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3. 23:18 Daily lives

재밌는 의문

어차피 연예계에 관심이 없지만(난 초등학생때부터 별종이었다)[각주:1] 이번에 꽤나 크게 스캔들이 터져서 원하지 않는데도 정보가 흘러들어온다. 그런 의미에서 퀴즈 하나. 난 답을 모르지만.


Q. 화이트칼라 범죄[각주:2] 에드윈 H. 서덜랜드가 1949년에 제기한 범죄 유형중 하나이다. 비록 엄밀하게는 매우 다른 유형의 범죄이지만, 사기나 횡령과 같은 신체적 위협이 없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범죄도 넓게 화이트칼라 범죄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이 사생활과 전혀 다른 생활을 공중파로 내보내는 것은 이러한 범주 안에 포함시킬 수 있을까?


그냥 요즘 세상을 보면서 느끼는건데, 사람에는 매우 종교적인 부류와 매우 비종교적인 부류 둘이 있는 것 같다. 사고치는 것도 전자요, 다른 의미로 사고치는 것도 전자인데 난 왠지 후자에 속한다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이거 당연한거잖아.
  1. 스포츠도 2002년 빼고는 직접 하는 것 아니면 무관심. 아, e-sports는 제외. [본문으로]
  2. 링크는 참고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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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0. 3. 3. 01:30 Daily lives

새 학기

새 학기 시작.

교재는 세권만 사면 되어서 좋긴 한데 가격은 만만찮게 나간다. 집합론을 들을 예정이라 교재를 구입했는데 여태 산 대학교재중 제일 작고 얇으면서도[각주:1] 가격은 2위를 지키고 있는 알 수 없는 녀석이다. 가벼운건 좋긴 한데 이게 그렇게 비싸게 받을만한 값어치가 있는 책인지 긴가민가... 뭐 덕분에 월수로는 작은 가방을 들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번학기에는 맡은 튜터를 좀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 싶어서 강의노트를 만들어둘까 생각중이다. 실제로 지도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네시간. 시간강사는 강의시간의 세배로 실제 근무시간을 계산한다는 판결[각주:2] 있는데 그래도 지도하는 시간만큼은 내용준비에 신경써야 할 것 같아서 그렇다. 시간이 부족할 것 같긴 하지만 일단 컴퓨터를 좀 줄여야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부터 습관으로 만들어야 하는데...-_-;;
  1. 얼마 전에 대유행(?)한 『88만원 세대』보다 얇고 가볍다. 300페이지도 안되는 우월한(?) 교재. [본문으로]
  2. 링크는 관련 기사(프레시안). 판례는 못 찾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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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쓰다 말다 쓰다 말다 해서 적절한 발행 시기가 지난 것 같지만, 어쨌든 발행은 해야겠다 싶어서 마무리지어 내보낸다.



얼마 전 사형제에 대한 위헌심사청구에서 헌재는 결국 사형제는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사형제 합헌결정 (매일경제)
'두번째 합헌결정' 숫자로 본 사형제 (조선)

반응은 다양하지만, 대체적으로 '아쉽다' 쪽으로 굳어지는 것 같다.

<사형제 합헌에 탄식한 `사형수 대모'> (연합뉴스)
[시론] 사형제 합헌 결정을 바라보며 / 공지영 (한겨레)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어떤 판단을 내리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사람에 따라 불편할 수 있음을 미리 전제해두고 시작하겠다.



고등학교 시절에 이 내용으로 토론을 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난 사형제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바뀌었다고 해야할 것 같다. 당시 토론에서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다.

'연쇄테러범과 같이 혹시라도 탈옥에 성공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회를 위험하게 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위해 사형은 이름뿐이더라도 남아있어야 한다'

돌이켜보면 살짝 어긋난 부분이 있다. 저런 극단적인 경우는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이지만(지금 미국이 중동에서 눈에 불을 켜고 누구를 찾아 헤매는지는 모두 알지 않는가) 저 때에도 일반적인 법이 적용된다고 가정한 것이다. 저런 상황에서는 평상시에 적용하는 법이 아닌 전시에 사용되는 법이 적용된다. 사형제도가 폐지되든 말든 전시 특별법이 적용되는 상황에서는 누가 되더라도 죽기 마련이다. 그리고 전시에 적용하는 특별법을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군대가 없는 세상이란 불가능하니까.



