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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11.12.31 이런저런 이야기
  9. 2011.11.20 일상의 단면
  10. 2011.09.11 수식 복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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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2011.07.09 근황 2
  13. 2011.06.06 시간을 따라 흘러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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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2011.01.08 짧게 잡소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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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2010.10.22 근황 2
  18. 2010.07.16 Big Bang Big Boom 2
  19. 2010.07.09 책 취향 2
  20. 2010.06.27 트위터나 해볼까

2012. 12. 31. 13:00 Daily lives

일상

글쓰기 참 귀찮다. 페이스북에 잡다하게 끄적거렸던 글들이나 끌어와야겠다. 존나 길어요(...) 위에서부터 시간 역순. 페이스북 타임라인 그대로 타고 내려가는 느낌이라 생각하면 된다.


중국에서는 가족부양의무가 진짜 의무가 되어버린다고...

분명히 산업화 과정에서 서양쪽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겪었을텐데 왜 거기에서는 이런 진통은 겪지 않았던 것인지는 좀 미스테리하다. 계단 하나 하나 밟는거랑 절벽을 오르는 것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나?

일단 자유국가에서 이런 방식으로 법을 들이미는게 그다지 옳다고 여겨지지는 않아서(하지만 시대가 바뀌면 이 감정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국가가 가정의 일에 개입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특히 가정폭력법 등-이 보편화된건 근대의 일이니 말이다.) 실소가 나오는 기사이기는 한데 우리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어서 마냥 편히 웃기도 그렇다. 가정의 부담이었던 것을 국가로 전이하는 복지정책은 고령화사회에서 문제를 일으키기 딱 좋은 방법이라서. 일하는 사람을 늘이는 것이 해답이긴 한데 이게 또 여러가지랑 엮여 있는지라...


오늘 기사. 구체적으로 일하는 사람 늘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하한을 낮추는 것, 나머지 하나는 상한을 높이는 것. 하한을 낮추는 것은 일할 수 있는 최저나이를 낮추는 것인데 대학생이 되려고 목숨을 거는 한국에서는 실업률만 높여주는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고(뭐라고요?) 상한을 높이는 것은 정년 연장. 그런데 명퇴가 보편화된 지금 정년 연장이 의미가 있나?

아테네. 그리스는 오랜 기간 오토만 제국의 지배 하에 있었기 때문에 당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이슬람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강하다고 한다. 때문에 최근 유입되는 외국인 노동자로 이슬람 신자가 급증했지만 아직도 모스크를 짓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특히 동방정교회의 주교가 한 말-난 그 사람들이 유럽을 이슬람화하려 오는 것으로 믿는다-이 기억에 남는다. 그야말로 무조건적인 증오가 있을 때나 가능한 발언 아니던가. 다른 말들도 가관이다. "국경에 지뢰를 심어야 한다. 넘어오다 지뢰를 밟는건 걔네들 사정이고."식의 말은 나치 친위대가 말했다고 해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 이게 한 당의 대변인(deputy)이라는 인물이 한 말이다.

금방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적개심이다. 근세 들어 전쟁의 수가 많이 감소한 이유로 물질적 풍요를 드는 경우가 있는데, 최근의 그리스 경제를 보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인듯 싶다. 조한혜정 교수님께 자연스러운 불확실성마저 회피하고자 하는 현상은 파시즘으로 흐른다고 들었는데 그걸 실제로 보는 드문 경우랄까.(심각한건데 액자 속 그림 쳐다보듯 느끼는 것을 보니 테레비가 사람 많이 망쳐놓았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무차별적인 적개심을 표출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어 한국 경제가 말처럼 잘 나가는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런데 그렇게 보면 대선에서 경제 살리기보다 경제 민주화라는 주제가 부각된 게 미스테리. 물론 고전적인 자유주의 입장에서는 시장경제 정상화가 경제 살리기이니 둘은 같은 명제이지만 우리나라 정치인중에 자유시장주의자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서...(사실 정치사상쪽에나 관심이 많지 실제 정치 구도는 많이 모르는 편이다)


이건 좀 심각한 문제. 우리나라도 인종차별 매우 심한 편에 속한다. 우리야 그 대상이 아니니까 못 느끼는 것 뿐이지. 물고기는 물 밖을 나와봐야 물이 있음을 알 수 있는 법이다.

정치사상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전 자유지상주의쪽. 이 계열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이 아나키즘과도 통하는 면이 좀 있다. 그래서 새누리 민주 할 것 없이 둘 다 까지(전형적인 회색분자...). 참고로 아나키즘은 실현될 수 없는 구조가 내재된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히 설명한다면 사회 자체에도 생명체에 적용되는 자연법칙-적자생존-이 적용된다고 보기 때문에 적자생존에 불리한 이념을 채택한 사회가 유지될 수 없다는 것.

고장난 전기면도기를 가지고 서비스센터에 갔다가 고치려면 아예 내부를 갈아 엎어야 한다고 해서 그냥 왔다. 내년 초에-다음주인데 내년 초라고 하니 엄청 오래 걸리는 것 같다-나 수리가 완료될 것 같다고 하니 한동안은 면도날에 베이는 아침으로 시작할듯 싶다. 조금만 기다리면 환골한 전기면도기로 면도를 할 수 있겠지. 탈태는 힘들겠지만.

돌아오는 길에 잠깐 장이나 볼까 하고 마트에 들렀다가 장바구니가 있어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바로 방으로 가기로 했다. 방까지 올라오는 길에서 원룸 건물 옆에 있는 검은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무언가 해서 잠깐 돌아가 살펴보니 고양이 한 마리. 영혼의 창이라고들 부르는 곳에는 검은 그림자만 있었다. 기분이 좀 찜찜했다. 일단은 장을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에 그 자리를 벗어났다.

사 온 먹거리를 정리하고 나니 다시 고양이 생각이 났다. 묻어주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덮쳤다. 옷을 대충 갖춰입고 슬리퍼를 신은 채 방을 다시 나섰다. 계단을 내려오면서 온갖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고양이는 장바구니를 들고 올라오면서 다시 보았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 앞에 쪼그려 앉으니 보이지 않던 것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것 보다 죽음은 더 깊이 배여 있었다. 눈이 있어야 할 곳에는 그림자가 있었고, 털은 피인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액체로 엉겨있었다. 흙탕물로 머리를 만져주면 비슷한 느낌이 나겠지. 내가 잘 때 취하는 자세-태아자세라고 많이들 부르는 모양이다-를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자다가 동사한 것 같았다. 흙바닥이 시멘트보다는 따뜻하니까.

막상 흙을 파려니 망설임이 앞섰다. 삽이 없으니 맨손으로 땅을 파야 하는데, 전염병의 매개체가 되는 사체를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만진다는 것이 그리 내키지 않았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도중 바로 옆 넓적한 전단지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결국 얼어붙은 땅이 맨손으로 파이겠냐는 자기합리화를 하고는 전단지를 덮어주었다. 한번 더 보고는 다시 방으로 올라왔다. 찝찝한 기분은 아직도 가시지 않았지만.

장자가 죽기 직전에 했다는 말-상황에 맞게 약간의 각색을 한다면, 고양이를 그대로 두었더라면 날파리와 구더기의 놀이터가 되었을테고, 묻어 주었더라면 땅깡아지와 쥐며느리의 공원이 되었겠지-과 장례라는 행위에 대한 말-장례라는 사자를 추모하는 행위가 전세계적으로 발견되지만 그 형식은 매우 다른데, 그 이유는 각 지방마다 기후가 다르기 때문에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사체 격리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 떠올랐지만, 가장 찝찝한 느낌을 많이 주었던 생각은 장자가 아내의 장례식장에서 했다는 일들-장자는 아내가 죽었을 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미x 놈이지만, 한편으로는 어차피 누구나 태어나 죽는 법인데 슬퍼한다고 달라지겠는가 생각하고는 평소 살던 대로 행동하고 있었겠지 싶다.-이었다. 생과 사는 하나인 법인데, 나는 왜 죽음 앞에서 쓸쓸한 감정을 느끼는가.

출가한 사람도 아닌데 그 정도 경지를 바라보는 것은 과다한 희망사항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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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 전까지만 해도 참 다양한 감정들이 마음 속을 떠돌아다녔는데, 막상 글을 쓰고 나니까 그 다양한 감정들 중 일부분만 남고 나머지는 날아가 버렸다. 마치 살아있을 때의 그 생기를 잃어버리는 박제처럼 말이다. 하긴, 글 자체가 말의 박제였으니 모든 것을 담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겠지.

현재 『장자』 읽는 중. 도를 닦읍시다 도는 나위 원쑤(?)

파울로 코엘료는 그 명성이 자자한 소설 『연금술사』에서 이상한 해석 덧붙이는 연금술사들 때문에 한 줄 밖에 안 되는 진리가 이상하게 배배 꼬여 버렸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지금 계절학기를 들으며 씐나게 『논어』를 읽어보니 주석을 안 붙인다는게 말이 안됨을 깨달았다. 말은 박제되면 극히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속성들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잡다한 주석이 필요해지는 것. 덕분에 상상력이 꽃필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론 골치아프다.

가끔 사람들이 '인류는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이 없다'는 자조 섞인 농담을 던지는 것을 보는데 어쩌면 인류는 역사로부터 배우고 싶은 것만 배우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는 방대한 기록의 집합이다. 거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어떤 사실을 추려낼 것인지를 정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방대한 실험 자료 속에서 어떤 값이 잘못되었고 어떤 값을 취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물리학자의 행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물리학자의 기준이 자신이 알고 있는 이론이었다면, 역사가의 기준은 자신이 역사로부터 얻기를 원하는 교훈이라는 점이 다를 것이다. 다만 역사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인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확증편향을 제어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차이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의미랄까.

한편으로는 역사에 대해서는 읽은 것이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밖에 없어서 성급하게 논리를 밀어붙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분명히 내가 취한 관점은 카의 관점-내가 이해한 바로는 역사는 미래로 나아갈 개략적인 방향을 판단하는 기반이라는 주장이다-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말이다. 역사에 대한 입장이 카와는 정반대에 해당하는 역사가들도 있다고 알고 있지만 아직 그들의 글을 읽은 적은 없다. 다만 한 가지 생각나는 관점은 역사는 한 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이라는 중학교 국사 선생님의 말씀 뿐.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설전이 벌어져 끼어들었다가 역사에 대한 말이 튀어나와서 급히 든 생각이다.

본격_역사_무용론.gaesori

이 글과 관련해서 적으려고 하는 글이 있는데(특히 80년대의 경제개발과 박정희 향수에 대해) 적기 매우 귀찮아서 고민. 어차피 역사는 그 집단의 정체성을 규정하기에 박정희 시대에 대한 재평가는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은 타는 것이 원칙. 우리는 이 재평가에 대항해 무슨 소리를 해야 하는가가 주된 내용이 될 듯. 일단은 계절 과제를 합시다...ㅜㅜ

방금 『무연사회』 정독 끝. 두시간 정도 만에 거침없이 읽은 것을 보면 미친듯이 빠져들어 읽은 모양이다. 읽으며 어제 본 「스카이 크롤러」 DVD의 한 장면-동정심은 오히려 모욕하는 것- 이라는 대화도 생각나고(니체도 비슷한 말을 했었는데), 크로스로드 SF 단편선에「천사가 지나가는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단편도 생각나고, 마지막 장에서는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에서 수학자의 절규도 생각나고, 『한비자』의 '선비는 자신의 뜻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는 말도 생각난다.

모두들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해 쓸쓸함을 느끼는 모양이다. 그것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것이라면 더욱. 어차피 한 줌 먼지로 사라져갈텐데 무엇이 그토록 우리를 쓸쓸하게 만드는걸까. 나도 그다지 집착이 강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을 보면 아직은 아닌 모양이다.

