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3 - 엔트로피 - 고전적인 정의

2010.11.22 - 열역학 제 2 법칙과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현재) 밥 벌어먹는 주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열역학 및 통계역학은 개인적으로 애착이 있는 주제인데, 공학 전공 대신 이학 전공을 택하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된 학문이기 때문이다. 특히 엔트로피의 정의 및 열역학 제 2법칙의 정량적 형식화는 물리학을 전공으로 택하기로 마음먹은 직접적인 계기가 된 주제이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있는 편이다. 여튼, 트위터에서 엔트로피의 정의에 등장하는 로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엔트로피에 대해 떠들다 보니 예전에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던 의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고전열역학과 통계역학은 서로 다른 "공리계"에 바탕을 둔 이론 체계인데, 어떻게 한 쪽의 엔트로피의 정의가 다른 쪽의 엔트로피의 정의에 대응된다고 할 수 있는가?

학부 졸업하고 한참이 지난 이제서야 이 질문에 대해 답할 수 있게 되어서 정리해보는 것이 이번 포스트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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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열역학의 알파와 오메가는 열기관(heat engine)이다. '증기기관의 효율 개선'이란 공학적인 목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발전한 학문인데다가 열역학의 가장 기본적인 물리량이라 할 수 있는 온도부터 열기관을 이용해 정의되며, 따라서 어떤 계에 열역학이 있을 경우 대응되는 열기관을 고려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각주:1] 실제 열역학의 응용은 열기관이 요구하는 닫힌 사이클에 한정되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개념은 열기관이란 점을 분명히 해 두자.

 

한편 통계역학은 원자론과 경험적 실재를 조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통계역학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기체분자운동론(kinetic theory of gases)은 수많은 "원자"로[각주:2] 구성된 기체를 어떻게 부피, 온도, 압력 등 매우 적은 갯수의 물리량으로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는가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이다. 기체분자운동론보다 다양한 물리계를 다루는 통계역학은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많은 자유도를 가진 계의 행동을 기술하는데는 그 계의 정확한 상태(혹은 미시상태microstate)를 알 필요 없이 중요한 몇 개의 물리량만 알아도 충분하다는 경험적 실재에 바탕을 두고 있다. Jaynes로부터 시작한 통계역학과 정보이론 사이의 접점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대)정준 앙상블((grand)canonical ensemble)은 거시계의 중요한 물리량으로 결정되는 거시상태(macrostate)를 알고 있을 때 실제 계가 어떤 미시상태에 있을 확률을 추정하는 문제의 답인데, 이 문제는 전형적인 주어진 정보(거시상태)로부터 원하는 정보(어떤 미시상태일 확률)를 추정하는 베이지언 추정의 사례다.

 

본문으로 넘어가기 전 이 포스트에서는 모두 평형상태, 준평형상태(quasi-equilibrium) 혹은 평형에 가까운 상태(near equilibrium)만 다룬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로 하자. 애초에 이 범주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아직까지도 연구주제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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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는 고전열역학이 기체분자운동론과 같이 발전했지만, 고전열역학의 현대적인 재구성에서는 전혀 통계역학적인 관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고전열역학의 세 "공리" 중 물리량을 정량적으로 지정하는 것은 하나(열역학 제 1법칙)뿐이라는 사실이다. 뉴턴역학의 세 "공리" 중 제 2 법칙에 대응된다고 해야 할까.

0. 열평형은 존재하며 온도를 정의할 수 있다. (A와 B가 열평형을 이루고 B와 C가 열평형을 이루면 A와 C 또한 열평형을 이룬다. 이 때 A, B, C 모두 같은 온도를 갖는다.)
1. 열은 에너지의 이동이며, 에너지는 보존된다.
2.1. 열은 낮은 온도에서 높은 온도로 흐를 수 없다. (Clausius)
2.2. 열을 순수하게 일로 변환할 수 없다. (Kelvin-Planck)

위의 열역학 법칙 중 정량적으로 정의되는 것은 (에너지의 이동으로 정의되는) 열밖에 없다. 에너지는 고전역학에서 정량적으로 정의되기 때문. 그리고 위의 열역학 법칙으로부터 정의되는 온도는 모스 굳기계처럼 상대적인 순서만 정의된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자; 온도가 높은 열원에서 온도가 낮은 열원으로 열이 흐른다는 것은 결정할 수 있지만, 온도가 높은 열원이 온도가 낮은 열원보다 얼마나 뜨거운가는 답할 수 없다. '얼마나 뜨거운가?'란 정량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열역학 법칙으로부터 정의되는 온도에 구조를 좀 더 더해 열역학적 온도로 바꾸어야 한다.

 

켈빈으로 정의되는 절대온도는 정확히는 열역학적 온도로, 이상적인 가역기관의 열효율을 이용하여 온도에 절대값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각주:3] 참고로 실제 측정에 쓰이는 온도의 SI 정의는 ITS-90 및 그 저온 확장인 PLTS-2000으로, 열역학적 온도의 근사이며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고전열역학에서 온도가 정의되는 과정은 위에 링크해둔 예전 글을 참조하도록 하자. 여튼, 열역학적 온도 $T$를 정의하고 나면 열역학적 온도를 이용해 엔트로피(의 변화)를 정의할 수 있다.

$$ dS_C := \left. \frac{\delta Q}{T} \right|_{\text{rev.}} $$

여기서 rev.는 가역과정(reversible process)를 나타낸다. 이 미분이 왜 상태함수인 엔트로피 $S_C$를 정의하는지는 예전 글에서 다뤘으므로 넘어가기로 한다. 대학물리에서 배우는 엔트로피의 정의는 위의 꼴을 갖는데, 편의상 우변에 적힌 미분량을 제일 먼저 적은 클라우지우스의 이름을 따서[각주:4] 클라우지우스 엔트로피라고 부르기로 하자. $S_C$의 아래첨자 C는 Clausius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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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역학은 완전히 다른 "공리계"에서 출발한다. 보통 동일 선험확률의 원리(principle of equal a priori probability)라 부른다.

0. 주어진 거시적 성질에 대응되는 모든 미시상태는 동등한 확률을 갖고 실현된다.