사실 '인간성'이라는 질적인 가치를 완전히 배제하고 이 문제에 접근한다면 사형제도는 필수적이고, 자연은 이미 사형제를 택하고 있다. 인간의 태아는 손가락 사이에 물갈퀴를 가지고 있지만, 점차 자라나면서 물갈퀴를 만들던 세포가 죽어 손가락의 모습을 갖추어 나간다. 이런 세포자살(apoptosis)이 없다면 생명체는 제대로 발생하지 못한다. 사회라는 것을 하나의 생명체로 가정한다면, 불필요하고 또한 후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성원을 제거하는 것은 당연히 있어야만 하는 사건이다. 종신형에 처한 사람들이 사회에 돌아갈 세금을 축낸다는 것을 제외하고 사회에 도대체 어떤 영향을 준단 말인가?

물론 문제는 그처럼 간단하지 않다. 세포자살은 어떤 세포가 너무 오래 생존해서 암세포로 변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일어난다. 일종의 생명체판 고려장인 셈이다.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현대 사회에 고려장을 부활하자고 주장한다면 정신병원으로 후송되고 싶다는 것을 만천하에 광고하는 꼴밖에는 되지 않는다.[각주:1] 세포는 복잡하기는 하지만, 인간과는 매우 다른 역학을 가지고 움직이기에 생명체를 사회로 치환해서 동일한 논리를 적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군다나 사회와 생명체는 각자 다른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유기체 아니던가?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간은 빵만 가지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먹고 잘 곳이 있으면 옷과 TV를 요구하는 것이 인간이다. 어디에선가는 '인간성'이라는 것이 개입되어야만 한다.



사형제를 반대하는 주된 논거 중 하나는 '신이 내린 목숨을 인간이 심판할 권리가 어디 있는가'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신을 믿는 사람들만 공감할 수 있는 근거이기 때문에 다루지 않겠지만, 잘 살펴보면 무신론자들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신이 내린 목숨'을 '인권을 가진 인간'으로 바꾸면 사형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논리로 변신한다.

인권이라는 것을 정의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겠지만, 지금의 논의에서는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과 같이 구체적으로 들어가지 않고 단순히 '인간성을 유지할 선천적 권리'정도로도 충분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남은 인생을 좁은 감방에 가두어 두는 것이 인간적인가, 아니면 그런 긴 고통대신 짧은 고통으로 영혼을 해방시키는 것이 인간적인가.

이렇게 질문을 바꾸면 사형제도 찬반은 안락사 찬반과 맞닿는 지점이 생겨난다. 인간으로 죽을 것인가, 아니면 시체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논쟁 말이다. 보통 사형이 거론될 정도로 죄질이 나쁘다면 형벌을 받지 않고 빠져나갈 구멍은 존재하지 않고, 대체적으로는 종신형이 선고될 것이다. 더불어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이런 범죄자들이 수감될 감방은 들판처럼 넓지 못하다. 양계장의 닭과 같이 좁은 방에서 남은 일생을 지내도록 만드는 것은 과연 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아무리 종신형이 비인간적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인간성이 회복될 여지는 남겨두지만 사형은 인간성이 회복될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행동이라는 사실 말이다.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과 가능성의 뿌리까지 뽑아버리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위의 주장이 철학적인 기반에서 이루어졌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현실적인 근거를 다루어보자. 사형은 앞선 링크에서 공지영씨가 말한 바와 같이 '국가가 개인의 목숨을 빼앗는 행위'이다.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사형이란 제도 자체는 근본적으로 국가에 의한 개인살해이란 말이다. 왜 이것이 문제가 되는가 하면, 사회가 자신의 구조를 지키기 위해 구성원을 내몰고 살해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는 역사를 통해 몇몇 앞선 정치인들, 또는 사상가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것을 보지 않았던가?