난 개인적으로는 죽은 뒤 화장되고 바람에 실렸으면 좋겠다. 날 찾는 사람이 있다면 창문을 열고 밤바람의 손길에 내 온기를 느낄 수 있을 테니까. 물론 어린왕자처럼 별을 보면서 눈을 맞추는 것이 더 로맨틱하니 우주에 흩어지면 더 좋겠지만 의미 없는 먼지보다는 위성 하나가 더 올라가는게 나을테니 선택지에서 배재했다. 한편으로는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날 기억해달라는 소망이겠지 싶은 생각도 든다.

이전에 러닝맨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초능력자 특집을 한 적이 있었다. 등수대로 특수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술래잡기 놀이였는데 다른 것은 기억이 잘 안 나도 확실히 기억나는게 두 가지 있다. 1등은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꼴등은 공간을 재구성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다른 사람들도 시간의 흐름에 거스르는 것-혹은 망각이라는 시간의 힘을 거부하는 것-을 가장 소망한다는 의미일까.

병렬적으로 떠오른 생각을 마구잡이로 적어넣으니 글이 난잡하네. 내일 아침 정리해야겠다.

『무연사회』 감상의 조각이랄까? 어떻게 보면 위의 고양이 이야기와 이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이영도 작가님의 「카이와판돔의 번역에 관하여」가 떠오르는 기사네요. 뉴욕이 전세계에서 온 사람들로 가득해 다양한 언어가 번창하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사라지는 언어의 마지막 사용자가 남겨지는 일종의 '언어의 무덤'이라는군요. 그러면서 한 언어로 남겨진 지식이 다른 언어에 완벽히 번역되기 힘들어 사라져가는 경우가 갈수록 늘어난다고 합니다.


사라져가는 것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말기 환자의 모르핀 투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읽다 보니 예전에 읽다가 중간에 그만둔 소설 속 상황이 생각나네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라는 소설에는 소마(soma)라는 일종의 환각제가 등장합니다. 소설 속에서 사람들은 담배 피듯이 이 환각제를 투여하곤 하죠. 그리고 담배처럼 독성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남주인공인 존이 자기 어머니가 소마에 빠져 살자 왜 그것을 놔두냐고 의사에게 항의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의사는 쿨하게 어차피 여생도 얼마 안 남았으니 짧더라도 고통없는 삶을 사는 것이 고통스럽게 조금 더 연명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말하죠.

안락사 개념도 이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죽음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반사체(半死體)로 연명할 것인지 결정하는 행위니까요. 일반적으로 안락사를 소극적 안락사와 적극적 안락사로 구분하는데, 가망이 없는 치료의 중단으로 인한 죽음을 소극적 안락사로, 더 이상 치료의 희망이 없으므로 죽음을 유도하는 약물 등을 투여하는 것을 적극적 안락사로 분류합니다. 많은 국가에서 소극적 안락사는 인정하는 한편 적극적 안락사에는 살인방조죄와 비슷한 항목을 적용하여 처벌하고 있죠.

한편 안락사라는 개념은 자살하고도 이어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의미있는 삶이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혹은 오히려 생존이 자신의 삶의 의미를 퇴색시킨다고 생각하는 경우 그 삶을 지속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이니까요. 알베르 카뮈가 『시지프 신화』에서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자살이라고 선언했었지요.

한편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구절이기도 한 니체의 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즐거운 지식』에 실린 말이죠. Wir aber wollen die Dichter unseres Lebens sein. 우리는 우리 삶의 시인이고자 한다. 우리는 우리의 시를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할까요. 그 시 한줄 한줄을 읊어나가는 사람들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겠지요.


사람은 죽기 위해 살아가는 법이다. 어떻게 죽느냐를 고민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운명. 누구나 자신이 좀 더 괜찮은 시로 맺어지기를 바라는 법 아니겠는가.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낸 다큐. 개인적으로는 민족이라는 단어를 싫어하는지라 아무래도 비판적으로 보게 되는 효과가 있네.(그것보다는 내가 안티테제적인 성격만 남아있는것도 한 몫 할듯...-_-;;)

박정희 시대의 경제성장이 미국이 주도한 것이며 박정희는 경제성장 전략을 짠 장본인이 아니라는 내용.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닌게 저 당시 미국의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는 공황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경계했다. 독일과 일본이 이차대전 패전국이었어도 빠르게 회복한 이유이기도 하고.

중간의 박정희가 일본에서 한 말은 관계가 없지만 프로파간다 목적으로 넣은 듯한 느낌이다. 현 한국정치에서 양쪽이 제일 크게 내세우는 인물이 각각 박정희하고 노무현인데, 일단 민족문제연구소라면 어느 쪽 성향을 가지고 있을 지 빤히 보이지 않는가.

내용 자체는 생각해 볼 것이 있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정책을 짠 것이 박정희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그 정책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박정희였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 정책에 반대를 하고 반항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행했다는 것.

왜 이런 말을 하냐면 저 당시 군사독재를 했지만 대한민국처럼 미친듯이 경제성장을 한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당장 아프리카의 저 당시 군부독재만 봐도 그 사람들은 자기 뱃속 채우기 급급하느라 쿠데타에 연이은 쿠데타에 시달렸지, 경제발전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까.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내세운 명분이 "혼란에 빠진 국가를 재건한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그 명분에 발목이 잡혀서 실제로 재건을 넘어서 발전까지 이루었다.

물론 반론이 가능한 부분은 있다. 당시 아프리카는 미국에게는 관심 밖의 제3지대였고, 한반도는 자칫 잘못하면 소련으로부터 직접 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는 최전방이었으니 대한민국에 지원을 해 주었을 것이고 아프리카는 그런 것 없이 홀로서야 했다는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사실도 박정희가 경제발전같은건 쌩까고 자기 뱃속만 채우려 했다면 경제발전이 가능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하긴 전혀 경제발전을 할 생각이 없었다면 CIA 요원이 쿠데타를 유도해서 다른 누군가로 지도부를 갈아치웠겠다만 그건 언제까지나 가정이고.

이렇게 말하면 내가 박정희 좋아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 같아 덧붙이자면, 난 박정희 대통령으로 안 본다. 대한민국은 90년대 초까지 전제군주정이었잖아. 윗동네는 아직도 하고 있고.


회색분자의 등장. 대선 전에 올린 글일듯? 그리고 난 대선 투표에서 진짜 회색분자가 되었다 -_-;; 누가 되든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던 것. 그런데 투표 끝나고 대선 결과 나오니까 기분이 급 나빠진 건 함정...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데, 내가 봐도 민주당 대북정책은 뒤통수 한데 후려갈기면서 정신차리라고 일갈을 넣고 싶을 정도로 병맛이지만 그게 종북이란 라벨이 붙을 정도로 국가를 팔아먹는 행위냐는 것이다. 이 글을 쓰고 대선 전에 페이스북 공개로 돌려놨어야 했나...-_-;; 대북정책이 일관적이지 못한 이유는 국민적 합의가 딱히 없다는 것이라는게 내 지론. 헌법상에야 통일을 해야 한다고 되어 있지만 일단 나부터도 그렇고 의외로 통일 해야 하냐는 의문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이전에 유럽우주국(ESA)의 아리안 5호 로켓이 비싸다고 까면서 혜성같이(?) 등장한 SpaceX사의 팰컨9 로켓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 이번에는 반격에 나설지도 모르는 유럽우주국의 이야기입니다. 현재 유럽우주국이 민간 기업 Reaction Engine Ltd.에 새로운 추진체 개발을 의뢰한 모양인데, 이 추진체는 대기권에서는 대기의 산소를 이용하다가(제트기의 제트엔진과 같은 방식이라는군요. 항공기처럼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착륙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대기가 옅은 고도에 도달하면 그때서야 내장된 산화제를 이용하는 방식이랍니다. 이렇게 하면 대기에서부터 산화제를 쓸 필요가 없으므로 필요한 연료의 양을 줄일 수 있게 되지요.

이런 추진체가 완전히 개발된 것은 아니고, 다만 그 첫 단계인 고속으로 흘러 들어오는 대기를 급냉시킬 수 있는 가벼운 열교환기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고속으로 날 때는 공기가 매우 차가운 대기 상층부일텐데(영하 70도까지도 떨어지죠) 왜 냉각장치가 필요한지 궁금하신 분들도 계시겠지요. 공기를 냉각시켜야 하는 이유는 그 공기를 압축하면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공기를 압축하려면 일을 해야 합니다. 다들 풍선 속에 공기를 집어 넣는 일은 해 보셨으니 이게 꽤 힘이 든다는 것은 아시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공기를 압축하는데 쓴 일은 어딘가에는 저장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에너지 보존 법칙이고요. 그러면 이 에너지는 어떻게 저장되느냐 하면 다 열에너지로 저장됩니다. 그래서 공기의 온도가 올라가게 되지요.(여담입니다만 매우 고속으로 날아가는 물체가 엄청난 온도로 상승하는 것이 공기와의 마찰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그 물체가 날아가면서 그 앞에 놓인 공기를 압축하면서 생기는 현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성층권을 날아다니는 여객기는 외부 온도가 매우 낮아도 항공기 내부에 승객들이 숨을 쉴 수 있을 정도의 압력으로 압축하면서 온도가 너무 크게 상승해서 에어콘을 돌리고 있지요.

냉각이 어려운 이유는 겨울날 자고 일어나면 창문에 성에가 서리는 것처럼 냉각되고 있는 입구에 얼음이 껴서 공기가 들어오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연에서는 그런 위험 없이 잘만 냉각하더라 보였다고 하네요.

일단은 훨씬 싼 가격에 우주로 나가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보다는 냉각장치에 더 관심이 갑니다. 이런 급냉장치가요즘 연구되는 램제트나 스크램제트에(이런 추진기관들은 기본 운용 속도가 마하수 5 근처입니다. 전투기들도 일시적으로만 낼 수 있는 최대속도가 마하수 2.5 정도밖에 안되는데 기본적으로 그런 속도에서만 운용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빠른지 그려지시나요? 참고로 오래 전 예산문제로 퇴역한 SR-71이 기본 운항속도 마하수 3인 괴물이었지요. 블랙버드란 별명을 가진 딱 봐도 아 얜 빠르게 생겼다라는 말이 나오는 그 비행기입니다. 초고고도 정찰기인 U-2기가 미사일에 맞고 추락해서-사실 미사일이 안 닿는 고도에서 날아다니는 비행기인데 고도가 너무 높으면 산소가 없어서 엔진이 꺼진다는군요. 하필 그 때 고도가 제일 낮았는데 미사일에 맞았다고...-홧김에 그러면 초고고도에서 총알같이 날아다니는 녀석을 만들자는 생각에 개발되었다고 합니다.)응용되면 이런 추진기관들이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나저나 나로호...ㅠㅠ


나로호 ㅠㅠ 나중에 은하3호 보고 어떻게 윗동네 따위한테 질 수가 있는거지 욕을 한 바가지로 했던 기억이 난다. 애꿎은 하늘아 미안하다 ㅠㅠ

모두들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티벳 이야기입니다. 과연 이번에 새로 구성된 중국 정부가 티벳의 자유를 인정할 것이냐는 질문과 닿아 있죠.

약간 곁다리 이야기를 하자면, 예전 영국에서도 표면적으로는 완전히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비슷한 문제가 있었죠. 아마 8-90년대의 일일텐데 밀려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그들이 살던 사회의 문화를 그대로 유지하도록 다문화정책을 실행했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따로 놀도록 놔둔 이질적인 문화들 사이에 충돌과 슬럼이 크게 증가해서 동화정책을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었지요.

