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20. 23:51 Physics

간단한 어록 정리

관심글(요즘엔 마음으로 바뀌었지요)당 좋아하는 대사나 구절을 써보자는 태그에 올렸던 글들을 모아봤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난 것 같지만 뭐 어때요?


1.

"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


보통 뉴턴의 겸손함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주로 인용되지만, 라이벌이었던 훅( $F=-kx$의 Hooke)을 디스(...)하기 위해서 날린 멘트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만 이 표현을 편지에 적었을 때 당시에는 훅과 아직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시절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하는군요.


2.

시드니 콜만의 253a 양자장론 렉처노트에 인용되어 있습니다. 이 파인만 알고리즘에 대한 정리 페이지도 있네요. 둘이 워낙 사이가 안 좋기로 유명한지라 약간의 경외를 담아 비꼬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맞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고 말고도 둘이 견원지간이었다는 사례로는 겔만이 파인만이 제시한 원자핵의 파톤(parton) 모형을 갖고 희랍어랑 라틴어 어원을 짬뽕시킨 잡탕 이름이라며 깠다는 일화도 알려져 있죠.


3.

대규모 어그로를 끄는 발언을 해 놓고 그 발언에 뒤통수를 맞은 사례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더군요(...) 러더포드는 천운이 따랐던 물리학자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가족을 도와 농사를 하다가 케임브리지에서 공부할 장학금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이것이 내가 파는 마지막 감자다!"라고 외쳤다는 일화도 있고, 여튼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4.

교수님이 양자물리 시간에 언급하신 3대(?) 양자역학 해석 중 당당히 한 기둥을 차지하는, "Shut up and calculate!"입니다. 3번이 물리학과 희망편이라면, 4번은 물리학과 절망편(...)이 되겠지요. 실제로 파인만이 이 말을 했느냐고 물으신다면 아닐 가능성이 높아요. 다만 아직도 널리 사용되는 것을 보면 분명히 유효한 접근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죠.


5.

통계를 빡세게 다루시는 분들에게 듣기로는 정보 엔트로피는 확률 분포를 다루면 자연스럽게 언급하게 되는 단어라는군요. 처음 접한 곳은 Petz의 Quantum Information Theory and Quantum Statistics이지만 wikiquote에도 실려 있습니다. 정말 적절한(?) 조언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엔트로피는 공부할수록 더 모르겠더라구요(...)


6.

Not even wrong. 피터 보잇이 끈이론을 까려고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4번과 완전히 반대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교수님께 직접 '의미 없는 기호 놀음은 하지 마라'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보니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7.

믈로디노프의 Feynman's rainbow에 실린 일화입니다. 어째 제 전공을 디스하는(...) 말만 연속으로 가져왔는데, 현실에 발 붙이는 것은 중요하다는 자기 다짐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8.

You're crazy. 일부러 어감이 세도록 번역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Lancaster&Blundell의 Quantum Field Theory for the Gifted Amateur에 실린 일화입니다. 파인만의 박사학위가 경로적분이었는데, 그 박사학위를 보면 경로적분을 개발한 이유가 '전자기장을 무한 개의 조화진동자로 보지 않고 계산할 방법을 찾기 위한 시도 중 하나'라는게 나옵니다. 한 입자가 거울에 반사된 자신의 거울상과 상호작용하는 모형이 등장하죠.


9.

2014 World Science Festival에서 열린 양자역학에 대한 토론에서 한 말입니다. 물리 하시는 분들이라면 꽤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토론이니 한 번 정도 들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겁니다. 이 토론에서는 코펜하겐 해석, QBism, 에버렛해석(Everettian interpretation), 그리고 봄 역학(Bohmian mechanics) 네 관점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개인적으로 봄 역학은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양자장론에서 입자를 다루는 방식과 너무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10.

페르미의 역설은 잘 알려진 편이니 제가 더할 말이 없군요. 만난 기억이 없는 이유가 검은 양복의 사람들이 아니라면 다른 가능성으로는 우리가 바로 젤나가이기 때문일수도 있겠지요(...)


11.

아인슈타인은 평생 양자역학을 못마땅해 했다고 하죠. 양자역학을 못마땅해 한 이유는 환원론을 근본적으로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양자적 얽힘이란 A와 B가 있을 때 그 둘을 동시에 봐야지 A 따로 B 따로 본 뒤 그 결과를 합치는 것으로 전체를 절대로 알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12.

P 대칭이란 거울상 대칭을 말합니다. 어떤 물리 과정을 그냥 찍은 것과 거울을 통해 찍은 것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중성미자 P 대칭 깨짐 실험이란 코발트 60 베타붕괴 실험을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였고, 파울리는 돈을 걸었다면 많은 돈을 잃었을 것이라 평했다고 합니다.


13.

Crease&Mann의 The Second Creation에 실린 일화입니다. 실제로 파울리가 숙청(?)하고 다닌 유명한 이론물리학자 중에는 양-밀스 이론의 양전닝(C. N. Yang)도 있습니다. '질량이 어디로 갔냐'는 질문이었지요.


14.

물리학자중에는 바람둥이(...)로 이름을 날린 사람이 꽤 되다 보니 핀포인트로 찝어내기가 힘들군요.(...)


15.

디락은 말이 없기로 유명했지요. 밥상에서 완벽한 불어를 구사하기를 강요했던 아버지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는 불어를 할 수 있어도 불어를 쓰는 일은 없었다고 하네요.


16.

연속으로 소개하는 일화 말고도 디락의 지나친 논리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일화가 있습니다. 하이젠베르크와 일본으로 가는 크루즈 위에 올라탔을 때의 일화로, 하이젠베르크가 여자들과 춤을 추면서 '좋은 여자들과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야'라고 말하자 거기에 '어떻게 미리 좋은 여자들인지 아는거지?'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17.

비슷한 말을 수학자도 했다고 알고 있는데, 레퍼런스는 확실하지 않네요. 다른 기억나는 구절로는 '수학은 규칙놀이이다'도 있었는데, 이건 누가 했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여튼, 수학 어려워요...


18.

무언가 아스트랄한데 반박할 수 없는 옳은 말이라는 점에서 좋아합니다(...) 카다피의 해당 멘트는 "It is absolutely impossible to be straight in a world that is crooked"이며, 일단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도로변 하수구에서 발견된 그 독재자가 맞아요.


19.

약간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이 말을 하신 교수님의 전공이 끈이론입니다. 전 이 교수님께 여러 가지 의미로 영향을 받았죠(...).


20.

이것도 Crease&Mann의 The Second Creation에 실린 일화입니다. 실험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21.

파인만 계산이론 강의록 부록에 실린 일화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다이어그램이란 파인만 도형을 말합니다. 파인만과의 나쁜 사이를 자랑했던 겔만은 파인만 도형이라는 이름 대신 슈튀켈버그 도형(Stueckelberg diagram)이라 불렀다고 하죠(...).


22.

상당히 많은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일화인데, Gleick의 Genius: The LIfe and Science of Richard Feynman에도 실려있고 Cropper의 Great Physicists: The Life and Times of Leading Physicists from Galileo to Hawking에도 실려있습니다. 정작 제 자신은 이 두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 무언가 부조리하군요.(..)



다음은 수학쪽 어록. 오랜만에 태그가 부활했길레 분위기를 바꿔 보았는데, 새로운 글로 뽑아내기엔 너무 적고 누락시키기엔 아까워서 접어둡니다.



더 양을 늘리는 것은 무리인 관계로 태그가 붙어있는 트윗은 삭제처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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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오늘 아카이브에 들어가봤다가 의외의 글을 발견했다.


http://arxiv.org/abs/1508.05607


de Sitter 공간에서 타키온을 올려놓은 문제인데, 사실 '어 이게 글로 나올 만한 문제였던가?'가 솔직한 감상. 고전적인 타키온 입자는 유한한 시간 동안만 생존한다는게 주요 내용인데(양자적인 경우는 조금 다르게 취급), '유한한 시간 동안 생존한다'는 해석을 빼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었는지라. 다만 이런 느낌은 내가 타키온을 해석하는 방법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우선 예전 글들 링크.

2015/01/09 - 일반상대론에서의 쌍둥이 역설

2014/01/11 - Poincare Half Plane 푸앙카레 반평면 (1)

2014/05/25 - Poincare Half Plane 푸앙카레 반평면 (2)


지금 보니 블로그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는 것이 살짝 의외인데, de Sitter(이하 dS) 공간과 Anti-de Sitter(이하 AdS) 공간은 사실상 똑같은 공간이다. 푸앙카레 반평면 (1)글에서 마지막에 살짝 언급하고 넘어갔듯, 푸앙카레 반평면 (2)글에서 t와 z의 해석을 뒤바꿔주면 AdS 공간이 dS 공간으로 변한다. 이 말은 AdS 공간에 사는 질량이 있는 물질, 타디온(tardyon)들이 dS 공간의 질량 제곱이 음수인 물질, 타키온들과 똑같이 움직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반대로 dS 공간의 타디온들이 AdS 공간의 타키온들처럼 행동한다는 해석 또한 가능하고.


다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시공간에서는 시간 차원이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아서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다. AdS/CFT에서와 같이 일반적으로 AdS 공간을 생각할 경우 한 차원 높은 민코프스키 공간에서 초쌍곡면을 그대로 가져다가 AdS 공간으로 잡지 않고 그 universal cover를 이용하곤 한다. 이 짓을 안 하면 closed timelike trajectory가 나와서 인과율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건 시간 방향이 1차원이라서 $S^1$의 위상을 갖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데, 만약 시간 방향이 2차원이거나 보다 높은 차원을 가질 경우에는 $S^n$의 위상을 갖게 되고, $S^n$은 자기 자신이 universal cover이기 때문에 universal cover를 취해서 closed timelike trajectory를 없애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n+1차원의 dS 공간에서 움직이는 타키온을 무작정 측지텐서의 부호를 뒤집어서 AdS 공간에서 움직이는 타디온으로 바꾸어 해석하려면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소리.


여기까지는 주의사항이었으니 타키온에 물리적인 의미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일반상대론에서의 쌍둥이 역설에서 설명했듯, 양의 질량 제곱을 가진 물체가 관성운동을 하면서 재는 고유시간은 그 물체가 만든 직선(일반상대론에서 관성운동하는 물체가 그리는 경로는 직선이다)의 길이를 의미한다. 같은 해석을 타키온에 적용하면, 타키온이 관성운동을 하면서 재는 고유시간(tachyonic proper time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은 타키온이 그린 경로의 길이, 혹은 타키온이 지난 경로를 온전히 포함하는 time slice 위에서의 spatial distance에 해당한다.[각주:1]


이 결론을 임의의 n+1 dS 공간에서 움직이는 타키온들에 적용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몇 가지 알 수 있다. 우선 AdS와 dS의 대칭을 이용하면 임의의 점에서 각기 방향으로[각주:2] 쏘아보낸 타키온들은 모두 한 점에서 만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각주:3] FLRW flat 형태의 dS 공간 metric에만 익숙한 분들이라면 약간 놀라울 수 있는 사실. 모든 타키온들이 만나는 점은 타키온을 처음 쏘아보낸 점의 대척점(antipodal point)에 해당한다.


이번에는 좌표를 새로 잡아보도록 하자. 각 방향으로 쏘아보내는 타키온들 중 임의로 하나씩 골라 그 타키온들의 시공간상의 경로가 만들어내는 초평면을 time slice로 하는 좌표계를 만들어보는 것이다.[각주:4]이렇게 좌표계를 건설하는 것은 dS 공간은 등방적이기 때문에 처음에 쏘아보내는 타키온들의 운동량 분포만 충분히 매끄럽게 만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정의상 이 좌표계에서 시간에 해당하는 좌표 t가 상수인 초평면 위를 움직이는 타키온들은 한 점에서 만난다.


이렇게 건설한 좌표계에서 t=0인 초평면을 잡고 운동량의 시간 성분이 0인 타키온을 A라고 이름붙인 뒤 쏘아보내기로 하자. 이 타키온은 언젠가는 모든 타키온들이 만나는 점, 대척점에 도달할 것이다. 대척점에 도달한 뒤에도 이 타키온이 그릴 경로를 이어그려 보자. 가장 쉬운 방법은 타키온 A를 쏘아보낼 때 같이 쏘아보낸 타키온 중 대척점에서 A와 정 반대의 운동량을 갖는 타키온 B를 골라낸 뒤, 타키온 A의 경로를 연장해가면 타키온 B의 경로를 거슬러올라가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차피 t=0인 초평면 위에 모든 운동이 제한되어 있고, 모든 타키온의 경로는 직선이니, 직선의 접선에 대한 정보만 있으면 그 직선을 완전히 기술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 두 해석을 조합하면 관성운동하는 타키온은 처음 운동을 시작한 점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AdS 공간에서 universal cover를 취하지 않을 경우엔 closed timelike geodesic이 만들어지니, dS 공간에서는 closed spacelike geodesic이 만들어지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해당 arXiv 글의 결과는 'dS 공간은 모든 spacelike geodesic은 loop를 만든다'는 기하학적인 명제를 다르게 해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타키온이 만드는 경로가 bound되어 있으니 무한한 시간동안 살아남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1. 이 time slice가 시간에 해당하는 좌표가 상수인 초평면일 경우 해당 좌표계에서 타키온의 시간 성분 운동량은 0이다. [본문으로]
  2. 각기 방향으로 쏘아보낸다는 것은 임의의 운동량으로 쏘아보낸다는 의미이다. [본문으로]
  3. n이 1이 아닐 때 성립하는 것은 타키온들의 움직임을 1+1차원 평면 위에 한정시켜 이 평면 위의 모든 타키온들이 같은 타키온 고유 시간에 만난다는 것을 보인 후 이 곡면을 돌려서 나머지 차원 방향에 대해서도 성립한다는 것을 보이면 된다. [본문으로]
  4. 이건 타디온들을 이용해 synchronous frame을 만드는 과정과 거의 동일하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수업 들어가기 전 양자정보 전공하는 친구가 던져준 문제.


자연수 $m$으로 나열한 연산자(operator)들 $M_m$들이 다음 두 조건을 만족한다.

1. $\sum M_m^\dagger M_m = I$

2. $M_m^\dagger M_m = M_m $


이 때, 연산자 $M_m$들이 사영연산자(projection operator) $P_m$임을 증명하라. 사영연산자들은 다음 조건을 만족한다.

1. $\sum P_m = I$

2. $P_mP_n = P_m\delta_{mn}$

3. $P_m^\dagger = P_m$


연산자들이 작용하는 벡터 공간이 유한 차원이라면 쉽게 증명하겠는데, 무한 차원에서는 잘 모르겠다. 유한 차원이 쉬운 이유는 고유벡터(eigenvector)가 항상 하나라도 존재해야 하기 때문. 무한차원에서는 이게 안 되는데, 좋은 예로 harmonic oscillator의 creation operator가 있다. number state를 기저로 잡는 Fock basis에서 계산해보면 영벡터가 사실상 유일한 creation operator의 고유벡터가 된다(...)


