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진폭의 재귀적 구성을 다룬 원고로, 그룹미팅 발표용으로 준비했던 자료를 TeX으로 문서화해봤습니다. 연구과목 보고서로 때우기 위해 작성한 불순한(?) 의도도 있긴 한데 뭐 상관없겠지요. 생각보다 길어져서 계산으로 실제 다뤄봤던 예시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참고문헌에 다 들어있으니 알아서 찾아보시면 될 듯(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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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ings 2017 후기

Daily lives 2017.07.06 16:58

Strings 2017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렸습니다. 그래서 평생 중동에 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팔자에도 없던 이스라엘에 다녀오게 되었네요.


학회에서는 SYK model에 대한 간략한 개괄과 산란진폭에 대한 세션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Raju의 발표가 기억이 남는데, 논문에서 쓴 방법론을 쓰면 무언가 논문거리가 하나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며 신나서 메일을 쓰고 문헌조사에 들어갔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20년도 더 전에 비슷한 것을 한 사람들이 결론을 내려놨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씁...). 잘 머리를 굴려보면 해볼만한 프로젝트가 하나는 나올 것 같은데 아직도 잘 모르겠군요...


AdS/CFT 20주년 기념 세션도 있었는데 초창기에는 AdS/CFT가 잠시동안의 유행이 될 것이라고 본 사람들이 많았나 봅니다. 발표자 중 "얘가 그때 그런 (틀린) 소리를 했었지"라며 놀리는(?) 슬라이드를 끼워넣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내년 Strings는 끈이론 50주년 기념이 될 것이라는데 Veneziano amplitude를 기준으로 재는 모양입니다. 이번에는 끈 현상론에 대한 톡이 전혀 없었는데 내년에는 있을지 두고봐야겠군요.


포스터 발표를 하면서 질문을 받았는데, 질문에 답을 하면서 '무엇을 다르게 한 것이 원인이 되어 예전과는 다른 결과를 얻었는가?'란 질문은 다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포스터에만 안 다뤘으면 괜찮은데 논문에서도 안 다루었던 것 같더군요 OTL. 이미 출판된 논문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다음에 쓰는 논문에는 반영하도록 해야겠습니다.


다음은 학회 외적인 이스라엘에 대한 인상입니다.


1. 공항 및 입출국

기분탓일지도 모르겠지만 여태 봤던 공항들과는 달리 유리 외장재의 비율이 상당히 적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긴장감이 높은 주변국들과의 관계로 인한 보안상의 이유로 택한 디자인인지 단순히 더운 지방이라 냉방효율을 끌어올리는 디자인을 택한 것인지는 판단이 서질 않는군요.


입국은 그다지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입국 수속에서 컨퍼런스 목적으로 왔다고 하니 무슨 컨퍼런스냐고 물어서 끈이론이라고 대답했더니 못 알아들어서 물리학이라고 정정하는 시트콤에 어울릴 법한 작은 에피소드를 겪었습니다.


출국시에는 우선 짐칸에 실어 보낼 가방에 대해 간단한 보안검정(?)을 받은 후 출국장으로 들어갈 때 보다 빡센 검사를 받습니다. X-레이 검사 및 금속류 검사는 다른 곳에서도 모두 하는 일이지만 이스라엘에서는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질이 없는지 냄새 분자를 모아서 검사하는 시스템(으로 추정)도 갖추었더군요. 운 나쁘면 보안검사에서 몇시간씩 잡혀있는다는 말을 듣고 일찍 공항에 들어간 편이었는데, 약간은 부풀리기가 들어간 호들갑이란 인상이었습니다. 보안검색이 더 까다로운 편이기는 하지만 걱정하던 것만큼 심한 수준은 아니었으니까요.


2. 날씨

여름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찝니다. 폭염주의보의 후폭풍이 아직도 남아 대기중에 열기가 남아있는 서울 밤의 대기를 7월이 되기도 전에 느꼈네요. 그래도 습함은 좀 덜해서 견디기 좋았습니다. 다만 햇살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하더군요. 자외선차단제는 필수입니다.


3. 텔아비브

Asian Winter School에서 돌아오면서 잠시 관광했던 홍콩에서 건물의 덩치를 줄이면 비슷한 느낌이 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외장재에 그다지 돈을 많이 들이지 않아 은근히 낡은 듯한 인상을 받는 날것의 느낌을 가진 건물들이나 뜬금없이 보이는 네온사인으로 번쩍이는 간판들이 홍콩을 떠올리게 했다고 해야할까요? 물론 홍콩만큼 건물들의 덩치가 크지 않고 길거리 사이사이가 좁지 않아 완전히 같은 느낌을 주지는 않았지만요.