영국이 취했던 다문화정책을 샐러드 그릇으로 표현한다면 중국이 취하고 있는 다문화정책은 용광로라 할 수 있습니다. 중국 문화정책은 하나죠. 하나된 중국. 서로 가능한 다문화정책의 양 극단을 이루고 있는 셈인데, 양쪽 다 적잖은 문제가 있는 듯 싶습니다.

우리나라도 근래에 급격히 다문화국가로 변해가는 중이죠. 어떤 다문화정책을 써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적당한 중용의 지점은 어디일까요?

제가 어릴 적 배우던 교과서에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점에 단일민족국가라는 말이 들어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곁다리지만 중국이 계속 그 '중화사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기는 하다. 언젠가 한번 쓴 대로 무차별적인 융합이 중화사상의 핵심인데 개인의 독립 요구가 갈수록 심해지면 중국으로선 "버틸수가 ㅇ벗다!!"를 외치는 시점이 나타나게 될 테니 말이다. 그 이전에 점차 자유국가로 이전이 일어나려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출간이 50년이 지났답니다. 본 소설은 스탈린 시절 강제수용소의 삶을 다루었고 그 때문에 작가인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소련에서 추방당했다고 하네요. 찾아보니 고향에서는 쫓겨났지만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는 말이 있군요.

모스코바의 외곽에는 1km에 걸쳐 13개의 공동묘지가 있다고 합니다. 37년 8월부터 38년 10월까지 20,760명에 달하는 과학자, 농노, 회계원 등이 여기에서 총살당했다고 하네요. 거기다가 이건 전 소련에 걸쳐 스탈린이 벌인 일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네요.

그러면 스탈린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요? 60여년이 지난 지금, 스탈린에 대한 평가는 48%가 긍정적이라고 합니다. 단 22%만 스탈린 시대를 부정적으로 본다고 하는군요.

무언가 낯설지만은 않은 풍경입니다.


대통령만 봐도 낯설지 않지...-_-;;

예전에 X prize라고 민간 우주관광을 실현시키는 사람에게 건 상금이 있었죠. 결국 그 상은 SpaceShipOne이 타갔습니다. 그렇다고 우주시대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가 하면 아직 우주여행은 억만장자를 넘어선 조만장자나 가능한 일로 여겨지고 있죠.

이번 기사는 미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SpaceX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Falcon 9 추진체 이야기입니다. 여기 주인장이 유럽우주국(ESA-European Space Agency)의 아리안 5 추진체에 도전장을 내밀었답니다. 건방진 건지는 좀 두고봐야 알겠지만 확실히 우주는 우리에게 한발 한발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누가 그 개발 힘들다는 추진체 기술을 민간 기업에서 갖추리라 상상을 했겠어요. 우주왕복선의 마지막 비행으로 저물 것 같았던 우주 개척기는 국가에 의한 우주개발의 황혼이었나 봅니다. 황혼을 지나 밤을 견디고 나면 여명이 찾아오기 마련이겠죠.

그나저나 어릴 적 아리안 로켓이라는 이름을 참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별다른 이유 없이 그저 아리랑과 닮았다고(-_-;;) 좋았더랍니다. 지금 보면 아리안이란 이름으로 꽤 큰 삽질을 한 집단이 있어서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안 드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여간, 아름다운 별들과 함께 좋은 밤 되세요. 꿈 속에서 별들의 바다를 소요하는 즐거움 만끽하시고요.


우주는 언제나 옳습니다. 나로호 좀 제대로 쏴 보자 ㅠㅠ




글은 만족하지 못한 자들이 쓰는 것이다. 내 절규에 물든 절망을 남들도 이해해주었으면 싶은 마음이든, 감당할 수 없는 풍요에서 진공처럼 비어버린 허무를 이야기하고 싶은 감정이든, 넘처 흘러서 남들에게 퍼주지 않고서는 주체할 수 없는 덕 때문이든 글을 쓴다는 행위는 그 동기가 없어서는 유지될 수 없다. 말은 싸지만 글은 비싼 법이다.(그런데 words면 말과 글 둘 다 해당될텐데?)


지금 내 상황? 글을 쓰고는 싶은데 그 감정보다는 귀찮음이 더 크다고 해야 하나? 글 쓸 거리는 많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박정희 시대의 역사적 재평가와 관련된 부분이라고 생각되어서 언젠가 쓰기는 쓸 거다. 언젠가...


그러고보니 물리 블로그를 표명하면서 근래에 물리에 대해서는 전혀 쓴 것이 없네...-_-;;; 다음학기부터 물리 전공만 신나게 들을 예정인지라 많이 올라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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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1. 얼마 전 과제로 "대통령 보좌관으로 빙의해 가계부채 대책을 세워와라"는 다소 답이 없는 질문을 떠넘겨받았다. 현대경제의 중요한 문제이긴 한데 나한테 뭘 바라는거야(...)


여튼 그래서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그 중 문재인 후보가 내놓은 이자상한제(?)라 할 수 있는     해법이 눈에 들어왔다. 찾아본 자료와는 많이 상충되는 점이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랄까. 일단 다음은 한국은행에서 찾아본 통계들을 대충 정리한 것들이다. 한낱 과제로만 쓰기에는 좀 아까워서 여기에 올린다. 그래프는 귀찮으니 생략.


-가계신용은 2004년 이후 계속 증가 추세에 있으며 12’ 2/4분기에는 922.0조원(11’ 국민처분가능소득(개인) 대비 137%)으로 상승하였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70%대에 머무르고 있으며 06’ 이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한국은행, ECOS)


-2012년 8월 가계대출금액은 649.8조원, 그중 61.4%가 주택대출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415.2조원으로 전채 가계대출액의 63.9%를 차지, 그 중 269.0조원이 주택대출액으로 전체 가계대출금액의 41.4%에 이른다.(한국은행, 2012.10.9. 보도자료) 주택대출액은 07’ 4/4 이후 전체 가계대출금액의 61%선에서 유지되고 있다.(한국은행, ECOS)


-평균 가계대출금리는 5%에 표준편차 1.4%로-여신 중 금리 12%이상은 제외하였다.(12%이상의 비율은 2003년 2/4분기 이후 2%대 내외를 유지)- 08’-09’ 금융위기 이전의 기준금리와 보이던 차이로 수렴하고 있다.(원자료 한국은행, ECOS)


-주택담보대출의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액은 예금은행 대출액 대비 21%(07’ 4/4)에서 27%(12’ 2/4)로 증가 추세에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총 주택대출액의 91.6%(07’ 4/4)에서 99.5%(12’ 4/4)로 주택담보대출이 주택대출의 대부분을 잠식하고 있다.(한국은행, ECOS)


-가계대출 중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액이 2003년 이후 21%에서 29%로 증가 추세이다. 전체 가계대출은 매년 약 45조원씩 상승중이다.(한국은행, ECOS)


-주택매매가격은 08’-09’ 경제위기 이후 다시 상승하는 중이나 서울 아파트매매가격은 안정화되는 추세에 있다.(한국은행, ECOS)


-시간당명목임금상승률은 08’-09’ 경제위기 동안 감소하였다가 회복하였으나 유로존 위기와 맞물리면서 다시 하락하였다.(11’ 신분류 1.20%) 소비자물가등락률과 근원인플레이션률은 2011년 4.00%와 3.20%를 기록하였다.(한국은행, ECOS)


-현 통화금융지표 중 M2는 말잔 1,749,9조원 평잔 1,709.0조원(2011)이다. 가계대출금액의 대 M2 비율은 약 37%이며, 주택대출금액은 약 22%, 수도권의 주택대출금액은 약 15%이다.(한국은행, ECOS)


그렇다. 예상보다 평균가계대출금리는 매우 낮았다. 5%라니...[각주:1] 물론 이 값은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높은 소득분위의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더 적은 금리에 빌리니 당연히 실제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이 견뎌야 하는 금리는 더 높을 것이다. 그런데 금리 표준편차가 1.4%라는 것은 모든 대출액의 약 90%가 7% 이내의 이자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푸아송 분포임을 감안한다고 해도 별로 달라질 것은 없을 듯 싶다. 이 대출액 90%가 전부 고소득층의 대출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건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는 것이고. 물론 가계신용의 70%만 가계대출이고, 나머지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금리이다. 여기는 신용대출 등이 해당될 듯 싶은데 얘네들의 이자는 대출금리보다는 다소 높을 것이 뻔하고, 따라서 이자를 상한하는 정책이 소용없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 효용성에 의문이 가는 것은 사실.


다시 과제로 돌아와서, 가계대출이 전부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가계부채는 가계신용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멘붕하고는 하루 밤 꼬박 새 가며 통계자료 새로 찾는 수고를 했다. 의외였던 것은 시간당명목임금상승률. 평균적으로 9%를 유지하는 말도 안 되는 성장을 보여주었는데[각주:2], 이건 좀 비틀어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위쪽의 임금 많이 나가는 짬찬(...) 직원들을 내보내고 신입사원의 낮은 임금을 바탕으로 높은 임금상승률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고, 아니면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무한야근(...)을 이용한 것이라던가 등 통계를 왜곡할 수 있는 여지는 매우 많다. 실제 국민처분가능소득(개인)의 증감률은 6%대에 머물고 있으니 말이다. 조금 신기한 것은 국민처분가능소득(개인)의 경우 경제위기에 영향을 그리 많이 받지 않으며 성장했다는 것. 임금상승률은 경제위기동안 거의 0에 가까웠다. 경제위기동안 사장님들이 월급 대신 개인용돈을 늘이셨던 건가...


참고로 쓸모없어 보이는 M2와의 비교는 부동산 버블로 수도권 집값이 폭락한다면 대공황때처럼 은행 예금에 타격이 생길 것인가를 헤아려보려고 한 짓이다. M1은 너무 작고, M3는 은행 아닌 다른 경제 주체가 끼어드는 경우가 많아서 그나마 순수하게 은행 전체 예금의 크기라 추정해볼 수 있는 M2를 도입한 것. 15%면 작은 것은 아닌듯 싶다. 주식에서는 3%만 흔들려도 대격변이지 않던가.


다음은 대책. 대책을 세우라고 해서 세웠는데 너무 개판으로 세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다음은 분석 및 대책에 해당하는 내용.


-가계대출금리는 5%대로 소비자물가등락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보다 약 1% 높으며, 시간당명목임금증감률은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현재 매우 낮은 1.20%이다. 경제위기가 해소될 경우 시간당명목임금증감률이 다시 이전 수치를 회복할 것으로 보이나 가계신용이 개인 국민처분가능소득을 상당히 상회하고 있으며(137%)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가계대출이 전체 가계신용의 70% 정도만 차지하고 인플레이션이 4%로 상당히 높아 8%대 이상의 증가율을 회복하더라도 이 상태에서는 가계부채가 줄어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가격상승이 거의 멈추어 버블붕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수도권의 주택대출금액이 M2 대비 약 15%이다.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경우 은행 예금의 15%정도가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전도시주택매매가격등락률은 경제성장률과 큰 편차를 보이지 않아 버블 위험성은 적다고 판단된다.


-소비자물가등락률과 근원인플레이션률이 금융위기 동안 일시적으로 상승하였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이는 정책은 가계대출금리를 높이는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부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04’-06’년 부동산 붐이 불었을 때 가계대출이 급격히 상승하였다.(한국은행, ECOS) 가계신용중 가계대출의 비중이 이 기간에 가장 컸으며 가계부채 해법을 위해서는 버블을 키우지 않으면서 가격의 폭락을 막을 방법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많은 부동산을 가진 경제 주체에게만 구입을 억제하게 할 정책이 주문된다.