먼저 2번 조건에 Hermitian adjoint를 취해 $M_n^\dagger=M_m$이란 조건을 얻는다. 사영연산자의 3번 조건 해결. 이 조건은 모든 $M_m$이 대각화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위에서 구한 식을 이용해 2번 조건을 정리하면 $M_mM_m=M_m$이란 관계식을 얻는다. 연산자 $M_m$의 고유값(eigenvalue)이 0이거나 1이라는 소리. 따라서 임의의 벡터 $\left|v\right>$에 대해 $\left< v \middle| M_m \middle| v\right> \geq 0$가 성립.


마찬가지로 1번 조건을 정리하면 $\sum M_m=I$란 조건을 얻는다. 이 조건에 $M_m$의 고유벡터 $v_m$을 가져다가 양변에 취하면 $n\neq m,\left< v_n \middle| M_m \middle| v_n \right> = 0$이란 조건(이 조건을 a라 부르자)을 얻는다(위 조건 참조).


이제부터는 간단하다. 모든 $M_m$이 대각화되어 있고 대각선의 값이 1 아니면 0인 기저를 구하는 것. 우선 $M_1$을 가져다가 고유벡터(들)을 구한다. 고유벡터가 하나가 아닐 경우 Gram-Schmidt 과정을 거쳐서 직교하는 고유벡터(들)로 나눈다. 이 벡터(들)을 기저벡터 1(혹은 갯수에 따라 2, 3, 등등)로 잡는다.


다음엔 $M_2$를 가져온다. $M_m$의 고유벡터를 $\left| v_2 \right>$라고 할 때, $\left| v_2 \right>$를 $M_1$의 고유벡터 성분 $\alpha\left| v_1 \right>$과 $M_1$의 고유벡터에 수직한 성분 $\beta \left| w \right>$(이 성분의 $M_1$에 대한 고유값은 0이다)으로 나눈다. 크기가 1일 것이란 조건에서 $|\alpha|^2+|\beta|^2=1$이란 조건을, 조건 a에서 $|\alpha|^2=0$이란 조건을 얻으므로 $\left| v_2 \right>$는 $M_1$의 고유벡터들과 수직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음은 $M_1$에서와 마찬가지로 $M_2$의 고유벡터들을 기저에 포함시키면 끝.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모든 $M_m$이 diagonal인 orthonormal basis를 구성할 수 있고, 이 basis에서 각 $M_m$의 대각선 성분은 1 아니면 0이며, 서로 다른 $M_m$은 대각선 성분 중 1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문제의 $M_m$은 '측정'을 의미한다고 추정하고 있다.[각주:1] $\left| v \right>$란 벡터에 해당하는 상태에 있는 계에 대해 측정을 행했더니 $m$번째 가능한 결과값이 튀어나왔을 때 $\left| v \right>$ 벡터는 $ M_m \left| v \right>=\left| M_m v \right>$란 상태로 변했다는 것을 의미. 2번 조건은 $m$번째 측정값이 나올 확률 $\left< M_m v \middle| M_m v \right>/\left< v \middle| v \right>$이 $M_m$의 기댓값 $\left< v \middle| M_m \middle| v \right>/\left< v \middle| v \right>$와 같을 것을 요구하는 것이고, 1번 조건은 측정값이 나올 확률들을 다 더하면 1이 될 것 혹은 측정하게 되면 어떤 측정값이든 하나는 얻어질 것을 의미한다. 측정에 해당하는 연산자 $M_m$들은 unitary할 수 없다(projection operator는 당연히 unitary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인 모양.


2번 조건을 보이기 위해서는 벡터공간의 임의의 벡터 $\left| v \right>$에 대해 연산자 $A$의 기댓값이 $\left< v \middle| A \middle| v \right>=0$란 조건을 만족할 경우 항등적으로 $A=0$이란 것을 증명하면 된다. 이건 유한 차원에서는 매우 쉬운데, Schur decomposition을 통해 $A$를 upper triangular로 만드는 orthonormal basis를 잡을 수 있고, upper triangular로 바꾸었을 때 대각 성분이 전부 0임은 자명하며, 이로부터 (1,2)성분, (1,3)성분, (2,3)성분 등등이 0이어야 한다는 것을 계산을 통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지 않다면 기댓값이 0이 아닌 벡터 $\left| v \right>$를 찾을 수 있다).

  1. 측정과 관련된 내용을 읽고 있다고 했고, 던져준 문제에 M이 들어가있는게 딱 measurement란 삘이 와서. 이 문제가 나온 책을 읽어본 것은 아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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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았던 옛 사람들은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에서 낮과 밤이 생기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이를 천동설이라고 합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말했을 때는 '지구의 태양에 대한 회전'과 '태양의 지구에 대한 회전'이 서로 충돌하던 시절이었죠. '회전과 우주의 구조'라고 말했으니 이 대립을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회전을 정의하기


우선은 다루기 쉽게 회전을 수학적으로 정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중학생 수준을 넘는 수식은 쓰지 않을 예정이니 수학이라는 단어에 겁을 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등학교 정규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던 행렬 이야기는 할 예정이니 '행렬이 무엇인가' 정도는 알고 계셔야겠군요.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공간을 수학으로[각주:1] 나타낼 방법'입니다. 이걸 '좌표'라고 부르죠. 어떤 물건의 위치를 문자(여기서는 숫자와 문자를 구분하지 않겠습니다)로 나타내는 규칙입니다. 토런트같은 P2P에서 파일의 위치를 나타내는 주소나 인터넷 페이지의 DNS 주소를 구할 때 "좌표 찍어줘"라고 말하는 것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공간에서는 세 숫자면 공간상의 모든 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컨데 '내가 앉은 위치에서 동쪽으로 세 칸, 북쪽으로 두 칸, 위로 네 칸'으로 한 위치를 특정지을 수 있지요. 이를 두고 '우리는 3차원 공간에 산다'라고 말합니다. 한 물건의 크기를 적을 때 높이x너비x깊이 이 세 숫자로 크기를 적을 수 있는 것은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변위)벡터는 이 세 쌍의 숫자를 말합니다. 많은 경우 벡터를 시각화하기 좋도록 원점(내가 앉은 위치)에서 목표점(특정지을 위치)까지 이은 화살표로 생각하는데, 벡터의 크기는 이 화살표의 길이가 되지요.


이제 수학적으로 회전을 정의할 수 있겠네요. 회전이란 3차원 공간상의 벡터들을 1. 벡터의 크기를 보존하고 2. 벡터간 각도를 보존하는 3. 선형변환 입니다.[각주:2] 선형은 다른 의미가 아니고 $a$를 $f(a)$로 보내는 변환 $f$에 $a+b$를 집어넣으면 $f(a+b)=f(a)+f(b)$를 만족한다는 뜻입니다. 직선의 방정식처럼 결과가 단순하게 더해진다는 뜻이지요.


'선형'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부터(무한차원이 아닌 한) 우리는 행렬을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선형변환은 행렬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세 숫자를 세 숫자로 보내는 행렬이 되어야 하므로 우리가 생각해야 할 행렬은 3x3 행렬이며, 위에서 말한 세 조건들을 만족하는 회전을 나타내는 행렬들의 집합에는 O(3)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이 집합에는 거울상 변환에 해당하는 행렬도 들어있는데, 거울상 변환이란 거울에 비추었을 때 상이 뒤집어지는 것처럼 왼손을 오른손으로 보내는 변환들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이를 제거한 행렬들의 집합인 SO(3)를 주로 고려합니다. 어떻게 회전하든 오른손이 왼손과 포개어지지는 않으니까요.


SO(3) 집합이라는 표현할 대상을 찾았으면 표현할 방법을 구상해야겠지요. 이 집합의 한 원소(회전을 나타내는 어떤 행렬이 되겠죠)를 나타내는 한 가지 방법은 위도와 경도를 이용해 지구 위 위치를 나타내듯 두 각도를 이용해 회전의 중심으로 잡을 축을 찾고 그 축에 대한 회전각도를 적어주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숫자 셋이 필요하죠(위도, 경도, 회전각). 중요한 것은 숫자 셋이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더 보기 쉽게 SO(3) 집합의 한 원소를 나타내는 방법은 오일러 각입니다. 오일러 각은 축 세 개를 지정하면 각 축에 대한 회전만으로 모든 회전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마찬가지로 숫자 셋(회전각 세 개)으로 모든 회전을 나타낼 수 있지요. 흔히 보는 자이로스코프에 회전축이 단 세 개만 존재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File:Gimbal_3_axes_rotation.gif


학부 2학년 역학 시간이나 동역학 시간에는 보통 zxz 오일러 각을 배웁니다. z축을 중심으로 전체를 한번 돌린 뒤 x축을 중심으로 한번 더 돌리고 다시 z축에 대해서 돌리는 것이죠. 보통은 팽이의 움직임이나 인공위성의 자세를 묘사하기 위해서 사용합니다. 반면 항공동역학 시간에는 xyz 오일러 각을 배웁니다. z축을 중심으로 돌린 뒤 y축으로 돌리고 다시 x축으로 돌리는 방법이죠. 다른 각을 쓰는 이유는 이 조합이 항공기의 세 횡운동(yaw, pitch, roll)을 나타내는데 더 편해서입니다.


오일러 각의 문제점은 특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회전 전체의 집합 SO(3)에 대해서 우리는 '비슷한 회전'이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대부분의 회전에 대해서는 비슷한 회전으로 바뀔 때 오일러 각이 연속적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특정 회전에 대해서는 오일러 각이 불연속적으로 변합니다. 이를 두고 Gimbal lock이라 부릅니다. 이 문제가 생기면 제어 프로그램이 맛이 가기 때문에 이 문제를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는 방법도 있어야겠죠.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법은 위에서 처음 제시한 (위도, 경도, 회전각) 조합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택할 경우 3x3 행렬들의 곱셈, 즉 아홉 숫자의 곱을 계산해야 합니다.


다른 방법은 사원수(quaternion)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단 네 숫자의 곱셈만을 이용합니다.




회전을 나타내는 다른 방법: 사원수


사원수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복소수의 확장입니다.[각주:3] 복소수에 단위허수 두개를 더해서 숫자'처럼' 만든 물건이죠. 숫자'처럼'이라고 하는 이유는 행렬처럼 교환법칙( $ab=ba$)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다만 실수에 대해서는 교환법칙이 성립) 해밀턴 경이 아일랜드 왕립학회에 가다 떠올렸는데 마땅한 적을 곳이 없어서 지나가던 다리 위에다 사원수의 기본 아이디어를 새겼다는 일화가 전해지죠.


다리 위에 새긴 공식은 $i^2 = j^2 = k^2 = ijk = −1$ 으로, 단위허수 $i,j,k$ 간의 관계식입니다. 이 관계식으로부터 단위허수 사이의 관계식을 얻을 수 있는데, 가령 $ijk=-1$의 양 변 좌측에 $-i$를 곱하면

\[jk=(-ii)jk=(-i)(ijk)=(-1)(-i)=i\]


를 얻습니다.비슷한 과정을 반복하면 $ij=-ji=k, ki=-ik=j, jk=-kj=i$라는 관계식을 얻습니다.[각주:4]



회전은 크기가 1인 사원수(단위 사원수라 부릅니다)를 이용해 나타낼 수 있습니다.[각주:5] 벡터 $(e,f,g)$를 사원수 $v=ei+fj+gk$로 나타내면 단위 사원수 $q$를 이용해 회전된 벡터 $(e',f',g')$를 $e'i+f'j+g'k=qvq^{-1}$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각주:6] 구체적인 방법은 http://en.wikipedia.org/wiki/Quaternions_and_spatial_rotation를 참조하시는 편이 낫겠네요.


여기에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는데, 크기가 1인 사원수의 집합은 4차원 공간에서 원점으로부터 거리가 1인 구면, 그러니까 3차원 구면이 됩니다( $a^2+b^2+c^2+d^2=1$. 3차원 구면은 $S^3$란 기호를 써서 나타냅니다.) 따라서 우리는 회전의 집합 SO(3)가 3차원 구면 $S^3$의 구조를 가지리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그럴까요?


애석하지만 조금 다른 구조를 갖습니다. 왜냐하면 $q$를 이용한 회전과 $-q$를 이용한 회전이 같거든요. '3차원 구면의 대척점 쌍'에 대해 하나의 회전이 정의된 것이죠. 이는 다음 식으로부터 알 수 있습니다.

\[(-q)v(-q)^{-1}=(-1)qv(-1)q^{-1}=(-1)^2 qvq^{-1}=qvq^{-1}\]


SO(3)란 집합은 '3차원 구면의 대척점 쌍'을 원소로 갖는 것이죠. 이런 공간을 사영공간(projective space) $RP^3$로 부릅니다. $RP^3$는 '4차원 공간의 원점에서 직선을 쏘는 방법'들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회전을 나타내는 사원소들의 집합과(3차원 구면 $S^3$의 구조) 실제 회전을 나타내는 행렬의 집합 SO(3)는(사영공간 $RP^3$의 구조) 구조상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지요. 놀랍게도 이 차이는 우리가 보는 세상이 우리가 보는대로 구성되는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회전의 미묘한 차이와 우주의 구조


지금까지 회전을 나타내는 두 가지 방법(오일러 각/사원수)이 있으며, 이 중 사원수를 이용한 방법은 오일러 각을 이용한 방법보다 실제로는 더 많은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렸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차이는 물리학에서 입자를 구분하는 방식, 그리고 우주의 모습이 지금 이 모습인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선은 회전의 집합을 제대로 규정해야겠지요. 먼저 말씀드렸다시피 3차원 공간에서 회전의 집합은 SO(3)가 됩니다. 하지만 실제 회전에 대응되는 사원수가 나타내는 집합은 SU(2)라고 부릅니다. SU(2)는 3차원 구면 $S^3$의 구조를 가지며, '일반적인 회전 집합' SO(3)에 대해 SU(2)의 두 원소가 SO(3)의 한 원소에 대응되겠죠(사원수 $q$와 $-q$가 같은 회전이므로). 어떤 면에서는 SU(2)라는 집합이 SO(3)라는 집합을 '두 번 덮는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두고 'SU(2)가 SO(3)의 덮개공간(covering space)이다'라 합니다.



이런 수학적인 장난(?)을 하는 이유는 보통은 느끼기 힘들지만 회전은 분명 흔적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이 흔적은 다음과 같은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머플러나 리본처럼) 면을 가진 끈을 준비해 책에 한 끝을 붙이고 다른 끝을 공중 어딘가에 고정합니다. 책을 바닥에 평평하게 두고 한 바퀴 돌리게 되면 끈은 꼬이겠지요. 하지만 '같은' 방향으로 한번 더 돌리면 끈이 풀립니다. 이를 Balinese plate trick이라고 부릅니다. 다음 동영상에서 컵이 계속 위쪽으로 향하도록 한 뒤 회전시킬 때 한 번 회전하면 팔이 꼬이지만 두 번 회전하면 팔이 다시 풀리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죠.