그리고 이 성질을 '증명'하기 위해 오늘도 많은 이론가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지만 우리의 관심사는 두통을 얻는 것이 아니므로 일단 그렇다고 받아들이기로 하자. 위 "공리"에서 다음 보조가설이 유도된다.

0.1. 거시적 물리량은 대응되는 미시상태의 수가 줄어들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갖는다.

그렇다면 거시적 물리량에 대응되는 미시상태의 수 $\Omega$는 어떻게 측정할까? 편의상 내부 자유도가 없는 (이상)기체를 가정할 경우, 미시상태의 수는 거시적 물리량과 일치하는 위상공간(phase space)의 부피로 정의한다. 기체의 위상공간 중 위치 $x$가 가질 수 있는 범위는 기체가 가둬진 상자의 부피 $V$로 주어질테고 운동량 $p$가 가질 수 있는 범위는 기체가 갖는 총 에너지 $E$에 의해 결정될테니, 미시상태의 수 $\Omega$는 거시적 물리량인 기체의 총 에너지 $E$와 기체가 가둬진 상자의 부피 $V$에 의해 결정된다.

$$ \Omega = \Omega(E, V) $$

문제는 미시상태의 수 $\Omega$가 별로 좋은 물리량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우의 수'로도 해석될 수 있는 $\Omega$는 동일한 부피와 동일한 에너지를 가진 같은 기체가 또 있을 경우 두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제곱이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전체 계를 두 부분계(subsystem)로 나눴을 때 전체 계가 갖는 미시상태의 수 $\Omega_{\text{tot}}$는 부분계 1의 미시상태의 수 $\Omega_1$과 부분계 2의 미시상태의 수 $\Omega_2$의 곱으로 적히게 된다.

$$ \Omega_{\text{tot}} = \Omega_1 \times \Omega_2 $$

우리에게 익숙한 물리량의 행동은 크게 세기 성질(intensive property)과 크기 성질(extensive property)로 나눠지는데, 미시상태의 수 $\Omega$는 두 행동 중 어느 것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하지만 로가리듬을 이용하면 미시상태의 수 $\Omega$를 크기 성질로 바꿀 수 있다.

$$ \log \Omega_{\text{tot}} = \log \Omega_1 + \log \Omega_2 $$

보통은 이쯤에서 $\log \Omega$를 이용해 볼츠만 엔트로피 $S_B$를 정의하는데, 아직까지는 위에서 정의한 클라우지우스 엔트로피 $S_C$와의 관계가 불분명하므로 $W$라고 적기로 하자.

$$ W := \log \Omega (E,V) $$

이제 몇가지 보조가설을 도입하여 $W$의 성질 및 $W$로부터 온도를 정의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1. 열평형은 존재하며, 전체 미시상태의 수가 극대화되는 거시상태에 대응된다.
2. 열은 온도가 높은 부분계에서 온도가 낮은 부분계로 이동한다.

대부분의 통계역학 교육과정에서처럼 부피에 대한 의존도는 무시하고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만 살리기로 하자. 부분계 1과 부분계 2로 나눈 전체 계의 에너지를 $E$라고 할 때, 전체 계의 미시상태 수 $W_{\text{tot}}$는[각주:5]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다.

$$ W_{\text{tot}} (E;E_1) = W_1 (E_1) + W_2 (E - E_1) $$

여기서 $E_1$은 부분계 1이 나눠가진 에너지다. 평형상태에 대응되는 에너지 $E_1^\ast$는 $W_{\text{tot}}$의 극대화 조건으로부터 구할 수 있다. 첫번째 극대화 조건은 '미분이 0일 것'이다.

$$ \left. \frac{\partial W_{\text{tot}}}{\partial E_1} \right|_{E_1 = E_1^\ast} = \left. \frac{\partial W_1 (E_1)}{\partial E_1} \right|_{E_1 = E_1^\ast} - \left. \frac{\partial W_2 (E_2)}{\partial E_2} \right|_{E_2 = E - E_1^\ast} = 0 $$

두번째 극대화 조건은 '2계미분이 음수일 것'이다.

$$ \left. \frac{\partial^2 W_{\text{tot}}}{\partial E_1^2} \right|_{E_1 = E_1^\ast} = \left. \frac{\partial^2 W_1 (E_1)}{\partial E_1^2} \right|_{E_1 = E_1^\ast} + \left. \frac{\partial^2 W_2 (E_2)}{\partial E_2^2} \right|_{E_2 = E - E_1^\ast}  < 0 $$

잠시 두번째 조건에 대한 사족을 덧붙이고 온도의 정의로 넘어가기로 하자. 만약 두번째 극대화 조건보다 강한 다음 조건을 계의 미시상태 수 $W$에 대해 요구하면 그 계는 (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다른 계와 항상 열평형을 이룰 수 있다.

$$ \frac{\partial^2 W}{\partial E^2} < 0 $$

대부분의 경우 암묵적으로 고려하는 물리계가 1계미분에 대한 조건 $\frac{\partial W}{\partial E} > 0$과 함께 위의 성질을 만족할 것을 요구하며, 통계-열역학적으로 보통인 계(normal system in the statistical-thermodynamic sense)라고 부르기도 한다.[각주:6] 물론 모든 계가 이 조건을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힐베르트 공간의 차원이 유한한 양자계가 대표적인 사례. 다른 사례로는 끈이론이 있는데, 고에너지이론에서는 끈의 에너지가 충분히 높을 경우 끈의 미시상태 수가 에너지에 따라 지수적 이상으로 증가($\Omega \gtrsim e^{\alpha E}$)해 이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이와 관련된 온도를 하게도른 온도(Hagedorn temperature)라고 하는데, 보통은 상전이점에 가까워져 통계역학적인 물리를 기술하기 위해 썼던 모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첫번째 보조가설에 대한 이야기(열평형의 존재)는 이정도로 하고, 이제 두번째 보조가설인 '열의 흐름 방향'으로 넘어가자. 열이 흘러야 하는 방향으로부터 온도의 대소관계를 정의할 수 있다. 만약 부분계 1이 가진 에너지가 평형상태에 대응되는 에너지보다 낮은 상태($E_1 < E_1^\ast$)라면 $E_1$이 증가하는 방향과 $W_{\text{tot}}$이 증가하는 방향이 동일할 것이다.

