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18. 23:39 Interests/Fountain Pen
Lamy Dialog cc
너무 오래 블로그를 방치해두는 듯한 기분이 들어 뭘 올릴까 하다가 작년 크리스마스 기념 셀프 선물로 구매한 Lamy Dialog cc 개봉기(이제서야?)를 작성해보기로 했다. 트위스트 캡 방식이란 것에 흥미가 있기도 했고 '마침 독일에 있으니 독일제 만년필을 사보자!'란 기분으로 구매해봤다.
역시 Lamy사의 최고급 필기구 라인이라 그런지 공산품(...)의 느낌이 나던 다른 만년필들과는 달리 허영심을 자극(...)하는 느낌의 포장 상자가 도착했다.
구매한 모델은 Lamy Dialog cc. 기존의 트위스트캡 방식 만년필이던 Dialog 3의 후속작이다. 가격은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을 받아 320 유로. 특별판인 전흑 (all-black) 말고 기존 색상으로 주문했으면 250 유로로 구매하는 것도 가능했을텐데 연말보너스가 들어와서 마음에 드는 색상을 사겠다고 무리했다(...).
주력으로 쓰는 L2K와는 달리 거대한 포장 상자에 담겨 온 Dialog cc. 의도치 않게 탄소배출에 기여하고 말았다.
포장 상자를 열면 2층 구조로 내용물이 담겨 있다. 윗층은 펜과 펜 파우치, 그리고 내용물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해주는 스펀지가 있다. 기존 색상인 진청색이나 백색은 로즈골드 색으로 LAMY 버튼과 펜 밑의 둥근 부분에 강조를 주었다면 특별판인 전흑의 경우 이름에 충실하게 모든 색상을 흑색으로 통일함으로서 어떤 강조점도 주지 않았다. 그야말로 미니멀리즘이랄까. 기존 색상은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다면 Lamy 홈페이지의 제품안내 페이지를 통해 비교해보자.
아랫층에는 카트리지와 카탈로그, 그리고 펜 세척 시 뚜껑(?)을 열린 상태로 고정시켜주는 도구가 들어있다. 역시 럭셔리 라인이라 그런지 카탈로그도 큼지막하게 뽑은걸 넣어두었다.
Lamy의 Dialog 만년필 시리즈의 특징은 트위스트캡이라는 것이다. 볼펜 중 간혹 몸통을 비틀어서 펜촉을 내보내는 종류가 있는데, 이 만년필도 같은 방식으로 펜촉을 뽑게 되어 있다. 펜의 몸통을 비틀 때 부드럽게 도는 느낌은 확실히 고급 제품이란 느낌이다.
사용중이 아닐 때는 둥근 마개가 펜촉이 드나드는 입구를 막고 있다가 몸통을 비틀기 시작하면 저 둥근 마개가 위로 젖혀지면서 펜촉이 나오는 방식이다. 기존 색상의 제품들은 저 마개에도 로즈골드로 포인트를 줬지만, 전흑은 이름대로 마개까지 흑색으로 처리하였다. 열리는 매커니즘 자체는 동일하니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고 싶다면 유튜브를 확인하도록 하자.
그래서 제 평가는요? 좋은 펜이기는 한데 실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워서 일단은 봉인해둔 상태(...). Lamy에서 기대하는 매끄러운 필기감도 있고 EF촉다운 가는 선도 마음에 들기는 하는데 가격이 가격이다보니 주력으로 사용하는 L2K처럼 막 들고 다니기 부담스럽다는게 문제. 비슷하게 막 들고 다녔던 몽블랑 145가 더 비싸긴 하지만 그건 지도교수님께 받은거라 내 돈을 주고 산 물건이 아니니 논외고(...). 카트리지/컨버터 형식이라 주력으로 사용하는 L2K에 비해 용량이 적다는 것도 감점 요인이다. 조금 다른 걱정거리는 트위스트 매커니즘의 밀폐성. 한번 만년필을 쓸 일이 생기면 많이 쓰기는 하지만 (특히 손으로 계산같은걸 할 일이 있으면 종이를 10장씩 소모하는게 보통이니) 안 쓸 때는 1-2주씩 펜을 안 쓰기도 하다보니 펜 안에서 잉크가 마르지 않을거란 확신이 생겨야 하는데, 이 펜은 매커니즘 특성상 기존의 뚜껑을 여는 펜에 비해 밀폐성이 부족할 수 밖에 없겠다는 기분이 들어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꺼려지는 감이 있다. 더군다나 가끔 비행기를 타면 잉크가 터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펜을 들고 다니던 도중 잉크가 터진다면... 으음...
여튼, 선물로서는 최고의 특징(?)인 '갖고는 싶지만 내 돈 주고 사기는 부담스럽다'를 만족하는 만년필이라는 점에서는 만족하고 있다. 아직은 실사용보다는 관상용으로 쓰고 있을 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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