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ests/Photos'에 해당되는 글 28건

  1. 2009.11.07 햇볕은 지고...
  2. 2008.11.29 약간의 사진들, part 2 4
  3. 2008.11.26 약간의 사진들 6
  4. 2008.11.09 경계
  5. 2008.10.25 Empty public 2
  6. 2008.10.25 방황의 기억들 2
  7. 2008.10.19 NW-S603
  8. 2008.10.14 Moon is back
  9. 2008.10.14 Falling in love with fall
  10. 2008.10.10 서울대 풍경 - 자하연 10
  11. 2008.10.10 문득 돌아본 방 안
  12. 2008.10.05 단절
  13. 2008.10.05 옷장
  14. 2008.10.02 새벽 네시
  15. 2008.09.28 Where vividness comes from 2
  16. 2008.09.25 아침 해
  17. 2008.09.22 비가 오네요
  18. 2008.09.19 도서관
  19. 2008.09.18 지하철
  20. 2008.09.18 감각의 모순

카메라가 폰 카메라밖에 없어서 화질이 상당히 안 좋다. 크기에 비해 살짝 무거운 똑딱이를 들고 다녀야 하나... 그런데 이미 낙엽은 질대로 다 져서 찍을만한 풍경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햇볕은 지고, 겨울은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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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8/11/26 - 약간의 사진들

11월 시작할때 즈음 간 종묘에서 찍은 사진을 개방할 겸 해서 10월에서 11월 사이 찍은 사진들 내보내려구요.

이번에는 포토샵처리가 귀찮네요 ^^;;; 저번엔 색감을 좀 더 강렬하게 넣고 싶어서 그렇게 했는데, 노랑이나 빨강은 따로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몇몇 사진은 색채를 좀 더 강하게 해 주었고 나머지는 그냥 사진만 돌리거나 한 것도 있습니다.


똑딱이가 뽑아낸 그대로입니다 ^^;; 무언가 처리한 느낌이 들어요


색채를 약간 강하게 넣어준 녀석이네요. 앉아 책을 읽고 싶어지는 벤치입니다.


이번에 넣은 일반교양을 듣는 곳입니다. 은행잎 색감을 좀 더 강하게 해 줬어요.


사진숙제에 냈던 숙제이네요 ^^;; 이번엔 파란색을 손 좀 봤습니다. 하늘이 너무 회색빛이어서요


이건 건드리기 힘들더군요;; 그냥 찍은 그대로입니다.


이것도 찍은 그대로이구요. 창경궁일 겁니다.
이번 학기 문화유산 관련된 강의를 하나 듣고 있는데, 이게 굴뚝이라고 들었던 것 같네요.


너무나도 색채가 강렬한 단풍이 있어서 찍었습니다.
saturation을 건드리니 사진이 눈아파 지더라구요 ^^;;
창경궁이랑 창덕궁이랑 비원을 통해 이어져 있다고 하는데, 확실히 비원 입구만 봤는데도
왜 비원인지 알 것 같네요.


위 나무를 멀리서 본 사진입니다. 색채가 강렬하죠??


나오면서 담에 붙어있던 담쟁이덩굴을 가까이에서 찍어보았어요.
여기는 단풍은 아니지만 낙엽은 지더군요. saturation을 약간만 강하게 해 줬습니다.


기숙사 앞의 단풍나무입니다. 위에서부터 물들어가는게 보기 좋아서 찍어두었어요.
얘는 saturation 건드리려니까 바로 사진이 떠 버리더군요 ^^;;


그림자 덕분인지 단풍의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네요 ^^;;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생각보다 이곳저곳에서 잘 찍은 사진이 올라오더라구요 ^^;; 1000개중 하나라도 당첨이 됬으면 좋겠는데...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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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티스토리에서 탁상달력 사진 공모전을 하더군요. 어차피 남아도는게 달력이긴 하지만 또 제 사진이 들어간 달력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은 누구나 하지 않겠습니까.(나 혼자만의 착각은 아니겠지?) 결국 올해 8월에 친구 둘과 젊음 하나 믿고(?) 무모하게 싸지른 제주도 자전거 여행때 찍었던 사진들을 훝어보았습니다. 제가 웬만해서는 다른데에 잘 안가는 타입이라(은둔형 외톨이는 아닙니다 -_- 단지 술에 약해 잘 안마실 뿐) 좀 좋은 사진이 있을만하다고 생각된 곳은 제주도여행때 찍어 놓은 사진들 모음밖에 없더군요.(외도도 있긴 한데 괜찮은 사진은 이미 여기 다 올려놨더군요 -_- 단 사진이 원본으로 폭탄처럼 쏟아질테니 인터넷 요금은 책임 못 집니다 -_-;;) 수평조정을 약간 하고(알씨편집기를 이용해서 이건 태그가 없을껍니다) 색감보정도 좀 하고(포토샵은 정말 마법의 프로그램이더군요 -_-;;) 하고 보니 어딘가 그럴듯한 사진들이 만들어졌습니다. 똑딱이의 승리인가;;;