$$ E_1 < E_1^\ast \Rightarrow \frac{\partial W_{\text{tot}}}{\partial E_1} = \frac{\partial W_1 (E_1)}{\partial E_1} - \left. \frac{\partial W_2 (E_2)}{\partial E_2} \right|_{E_2 = E - E_1} > 0 \Rightarrow \frac{\partial W_1}{\partial E_1} > \frac{\partial W_2}{\partial E_2} $$

이 경우 $E_1$이 증가하려 하기 때문에 부분계 1의 온도 $t_1$은 부분계 2의 온도 $t_2$보다 낮을 것이다.

$$ E_1 < E_1^\ast \Rightarrow t_1 < t_2 $$

반대의 경우($E_1 > E_1^\ast$)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다. 중간 계산을 건너뛰고 결론만 이야기한다면, 다음과 같은 식을 얻는다.

$$ E_1 > E_1^\ast \Rightarrow \frac{\partial W_1}{\partial E_1} < \frac{\partial W_2}{\partial E_2} \,,\, t_1 > t_2 $$

여기서 한가지 패턴을 눈치챌 수 있는데, 온도의 대소관계는 미시상태 수에 대한 에너지 미분 $\frac{\partial W}{\partial E}$의 대소관계와 반대라는 것이다. 따라서 $\frac{\partial W}{\partial E} > 0$를 만족하는 보통계의 경우 온도에 대한 단조증가함수 $\phi(t) > 0$를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 \phi(t) := \left( \frac{\partial W}{\partial E} \right)^{-1} \,,\, t_1 < t_2 \Rightarrow \phi(t_1) < \phi(t_2) $$

이제 남는 문제는 $\phi(t)$를 고전열역학에서 정의되는 열역학적 온도 $T$로 취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이는 것이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볼츠만 엔트로피 $S_B = W$가 클라우지우스 엔트로피 $S_C$에 대응됨은 자동으로 따라오는데, 볼츠만 엔트로피의 변화량을 클라우지우스 엔트로피 정의의 우변처럼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 \phi(t) = T \Rightarrow \frac{\partial S_B}{\partial E} = \frac{1}{T} \Rightarrow dS_B = \frac{dE}{T} \Leftrightarrow \left. \frac{\delta Q}{T} \right|_{\text{rev.}} = dS_C $$

그렇다면 $\phi(t) = T$를 어떻게 보일 수 있을까? 고전열역학에서 열역학적 온도 $T$가 어떻게 정의되었는지 기억하는가? 똑같은 방법을 쓰면 된다. 가역열기관(reversible heat engine)을 도입해서 열 교환비가 정확히 $\phi(t)$의 비로 주어짐을 보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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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역열기관 중 가장 잘 알려진 카르노 기관(Carnot engine)을 이용하기로 하자. 영문/한국어를 불문하고 위키백과 설명에는 카르노 기관이 이상기체를 작동 유체으로 이용한다고 되어 있으나, 일반적인 가역기관으로 추상화할 경우에는 카르노 기관의 작동 유체가 이상기체일 필요가 없다. 열역학 및 통계역학 교육에서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경우가 드문 것이 아쉬운 부분.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카르노 기관을 구성한다.

 

  • 등온과정은 온도 $t$ 혹은 $\phi(t)$가 일정한 과정으로 구성한다.
  • 단열과정은 미시상태의 수 $\Omega$ 혹은 그 로그값인 $W = \log \Omega$가 일정한 과정으로 구성한다.

 

등온과정은 같은 온도를 갖는 열기관과 열원 사이의 열 교환이므로 가역과정이고, 위의 방식대로 정의된 단열과정은 미시상태의 수가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에[각주:7] 되돌릴 수 있어 가역과정이다. 등온-단열-등온-단열 네 단계를 통해 원 상태로 돌아오는 카르노 순환(Carnot cycle)은 다음과 같은 도표로 나타낼 수 있다. 비록 양 축을 온도(의 함수)인 $\phi(t)$와 미시상태의 수인 $W$로 구성했지만, 실제 열기관의 상태를 결정하는 독립변수는 열기관의 에너지 $E$와 부피 $V$이다.

 

높은 온도에서의 등열팽창(AB)-높은 온도에서의 단열팽창(BC)-낮은 온도에서의 등열수축(CD)-낮은 온도에서의 단열수축(DA) 네 과정으로 구성되는 카르노 기관

이제 구성한 카르노 기관의 열 교환비를 계산해보자. 등열팽창 과정인 A-B에서 열기관이 얻는 열 $Q_h$는 A와 B에서의 에너지 차이인 $E_B - E_A$로 주어진다. 이때 열기관의 상태가 움직이는 곡선은 온도 $\phi(t)$가 상수인 곡선 $\frac{\partial W}{\partial E} = \phi(t_h)^{-1}$이므로, 고온부에서 얻은 열은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다.

$$ Q_h = E_B - E_A = \left( \left. \frac{\partial W}{\partial E} \right|_{t=t_h} \right)^{-1} (W_B - W_A) = \phi(t_h) (W_B - W_A) $$

마찬가지로 저온부에서 버리는 열은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다.

$$ Q_l = E_C - E_D = \left( \left. \frac{\partial W}{\partial E} \right|_{t=t_l} \right)^{-1} (W_C - W_D) = \phi(t_l) (W_C - W_D) $$

그리고 단열과정의 정의 때문에 $W_B = W_C$와 $W_A = W_D$라는 추가조건을 얻으며, 열 교환비로 다음 표현을 얻는다.

$$ \frac{Q_l}{Q_h} = \frac{\phi(t_l) (W_C - W_D)}{\phi(t_h) (W_B - W_A)} = \frac{\phi(t_l)}{\phi(t_h)} = \frac{T_l}{T_h} $$

이제 가역열기관의 열 교환비를 열역학적 온도로 정의하는 고전열역학에서와 같이 온도에 대한 양의 단조증가함수 $\phi(t)$를 열역학적 온도 $T$로 정의하면 된다. 다만 $\phi(t) = (\partial W / \partial E)^{-1}$는 에너지의 차원을 가지므로, 단위를 변환해줄 상수인 볼츠만 상수 $k_B$를 도입해서 온도와 차원을 맞춰준다.

$$ \phi(t) := k_B T = \left( \frac{\partial W}{\partial E} \right)^{-1} $$

이제 볼츠만 상수를 넘겨주면 많은 통계역학 책에서 그냥 적고 시작하는 다음 식을 얻을 수 있다.

$$ \frac{1}{T} = k_B \frac{\partial \log \Omega (E,V)}{\partial E} = \frac{\partial}{\partial E} \left( k_B  \log \Omega \right) = \frac{\partial S_B}{\partial E} $$

이 식이 주어질 경우 어떻게 볼츠만 엔트로피의 변화량 $d S_B$를 클라우지우스 엔트로피의 변화량 $d S_C$에 대응시킬 수 있는지는 위에서 이미 이야기했으므로 생략하기로 한다.

