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서삼경』은 만우절의 유래로 다음의 일화를 들고 있다.
먼 옛날, 세계는 신통한 요(堯) 임금의 통치 아래 태평성대를 맞이하였다. 어느날, 요 임금은 자신의 거북이 등껍질로 점을 쳐 보고는 자신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요 임금은 천리안으로 자신의 자리를 이어 세계를 슬기롭게 통치할 후계자를 찾았고, 그 후계자로 허유(許由)라는 은자를 택하여 세계를 맡아달라 부탁하였다. 그러나 허유는 세계를 받기를 거부하였고, 더러운 소리를 들었다고 하여 근처의 냇가에서 귀를 씼었다. 허유가 귀를 씼을 동안 냇가의 반대편에서는 소부(巢父)라는 사람이 자신의 소 만우(萬牛)에게 물을 먹이다가 허유에게 귀를 씼는 이유를 듣고는 이 더러운 물을 먹일 수 없다 하여 만우를 끌고 더욱 상류로 올라갔다.
오랜 기간 소부와 같이 살았던 소 만우는 신통력을 얻었기에 말을 할 줄 알았다. 만우는 상류의 깨끗한 물을 마셨어도 입 안의 불쾌한 기운이 가시지 않았고, 이를 소부에게 일러 입을 헹구어달라고 부탁하였다. 만우를 아꼈던 소부는 화타(華陀)에게 물어 만우의 입을 원래대로 돌릴 방법을 물었다. 화타는 더러운 소리를 씼은 물을 마셔 더러워진 입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는 바른 소리를 씼은 물을 마셔 입 안을 정결히 하고 기이한 이야기를 씼은 물을 마셔 그 기운을 잡아두어야 한다고 답하였다.
소부는 『도덕경』을 낭독하여 씼은 물로 만우의 입을 정결히 하였으나, 『산해경』을 씼은 물은 만우의 입에 그 기운을 잡아두기 부족하였다. 소부는 그리하여 세계의 곳곳을 누비며 기이한 이야기를 수집하였고, 수집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택리지』라 이름지었다. 만우는 『택리지』를 씼은 물을 마시고 나서 입안의 불쾌한 기운이 사라졌다.
소부가 온갖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았다는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소부에게 찾아와 기이한 이야기를 들려달라 부탁하였다. 지친 소부는 자신이 지은 책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고, 사람들은 소부가 모은 온갖 기이한 이야기들에 매혹되었다. 이후 사람들은 소부가 만우를 위해 지은 책이기에 이 책이 지어진 날을 만우절이라 기념하며 온갖 기이한 이야기를 나누어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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