-기준금리와 가계대출금리의 차이가 아직 금융위기 이전의 값으로 완전히 수렴하지는 않아 가계대출이자 부담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리의 표준편차가 1.4%로 분산이 커 이자가 부담되는 가계의 대출금리가 감소할지는 불확실하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이 증가 추세에 있어 금리가 금융위기 이전의 차이로 돌아가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나머지 가계신용의 30%에 해당하는 부문의 금리에 대한 자료와 소득분위별 평균가계대출금리에 대한 통계를 수집해 중산층 이하의 전체금리를 인하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경제위기 기간을 제외하면 시간당명목임금증감률은 가계대출금리를 상회하나 가계대출의 대국민처분가능소득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중산층 이하 가계소득의 증가로 가계부채가 부실화되지 않도록 하고 소득분위별 전체명목임금증감률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


말 그대로 원론적인 대책. 쉽게 정리하자면 첫째, 부동산 버블이 터지지 않도록 받치되 커지지 못하도록 억제해야 함. 둘째, 이자로 인한 부채상승률이 임금상승률보다 크니 이자율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함. 셋째, 임금상승률을 높여 가계에서 스스로 갚을 수 있을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함. 누구는 저걸 해야 하는걸 모르나? 그리고 대책보다는 자료요구가 더 많다는게 함정. 현재 한국은행에서 소득분위별 대출액과 대출금리에 대한 자료는 수집하고 있지 않다. 금융감독원에게 물어보라는 것이 QNA 답변으로 달리는 상황. 기초적인 통계자료 자체가 부족하니 구체적인 대책을 세울 방법이 마땅히 떠오르지가 않는다. 그러고보니 '난 그러니 남들 발표하는거 엄청난 통계자료로 까 줘야지!' 생각하고서는 주 내내 잠이 부족했던지라 깔 건 안 까고 헛소리만 신나게 한 듯.




2. 페이스북이 워낙 쓰는 사람이 많다 보니까 무언가를 읽으면 페이스북으로는 공유하기 편한데 정작 블로그에는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내 블로그에도 바리케이트(?)가 쳐 지는 것이려나. 그냥 페이스북에 찌끄린 글 중 일부만 떼 오는 식으로 블로그 땜빵을 해야겠다. 간단하게 다섯 가지만.


느낌상으로는 geek가 덕후에, nerd는 오덕에 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타쿠라는 아직도 어느 정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비해 거기서 파생된 위 두 단어는 그런 색채가 많이 빠졌지요. 특히 덕후의 경우 중립적인 의미로 쓰는 경우가 많아져서 딱히 부정적인 인상과 연관되어있다 하기 애매해졌구요. 물론 무슨 글자가 앞에 붙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요(역덕-역사덕후-과 밀덕-밀리터리 덕후-의 느낌은 좀 다르죠)


이번 특집은 geek와 nerd의 어원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Dr. Seuss에서 처음 등장한 nerd라는 단어는 실제로는 털많은 작은 동물의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Dr. Seuss는 Peter Rabbit처럼 엄청 유명한 동화 시리즈입니다. 대충 한국의 태권브이 수준의 인지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전 모든 일러스트가 한 톤으로 이루어져 있었던 책이었다는 기억밖에 없네요. 푸른 계열의 그림이었죠.


geek란 단어는 그보다 오래 된 단어인데, 닭머리를 물어뜯는 다소 그로테스크한 묘기를 하던 사람을 지칭했다고 해요. 물론 현대 기준에서야 그렇고, 그 당시 기준은 좀 다르겠죠. 당시 추하다고 여겨지던 것들이 지금은 아름답게 여겨지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난 물리덕후란 소리를 자주 듣는다. 그리고 딱히 부정하지는 않는다. -_-;;;


"시험을 보는 것으로 먹고 사는 사람은 없는데 왜 우리는 시험을 잘 보는 사람을 만들려고 하는가"

동영상 중간에 나오는 말. 시험을 위한 변명을 하자면, 어떤 능력이든 그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평가 기준이 정확해지면 그 능력을 잘 반영하다가 어느 선을 넘어서면 오히려 그 능력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중간쯤에 최고점이 있는 정규분포 곡선을 생각하면 얼추 비슷하다. 그 이유는 평가 기준이 명확할수록 편법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영어시험 점수는 잘 받아가면서 정작 외국인 앞에서는 벙어리가 되는 사람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되겠다.


예전에는 수능이 고등학교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가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가'를 측정하는 시험이었다는 말이 기억나서 94년 수리탐구영역2 문제지를 한번 뒤적거려봤는데(2차) 수능 볼 일이 없다 보니 비교할 대상이 없어서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문제 13번-물 분자가 이산화탄소 분자처럼 직선일 경우 무엇이 변하겠는가-, 19번-주어진 순록 개체수 그래프를 해석하기-, 28번-주어진 지문을 읽고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기-, 35번-경제 지표 변화 그래프로 행해진 경제 정책 추론하기(수리탐구영역이 맞다)-, 59번-칸트의 정언명령/가언명령 구분하기-이 눈에 들어오는데 확실히 내가 봤던 수능하고는 조금 다른 것 같네.


교육 이야기가 나와서 그냥 덧붙이는 말이긴 한데, 난 사실 주입식 교육이 그렇게까지 문제가 크다고 보지는 않는 편이다. 주입식 교육이 창의성을 억압한다는 주장은 사실 다른 방법으로 상상해보기 싫은 사람들의 변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야 하려나. 사실 창의적인, 또는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새로운' 생각은 머리에 들어가 있는 것이 더 많을 때 더 등장하기 쉽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새로운 생각이란 사실 새로운 생각의 '조합'인 경우가 많은데, 이 조합의 수는 기본적으로 조합할 것이 많아야 늘어나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머리에 지식을 우겨넣었기 때문에 새로운 조합을 생각하지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물론 문제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는 문제가 주입식 교육이 이루어지는 방식에 있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배운 것이 있으면 그걸 이용해서 나름대로 세계를 재단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데-예전에 돌아다니던 짤방 중 칠판에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그려놓고 당시 한창 유행했던 원더걸즈의 텔미를 국어 교과서에서 고전시 분석하듯 분석해놓은 사진이 있었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진 사람들 눈에는 그거 할 시간에 문제 하나 더 푸는 것이 더욱 생산적으로 보인다. 사실은 그런 일련의 행위가 문화적 토양이 되고 사고력의 기반이 되는 것인데 말이다. 그렇게 '자신만의 생각'을 가질 기회를 박탈당하고 그것이 오래 이어지면서 버릇이 되면 흔히 개탄하는 창의성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난 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특목고에 갔기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겁도 없이 마음대로 세계를 재량하는 특권(고등학생 지위를 생각해보면 이건 진짜 특권이다)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운을 다 소진한 덕분에 요즘은 깡통만 차는 것 같지만.


http://quantumfrontiers.com/2012/11/14/the-future-of-education/


참고로 위 글은 나중에 좀 더 긴 글로 정리해서 올릴 생각이다. 교육이 중요하긴 하고,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방법도 교육밖에 없기는 한데, 지금은 과잉교육이자 과소교육이 이루어지는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고등학생의 80%가 넘는 비율이 대학을 진학하여 쓰지도 않을 지식을 배우는 데 올인하는 것에서 과잉교육이고, 다양한 문화적 토양의 배경이 되어주어야 하는 기본교육이 주입식으로 이루어지는 바람에 거름이 되기는 커녕 시험치고 나면 잊어버리는 것으로 평가절하되는 부분에서 과소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많은 지식을 우겨넣는 교육은 별로 문제가 없지만, 그 교육이 필연적으로 가지고 오는 교육 현장의 구조에는 문제가 많다는 것이 참 애매하다. 상상력을 발휘할 숨통을 트여 주면 주입식 교육을 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고, 주입식 교육을 효율적으로 하려면 생각하지 못하는 기계로 만들어주어야 하고. 적절한 균형이란게 존재하기는 하려나?


빅데이터란 말 그대로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을 정도로 방대한 양의 자료를 그대로 다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컴퓨터 계산능력이 발달해서 이제야 그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겠다 싶은거죠. 다만 문제는 데이터들의 형식이 서로 일치하지 않아서 그걸 정리해주느라 손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통계를 낼 때 어떤 형식으로 할 것인가 표준을 정하는 것이 빅 데이터를 제대로 쓰기 위한 필요조건이 되겠지요. 이와 관련된 정책이 구상되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네요.


THE SCIENCE : [기고/김성태]세상을 바꾸는 신(新)무기, 빅데이터


다음 글도 얼추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을듯 싶다. 아이추판다님의 프로젝트인: 

오픈 데이터베이스, 팁포레스트


‎"뒷동네 할아버지가 대통령이래요"

"아가야 그런 이상한 사람 말은 믿는게 아니란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 지속가능한 발전이 문제가 아니라 초소비(hyperconsumption)가 문제라고. Affluenza라는 단어를 쓰며 소비에 대한 욕망이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고 깐 사람이 있었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 그런데 인도의 모든 사람들이 독일 사람들처럼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 대기중에 산소가 남아나겠느냐는 말은 산소를 안 쓰는 자동차를 만들면 된다는 아주 간단한(?) 해법이 있다. 그런 기술이 있는가와 그 기술이 도입될 수 있는가라는 난제가 남아있지만. 분명히 그런 기술이 있으면 석유회사들의 신나는 로비가 시작될거거든.


여튼, 앞으로 기술은 얼마나 깔끔하고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에 맞추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소비 자체는 줄어들기 힘드니 같은 오염을 두고 얼마나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집중해야겠지. 그것보다 누군가가 문명을 에너지 소비량으로 분류했었던 것 같은데(별이 생산하는 에너지를 단위로 썼다) 그게 누구였더라...??


The world's poorest president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다!'라는 대책없는 낙관주의는 대책없는 예비 기술자인(예비 헛소리꾼일수도 있겠다만...) 나도 문제가 있다고 보긴 하는데, 기술은 계속 발전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우리는 에너지를 더 많이 쓸 것이다. 기술이란 마약과 같아서 한번 쓰면 더 강한 것을 써야만 하는 법이니까. 최악인 것은, 기술을 끊으면 그 금단증상으로 죽는다는 것. 이제서야 '자연으로 귀화하라' 이딴 소리를 할 수 있는 것은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소로우가 월든에서 자연과 함께 잘 살았다고 하더라도 도시에서 지속적인 수혈을 못 받았더라면 늑대밥으로 사라졌을 것이다.


‎'삼시세끼'라는 개념이 상대적으로 최근에 만들어졌다는 내용입니다. 산업화 이후 오전부터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버틸만 하도록 먹기 시작한 것이 아침이고 점심은 양차대전에 배급이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알려지고 거기에서 영향을 받았다네요. lunch가 nuncheon이라는 끼니 사이에 먹는 간단한 음식으로부터 파생되었다는 말도 나오는데, 원래 점심은 마음에 점을 찍는 간단한 식사였다는 것도 생각납니다. 그리고 역시 헷깔리는 dinner의 사용법도 언급됩니다. supper라는 저녁식사를 의미하는 단어가 있어서 dinner는 점심을 의미하기도 하고, 저녁을 의미할 땐 lunch가 점심이 되죠. dinner는 만찬에 가까운 의미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The myth of breakfast, lunch and dinner


BBC 앱을 주로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동일 종류의 앱은 하나만 깐다는 암묵적인 규칙으로 스마트폰을 굴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신문사를 좀 균형있게 보려면 두세가지는 깔아야 할텐데 그건 규칙에서 벗어나니까. 왜 하필 BBC냐 하면 영국에서 살았던 경험 때문에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검색하니까 제일 먼저 튀어나와서(...)가 크다. 특집 기사 위주로 보게 되는데 만족할만한 수준의 특집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주기도 하고.