  1. 마찬가지의 이유에서 열역학이 존재하는 블랙홀을 이용한 열기관을 생각할 수 있다. 이 사실을 AMPS 불의 벽Firewall(방화벽으로 번역하기도 하는데 의미상 불의 벽이 더 자연스럽다) 역설을 주제로 한 특강(2014년 봄)을 들으며 깨달았는데, 대학원에 들어오고 나서 열기관으로서의 블랙홀을 고려하는게 최신 연구 주제(내가 아는 한 이 문제를 고려한 논문은 2014년 4월의 Clifford Johnson의 논문이 최초이다)라는 것을 알고는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있다. [본문으로]
  2. 실제로는 분자이지만 '연속체가 아닌 이산적인 작은 입자로 구성된다'란 핵심 아이디어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원자론의 일종으로 취급할 수 있다. [본문으로]
  3. 구체적으로는 이상적인 가역기관의 열 교환비에 대응된다. 비율로 정의된다는 특성상 온도간 차이는 의미가 없고 온도간의 비율만이 의미를 갖는다. 절대온도의 다른 정의방법인 '이상기체의 부피'와 연관지으려면 통계역학의 '열역학적 온도'와 동치성을 보인 뒤 기체분자운동론을 이용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 기체분자운동론을 이용해 이상기체상태방정식을 구하는 것은 많은 교재에서 다루는 내용이므로 생략하기로 하자. [본문으로]
  4. 폐곡선을 따라 우변의 미분량을 적분하면 0보다 작은 값을 얻으며, 가역과정의 경우에는 0이 된다는 정리를 클라우지우스 정리(Clausius theorem)라고 한다. 열역학 제2 법칙의 정량화된 버전 중 하나. [본문으로]
  5. 편의상 미시상태의 수를 $W$라고 적을 경우 로가리듬이 붙은 경우를 의미한다고 이해하기로 하자. [본문으로]
  6. 이 표현은 Kubo의 통계역학 책에서 쓰는데, 보편적인 표현은 아닌 듯 하다. 참고로 $(d^2 W/ d E^2) < 0$이란 조건은 비열(specific heat)이 양수일 조건과도 일치하며, 블랙홀은 반대 조건을 만족하는 열역학계이기 때문에 불안정하고 궁극적으로는 호킹 복사에 의해 증발한다. [본문으로]
  7. 동일 선험확률의 원리에서 유도되는 보조가설이 '미시상태의 수가 줄어들 수 없음'이었음을 상기하자.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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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eries is divergent; therefore, we may be able to do something with it. -- Oliver Heaviside

 

$\frac{1}{r}$꼴을 갖는 Coulomb potential은 IR 발산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학부 역학 수준에서 계산할 수 있는 궤도방정식을 풀어 얻는 Rutherford scattering의 미분단면적(differential cross-section)을 계산할 경우 다음과 같은 $\sin^{-4} (\theta/2)$의 꼴을 갖는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 \frac{d\sigma}{d\Omega} \propto \frac{1}{\sin^4 (\theta/2)} $$

이 식을 적분하여 얻는 총산란단면적(total cross-section)은 발산한다.

$$ \sigma_{\text{tot}} = \int \frac{d \sigma}{d \Omega} d \Omega \propto \int \frac{d(\cos \theta)}{\sin^4 (\theta/2)} \to \infty$$

양자역학에서 Coulomb potential이 주어졌을 때의 산란문제를 풀 때도 이 성질과 관련된 현상이 나타난다. Griffiths 양자역학에서는 Coulomb potential을 Yukawa potential의 질량이 없는 극한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등장하지 않지만 Landau 3권이나 교수님 세대의 메인 레퍼런스(...)란 느낌이 있는 Shiff책을 뒤적이다 보면 asymptotic region에서 파동함수가 평면파인 $e^{ikz}$로 수렴하는 것이 아니라 로그가 붙은 추가적인 위상항(phase factor)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 \psi \sim e^{ikz + (i/k) \log [k(r-z)]} $$

교재에서는 이런 Coulomb potential의 IR 발산에 대해 'Coulomb potential이 장거리 상호작용(long-range interaction)이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설명을 써놓지만, 구체적으로 무한원점에서 0으로 수렴하는 다른 potential들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설명하는 경우는 드물다[각주:1].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고전역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이 포스트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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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lomb potential이 주어졌을 때 그 potential을 따라 움직이는 시험 입자(test particle)의 궤도방정식을 푸는 문제는 몇 안 되는 정확하게 풀 수 있는 고전역학 문제이다. 심지어 궤도방정식 위키백과 페이지가 있을 정도. 시간에 대한 거리의 미분방정식을 각도에 대한 거리의 미분방정식으로 바꾼 뒤 $u = 1/r$이란 변수변환으로 조화진동자 방정식으로 바꾸는 과정이나 이렇게 얻은 궤도방정식으로부터 충돌 파라메터(impact parameter)에 대한 산란각(scattering angle)의 방정식을 얻는 과정은 많은 교재에서 충분히 다루고 있으니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자[각주:2].