혹자는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그런 야만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깔끔한 반례를 가지고 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산화해간 유대인들은 그들이 태어났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어떤 죄도 짓지 않았다. 나치 이전의 독일은 야만적인 국가였는가? 이 사건이 과연 우연이었을까? 비슷한 일은 지금 중동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뀐 채 일어나고 있다. 문명이라는 것은 거기에만 의존하기에는 너무나도 연약한 존재이다.

하지만 문명의 연약함은 구조라는 경직된 보조장치로 견고하게 다질 수 있다. 사형제도를 개정하는 것으로 이런 구멍을 메꿀 수 있다는 말이다. 사형제도를 실시하는 조건을 매우 엄격하게 제한해 놓으면 될 것 아닌가? 비록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했지만 말이다.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넣고 실수했음을 자인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지 않았던가. 당장 검색창에 '재심', '무죄'라는 단어를 치고 검색해보라.



이번에는 좀 더 근본적인 지점으로 돌아가보자. 사람들은 인권이 침해되기 때문에 사형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인권은 누가 갖는지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우리는 인육을 먹고 밤거리를 배회하며 사냥감을 찾아 헤매는 사람을 인간으로 볼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을 정의하는 방법은 크게 보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순수히 생물학적인 정의이고, 나머지 하나는 순수히 철학적(?)인 정의이다. 전자를 먼저 살펴보면, 외형이 인간답게 생긴 그러니까 둥그런 머리가 위에 붙어있고 사지가 몸에서 뻗어나와 있는 벌거벗은 생명체가 된다. 하지만 이 정의가 애매한 이유는 우리가 주로 만난(났다고 상상하는) 외계 생명체도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불의의 사고로 한 팔을 잃었다고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이지 않은가? 좀 더 엄밀한 생물학적 정의를 따르면, 종은 '재생산할 수 있는 2세를 만들며 다른 집단과는 보통 생식하지 않는 생명체 무리'이다. 단어만 어렵지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으므로 이게 도대체 무슨소린가 싶으면 다시 읽어보길 바란다.

이 정의를 이용한다면 매우 깔끔하기는 하지만, 몇 가지 사소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첫 째, 생식불능[각주:2]이면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 이 문제는 '정상적으로 자라는 경우'라는 단서를 다는 것으로 쉽게 피해갈 수 있으니 무시하자. 둘 째, 인간도 결국 진화라는 자연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다. 두번째에는 크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시간이 충분히 흘러 사람들 사이에 생식불능인 2세가 나타나는 조합이 생겨나는 것이다. 아직은 먼 세상의 이야기이니 지금은 별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두 번째 가능성인 '기술의 발달로 누군가 DNA를 가지고 장난쳐 그러한 생명체가 태어난 경우'를 생각해보자. 원숭이와 인간의 DNA를 여차여차 잘 조립했더니 사람과 아이를 낳으면 재생산이 가능한 생명체가 등장한 것이다. 인간복제도 높은 가능성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다루어지는데 이런 일이 없으리라고 생각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이 경우 이 새로운 생명체는 인간으로 보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인간의 두 번째 정의, 철학적으로 인간을 정의하는 것을 살펴보자. 물질보다는 그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인간이 되려면 이른바 '제대로 된 이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런 기준을 들이댄다면 사형제도 자체가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니 간단하게 해결되기는 한다. 하지만 기준의 모호함을 둘째 치더라도 '이성만 갖추면 인간이다'라는 주장은 외계인들에게도, 좀 더 나아가서 인공지능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다. 과연 기계'따위'에게 인권을 주고 싶어 할 '성인군자'가 존재하기나 할까? 기계에게도 인권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은 1900년대 초반의 백인우월주의보다도 더 커다란 공감을 얻을텐데 말이다. 영화 매트릭스(Matrix) 외전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기계들이 전쟁을 일으킨 이유는 인간의 배타성 때문이었다.

여태 순수수학처럼 현실에는 존재하지조차 않는 대상들을 다룬 이유는 우리가 '인간'이라는 대상을 너무나도 당연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물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물 밖으로 나오는 수 밖에는 없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의미없는 탁상공론이라 비판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탁상공론이 문명을 만들어오지 않았던가.



