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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랙해Dirac sea를 항해하는 히치하이커들. 그들은 겔만의 팔정도Eightfold way를 가슴에 품고 파인만 도표Feynman diagram를 지도삼아 슈뢰딩거의 고양이Schrodinger's cat와 함께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Heisenberg's uncertainty principle을 극복하며 나아간다.[각주:1] 그들을 위한 항해의 안내서를 공개하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 Second Creation
The Second Creation (Reprint, Paperback)
Crease, Robert P./Rutgers Univ Pr
현대 물리학이라고 하면 대부분 초끈이론을 떠올리지만 실세는 표준모형이다. 아직 초끈이론이 이론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반면 표준모형은 쏟아지는 새로운 물리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었고 물리 현상을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실험적으로 검증된" 이론이다. 하지만 표준모형에 대한 교양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몇 안 되는 표준모형의 역사를 다루는 책인 Second Creation은 표준모형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항상 계산을 틀리고는 했다는 맨하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의 오펜하이머J. R. Oppenheimer, 말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 디랙P. A. M. Dirac, 봉고를 치고 다니며 직관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파인만R. Feynman, 돈 벌어 먹고 살만한게 없어 물리를 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방면에서 뛰어난 재주를 보였던 겔만M. Gell-Mann 등 표준모형이라는 건축물의 주춧돌을 깎아냈던 개성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읽는 이의 시간을 흡입하는 마력이 있다.

더군다나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배우는 톰슨J. J. Thomson의 푸딩모형과 우리가 현재 원자력을 하면 떠올리는 원자핵이 가운데에 있고 전자가 그 주위를 도는 그림의 원인을 제공한 러더퍼드E. Rutherford의 실험들의 비화 또한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방사능의 위험이 알려지지 않았던 시대에 고도로 농축된 방사성 물질으로부터 화상을 입어 가면서 새 물리학의 기둥을 새웠던 실험가들의 이야기와 양자역학을 태동시킨 보어N. Bohr, 하이젠베르크W. Heisenberg, 슈뢰딩거E. Schrodinger의 일화는 물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깊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덴마크 사람인 보어가 영국으로 유학가서 지냈던 불행한 시절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상대적으로 오래 된 책(80년대면 현대물리학에서는 근대이다)인지라 표준모형에 아직 3세대 입자, 그러니까 Top, Bottom 쿼크와 타우 입자Tauon가 도입되기 전까지의 역사까지만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론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과거와는 다르다고 해서 과거의 이해와 해석이 전혀 쓸모없는 것은 아닌 것처럼, 누락된 역사는 이 책의 아쉬운 점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오점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2. 엘러건트 유니버스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승산
초끈이론의 전도사라 할 수 있는 그린B. Greene의 초기작이다. 후속작이었던 『우주의 구조』는 어려워서 읽다가 중도에 포기했는데(106페이지였을 것이다) 이 책은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중학생이 소화하기에는 무리였던 것일까?

"현대물리학이란 초끈이론이구나"라는 스테레오타입을 만들어낸 장본인(그리고 미드 빅뱅이론은 이 편견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기 쉽게 잘 쓰여진 책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괜찮은 책. 다만 현재 서점에 쏟아지는 책들이 죄다 초끈이론에 그 기반을 둔 책들인지라 새로운 관점을 원한다면 다른 책이 더 나을 것이다.


3. Concepts of Space
공간개념
막스 야머 지음, 이경직 옮김/나남출판
(원서가 없어 번역본으로 대체)
어렵다. 철학을 전공하는 사람들도 참고한다고 하니(칸트까지만 하더라도 시공간은 철학의 일부였다.) 그 난이도가 짐작이 가리라. 더군다나 책 중반 이후부터는 원문을 수록하는데 읽은 책이 영어였으니 수록된 원문은 불어와 독일어 등. 덕분에 인용문은 하나도 못 읽었다. 순전히 독자의 능력 부족이기는 하다만.