SU(2)와 SO(3)의 2대 1 대응은 '이 차이를 보는가/보지 못하는가'를 나타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홀수 번 회전과 짝수 번 회전을 구분할 수 있으면 SU(2), 구분하지 못하면 SO(3)가 되는 것이지요.


전자나 양성자와 같은 페르미 입자(fermion)는 홀수 번 회전과 짝수 번 회전을 구분하는 입자들입니다. 이 입자들은 한 바퀴 회전할 때 마다 -1이란 부호를 획득합니다. 광자나 중력자(아직 관찰되지 않았습니다)와 같은 보즈 입자(boson)는 둘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이 차이는 상당히 중요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두 입자의 자리바꿈과 두 입자의 회전이 동등하기 때문에 페르미 입자의 '회전을 구분하는 특징'은 파울리 배타원리로 나타나게 됩니다. 파울리 배타원리는 '구분할 수 없는 페르미 입자가 같은 상태에 존재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구분할 수 없는 페르미 입자 두 개가 자리를 바꾸면서 얻는 -1이란 부호가 파동함수의 상쇄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각주:7] 반면 보즈 입자에 대해서는 파울리 배타원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구분할 수 없는 보즈 입자가 같은 상태에 존재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모든 구분이 불가능한 보즈 입자들이 한 상태에 밀집하며, 이를 보즈-아인슈타인 응축이라 부릅니다.


파울리 배타원리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주기율표입니다. 다른 종류의 원자가 서로 다른 화학적 성질을 갖는 이유는 전자가 페르미 입자라서 같은 상태에 두 입자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서로 다른 궤도를 갖고 원자핵을 돌기(물론 엄밀하게 말할 때 '도는 것'은 아닙니다만 다른 궤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문입니다. 만약 전자가 보즈 입자였다면 전자는 모두 가장 낮은 에너지를 갖는 궤도에 안착할 것이고(파울리 배타원리가 이런 '붕괴'를 막습니다) 모두 같은 궤도에 있기 때문에 화학 반응이 일어나지 않겠지요.


또 다른 중요한 결과는 항성 핵과 중성자별의 존재입니다. 연소가 끝난 항성 핵은 가장 안정적인 철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철 원자의 전자들은 페르미 입자이기 때문에 '열운동에 의한 압력' 및 '파울리 배타원리의 효과'를 받아 중력으로 붕괴하지 않습니다. 중성자별은 연소가 끝난 별들의 원자핵이 페르미 입자인 중성자로 변해 마찬가지의 원리로 붕괴하지 않지요. 만약 파울리 배타원리의 효과를 받지 않는다면 이 천체들은 연속적으로 붕괴하여 블랙홀이 됩니다.


우리 모두는 별의 잔해에서 태어났습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탄소나 산소와 같은 원소들은 별들의 핵에서 생성되었으니까요. 파울리 배타원리의 효과로 천체들이 불연속적으로 붕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별들이 불연속적으로 붕괴하면서 핵에서 만들어진 원소들을 우주 공간으로 날려보내고, 이로부터 생명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철 원자로 이루어진 항성의 핵을 지탱해주는 파울리 배타원리의 효과가 중력을 이겨내지 못하는 순간 항성의 핵의 철 원자 핵은 전자를 흡수하며 중성자가 되고, 이 과정에서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에 항성 핵은 붕괴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중성자도 부피를 갖기 때문에 무한히 붕괴하지는 않지요. 원자 핵 밖에서 항성의 중심으로 낙하하던 물질들은 새롭게 만들어진 중성자 핵이라는 벽에 부딪치고 별 밖으로 튕겨나가게 됩니다. 이 과정을 초신성이라 부릅니다. 항성이 연속적으로 붕괴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지요.


우리가 보는 세상이 우리가 보는 모습대로 있는 이유는, 그리고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얼핏 보면 드러나지 않는 회전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소립자들의 존재 때문인 셈입니다.





트위터에 날린 융단폭격을 조금 정리해봤습니다. 융단폭격의 우두머리(?)는 다음 세 트윗:


https://twitter.com/AstralDexter/status/568795182709125120

https://twitter.com/AstralDexter/status/568802072251887616

https://twitter.com/AstralDexter/status/568809524733222912


자이로스코프 이야기를 하려다 하려던 자이로스코프 이야기는 안 하고 샛길로 새어버렸네요 -_-;; 해당 내용을 추가하기는 늦은 듯 해서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1. 정확히는 숫자입니다. 앞으로 각주를 달 내용은 글의 내용과 관련만 있고 흐름과는 상관없는 내용들만 쓸 예정이므로 읽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라서요. 접어둔 내용은 글을 이해하시는 데 필요할 수 있는 정보들입니다. [본문으로]
  2. 3은 사실 연속성(비슷한 벡터는 비슷한 벡터로)과 같이 생각해야 하는 조건입니다. 연속성이란 조건을 날려버리면 '구 하나를 쪼개고 잘 합쳐 둘로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Banach-Tarski 역설을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Banach-Tarski_paradox [본문으로]
  3. 복소수에서 사원수로 확장하는 과정을 이용해서 수 체계를 계속 확장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Cayley-Dickson_construction [본문으로]
  4. 사원수의 경우 Gibbs가 벡터 연산을 개발하기 전까지 물리학의 기본 언어로 쓰일 정도로 물리에 영향을 많이 미쳤습니다. 이후 사원수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간 것에는 geometric algebra란게 있는 모양입니다만 공부해보진 않았네요. 참고로 xyz 단위벡터를 쓸 때 ijk를 쓰는 것은 사원수의 흔적입니다. [본문으로]
  5. 바로 다음 파트에서 다룰 예정이지만, 단위 사원수의 집합은 SU(2)와 동일합니다. [본문으로]
  6. 앞선 각주를 읽으셨고 게이지 장론을 공부하셨다면 회전을 나타내는 방법 중 SO(3)는 fundamental representation에, SU(2)는 adjoint representation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7. 공간이 2차원이 되면 한 바퀴 회전할 때 얻는 부호가 1 또는 -1로 제한될 필요가 없습니다. Anyon이 이런 경우를 다룹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쌍둥이 역설과 관련이 깊은 질문들이 올라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다. 이 글은 대충대충 쓸거라 일반상대론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리며.




쌍둥이 역설이야 다들 아실테니 설명을 제끼기로 하자. 그렇다면 쌍둥이 역설의 기하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약간의 비약을 넣어) 기하적으로 접근하면 '평면에서는 두 직선을[각주:1] 두 번 교차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직선을 두번 교차하게 만드는 방법은 공간을 휘는 것이다. 예컨데 구에서 서로 다른 직선 둘을 그리면 두 점에서 교차하게 된다. 일반상대론에서는 중력이 공간을 휘어주는 역할을 하고, 직선은 중력을 따라 자유낙하하는 물체의 궤적이다. 일반상대론에서 직선의 길이는 자유낙하하는 물체의 고유시간이다.


이제 휘어진 공간에서 두 직선의 길이를 비교해 보자. 가장 간단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은 지구를 이용해 공간을 휜 뒤 A는 지구의 원궤도에, B는 머리 위로 똑바로 던져서 다시 받는 궤도에[각주:2] 놓되 조건을 잘 맞추어서 같은 시간 같은 점에서 출발한 A와 B가 조금 뒤 같은 점에서 다시 만나도록 하는 것이다. 같은 시공간상의 점에서 출발한 두 직선-A와 B가 만드는 시공간상의 궤적-이 다시 한 점에서 만났을 때, 두 직선의 길이는 과연 같을 것인가? (계산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다르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 쌍둥이 역설일까? 물론 아니다. A가 그린 직선과 B가 그린 직선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각주:3] A가 그린 직선의 길이와 B가 그린 직선의 길이가 다른 것이 문제가 될 이유는 없다.


문제를 더 꼬아보자. A가 그린 직선과 B가 그린 직선을 구분할 수 없다면? 그런 종류의 공간으로 더 시터르 공간(de Sitter space: dS)와 반-더 시터르 공간(anti-de Sitter space: AdS)이 있다.[각주:4] 이 공간들 위에서 두 물체 A와 B가 직선을 그리며 운동할 때 A가 그리는 직선과 B가 그리는 직선은 근본적으로 구분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쌍둥이 역설이 생기지 않으려면 (1) A가 그리는 직선과 B가 그리는 직선은 절대로 만나지 않던가(dS공간이 여기에 해당한다) (2) A가 그리는 직선과 B가 그리는 직선이 만났을 때 두 직선의 거리는 똑같아야 한다(AdS공간이 여기에 해당한다).


재미있는 점은 (2)의 경우 A와 B의 상대속도에 무관하게 같은 고유시간 뒤에 다시 만나게 된다는 부분. 이건 다음과 같이 증명할 수 있다. 우리는 A 위에 앉아있다고 하고, B와 C를 준비한다. 이제 B와 C를 (A에 대해) 같은 속력으로 날리되 방향은 다르게 한다. 그리고 공간은 대칭적이므로 B와 C는 동시에 A에 도착하게 된다. 그런데 B와 C 모두 관성운동을 했으므로, 우리는 B나 C 위에 앉아서 이 과정을 구경해도 된다. C에서 이 과정을 볼 경우 A와 B는 일반적으로 다른 속력을 가지고 관성운동을 하므로, 임의의 상대속력을 갖고 출발한 두 관성운동은 항상 같은 고유시간 뒤에 다시 만나게 된다.[각주:5]




결론: 일반상대론에서의 쌍둥이 역설으로부터 'AdS 공간에서의 한 점에서 출발하는 모든 timelike geodesic은 다른 한 점으로 수렴하며, 그 고유길이(고유시간)은 모두 같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P.S. 고전역학에서는 harmonic oscillator가 정확히 똑같은 현상을 보인다. 우주상수를 넣고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구면대칭적인 해를 찾을 때 나오는 답의 $g_{00}$항이 1(또는 convention에 따라 -1)에서 벗어나는 정도를 Newtonian potential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 potential 항이 harmonic oscillator의 potential을 갖는다는 것과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다.

  1. 상대론에서 '중력(0일 수도 있다)만을 받으며 운동'하는 점입자의 궤적은 직선(geodesic - 정확히는 time-like geodesic)이다. 단지 3차원에서 사는 사람의 눈에는 직선으로 보이지 않는 것일 뿐. [본문으로]
  2. purely radial motion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본문으로]
  3. 예를 들어 A와 B는 각각 자유낙하를 하면서 공간의 리만 곡률텐서의 값을 읽어볼 수 있다. A가 읽는 곡률은 일정하겠지만 B가 읽는 곡률은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본문으로]
  4. 관성운동(본문의 직선을 그리는 운동)을 하는 모든 입자가 자신이 정지한 좌표계에서 똑같은 공간을 보려면 시공간의 곡률을 만들어주는 stress-energy tensor가 metric tensor의 상수배여야 한다. maximal symmetry를 가정하면 Lorentz boost에 해당하는 임의의 좌표변환을 하더라도 모양이 변하지 않는게 metric밖에 없기 때문. [본문으로]
  5. 정확한 증명(a.k.a. 수학적 증명)을 하려면 (v의 속력에서 시작했을 때/c=1) 상대속도 0에서 상대속도 2v/(1+v)까지의 모든 운동이 같은 고유시간에 도착한다는 것을 보인 뒤(각도 문제다), 이걸 반복하면 임의의 u<1도 포함된다는 것을 보이면 된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Lense-Thirring effect가 과제로 나와서 이책 저책을 찾아보다가 Fermi-Walker transport란걸 알게 되었다. 검색을 조금 돌려보니까 이런 논문도 나오는데, 이 논문까지 읽을 필요는 없을듯. Fermi-Walker transport의 식은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frac{D_F A^{\mu}}{Ds}=(w^{\mu} u_{\nu}-u^{\mu}w_{\nu})A^{\nu}\] \[\mathbf{u}=\frac{d}{ds}, \mathbf{w}=\nabla_{\mathbf{u}}\mathbf{u}\] \[s \text{ is (natural) parametrisation of the curve; }\mathbf{u}\cdot\mathbf{u}=1\]


notation이 이것저것 섞여있긴 한데 알아들을 분들은 다 알아들으리라 믿고(...)


그래서 이게 뭐냐? 위키백과 항목에는 '평행이동(parallel transport)의 일반화'라고 서술되어 있지만 그 말은 별로 옳지 않아 보인다. 그림으로 보는게 가장 이해하기 편할 듯.



평행이동을 곡면좌표계(curvilinear coordinates)에서 유도하는 과정을 보면 위의 그림이 된다.



그리고 이게 Fermi-Walker transport. 이동시킬 곡선에 평행한 성분은 계속 평행하고 수직한 성분은 계속 수직하게 이동시키는 과정. 따라서 이동시키는 곡선이 '직선'(혹은 측지선-geodesic)인 경우 Fermi-Walker transport는 평행이동과 같아진다. Fermi-Walker transport의 식 유도는 벡터 $\mathbf{A}$를 가져다가 곡선의 접선(tangent)인 $\mathbf{u}$에 평행한 성분과 수직한 성분으로 나눈 뒤 수직한 성분의 변화율을 $\mathbf{u}\cdot\mathbf{A_\perp}=0$을 미분해서 얻으면 된다. 감이 안 잡히면 LPPT Problem book in Relativity and Gravitation의 문제 11.7에서 풀어주고 있으니 그 책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듯. 이 책은 어둠의 경로가 아니더라도 http://www.nrbook.com/relativity/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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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일반물리학2 기말고사에서 양자역학과 (특수)상대론을 다루는 것을 보고 멘붕했는데(전 왜 배운 기억이 없을까요 =_=;;)[각주:1] 채점을 맡은 문제에서 틀린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해설지를 써보았습니다. 스캔 상태가 엉망인 것과 악필인 것은 감안하시고...



sol.pdf





4.(a) 폭이 $L$인 1차원 무한 포텐셜 우물의 내부( $0<x<L$)에서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양자입자가 있다. 양자입자의 바닥상태 에너지가 0이 될 수 없음을 불확정성 원리를 이용해서 간단히 설명하라.


이 문제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대한 이해를 물어보는 문제였습니다. 표준적인 방법은 위치-운동량 불확정성 원리를 이용하는 것인데, 사람에 따라서는 시간-에너지 불확정성을 이용하더군요. 문제는 시간-에너지 불확정성은 위치-운동량 불확정성과는 전혀 다르게 해설한다는 것이지만요(그래서 전부 오답처리).




8. (a) 철수가 광속에 가까운 속력 $v$로 일정하게 달리는 우주선을 타고 먼 별을 향해 여행을 떠난다. 지상에 남아 있는 영희는 철수에게 일정한 간격 $T$로 빛신호를 보내 안부를 전한다. 우주선에 타고 있는 철수는 빛 신호를 얼마의 간격으로 받고 있을까?