3. 스웨터 사고 싶다. 상의의 80%가 셔츠인데 지금 가진 모자가 스웨터에만 어울려서 겨울에 따뜻하게 다니질 못하고 있다. 원래 추위 잘 안 타긴 하지만 그래도 좀 더 따뜻하게 다니면서 스타일 살릴 수 있으면 더 좋잖아? 그런데 난 돈이 없네. 난 안될꺼야 아마 ㅠㅠ


이렇게 된 이상 모자를 산다!...는 따뜻한 모자도 비쌈 ㅠㅠ

  1. 얼마나 낮은거냐면, 인플레이션이 4%대이다. [본문으로]
  2. 경제위기 기간 동안은 예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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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2. 10. 27. 18:55 Daily lives

이런 저런 이야기

화요일에 받은 라미 2000에 잉크를 가득 채우고 닷새 정도 썼는데 그 사이에 잉크를 다 써버렸다. 세척해주고 라미 만년필이니 라미 잉크를 채우자 해서 라미 진청색을 채운 상태. 시험기간이라 공부한다고 펜으로 끄적거린 종이가 두께로 손가락 정도 되는 것 같긴 해도(잡다한 종이라서 A4로만 썼다고 하면 7mm정도 되려나?) 벌써 잉크가 바닥나다니... 일부러 많은 용량이 들어가는 형식으로 한건데 별 소용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잉크가 원래 많이 나오는 녀석이라 그런 것일지도.


물리 이야기를 안 쓴지 너무 오래된 듯 싶어서 헛소리나 좀 하려고 끄적거렸는데 중간에 흥미가 떨어져서 쓰다가 그만두고 말았다. 마하의 원리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이것 저것 찾다 보니 내가 왜 이걸 쓰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어버린듯. 대략적인 글의 내용은 이런 거였다. 천동설에 홀린 어리석은 대중들에 맞서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종교재판으로 산화한 갈릴레이의 명제 '그래도 지구는 돈다'. 그런데 이거 어쩌나. 소수로서 진리를 지켰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은 아니란다. 관심이 생기는 사람은 아무래도 없을 듯 싶으니 시험기간이 끝나면 이어서 쓰는 것을 고려해봐야겠다.


경제학자 랩배틀 Keynes vs Hayek. 얼마 전 수업 과제로 이 동영상을 보고 입장을 정리해오라는 것이 나왔는데, 결론적으로는 둘 다 그다지 끌리지 않더라. 둘 다 헛발질을 한게 많아서. 케인즈를 따라서 월스트리트 1%에 돈을 부어주었고, 하약을 따라서 IMF 구제금융때 수많은 사람들이 쪽박찼지(안 차도 됬을 사람들까지).


매일 조금씩이라도 청소를 하는데 이놈의 먼지는 어디에서 날아오는건지 청소를 할 때마다 엄청난 양의 먼지가 나온다. 요즘 알레르기가 심해진 이유가 여기 있었나? 재채기를 삼연속 해 주면 정신이 대략 멍해지는데 왜 재채기를 할 때마다 bless you라는 말을 했는지 알 것 같다. 진짜 영혼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잖아?


그러고보니 말은 물리블로그라고 해 놓고 정작 물리에 대한 글은 거의 안 적었네. 요즘 그 수많은 입자들의 질량과 스핀을 외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런 것이니 좀 봐주세요. 얼마 전 의심하던 오일러각과 각운동량 사이의 관계식을 증명했으니 시험이 끝나면 그거나 올려야겠다. 뭐 다른거라면 사원수도 있긴 한데, 그건 아직 공부중인 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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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얼마 전 Lamy 2000을 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진짜 만년필 덕후 되었네요 -_-;;) 신나게 가격비교를 하던 중, eBay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한국에서 제일 싸게 파는 곳보다 무려 3만원 가까이 싸더군요. 해외배송비 포함해서(...;;). 이야 신난다 하고 페이팔도 가입하고 언제 긁지 행복한 상상을 하며 지냈습니다. 이건 수요일까지의 이야기.


목요일. 결제. 에러.


...-_-;;


페이팔 내부 알고리즘이 이 결제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해서 중간에서 잘랐다고 합니다. 하필 유일하게 해외결제가 되는 s20카드(체크입니다.)가 막혀버리니 답이 없더군요. 그래서 한번 더 긁었습니다. 에러.


아 놔 -_-;;;


페이팔에 문의하니 24에서 48시간 뒤에 다시 결제해보라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24시간이 지나 다시 긁었습니다. 또 에러. 뭐 아직 못 사는 것 정도는 괜찮으니까(진짜 필요한지 고민할 시간도 주고-무조건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 좀 그렇지만) 기다려보자 했지요.


문제는 인터넷뱅킹을 확인하면서 생겼습니다. 제 통장에서 무려 45만원이 지급정지가 걸려버렸더군요. 결제가 취소되었는데 취소된 것이 은행에서 확인이 안 된 겁니다. 내 45만원!! 하며 페이팔에 연락하고(해외전화는 차마 못 해서 이메일만 세통 보냈네요 -_-;;) 은행에 전화하고 난리 부르스를 쳤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30일정도 기다리면 자연스럽게 풀릴겁니다'. 뭐라고요?


덕분에 은행 잔고는 사반토막이 나 버렸습니다. 뭐 결제는 이제 풀릴 것 같긴 한데 당장 다음주가 문제네요. 이베이 경매에서 낙찰될 것 같은 물건이 있어서 그걸 사고 나면 은행잔고는 팔반토막이 납니다. 이번 달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거지 ㅠㅠ 덕분에 강제 다이어트를 하게 생겼네요 ㅠㅠ





10월 7일 13시 20분


페이팔이 결제를 막아준 덕분(?)에 환율이 훨씬 내렸을 때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거의 2% 가까이 환율이 내렸는데 이정도면 만원에 가까운 절약이죠. 이제 한국은행이 기준이자율을 늦게 내려주기만 하면 되는데 과연...


17시 00분


다시 한번 결제 시도 후 장렬히 전사. 60만원 묶임. OTL. 다행히 그중 하나는 취소된거 확인했다고 메일이 왔으니 내일 은행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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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일단은 이벤트 페이지부터...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20913_crema#


먼저 킨들터치와의 비교 동영상을 퍼왔다.




분간 안됨 -_-;;; 두개 중 뭐가 뭐인지 알게 뭐야 -_-;; 그것보다도 이벤트 페이지에 보면 이런 부분이 있다.



내가 처음 응모할때도 이랬는데 전혀 안 변하는 것으로 봐서는 무언가 심리학적인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왼쪽을 고르면 나도 왼쪽을 고르고 싶어지니까. 그리고 나도 왼쪽을 골랐다(...). 하지만 답은 오른쪽이라는거.


왼쪽을 고른 이유가 글씨가 약간 더 선명해 보여서였던 것 같은데 그래도 엄청 탐나는 리더이다. 노트북 앞에서 공부하기보다는 이북리더를 옆에 두고 공부하는게 아무래도 효율이 더 높을테니 말이다. 어둠의 경로(...)에서 구한 갖가지 책들(심지어 전공서적까지도 있다)이 있어서 그걸 이런 리더 하나 들고다니면서 공부할때 쓰면 참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컴터로 할 수 있는 갖가지 잡다한 일들이 사라지니까 공부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고. 하지만 난 거지잖아? 안될꺼야 아마(...)


감기나 낫도록 일찍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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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필!승!

신!고!합니다.

병장 김정욱은 2012년 8월 2일부로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필!승!


전역한지 좀 되었습니다. 무려 사흘이나 되었네요. 이제 군에 있어서 버려두었던 블로그에 다시 불을 지펴야 할 듯 싶습니다. 그런데 2년이라는 세월 동안 인터넷이 많이 변했는지 블로그에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네요. 단타로 치고 빠지는 그런 글들에 길들여진 모양입니다. 군대에서 시간은 생명인 것이랑 연관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년간 한 것들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체중은 거의 그대로(훈련소때 빠졌다가 엄청 쪘다가[각주:1] 원래대로 돌아왔네요)이지만 근육이 많이 붙었습니다. 요즘은 팔굽혀펴기를 한손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확실히 체력이 좋아진 것을 느낍니다. 공부는 많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Reif의 Fundamentals of Statistical and Thermal Physics를 간단하게 정독했고, Landau의 Classical Field Theory의 일부분만 공부한 정도였으니까요. 전자기학에서 파동과 방사에 관련된 부분은 못 봤고(결국 입대 전 공부한 것을 복습한 정도), 일반상대론 부분은 빡세게 보긴 했지만 전자기학에서 안 본 파동과 방사 부분 때문에 완전히 보진 못했습니다. 다만 일반상대론 공부하면서 갖가지 전개를 이용해서 수치적으로 풀어보거나 물리량을 직접 미분하여 해답을 구하는 노가다를 해 본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입니다. 노트 두 권이 이 책 공부하는 동안 빽빽하게 채워졌었네요. 아, 물론 양자장론을 조금 보기는 했지만 그건 강의노트만 본 것이라 제대로 공부했다고 하기는 힘들죠.


단편소설도 두어 편 정도 써 보고, 장편을 기획해놓은 것이 있기는 한데 이 녀석은 좀 더 놔둘 생각입니다. 지금 구상한 것은 하늘치 유적처럼 군데군데 빈 부분이 많거든요. 단편은 언젠가 공개한다고 단언을 했던 것 같은데 아직도 귀찮음 때문에 어디 굴러다니는 공책에서 발효되고 있는 듯 싶습니다. 제목은 「인큐베이터」로 뫼비우스의 띠에서 영감을 얻은 것과 「플랑크의 상자」로 양자역학의 해석과 관련된 것입니다. 전자는 확실히 쓰긴 했는데 블로그에 옮겨적으며 교정을 보다가 중간에 그만둔 경우이고, 후자는 90% 완성되었는데 쓰다가 말았네요. 어차피 복학할 때 까지 남는게 시간일듯 싶으니 어떻게든 해 보려 합니다.


참, 그러고보니 졸업논문에 쓸 만한 간단한 문제와 해답까지 완성해 놓았네요.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던 자기단극자에 관련된 문제인데, 실질적으로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대영제국의 대통령'에 대해 왈가왈부하는것과 차이가 거의 없는 것 같거든요.


제대하고 나니 언젠가 에릭 호퍼의 글에서 읽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나치를 지지했던 청년들은 이런 말을 했었다고 하네요. "자유로부터 자유를". 자유가 얹어주는 짐을 견딜 수 없었던 옛 청년들의 절규를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흔히 전역을 영원한 휴가라 부르던데, 영원하다는 말은 돌아갈 곳이 없다는 말이니까요. 이제부터는 어떤 일이 있든 스스로 짊어져야만 하겠지요.


자유는 날개입니다. 그것이 비상하는 매의 날개냐, 아니면 달리는 타조의 짐짝이냐는 두고 봐야겠지요.

  1. 자대 전입한 직후 스트레스 때문인지 폭식 좀 했더라지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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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말년휴가중 심심해서 언어나 배워볼까 합니다. 라틴어는 일단 교재를 사긴 했는데 혼자 하려니 너무 힘들고(feedback이 전무하니) 해서 다른 방법은 없나 하다가 얼마 전에 본 이 동영상이 생각났죠.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이 직접 회원가입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글자를 읽어주세요"를 어떻게 하면 좀 더 건설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해서 단어 두개를 올리고 하나는 확인용, 하나는 고서 디지털화용으로 바꾸었다는 강연자. 그의 또 다른 프로젝트입니다.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두개의 언어"로 번역하면 될 듯한 프로젝트의 제목은 doulingo입니다. 언어를 가르치면서 번역을 해 보자는 것이죠.


홈페이지: http://doulingo.com


애석하게도 현재는 스페인어와 독일어만 지원합니다. 영어로 배워야 하고요. 베타로 프랑스어가 대기중이네요. 심심풀이로 언어 하나 배워보시겠어요?