 

여기서는 eikonal 근사의 변종으로 Coulomb potential에서의 산란을 풀어보자. Eikonal은 기하광학에서 빛의 경로를 계산하기 위해 쓰는데, WKB 근사라고 생각해도 좋다. 여담으로 eikonal은 해밀턴이 기하광학을 풀기 위한 수학적 기법을 다듬으면서 같은 기법이 고전역학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알아차리면서 현재의 해밀턴역학과 심플렉틱기하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었고,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은 기하광학의 eikonal 방정식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고전역학이든 양자역학이든 산란 문제에서 eikonal 근사란 '직선 근사'라고 생각하면 된다[각주:3].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입자의 경로를 1) 아무런 산란이 없는 직선 경로에 2) 산란을 일으키는 포텐셜의 효과를 집어넣어 얼마나 직선 경로에서 벗어나는지 섭동계산으로 구하는 방법이 되겠다.

 

이제 Coulomb potential에서의 고전적인 산란 문제에 eikonal 근사를 적용해보자. Landau 1권에서는 뉴턴역학을 기반으로 eikonal 근사를 사용하지만 여기서는 해밀턴역학을 기반으로 eikonal 근사를 써보기로 한다[각주:4]. 먼저 해밀토니안을 다음과 같이 적는다.

$$ H = \frac{p^2}{2} - \frac{k}{r} $$

해밀턴 운동방정식은 금방 적을 수 있다.

$$ \dot{\vec{r}} = \{ H , \vec{r} \} = \vec{p} \,,\, \dot{\vec{p}} = \{ H , \vec{p} \} = - \frac{k \vec{r}}{r^3} $$

이 역학계의 산란문제를 eikonal 근사로 푸는 것은 다음과 같은 ansatz를 이용해 섭동전개 파라메터 $k$에 대해 푸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 \vec{p} = \vec{p}_0 + k \vec{p}_1 (t) + k^2 \vec{p}_2 (t) + \cdots \,,\, \vec{r} = \left( \vec{b} + \vec{p}_0 t \right) + k \vec{r}_1 (t) + k^2 \vec{r}_2 (t) + \cdots $$

여기서 $\vec{p}_0$는 asymptotic region에서의 운동량이고, $\vec{b}$는 충돌 파라메터의 역할을 한다. 이렇게 해석하려면 $\vec{b} \cdot \vec{p}_0 = 0$이란 조건을 추가로 얹어주는 것이 좋다. 섭동이 없는 원래 경로에서 시간 $t$의 원점을 재정의하는 것으로 이 조건을 맞출 수도 있고.

 

이제 위의 방정식을 풀어보자. 방정식을 풀려면 경계조건을 줘야 하는데,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경계조건은 다음 경계조건이다.

$$\vec{r}_{i>0} (-\infty) = \vec{p}_{i>0} (-\infty) = 0$$

언듯 보기에는 문제가 없는 경계조건으로 보인다. $t = -\infty$는 산란이 일어나기 한참 전의 과거이므로 섭동이 없는 원래 경로와 일치해야 한다는 직관과도 맞고. 하지만 이 경계조건은 절대로 맞춰줄 수 없다. Coulomb potential의 꼬리가 너무 길기 때문. 우선 이 문제를 무시하고 그냥 방정식을 풀어보자.

 

$\vec{p}_1$에 대한 운동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 k \dot{\vec{p}}_1 (t) = - \frac{k (\vec{b} + \vec{p}_0 t)}{(b^2 + p_0^2 t^2)^{3/2}} $$

이 식에 처음 얹은 경계조건을 넣고 풀면 다음과 같은 답을 얻는다.

$$ \vec{p}_1 (t) = - \int_{-\infty}^t \frac{\vec{b} + \vec{p}_0 \tau}{(b^2 + p_0^2 \tau^2)^{3/2}} d\tau = -\frac{1}{ab^2} \left[ \left( 1 + \frac{at}{\sqrt{1 + a^2 t^2}} \right) \hat{b} - \frac{\hat{a}}{\sqrt{1 + a^2 t^2}} \right] $$

쌍곡함수로 변수변환을 하면 적분을 쉽게 할 수 있다. 문제를 풀 때 새로 정의한 변수들은 다음과 같다.

$$ \hat{b} := \frac{\vec{b}}{b} \,,\, \vec{a} := \frac{\vec{p}_0}{b} \,,\, \hat{a} := \frac{\vec{a}}{a} = \frac{\vec{p}_0}{p_0} $$

$k^1$ 차수에서 운동량 변화는 단순히 $\vec{p}_1 (+\infty)$를 읽어내면 된다.

$$\Delta \vec{p}_1 := \vec{p}_1 (+\infty) = - \frac{2 \hat{b}}{ab^2} = - \frac{2 \vec{b}}{p_0 b^2}$$

마찬가지로 $k^2$ 차수에서 운동량 변화는 $\vec{p}_2 (+\infty)$를 읽어내면 되는데, $\vec{p}_2$는 $\vec{r}_1$에 대한 해가 있어야 풀 수 있다[각주:5].

$$k^2 \dot{\vec{p}}_2 = - k^2 \left[ \frac{\vec{r}_1}{r_0^3} - \frac{3 \vec{r}_0 (\vec{r}_0 \cdot \vec{r}_1)}{r_0^5} \right]$$

따라서 $\vec{r}_1(t)$를 풀어야 한다. 우선 식을 적어보자.

$$\vec{r}_1 (t) = \int_{-\infty}^{t} \vec{p}_1 (\tau) d\tau = - \frac{1}{ab^2} \int_{-\infty}^{t} \left[ \left( 1 + \frac{a\tau}{\sqrt{1 + a^2 \tau^2}} \right) \hat{b} - \frac{\hat{a}}{\sqrt{1 + a^2 \tau^2}} \right] d\tau$$

눈치가 빠른 분들은 알아차리셨겠지만, 이 정적분은 잘 정의되질 않는다. 두번째 항이 $\sim \tau^{-1}$의 꼴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무한대에서 로그 발산이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 항은 정적분으로 처리하고 두번째 항은 정적분을 포기하고 부정적분으로 처리할 경우 다음 식을 얻는다.

$$\vec{r}_1 (t) = - \frac{ e^{\sinh^{-1} (at)}}{a^2 b^2} \hat{b} + \left. \frac{\sinh^{-1}(at)}{a^2 b^2} \hat{a} \right|_{-\infty}^{t}$$

