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했던 삽질 관련 내용 정리.



이 잘 알려진(하지만 나는 몰랐던) 상식을 증명하는 방법은 Schwarz-Christoffel transform을 이용하는 것. 이 변환은 복소평면의 윗 반평면(upper half plane)을 다각형의 내부로 보내는 등각변환이다. 완전한 등각변환이라고 하기에는 꼭지점에서의 등각성이 깨지긴 하지만 그 정도는 무시하기로 하고(...). 2차원 이상유체 문제나 도파관 문제를 풀 때 이 변환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요즘 물리과에서는 보통 풀 일이 없는 문제들이라 생소한 사람들도 많을듯. 구체적인 설명은 위키백과의 해당 항목으로 넘기기로 하자.


Schwarz-Christoffel map이 하는 일. 변수 z에서의 upper half plane을 등각성을 유지한 상태로 변수 w에서의 다각형 내부로 보낸다.


이 변환을 통해 증명하고 싶은 것은 'open string disk amplitude에서 vertex operator를 집어넣는 점들 중 일부가 한 점으로 수렴하고 이 점들을 a1, a2, ...으로 쓰기로 하자. 한 점으로 수렴하는 극한의 산란진폭은 a1, a2, ...에 해당하는 입자들이 산란하는 산란진폭과 나머지 입자들이 산란하는 산란진폭에 해당한다'는 주장인데, 다르게 이야기하면 'a1, a2, ... , c가 산란하는 진폭과 c, b1, b2, ...(b1, b2, ...는 vertex operator들 중 a1, a2, ...에 해당하지 않는 나머지)가 산란하는 진폭으로 나누어지며 그 사이를 c에 해당하는 상태가 진행하는 극한에 해당한다'가 된다. 단순히 말하면 c에 해당하는 internal propagator가 on-shell에 가까워져서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이야기.


편의상 4ptc scattering을 생각하기로 하고 t-channel이 on-shell로 가는 극한을 생각하자. 이때 $SL(2,R)$를 이용해 vertex operator를 집어넣는 점 셋을 고정할 수 있다. 정석적인 선택은 $(0,\sigma,1,\infty)$. 따라서 다음 그림과 같은 형태의 Schwarz-Christoffel map을 찾는 것이 목표가 된다.


t-channel에서 intermediate state가 on-shell에 가까워지면 먼 거리를 이동하는 극한과 동등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필요한 Schwarz-Christoffel map


여기서 $\bar{\sigma_1}$은 왼쪽의 꺾이는 점(혹은 1번과 4번 string이 intermediate state에 해당하는 string으로 합쳐지는 점)에 해당하고 $\bar{\sigma_2}$는 오른쪽의 꺾이는 점(혹은 intermediate state에 해당하는 string이 2번과 3번 string으로 갈라지는 점)에 해당한다. 이제 위 그림에서 $\sigma \to 1$의 극한이 $f(\bar{\sigma_2}) \to +\infty$로 가는 극한, 즉 $\bar{\sigma_1}$에 해당하는 점에서 $\bar{\sigma_2}$에 해당하는 점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무한히 늘어나는 극한과 일치한다는 것을 보이면 된다. 이 변환은 다음 미분방정식의 해로서 주어진다.

\[ f'(z) = A (z-x)^{1}(z-0)^{-1}(z-\sigma)^{-1}(z-[\sigma + a(1-\sigma)])^{1} (z-1)^{-1} \]


이 식은 다음과 같이 분수들의 합으로 정리할 수 있다.

\[ f'(z) = A\left\{ \frac{\alpha}{z-0} + \frac{\beta}{z-\sigma} + \frac{\gamma}{z-1} \right\} \]


약간의 Mathematica 계산을 통해[각주:1] $\alpha = \frac{-x(a\sigma - a - \sigma)}{\sigma}$, $\beta=\frac{a(\sigma - x)}{\sigma}$, $\gamma = (1-a)(1-x)$가 된다는 것은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영 못 믿겠으면 손으로 계산하는 것도 방법. 여기서 $a$와 $x$가 고정되어 있다면 $\alpha$, $\beta$, $\gamma$ 모두 유한한 값으로 고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분은 단순한 $1/z$의 적분이므로 바로 계산이 가능하다. 단, 복소변수이기 때문에 약간의 주의가 필요. Argument를 결정하는 branch cut은 편의상 -Im(z)축 방향으로 뻗도록 하는 것이 좋다.

