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 CP1을 지른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지갑을 열었습니다.


정말 정말 금촉을 써 보고 싶다! 해서 금촉 중 제일 싼(...) 플래티넘 14k 스탠다드를 골랐습니다. 52천원에 나왔던 것을 살까 말까 고민하는데 갑자기 혜성같이 등장한 2천원 할인쿠폰에...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결제는 끝난 뒤...-.-;;


화요일에 도착했는데 이틀 정도 써 보고 리뷰를 올리네요.


좀 쓰고 나니 쓸만해진 Platinum 14k Standard


외관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사은품같은 것으로 많이 주는 조금 고급스러워 보이는 볼펜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그래도 싸구려라는 느낌이 나지는 않게 잘 만들었어요. 유광인 것이 조금 불만이기는 한데(지문 묻는걸 싫어해서) 금촉을 쓰게 해준다는데 이 정도는 용인해야죠. 캡은 그냥 넣고 빼는 방식인데 닫을 때 힘이 살짝 걸리고는 빨려들어갑니다. 라미 CP1은 찰칵 이런 느낌이지 빨려들어가는 느낌은 아니거든요. 나사식을 원하긴 했지만 꽤 튼튼합니다.


사실 처음 도착했을 때에는 실망했었습니다. 촉에 긁힌 자국이 있는데다가, 종이를 긁어대는 느낌이 불쾌했거든요. 그런데 근 이틀간 미친듯이 촉을 마모시켜 주니 좀 쓸만해 졌습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오른손이 아플 정도로 필기를 해 봤네요. 컨버터의 2/3정도가 사라졌으니 얼마나 써 댔는지 감이 오시나요? 얇다는 일본산 EF라 그런지 글씨는 무지 얇게 나옵니다. 그리고 금촉이란 이런 것이구나 느낄 정도의 연성은 있어서, 누르면 눌립니다(!). 이로서 사파리는 당분간 바이바이...인가;;


이런 종이도 주더군요. 연습장 Get!


왼쪽은 라미 사파리 EF닙이고 오른쪽은 플래티넘 14k 스탠다드 EF닙입니다. 가운데는 잉크가 다르긴 하지만 라미 CP1에 EF닙이죠. 사파리는 아무래도 쓴지 꽤 되어서(첫 만년필이라 필압도 좀 들어갔겠지요) 많이 닳은 편입니다. 엄청 부드럽죠. CP1은 약간의 사각사각한 느낌이 있고 연필로 필기할 때에나 들릴법한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납니다. 단점은 잉크가 좀 빠르게 마르는 느낌이 있다는 것이지만 만족합니다. 미니멀리즘 디자인이 간지나거든요. 플래티넘은 이틀만에 좀 쓸만하게 길들여 놓은 상태입니다. 매우 얇죠.


네모낳게 둘러쌓인 부분(힘을 주면)은 펜에 힘을 주고 쓴 부분입니다. 라미는 다 철닙이라 굵기가 변하지는 않죠. 보시다시피 플래티넘만 유일하게 힘을 주면 더 두껍게 나오지요. 밝은 곳에서 펜촉을 보면서 힘을 주고 빼고를 반복해 보면 펜촉이 휘어 반영이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스프링같은 금촉의 느낌이 참 좋습니다. 이래서 연성 만년필을 쓰는구나...


금촉 맛보기에는 참 좋은 것 같지만 아무래도 EF라서 너무 얇아 생긴 문제인지 펜촉을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나오는 잉크의 양이 다릅니다. 아래로 내리면 잘 나오는데 위로 올리거나 좌우로 움직이면 선이 얇아지고 연해집니다. 잉크가 잘 안 나오는 거죠. 이건 필압을 살짝만 넣어도 해결되긴 하는데, 그러면 EF의 의미가 사라져서요.


현재는 노트에 필기할 때 플래티넘을, 연습장에 필기할 때 라미를 주로 씁니다. 확실히 얇으니 노트에 필기할 때 편하지만 아무래도 잉크 양 때문인지 라미가 부드럽게 써져서 막 쓰는 연습장 필기는 라미 위주로 갑니다. F촉은 꽤 쓸만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EF촉이 '사지 마라'라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 취향 좀 탈 수 있겠다는 거죠.


현재 인터넷에서 찾은 최저가는 펀샵이었습니다. 링크 걸어둘께요.

http://www.funshop.co.kr/vs/detail.aspx?itemno=13355

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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