맨 처음 글에서 강조한 것처럼, 이 글에는 결론이 없다. 다만 이 긴 글을 전부 정독하셨을 일부 열혈 독자들을 위해 아무도 답하고 싶어하지 않던 수수께끼를 하나 남겨놓겠다. 어쩌면 위 글 전부를 필요없었던 말장난으로 만들어버릴수도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인간이 뭔데 인간만 인권을 갖냐?'
  1. 물론 고려장과 같은 제도는 구성원의 불안감을 조장하기 때문에 비효율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효와 같은 개념이 일종의 사회적 보험처럼 발전되었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본문으로]
  2. 속된 말로, '고. 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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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요즘은 양자를 하기 전에 고전적인 장론에 대해 좀 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이 책을 보고있다.

The Classical Theory of Fields (4 Revised, Paperback)
Landau, L. D./Butterworth-Heinemann
고급 전자기학과 일반상대론을 다룬다.

여태 역학의 관점에서만 상대론을 공부해서 나한테만 새로운건지는 모르겠는데, 시공간상의 거리(Spacetime interval; 직역하면 시공간 간극이 맞겠지만)로부터 논리를 세우는 과정은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친구한테 듣기로는 요즘 상대론 책은 전부 그렇다고 한다. 내가 구세대라니 OTL

그런데 첫 챕터부터 읽는데[각주:1] 틀린 것 같은 부분이 있어서 확인해봤다. 결과는 옳기는 하더라도, 과정상 틀린 부분이 있다는 기분이 들었던 것. 바로 metric tensor와 관련된 부분이다. 책에서는 Kronecker delta 텐서를 indice lowering/raising하는 것으로 metric tensor가 얻어지는 것처럼 서술했는데, 원래는 둘은 서로 독립적인 존재이다.

metric tensor는 공간의 특성, 즉 거리의 측정법을 규정한다. 두 점 사이의 변위를 d{\bold x}^i로 쓸 때, 두 점 사이의 거리는 다음으로 정의한다.(표기는 Einstein summation notation을 따른다)

ds^2=g_{ij}d\bold x^id\bold x^j

여기서 g_{ij}가 metric tensor이다.[각주:2] 일반적인 유클리드 공간이라면 metric tensor는 Kronecker delta가 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말하는 평평한 시공간(flat spacetime)에서는 (정의하기 나름이지만) 0번째 항이 1이고 나머지 항은 -1인 대각행렬(diagonal matrix)이 된다. 만약 시공간이 꼬여있으면 그건 일반상대론한테 물어보도록. 리만(Riemann)을 찾아가도 되겠지만 일반상대론보다 일반적이지는 않을 거다.[각주:3]

metric tensor의 원래 정의는 위와 같지만, contravariant의 indice를 내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실 covariant를 dual 벡터로 정의하기 때문에 생기는 특성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bold A_i=g_{ij}\bold A^j

그렇다면 covariant의 indice를 올려주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그건 metric tensor의 dual을 이용한다.

\bold A^i=g^{ij}\bold A_j

그렇다면 dual은 어떻게 구할까? 위의 두 과정을 합쳐보자.

\bold A^i=g^{ij}g_{jk}\bold A^k=\delta^i_k\bold A^k

어차피 벡터 A는 무엇이 되어도 상관없기 때문에 떼어버리면(아래 식의 우변은 metric tensor의 대칭성을 이용한 것이다.)

g^{ij}g_{jk}=\delta^i_k=g_{kj}g^{ji}

신비롭게도 행렬로 쓴다면 둘은 서로 역행렬 관계이다. 결론을 제대로 서술하자면, metric tensor와 Kronecker delta는 무관하고, metric의 dual이 Kronecker delta를 이용해 구해진다는 것이다.

오늘의 태클은 여기까지.
  1. 공부의 정석은 정독이다. [본문으로]
  2. 단, symmetric tensor가 되어야 한다. [본문으로]
  3. 일반상대론에서는 유사리만공간(pseudo-Riemannian manifold)을 이용하고 내적이 좀 더 복잡하다. 자기 자신과의 내적이 음이 될수도 있도록 일반화된 공간이 유사리만공간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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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난 전반적으로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편이다. 특히나 책과 앨범은 그런 경향이 심하다(사실 그걸 빼면 사는게 없지만).

안녕바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이 노래에서였다.