평범한 상대성이론 문제입니다. 상대론 문제를 풀 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누구 관점에서 문제를 풀고 있더라?"를 끝까지 기억하는거죠. 이게 엉켜버리면 난리가 나고요. 여러가지 방법으로 답을 구하는 방법을 적어보았습니다.


사실 마지막 '기하학적 풀이'에는 4-벡터를 이용한 해도 적어볼까 했지만 처음부터 설명하는건 무리라고 판단해서 생략. 사실 4-벡터를 내적해서 값을 구하는 짓을 하게 되면 불변량들을 가지고 숫자놀음을 하게 되기 때문에 식이 절대로 엉키지 않습니다. Landau 2권에서 retarded potential을 구할 때 이 방법을 쓰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가장 논리를 따라가기 힘들었던 파트중 하나였죠.

  1. 물론 제가 들은건 1학년 상대로 4-벡터를 가르치던 고급물리였습니다만(다같이 멘붕) 양자는 한 기억이 없어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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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다음 연작 트윗에 대한 보충설명.

 

 

일단 susceptibility라는 뭉뚱그려진 표현(?)은 '하나의 제한조건(에너지가 일정할 것 등)이 걸려있을 때 두 상태함수의 변화비'로부터 유도되는 값들을 말한다. 정압비열은 '압력이 일정할 때 온도의 변화에 대한 엔트로피의 변화비'에 온도를 곱한 값이 되고, 쓰로틀링(throttling)에 등장하는 줄-톰슨 계수(Joule-Thomson coefficient)는 '엔탈피가 일정할 때 압력의 변화에 대한 온도의 변화비'가 된다.

 

\[C_p\equiv T\left.\frac{\partial S}{\partial T}\right|_p=\left.\frac{\delta Q}{\delta T}\right|_{\delta p=0} \\\\C_{JT}\equiv\left.\frac{\partial T}{\partial p}\right|_H\]

 

열역학에서 다루는 기체(물론 액체나 고체, 플라즈마에도 적용되지만 고체를 다룰 경우에는 자화를 다루며 자기장까지 끌려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좀 애매하다. 보통 '무언가를 태우는' 열역학에서 써먹을법한 상태를 가정한다)는 '단 두개의 변수로 상태를 완전히 정의할 수 있다'는 가정이 붙는다. 이건 canonical ensemble의 partition function을 구할 때 온도 T와 부피 V만 주어지면 된다는 사실로부터도 알 수 있고, 더 쉽게는 제1법칙에서 에너지가 단 두개의 열역학적 변수로 적분이 가능하다는 사실로부터 알 수도 있다. 이렇게 '상태를 정해주기 위해 선택한 두 열역학적 값'을 열역학적 변수로 부르기로 하자.

 

열역학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함수를 다룬다. 에너지에 엔트로피와 온도의 곱을 뺀 헬름홀츠 에너지라던가, 에너지에 부피와 압력의 곱을 더한 엔탈피라던가. 이렇게 하나의 상태가 주어졌을 때 그 상태가 갖는 여러 물리적 성질들을 열역학적 (상태)함수라고 부르자. 우리가 열역학에서 관심갖는 대부분의 함수들은 다섯가지 변수(에너지 E, 온도 T, 엔트로피 S, 압력 p, 부피 V)로부터 정의된다. 따라서 임의의 열역학적 함수 f에 대해 이 함수의 변화량은 다음과 같이 전개할 수 있다. f의 정의로부터 미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f=f(E,T,S,p,V) \\\delta f=\frac{\partial f}{\partial E}\delta E+\frac{\partial f}{\partial T}\delta T+\frac{\partial f}{\partial S}\delta S+\frac{\partial f}{\partial p}\delta p+\frac{\partial f}{\partial V}\delta V \]

 

여기에 어떤 장난을 치느냐? 열역학 1법칙을 이용해 변화량을 열역학적 변수 두개로 줄여버린다.

 

\[ \delta E=T\delta S-p\delta V \\\delta T=\left.\frac{\partial T}{\partial S}\right|_V\delta S+\left. \frac{\partial T}{\partial V}\right|_S\delta V \\\delta p=\left.\frac{\partial p}{\partial S}\right|_V\delta S+\left. \frac{\partial p}{\partial V}\right|_S\delta V \\\therefore\delta f=\frac{\partial f}{\partial E}\delta E+\frac{\partial f}{\partial T}\delta T+\frac{\partial f}{\partial S}\delta S+\frac{\partial f}{\partial p}\delta p+\frac{\partial f}{\partial V}\delta V \\\text{ }=\left.(T\frac{\partial f}{\partial E}+\frac{\partial f}{\partial T}\left.\frac{\partial T}{\partial S}\right|_V+\frac{\partial f}{\partial S}+\frac{\partial f}{\partial p}\left.\frac{\partial p}{\partial S}\right|_V\right)\delta S \\\text{ }\text{ }+\left.(-p\frac{\partial f}{\partial E}+\frac{\partial f}{\partial T}\left. \frac{\partial T}{\partial V}\right|_S+\frac{\partial f}{\partial V}+\frac{\partial f}{\partial p}\left. \frac{\partial p}{\partial V}\right|_S\right)\delta V\]

 

참고로 Maxwell relation에 의해 맨 마지막 줄에 등장하는 편미분 넷 중 둘이 같다. 여기서 '세 susceptibility(소괄호로 강조되어 있다)로 임의의 열역학적 상태함수에 대한 편미분을 구할 수 있다'는 중간정리를 얻는다.

 

\[\left. \frac{\partial p}{\partial S}\right|_V=-\left. \frac{\partial T}{\partial V}\right|_S \\\therefore\left. \frac{\partial f}{\partial S}\right|_V=\left[T\frac{\partial f}{\partial E}+\frac{\partial f}{\partial T}\left(\left. \frac{\partial T}{\partial S}\right|_V\right)+\frac{\partial f}{\partial S}-\frac{\partial f}{\partial p}\left(\left. \frac{\partial T}{\partial V}\right|_S\right)\right] \\\left. \frac{\partial f}{\partial V}\right|_S=\left[-p\frac{\partial f}{\partial E}+\frac{\partial f}{\partial T}\left(\left. \frac{\partial T}{\partial V}\right|_S\right)+\frac{\partial f}{\partial V}+\frac{\partial f}{\partial p}\left(\left. \frac{\partial p}{\partial V}\right|_S\right)\right]\delta V\]

 

이제는 편미분을 임의의 함수에 대해서 쓸 차례이다. 원 증명에서는 알파베타감마를 썼는데 귀찮은 관계로 A, B, C라고 하자. 이 값들의 변화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delta A=\left. \frac{\partial A}{\partial S}\right|_V\delta S+\left. \frac{\partial A}{\partial V}\right|_S\delta V \\\delta B=\left. \frac{\partial B}{\partial S}\right|_V\delta S+\left. \frac{\partial B}{\partial V}\right|_S\delta V \\\delta C=\left. \frac{\partial C}{\partial S}\right|_V\delta S+\left. \frac{\partial C}{\partial V}\right|_S\delta V \]

 

이것을 이용해 편미분을 계산할 수 있다. 자세한 계산과정은 간단한 산수니 생략하겠다.

 

\[\left. \frac{\partial A}{\partial B}\right|_C=\left. \frac{\delta A}{\delta B}\right|_{\delta C=0} \\\\\\=\frac{\left. \frac{\partial A}{\partial S}\right|_V\left. \frac{\partial C}{\partial V}\right|_S-\left. \frac{\partial A}{\partial V}\right|_S\left. \frac{\partial C}{\partial S}\right|_V}{\left. \frac{\partial B}{\partial S}\right|_V\left. \frac{\partial C}{\partial V}\right|_S-\left. \frac{\partial B}{\partial V}\right|_S\left. \frac{\partial C}{\partial S}\right|_V}\]

 

자, 저 계산식 안에 있는 모든 항목들은 단 세 susceptibility로 모두 계산할 수 있다. 따라서, 세 susceptibility의 값만 있으면 모든 susceptibility를 알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증명 완료.

 

 


 

 

트위터에서도 말했다시피 이건 통계역학 문제보다는 열역학 문제에 가깝다. 편미분을 얼마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겠다는 문제.

Posted by 덱스터

P. A. M. 디락의 생일 기념으로 The Second Creation(Robert P. Crease, Charles C. Mann, Rutgers University Press, New Jersey, 1996)의 5장 The Man Who Listened의 발췌번역입니다. 디락의 일화를 소개하는데 무게를 두었습니다.


[..]


젊은 과학자들이 첫 논문으로 과학계를 흥분시키고 모든 박사논문이 새로운 분야를 열어젖히던 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디락이었습니다. 양자이론에 대한 반감을 가졌던 아인슈타인이 마지막 고전물리학자라면, P. A. M. 디락(그는 항상 이렇게 서명했지요)은 첫 완전한 현대물리학자였습니다. 1984년 디락의 죽음 직전에 물리학자 실판 슈베버(Silvan Schweber)는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디락은 양자역학의 주요 저자 중 하나일 뿐 아니라 양자전기역학의 개척자이며 양자장론의 주된 설계가이기도 합니다. 삼사십년대의 양자장론의 중요한 발전은 모두 디락의 작업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환경은 그가 지독히 내성적이고 과묵하게 자라나도록 짜인 것처럼 보입니다. 디락은 1902년 8월 2일 영국 브리스톨(Bristol)에서 스위스 출신의 아버지 밑에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반사회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활동이 없었습니다; 디락의 가족은 손님이 없었고, 놀러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자리가 부족했기 때문에 다른 가족들은 부엌에서 식사할 동안 디락은 아버지와 함께 식사했습니다. 아버지는 그가 불어를 배우기 좋을 것이라 생각해 자신과 불어로만 대화하도록 규칙을 만들었는데, 불어로는 자신을 표현할 방법을 못 찾아 조용했다고 디락은 회상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야외에서 홀로 산책하며 보냈던 디락은 질서와 대칭을 좋아했습니다. "내 대부분의 작업은 그냥 공식을 가지고 논 뒤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본 것입니다. 다른 물리학자들도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리적으로 전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는 공식을 가지고 놀며 어떤 아름다운 수학적 관계가 있는지를 살피는 것은 제 특성인듯 합니다. 가끔은 물리적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디락의 아버지는 사회성의 중요성을 무시했지만 좋은 교육의 필요성은 인식했고, 디락의 수학적 재능을 장려했습니다. 역사의 우연으로 이 재능은 더욱 클 수 있었습니다: 나이에 비해 이르게 전쟁으로 징집되어 텅 빈 고등반에 진학했거든요.[각주:1] 디락은 브리스톨 공과대학과 일부를 공유했던 머천트 벤처러 학교(Merchant Venturer's School)을 좋아했습니다. 부분적으로는 그가 거의 평생 이해할 수 없었던 철학과 미학을 중요히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디락은 대학에 진학하면서 수학으로는 직업을 가질 수 없으리라 생각해 공학을 전공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좋은 학생이었으나 분야의 이론적인 부분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실무 훈련은 최악이었죠.


1921년 가을 공학 학위를 끝낸 디락은 직업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재능있는 수학자가 공학과정을 밟는다는 것에 낙담했던 브리스톨 대학의 수학과 교수들은 수업료를 면제해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달리 할 일이 없었던 디락은 그러기로 했지요. 명예 수학과정을 밟던 다른 유일한 학생은 물리에 사용될 수 있는 응용수학을 공부하기로 단단히 결심한 여학생이었습니다. 딱히 확신이 없었던 디락은 그녀의 목표를 따라갔고, 세기의 대 물리학자중 하나는 이렇게 활동을 시작했습니다.[각주:2]


디락은 물리를 무계획적으로 시작했던 때부터 말년까지 수학이 물리 발전의 열쇠라고 보았습니다. 그의 마지막 연설들 중 하나에서 그 신조가 드러납니다. "사람은 수학이 이끄는 방향을 따라야 합니다. [...] 사람은 그 끝에서 시작한 것과 전혀 다른 곳에 도착하더라도 수학적인 착상을 좇아야 합니다. [...] 수학은 물리적인 생각만 따라갔을 때 택하지 않았을 길도 갈 수 있게 해 줍니다"


디락은 브리스톨에서 상대론을 배웠고 매료되었습니다. 이학사를 취득한 후 1925년 케임브리지의 성 요한 대학(Saint John's College)에 진학하였고, 1927년 25세가 되었을 때의 양자역학에 대한 기여로 그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물리학자중 하나라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각주:3]


명성은 그를 크게 변화시키진 못했습니다; 계속 과묵했던 디락을 만난 사람들은 자주 무례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디락은 케임브리지 물리학 그룹의 명예회원이었으나 적은 학생을 키웠고, 학풍을 세우지도 않았으며, 실험가들과 드물게 대화했습니다. 1930년대 말을 실험실에서 보낸 새뮤엘 데본스(Samuel Devons)는 우리에게 말했습니다. "캐번디시 물리학회 모임이란 준격식적인 모임이 격주로 있었어요. 한 강연자가 들어오면 디락은 첫 줄에 앉아 듣곤 했죠. 그는 매우 드물게 입을 열었어요. 가끔 러더포드가 '그래서 이론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찔러보곤 했죠. 러더포드는 이론이 일종의 사색에 불과하고 진짜는 실험에 있다고 믿었죠.[각주:4] 그리고 디락은 앉아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디락은 매우 정확하고 조심스럽게 말했기 때문에 매우 난해했습니다.[각주:5] 양자역학을 강의할 때 그는 강연대 뒤에 서서 그가 쓴 책을 읽어주었는데, 책에 더 이상 명료할 수 없게 적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1928년 라이덴(Leiden)에서 몇 개의 강연을 했을 때 폴 에렌페스트는 디락의 태도에 질려버렸습니다. 그 자리에는 H. B. G. 캐시미어도 있었는데, 회상하길 "(각 강연은) 완벽했습니다. 디락은 버릇대로 누군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별 다른 설명을 하는 대신 매우 침착하게 정확히 동일한 내용을 반복했습니다. 보통은 충분했지만, 에렌페스트가 선호하는 방법은 아니었죠." 에렌페스트는 항상 사람이 어떻게 작업하는지를 보고 싶어했습니다. 캐시미어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한번은 에렌페스트가 디락에게 질문했고, 디락은 곧바로 답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디락은 칠판에 풀어보기 시작했죠. 그는 온 칠판을 자그마한 글씨로 채웠고, 에렌페스트는 그의 바로 뒤에 서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며 외쳤습니다. '애들아, 애들아-이걸 봐라! 이제 그가 뭘 하는지 알겠네!'[각주:6]"


[...]