유일하게 포토샵을 안 거친 녀석입니다. 수평조절만 했어요. 1.16도 틀었으니 좀 심하게 기울여 찍었던 건가... 열대에서나 볼 것 같은 맑은 바닷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saturation만 조금 넣어준 녀석이네요. 뒤에 보이는 섬(?)이 너무 흐릿해서 말이죠.

아마도 손을 제일 많이 본 녀석일겁니다 -_-;; curves랑 hue 손 봐줬고요, 원본 사진과 비교해 보시면 이게 왜 사기인가 알게 될 겁니다.

saturation 약간 넣은 녀석이네요. 여행 첫날 한라산을 올라갔다 왔는데(그리고 다음날부터 3일 연속 자전거를 달려서 200키로를 달렸죠 -_-) 그날은 한라산 정상에서 백록담이 안 보였거든요. 이날은 구름이 백록담을 피해주더군요...-_-;;(원래 백록담은 하늘이 허락해야 볼 수 있다고 옆에 계시던 어느 아저씨가 그러시더군요)

얘도 saturation만 약간 손봤습니다. 미칠듯한 오르막길을 오르고 나서 잠시 쉴때 올라왔던 길을 찍은 사진이네요.

얘도 saturation만 손봤습니다. 그냥 지나가다가 말이 보이길레...^^;;

saturation만 손본 녀석입니다. 원래 얘가 떠올라서 사진 폴더를 뒤적거린 건데, 생각보다 많은 녀석들이 튀어나오네요. 개인적으로 아끼는 사진중 하나입니다 ^^ 말을 찍은 위 사진과 같은 장소에서 찍었을 거예요.

사진숙제에 숙제로 냈던 사진입니다. 얘는 적색만 약간 강조해 주려고 hue를 건드렸던 것 같네요.

얘도 시간 좀 많이 잡아먹은 녀석입니다. 원래 사진과 비교해 보시면 사진이 환골탈태했다고 느끼실 겁니다 -_-;; 원래는 빛이 쭈욱 내려오면서 생기는 그 길(?)을 찍은 사진인데, 원했던 부분은 잘 안 나오네요 ㅠㅠ

보니까 제가 주로 쓰는 포토샵 도구는 curves랑 hue 이 두가지인것 같네요. 위에서 curves를 건드린 녀석들은 다 어둑어둑해서 잘 안 보이던 앞의 풀숲들이 제 형태를 완전히 뽐내도록 밝기를 강하게 해준 녀석들입니다. 밝게 해 주니 색감이 너무 약해서 saturation 강하게 넣어주느라 hue까지 건드리게 됬구요.

흠.. 그나저나 달력은 조금(?) 탐나는데....쩝;; 1000명의 벽을 뚫을 수 있을까...ㅠㅠ


덧. 레일린 님이 사진숙제의 스태프 멤버셨군요 ㄷㄷㄷ 전 아무 사심없이 사진숙제 주의사항을 확인하려 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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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9. 05:56 Interests/Photos

경계

김정욱, 경계, 종묘, 2008

과제때문에 종묘와 창경궁에 갔다왔다. 디카 화면상으로는 실루엣만 남아서 에잇 못찍었다 버릴까 그러고 있었는데, 컴퓨터로 나중에 확인해 보니 잘나왔다..-_-;;;
사진을 찍으면 일단은 두고 본 다음에 나중에 정리해야겠다. 지운 사진들 중에 잘 찍힌 사진이 생각보다 많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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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25. 04:21 Interests/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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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하늘을 받치는 기둥, 서울, 2008

김정욱, 녹색 계단, 서울, 2008

김정욱, Spider's highway, 서울, 2008


예전에 찍어두었던 사진들이다.