그냥 이 노래 하나 듣고 말 그대로 꽂혀서 바로 앨범을 질러버렸다. 앨범을 평하자면 그냥 그럭저럭 괜찮은 정도. 5번 곡 '어둠은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가 마음에 든다.



미니앨범이라 곡 수도 적은데 CD도 작은것을 사용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자원낭비도 자원낭비지만, 보다 작은 CD가 미니앨범이라는 명칭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 그런데 작은 CD가 값이 더 비싸다는건 어찌 보면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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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처음 야코비 행렬을 보았을 때는 아마도 신입생 시절이었을 것이다.(기껏해야 재작년이지만) 야코비 행렬의 정의는 wikipedia 항목을 뒤져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J=\begin{bmatrix} \dfrac{\partial y_1}{\partial x_1} & \cdots & \dfrac{\partial y_1}{\partial x_n} \\ \vdots & \ddots & \vdots \\ \dfrac{\partial y_m}{\partial x_1} & \cdots & \dfrac{\partial y_m}{\partial x_n}  \end{bmatrix}.
위 링크에서는 n차원 유클리드 공간에서 m차원 유클리드 공간으로 보내는 사상 F에 대해서 정의되는 값이라고 되어있다. 다른 말로 하자면 n개의 x 성분이 있는 공간에서 정의된 m개의 y 성분이 있는 벡터장(vector field) F의 기울기(gradient)라고도 할 수 있다. 먼저 기울기의 성격을 잘 생각해보자.
 
$$d\psi=\nabla\psi\cdot d\mathbf r$$

위 식은 장을 측정하는 위치가 조금 변했을 때 장의 크기가 변하는 정도는 그 위치변화(변위)와 장의 기울기의 내적과 같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벡터장의 경우 동일한 결론을 얻게 되는데, 물론 벡터를 열벡터로 쓰는 것에 동의한 경우이다.[각주:1] 야코비 행렬을 J라고 쓰면 미소변위 dr만큼 움직였을 때 벡터장 F의 변화 dF는 다음과 같다.

$$d\mathbf F=\mathbf Jd\mathbf r$$

의문이 생기면 직접 확인해 보도록. 벡터의 각 성분을 스칼라함수로 본 상태에서 기울기를 구해 행벡터로 나열하고, 여기에 뒤쪽의 미소변위 벡터를 곱하면 각 항목마다 내적을 취하게 되어서 그렇다.[각주:2]

이 행렬의 행렬식(determinant)은 상당히 자주 이용된다. 물론 행렬식을 이용하려면 사상이 같은 차원의 공간을 이어주어야 한다. 대표적인 예는 구면좌표계를 직교좌표계로 바꾸는 경우가 있다. wikipedia의 동일 항목에 나온 예이긴 하지만,[각주:3] 이보다 적절한 예는 없다고 생각해서 이 예를 쓰도록 하겠다.

 x_1 = r\, \sin\theta\, \cos\phi \,
 x_2 = r\, \sin\theta\, \sin\phi \,
 x_3 = r\, \cos\theta. \,

이 경우의 야코비 행렬은

J_F(r,\theta,\phi) =\begin{bmatrix}
\dfrac{\partial x_1}{\partial r} & \dfrac{\partial x_1}{\partial \theta} & \dfrac{\partial x_1}{\partial \phi} \\[3pt]
\dfrac{\partial x_2}{\partial r} & \dfrac{\partial x_2}{\partial \theta} & \dfrac{\partial x_2}{\partial \phi} \\[3pt]
\dfrac{\partial x_3}{\partial r} & \dfrac{\partial x_3}{\partial \theta} & \dfrac{\partial x_3}{\partial \phi} \\
\end{bmatrix}=\begin{bmatrix} 
	\sin\theta\, \cos\phi &  r\, \cos\theta\, \cos\phi  & -r\, \sin\theta\, \sin\phi \\
	\sin\theta\, \sin\phi &  r\, \cos\theta\, \sin\phi  &  r\, \sin\theta\, \cos\phi \\ 
	\cos\theta            &  -r\, \sin\theta             &             0                               
\end{bmatrix}.