오늘부터 라틴어는 버리고 독일어 공부 시작합니다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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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31. 12:50 Daily lives

이런저런 이야기

1. 독서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책만 읽고 있다. 이제 겨우 Landau책 일반상대론 부분의 기초를 다진 상태. Schwarzschild 해 부분부터 시작하면 되는데 운동과 공부 병행하기가 힘드네..

읽은 책은 『양자중력의 세 길』과 『댄 애리얼리, 경제 심리학』.

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 (Reprint, Paperback) - 10점
Smolin, Lee/Perseus Books Group

트위스터 이론과 루프 양자중력이론쪽도 소개하는 상대적으로 드문 책이다. 영국식 영어를 구사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가? (대한민국의 학문은 미국쪽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유럽쪽 이야기는 듣기가 상대적으로 힘들다.) 일반상대론을 기하학의 탈을 쓴 관계이론(relational theory)이라고 표현하는게 인상적이다.

이전에 누군가가 좌표 원점의 도입은 폭력이라고 했다 한다. 이런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쪽이 트위스터 이론과 루프 양자중력이론쪽이고, 이런 폭력을 사용하기는 하는 쪽이 널리 알려진 끈이론 진영이라고 한다. 다만 트위스터와 루프쪽이 부족한 부분이 중력자라는 중력을 매개할 입자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 이처럼 서로 상호 보완적인 부분을 소개하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베켄스타인 한계(Bekenstein bound)쪽에 대한 설명이 조금 이상하게 되어있어서 그 부분이 살짝 불만이다.

The Upside of Irrationality (Paperback) - 10점
댄 애리얼리 지음/HarperCollins

인간 행동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심리학과 연관된 부류의 책도 많이 읽는 편이다. 특히나 뇌의 계산적인 부분이 마비되는 상황들이 흥미를 자극하는지라 즐겁게 읽은 책. 전작과 비교하면 NNT가 블랙 스완에서 말했던 "이야기의 힘"이[각주:1] 잘 드러난다. 댄 애리얼리의 전작에 대한 서평은 없지만 TED 강연은 있으니 링크를 걸어둔다.

다음에는 The second creation을 읽어볼까 생각중. 표준모형의 형성과 관련된 책이다. 이론의 생로병사(?)에 관심이 많은지라 재미있게 읽을듯. 양자역학의 생로병사에서 생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글은 이전에 올린 적이 있으니 여기 링크를 걸어둔다. 또 다른 책은 『과학, 역사, 그리고 과학사』라는 책. 역시 이론의 생로병사에 대한 책이지만 이건 과학 전반에 대한 개론에 가깝다. 인터넷에서는 품절인데 어떻게 구한 책. 딱 첫 장만 읽고 이건 사야해 해서 샀다.(나는 이런식으로 충동적으로 사는 책이 좀 많다.) Godel, Escher, Bach도 읽어야 하는데 이건 너무 두꺼워서 집기 무섭다는게 문제. 서문에서 지성의 출현에 대한 책이라고 소개하는데 글쎄...


2. 단편
생각해보니 쓴다고 했던 단편을 안 올렸다. 초고는 다 쓰고 옮겨적기가 귀찮아서 안 한 것인데 어떻게든 업로드 할테니 기다리시길...(6주나 지났네..-_-;;)

다른 단편에 대한 아이디어도 생각해놓기는 했다. 보르헤스의 단편 『모래의 책』은 0과 1 사이의 연속체처럼 무한한 페이지로 차 있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만약 어떤 무한한 페이지의 책이 있어서 그 한 페이지당 우주의 전체 상태가 대응된다면? 평행우주 이론을 약간 비튼 세계관인데 이걸로 어떻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느냐가 문제다.


3. 음악
꽤 오래 전에 신청했던 안녕바다 1집을 드디어 들어보게 되었다.

안녕바다 - 1집 City Complex - 8점
안녕바다 노래/윈드밀미디어

놀란 건 credit에 나오는 Produced by W. 내가 이쪽 취향인가보다. 얼마전에 샀던 W&Whale 2집은 그냥 그저 그랬는데(취향에서 20도 정도 벗어난 음악) 그래도 만족했으니...

더블유 앤 웨일 (W & Whale) - CIRCUSSSS [EP]8점
더블유 앤 웨일 (W&Whale) 노래/씨제이 이앤엠 (구 엠넷)


4. 기타
흑룡의 해란다. 가랏! 붉은 눈의 흑룡(?).
신년 계획은 별거 없고 일반상대론 끝 보기, 운동 정도? 지킬 수 있는 정도만 세우고 옵션으로 소설과 논문 써보기를 달아놓자.

기계에 맞선 경주(아이추판다)를 읽으며 이전에 쓴 그 많은 뚜껑들은 누가 다 끼웠을까라는 글이 생각났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1. 정확히는 이야기의 오류(Narrative Fallacy)이지만 이 오류가 생기는 이유가 사람이 이야기에 민감하다는 것이니 별로 상관 없는 표현이라 생각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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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1. 11. 20. 23:57 Daily lives

일상의 단면

이전에 영단어 공부하면서 쓰던 책에 epitome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어원적으로는 "단면"에 해당하지만, 의미는 그 내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단면, 즉 essence의 뜻에 가깝다고 한다. 그냥 생각없이 쓴 글의 제목에서 떠오른 생각인데, 어쩌면 이렇게 생각없이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이 단어처럼 그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끔 내가 가진 능력이 특별한 것은 아니고 꽤 낯선 것들끼리 이어내는 linking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것도 그 한 사례가 될 듯 싶다.

Word Power Made Easy (Mass Market Paperback) - 10점
Norman Lewis 지음/Pocket Books
부대에서 하루에 두 세션씩 풀었더니 두달이 채 안 되어서 끝났다.
상당히 많은 단어를 익혔는데 문제는 벌써 까먹기 시작했다는 것... 책은 좋다.

그건 그렇고, 요즘 하는 일들이나 끄적거려 보련다.

1. 물리
자기 단극자는 질량이 없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지 꽤 지났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무질량 전하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로 했는데 아직 떠오르는 것이 없어 일단은 덮어둔 상태. 초광속 중성미자 실험과 관련된 글을 읽다가 체렌코브 복사가 진공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초광속이 가정될 경우), 그래서 체렌코브 복사 쪽에 대해서도 조금 배워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당분간은 그럴 생각이 없다는게 문제. 이런. 연속체 역학에 관련된 책이라도 봐야 하나...
일반상대론은 Landau책을 계속 보고 있는데, 이거 한 장 넘어가기가 힘들다. 다른 책을 간간히(휴가때마다를 간간히라고 하기는 너무 긴가?) 참고하면서 보는데 확실히 접근법이 일반적이지 않고 더군다나 주로 통용되는 방식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그래도 일단 잡았으니 한번 해보자 하며 붙어있는 중. 조금 더 지나면 공부에 쓸 시간이 더 생기려나...

2. 소설
SF를 구상해둔 것이 있었는데, 아직 쓰기 시작하지는 못했다. 대체적인 아웃라인부터 결말까지 모든 것을 생각해 두었지만 세세한 부분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 그려놓은 청사진대로 소설이 쓰여진다면 공각기동대에도 등장하는 전자화된 인간 의식과 니체의 우버멘쉬, 약간의 제왕학(?)에 집단심리라는 낡은 것들이 묘하게 짬뽕된 독특한 장편이 될 거다. 물론 현실은 시궁창.
그래도 간간히 단편은 써보고 있다. 이번에는 얼마 전에 썼던 「인큐베이터 」라는 단편을 조금 정제해서 올릴까 한다. 초고에서 순서를 조금씩 바꾸고 구멍을 채우려는 중. 노자가 쓸모는 빈 것에서 나온다고 했으니 너무 채우려고 하면 오히려 망치는 길이 될 지도 모르겠지만.

3. 서평
읽은 책이 많다. 서평 적을 책도 많다. 서평을 쓰다 만 책도 많다. 그런데 의지가 없다. 시간은 뭐... 그래도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읽고 싶은 책이 사라져간다는 것. 이전에는 읽고 싶은 책이 많아서 돈을 많이 썼는데 요즘은 돈도 없고 읽고픈 책도 없다. 게을러진 모양이다. 이럴 땐 쌓아둔 안 읽은 책들을 점차 줄여야겠지.
지금 가장 서평을 쓰고 싶은 책은 『오래된 미래』. 타이틀도 생각해놨다. "아이들은 자라기를 희구하고, 어른들은 어릴적을 회구한다." 내 자신이 상당히 보수적인 인물이라 그런지 나는 현 상황을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비판적인 입장에서 책을 평가하게 되는 듯 싶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지만 매번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정직한 시계는 모래시계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아무리 움켜잡으려고 해도 어떻게든 손 틈을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새어나가는 시간. 이렇게 열심히 살고 싶어하면서 정작 제일 즐기는 일은 목적없이 길거리를 쏘다니는 것이라니, 무언가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사람은 편안히 자려고 불편히 깨어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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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 끝난 글 리스트입니다. 복구하는 순서대로 올라갑니다.
latex는 http://www.codecogs.com의 엔진을 이용합니다.
설사 이 엔진이 나가더라도 latex 형식의 수식은 볼 수 있게 되어 있으므로 관리하기 한결 쉬워질 듯 싶네요. 새로 물리/수학 관련해서 글을 쓰려면 못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귀찮은 관계로(...) 이전 글들만 복구하겠습니다. 급한 글 있으면 덧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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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0:52)
괜찮아 잘 될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머리는 회의하지만 가슴은 위안되는 말. 난 왜 항상 머리가 듀얼코어로 돌아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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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1. 7. 9. 16:59 Daily lives

근황

1.
조금 있으면 입대 1주년입니다. 상병 달았지만 군번이 꼬여서 한동안 막내일은 계속할듯...

꽤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58kg에서 4키로가 빠졌다가 10키로 불고 다시 3키로를 여차여차 빼서 결과적으로는 +3이 되었지만(엉엉) 이상하게 팔의 근육은 더 갈라졌습니다. 어쩌면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복근 갈라짐도 현실이 될지도...(물론 빛의 힘을 잘 사용하면 얼핏 갈라진게 보이긴 합니다만...) 대신 기분 좋았던 헐렁한 28인치 청바지는 안드로메다행인듯 싶습니다. 이런.

1키로 뛰는것도 힘들어했던 사람이 3키로를 13분 안으로 뛰는 괴물이 되었고(혹자가 말했던 군대 2년이면 모두가 터미네이터이다는 사실입니다. 노력만 한다면.) 통계역학 책 정독을 끝냈으며(물론 콩나물 물 주듯이 남은 수식은 없습니다) 지금은 장론 책을 보고 있습니다. 필요했던 부분은 전자기장의 해밀토니안과 푸아송 괄호 값이었는데 다른 것까지 공부하려니 할게 많네요.(이상한 단어들이 보이신다고요? 외계어니까 신경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부대 안밖으로도 사고가 많고 나도 친 사고가 좀 되고 해서 다이나믹한 군 생활 하고 있습니다. 보안상(이라 쓰고 이미지 관리라 읽는다?) 사고들에 대해서는 함구하도록 하겠습니다. 막 제초시즌이 되어 제초기를 들고 신나게 풀을 베어넘기고 있으니 아침부터 영하 20도에서 신나게 뛰어다녔던 작년 겨울이 생각나는군요. 당시에는 무슨 배짱으로 내복 하나 안 입고 버텼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내복은 안 입을 거지만...