\[ f(z) = A\left\{ {\alpha}\text{Log}z + {\beta}\text{Log}(z-\sigma) + {\gamma}\text{Log}(z-1) \right\} + B \]


state 1은 $-A\alpha$방향, state 2는 $-A \beta$방향, state 3는 $-A \gamma$방향, state 4는 $A(\alpha+\beta+\gamma) = A$방향에 위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위의 그림에 맞게 $A$의 값을 정하면 $A<0$이 된다. 이제 string worldsheet이 갈라지는 점들($f(\bar{\sigma_1})$과 $f(\bar{\sigma_2})$)의 위치를 살펴보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Im(w)축상의 위치가 아니라 Re(w)축 방향의 거리이므로 Log의 argument에 해당하는 항은 잠시 무시해도 좋다. 우선 왼쪽의 합쳐지는 점의 위치를 구하면 다음과 같다.

\[ f(\bar{\sigma_1}) = A \left\{ \alpha \log |x| + \beta \log |x-\sigma| + \gamma \log |x-1| \right\} + i \cdots + B \]


오른쪽의 합쳐지는 점의 위치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수식이 약간 깨지는데 중요한 부분은 다음 문단에 있으므로 굳이 편집하지는 않겠다)

\[ f(\bar{\sigma_2}) = A \left\{ \alpha \log |\sigma + a(1-\sigma)| + \beta \log |a(1-\sigma)| + \gamma \log |(a-1)(1-\sigma)| \right\} + i \cdots + B \]


$\sigma \to 1$의 극한에서 발산하는 항만 모아보면 다음과 같다.

\[ f(\bar{\sigma_2}) = A \left\{ \beta \log |(1-\sigma)| + \gamma \log |(1-\sigma)| \right\} + \cdots \]


참고로 이 극한에서는 $\beta + \gamma \to 1 - x$이기 때문에, 오른쪽의 갈라지는 점은 $+\infty$의 방향으로 밀려나는 것이 맞다(부호를 $x<0$와 $A<0$로 결정했기 때문). 여기서 발산하는 항들은 전부 로그에 들어가는 값이 0으로 수렴하는 극한 때문에 등장했으므로, 이런 현상은 4ptc scattering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산란 상황에서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vertex insertion point가 모이게 되면 amplitude factorisation이 되는 극한, 혹은 intermediate state가 long distance propagation을 하는 IR divergence가 있는 극한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의미.


$\sigma \to 1$ 극한은 두 갈라지는 점 사이의 거리가 무한이 멀어지는 극한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이 논증은 worldsheet에서의 이야기이고, 실제 target space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induced metric을 생각해보면 worldsheet상에서의 거리가 무한히 멀어지는 것과 target space상에서의 거리가 무한히 멀어지는 것은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1. Apart 함수를 쓰면 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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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님과 회식을 하던 도중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최근 들어 논문 원고만 쓰고 블로그는 방치해뒀다는 약간의 자책감과 글을 쓰지 않는 버릇을 들이다가는 생각하는 법도 잊어버린다는 약간의 위기감과 연구에 진척이 나질 않는데 잠시 숨을 돌려볼까 하는 약간의 일탈감에 힘입어 오랜만에 글을 써 볼까 키보드를 잡았습니다. 주제는, 교수님의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 전공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가 좋겠다 싶었죠. 제가 제 전공에 대해 글을 쓸 정도로 제 전공을 잘 아느냐고 물으신다면 양심의 가책은 느끼겠지만, 그런 것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배짱으로 들이대는 것이 젊음의 특권 아니겠습니까(?)


이제부터는 나이를 묻거든 얼굴에 철판을 깔고 살기로 했습니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사극 중 <태양인 이제마>가 있습니다. 사상의학의 개척자 이제마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였는데, 드라마 중간에는 양의학을 접한 이제마가 다음의 말을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양의학은 부분을 깊게 살펴 빠르게 효과를 보지만 전체를 고려하지 않아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는 못한다"(기억에 의존한 대사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의 영원한(?) 떡밥 중 하나인 '한의학과 양의학 중 어느 쪽을 믿을 것인가'란 질문은 잠시 제쳐두고, '부분을 깊게 살핀다'는 말에 초점을 맞춰보겠습니다.


'부분을 자세히 파고들어 전체를 이해해보겠다'는 접근방식을 환원주의(reductionism)라 부릅니다. 예컨대 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싶다면 시계를 구성하는 톱니바퀴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면 된다는 것이지요. 환원주의는 근대과학의 주된 구심점으로 작동했습니다. 현실 세계는 복잡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쳐내고 나면 보다 단순한 현상으로 환원되고, 환원된 단순한 현상은 우리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단순화된 현실을 다루는 것으로 얻은 지식을 현실 세계로 다시 외삽하면 현실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의 근간이었으니까요. 20세기부터 이어진 근대과학의 눈부신 성장을 보면 이런 접근법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할 수 있겠죠.