이 이후는 디락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이젠베르크가 발견한 불확정성 원리를 고전역학의 푸아송 괄호와 연결지어 해석하는 것과(더 보편적인 결과입니다) 양자전기역학의 발견, 디락방정식의 발견을 다루고 있고 디락방정식의 중요한 예측인 반전자의 존재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디락은 처음엔 디락방정식의 음에너지 해를 보고 양성자(당시만 해도 양전하를 가진 입자는 양성자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중성자도 발견되지 않았을 시기죠.)라고 생각했다고 하죠. 그리고 당시만 해도 미국은 예일대의 조시아 깁스[각주:7]를 제외하면 유럽에 비해 급이 떨어졌다고 하네요.

  1. 역주) 시기상으로는 일차대전인데, 이 당시만 해도 전쟁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낭만(?)같은 것이 있던 시절이라 학생들이 적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본문으로]
  2. 역주) 하고 싶은걸 하는게 아니라 할 수 있는걸 하는게 중요하다는 교수님의 일갈이 생각나는군요. 하... [본문으로]
  3. 역주) 디락은 1926년 봄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1년만에 박사라니... [본문으로]
  4. 역주) 책의 다른 부분을 보면 러더포드는 '간단하면서 본질적인 속성을 드러내는 실험'을 중요시했다고 나옵니다. 러더포드 산란 실험은 대표적인 '간단하고 본질적인 속성을 드러내는 실험'이죠. [본문으로]
  5. Dirac spoke so precisely and carefully that he approached the Delphic; (번역이 힘드네요) [본문으로]
  6. Kinder, Kinder! Schaut jetzt zu! Jetzt kann man sehen, wie er es macht! [본문으로]
  7. 사원수 대신 벡터미적분학을 도입했고 통계역학을 완성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과제로 제출했던 논문 리뷰(?)입니다. TeX으로 치느라 살짝 고생하긴 했는데 이쁘게 찍히는 것 보면 고생한 보람은 있네요. (졸업논문 손봐야 하는데 놀고 있냐)


주된 내용은 Landauer의 1961년 논문인 "Irreversibility and Heat Generation in the Computing Process"로 촉발된 계산의 에너지 소모와 이후 Bennett의 논문으로 밝혀진 '계산 자체는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다 - 정보의 삭제가 에너지 소모의 원인이다'를 다룹니다. 원래 과제는 첫 논문만 보면 되는 거였는데 수랏길에 들어서 버렸...=_=;;


처음부터 영문으로 작성했던거라 개인정보만 조금 고쳐서 올립니다.


Computation and Heat - Public.pdf


p.s. '계산의 최소 에너지 소모'를 생각해봤으면 '계산능력의 한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겠죠. 위키백과의 '계산 한계' 항목을 참고하세요. '브레머만 한계'는 양자역학적으로 얻은 '단위질량의 계산기가 행할 수 있는 최고 계산 속도'인데, 재미있게도 비슷한 크기의 제한조건을 '베켄슈타인 한계'와 '정보의 최대 전파 속도'인 광속 c로부터 구할 수 있습니다.(문제를 만들라는 과제도 있었는데 거기에 낸 문제입니다.) 정보를 최대한으로 꾹꾹 눌러 담으면 블랙홀이 됩니다. 그리고 그 정보를 한번에 처리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즉 단일 clock 시간이죠)은 빛이 블랙홀의 지름을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짧을 수 없죠. 상수에 대한 dependence를 구해보면 대충 $\frac{c^2}{\hbar}$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순수하게 고전적인(블랙홀 엔트로피가 고전적인지는 모르겠군요 쿨럭;;) 논의입니다.


p.s.2. 베켄슈타인 한계를 베켄슈타인 본인이 정리한 항목이 있어서 링크 걸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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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양자역학에서 가장 유명한 commutator를 뽑으라면 누구나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를 꼽을 것이다. 아무래도 제일 먼저 발견된 교환이 불가능한 물리량이니까.


[x,p]=xp-px=i\hbar


그런데 왜 i가 붙을까? 고민해본 사람?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린다. 두 측정가능한 물리량 A와 B를 가정하자. 따라서 A와 B는 에르미트(Hermitian) 연산자이다. 적당한 양자책을 잘 공부했다면 이를 설명할 필요는 없을 터(간단하게 말하자면 고유값(eigenvalue)이 실수가 나와야 해서). 한번 유도해보자.


\text{For observables }A,B\\A^\dagger=A, B^\dagger=B \\\\\therefore [A,B]^\dagger=(AB-BA)^\dagger\\=B^\dagger A^\dagger-A^\dagger B^\dagger=BA-AB \\\\\therefore [A,B]^\dagger=-[A,B] \\\\\text{or, equivalently;} \\\exists C(C^\dagger=C),\,\,[A,B]=iC


측정 가능한 물리량의 commutator는 항상 반에르미트(anti-Hermitian) 연산자여야 한다는 결론을 얻는다. 반에르미트 연산자는 단위허수 i를 곱하거나 나눠서 에르미트 연산자로 만들어줄 수 있으니 이제 그 미스테리한 i가 어디에서 튀어나왔는지 알 수 있다.


이제 조금 더 재미있는 명제를 도출해보자.


\text{Assume observables }A,B\text{ and an eigenstate of }A\\\\A\left|a \right \rangle=a\left|a \right \rangle \\\\\text{Then, we get the expectation value of the commutator}\\\\ \left\langle a|[A,B]|a \right\rangle=\left\langle a|AB-BA|a \right\rangle = (a^\ast - a)\left\langle a|B|a \right\rangle=0 \\\\\text{or, equivalently;} \\\\ C \equiv \frac1i [A,B],\;A\left|a \right \rangle=a\left|a \right\rangle \Rightarrow\left\langle a|C|a \right\rangle=0 \\\\\text{for any observables }A, B


아직 이상한 점을 눈치 못챘는가? A에 x를, B에 p를 넣어보자.


[x,p]=i\hbar\\\\\therefore \left\langle x\middle|\frac1i[x,p]\middle|x \right\rangle=\hbar\left\langle x|x \right\rangle=0\\\left\langle p\middle|\frac1i[x,p]\middle|p \right\rangle=\hbar\left\langle p|p \right\rangle=0


?!?!


이 비정합성은 commutator가 identity의 배수이기 때문에 나타난다. 다르게 말한다면, 어떤 한 측정량이 다른 측정량과 만드는 commutator가 identity의 배수로 나온다면 그 측정량의 고유상태(eigenstate)는 그다지 예쁜 성질을 갖지 않으며(예컨데 위치 x의 고유상태나 운동량 p의 고유상태는 L2(Square-integrable)공간에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주의를 기울여 다루어야 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참고로 가장 간단(?)한 양자화 방법은 고전역학에서의 Poisson bracket을 양자역학의 commutator로 해석하는 것이기 때문에(Dirac quantisation 혹은 canonical quantisation) 양자역학의 미래가 골치아프다는 것은 확실해졌다. 양자장론이 괜히 머리 뽀개지는게 아니라니까...

Posted by 덱스터

방학이 끝나감에 따라 멘탈이 허약해지고 있어서 멘탈 강화를 위해 소소하지만 결과가 있는 일을 해보았습니다. 멘탈이 가루가 되어갈 때에는 이렇게 작은 일을 해 보면서 물을 뿌려 단단히 다지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서요.


가끔 교수님들이 링크로 걸어놓곤 하시는 스티븐 와인버그의 글을 옮겨보았습니다. '과학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이라는 말이 붙어있는데, 이건 번역을 안 했네요.


번역에 대한 신조(?)는 '최대한 자연스럽게'라서 의역을 기본으로 채택했습니다. 가령 첫 문단의 중간 쯤 나오는 '익사하거나 이겨내거나'는 'sink or swim'의 번역인데, 도저히 가라앉음과 수영으로는 두음 운율을 맞출 수가 없어서 '이겨내다'란 의역을 사용했습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어 pdf로도 만들어 올립니다.


네 귀중한 교훈들.pdf





수정 - 27 Feb 2014


아래 댓글에서 어떤 분이 지적해주셨다시피, "역사가 당신의 연구에 도움이 될 수도 있기는 하지만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이유입니다"는 "The least important reason for this is that the history may actually be of some use to you in your own scientific work"의 번역문입니다. 직역하면 "역사가 당신의 연구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것은 가장 덜 중요한 이유입니다"이고 의미상으로는 "역사가 당신의 연구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이유들 중 가장 중요도가 낮은 이유입니다"가 됩니다. 그런데 한국어에서는 이런 표현을 쓰지 않죠(...) 그래서 어떻게든 자연스럽게 만드려다 보니 문장이 꼬여버렸네요. 해당 문장은 보다 자연스럽고 의미가 통하는 문장으로 수정하였습니다.




네 귀중한 교훈들(Four golden lessons)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


제가 학부 졸업장을 받았을 때 - 백 년은 전이었던 것 같은데 - 물리학은 구석구석까지 살펴본 뒤에야 나만의 연구를 시작할 수 있는 드넓은 미지의 대양같았습니다. 어떻게 남들이 했던 일을 모르고서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 운 좋게도 대학원 첫 해에 만난 선배 물리학자들께서는 일단 연구를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알아야 할 것들을 익히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익사하거나 이겨내거나였지요. 그리고 놀랍게도 이 방법이 먹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빠른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 제가 물리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는데도 말이지요. 하지만 저는 한 가지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을요.


다른 교훈을 바다에 빗대어 말해보자면, 익사하지 않고 파도를 이겨내고 있는 한 더욱 거친 파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1960년대 후반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에서 교직을 맡고 있을 때 한 학생이 제 전공인 기본입자(elementary particle physics)보다는 일반상대론(general relativity)을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일반상대론이 매우 잘 정립된 학문인 반면에 다른 하나는 엉망진창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였지요. 제게는 반대로 행동해야 할 아주 좋은 이유였습니다. 입자물리는 아직 창조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분야였습니다. 1960년대에는 정말 엉망진창이었지만 그 후 많은 이론물리학자와 실험물리학자들은 입자들을 분류하고 모든 것을 (뭐, 거의 모든 것을) 표준모형이라는 아름다운 이론으로 정리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제 조언은 난장판인 곳으로 가라는 것입니다 - 할 것이 있는 곳이니까요.


제 세번째 조언은 아마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 것입니다. 자신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용서하십시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풀 수 있다고 아는 문제들(매우 심술궂은 경우가 아니라면)만 줍니다. 또한, 그 문제들이 과학적으로 중요한가는 상관없습니다 - 수업을 통과하기 위해서 푸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실세계에서 어떤 문제가 중요한지 알기는 매우 어렵고, 지금 이 순간 그 문제를 풀 수 있는지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20세기 초 로렌츠(Lorentz)와 아브라함(Abraham)을 포함한 많은 유명한 물리학자들은 전자에 대한 이론을 세우려 하였습니다. 왜 사람들이 지구가 에테르(Ether)를 통과하면서 일어나는 효과를 감지하는데 실패했는지 이해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했죠. 모두 알듯이, 사람들은 잘못된 문제에 매달리고 있었습니다. 양자역학이 발견되지 않았던 시절이었기에 아무도 전자에 대한 성공적인 이론을 세울 수 없었지요. 190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탁월하게도 운동이 시간과 공간의 측정에 주는 영향이 풀어야 할 올바른 문제임을 알아차렸고, 이 발견은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이어집니다. 무엇이 노력해야 할 올바른 문제인지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실험실이나 책상 위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은 낭비됩니다. 창의적이고 싶다면, 대부분의 시간을 창의적이지 않은 채 보내는 데, 혹은 지식의 대양에서 정체하는 데 익숙해져야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조금이라도 과학사에 대해, 최소한 몸담고 있는 과학 분과의 역사에 대해 배우십시오. 역사가 당신의 연구에 도움이 될 수도 있기는 하지만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사실 중요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각주:1] 예컨대,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에서 시작해 토마스 쿤(Thomas Kuhn)과 칼 포퍼(Karl Popper)와 같은 철학자들이 제시한 과학에 대한 과하게 단순화된 모형들은 이따금 그 모형을 믿는 과학자들을 방해하곤 합니다. 과학철학에 대한 가장 좋은 해독제는 과학사에 대한 지식입니다.


더 중요한 이유는 과학사를 익혀 자신이 하는 일을 더 가치있게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자가 되어 부자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친구들과 친척들은 보통 하고 있는 일을 이해하지 못할테고요. 더군다나 기본입자물리학과 같은 분야에서 일하게 된다면 당장 유용한 일을 한다는 보람조차 없습니다. 하지만 하고 있는 일이 역사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을 아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습니다.


100년 전인 1903년을 되돌아봅시다. 1903년 대영제국의 국무총리가 누구였는지, 혹은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누구였는지가 지금 얼마나 중요합니까? 정말 중요한 일은 맥길 대학교(McGill University)에서 에른스트 러더포드(Ernest Rutherford)와 프레더릭 소디(Frederick Soddy)가 방사능을 연구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당연하게도!) 실용적으로 응용할 수 있었지만 더욱 중요했던 것은 이 연구가 가진 문화적인 함의였습니다. 방사능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서 물리학자들은 어떻게 태양과 지구의 핵이 수백만 년이 지난 후에도 뜨겁게 유지되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지질학자와 고생물학자들이 지구와 태양의 긴 나이에 대한 과학적인 반론이라고 여겼던 주장이 사라졌지요. 이후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은 성경을 문자 그대로의 진실로 믿는 것을 포기하거나 지적 무책임함으로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 작업은 갈릴레오(Galileo)와 뉴턴(Newton), 다윈(Darwin)이 내딛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종교 독단주의(religious dogmatism)의 약화라는 여정의 한 발걸음이 되었지요. 아무 신문이나 하나 집어서 읽어보면 이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자부심을 느낄 만한 세련된(civilizing) 작업입니다.

  1. 오역이라는 의견이 있어 수정하였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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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실험 세시간을 날려먹고서야 오실로스코프를 가로 단위를 2.5us로 잡고 single로 측정한 뒤에 가로폭을 확대하여 가로 단위를 500ns로 확대(A)한 후 오실로스코프를 새로운 값을 측정할 수 있도록 준비(B)했을 때와 2.5us에서 single로 측정한 후 오실로스코프를 새로운 값을 측정할 수 있도록 준비(B)한 뒤 가로 단위를 500ns로 확대(A)했을 때 오실로스코프가 측정한 값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붕괴된 멘탈을 재조립하면서 증가한 엔트로피를 배출해야 할 필요가 있으니 신나게 뻘글을 배출해 보자.




얼마 전 개미 다섯 마리의 다리 수를 세는 초등학교 문제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5*6이라고 적은 답안을 오답 처리했기 때문이었는데, 6*5라고 써야 한다는 해설을 들은 사람들은 대체로 멘붕에 빠지거나 어떻게든 내신 등수를 내야겠기에 점수차이를 만드려고 오답처리를 한 것이라며 교사를 욕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실제로는 곱셈을 가르칠 때 "무엇의 몇 묶음"의 방식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순서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두 숫자의 곱은 순서를 바꾸어도 같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이 오답만큼 황당한 것도 없었으리라.