2.
블로그 수식이 많이 깨져있습니다. 안 것은 꽤 오래 전이지만 군인의 휴가는 황금보다도 소중한지라(?) 실제로 고치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릴 듯 싶습니다. 임시방편은 공지사항에 올려놓았지만 공지사항의 빠른 시간은 중국집에서 주문한 짜장면이 출발하는 빠른 시간과 동의어라는 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물리와 관련된 글을 쓰게 된다면 지금 보고 있는 란다우 장론 책에 대한 주석이 될 가능성이 높겠네요. 이 인간이 워낙 천재인지라 설명같은거 상세하게 하지는 않는 편이라 수식이 개판인 것이 꽤 많아 보입니다. indice 위아래를 마음대로 바꾸질 않나, 순서가 중요한데 무시하질 않나, 오타가 심심하면 튀어나오질 않나...

The Classical Theory of Fields (4 Revised, Paperback)
Landau, L. D./Butterworth-Heinemann

그래도 이론물리학적인 설명이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깔끔하도록 단순한 수식에서 모든 지저분한방정식을 이끌어내는 책의 진행 방식은 일품. 물론 현실은 이론과 거리가 멀죠. 실제 발견도 지저분한 방정식에서 단순한 수식의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지만. 덕분에 이 책을 공부하면서 얻은 깨달음은, 나중에 연구하게 되거든 책상에 벡터 미적분학의 주요 수식을 덕지덕지 붙여놓고 해야겠다는 것.


3.
그럭저럭 괜찮은 군 생활을 보내고 있기는 하지만 생각하고 있던 한 가지는 아직 실행을 못 하고 있습니다. 소설 쓰기. 일단 표현하는 법을 다듬고는 있지만 실제로 소설을 쓰기까지는 좀 더 걸리겠지요. 아웃라인만 잡아놨는데 내용은 언제 채울지 모르겠습니다. 분야는 SF가 될 듯 싶습니다. 물리광이 SF를 쓰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보여줄 그런 소설을 쓸 생각인데 그게 마음처럼 될지는 의문이네요. 누구나 자신의 개그는 그 상황에서 최고의 개그라고 착각하는 법이니까요. 설마 혼자 개그치고 혼자 웃어본 적이 없다는 거짓말은 하지 않으시겠죠?

조금 느리게 흐르긴 해도 아직 고인 물은 아닙니다. 몇주 전 외박나갔을때만 해도 잘나가는 친구들을 보며 나는 뭐 하고 있나 싶었는데 근육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성격도 긍정적으로 바뀌는 모양입니다. 우울하시다고요? 일단 엎어져서 팔굽혀펴기 50개만 실시하겠습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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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시간은 미래로부터 흘러와 현재를 거쳐 과거로 흘러간다고 한다.

1.
오랜만에 고등학교에 친구들과 함께 갔다. 건물이 새로 들어서고, 실험실은 바뀌었고, 운동장엔 잔디가 깔려있었다. 졸업한지 3년은 넘어서 그런지 날 가르치셨던 선생님들은 반만 남아 계셨다. 이제 내가 이 학교에 올 일은 2년 내로 사라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걸어온 과거를 확인하는 건, 과거는 이미 죽었다고 확인하기 위해 그 관을 뜯어보고 과거의 시신이 남겨져 있음을 확인한 뒤 안도감 속에 관에 다시 못을 박는 작업인 것일까. 한편으로는 좋은 감정이 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아쉬운 감정이 남았다. 장인이 자신의 걸작을 떠나보낼 때 이런 기분이 들겠지.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다른 고등학교 친구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누구는 인턴을 한다더라, 누구는 교환학생을 간다더라, 누구는 대학원에 진학했다더라, 누구는, 누구는, 누구는.... 내 생활신조는 후회될 일은 하지 마라였건만 이럴 때마다 조금씩 움츠러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들 앞으로 열심히 나아가고 있는데 난 여기 서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성은 나도 충분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외치지만 감정은 이성을 압도한다. 감정은 소나기로 얼룩진 여름날의 대기와 같아서 무덥다가도 시원해지기를 손바닥 뒤집듯 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건 그 날씨에 익숙해지는 것 뿐이다.

대화를 하다 보니 학교도 도마에 올랐다. 고등학교가 이름을 바꾼다고 난리인데 동문에서는 반대하고 있단다. 솔직히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무언가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이름을 바꾼다면 얻을만한 건 정부 지원이려나? 간단하게 말한다면 밥그릇 싸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한번 더 바뀐 학교를 돌아보고, 교문 밖을 나섰다.

2.
서울에 갔다. 다른 친구들도 한번 볼까 해서 학교를 가 보았다. 대학도 많이 변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휴학할 때까지만 해도 짓고 있었던 건물은 어느새 완공되어 있었고, 못 보던 건물도 들어서 있었고, 잘만 있던 건물은 나 공사중이오 광고하듯 철골과 천으로 치장되어 있었다. 중앙도서관만 그 조용한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친구와 같이 밥을 먹고 무언가 마시자며 처음 보는 건물로 들어섰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생각해보면 미안한 기분도 든다. 그렇지 않아도 한창 바쁠 때인데 친구라는 놈이 보고싶다고 연락해서 어렵게 시간내게나 하고. 미안한 감정 때문인지 잠깐 잠깐씩 흐르는 침묵이 나 돌아가고 싶다는 묵언시위처럼만 느껴진다. 친구가 침묵을 부수는 일이 더 많으니 시위하는 것은 아닐 텐데. 얼음이 떠 있는 아메리카노가 밑바닥을 보이자 자리를 정리하고 도서관으로 다시 돌아가 헤어졌다.

도서관 열람실 입구에서 멀어져 가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걸음의 관성 때문에 몇 발자국 더 나아가 뒤돌아보았다. 고등학교 친구가 멍하니 담배를 물고 앉아 있었다. 다니던 학교 때려 치고 여기로 왔다더니 사실이었네. 잠깐 앉아 몇 마디 나누었다. 3학년이나 다녀 놓고 다시 새로 입학했으니 삼수한 건가. 얘도 열심히 사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담배 한 가치가 재로 사라지자 대화는 끝났고, 나는 다시 길을 나섰다.

전화가 걸려온 것은 2분 정도 걷고 난 뒤였다. 나중에 만나기로 했던 녀석이었는데 학교라고 하니 본부 한번 가보랜다. 얼마 전부터 꽤 큰 사건이 터졌으니 한번 가 볼까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그 전화가 오기 전에는 자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 친구의 조언을 따라 학교 본부로 발걸음을 돌렸다.

기묘함. 학교 본부에 가까워지면서, 본부 건물 주변을 걸으면서, 그리고 건물 벽에 붙은 포스터들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더욱 진해져만 가는 감정이었다. 한 쪽에는 과격한 표어들이 내 적개심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흩어져 시위하고, 다른 쪽에는 인터넷의 온갖 개그들이 패러디되어 장난스런 실프에 흔들렸다. 전쟁터의 표어들과 축제의 즐거움이 부조화스럽게 조화를 이루었다. 그리고 난 즐거움을 느꼈다. 본부 건물 안까지 들어갔더라면 더 즐거웠을 텐데, 아쉽게도 학생증을 놓고 와서 기묘한 즐거움은 거기에서 끝을 맺기로 했다. 학교도 변했구나. 건물만 변한 것이 아니라 안에 사는 사람들도.

3.
중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다들 식사는 한 상태였기 때문에, 맥주나 마시러 갔다. 집 근처에 셀프로 운영되는 맥주 바가 하나 있었는데 거기로 갔다. 내가 일단 소주를 못 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헤어지려니 무언가 아쉬워서 과자 조금이랑 캔맥주를 들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니 시간은 자정을 넘겨 한시가 되었다. 새벽은 이야기거리가 떨어지는 시간이다. 그래서 서로 더 깊은 곳의 이야기를 꺼내오게 되었다.

깊은 곳일수록 어둡기 마련이다.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는데로 시작해 놓고서는 말하면서 눈물이 살짝 고이는 이야기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다. 그 중에서 충격이었던 이야기 하나는, 내 목표는 너였다는 친구의 고백이었다. 내가 그런 놈이었나. 나는 따라갈 사람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나를 따라오는 사람도 있었구나. 남들 따라가기에도 벅차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나를 따라가려고 기를 쓰는 사람들도 있었구나.

4.
두 발이 땅을 딛지 못하고 있더라도, 무릎이 발바닥과 함께 땅에 기대 있더라도 멈추어 있다고 단언하지는 못할 것 같다. 꿈틀거리는 한은 앞으로든 뒤로든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멈추어 있다고 포기하지 않는 이상 꿈틀거리기라도 할 테니까.

잠깐 앉아 신발끈을 고쳐 매어야 할 시간인가 보다.

0'.
시간은 미래로부터 흘러와 현재를 거쳐 과거로 흘러간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은 내가 과거로부터 흘러와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흘러간다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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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베게 '동양고전강의' 시리즈의 『맹자』를 읽고 있는데 신영복 교수님이 쓰셨던 『강의』를 다시 읽어볼까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맹자 교양강의
푸페이룽 지음, 정광훈 옮김/돌베개

여튼 한비자를 읽은 다음에 맹자의 입장을 철저히 옹호하는 책을 읽기 시작하니 느낌이 색다르다. 법가는 유가사상이 너무 무르다고 비판하고 유가사상은 법가에 인정이 없다고 비판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책의 저자가 비판하는 양유음법(陽儒陰法)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중. 유가는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구조이고 법가는 사회 구조에 책임을 돌리는 사상이다. 누군가 말했듯 제 아무리 좋은 사람만 모여있다고 해도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는 충분히 존재 가능하다. 이 비도덕적 사회를 메꿀 방법은 법가사상 뿐. 묵가는 더욱 개인으로 회귀하는 쪽이고, 도가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모든 것 때려치고 나 혼자 살련다 이런 쪽이니 국가가 취할만한 입장이 되질 못 하니까.

한비자
송지영/홍신문화사

유가와 법가의 대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것은 백이와 숙제 형제에 대한 평가이다. 유가에서는 의를 지킨 사람들로 떠받들지만, 법가에서는 지 좋다고 사회를 버린 사회에는 전혀 쓸모없는 사람들일 뿐이다.

물론 실제 사회와 실제 인간은 이들이 말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해서, 어느 두 쪽도 버릴 수 없겠지. 그래서 양유음법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거다. 다 읽으면 장자나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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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8. 14:23 Daily lives

짧게 잡소리

1. 제설하고 살지요
펄~ 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옵니다.
올해 특히 많은 눈이 온다고 하네요. 와우! 할렐루야! 이건 축복이야! 엉엉
요즘은 그나마 눈이 덜 와서 다행이지만 영하 13도의 대한파(....)


2. 요령껏 하기
통계역학 공부하면서 익힌(?) 요령에 대해서 글을 적어보려 합니다.
테일러 근사를 그냥 하지 않고 로그를 써서 완만한 함수로 만든 뒤에 근사하기. 정규분포의 정당성과 중심극한정리, Stirling 근사식과 관계가 있죠.
그래도 물이 고여있지만은 않은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는 않네요.


3. 책
『한비자』와 『윤리학』을 읽고 있습니다. 한비자는 한비가 써서 한비자고 윤리학은 아리스토틀이 쓴 니코마코스 윤리학인데 둘을 비교하며 읽는것도 재미있더군요. 한비가 노장사상에 기반을 둔 탈인간적인 인간상을 이상적인 인간으로 제시하는 반면에 아리스토틀은 균형잡인 인간성의 인간적인(?) 인간을 이상형으로 제시하고 있으니 말이죠. 더불어 목요일에 신우회라고 기독교 모임에서 들은 설교를 듣다 떠올린 건데, 기독교와 노장사상에서 지향하는 인간상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만 그 근거가 인격이 없는가(도) 있는가(신)에서 차이가 난다고나 할까.
한비자
송지영/홍신문화사


4. 돈
어제는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보았습니다. 조금 특이한 부대에 있어서 이런 문화활동을 할 기회가 많아서요. '인생에 한번 정도는 나를 위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심리를 이용해 '실제로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이라는 상상을 잘 버무려 냈죠. 물론 들었던 생각은 '역시 의뢰비를 받는군 - 돈 없으면 사랑도 못하는건가'라는 암울한 감정뿐이었지만. 이건 내가 모태솔로여서가 아니야.