"공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옛 사람들의 생각부터 현대의 생각까지 상세하게 수록하고 있다. 옛 희랍 시절의 사람들이 기발한 논리로 공간을 무엇으로 정의하고 어떻게 생각하였는지, 유대인의 카발라Cabala가 어떻게 기독교 세계관에 영향을 주었는지, 뉴턴의 공간에 대한 가설에 대한 당대 신학자들이 어떻게 비판하였는지 등에 대해서도 담고 있어 물리학 교양서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감이 있다. 더군다나 후반으로 갈 수록 현대물리학의 입김이 반영된 "시공간은 어떠한가"에 대한 답변은 관련 전공의 전공지식이 없으면 이해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워진다. 불가해한 것으로 여겨졌던 문장들이 일반상대론을 조금 공부하고 나니 깨우쳐진다면 교양서로서는 낙제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이라면 서양쪽의 역사에 치우쳐 동양에서 공간의 개념은 어떻게 발전하였는지 나오지 않는다. 다만 현대의 시공간에 대한 관념은 거의 서양 사상이 원류가 되니 동양의 역사가 도입되면 오히려 책의 통일성만 방해할 위험이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겠지.


4. 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
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 (Reprint, Paperback)
Smolin, Lee/Perseus Books Group
(번역본도 나와 있습니다)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론들에 대한 책은 대부분 초끈이론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초끈이론은 미국에서 대단히 흥행하고 있는 이론이고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물리학의 거장들이 활동하고 있는 다른 지역으로 렌즈를 돌리면 어떤 그림이 나오게 될까?

2차대전 이전에는 하이젠베르크와 아인슈타인A. Einstein, 슈뢰딩거 등 독일이 당대 물리학의 최전선에 서 있었고 2차대전 이후에는 그 사람들이 나치를 피해 건너간 미국에서 파인만, 겔만, 와인버그S. Weinberg 등이 현대물리학의 초석을 닦았다. 하지만 현대물리학의 거장들이 그들만 있던가. 뉴턴경Sir I. Newton의 역사를 물려받은 영국에는 펜로즈R. Penrose와 휠체어 위의 지성 호킹S. Hawking박사가 있다.

특이하게도 셋 다 중력에 대한 연구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중력의 양자화에 대한 전반적인 접근을 다루는 책이 영국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중력을 양자화하는 접근법들에 대한 책이다.

중력을 양자화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잘 알다시피, 전하는 연속적인 분포를 갖지 않는다. 전자가 가지고 있는 전하량이 일정하고 이 전하량이 기본 단위가 되어 전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마치 158,259.82원짜리 핸드폰을 생각할 수는 있지만, 실제 현금으로 이 핸드폰을 살 때에는 158,250원이나 158,260원으로밖에 거래를 못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식으로 물리 법칙에 근본적인 비연속성을 도입해주는 것을 양자화된 이론이라고 부른다. 플랑크M. Plank는 빛의 에너지에 비연속성을 도입해서 흑체복사black body radiation를 성공적으로 설명했고, 보어는 원자 궤도에 양자성을 도입해 수소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하는데 성공했다. 디랙과 파인만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전자기력의 상호작용까지 양자화하는데 성공하는데, 이것을 두고 양자전자기학Quantum ElectroDynamics, 혹은 양자장론Quantum Field Theory이라고 한다. 다만 아직 양자화가 완전하지 못한 힘이 있는데, 바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설명되는 중력이다.

중력에 양자성을 부여하는 한 가지 방법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초끈이론이 있고, 다른 하나는 약간은 생소한 루프 양자중력 이론이다. 둘의 접근방법은 약간 다른데, 초끈이론이 힘을 매개하는 입자들(보존boson이라고 부른다)의 존재에 뿌리를 둔다면 루프 양자중력 이론은 반대로 시공간이 양자화되어있을 경우 만족할 방정식으로부터 출발한다. 마지막 한 가지 접근법은 아예 백지 상태로부터 출발해 물리 이론을 쌓아 나가는 것으로(예컨데 시공간이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지 않고 이론의 중간 과정으로 시공간을 정의하는 방식이다) 펜로즈의 트위스터 이론이 여기에 해당하나 다른 이론들도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앞서 서술한 이 세가지 이론들을 서로 비교하며 중력을 양자화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던 시공간의 다양한 측면들을 파헤친다. 초끈이론 말고 다른 현대물리학의 이론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무엇이 궁극적인 중력의 양자이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저자는 현재 알려진 중력에 양자성을 부여하는 이론들은 결국 진짜 이론의 한 단면일 것이라고 말한다. 마치 코끼리의 코를 만졌던 장님과 귀를 만졌던 장님의 대답이 달랐던 것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이론들은 맞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현실과 아예 동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수십년 이내에 중력의 양자적 성질이 전부 밝혀질 것인지 기대해 보자.