하지만 물리학(...)의 영역으로 가면 온갖 이상한 것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두 숫자의 곱 또한 얼마든지 괴상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가 있다. 비전공자가 사용한 100가지 경우 중 제대로 사용한 경우는 한가지가 될까 말까 한 불확정성 원리는 정확히는 '한 계(혹은 물체)에서 뽑아낼 수 있는 정보의 한계'를 말한다.


그렇다면 '정보'란 무엇일까? 섀넌은 정보의 양을 '가능한 모든 경우에서 얼마나 좁은 경우의 수로 좁힐 수 있는가'를 이용해 정의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사람을 찾을 때 '그 사람은 태어났다'라는 명제는 전혀 정보로서의 가치가 없지만, '그 사람은 90년에 태어났다'라는 명제는 어느 정도 정보로서의 가치를 가지며, '그 사람은 90년 4월에 태어났다'라는 명제는 더 많은 정보로서의 가치를 갖는다는 식이다. 물리학에서도 비슷한 식으로 '한 계의 정보'를 정의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철학에서는 (참고로 아리스토텔레스의 physics를 '물리학'으로 번역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올바른 번역은 '형이하학'이다) 한 물체의 위치만 주어지면 미래에 그 물체가 어떻게 운동할지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가정했다. 한 계의 정보로 '위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한 물체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그보다는 더 많은 정보가 있어야 했다. 갈릴레이는 '운동' 또한 위치만큼 중요하다(물리학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값들은 변하지 않는 것-불변량-과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보존량-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갈릴레이는 운동이 보존량이라는 것을 사고실험으로 증명했다)는 것을 논증했고, 뉴턴은 운동을 '한 계의 정보'에 포함시켰다. 따라서 뉴턴의 유산인 고전역학에 따른다면 '한 계의 정보'는 '위치에 대한 정보'와 '운동에 대한 정보' 두 가지 모두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오늘 이 시각에도 지구 어딘가에서 오용되고 있을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로 돌아가 보자. 파울리는 한 편지에서 불확정성 원리를 "'운동을 보는 눈'만 뜨거나 '위치를 보는 눈'만 뜰 수는 있지만 둘 다 뜰 수는 없다니!"라고 표현했는데, 이건 위치에 대한 정보와 물체의 운동에 대한 정보 모두를 얻어낼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렇게 한 계에서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어낼 수는 없더라도 양자역학에 따르면 충분히 완벽하게 그 계의 미래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불확정성 원리의 '확정'은 "미래는 확정지어져 있다"의 확정이 아니라 "상자에 들은 공의 갯수를 확정지을수 없다"의 확정이다. 하이젠베르크는 "xx의 값은 XX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이지, '미래는 모르는 것이다'와 같은 약 파는 소리(..)를 한적은 없다.


그렇다면 앞선 초등학교 수학 문제와 불확정성 원리의 관계는 무엇일까? 불확정성 원리의 수학적인 표현은 순서를 바꾸어 곱한 두 숫자의 차이로 나타난다. q를 위치를 나타내는 수로, p를 운동을 나타내는 수로 쓴다면 'qp-pq=i'가 불확정성 원리의 수학적 표현이다. 보다 쉽게 말한다면, 물리학에서는 q에 p를 곱하는 것과 p에 q를 곱하는 것이 같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생각하기 쉬운 예시는 수1에서 많은 골치를 썩였을 행렬이 있다. 2X3 행렬에 3X2 행렬을 곱하면 3X2 행렬에 2X3 행렬을 곱한 값과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곱하는 순서가 중요한 숫자들은 불우하게 생을 마감한 수학자 아벨의 이름을 따 비아벨(nonabelian) 수라고 부른다.


한편 물리학자들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를 다음과 같이 해석하기도 한다. "A를 먼저 측정한 후 B를 측정하는 것과 B를 먼저 측정한 후 A를 측정하는 것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이것은 물리학자들이 이 값들을 일종의 함수로 이해하고, 이 값들의 곱을 고등학교 수학에서부터 다루는 함수의 합성-f(g(x))는 x를 함수 g에 넣어 얻은 값을 다시 함수 f에 넣어 얻는 값을 말한다-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위의 예시를 그대로 따온다면 pq를 'q를 잰 뒤 p를 잰다'로, qp를 'p를 잰 뒤 q를 잰다'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물리학자들은 'qp-pq=i'란 식을 'p를 잰 뒤 q를 잰 것과 q를 잰 뒤 p를 잰 것의 차이는 i이다'라고 이해한다.


이는 어떤 일을 수행하는데 순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슈퍼맨이 되려면 쫄쫄이 위에 팬티를 입어야지 팬티 위에 쫄쫄이를 입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최근에 본 강철남-Man of Steel-에서는 붉은 삼각팬티가 사라지긴 했지만). 이렇게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상태로 오게 되었는가가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로의존성이라고 부른다. 물리학에서는 강자성체의 자기이력곡선(말만 어렵지 철이 자석되는 것을 말한다)이 대표적인 예이긴 한데, 너무 물리 이야기만 했으니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보다 극명하고 피부에 와 닿는 경로의존성이라면 단연 대통령제를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서구에서는 꽤나 잘 정착된 이 제도는 몇몇 국가에서는 전제군주정의 현대적 변형으로 정착되어 있는데, 제도가 동일한데 결과가 다르다면 그 국가가 거쳐 온 역사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 외의 적절한 설명은 없어 보인다. 과거가 현재를 만들었고 현재를 너머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랑하고 있는 여러분, 애인의 과거가 신경쓰인다면 그 과거가 있었기에 지금 사랑하고 있는 현재의 애인도 있는 것임을 이해하려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결론이 무언가 이상한 것 같긴 하지만.

Posted by 덱스터

2013. 12. 15. 19:02 Physics/Concepts

Dirac Equation(1)

디락방정식을 기억만으로 재구성해보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조금 정리할 필요가 있다 생각되어 쓰는 글.


디락방정식의 도입 동기는 매우 간단하다. 그 이전까지 제시된 방정식들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 슈뢰딩거 방정식은 시간과 공간을 같게 다루지 않으며(공간에 대해서는 이계미분, 시간에 대해서는 일계미분), 클라인-고든 방정식은 시간에 대해 일계가 아니라는 문제가 있다. 시간에 대해 일계가 아니면 갖는 문제는 초기조건을 충분히 주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시간에 대한 미분은 위상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데, 위상의 차이는 측정할 수 있어도 위상이 변하는 속도는 측정할 방법이 없기 때문.


\text{Schroedinger equation: derivatives on time and} \\\text{space are not treated on a equal footing.} \\i\hbar\frac{\partial}{\partial t}\Psi=\left[-\frac{\hbar^2}{2m}\frac{\partial^2}{\partial x^2}+V(x) \right ]\Psi \\\\\text{Klein-Gordon equation: the equation treats time} \\\text{as a second order derivative.} \\\left[\frac{\partial^2}{\partial t^2}-\frac{\partial^2}{\partial x^2}+m^2 \right ]\Psi=0\text{ (natural units)}


디락이 생각한 해는 상당히 간단하다. 클라인-고든 방정식에 제곱근을 취하는 것.


\text{Dirac's solution: take the root!} \\\^H=i\frac{\partial}{\partial t}\;,\;\^p=-i\frac{\partial}{\partial x} \\\\\left[-\frac{\partial^2}{\partial x^2}+m^2 \right ]\Psi=-\frac{\partial^2}{\partial t^2}\Psi\text{ (natural units)} \\(\^p^2+m^2)\Psi=\^H^2\Psi \\\\\Rightarrow(\alpha\cdot\^p+\beta m)\Psi=\^H\Psi


이러면 \alpha\beta에 대해 다음과 같은 10개의 관계식을 얻는다.


\begin{matrix} \alpha_i\alpha_j+\alpha_j\alpha_i=2\delta_{ij} & \cdots\text{ 6 equations}\\ \alpha_i\beta+\beta\alpha_i=0 & \cdots\text{ 3 equations}\\ \beta^2=1 & \cdots\text{ 1 equation} \end{matrix}


일단 \alpha\beta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숫자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제곱해서 1이 되며 다른 숫자와 곱했을 때 0이 되는 복소수는 없기 때문. 따라서 이 녀석들은 행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제곱을 할 수 있으므로 행렬 중 정사각행렬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정사각행렬 중 몇 짜리 정사각행렬을 써야 할까? n\times n 행렬은 모두 n^2개의 자유도를 갖는다. 그런데 위에서 최소한 10개의 조건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으므로, 최소한 4\times4행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되면 6개의 자유도가 남는데, 이 자유도는 어디에 쓸 수 있을까? 다시 원래의 디락방정식으로 돌아와 보자.(틀린 설명입니다.) 미분은 좌표계를 바꾸면 변하게 되어 있으나 정지질량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식을 좀 더 깔끔하게 쓰려면 다음과 같이 정리하는 편이 낫다.


\text{Dirac equation} \\(-i\alpha\cdot\nabla+\beta m)\Psi=i\frac{\partial}{\partial t} \Psi \\\beta m \Psi=i\left[\frac{\partial}{\partial t}+\alpha\cdot\nabla \right ]\Psi \\=i\left[\frac{\partial}{\partial x_0}+\alpha_1\frac{\partial}{\partial x_1}+\alpha_2\frac{\partial}{\partial x_2}+\alpha_3\frac{\partial}{\partial x_3} \right ]\Psi


약간의 불만사항: 질량은 변하지 않는데 쌩뚱맞은 \beta가 붙어 있다. 양 변에 \beta를 곱해서 좀 더 보기 쉽게 만들어주고, 남는 6개의 자유도를 이용해(틀린 표현입니다) 이 숫자들에게 추가적인 제한조건을 걸어주도록 하자. 이 제한조건은 '로렌츠 변환을 만족할 것'. 로렌츠 변환은 결국 4차원에서의 회전에 해당하기 때문에 4C2=6개의 제한조건을 의미한다. 남은 6개의 자유도를 완벽하게 구속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text{Multiply each side by }\beta \\m \Psi=i\left[\beta\frac{\partial}{\partial x_0}+\beta\alpha_1\frac{\partial}{\partial x_1}+\beta\alpha_2\frac{\partial}{\partial x_2}+\beta\alpha_3\frac{\partial}{\partial x_3} \right ]\Psi \\\\\text{Redefine the numbers: Introduce the }\gamma^\mu\text{ matrices.} \\\gamma^0\equiv\beta,\;\gamma^i\equiv\beta\alpha_i \\\Rightarrow\gamma^\mu\gamma^\nu+\gamma^\nu\gamma^\mu=2g^{\mu\nu} \\\\\text{Introduce more restrictions (six) to impose} \\\text{covariance under Lorentz transforms.} \\L^\mu_{\;\nu}\equiv\frac{\partial x'^\mu}{\partial x^\nu},\;L^{\;\;\mu}_{\nu}\equiv (L^\nu_{\;\mu})^{-1}=\frac{\partial x^\mu}{\partial x'^\nu} \\\\x^\mu\to x'^\mu=L^\mu_{\;\nu} x^\nu,\;\partial_\mu\to\partial'_\mu=L^{\;\;\nu}_{\mu}\partial_\nu \\\gamma^\mu\to\gamma'^\mu=L^\mu_{\;\nu}\gamma^\nu \\\\\Rightarrow \gamma^\mu\partial_\mu\to\gamma'^\mu\partial'_\mu=L^\mu_{\;\nu}L^{\;\;\nu}_{\mu}\gamma^\nu\partial_\nu=\gamma^\mu\partial_\mu


이렇게 로렌츠 불변 형식의 디락방정식이 완성된다.


\text{Thus, the Dirac equation in its final form} \\\text{nicely incorporates Lorentz covariance.} \\\\m\Psi=i\gamma^\mu\partial_\mu\Psi\Rightarrow(i\gamma^\mu\partial_\mu-m)\Psi=0 \\\\(i\gamma^\mu\partial_\mu-m)\Psi=(i\gamma'^\mu\partial'_\mu-m)\Psi





나중에는 디락방정식의 감마행렬에 대해 클리포드 대수란 말이 나오게 되는데(기본적으로는 anticommute하는 숫자들에 대한 대수를 의미한다. n-form이 한 사례) 아직은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정리해봤다. 조금만 더 만지작만지작 거리면 spin이 자기모멘트를 나타낸다는 것과 g-factor가 2가 된다는 것도 보일 수 있는데(처음의 \alpha\beta를 쓰는 형식에서 운동량을 canonical momentum으로 바꾼 뒤 제곱해서 정리하면 자기장과 내적한 꼴의 에너지 항을 얻는다) 그것까지 하기는 귀찮다. 언젠가 (2)를 쓰게 되면 그때나...


사실 목적은 기억만으로 수소원자를 푸는 것이었는데(디락방정식을 이용해서 수소원자 모형을 풀면 답에 자연스럽게 fine structure까지 포함된다) 어디선가 헤매고 있다. 일단은 디락 양자역학 책을 열어봐야 하나.


공부합시다!




수정(24 Dec 2013)

감마행렬이 4X4 행렬이라는 논리전개과정이 매우 불분명해서 제외. 대수학을 좀 더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엉엉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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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역학 시험결과가 나왔는데 광자의 화학포텐셜(chemical potential)이 0이라고 가정했다고 점수가 까인 것 때문에 까칠모드로 전환해 써 보는 글. 완벽히 고전적으로 할 경우 어디까지 갈 수 있나 해 봅시다.




1. 먼저 진공이 차 있는 실린더를 가정합니다. 실린더 안은 전자기파로만 채워지고 양자역학적으로 말하면 photon gas에 해당하는 radiation continuum으로 채워진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광자'라는 개념 자체가 없으므로 광자의 수 dN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2. 실린더 안의 radiation continuum을 설명할 때 쓸 변수를 T와 V로 고정하고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가정합니다.


3. 여기까지의 가정에서 다음 두 정리를 얻습니다.


3.1. 에너지 U는 extensive variable입니다. 따라서 같은 extensive variable인 V에 대해 선형적으로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U/V=u(T)라는 결론을 얻습니다. 엔트로피 S 또한 extensive variable이기 때문에 부피에 선형적으로 비례하고 S/V=s(T)라는 결론을 얻습니다.


3.2. 압력(있다고 가정할 경우) p는 intensive variable입니다. 따라서 V와는 무관한 변수여야 하며, p=p(T)를 얻습니다.


4. 상태방정식 u=3p를 얻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제일 까다로와 보이네요. 일단


4.1. 상대론적인 물질은 E/P=c라는 방정식을 만족합니다. 여기서 P는 운동량입니다.


