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the bleep down the rabbit hole

역시 제일 인상깊은 것은 이중슬릿실험...(32분 40초)

전반적인 내용중에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지만 태클을 걸자면 '측정을 하는 것은 인간만 있는게 아니다'라는 것이죠.(큰 태클인가?) 모든 실험들에 대해서 '측정자로서의 인간'이 중요시되는 경향이 보이는데, 왜 인간만이 측정한다는 것인가요? 슈레딩거의 고양이라는 사고실험에서도 같은 인간중심적 사고가 보이는데(왜냐하면 독약이 퍼지려면 붕괴가 일어났다는 것을 기계가 측정해야 하기 때문이지요)[각주:1] 조금 거슬리는군요.

그리고 얽힘(entanglement)에 대해서 말하자면 '정보는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가 맞습니다. 정보는 자기가 선택해서 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얽힘 실험에서는 '측정하고 나중에 확인해보니 둘이 항상 서로 들어맞더라'이거든요.

그리고 뇌와 전기신호와 관련된 실험에 대해서는 눈으로 자극이 가해지는 것을 보고 있었는가가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눈을 감고 날아오는 야구공을 맞는 순간에 피하는 것보다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야구공을 피하는 것이 훨씬 반응이 빠른 것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갈수록 안드로메다로 벗어나네요 -_-;; 이런 말이 있죠. '기우제는 항상 성공한다. 성공할 때까지 제사를 지내기 때문이다.'

나온 실험들에 대해서도 이런 기준을 적용해봐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상온핵융합이라는 상대적으로 가능한(?) 실험은 실험결과를 재현하지 못해서 버려졌는데, 그런 검증과정도 거쳐야 할 겁니다.

그래도 '공간도 정보의 일부분일 수 있다'는 부분은 괜찮은 것 같네요. 시공간이 절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상태의 한 변수에 불과하다는 말이니까요. 이런 가정을 도입했을 때 국소성(locality)은 변수들의 경향성 중 하나일 뿐이 되니 말이지요.
  1. 슈레딩거 고양이의 실험은 이런겁니다. 상자 안에 고양이 하나와 독약이 든 병 하나, 방사능 검출기인 가이거 계수기 하나, 반감기가 1시간인 방사능 물질 원자 하나를 둡니다. 1시간 뒤, 방사능 붕괴가 일어날 확률은 절반입니다. 그러면 고양이는 죽은 걸까요 산 걸까요? 상자를 열기 전에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고양이는 살면서도 죽은 상태인 것이지요. 물론, 측정이라는 것을 인간에 한정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여기서 측정은 가이거계수기가 담당했으니까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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