int_{t_1}^{t_2}\xi_i(t)\left(\frac{\partial{L}}{\partial{q_i}}-\frac{d}{dt}\frac{\partial{L}}{\partial{\dot{q_i}}}\right)dt=0

그런데 \normalsize\!\xi_i(t)는 말 그대로 임의의 함수이기 때문에 항등적으로 영이 되기 위해서는 괄호 안의 값들이 무조건 영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LARGE\!\frac{\partial{L}}{\partial{q_i}}-\frac{d}{dt}\frac{\partial{L}}{\partial{\dot{q_i}}}=0

를 얻습니다. 이는 모든 i에 대해 성립합니다.

나머지 방법인 가상일을 이용하는 방법(D'Alembert의 원리)은 다음 글에서...(다음 글을 언제 쓸지는 저도 장담을 못하겠네요...)



델랑베르 원리에서 출발하는 라그랑주는 다음 글에서 확인하세요
라그랑지 운동방정식( Lagrange Equations of motion ) (Weistern님)

델랑베르 원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유도하는 방법(사실상 썼다고 봐야하지만)
  1. Marion, Classical Dynamics of Particles and Systems, 4th Ed.에 나오는 내용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사실은 최대나 최소가 될 필요는 없다고 하더군요. 참고 : http://en.wikipedia.org/wiki/Lagrangian_mechanics#Hamilton.27s_principle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물리학에서 대칭성은 대부분 어떤 보존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서 말하는 대칭이란 '구분할 수 없음'을 뜻하지요. 운동량은 위치에 대한 대칭성에서, 에너지 보존은 시간에 대한 대칭성에서 얻어지지요.

이제 질문. 허수 i와 -i는 대칭적입니다. 서로 구분이 불가능하지요. 이 수학적 대칭은 물리의 어떤 현상으로 이어질까요? 잘 살펴보면, 이런 수학적 대칭은 시간을 뒤집는 대칭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게 원 슈레딩거 방정식입니다. 양변의 i를 모조리 -i로 바꾸어주면



여기서 *로 표시된 것은 전부 켤레복소수(complex conjugate)에 해당합니다. 해밀토니안은 i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즉, 포텐셜이 실수로만 나타난다고 가정하면)[각주:1] 다음의 꼴을 얻습니다.



-t를 새로운 시간, 타우로 정의하면



시간을 뒤집은 파동함수(의 켤레복소수)가 원래의 파동함수와 같은 방정식을 만족하는군요. 결국, 시간에 대해 파동함수는 대칭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이 대칭성은 time parity라고 불리는 값의 보존으로 이어집니다. 패리티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지요 ^^;;;

재미있는 것은 시간 뒤집기가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허수포텐셜을 도입하면 그렇게 되지요. 이제 허수가 들어가는 포텐셜은 약력을 대표한다고 추론할 수 있겠지요. 약력이 대부분의 대칭성 붕괴의 원인이니 말입니다.

덧. 쓰다보니 하루가 지나가는군요 -_-


  1. 허수포텐셜을 도입하는 경우 파동함수는 보통 시간이 지나며 필연적으로 파괴되어 버리거나(0으로 수렴하거나) 무한히 발산해 버립니다. 때문에 방사능 붕괴와 같은 경우에는 허수포텐셜을 도입합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지금 우리가 관심을 갖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무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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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9. 4. 25. 09:52 Physics

Operator determination

x-space에서 위치와 운동량의 측정값을 나타내는 Operator는 다음과 같다.