여담이지만, 난 술이 매우 약한 편이다(술 잘 마시기로 알려진 우리 과에서는 전설에 가깝다). 이날, 오지 않는 잠을 자기 위해 맥주 한캔을 뜯어서 마셨다. 그러고는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깬 시간은 새벽이었다. 4시 즈음이었을 거다. 멀리서는 여명이 밝아 오고 있었다. 아직 사람은 없었다. 사진기를 들고 기숙사를 나섰다. 흔들리지 않도록 카메라를 의자 위에 놓고 셔터를 눌렀다. 지금 보는 것이 그 결과물들이다.

겨울이 다가와서 그런가, 요즘은 비슷한 시간일 텐데도 불구하고 하늘이 아직 어둡다.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냐고? 그건 비밀로 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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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Frozen wanderings, 서울, 2008


사진숙제로 기록해 두었던 메모를 찍으라는 과제가 나왔다.

어젯밤 우연히 떠오른 소설의 플롯을 적으려고 남는 수첩이 없나 뒤척이다가 발견했던 기억들, 그 방황의 기억들을 싣는다.

맨 아래의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까지도 구름 속에서 내다본 풍경처럼 흐릿하기만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조금이나마 보이는 것 같다.

낙서를 잘 보면 내 성격이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성격. 회의주의는 과학의 발전에 필수적인 존재라고는 하지만(어차피 이땅에 발 붙일 생각이니 굳이 나쁜 성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정말 피곤하다. 위의 낙서에서는 이런 식이다. 사람은 누구나 성공을 추구한다. 행복하기 위해서. 그러면 사람은 왜 행복해야 하는 걸까? 끝이 없다. Curiosity killed the cat. 지나친 의아심은 사람을 미쳐버리게 만든다.

내 나름대로의 결론은 아무래도 다음이었던 것 같다. '어차피 죽지 못해 사는 것, 내가 가고 난 다음에 남을 사람들을 위해 살자. 내가 찾지 못한 답을 그들은 찾아낼 테니까.'

하지만 답을 내가 찾아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요즘은 맨 아랫줄을 제외한 아래 세줄에 대한 의문이 가끔씩 머리를 맴돈다. 인간이 인간적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연의 법칙, 본능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일까, 아니면 이런 본능을 이겨내고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까. 결론은 글쎄... 본능을 끝까지 이겨내려 하지만 결국에는 무릎을 꿇고 마는 데 인간다움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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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19. 20:54 Interests/Photos

NW-S603

김정욱, NW-S603, 서울, 2008

요즘 이놈이 뽑아내는 음색에 심취해 살고 있다.

이놈을 감당할 수 있는 이어폰을 찾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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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14. 22:56 Interests/Photos

Moon is back

김정욱, Moon is back, 서울, 2008

배트맨이 등장할 때면 항상 하늘에는 박쥐가 그려진 등이 켜진다.

오늘의 달은 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08년 들어서 새로 열은 인문대 신양 뒷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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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김정욱, Falling in love with fall, 서울, 2008


가을이 옵니다.
가을이 옵니다.

가지 끝 붉어지는
단풍을 타고서
말 없이 떠나갔던
가을이 옵니다.

조용히 가벼렸던
무심했던 그대여
이번엔 짤막하게
한마디 해주세요.

이번에는 저번처럼
놓치지는 않을테니
조용히 한마디만
해주고 가주세요.

가을이 옵니다.
가을이 옵니다.

말없이 떠나갔던
가을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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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나무의 그림자, 서울대학교, 2008

학교 내에는 연못이 있다. 자하연이라고 불리는 연못인데, 이름의 유래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선비의 호를 따 온 것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어느 단대에서 여기에 신입생을 투척(?)하는 환영식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사라졌다고 하고, 다리가 있었다고도 하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무슨 바람을 맞았는지, 인문대 신양학술회관에서 공부를 하고 나와 자하연을 찾았다. 밤에 찾은 자하연은 낮에 찾았던 자하연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비록 물은 혼탁하지만(예전엔 정말 맑은 물을 자랑했다고 한다만, 지금은 2급수이다) 야경 덕분인지 학내 최고의 연예 코스중 하나로 추앙받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물론 솔로인 나는 이런 정보가 필요 없지만...

낮에 공부하러 가기 전에 들렀던 자하연은 물고기들의 천국이었다.