입자물리, 혹은 고에너지물리는 이런 환원주의의 끝에 놓인 학문 중 하나입니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각종 신화 및 설화를 살펴보면 '왜 번개가 치는가?' 혹은 '왜 무지개가 생기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그 방증이지요.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지나치게) 성공적이었던 환원주의를 이 런 문제들에 적용해보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은 필연이라 할 수 있겠지요. 환원주의에 따르면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보다 작은 부분으로 나누어 그 작은 부분을 이해하는 것으로 원래 이해하고자 했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 세계를 작은 부분으로 나누어 나가다 보면 물질의 구성 요소라 여겨지는 소립자들을 이해하는 문제와 마주하게 됩니다. 소립자물리, 혹은 입자물리를 환원주의의 끝에 놓인 학문이라 부르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입니다. 입자물리학의 성배를 최종이론(final theory), 혹은 모든 것의 이론(TOE; Theory Of Everything)이라 부르는 것 또한 이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입자물리는 고에너지물리라고도 부릅니다. 물리학자들이 작은 물체들의 행동을 가장 정확하게 묘사한다고 믿는 양자역학에 따르면 보다 작은 것을 보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므로, 가장 작은 것을 보고자 한다면 가장 높은 에너지를 이용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는 입자가 아닌 것들 또한 다룬다는 점에서 고에너지물리라는 명칭이 보다 정확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용어의 혼동을 방지하고자 이 글에서는 입자물리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입자물리는 그 이름이 시사하듯이 입자들의 행동을 다룹니다. 그렇다면 먼저 입자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양자역학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물리학자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뉴턴의 입장을 따른다면 입자는 하나의 점이고, 따라서 점입자(point particle)이란 용어를 쓰기도 합니다. 기하학에서 다루곤 하는 '크기와 부피를 갖지 않는 추상적인 점'이 바로 입자라는 것이지요. 물론 이 정의는 '얼마나 공간을 차지하는가'의 관점에서 주어지는 것으로, 점입자는 다른 물리적인 성질 즉 질량이나 전하와 같은 성질은 얼마든지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책을 한 권, 두 권 세는 것처럼 입자도 한 개, 두 개 셀 수 있지요. 이런 입자의 정의는 직관적으로는 잘 와닿기는 하지만 실제 연구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충분히 세밀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보다 현대적인 입자의 정의는 헝가리 출신 미국 물리학자 유진 위그너(Eugene Wigner)에 의해 정립되었습니다. 위그너 분류법(Wigner classification)은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를 따릅니다.


1. 이론상 어떤 물체의 에너지와 운동량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물체의 에너지와 운동량을 기본적인 변수로 잡자.

1'. (특수)상대론에 따라 에너지와 운동량을 조합하여 질량을 정의한다.

2. 어떤 물체든 그 물체를 회전시키면 그 회전에 반응한다[각주:1]. 물체의 운동량을 변화시키지 않고 물체를 회전시켰을 때 물체가 반응하는 방식을 따라 같은 운동량을 갖는 물체를 분류하자.

2'. 회전에 반응하는 방식을 스핀으로 정의한다.