$x \in \mathbb{R}$일 때 $\sinh^{-1} x = \log (x + \sqrt{1+x^2})$이므로, 두번째 항의 발산은 예상대로 로그 발산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로그 발산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Coulomb potential에서의 에너지 보존을 생각하면 무한대에서의 입자의 속력을 $v$라고 할 때 asymptotic region에서의 입자의 속력 $v$는 다음과 같다.

$$ \frac{v^2}{2} = \frac{v_0^2}{2} + \frac{k}{r} \Rightarrow v \sim v_0 + \frac{c}{r}$$

따라서 아무런 힘을 못 느끼고 $v_0$의 속력으로 이동하는 섭동이 없는 경로와 Coulomb potential의 영향을 받아 섭동이 있는 경로 사이의 변위(displacement)를 계산하면 다음과 같아진다.

$$ \Delta r \sim \int (v - v_0) dt \sim \int \frac{c}{r} dt \sim \int \frac{1}{dr/dt} \frac{c}{r} dr \sim \frac{c}{v_0} \log r $$

$r^{-1}$보다 빠르게 떨어지는 다른 potential의 경우 입자가 멀어져 가면서 potential로부터 받는 영향이 충분히 빠르게 줄어들어 섭동이 없는 경로와 potential의 영향을 받은 경로 사이의 변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하지만 Coulomb potential의 경우 potential의 영향이 0으로 줄어드는 속도가 느려 아무리 멀어지더라도 변위의 차이가 계속 누적되는 것이다. 발산하는 총산란단면적이나 양자역학 산란 문제를 풀 때 평면파에 로그만큼의 위상항이 추가로 붙는 현상은 이 흔적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

 

여튼, $k^2$ 차수의 운동량 변화를 계산하는 문제로 돌아오자. 발산이 있으면 잡으면 되는 법이다.

 

가장 단순한 해법은 $t = - \infty$를 기준점으로 잡지 않고 $t = 0$를 기준점으로 잡는 것이다. 실제로 worldline quantum field theory(WQFT)를 도입해서 post-Minkowskian 계산을 하는 팀에서 이런 접근을 취하고 있는데, 이 접근법은 일관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asymptotic variable을 새로 계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다른 해법은 로그 발산을 미리 섭동계산의 경계조건에 반영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로그 발산을 $\vec{r}_1^{(0)}$로 뽑아내고 $\vec{r}_1^{(1)}$에 대한 방정식을 푸는 것.

$$ \vec{r}_1 (t) = \vec{r}_1^{(0)} (t) + \vec{r}_1^{(1)} (t) \,,\, \vec{r}_1^{(0)} (t) = \frac{\sinh^{-1} (at)}{a^2 b^2} \hat{a} $$

로그 발산을 갖는 경계조건을 $\vec{r}_1^{(0)}$로 뽑아내었기 때문에 남는 경계조건은 $\vec{r}_1^{(1)} (-\infty) = 0$이 되며, $\vec{r}_1 (t)$는 다음과 같이 풀린다.

$$ \vec{r}_1 (t) = \vec{r}_1^{(0)} (t) + \vec{r}_1^{(1)} (t) = - \frac{ at + \sqrt{1 + a^2 t^2}}{a^2 b^2} \hat{b} + \frac{\log \left( at + \sqrt{1 + a^2 t^2} \right)}{a^2 b^2} \hat{a} $$

위 해를 $\vec{p}_2$에 대한 운동방정식에 집어넣으면 $k^2$ 차수의 운동량 변화를 구할 수 있다. 적분구간이 $(-\infty, +\infty)$로 대칭적이라는 것을 이용하면 식을 좀 다 단순화할 수 있다.

$$ \Delta \vec{p}_2 = \int_{-\infty}^{+\infty} \left[ \frac{1}{a^2 b^5 (1 + a^2 \tau^2)} - 3 \frac{\sqrt{1 + a^2 \tau^2} - a\tau \log (a\tau + \sqrt{1 + a^2\tau^2})}{a^2 b^5 (1 + a^2 \tau^2)^{5/2}} \right] \hat{b} d\tau \\ - \int_{-\infty}^{+\infty} \left[ \frac{3a^2\tau^2}{a^2 b^5 (1 + a^2 \tau^2)^{5/2}} \right] \hat{a} d\tau $$

얼핏 봐서는 적분이 꽤 복잡하게 보이는데, 의외로 적분하고 나면 값 자체는 단순하다.

$$ \Delta \vec{p}_2 = - \frac{2 \vec{a}}{a^4 b^5} = - \frac{2 \vec{p}_0}{p_0^4 b^2}$$

$k$를 전부 살린 산란 후 운동량은 다음과 같은데

$$\vec{p} (+ \infty) = \left( 1 - \frac{2 k^2}{p_0^4 b^2} \right) \vec{p}_0 - \frac{2k}{p_0 b^2} \vec{b} + \mathcal{O}(k^3)$$

제곱해보면 $k^2$ 차수에서 에너지 보존이 성립한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 \left| {\vec{p} (+ \infty)} \right|^2 = p_0^2 + \mathcal{O}(k^3) $$

  1. Landau 3권에는 있다 (566쪽 주석). 이 포스트와는 다른 설명을 보고 싶다면 란다우를 보세요. [본문으로]
  2. 진짜로 상관없는 여담이지만,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물리 경시대회가 있던 시절 궤도방정식을 푸는 문제가 나온 적이 있다. 문제에 전혀 손도 못 댄 것이 분해서 그날 돌아오자마자 Marion의 해당 파트를 잡고 수식 유도과정을 전부 외워버렸는데, 다음 해 경시대회에는 궤도방정식과 관련된 문제가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본문으로]
  3. 다만 Weinberg의 양자역학 교재에서는 WKB근사로 취급하고 있어서 약간 다르다. Landau 3권의 quasi-classical 근사로 말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듯. [본문으로]
  4. 따로 작성하던 노트가 해밀턴역학 기반이라 뉴턴역학으로 옮겨적기 귀찮아서(...) 그렇다. 뉴턴역학에 적용하는 것은 연습 문제로 남긴다. [본문으로]
  5. 고전역학 교재에서 eikonal 근사로 산란문제를 푸는 것을 배웠고 Coulomb potential에 적용하는 연습문제도 풀어봤는데 IR 발산을 본 기억이 없다면 1차 근사까지만 배웠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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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매티카의 도움을 받아 계산하기는 했지만) 계산을 나 자신도 '와 저게 정리가 되는구나...' 싶은 부분이 있어서 저 무한급수를 더하는데 들어간 테크닉을 좀 정리해보기로 했다. 저 무한급수는 일단은 다음 식[각주:1].