김정욱, 자하연의 붕어, 서울대학교, 2008

사진에서는 밝은 애들만 보이겠지만, 저 물 위에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것의 반은 검은 고기의 입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내가 걸어다니면 물고기들이 날 쫓아 몰려오는 것을 보고서는 약간의 두려움 같은 것도 느꼈다. 무엇이든 자기보다 숫자가 많으면 두려움을 느끼는 법이다. 이쪽으로 몰려오는 개미 떼가 날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알게 모르게 피하게 되는 이유와도 같다.

물고기들은 사람이 걸으면서 생기는 진동에 반응해 모이는 것처럼 보였다. 언듯 이 물고기들은 길들여졌다는 생각을 했다. 먹다 남은 과자를 뿌려주는 존재에 이렇게 반응을 하다니. 한편으로는 자유로워 보이기도 했다. 아무런 근심 없이(언제까지나 나의 편견이지만) 물 속을 거닌다니 말이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저것이 과연 참된 자유인가 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자유로이 다닌다 하더라도 결국은 연못 안. 아무리 자유로이 다닌다 하더라도 지구 대기권 안일 뿐인 인간이 우주에 심취하는 이유가 이것과 같은 것일까?

김정욱, 낮의 자하연, 서울대학교, 2008

낮이 아닌 밤에 들렀던 자하연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낮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간데없이 사라지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만 남았다. 이것이 밤의 색다른 특징인지도 모르겠다. 빛을 제거함으로서 빛을 쉽게 다룰 수 있게 해 주고, 이렇게 쉽게 다룰 수 있게 된 빛들로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원시인들에게 정복의 대상이었던 밤이, 이제는 가공의 대상이 된 느낌이다.

김정욱, 밤의 자하연, 서울대학교, 2008

기숙사로 가기 전 난 그냥 그 자리에 앉아서 이 장면을 보고만 있었다. 무엇을 보고 싶었던 것일까? 무엇을 보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흔들리던 마음이 진정되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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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A cube, a cup of tea, a watch, a small piece of eraser, and else.., 서울, 2008

방안의 사물들 중 눈에 띄었던 놈들만 골라서 모아보았던 사진이다. 하모니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좀 의외이긴 하지만, 하모니카는 큐브만큼 자주 들어올리게 되는 녀석은 아니니.... 큐브는 나와 처음 만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노익장이다. 가끔 무식하게 돌리다가 폭발해 버리기도 하지만, 정말 할 짓 없을때 반겨주는 녀석이랄까? 나름대로 컨셉을 잡는다고 일부러 위쪽 푸른색만 대강 맞춘 것 같은데, 지금 보니 그냥 살짝 눈이 가는 정도에 그치는 것 같다.

컵에는 아무래도 내가 자주 마시던 아이스티가 들어있을 것이다. 언제부터 아이스티에 열광하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커피만큼 자주 마시는 음료 중 하나가 되었다. 홍차는 거의 안마시는 데 비하여 아이스티는 무지하게 마셔대는 것을 보면 참 나도 취향이 독특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긴 커피도 거의 모카가 들어간 것만 마시니 커피 취향도 좀 독특한 편이구나.

그리고 시계. 고등학교 1학년 때 방학동안 미국에 갈 일이 있었는데, 그 때 기내 면세점에서 산 놈이다. 이제 보니 2년이 조금 넘게 나랑 같이 한 시계이다. 워낙 움직임이 험한 편이라 그런지 시계 유리의 안쪽에는 잘 보이지 않는 금이 가 있다. 처음으로 내가 내 돈을 주고 산 시계라는 점에서 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일까? 금이 간 것과 디자인에 불만이 많기는 하지만 쉽사리 새 것을 사지 못하고 있다.

지우개 조각은 커터칼이 잘 드는지 시험해 보려고 자른 후 남은 부분인 것 같다. 아직도 어릴 적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니, 어른이 되려면 멀은 것 같다. 분명히 의도하지 않고 찍은 사진일텐데, 알게 모르게 눈길이 간다. 예전에 지우개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썼던 글과 어딘가 엮여있는 느낌이다.

지금 보니 많은 정물화에서 보이는 삼각형 구도가 보인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고 했던가? 단순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이질감이 이런 구도에서 오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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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5. 02:36 Interests/Photos

단절

김정욱, cut, 서울, 2008

이어폰 줄을 잘라버렸다.

교내 매점에서 나름 비싸게 주고 산 녀석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한쪽이 선을 잘 고정시켜 주어야만 나오기 시작하더니, 결국 더이상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남은 한쪽이라도 살려야 했다. 결국 나오지 않던 오른쪽은, 손톱깎이에 의해 매몰차게 절단나 버렸다.