운동량이라는 개념이 생소할 분들을 위해 운동량을 약간 설명해보자면, 운동량이란 말 그대로 '물체가 얼마나 많은 양의 운동을 갖고 있는가?'를 계량화한 것입니다. 같은 속도로 달리는 소형차와 거대한 트럭을 비교하면 거대한 트럭 쪽(무거운, 혹은 질량이 큰 쪽)이 보다 많은 운동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소형차라고 해도 보다 빠르게 달리는 소형차가 보다 많은 운동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뉴턴의 입장에서는 이 두 관찰 결과를 반영하여 운동량을 질량과 속도의 곱으로 정의합니다. 운동량의 현대적인 정의는 이와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게 되므로 이 정도에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정리하자면 현대적인 입자의 정의에서는 입자를 다음과 같은 것들에 의해 무엇인지 식별할 수 있는 대상으로 봅니다; 운동량 및 에너지가 몇인가(질량이 몇인가), 그리고 스핀은 몇인가. 이 과정을 통해 분류한 입자 한 개 한 개를 모아 입자 여러개를 묘사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고 여깁니다. 물론 이 관점에서는 뉴턴의 입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전하가 몇인가'란 질문을 통해 서로 다른 입자를 식별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의에 '입자의 크기는 얼마이고 위치는 어디인가?'란 질문이 비집고 들어올 틈은 보이지 않죠. 그렇다고 입자의 크기나 위치를 묻는 질문이 의미가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분명히 모든 존재하는 것은 어딘가 공간을 조금이라도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입자의 크기가 무엇인가?'란 질문에 답하려면 '입자의 크기는 어떻게 측정하는가?'를 묻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어떤 개념을 그 개념을 얻어내는 과정을 이용하여 정의하는 것을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라 부릅니다[각주:2]. 입자의 크기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손에 닿지 않는 물건의 크기를 가늠하는데 눈을 사용하곤 합니다. 눈이 하는 역할은 그 물건의 표면에서 반사된 빛을 잡아채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과정을 다르게 표현하면 빛과 물건이 충돌을 일으킨 뒤 튕겨져 나온 빛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방법을 입자의 크기를 측정하는 데 써볼 수 있습니다. 각기 다른 입자끼리 충돌시켜 보는 것이죠. 이처럼 입자와 입자를 충돌시키는 실험을 산란실험이라고 부릅니다.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투박하면서도 그에 걸맞지 않을만큼 강력한 실험이지요. 최근 힉스 입자의 발견으로 (약간의 희망을 담아 멋대로 수식어를 붙여본다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LHC에서 하는 실험도 이런 종류의 실험입니다. 그 이름(Large Hadron Collider; 큰 강입자 충돌기)이 암시하듯 LHC에서는 물리학자들이 강입자라고 분류하는 입자들을 매우 빠르게 가속시켜 서로 충돌시키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강입자는 나중에 이야기의 주연으로 등장하게 되지만 강입자에 대해서는 그 때 설명하기로 하죠.


산란실험은 반복수행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실험입니다. 작고도 작아 정확한 제어가 힘든 소립자들을 이용해야 하는 실험이라는 점이 반영된 셈이죠. 이렇게 반복수행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실험에서는 총 반복한 실험 횟수에 대하여 어떤 결과가 몇 번 얻어졌는지 그 비율을 관측하는 것이 실험의 목적이 됩니다. 그리고 이 비율은 입자의 '크기'를[각주:3] 정의하는 기준이 됩니다. '큰 물체일수록 더 많은 빛을 반사한다'란 일상생활에서의 관찰 결과를 소립자의 세계까지 확장한 것이지요. 재미있게도 산란실험은 '입자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에 대한 부분적인 답 또한 줍니다. 한 입자가 다른 입자와 충돌을 일으켰다면, 두 입자는 서로 같은 위치를 지나친 것이니까요. 어떻게 보면 당연해 보이는 '같은 위치를 지나쳐야만 충돌을 일으킨다'는 성질은 사실 상당히 강력한 제약이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리학자들은 산란실험으로 결정되는 '크기'를 산란단면적(scattering cross-section)이라 부릅니다. 현대 입자물리학 역사의 큰 줄기는 산란실험으로 얻은 산란단면적의 정보로부터 이 산란단면적과 일치하는 예측치를 주는 이론을 역추적하는 일과 주어진 이론으로부터 원하는 산란과정에 해당하는 산란단면적을 계산해내는 일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로 산란단면적은 입자물리학에서 거대한 주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끈이론은 이 거대한 주축으로부터 탄생했습니다.


연관글:


비전공자를 위한 끈이론 개론(2) - 산란행렬의 계산 (작성중)

비전공자를 위한 끈이론 개론(3) - TBA (작성 예정?)