5. Programming the Universe
Programming the Universe (Reprint, Paperback)
Lloyd, Seth/Random House
(번역본도 나와 있습니다)
이미 한 번 서평을 쓴 적이 있는 책(2008/12/24 - [자연과학] 세스 로이드, 프로그래밍 유니버스)이지만 조금 부족한 것이 있다 싶어 부연설명을 단다.

다른 교양서적과는 다르게 이 책은 새로운 이론을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단지 "새로운 해석"을 소개하는 것일 뿐. 초끈이론이 세계를 "고차원의 끈들이 공명하는 무대"로 묘사했다면 이 책에서는 우주가 "0과 1들이 벌이는 축제"로 치환된다. 이 책에서는 세계가 숫자들의 잔치라는 그림으로 그려지더라도 그 세계를 설명하는 수식들은 이전의 물리학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몬드리안P. Mondrian의 추상화에서 누구는 냉혹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누구는 이성의 차가움을 느낀다는 것이 비슷한 비유이려나.

관측하는 순간 그 물체는 그 상태로 붕괴한다는 고전적인 코펜하겐 해석, 양자역학적으로 주어진 다양한 가능성들은 각기 그 가능성대로 발현한다는 다세계해석 말고 제 삼의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6. 생각의 기차
생각의 기차 1
이상하 지음/궁리
생각의 기차 2
이상하 지음/궁리
벤젠고리는 꿈에서 등장한 자기 꼬리를 문 뱀의 형상을 통해 유명해졌고, 페니실린은 열악한 연구실 환경에서 곰팡이가 잘못 자란 덕분에 여러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 비슷한 많은 사례들 때문인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은 행운(serendipity)이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간혹 있게 되는데, 실제 발견의 현장은 그러할까? 새로운 발견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 지는 것일까?

과학적 발견이라 하면 과학이 내딛는 걸음 하나 하나를 말한다. 지금 이 시대의 과학은 다각형과 사원소설로 우주 만물의 움직임을 설명하던 요람에서 보이지 않는 미립자들을 관측하고 수많은 괴질들을 정복하는 먼 길을 걸어왔다. 그 먼 길을 걷는 동안 남겨 놓은 발자국들이 모두 앞선 예제들처럼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가지지는 않았을 터. 그렇다면 과학이 남은 발자취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자는 총 열 두가지 분류로 발자국들을 분류하고 그 분류를 따라 발자국들을 되짚는다. 그 발자취에는 과학이 발달하던 시대적 배경과 그 시대의 한계도 드러나고 새로이 발견된 현상들에 대한 과학자들의 대담한 가설과 보수적인 견해가 서로 배치되며 나타나기도 한다. 이 긴 여정 속에서 점차 분명해지는 것은, 으레 믿는 '과학은 천재들의 거대한 도약으로 쌓아올린 상아탑'이라는 신화가 과학이라는 빙산의 왜곡된 일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과학이라는 길을 걷고자 하나 자신의 능력에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과학을 둘러싼 경외의 환상을 벋겨내고 자신감 있게 길을 내딛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7. Feynman's Rainbow