\[ \sum_{n=0}^{\infty} \frac{(n!)^2 x^n}{(2n+1)!} = \frac{4 \csc^{-1} (2 / \sqrt{x})}{\sqrt{x(4-x)}} \]

논문을 위한 계산을 하다가 행렬의 로그를 취하는 과정에서 튀어나온 함수인데, 일반항은 찍은 것이다. 왼쪽의 급수를 어떻게 구했는가는 사실 중요한 문제는 아니니 제끼기로 하자.

 

---

 

무한급수를 이름이 있는 함수(베셀함수라던가)로 다시 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각종 특수함수의 급수전개를 미리 알고있는 것이다. 모든 물리학/공학 학부생의 적인 수리물리/공학수학 강의에서 특수함수 파트를 배우는 고통의 시간동안 졸지 않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각주:2]. 하지만 위의 예제는 베셀함수가 아니니 일단 넘어가기로 하자.

 

무한급수를 다시 정리하는데 쓸 수 있는 가장 간단한 테크닉은 초기하함수(hypergeometric function)의 미분방정식을 구하는 방법을 응용하는 것이다. 혹은 미분방정식의 급수해 풀이법인 Frobenius method의 반대 과정으로 생각해도 좋다. 우선 다음과 같이 일반항이 주어지는 무한급수를 생각해보자.

\[ f(x) = \sum_{n=0}^{\infty} \frac{a(n) x^n}{b(n)} \]

여기서 $a(n)$과 $b(n)$은 어떤 수열이라고 하자. 처음 제시한 무한급수의 경우 $a(n) = (n!)^2$과 $b(n) = (2n+1)!$이다.

 

무한급수를 다시 합하는데 가장 중요한 공식은 다음 공식이다.

\[ x \frac{d}{dx} x^n = n x^n \]

이 미분연산자를 적당히 조합하는 것으로 $a(n)$을 $a(n+1)$로 바꿔주는 연산자 $D_1$을 찾는다.

\[ D_1 f(x) = \sum_{n=0}^\infty \frac{a(n)}{b(n)} D_1 x^n = \sum_{n=0}^\infty \frac{a(n+1)}{b(n)} x^{n+1} \]

일반적으로는 이런 연산자 $D_1$을 찾기 매우 어렵지만, 수열 $a(n)$이 팩토리얼과 같은 종류의 함수들의 곱으로 구성되어 있어 $a(n+1) / a(n)$이 $n$에 대한 다항식 $P(n)$으로 주어질 경우에는 연산자 $D_1$을 매우 쉽게 찾을 수 있다.

\[ \frac{a(n+1)}{a(n)} = P(n) \Rightarrow D_1 = x P(x \frac{d}{dx}) \]

예시에서는 이를 만족하는 연산자가 $D_1 = x (\frac{d}{dx} x)^2$으로 주어진다.

\[ D_1 f(x) = x \left( x (xf)' \right)' = \sum_{n=0}^\infty \frac{[(n+1)!]^2 x^{n+1}}{(2n+1)!} \]

 

다음으로 할 일은 $b(n)$을 $b(n-1)$로 바꿔주는 연산자 $D_2$를 찾는 것이다.

\[ D_2 f(x) = \sum_{n=0}^\infty \frac{a(n)}{b(n)} D_2 x^n = \sum_{n=0}^\infty \frac{a(n)}{b(n-1)} x^{n} \]

$D_1$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이런 연산자 $D_2$는 존재하지 않지만 팩토리얼과 같은 종류의 함수들의 곱으로 구성된 $b(n)$의 경우에는 $D_2$를 찾을 수 있다. 비율 $b(n)/b(n-1)$이 $n$에 대한 다항식 $Q(n)$으로 주어지기 때문.

\[ \frac{b(n)}{b(n-1)} = Q(n) \Rightarrow D_2 = Q (x \frac{d}{dx}) \]

예시에서는 이를 만족하는 연산자가 $D_2 = 2 x \frac{d}{dx} (2 x \frac{d}{dx} + 1)$으로 주어진다.

\[ D_2 f(x) = 2 x \left( f + 2xf' \right)' = \sum_{n=0}^\infty \frac{(n!)^2 x^n}{(2n-1)!} \]

(음의 정수의 팩토리얼 $(-n)! = \infty$을 도입하여 $n=0$을 포함하도록 할 수 있다.) 여기까지 왔으면 다음은 뻔하다. 두 급수전개가 사실은 같은 함수이니 $D_1 f = D_2 f$라고 둘 수 있고, 이 관계식을 바탕으로 $f(x)$가 만족하는 미분방정식을 적을 수 있다.

\[ (D_1 - D_2) f(x) = 0 \Rightarrow x(x-4) f'' + 3 (x-2) f' + f = 0 \]

이제 미분방정식의 해를 찾아서 급수전개가 일치하도록 계수를 결정해주면 된다. 여기서부터는 계산할 때 Mathematica를 이용해 답을 얻었는데, 직접 손으로 미분방정식을 푸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보기로 한다. 여담으로 미분방정식의 답은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 f(x) = \frac{A}{\sqrt{x(4-x)}} + \frac{B \sin^{-1}\sqrt{1-(x/4)}}{\sqrt{x(4-x)}} \]

여기서 $A = 2 \pi$, $B = -4$를 넣어주면 처음 제시한 답을 얻는다.