학회 기간 중 백야(White Night)라고 밤새 파티가 이어지는 날이 있었습니다. 찾아보니 매년 6월 마지막 주 목요일 밤이 이 백야에 해당하는 모양이더군요(이스라엘은 유대교의 영향으로 금요일 해질녘부터 토요일 해질녘이 안식일-샤바트-입니다. 목요일 밤이 한국의 불타는 금요일에 해당하는 셈). 구 자파(Jaffa) 도심의 곳곳에서 버스킹이 이어졌는데, 새벽 1시가 조금 넘어가자 버스킹하던 모든 사람들이 장비를 집어넣는 것을 보고 '어디가 백야라는거지'란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곳곳에 무장한 경찰이 치안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것이로군요.


4. 사해

학회 전에 선택할 수 있는 관광코스 선택에서 마사다와 사해를 선택해 사해에 다녀왔습니다. 지표면에서 가장 낮은(대기압이 가장 높은으로 해석해도 되려나요?) 지대이자 사해문서의 발견지인 사해는 기대보다는 웅장함(?)이 덜하더군요. 사실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래도 다들 한번 정도는 해보고 싶어하는 사해 입수를 안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해의 날씨는(6월 말) 한낮에 거의 40도에 육박했는데 약간 '고등교육을 잘 버무린 사람을 준비해 사해에서 40도로 90분간 조리합니다'란 요리책 느낌의 기온이었습니다. 사해에 입수했던 친구의 말로는 구멍에 물이 들어가지만 않으면 들어갔던 피부가 매끈해지면서 좋다고 하더군요.


사실 사해 기념품으로 암염 조각같은 것을 기대했었지만 그런 기념품은 없었고 그나마 비슷한 것이 사해에서 얻은 소금으로 만든 조리용 굵은 소금이었습니다. 일단 저는 요리를 할 일이 없으니 부모님께 드려야겠군요.


5. 마사다

헤롯왕의 요새 마사다는 사해를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었는데, 2000년 전의 건축물이 아직까지도 세월에 완전히 굴복하지 않고 집요하게 존재를 드러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벽에 그어진 검은 선 아래 부분은 복원 당시 원래 존재하던 부분이라고 하더군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로마식으로 지어진 목욕탕이었는데, 열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해 문의 크기를 조정한다거나 증기탕을 만들기 위해 속이 빈 바닥과 내벽을 만들어놓은 흔적을 보면서 '건물의 설계능력이 그렇게 크게 차이나지는 않는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문명의 한계는 기술을 떠올리는 능력이 아니라 그 기술을 현실화할 수 있는 재료의 가공능력이 결정한다는 느낌이랄까요.


그와는 별개로 가이드가 설명하는 마사다 항전의 이야기를 들으며 국가 차원에서 이 이야기의 소비를 장려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영웅적 전설'이란 느낌으로 설명을 이어가는 것을 보면 '이스라엘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교육시키는데 이용하기 좋은 방식으로 이야기에 접근하는 틀을 맞춰놓았다는 느낌이랄까요. 성격이 상당히 다른 이야기지만 하지만 '한국에서 단군 신화를 대하는 자세를 외부인이 본다면 이런 느낌일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6. 방벽

텔아비브에서 사해를 왕복하는 버스 안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다루는 뉴스에서 항상 자료화면으로 등장하는 분리장벽을 나안으로 목격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중간의 초소와 같은 곳에서는 무장한 군인이 대기하고 있고, 처음 방벽을 통과해 사해로 나가는 길에서는 군인이 버스에 탑승하여 검문하기도 했습니다. 이 방벽이 생긴 뒤로 테러가 줄어들었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복잡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7. 예루살렘

금요일 학회가 끝난 이후 예루살렘 투어를 신청해 누구나 이름정도는 들어보는 기독교의 성지 예루살렘에 다녀왔습니다. 십자가가 세워졌던 골고다 언덕을 덮는 교회를 만들어 그 언덕의 꼭대기를 작은 기도대로 만들어놓은 것을 보고는 '와 덕질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란 생각이 살짝 들더군요(...). 기독교와 예수의 고행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다면 그래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투어가 되겠다 싶었습니다.