Feynman's Rainbow (Reprint, Paperback)
Mlodinow, Leonard/Grand Central Pub
(번역본도 나와 있습니다)[각주:2]
서점의 과학 코너에 들어가면 반갑게 맞아주는 수많은 책들로 이름을 널리 알리는 파인만씨. 그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저자는 박사과정을 막 마친 후 박사후연구원으로 물리학계의 전설 파인만과 겔만이 있는 칼텍으로 오게 된다. 낯선 환경, 잘 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만난 파인만. 이 책은 당시 항암 치료로 고생하며 젊음을 잃어버린 후년의 파인만과 나누었던 대화들을 재구성한 것이다. 공자와 그 제자들 사이의 대화를 적은 『논어』에서 공자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에서는 천재라는 베일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았던 파인만의 삶과 사상이 드러난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대화를 옮겨 본다.

"And what do you think was the salient feature of the rainbow that inspired Descartes's mathematical analysis?" he asked.
"I give up. What would you say inspired his theory?":
"I would say his inspiration was that he thought rainbows were beautiful..."
 
"그리고 데카르트가 수학적으로 분석하도록 한 무지개의 본질적인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해?" 그가 물었다.
"모르겠는데요. 데카르트의 이론에 불을 지핀게 무어라 하시겠습니까?"
"나는 데카르트가 무지개가 아름답다고 생각해서라 하겠어..."
p.s. 신판본도 있어 링크를 걸어둔다.
Feynman's Rainbow (Paperback)
Mlodinow, Leonard/Random House Inc


8.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로버트 P. 크리즈 지음, 김명남 옮김/지호
우리는 왜 자연에 대해서 알기를 열망하는 것일까. 그건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에, 자연이 감추어 둔 보석을 드러내는 실험 또한 아름다울 수 밖에 없다.

책에 대한 평가는 이전에 쓴 서평으로 대신한다.(2011/06/05 - 로버트 P. 크리즈 저 김명남 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부연설명은 불필요하다고 믿는다.


9. 기타
스트링 코스모스
스트링 코스모스
남순건 지음/지호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국내 과학자의 초끈이론에 대한 교양서. 얇고 무난하지만 두어 번인가 오타가 있어 신경쓰였다. 이전 서평(2009/03/24 - 남순건, [스트링 코스모스])

신은 주사위놀이를 하지 않는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츠즈키 타쿠지 지음, 김하경 옮김/더블유출판사(에이치엔비,도서출판 홍)
오역만 기억나는 교양서. 소설의 형식을 차용해서 그런지 NNT의 블랙 스완이 연상되는 부분도 있다.[각주:3] 이전 서평(2009/04/14 - 츠즈키 타쿠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과학 철학
과학 철학
이상하 지음/철학과현실사
어렵기도 하고(후반부는 머리에 우겨넣는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과학철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전혀 상관없는 책이다. 과학철학이 쿤의 패러다임과 포퍼의 반증가능성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한테는 다른 견해들을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에너지와 운동량에 대한 생각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해 왔는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서평이 아직도 쓰다 만 채 보관고에서 숙성되는 모양이다.

싸우는 물리학자
싸우는 물리학자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박재현 옮김, 전영석 감수/시공사
연예인 x파일이라는 것이 한창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물리학자 x파일이다. 물리학 교재에서 간간히 보이는 이름들의 인간적인(?) 부분을 볼 수 있다. 이전 서평(2009/03/14 - 다케루치 가오루, [싸우는 물리학자])

밤의 물리학
밤의 물리학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꿈꾸는과학 옮김/사이언스북스
"밤의"이라는 수식어는 무림식으로 쓴다면 사파(邪派), 역사식으로 쓴다면 야사(野史). 물리학 전체 커뮤니티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가설들과 이론들을 다루는 책인데 워낙 이쪽 구석구석을 다 쑤시고 다니는지라 새로운 것은 없었다. 이전 서평(2009/01/07 - 다케우치 가오루, [밤의 물리학])



  1. 재미없는 말장난이다. [본문으로]
  2. 만 품절로 Fail [본문으로]
  3. 논리보다는 이야기가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 그런 구성을 취한다고 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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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kipid BlogIcon kipid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재밌는 교양 과학 서적?이 많았군요.
    원래는 이런책들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서평 읽으니 시간 날 때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

    2012/05/16 22:40

심심하니 라디오나 만들까 해서(...) 예전에 보아둔 적 있던 대인의 과학 시리즈를 찾아보던 중 신규제품으로 Theo Jansen(네덜란드어라 원어 발음은 테오 얀슨에 가깝다[각주:1])의 Kinetic Sculpture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산 것은 아래 모델인데 대인의 과학 매거진 30번보다는 호외(?)로 나온 이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든다.