4.2. 임의의 방향으로 분포된 P로부터 압력을 구하면 p = Pc/3V를 얻습니다.


dP_\text{avr}=\frac{(dA \times cdt\cos\theta)\times(P/V\times\cos\theta)\times(\sin\theta d\phi d\theta)}{2\pi} \\\\\text{average momentum passing through an area element}\\=\frac{(\text{swept volume})\times(\text{momentum component per volume})\times(\text{solid angle})}{\text{solid angle of half-sphere}}


통과한 평균 운동량 = (면적 * 통과한 수직길이 = 통과한 부피) * [(단위부피당 존재하는 운동량의 크기) * 면에 수직한 성분을 위한 코사인] * (고체각 성분) / (반구-한쪽 방향만 생각하므로-의 고체각)


넘어가면서 phi에 대한 부분은 적분으로 날려버립니다.


dp=\frac{dP_\text{avr}}{dA\times dt}=\frac{Pc}{V}\cos^2\theta\,d(\cos\theta) \\\\\text{contribution to pressure}\\=\frac{\text{momentum flux contribution}}{\text{area element}\times\text{time elapsed}}\\\\0\leq\theta\leq\pi/2


압력을 구하기 위해 적분하면 p = Pc/3V를 얻네요.


4.3. 에너지를 집어넣습니다. P=E/c=U/c에서 p=U/3V=u/3을 얻습니다.


5. 위의 과정을 통해 U/V=u(T)와 p=u(T)/3을 얻습니다. 독립적인 변수는 T와 V 뿐입니다. 따라서 열역학 제 1법칙을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dU=TdS-pdV=T\left[ {\left. \frac{\partial S}{\partial T}\right|}_V dT +{\left. \frac{\partial S}{\partial V}\right|}_T dV \right]-pdV \\\therefore dU=T{\left.\frac{\partial S}{\partial T}\right|}_VdT+\left[T{\left. \frac{\partial S}{\partial V}\right|}_T-p \right]dV


5.1. dT=0으로 두면 s = 4u/3T을 얻습니다.


{\left. \frac{\partial U}{\partial V}\right|}_T=u(T)=T{\left. \frac{\partial S}{\partial V}\right|}_T-p=Ts(T)-p(T) \\\therefore u+p=\frac43u=Ts \\\therefore s=\frac{4u}{3T}=\frac{4p}{T}


6. 비열을 구해 봅시다. 정적비열은 다음과 같이 구합니다.


c_V=\frac1V {\left. \frac{\partial U}{\partial T}\right|}_V=\frac TV{\left. \frac{\partial S}{\partial T}\right|}_V=\frac{4T}{3V}{\left. \frac{\partial (U/T)}{\partial T}\right|}_V=\frac{4T}{3V}\left[{\left. \frac1T\frac{\partial U}{\partial T}\right|}_V-\frac{U}{T^2}\right] \\\therefore c_V=\frac43 c_V - \frac{4U}{3VT} \\\\c_V=\frac{4u}{T}=3s=\frac{du}{dT}


6.1. 정압비열은 구할 수 없습니다. 압력이 온도에 대한 함수로 나오기 때문에 압력을 고정한 채로 온도를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죠.


7. 마지막 결과를 조금 꼬아 봅시다. 그러면 고전적으로 스테판-볼츠만 법칙(Stefan-Boltzmann law)을 얻을 수 있습니다.


c_V=\frac{du}{dT}=3s=\frac{4u}{T} \\\\\therefore \frac{du}{u}=\frac{4dT}{T} \\\\\ln u=4\ln T +C \Leftrightarrow u=AT^4




스테판-볼츠만 상수는 구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스테판-볼츠만 상수에는 플랑크 상수가 들어가기 때문이며 플랑크 상수는 양자역학을 도입해야만 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번까지가 문제가 되고 5번부터는 위키백과에도 나오는 별로 특별할 것은 없는 문제.(신나게 유도해놓고 혹시 있나 해서 찾아봤더니 있었죠...=_=;;)


상대론적인 에너지와 운동량 관계식을 제외하고는 전부 고전열역학적 취급입니다. 양자 가설은 코빼기도 안 비치고, 굳이 태클을 건다면 4.2에서 kinetic theory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Posted by 덱스터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에 계신 많은 물리 전공자 분들께 질문을 날려보았습니다. 답변을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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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가 뭔가 놓친 것 같은데 제 타임라인의 물리에 목숨 건 여러분들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주제는 '특정 파장의 레이저로 물질의 온도를 몇 도 까지 올릴 수 있는가'. 구글 스칼라로 "laser heating limit"을 검색해봤는데 관련있어 보이는 검색결과는 안 잡히네요(문헌조사가 두뇌 가동 알고리즘에 누락되어 있다는 뼈아픈 지적을 계속 받고 있어서 트레이닝중...).


왜 이런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는가는 생략하고(전혀..까지는 아니지만 다른 문제에서 파생된(?) 문제라서요) 단순하게 '레이저의 세기가 물질의 복사에너지와 일치하는 시점에서 온도의 상승이 멈춘다'고 할 경우 다음과 같은 사고실험을 해 볼 수 있지 않느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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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무리 낮은 온도의 복사체라도 얼마든지 높은 에너지의 광자를 방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온도 T를 가진 한 복사체를 포물면거울의 초점에 두고, 반사되어 평면파로 바뀐 복사광을 회절 격자에 쬐어 스펙트럼으로 나눕니다. 그 중 특정 파장에 해당되는 빛만 취하고 나머지는 거울을 이용해 되돌려보냅니다. 유사 레이저를 만드는 거죠. 좀 더 그럴듯하게 하고 싶으면 편광판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요. 어쨌든 이것을 '온도 T의 유사 레이저 발진기'라고 부릅시다.


'온도 T의 유사 레이저 발진기'를 병렬로 연결합니다. 그러면 나오는 유사 레이저의 세기를 얼마든지 올릴 수 있겠죠(쓰다 보니 자신없어진 부분). 그러면 '온도 T의 유사 레이저 발진기'를 수십만개 연결해서 물체A를 가열하기 시작합니다. 물체A의 에너지는 계속 오르다가 어느 시점에서 평형을 이룰 텐데, 만약 이 평형을 이루는 온도가 레이저의 세기에만 의존한다면 충분히 많은 '온도 T의 유사 레이저 발진기'를 병렬로 연결하는 것으로 물체A의 온도를 T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수많은 '온도 T의 유사 레이저 발진기'로 물체A를 T1(T1>T)으로 가열하는 거죠.


여기서 잠깐. 열역학 2 법칙에 따르면 더 낮은 온도에서 더 높은 온도로 열을 전달할 수는 없습니다(GRE Physics 9277인가에 나왔던 문제라 기억하고 있습니다. 틀렸거든요(...)).


...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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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보이는 '현실적'인 불가능한 부분은 과연 '완벽한 반사체'가 존재하냐는 것인데요, 빛을 반사하는 과정에서 반사체의 온도가 상승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되겠네요.


두 번째로 이렇게 유사 레이저를 제작한다고 해도 그 유사 레이저를 병렬로 연결하면 과연 위상이 잘 맞아들어가서 유사 레이저의 광도가 증가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 경우엔 레이저의 광도에 해당하는 흑체복사온도가 있다는 결론이 나올테니(유사 레이저의 세기는 흑체복사로 방출되는 복사광의 해당 파장에서의 세기 이상은 못 가질테니까요) 레이저의 광도와 온도를 직접적으로 대응시키는 방법이 생기네요. 문제 해결? 그런데 평균이 0인 정규분포를 따르는 변수를 모으면 모을수록 그 합의 분산은 증가하는데 꼭 광도가 어느 정도 이상의 값은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내리는 것이 너무 성급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나머지 하나는 이 이상한(?) 현상을 받아들이고 다른 해석(?)을 하는 것. 물체A의 에너지를 물체A의 온도의 함수로 보고 canonical ensemble처럼 처리해서(온도 T의 reservior와 반응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거죠) 평형상태 온도가 확률이 극대화가 된다는 것을 보이는 것인데(density of state를 고려해야 할 테니 잘 하면 한 계의 엔트로피 계산에도 쓸 수 있겠네요.) 신나는 계산이 기다리고 있죠...=_=;; 어떻게 계산하는가와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것인가는 일단 옆으로 치워 두고...




Rev. 07Nov13


흑체복사에서 벗어나는 radiation의 분포 때문에 물질 내부의 상태는 equilibrium distribution이 아닙니다. 해당 파장의 radiation의 흡수율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는 뜻. 이걸 고려해야 하는데, 이게 말이야 쉽지...=_=;;


더 이상 canonical distribution을 갖지 않는 상태에 대한 연구가 될 듯 합니다.

Posted by 덱스터

'과학과 기술 글쓰기' 수업 과제. 초고 제출한지 한 서너주 되었으니 블로그에 올려 본다. 다음주까지 수정본 제출인데 수정본은 천천히 올리게 될 듯. 쓰고 나서 비평을 맡은 조원들에게 왜 이렇게 길게 쓰냐고 욕먹었다(...). 그런데 내용에 빈 틈이 없게 하려다 보니 이렇게 길어져 버렸(...) 오히려 비평 받은 다음에 내용을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버려서 문제인데, 면담 가면 어떻게 고쳐야 할 지 방향이 잡히지 않을까.


설마 블로그에 올렸다고 카피처리하지는 않겠지?(김광식 교수님 이거 제 블로그입니다 =_=;;)




나무 하나 없는 황량한 벌판을 한겨울의 매서운 칼바람이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벌판 한 가운데 사나운 겨울바람에 맞서며 거대한 구조물을 계속 손보는 형제가 있었습니다. 가문비나무 막대를 복잡하게 얽고 그 위에 얇고 질긴 면직물을 덮어씌운 구조물에 형제는 직접 깎은 프로펠러와 체인으로 연결된 가볍지만 강력한 엔진을 얹었지요. 형제는 세세한 주의사항 모두를 꼼꼼하게 점검하였습니다. 마침내 점검이 끝났습니다. 동생은 그 구조물 안에 탔고, 엔진 시동음이 바람 사이로 퍼져나갔습니다. 구조물은 맞바람을 받으며 달려나갔습니다.


1903년, 12월 17일, 10시 35분. 노스캐롤라이나의 키티 호크. 라이트 형제는 플라이어 1호를 타고 첫 공기보다 무거운 비행(heavier-than-air)에 성공하였습니다.


비행기는 우리 일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객기와 화물기는 빠른 운송 수단으로 이 곳과 해외 사이에 가로놓인 높은 장벽을 낮추어 주는 역할을 하며, 전투기는 끔찍했던 전쟁 이후 강력한 전쟁억지의 수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렇게 비행기 한 번 탄 적 없는 사람이라도 비행기가 가져온 세계의 변화에 휩쓸리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닿을 수 없는 자유의 상징으로만 여겨졌던 하늘은 더 이상 잡을 수 없는 밤하늘의 별이 아니게 되었지요. 비록 기계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요.


비행기는 어떻게 날까요? 실제 비행기를 가지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해 볼 수는 없으니 더 싸고 더 쉽게 볼 수 있는 대용품을 찾아보기로 하겠습니다. 가장 간단한 대용품은 아무래도 종이비행기겠지요. 만들어지는 재질과 크기에서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종이비행기가 잘 날기 위해서 가져야 할 조건은 비행기가 날기 위해서 가져야 할 조건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종이비행기가 잘 날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이 질문에는 모두가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한 단어가 있지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소설 제목과 영화 제목으로도 사용된 말인데, 이 말에는 얼핏 보아서는 못 보기 쉬운 삼단논법이 숨어있지요.


가. 추락하기 위해서는 날아올라야 합니다.

나. 그리고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날개가 있어야 합니다.

다. 그렇기 때문에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습니다.


그런데 날기 위해서는 날개가 있어야만 할까요? 확실히 흔히 볼 수 있는 날짐승들을 살펴보면 모두 날개가 있습니다. 참새, 잠자리, 메뚜기, 쏙독새, 비둘기에 이르기까지(비둘기는 다시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모두 날개를 갖고 있지요. 날려면 날개가 있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많은 비행 연구는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날 수 있는 날개를 만들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날개가 어떻게 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는지에 대한 설명은 이미 많은 좋은 글이 나와 있으니, 여기서는 날개 자체에 대해서만 생각해보겠습니다. 날려면 날개가 있어야 하는데, 반대로 날개가 있기만 하면 날 수 있을까요? 날개가 있지만 뛰어다닐 뿐 날지는 못하는 타조와 같은 새가 있는 것을 떠올려보면 날개가 있다고 무조건 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실험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겠지요. 그러면 다음 그림처럼 비행기를 접어봅시다.




종이비행기를 많이 접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형태로 접은 비행기는 날지 못합니다. 종이비행기를 접어 본 적이 없는 분들은 이 종이를 접어 바로 실험해보시면 되겠지요(대신 다시 읽을 수 있도록 땅바닥이 더러운 곳에서 실험하는 것은 피해주세요). 분명히 날개가 있는데 왜 날지를 못할까요? 그러면 다음과 같이 종이비행기를 접어봅시다.



이렇게 접은 비행기는 자주 보셨겠지요. 실제로 날려보면 이렇게 접은 비행기는 아주 잘 날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날개만 만들어주었던 그 전의 종이비행기보다는 비행기같이 행동합니다(이 종이로 실험하시는 분들은 너무 멀리 날아가지 않게 조심해주세요). 날기 위해서 날개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분명히 날개가 클수록 더 잘 날아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날개의 크기가 줄어든 두 번째 종이비행기가 훨씬 잘 날지요. 이 실험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날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날개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태 날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날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현상은 다소 이해하기가 힘들지요.


물리학자들은 한 어려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좀 더 잘 아는 다른 현상에 견주어보고 그 사이의 공통점을 이끌어내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 버릇으로 전기와 자기가 하나의 힘이라는 것과, 더 나아가서는 수많은 자연현상들이 단 네 가지 힘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게 되었지요. 그러면 이 글에서도 물리학자들의 버릇을 따라 잠깐 동안 종이비행기와는 조금 달라 보이는, 하지만 이해하기는 더 쉬운 예시를 끌어들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넓은 공원이나 뜰에 나가면 부메랑이나 원반던지기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원반을 던질 때, 던지는 방향과 어떤 모양을 이루도록 던지나요? 보통은 원반을 날아가는 방향과 평행하도록 맞추어 던지지 날아가는 방향과 원반의 면이 수직이 되도록 던지지는 않습니다. 왜 수직으로 던지지는 않는 것일까요? 실험해보면 평행하게 던진 원반은 잘 날지만 수직으로 던진 원반은 꽤 큰 저항이 느껴지며 평행하게 던진 원반보다 잘 날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큰 저항이 원반이 날아가는 것을 방해합니다.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면 더 금방 지치는 것처럼, 원반도 더 큰 저항에 더 빨리 날아갈 에너지를 잃는 것이지요.