 

---

 

현재 문제는 다음과 같이 생긴 미분방정식을 푸는 것이다.

\[ x(x-4) f'' + 3 (x-2) f' + f = 0 \]

위 미분방정식은 $u = x(x-4)$란 함수를 도입하여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다.

\[ u f'' + \frac{3}{2} u' f' + \frac{1}{2} u'' f = 0 \]

이렇게 쓰고보니 공학수학이나 수리물리 첫 시간에 잠깐 배우고 잊어버리는 테크닉인 적분인자(integrating factor)를 이용한 풀이법이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가? 우선 식을 다음과 같이 나눠보자.

\[ u f'' + \frac{3}{2} u' f' + \frac{1}{2} u'' f = u f'' + u' f' + \frac{1}{2} \left( u' f' + u'' f \right) = 0 \]

위 식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 u f' )' + \frac{1}{2} (u' f)' = ( uf' + \frac{u' f}{2} )' = 0 \]

전체 미분의 안에 들어있는 식은 적분인자로 하나의 미분으로 정리할 수 있다.

\[ ( uf' + \frac{u' f}{2} )' = ( u^{1/2} (u^{1/2} f)' )' = 0 \]

위 미분방정식의 가장 간단한 해는 $u^{1/2} f = C_1$이다. 가장 안쪽의 미분이 사라질테니까. $C_1$에 단위허수를 붙여서 정리해준다고 가정하면 첫번째 homogeneous solution으로 다음 식을 얻는다.

\[ f_1(x) = C_1 (-u)^{-1/2} = \frac{C_1}{\sqrt{x(4-x)}} \]

두번째 해는 $u^{1/2} (u^{1/2} f)' = C_2$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 경우 (적당히 적분상수에 단위허수를 붙여 부호를 정리하고 나면) 우리는 다음 식을 얻는다.

\[ f_2(x) = C_2 (-u)^{-1/2} \int (-u)^{-1/2} dx = \frac{C_2}{\sqrt{x(4-x)}} \int \frac{dx}{\sqrt{4 - (x-2)^2}} \]

가장 우변의 적분은 $\sin^{-1}$으로 정리된다.

\[ \int \frac{dx}{\sqrt{4 - (x-2)^2}} = \int \frac{d(x/2)}{\sqrt{1 - (x/2-1)^2}} = \sin^{-1} (\frac{x}{2} - 1) \]

따라서 가장 일반적인 해로

\[ f(x) = \frac{C_1}{\sqrt{x(4-x)}} + \frac{C_2 \sin^{-1} (\frac{x}{2} - 1)}{\sqrt{x(4-x)}} \]

를 얻게 된다. 두번째 항이 조금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C_1$과 $C_2$를 적당히 조절하면 $\sin^{-1}$의 argument를 다시 정리할 수 있다. 처음 제시한 꼴로 어떻게 정리되는지 보이는 것은 연습문제(...)로 남겨두기로 하자.

 

---

 

다음은 급수전개를 통해 계수를 맞추는 작업이다. $x=0$ 근처에서 작업해야 하니 가장 먼저 할 작업은 $\sin^{-1}$의 argument를 잘 정리해서 보다 급수전개하기 쉬운 꼴로 바꾸는 것이다. 이 작업을 위해 다음과 같이 $\theta$란 변수를 도입하자.

\[ \theta = \sin^{-1} (\frac{x}{2} - 1) \]

이제 $\theta$를 $\theta \to \phi - \pi / 2$를 통해 $\phi$로 재정의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정확히 $-\pi/2$만큼 원점을 이동하는 이유는 우변의 argument가 $x=0$에서 -1이 되기 때문인데 $- \pi / 2$만큼 $\theta$를 옮기는 것을 변수 $C_1$의 재정의로 흡수할 수 있다. 이제 $\phi$를 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관계식을 풀게 된다.

\[ \sin (\phi - \pi/2) = - \cos \phi  = \frac{x}{2} - 1 \]

위 식은 배각공식을 이용해 조금 더 정리해줄 수 있다.

\[ 1 - \cos \phi = 2 \sin^2 \frac{\phi}{2} = \frac{x}{2} \Rightarrow \phi = 2 \sin^{-1} \frac{\sqrt{x}}{2} \]

위 방법으로 $\sin^{-1} (\frac{x}{2} - 1) = 2 \sin^{-1} (\sqrt{x}/2) - \pi / 2$로 다시 쓸 수 있고, 결과적으로 $f(x)$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f(x) = \frac{\tilde{C}_1}{\sqrt{x(4-x)}} + \frac{\tilde{C}_2 \sin^{-1} (\sqrt{x}/2) }{\sqrt{x(4-x)}} \]

이제 처음 구한 급수전개와 맞추는 작업이 남았다. 먼저 사인함수의 역함수의 급수전개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 \sin^{-1} (x) = x + \mathcal{O} (x^3)\]

계수를 결정하는데는 1차항만 필요하므로 나머지 항은 무시하기로 하자. 이제 위에서 구한 $f(x)$를 $x=0$ 근처에서 전개해보자.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식을 다시 적어주는 것이 좋다.

\[ f(x) = \frac{\tilde{C}_1}{2\sqrt{x} \sqrt{1-x/4}} + \frac{\tilde{C}_2 \sin^{-1} (\sqrt{x}/2) }{2 \sqrt{x} \sqrt{1-x/4} } \]

위의 꼴을 $x=0$에서 전개하면 다음 결과를 얻는다.

\[ f(x) = \frac{\tilde{C}_1}{2 \sqrt{x}} + \frac{\tilde{C}_2}{4} + \mathcal{O}(\sqrt{x}) \]

원래 $f(x)$의 급수전개는

\[ f(x) = 1 + \frac{x}{6} + \frac{x^2}{30} + \cdots \]

이므로, 계수가 바로 결정되어 $f(x)$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 f(x) = \frac{4 \sin^{-1} (\sqrt{x}/2) }{\sqrt{x(4-x)}}\]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응용할 수 있는 테크닉이긴 하지만, 무한급수를 합하는 그다지 어렵지는 않은 방법이다.

  1. 여담으로 Mathematica에 좌변을 강제로 계산시키면 우변의 arccosecant가 arcsin으로 바뀌면서 argument의 역수를 취한 결과를 내놓는다. 포스트의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꼴이 이 표현. sine과 cosecant가 역수관계인 것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재정의다. [본문으로]
  2. 이건 내가 논문 쓰다가 '어? 이 일반항 어딘가 베셀함수를 닮은 것 같은데?'란 관찰에서 출발해서 식을 엄청 깔끔하게 정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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