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20. 23:51 Physics

간단한 어록 정리

관심글(요즘엔 마음으로 바뀌었지요)당 좋아하는 대사나 구절을 써보자는 태그에 올렸던 글들을 모아봤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난 것 같지만 뭐 어때요?


1.

"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


보통 뉴턴의 겸손함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주로 인용되지만, 라이벌이었던 훅( $F=-kx$의 Hooke)을 디스(...)하기 위해서 날린 멘트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만 이 표현을 편지에 적었을 때 당시에는 훅과 아직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시절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하는군요.


2.

시드니 콜만의 253a 양자장론 렉처노트에 인용되어 있습니다. 이 파인만 알고리즘에 대한 정리 페이지도 있네요. 둘이 워낙 사이가 안 좋기로 유명한지라 약간의 경외를 담아 비꼬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맞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고 말고도 둘이 견원지간이었다는 사례로는 겔만이 파인만이 제시한 원자핵의 파톤(parton) 모형을 갖고 희랍어랑 라틴어 어원을 짬뽕시킨 잡탕 이름이라며 깠다는 일화도 알려져 있죠.


3.

대규모 어그로를 끄는 발언을 해 놓고 그 발언에 뒤통수를 맞은 사례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더군요(...) 러더포드는 천운이 따랐던 물리학자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가족을 도와 농사를 하다가 케임브리지에서 공부할 장학금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이것이 내가 파는 마지막 감자다!"라고 외쳤다는 일화도 있고, 여튼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4.

교수님이 양자물리 시간에 언급하신 3대(?) 양자역학 해석 중 당당히 한 기둥을 차지하는, "Shut up and calculate!"입니다. 3번이 물리학과 희망편이라면, 4번은 물리학과 절망편(...)이 되겠지요. 실제로 파인만이 이 말을 했느냐고 물으신다면 아닐 가능성이 높아요. 다만 아직도 널리 사용되는 것을 보면 분명히 유효한 접근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죠.


5.

통계를 빡세게 다루시는 분들에게 듣기로는 정보 엔트로피는 확률 분포를 다루면 자연스럽게 언급하게 되는 단어라는군요. 처음 접한 곳은 Petz의 Quantum Information Theory and Quantum Statistics이지만 wikiquote에도 실려 있습니다. 정말 적절한(?) 조언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엔트로피는 공부할수록 더 모르겠더라구요(...)


6.

Not even wrong. 피터 보잇이 끈이론을 까려고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4번과 완전히 반대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교수님께 직접 '의미 없는 기호 놀음은 하지 마라'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보니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7.

믈로디노프의 Feynman's rainbow에 실린 일화입니다. 어째 제 전공을 디스하는(...) 말만 연속으로 가져왔는데, 현실에 발 붙이는 것은 중요하다는 자기 다짐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8.

You're crazy. 일부러 어감이 세도록 번역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Lancaster&Blundell의 Quantum Field Theory for the Gifted Amateur에 실린 일화입니다. 파인만의 박사학위가 경로적분이었는데, 그 박사학위를 보면 경로적분을 개발한 이유가 '전자기장을 무한 개의 조화진동자로 보지 않고 계산할 방법을 찾기 위한 시도 중 하나'라는게 나옵니다. 한 입자가 거울에 반사된 자신의 거울상과 상호작용하는 모형이 등장하죠.


9.

2014 World Science Festival에서 열린 양자역학에 대한 토론에서 한 말입니다. 물리 하시는 분들이라면 꽤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토론이니 한 번 정도 들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겁니다. 이 토론에서는 코펜하겐 해석, QBism, 에버렛해석(Everettian interpretation), 그리고 봄 역학(Bohmian mechanics) 네 관점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개인적으로 봄 역학은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양자장론에서 입자를 다루는 방식과 너무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10.

페르미의 역설은 잘 알려진 편이니 제가 더할 말이 없군요. 만난 기억이 없는 이유가 검은 양복의 사람들이 아니라면 다른 가능성으로는 우리가 바로 젤나가이기 때문일수도 있겠지요(...)


11.

아인슈타인은 평생 양자역학을 못마땅해 했다고 하죠. 양자역학을 못마땅해 한 이유는 환원론을 근본적으로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양자적 얽힘이란 A와 B가 있을 때 그 둘을 동시에 봐야지 A 따로 B 따로 본 뒤 그 결과를 합치는 것으로 전체를 절대로 알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12.

P 대칭이란 거울상 대칭을 말합니다. 어떤 물리 과정을 그냥 찍은 것과 거울을 통해 찍은 것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중성미자 P 대칭 깨짐 실험이란 코발트 60 베타붕괴 실험을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였고, 파울리는 돈을 걸었다면 많은 돈을 잃었을 것이라 평했다고 합니다.


13.

Crease&Mann의 The Second Creation에 실린 일화입니다. 실제로 파울리가 숙청(?)하고 다닌 유명한 이론물리학자 중에는 양-밀스 이론의 양전닝(C. N. Yang)도 있습니다. '질량이 어디로 갔냐'는 질문이었지요.


14.

물리학자중에는 바람둥이(...)로 이름을 날린 사람이 꽤 되다 보니 핀포인트로 찝어내기가 힘들군요.(...)


15.

디락은 말이 없기로 유명했지요. 밥상에서 완벽한 불어를 구사하기를 강요했던 아버지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는 불어를 할 수 있어도 불어를 쓰는 일은 없었다고 하네요.


16.

연속으로 소개하는 일화 말고도 디락의 지나친 논리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일화가 있습니다. 하이젠베르크와 일본으로 가는 크루즈 위에 올라탔을 때의 일화로, 하이젠베르크가 여자들과 춤을 추면서 '좋은 여자들과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야'라고 말하자 거기에 '어떻게 미리 좋은 여자들인지 아는거지?'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17.

비슷한 말을 수학자도 했다고 알고 있는데, 레퍼런스는 확실하지 않네요. 다른 기억나는 구절로는 '수학은 규칙놀이이다'도 있었는데, 이건 누가 했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여튼, 수학 어려워요...


18.

무언가 아스트랄한데 반박할 수 없는 옳은 말이라는 점에서 좋아합니다(...) 카다피의 해당 멘트는 "It is absolutely impossible to be straight in a world that is crooked"이며, 일단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도로변 하수구에서 발견된 그 독재자가 맞아요.


19.

약간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이 말을 하신 교수님의 전공이 끈이론입니다. 전 이 교수님께 여러 가지 의미로 영향을 받았죠(...).


20.

이것도 Crease&Mann의 The Second Creation에 실린 일화입니다. 실험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21.

파인만 계산이론 강의록 부록에 실린 일화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다이어그램이란 파인만 도형을 말합니다. 파인만과의 나쁜 사이를 자랑했던 겔만은 파인만 도형이라는 이름 대신 슈튀켈버그 도형(Stueckelberg diagram)이라 불렀다고 하죠(...).


22.

상당히 많은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일화인데, Gleick의 Genius: The LIfe and Science of Richard Feynman에도 실려있고 Cropper의 Great Physicists: The Life and Times of Leading Physicists from Galileo to Hawking에도 실려있습니다. 정작 제 자신은 이 두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 무언가 부조리하군요.(..)



다음은 수학쪽 어록. 오랜만에 태그가 부활했길레 분위기를 바꿔 보았는데, 새로운 글로 뽑아내기엔 너무 적고 누락시키기엔 아까워서 접어둡니다.



더 양을 늘리는 것은 무리인 관계로 태그가 붙어있는 트윗은 삭제처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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