종이비행기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첫 번째의 날개만 있는 종이비행기는 날릴 경우 조금 나아가다가 머리가 수직으로 들려버리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원반에 비유하자면, 평행하게 던진 원반이 갑자기 수직으로 바뀌어 버리는 것이지요. 이 상태를 실속(stall)이라고 부릅니다. 실속 상태에서는 날개가 비행기가 날기 위해 필요한 힘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하고 커다란 저항만 일으키게 되며, 때문에 비행기에서는 실속이 일어나면 추락할 위험이 매우 높아집니다. 비행기 사고가 가장 일어날 확률이 높은 때가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실속이 간신히 일어나지 않을 정도의 한계에서 비행하기 때문이지요. 한편 두 번째 비행기는 머리를 들기는 하지만 그렇게 높이 들지는 않습니다. 날아가는 도중에 자세가 흐트러질 법도 한데, 절대 실속이 일어나지는 않도록 잘만 자세를 유지합니다. 두 번째 비행기는 어떻게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번에도 물리학자들의 버릇을 따라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다른 예를 보겠습니다. 약수터의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종목 중 하나로 배드민턴이 있습니다. 배드민턴은 셔틀콕이라는 특이한 공을 사용하는데, 코르크에 거위 깃털을 고르게 꽃아 놓은 것이지요. 그런데 셔틀콕이 날아가는 것을 잘 보면 특이한 점을 하나 알 수 있습니다. 편의상 셔틀콕의 코르크 부위를 앞, 깃털이 꼽힌 부위를 뒤라고 부른다면, 셔틀콕은 항상 앞으로 날아간다는 것이지요. 두 번째 종이비행기도 한 방향으로만 나는데(실제로 충분히 강한 힘으로 종이비행기를 뒤쪽으로 날려 보면 어느새 방향을 바꾸어 바른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셔틀콕과 두 번째 종이비행기는 둘 다 앞쪽은 날렵하고 뒤쪽은 부피가 크며 둔하게 생겼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바람 부는 날에 바람에 떠밀려 본 분은 아시겠지만, 공기는 물체에게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힘을 압력이라고 부르는데요, 압력은 물체의 모든 표면에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그 총합을 직접 계산하기는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물리를 하는 사람들은 이 힘이 한 점에 집중되어 있다고 가정하여 계산을 단순화한 뒤 현상을 설명하고는 하는데, 이 점을 압력중심이라고 부릅니다. 압력중심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과 그 세기, 그리고 물체의 모양에 영향을 받아 그 정확한 위치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대체적으로 부피가 큰 쪽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습니다. 앞쪽 보다는 뒤쪽이 부피가 크고 둔하게 생긴 물체는 앞쪽보다는 뒤쪽에 압력중심이 위치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압력중심은 어떻게 자세를 유지하는 역할을 할까요? 이제는 이 표현이 식상해지려고 하지만, ‘물리학자들의 버릇을 따라’, 조금 더 생각하기 쉬운 예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원래 자세로 돌아가려고 하는 물체 중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진자입니다. 진자는 살짝 건드리면 한 점을 중심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에는 건드리기 전의 원래 위치로 돌아옵니다. 진자와 종이비행기의 압력중심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진자는 고정된 축과 추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도록 만들어진 진자의 추에 작용하는 중력은 진자를 원래 자세로 돌아가게 합니다. 진자의 비유에서 추와 중력은 압력중심과 압력에 대응합니다. 그러면 진자의 비유에서 고정된 축에 대응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답부터 말하자면 비행기의 질량중심이 고정된 축의 역할을 합니다. 질량중심이란 압력중심과 마찬가지로 한 점에 한 물체의 모든 질량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그 점입니다. 좀 더 많은 질량을 가진 쪽에 위치하며, 압력중심과 같이 물리학자들이 계산을 좀 더 편리하게 해 보자는 의도에서 생각해내었지요. 두 번째 종이비행기의 경우 앞 쪽을 접어주었기 때문에 더 많은 질량이 앞쪽에 몰려 질량중심이 보다 앞 쪽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런데 질량중심은 어떻게 축의 역할을 하는 것일까요?


물리학이라는 학문(혹자는 과학이라는 학문 체계라고도 하더군요)의 개척자인 아이작 뉴턴은 처음으로 물리학이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책 『프린키피아Principia』에서 세 가지 법칙을 제시하였습니다. 그 중 첫 번째가 바로 ‘관성의 법칙’입니다. 관성의 법칙이란 쉽게 말한다면 (외부에서 힘을 주지 않는 한) 움직이던 물체는 움직이던 그대로 움직이려 하고, 멈춰있던 물체는 멈춰있는 그대로 있으려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한 물체를 던지고 그 물체를 따라가면서 본다면, 그 물체는 상대적으로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연필만 던져보아도 던져진 물체는 회전까지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회전하는 던진 물체를 따라가면서 볼 때, 그 물체는 어떻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까요? 아무래도 물체는 가만히 있고 한 축을 중심으로 계속 회전하는 것처럼 보이겠지요. 이 축이 지나는 점이 질량중심입니다. 질량중심은 한 물체의 질량 전부를 대표하는 점이어야 하기 때문에 관성의 법칙을 더욱 철저하게 지켜야 합니다. 따라서 던진 물체를 따라가면서 보는 동안 질량중심은 가만히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여야만 합니다. 고정된 축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다시 잘 나는 두 번째 종이비행기로 돌아와서, 날린 종이비행기를 날아가는 속도 그대로 따라가면서 본다면 종이비행기의 한 점은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점은 위에서 설명한 질량중심이 되지요. 그리고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압력중심은 종이비행기의 뒤쪽에 위치하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질량중심보다도 뒤에 위치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종이비행기는 날아가는 동안 공기가 날아가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힘을 줍니다. 가슴이 터질 것처럼 뛰어보신 분들이라면 앞으로 내달릴 때 바람이 얼마나 세게 더 이상 못 달리게 하려는지 경험으로 알고 계시겠지요. 전체적인 그림을 다시 한 번 살펴본다면, 흔히 보는 진자를 옆으로 뉘어놓은 구도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력이 진자를 원래 자세로 되돌리려는 것처럼, 공기의 압력이 종이비행기를 원래 자세로 되돌리려고 하는 것이지요.


이 비유는 첫 번째의 못 나는 종이비행기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의 종이비행기는 날개만 접어주었기 때문에 질량중심이 종이비행기의 한 가운데에 위치합니다. 압력중심 또한 특별히 부푼 부분이 없기 때문에 종이비행기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지요. 회전의 중심이 되는 점과 되돌리려는 힘을 받는 점이 일치하게 된 것인데, 이는 진자의 축을 고정하는 축에 다는 것과 같습니다. 추의 정중앙에 못을 꿰어 벽에 박아놓으면 아무리 돌려보아도 원래 자세로 돌아오려 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첫 번째 종이비행기는 처음 날린 자세 그대로 돌아오려 하지 않습니다. 조금 날다가 머리를 들어 그대로 실속을 맞이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이 글에서 종이비행기처럼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아주 사소한 물건에도 복잡한 물리법칙이 작용해서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갖가지 비유를 통해 이 물리법칙들은 매우 달라 보이는 원반, 셔틀콕, 진자에게도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이 글을 읽고 잘 나는 종이비행기를 접는 법을 익힌다고 해도 라이트 형제처럼 내가 타고 날 수 있는 비행기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이 글이 물리학이 어떤 학문이고 얼마나 보편적으로 작용하는지 엿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이 물리학이 어렵기만 한 학문이 아니라 실제로는 매우 재미있고 아름다운 학문이라는 것을 느끼신다면 그것만큼 큰 보람은 없겠지요. 지금까지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실제로는 공기에 의해 힘을 받기 때문에 뉴턴의 제1 법칙은 완벽하게 적용되지 아니하나, 그 힘이 상대적으로 작아 무시할 수 있기 때문에 논의를 그대로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실제 항공기 설계에서는 압력중심보다는 공력중심(aerodynamic centre)라 부르는 점을 이용합니다. 하지만 공력중심은 과도하게 논의가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있어 압력중심으로 글을 이끌어간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덱스터

2013. 9. 29. 17:32 Physics

GRE Physics 문제

검색하면 다 나와요. 그래도 귀찮아하는 사람 있을까봐 올려드립니다.



exam_GR0177.pdf


exam_GR0877.pdf


exam_GR9677.pdf



8677, 9277도 있는데 용량제한에 걸리네요. 앞쪽 두 숫자는 년도입니다. 86-92-96-01-08 순서대로 최신 기출문제. 얼마 전 GRE Physics를 신청하셨다면 0877은 우편으로 왔을 거구요.


실험 기법과 관련된 문제나(푸아송 분포를 이용해 오차범위를 1%로 줄이라는 문제가 있더군요.) 화학자들이 쓰는 기호법이 튀어나오는 문제는 좀 힘들겠지만 다른 건 (학부 수준 공부를 제대로 하셨다는 가정 하에) 쉽게 푸실 수 있을겁니다. 8677이 유난히 어려웠던 것 같은데(990 기준치가 가장 낮고 990 받은 사람도 2%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나머지는 뭐 그냥...


참고로 전체 GRE Physics 응시자 중 990을 받는 사람은 6%정도 된다는 듯 합니다.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서울 안국역 4번출구) 에서 봤는데 답안지에 수험번호 안 적을 뻔 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뭐 그럭저럭 잘 본 것 같습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뭐가 나올지 알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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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3. 9. 20. 23:31 Physics/Concepts

볼츠만 분포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하신 설명이 마음에 안 들어서(...) 처음부터 재구성. canonical ensemble을 이용한다. 다른 말로 계와 주변부(environment) 사이에 에너지 교환만 일어난다는 의미.


계와 주변부의 에너지가 특정 비율로 분배될 확률은 그 분배법이 얼마나 많은 가능한 상태의 수를 갖는가에 직접적으로 비례한다. 사실, 그 확률은 이 상태의 수에만 비례한다는 것이 통계역학의 기본 공리중 하나이다(postulate of equal a priori probability). 총 에너지를 E, 계의 에너지를 \varepsilon이라 하면 그 상태에 있을 확률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P(\varepsilon)\propto \Omega_{e}(E-\varepsilon)\Omega_{s}(\varepsilon)


여기서 \Omega_s는 에너지에 따른 계의 경우의 수, \Omega_e는 주변부의 경우의 수. 그런데 이 식은 쓰기 매우 불편하다. 실제로 다루는 물리량이 \Omega가 아니기 때문. 열역학에서 다루는 물리량은 보통 두가지로 나뉘는데,[각주:1]


1. 강성적 성질(intensive property): 계의 크기와는 독립적인 물리량. 압력, 온도, 밀도 따위. 계의 질량과는 독립적인 성질이라고도 설명한다.[각주:2]


2. 종량적 성질(extensive property): 계의 크기에 직접적으로 비례하는 물리량. 부피, 엔트로피 따위. 계의 질량에 직접적으로 비례하는 성질이라고도 설명한다.


\Omega는 이 둘 중 어느 하나에도 속하지 않는다. 계의 크기가 두배가 되면 \Omega는 제곱이 되기 때문. 따라서 좀 더 사용하기 용이한 물리량은 \Omega의 로그값이 된다.[각주:3] 물리적으로는 다음 식이 더 유용하다는 것.


\ln P(\varepsilon) = \ln\Omega_{e}(E-\varepsilon)+\ln\Omega_{s}(\varepsilon)+c


그런데 이러면 사용하기 너무 복잡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 때 이용하는 것이 주변부의 크기는 매우 크기 때문에 선형으로 근사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다. 로그를 테일러 전개를 사용해 1차식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미분량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바로 \beta


\\\ln P(\varepsilon) = \ln\Omega_{e}(E-\varepsilon)+\ln\Omega_{s}(\varepsilon)+c\\=\ln\Omega_{e}(E)-\frac{\partial\ln\Omega_e(E)}{\partial E}\varepsilon+\ln\Omega_{s}(\varepsilon)+c\\=\ln\Omega_{e}(E)-\beta\varepsilon+\ln\Omega_{s}(\varepsilon)+c


따라서 원래대로 확률을 구하기 위해 지수를 취해주면


\therefore P(\varepsilon)=\exp(\ln\Omega_{e}(E)-\beta\varepsilon+\ln\Omega_{s}(\varepsilon)+c)


또는


P(\varepsilon)\propto\Omega_s(\varepsilon)\exp(-\beta\varepsilon)


를 얻는다. 바로 심심하면 보이는 볼츠만 분포.

  1. 노승탁, 『공업열역학』, 4판, 문운당 을 참고하고 내용 추가. [본문으로]
  2. 이 설명으로부터 뉴턴의 세계관에서는 질량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유추할 수 있다. '질량은 계의 현신'이랄까. [본문으로]
  3. Reif책이 이런 방식으로 서술한다고 기억하는 중. 어쨌든 재미있는 논증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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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달빛이 밝다. 햇볕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일부러 햇볕이 잘 드는 방으로 자리를 잡았더니 어두워야 할 밤에도 햇볕이 든다. 달이 비추어준 빛은 달빛으로 부르는 전통이 있기는 하나 그 빛의 뿌리를 파고들다 보면 태양이 쏘아낸 빛에 도달하니 햇볕이라 불러도 (과학적으로는) 오류가 없을 것이다.

며칠을 고민하게 만들었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은 듯 하다. 와인버그의 『태초의 3분』에는 시안(cyanide: CN)의 흡수 스펙트럼의 얇은 갈라짐으로부터 우주의 온도를 예측하는 부분이 등장한다. 그 작은 차이가 내 눈을 끌었다. 계산해보면 밀리전자볼트 단위의 아주 작은 에너지 차이인데, 이것을 어떻게 물리적 지식으로 계산할 수 있을까?

처음 든 생각은 C-N 결합을 수소원자 모형으로 단순화시켜 이 차이를 fine splitting이나 hyperfine splitting으로 설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세구조상수 계산에 전자의 질량이 사용되고, 여기서는 전자의 질량이 양성자의 질량으로 바뀌어야 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이 설명은 너무 작은 숫자가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가설은 깔끔하게 포기하였다.

다음 가설은 회전운동에너지가 양자화된다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고전역학적으로 각운동량은 회전관성과 각속도의 곱으로 나타나며, 회전운동에너지는 회전관성과 각속도의 제곱의 곱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양자의 영역에서는 각운동량이 양자화되므로, 각운동량의 최소단위인 플랑크 상수를 시안 분자의 회전관성으로 나누면 각속도를 얻을 수 있으며, 이로부터 최소 단위의 회전운동에너지를 계산할 수 있으리란 추론이었다.

지식을 총동원해보기로 했다. 플랑크 상수는 197MeV-fm이고 양성자의 질량은 938MeV, 분자 단위의 길이는 대략 Å정도의 차수이다. 환원질량(reduced mass)으로 취급하면 회전관성은 대략 6GeV-Å^2이고 전자볼트-제곱미터 단위로 나타내면 대략 -11승 정도, 플랑크 상수는 전자볼트-미터 단위로 나타내면 -7승 정도 된다. 따라서 플랑크 상수의 제곱을 회전관성으로 나누어주면 -3승 정도의 전자볼트 단위, 즉 밀리전자볼트 단위의 에너지가 남는다. 시안의 흡수스펙트럼의 미세한 갈라짐의 원인을 찾은 셈이다.

달빛이 밝으니 오랜만에 밝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
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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