  1. 여기서 반응이라는 것은 '책상 위의 책을 뒤집으면 더 이상 앞면이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던 뒷면이 보이는 것'처럼 그 물체를 기술하는 방법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문으로]
  2. 보다 물리학, 특히 고전역학에 익숙한 독자들을 위해 약간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힘을 받지 않는 물체가 등속운동하는 기준계'가 관성기준계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라면 '힘을 받지 않는 물체들을 각기 다른 방향으로 던져 그 물체들이 등속운동을 하는 것으로 보이도록 잡은 좌표계'가 관성기준계의 조작적 정의에 해당합니다. [본문으로]
  3. '크기'에 따옴표를 친 이유는 크기를 (조작적으로) 정의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크기에 대한 각기 다른 정의는 물체의 크기에 대해 다른 답을 줍니다. 다양한 크기의 정의법을 보고 싶으신 분은 이 글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링크된 글에서 전자의 크기를 정의하기 위해 사용하는 조작적 정의들은 이 글에서 사용한 정의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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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와 자하를 동시에 두면 이로부터 만들어지는 전자기장이 각운동량을 갖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처음으로 이 계산을 한 것이 톰슨이었다던가. 이 계산은 각운동량의 양자화로부터 전하와 자하의 양자화를 유도해내는 과정인 Dirac quantisation 혹은 Dirac-Schwinger-Zwanziger quantisation을 정당화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여튼, 정석적인 계산방법은 전하를 원점에, 자하를 적당한 z축상의 한 점에 둔 뒤 원통좌표계를 써서 각운동량을 계산하는 것인데 이 방법 말고 벡터미적분학을 적절히 이용해서 쉽게(?)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정확한 과정을 떠올리는데 만 하루가 걸리고 나니 조금 슬프지만.


먼저 전하를 원점에, 자하를 $\vec{r'}$에 두자. 그리고 다음과 같이 벡터 $\vec{\rho} := \vec{r} - \vec{r'}$를 정의한다. 전하와 자하가 만들어내는 전자기장은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 \vec{J} = \int \vec{r} \times \vec{P} = \int \vec{r} \times \left( \vec{E} \times \vec{B} \right)  \]


전기장과 자기장을 쓰기 위한 단위계는 cgs를 택하기로 한다.

\[ \vec{E} = \frac{e \vec{r}}{r^3} \] \[ \vec{B} = \frac{g \vec{\rho}}{\rho^3} \]


실제 계산에 문제가 되는 항은 다음 항이다.

\[ \frac{\vec{r} \times ( \vec{r} \times \vec{\rho})}{r^3 \rho^3} \]


벡터 삼중곱을 쓰면 이 항은 다음과 같이 쉽게 정리할 수 있다.

\[ \frac{\vec{r} \times ( \vec{r} \times \vec{\rho})}{r^3 \rho^3} = \vec{r} \frac{ \vec{r} \cdot \vec{\rho}}{r^3 \rho^3} - \frac{\vec{\rho}}{r \rho^3} \]


이제부터 벡터미적분학의 묘미가 시작된다. 다음 등식은 어렵지 않게 증명 가능하다.

\[ (\nabla \phi) \cdot (\nabla \varphi) = \nabla \cdot (\phi \nabla \varphi) - \phi \nabla^2 \varphi \]


이 식을 $\vec{a}/a^3$꼴의 식에 적용한다.

\[ \frac{ \vec{r} \cdot \vec{\rho}}{r^3 \rho^3} = \nabla \frac{1}{r} \cdot \nabla \frac{1}{\rho} = \nabla \cdot \left( \frac{1}{r} \nabla \frac{1}{\rho} \right) - \frac{1}{r} \nabla^2 \frac{1}{\rho} \]


다음 항등식은 전자기학을 공부했으면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 \nabla^2 \frac{1}{r} = - 4 \pi \delta^3 (\vec{r}) \]


정리하면

\[ \frac{\vec{r} \times ( \vec{r} \times \vec{\rho})}{r^3 \rho^3} = 4 \pi \frac{\vec{r}}{r} \delta^3 (\vec{\rho}) + \vec{r} \nabla \cdot \left( \frac{1}{r} \nabla \frac{1}{\rho} \right) + \frac{1}{r} \nabla \frac{1}{\rho} \]


또는, Einstein summation convention을 도입할 경우,

\[ \frac{\vec{r} \times ( \vec{r} \times \vec{\rho})}{r^3 \rho^3} = 4 \pi \frac{\vec{r}}{r} \delta^3 (\vec{\rho}) + \nabla_j \left( \frac{\vec{r}_i}{r} \nabla_j \frac{1}{\rho} \right) \]


가 되어 total divergence만 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 \vec{J} = e g \int 4 \pi \frac{\vec{r}}{r} \delta^3 (\vec{\rho}) + \nabla_j \left( \frac{\vec{r}_i}{r} \nabla_j \frac{1}{\rho} \right) = 4 \pi e g \hat{r'} + \oint \text{boundary terms} \]


으로 정리할 수 있으며, 약간의 order of magnitude analysis를 통해 boundary term은 0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면 정리는 끝난다. 해당 증명은 어렵지 않으니 생략.

\[ \therefore \vec{J} = 4 \pi e g \hat{r'} \]


단위계가 엉망인데 계산과정이 중요한 것일 뿐이니 적당히 알아서 집어넣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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