\hat{x}\equiv{x}\\\hat{p}\equiv{-i\hbar\frac\partial{\partial{x}}}

이를 더 간단한 k에 대해 나타내어 보자.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운동량 p는 k의 간단한 상수배이다.

p={\hbar{k}}\\\therefore\hat{k}={-i\frac\partial{\partial{x}}}

이제 각 알려진 연산자들에 대해 eigenstate를 구해보자. 먼저 x 연산자에 대해 x'이라는 eigenvalue를 얻어내는 eigenstate를 x에 대해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hat{x}|\varphi_{x'}\rangle=x'|\varphi_{x'}\rangle\\\therefore\,\langle{x}|\varphi_{x'}\rangle=\delta(x-x')

이는 k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hat{k}|\varphi_{k'}\rangle=k'|\varphi_{k'}\rangle\\\therefore\,\langle{k}|\varphi_{k'}\rangle=\delta(k-k')

각자의 eigenstate를 간단하게 쓰자.

|x\rangle\equiv|\varphi_x\rangle\\|k\rangle\equiv|\varphi_k\rangle

한편

\langle{x}|\hat{k}|k\rangle=-i\frac{d}{dx}\langle{x}|k\rangle=k\langle{x}|k\rangle\\\therefore\,\langle{x}|k\rangle=Ae^{ikx}

(주의 : 편미분 대신 일반적인 미분 d를 사용한 것은 eigenstate k를 x에 대한 함수로 취급하기 위함이다.)
여기서 A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수이다. 한편

\int\langle{k'}|x\rangle{dx}\langle{x}|k\rangle=\langle{k'}|k\rangle=\delta(k'-k)

이므로

\langle{k'}|x\rangle=\frac1{2\pi{A}}e^{-ik'x}

을 얻는다. 앞의 상수가 일치하도록 조절하면(둘은 complex conjugate 관계라는 것을 고려한다)

\frac1{2\pi{A}}=A\\\therefore\,A=\frac1{sqrt{2\pi}}

을 얻는다. k 연산자는 k-space에서 단순한 상수로 나타나는데 그러면 x 연산자는 어떤 꼴로 나타날까? 구해보자.

\langle{k}|\hat{x}|x\rangle=x\langle{k}|x\rangle\\\hat{x}Ae^{-ikx}=xAe^{-ikx}\\\therefore\,\hat{x}=i\frac\partial{\partial{k}}

(주의 : 변수는 k이기 때문에 이런 꼴로 나타나는 것이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langle{k}|\hat{x}=i\frac\partial{\partial{k}}\langle{k}|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다시 p에 대해서 나타내면

\langle{p}|\hat{x}=i\hbar\frac\partial{\partial{p}}\langle{p}|

라고 할 수 있다. 다음 두 식을 보면, 재미있는 대칭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langle{x}|\hat{p}=-i\hbar\frac\partial{\partial{x}}\langle{x}|\\\langle{p}|\hat{x}=i\hbar\frac\partial{\partial{p}}\langl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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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9. 4. 18. 13:11 Physics

Dirac Delta orthonormality

모멘텀 변환 파동함수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hbar 표현식을 못 찾아서 저렇게 썼음 -_-;;).



이 식은 k에 대해서도 쓸 수 있다. 이때 khbar는 p가 된다.



적분구간을 무한대로 해 놓고 두 모멘텀 파동함수(변수는 k)를 적분하면 Dirac Delta fuction이 얻어진다.



여기서 2pi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얻어진다. 먼저 적분구간을 [0, 2pi]로 해 보자. 그러면 다음과 같은 관계식이 얻어진다.



여기서의 델타는 Kronecker Delta이다. 이제 이 구분된 적분구간을 무한히 확장한다. 그러면 처음에 얻은 식이 얻어진다.(Dirac Delta가 Kronecker Delta의 무한합으로 보는 관점) 이런 연유에서 규격화된 k에 대한 파동함수는 다음과 같이 쓴다.



보통의 경우, 일반적인 식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여기서



로 정의한다.

덧. 궁금해하던 건데 마침 친구가 알려주더군요. 책 없이 휘갈기는거라 몇몇 상수는 빠졌을 수도 있습니다.(예를 들어 부호가 바뀌었다던지...)

그나저나 그녀석은 요즘 군론 공부한다던데 -_-;;;; (돌은 학부생이죠 예...-_-;;;;)


덧2. 알고보니 변수가 바뀌었군요 OTL 전부 수정했습니다. 마지막 부분은 외우기 쉽게 하려고 도입한 꼼수입니다 ^^ 책에는 없을거예요(Griffith에 없으니 다른 책에도 아마 없으리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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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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