大人の科學マガジン別冊 テオ·ヤンセンのミニ·リノセロス (學硏ムック大人の科學マガジンシリ-ズ) (ムック)
/學習硏究社
Mini Rhinoceros. 이런 것도 판매하다니 알라딘은 역시 위대하다

처음 이 사람의 작품을 알게 된 것은 로봇 설계 프로젝트를 위한 사전조사에서였다. 사다리에 거꾸로 매달려서 앞뒤로 오가는 로봇을 제작하는 것이 과제였는데 바퀴를 사용할 수 없도록 간격을 불규칙적으로 준다고 해서 다리를 사용하는 메커니즘을 찾다가 알게 되었다. 지금도 YouTube에 올라와 있는 이 동영상이 그 때 발견한 동영상이다.

아름답기는 하지만 실제로 구현하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은 구조이다.[각주:2]

 
프로젝트때 제시되었던 여러 디자인 중 하나. 결국 버려졌다.

결국 기어에 사다리의 오차를 흡수할 수 있도록 약간의 디자인 변형을 가해 사용하기로 했다. 그 이후로 잊고 살았는데 갑자기 든 라디오 제작 생각에 이것 저것 찾다가 다시 떠올린 것. 실제 네덜란드 해안가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어다니는 녀석의 동영상을 보도록 하자.


그냥 걷는 동영상일 뿐인데 한 번 정도는 끝까지 보게 된다

찾아보다 알게 된 사실이 첫 세대는 밀어주면 걸어가는 수준이었는데 갈수록 발전해서 바람을 먹어(?) 혼자 걸어다니기 시작하더니 등에 달린 날개(...)로 바람을 모아 바람이 없어도 저장해둔 바람을 이용해 걸어다니고 요즘에는 센서까지 달려서 물을 감지하면 방향을 바꾸고 그걸 기억해두는데다가 폭풍이 몰려오면 자신을 땅에 고정하는 능력까지 생겼다고 한다. 이 정도면 재생산만 못 할 뿐이지 말 그대로 "신형 생명체new forms of life"이다.[각주:3] 자세한 작동 매커니즘은 제작자에게 들어보자.

얀슨의 TED 강연

버리는 PVC파이프와 자연분해성 비닐, 버리는 레모네이드 PET병에서 태어나 바닷바람을 먹으며 살아가는 해변가의 생명체Strandbeest. 자비로운 아름다움은 뼈대뿐인 기계에조차 자신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P.S.
얀슨이 사용하는 위의 구조물처럼 막대와 축만으로 구성된 기계장치를 링키지(linkage)라고 부른다. 얀슨의 설계 말고도 걷는 행동을 모방하는 링키지로는 조 클란(Joe Klann)이 디자인한 클란 링키지가 있다.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 링크를 참조하라. 얀슨 링키지가 4족보행 포유류의 걷는 모습을 닮았다면 클란의 경우는 곤충의 걷는 모습을 닮았다. 두 링키지를 비교한 사이트도 있으니 확인해보자.

이전에 BBC에서 했던 고인(?)이 된 방송중 Techno games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일종의 로봇 올림픽이라 보면 되는데 그 중 단거리달리기 종목이 기억이 난다. 바퀴 없이 50m를 최대한 빨리 돌파하는 것이 목표인 이 종목에서 다른 기계들이 3분씩 걸려 겨우 통과하던 50미터를 단 8초만에(!) 통과해 아직도 기억에 남는 로봇이 있다. Scuttle이라는 이 조그마한 로봇의 매커니즘은 여기에서 확인하면 된다(Scuttle in action). 주의할 것은 이미 전시대의 유물이 된 Flash4가 없으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난 리더 후렌들리한 라이터기 때문에 친절하게도 작동방식 설명 플래시의 주소를 찾아내어 삽입한다.