8. 기술

생각외로 수목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지방이 지방이다 보니 북미 유타주와 같이 황무지가 길게 이어지는 계곡을 예상했는데 오히려 전에 다녀온 이태리 트리에스테 수준으로 수목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사해로 가기 위해 방벽을 지나니 예상했던 그 황무지가 그대로 이어졌지만요. 새삼 이 나라가 기술력 하나는 대단하구나 느꼈습니다. 가끔 판타지물을 보면 역사가 짧은 신생국가가 주변의 보다 오래된 국가들에 비해 부족한 안정성을 우월한 기술력으로 보충해서 안정을 꾀하는 설정을 만나곤 하는데, 그런 설정의 모티프가 되는 현실국가를 찾으라면 이스라엘을 꼽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실제 중동 역사도 그런 느낌으로 진행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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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Asian Winter School을 다녀왔습니다. 올해 Asian Winter School은 중국 광동 성 주하이 시의 중산대학 주하이 캠퍼스에서 열렸습니다. 다녀온 직후에 연이어 출장이라 후기가 좀 늦어졌네요.


Hartman(3d gravity-AdS3/CFT2), Myers(Entanglement entropy), He(Scattering amplitude-CHY) 세 사람의 강의를 재미있게 들었지만 그런 기술적인[각주:1] 이야기를 하려고 블로그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중국 생활이나 조금 적어보려고 합니다.


가장 먼저 기억에 남는 것은 대방화벽. 모든 메일이나 일정관리를 구글에 통합해놓은 터라 vpn 접속이 잘 안 되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심지어 arXiv조차 접속이 느리고 끊어지는 경우가 많더군요. '아 이래서 자유주의가 최고다'란 생각을 했습니다. 학교 일정 끝나고 홍콩에 왔을 때 자유롭게 접속되는 구글을 보며 '이것이 문화승리다!'를 외쳤던 기억이 나네요(...).


또 기억에 남는 것은 열악한(?) 시설. 지은지 얼마 안 된 캠퍼스라 그런지 학회장에서 인터넷 연결이 되질 않았습니다(...). 학회장에서는 아무것도 못 해서 호텔에서 인터넷 연결해서 arXiv 확인하고 메일 쓰고 논문 고치며 살았더니 학회장에 있을 때마다 '90년대에 연구를 한다는 것은 이런 느낌이었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호텔 시설은 마음에 들었지만요.


식사는 좀 힘들었습니다. 중국에서 향신료 향이 제일 약한 지방이라고 했는데도 입에 맞질 않아서 차고 다니던 벨트가 헐렁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학외로 나가 서울과 비슷한 물가에 먹었던(현지 물가를 생각하면 고급 음식에 해당했겠지요) 식사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10여일간 쓸 일이 별로 없을거라 생각해 많이 환전해두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는 거의 전부 쓰게 되었네요. 그리고 커피 대신 차를 많이 마셔서인지 커피머신은 네스카페 믹스종류가 대부분이었고 카페에서 파는 커피는 매우 썼습니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 준비했다는 인상이랄까요. 괜찮아 보이는 카페를 발견해서 아포가토를 시켜봤는데 아이스크림만 먹을 당시에는 괜찮다고 생각했다가 에스프레소를 입에 대면서 '이건 아닌데...'란 생각을 했죠. 저는 커피는 보통 가리지 않고 먹는 막입인데도 말이죠.


조금 놀란 부분은 택시. 시내로 나가려는데 택시가 잡히질 않아 호텔 프런트에 문의했더니 호텔에서 비허가 택시를 연결해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피곤해서 졸다가도 '여기서 잠들면 큰일난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렸던 기억이 나는군요. 결과적으로는 별 탈 없었지만요.


어쩌다 보니 중국 땅에서 일본어로 대화하는 사람들 사이에 껴서 서울에서도 먹어본 적이 없는 서래갈매기(...)를 저녁으로 먹게 되었는데, 진정 글로벌(?)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TV에서 자막을 단 라디오스타가 방영되고 있는 것을 보고는 신선했던 기억이 납니다.


끝나고 돌아오면서 관광했던 홍콩에 대한 코멘트는 다음 기회에. 다음 Asian Winter School은 인도에서 열리는데 다녀온 경험자들의 고생담 때문에 아무래도 참가가 망설여지네요(...). 1년은 남았으니 조금 생각해보고 참가를 결정할까 합니다.

  1. technical이란 단어를 번역해서 써보니 뭔가 이상한 단어가 나오는군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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