5. 일병
일병 단지 2주일 정도 되었습니다. 벌써 상병 달고 싶어지네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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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0. 12. 18. 12:43 Daily lives

근황

1.

DOES_NOT_EXIST

무언가 점차 사라져가는 느낌. Out of sight, out of mind인가...


2.
부대 독서실에 너부러져 있길레 E.H.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었다.

역사란 무엇인가
E.H. 카 지음, 김택현 옮김/까치글방

내 취향이 이런 책 좋아하는거라 재미있게 읽었다. 좋아한다고 해서 한번에 정독할 정도는 아니긴 한데(30~40 페이지씩 끊어읽지 않으면 잠든다) 생각해볼 거리는 많이 제공해줘서 좋았다.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는 문장이 널리 알려져 있기는 한데 그 문장은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반밖에 이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푸앙카레의 『과학과 가설』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어째 번역해 놓은 출판사가 없다. 영역본을 구해야 하나...(그것보다 제대로 된 책을 구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일단 당분간은 헌책방에서 구해놓은 한비자나 읽어야지...




22:56 추가

3.
이전에 엔트로피라는 물리량이 고전적으로 유도되는 과정을 올렸던 적이 있다. 재미있는 점은 엔트로피라는 물리량이 고전적인 열역학과 현대 통계열역학에서 취급되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것. 뉴턴의 시대에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던 중력에 의한 위치에너지의 기준값이 아인슈타인으로 넘어오면서 갑자기 중요성을 얻게 되었는데 비슷한 일이 엔트로피에서도 일어났다. 열역학 제 3법칙(온도가 절대영도에 가까워지면 엔트로피는 최소값-0-으로 수렴한다)이 그 한 예.

그래서 궁금해진 건데, 통계역학에서 엔트로피를 가능한 상태 수의 로그값에 볼츠만 상수를 곱한 것으로 정의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상기체상태방정식에서 기체상수가 등장하니 그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추측하기만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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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0. 10. 22. 18:34 Daily lives

근황

11월 1일까지 두 편의 글이 예약되어 있다. 물론 글 하나에서 둘 정도는 더 쓸 생각이고, 그러면 11월 중순이나 말까지는 계속 블로그에 글이 올라오게 되겠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지금은 고여있는 물이 되었다. 정체된 사람이 쓸 수 있는 글은 멈춰있는 글 밖에 없겠지. 그래서 글을 쓰는 것을 잠시 그만둘까 생각중이다. 물이 다시 흐를때까지. 물론 틈틈히 Kronig-Penney model을 기억에만 의존해서 풀어보고 Born approximation을 다시 유도해보고 있기는 한데(Green function을 잘못 떠올려서 실패했지만)[각주:1] 그런다고 해서 고여있는 물이 흐르는 물이 될까? 계속 꿈틀대기는 하겠지만 아직 다시 흐르기 위해서는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그러면 다시 흐를 때까지 안녕.

옛적에 누군가가 그랬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졸업식에나 어울리는 고리타분한 구이지만, 그래도 그나마 어울리는 말이려나.


덧. 외박 나오자 마자 그리피스 양자책부터 다시 확인하는 나를 보니 다시 흐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살짝 생긴다.
  1. 이런 것까지 아득바득 기억하고 있는 내가 신기할 때가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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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0. 7. 16. 10:25 Daily lives

Big Bang Big Boom

BIG BANG BIG BOOM - the new wall-painted animation by BLU from blu on Vimeo.

아인슈타인 아져씨는 말했지. 세계 3차 대전은 어떨 지 몰라도 4차 대전에서는 돌과 막대기로 붙을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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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9. 02:02 Daily lives

책 취향

http://book.idsolution.co.kr

전 사막 취향이라네요. 소설보다는 논픽션 위주로 읽는 편이긴 한데....
어릴 적 편식(?)한다고 선생님들한테 한 소리 들었었죠 -_-;;;

유목민 취향이라고 생각하는중. 그런데 대부분의 독서취향이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바넘효과를 일으킬 정도의 모호성은 있는 것 같다. 맞다고 해석하려면 어떻게든 맞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 뭐 취향이란 것 자체가 면도날처럼 딱 잘리는 것이 아니지만.


사막은 지구 표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기후대로, 매년 빠른 속도로 넓어지고 있다. 동식물의 생존에 무자비한 환경이긴 하지만 놀랍게도 사막엔 수많은 생물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가혹한 사막의 자연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물과 에너지의 사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극도로 실용적이고 보수적인 행동 패턴을 보인다.

실용주의, 현실주의, 냉정한 보수주의. 이는 당신의 책 취향에게 가장 적합한 곳입니다.

  • 목마른 낙타가 물을 찾듯이:
    낙타가 사막에서 물을 찾듯이, 책을 고를 때도 실용주의가 적용됨. 빙빙 돌려 말하거나, 심하게 은유적이거나, 감상적인 내용은 질색. 본론부터 간단히. 쿨하고,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내용을 선호함. 

  • 들어는 봤나, 하드보일드: 
    책이란 무릇 어떠한 감정에 흔들려서도 안되며, 객관적이고 중립적이고 이성적으로 쓰여져야 함. 사실주의 소설, 다큐멘터리 기법의 역사책, 인물 평전 같은 건조한 사실 기반 내용을 좋아하는 편. 

  • 문화적 유목민: 
    사실주의 역사 책만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의외로 다양한 책을 섭렵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특별히 일관된 선호 기준이 없음. (아예 좋다 싫다 취향이 없는 경우도 있음.) 뭔가 볼만한 책을 찾기 위해 '방황'을 많이 하는 독자층.

당신의 취향은 지구 대지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사막 기후처럼 전체 출판 시장의 상당수를 차지하며, 그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로맨스 소설이나 시 같은 픽션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취향이기도 합니다.

다음의 당신 취향의 사람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은 책들입니다.

"로버트 닐슨 씨 되시나요?" 그녀가 물었다.  
내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녀는 편지 봉투를 내밀었다. "그럼 이거 받으세요." 그녀가 말했다. 
난 봉투를 의심스럽게 바라보다 이게 무엇인지 물었다.  
"당신의 동생으로부터 온 메시지입니다." 그녀가 대답했다. 
그 말을 듣곤 화가 났다. "당신이 누군진 모르겠습니다만," 난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이 내 동생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내 동생이 죽은지 1년도 넘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텐데요."
여자는 한숨을 쉬었다. "알고 있습니다. 닐슨 씨." 그녀는 피곤한 기색으로 대답했다 .
[중간 생략]
"전 이 메시지를 받아 적기 위해 6개월 간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녀가 나에게 말했다. "이건 제가 원해서 한 일이 아니에요. 저도 제 할 일이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당신 동생이 절 가만 놔두질 않았어요, 자기의 메시지를 완벽하게 받아 적어 당신에게 이렇게 전달하기까지 말이죠."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 거의 필사적이었다. "이제 이걸 좀 받아주세요, 그리고 제가 그만 편히 쉴 수 있게 해주세요."
- What Dreams May Come, Richard Matheson


그의 이름은 루, 두 번째 이름은 이제부터 이야기할 한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 생전에 그는 마술사였다. 기적을 만드는 사람, 요술쟁이, 환상을 연출하는 사람 말이다. 그는 아주 솜씨 좋은 마술사였는데도, 일찍 죽은 탓에 위에서 언급한 다른 이들만큼의 명성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 사람들이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을 성취한 인물이었다. 
첫째, 그는 살인범에게 복수했다. 
둘째, 그는 살인을 실행했다. 
셋째, 그는 그 과정에서 살해당했다.
- 이와 손톱, 빌 밸린저


보수적이란 말이 나오는데 난 확실히 보수적인 면이 많다. 그런데 괴상하게도 주변 사람들은 날 두고 진보적일거라고 생각하네 -_-;;[각주:1]

2009/02/10 - IDsolution 성향분석 결과

작년에 이런것도 했었는데 결과 첨부.


 

“램프를 만들어 낸 것은 어둠이었고, 나침반을 만들어 낸 것은 안개였고, 탐험을 하게 만든 것은 배고픔이었다.” – 빅토르 위고

 

이곳은 질서정연한 인과관계, 철두철미한 결단력, 깔끔하고 가벼운 것을 좋아하는, 사심 없는 취향을 위한 공간입니다.

 

군중심리, 오빠부대, 순정 신파극, 삼각관계 멜로 드라마, 현실감각 없는 낭만주의자, 성형 연예인, 취향이나 종교를 강요하는 인간들은 이곳에서 제거될 것입니다. 

 

이 영역에 속하는 사람들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있습니다 

  • 남들이 뭘 하던 기본적으로 무관심한 편. 멀리 떨어져 객관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함
     
  • 현실 세계에선 까다로운 비주류이지만, 인터넷에선 불만 가득한 주류 계층을 형성함
     
  • 간결하고 논리적이고 특이한 것을 선호. 일단은 뭔가 새롭고 독창적인 것을 원하지만 자신이 아는 상식과 논리에 벗어나는 것은 싫어함
     
  • 대체로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기준이 모호해서 대중적인 영화 소설 음악에 끌리기도 함.

대체적으로 보면 건조하고 까탈스럽단 소린데 신기한 것은 오프라인에서는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거?[각주:2] 괴짜취급은 받지만...-_-;;
  1. 사고가 아니라 태도가 보수적이라 그럴지도... [본문으로]
  2. 착각은 아니겠지...-_-;;;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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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0. 6. 27. 02:39 Daily lives

트위터나 해볼까

사실 블로그도 버려놓는 일이 일상다반사라 트위터 만들어봤자 연단위로 글을 올릴 것 같은데 한번 해볼까 싶기도 하다. 내 아스트랄성(?)은 단문으로 더 잘 드러낼 수 있는데...

그런데 한 2~3년 아무것도 안 올려도 트위터 계정 안 짤리나요?



덧.

죽은 자들에게 고하라
이영도.듀나 외 지음/해토

소설은 SF를 자주 읽는 편인데 한번 질러봤다. 90년대식 커버는 좀 에러 -_- 차라리 이전의 『얼터너티브 드림』이나 『U, Robot』처럼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하지...

얼터너티브 드림
복거일 외 지음/황금가지

U, Robot 유, 로봇
이영수(듀나) 외 지음/황금가지

그냥 출판사 특징인가...-_- 황금가지가 환상문학 쪽을 좀 많이 내놓기는 하지만...

혁명을 팝니다
조지프 히스.앤드류 포터 지음, 윤미경 옮김/마티

이 녀석은 아직도 다 못 읽었다 OTL 반년동안 읽은 것 같은데...

재미있기는 한데(특히나 동양쪽의 문화에 대해 환상을 가진 서구인들에게 일침을 놓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동서양 서로가 서로에 대해 환상을 가진듯.) 책을 이것 저것 너무 많이 사 놓아서 전부 조금씩 읽느라 감당을 못하고 있는건가...

어릴 때 세워둔 원칙 중 하나가 '읽기 시작한 책은 끝을 본다' 였는데 지금은 '그런거 업ㅋ성ㅋ'처럼 되어버려서 읽다 만 책이 너무 많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88만원 세대』, 『삼성을 생각한다』, 『월든투』 정도가 지금 눈에 보이는 것들.  사놓고 건드리지도 않은 책은 더 많아서 문제. 책 사기 중독자인가 -_-;;

그런데 덧이 본문보다 더 기네 OTL



결국 만들었다. @astraldex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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