 
손을 움직여 작동할 수도 있고 그냥 Play를 눌러도 된다. 왼쪽의 속도조절은 덤

걷는 것을 묘사하는 장치를 만드는 법은 많지만, 일단 기억나는 것은 여기까지. 여기에 제시된 디자인 말고도 가능한 방법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당신의 상상력을 믿겠다.

P.S.2
분명 과학과 기술은 다른 분야인데 다음 view는 과학으로 통합해놓은 것 같다. 그래서 과학으로 발행.
  1. 잘 들어보면 "테오 얀스ㅔㄴ" 보통 테오 얀센이라고 많이 쓰는 듯 싶다. [본문으로]
  2. 한 다리에 막대가 8개 사용되는데 막대 하나당 가격이 증가하기 마련이고 더군다나 부품 수가 증가할수록 어디가 문제인지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파악하기도 힘들어진다. 미적으론 완성되었어도 공학적으로는 영 아닌 케이스. [본문으로]
  3. 생물학적인 생명체의 정의는 1. 에너지대사를 할 것, 2. 자극에 반응할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3. 재생산을 할 것이다. 에너지대사란 생명체는 에너지를 흡수하고 배출해야 한다는 것을, 자극에 반응한다는 것은 외부 조건이 변하면 그에 맞추어 다르게 행동할 것을, 재생산이란 생식활동을 할 것을 의미한다. 이 세 가지 조건 중 두가지나 만족시키니 준생명체 아닌가.(컴퓨터 바이러스를 첫 조건을 제외한 나머지 조건을 만족하니 첫 인공 생명체라고 간주하는 사람도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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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연구(?)에 영감을 주는 내용과 동영상이네요.
    정말..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기분!
    감사합니다. ^^

    2012/02/13 14:12
  2. LUNEFEY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 전역하시나요? ㅋㅋ

    2012/05/05 13:40

요즘 마사토끼의 블로그에 이미 연재가 끝난 매치스틱 트웬티의 초고(?)가 올라오고 있다. 한번 보긴 했던 웹툰이지만 오랜만에 생각이 나서 다시 정주행. 잊지 않은 이야기인데도 다시 보면 여전히 재미있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별다른 할 일이 없어서 어제 도착한 DVD를 두번 돌렸다. 한번은 영화 감상, 한번은 코멘터리.[각주:1] 이미 재미있게 봤고 이야기도 다 아는데 다시 보는 영화를 그것도 두번이나 돌리다니, 왜 그랬을까. 생각없이 영상을 틀어놓고 딴 짓을 하며 가끔 눈길을 줄 때까지만 해도 들지 않던 의문은 웹툰을 정주행하고 난 뒤에야 찾아왔다. 왜 우리는 이미 아는 이야기를 다시 듣고자 하는 것일까?

아리스토텔레스였던가? 옛적에 아름다움은 아는 것을 재인식하는 즐거움이라고 주장하던 사람이 있었다. 지금은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려놓고 추상적인 아름다움이라며 찬양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다소 시대와 동떨어진 발언같기는 하지만. 뜬금없이 나타난 이 기억이 고개를 든 순간, 역으로 이야기의 재미는 아름다움을 다시 만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무대 위에 올라섰다. 그래, 이야기의 재미는 그 이야기의 색다름과 예측 불가능성에도 있지만, 어쩌면 그 이야기의 아름다움에 있을지도 몰라. 뻔한 이야기를 보려고 영화관 매표소에 줄을 서는 이유도,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는 이야기를 위해 지갑을 비우면서까지 뮤지컬을 예매하는 것도 다 이야기가 아름다워서 아닐까.


어쩌면 세계 제일의 이야기꾼이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아름다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1. 이번 휴가중에 단편 마무리해서 공개한다고 했던 것은 안드로메다로...-_-;;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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