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15. 01:38 Writer/Short
그 날의 기억
나는 그날, 그렇게, 봄날의 화사한 흑빛이 가득한 가로수 길 위에 서 있었다. 뚜껑을 닫다 만 향수병의 진한 향기처럼 우울은 주변을 물들여갔고, 우주는 내 피부를 경계로 서로 독립된 삶을 사는 것만 같았다. 길가의 작은 관목에서는 짙은 녹색이 녹색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겠다는 기세로 돋아나 있었고, 길 옆 풀밭 위에서는 들꽃들이 화려함을 겨루는 대회를 여는데다가,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자신의 가벼운 운명을 맡긴 채 산산히 흩어지는 벚꽃으로 푸른 하늘이 넘실거렸지만, 그토록 색채에 인색한 풍경은 경험해 보았던 사람조차 함부로 입에 올리기 힘든 종류의 것이었다.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살짝 우울하네요. 해석이 불가능한 실험 결과물이 문제일지도.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살짝 우울하네요. 해석이 불가능한 실험 결과물이 문제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