벌써 두 주 전 일이다.

서랍 속 어딘가에 넣고 있었다. 이상하게 서랍을 열 때마다 보이는 놈인데, 오늘따라 눈에 띄었다. 이제 좀 있으면 아예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놈인데, 마지막 사진 한방은 찍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이게 마지막 이별 사진이 될 성 싶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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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5. 02:01 Interests/Photos

옷장

김정욱, 빨래 후, 서울, 2008

서울로 올라온지 좀 되었다.

빨래를 하고 나면 옷장이 가득 찬다. 그 전까지만 해도 입을 옷이 없어서 뭘 입지 고민했는데, 빨래를 하고 나면 입을 것이 너무 많아서 고민하게 된다. 옷이 적든 많든 고민은 똑같이 하는건가 보다.

날씨가 부쩍 추워져서 그런가 반팔 셔츠는 점차 안 입는 구석으로 밀려나고 있다. 긴팔 셔츠는 계절을 불문하고 입는 편이기 때문에, 항상 잘 집히는 옷장 한가운데에 서 있다.

내일 아침 나와 하루를 동행할 녀석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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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2. 23:29 Interests/Photos

새벽 네시

김정욱, 새벽 네시, 대전, 2008

우리집은 20층이다. 비록 지금은 기숙사에서 살기는 하지만, 이사가기 전 까지는 20층이 내가 원래 사는 높이이다.
이렇게 높은 곳에 살면 몇가지 이점이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고장이면 운동 한번 제대로 한다는 좀 뒤틀린 이점에서부터 잠 안올 때 베란다로 나가면 확 트인 시야를 얻는다는 이점도 있다.
처음 디카를 산 다음 새로 장난감을 산 꼬마아이처럼 한창 신이 나서 사진을 마구 찍어대고 다녔다. 이 사진은 그때 즈음 잠이 안와서 베란다로 나갔을 때 찍은 사진일 거다.
과연 저 불빛들은 누구를 위해서 길을 밝혀주고 있는 것일까. 길뿐만 아니라 하늘까지 밝혀주는 저 수많은 등들의 세례를 받는 사람들은 분명히 축복받은 사람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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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Where vividness comes from, 서울, 2008

누구에게는 삶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일지 모르지만, 이어폰은 나에게는 필수품은 아니다. 어릴적부터 음악과는 좀 멀리있는 삶을 살았던 터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음악은 단편적인 일상에 뭔가 모를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공부를 하면서 심심한 귀를 놀려주기 위해 이어폰을 꽂는다. 공부가 즐거워지고, 알 수 없는 생동감이 핏줄을 흐른다. 생동감이 전해오는 선. 나에게는 이어폰이 그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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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25. 01:20 Interests/Photos

아침 해

김정욱, 아침 , 제주시, 2008

힘들었던 자전거 여행을 끝마친 후 다시 육지로 돌아가는 날, 그날 아침의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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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22. 21:42 Interests/Photos

비가 오네요

김정욱, 가로등과 비내리는 밤, 서울, 2008

비가 오네요. 간만에 보는 비입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
과제와 퀴즈에 뒤덮인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날입니다만, 이미 늦은 시간에 빗소리를 즐기자니 마음 한 구석이 걸리네요.
어차피 도피해 보았자 돌아오는 건 발차기로 날려버린 샌드백의 반동처럼 더 큰 압박감 뿐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약간은 우울해지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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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19. 18:05 Interests/Photos

도서관

김정욱, Shelves of crystals,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2008

지식의 결정들이 놓여있는 이곳에 올 때마다 난 시간이 정지함을 느낀다.
지묵으로 굳어진 지식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닳아 사라지겠지만, 땅속의 수정들이 자라는 것처럼 이들도 점차 자라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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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18. 17:57 Interests/Photos

지하철

김정욱, 기차가 들어온다, 남한산성입구역, 2008

항상 지하철을 기다릴 때면 반대쪽이 먼저 온다.
머피의 법칙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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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18. 17:29 Interests/Photos

감각의 모순

김정욱, Why are you there?, 서울대학교, 2008
김정욱, Danger is dying out, 서울대학교, 2008
김정욱, Prominence, 서울대학교, 2008

너무나도 평화로운 위험이라는 표지판.
과연 위험하기는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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