이 된다. 위 링크를 따라가보면 알겠지만 야코비 행렬식은 미소부피가 얼마나 팽창하는지 알려주는 계수가 된다. 위의 경우에서 행렬식을 구하면 r^2 sin θ가 되는데, 구면좌표계를 공부한 사람들은 알다시피 dx dy dz = r^2 sin θ dr dθ dφ 이다. 왜 그런지는 이렇게 보일 수 있다. 편의상 야코비 행렬이 다음과 같은 모습이라고 하자.

$$J_F=\left(\begin{array}{ccc} a&b&c\\d&e&f\\g&h&i \end{array}\right) $$

이제는 다음 방정식이 성립한다.

$$d\mathbf x=J_Fd\mathbf y $$

아까의 예제대로라면 x는 데카르트 좌표계, y는 구면좌표계의 미소변화이다. 위 식을 풀어쓰면 다음과 같은 세 방정식이 된다.

$$dx_1=a~dy_1+b~dy_2+c~dy_3\\ dx_2=d~dy_1+e~dy_2+f~dy_3\\ dx_3=g~dy_1+h~dy_2+i~dy_3$$

이제 미소부피를 구할 차례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미소부피는 저 세 값을 단순히 곱한다고 얻어지는게 아니다. 잘 생각해보면 각 항목은 하나의 벡터이다. 따라서 단위벡터를 ^를 씌워 나타낸다면 위 방정식은 정확히는 이런 방정식이 된다.

$$dx_1\hat{x_1}=a~dy_1\hat{y_1}+b~dy_2\hat{y_2}+c~dy_3\hat{y_3}\\ dx_2\hat{x_2}=d~dy_1\hat{y_1}+e~dy_2\hat{y_2}+f~dy_3\hat{y_3}\\ dx_3\hat{x_3}=g~dy_1\hat{y_1}+h~dy_2\hat{y_2}+i~dy_3\hat{y_3} $$

그리고 미소부피를 정확히 나타내려면 위 세 벡터를 스칼라곱 해주어야 한다. 더 높은 차원에서는 쐐기곱을 해주어야 하는데, 아직은 필요없으니 무시하자. 더 알고 싶은 사람은 여기를 확인하고, 여기서는 계속 나아가도록 하겠다. 이제 미소부피 dV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dV=(dx_1\hat{x_1})\cdot( dx_2\hat{x_2})\times (dx_3\hat{x_3})$$

삼중곱을 간단히 나타내는 방법을 우리는 아주 잘 알고있다. 행렬식을 이용하는 것. y를 사용하는 공간도 유클리드 공간이기 때문에 각 벡터를 성분으로만 써주면 이렇게 된다.

$$\mathbf{dx_1}=(a~dy_1,b~dy_2,c~dy_3)\\ \mathbf{dx_2}=(d~dy_1,e~dy_2,f~dy_3)\\ \mathbf{dx_3}=(g~dy_1,h~dy_2,i~dy_3) $$

이제 삼중곱.

$$dV=(dx_1\hat{x_1})\cdot( dx_2\hat{x_2})\times (dx_3\hat{x_3})~~~~~~~~~~\\=\left|\begin{array}{ccc} a~dy_1&b~dy_2&c~dy_3\\d~dy_1&e~dy_2&f~dy_3\\g~dy_1&h~dy_2&i~dy_3 \end{array}\right|\hat{y_1}\cdot\hat{y_2}\times\hat{y_3} $$

행렬식의 성질때문에 같은 열에 곱해진 숫자는 앞으로 튀어나올 수 있다. dy_1등을 행렬에서 제거해주자.

$$dV=(dx_1\hat{x_1})\cdot( dx_2\hat{x_2})\times (dx_3\hat{x_3})~~~~~~~~~~\\=\left|\begin{array}{ccc} a~dy_1&b~dy_2&c~dy_3\\d~dy_1&e~dy_2&f~dy_3\\g~dy_1&h~dy_2&i~dy_3 \end{array}\right|\hat{y_1}\cdot\hat{y_2}\times\hat{y_3} \\=\left|\begin{array}{ccc} a&b&c\\d&e&f\\g&h&i \end{array}\right|dy_1~dy_2~dy_3~\hat{y_1}\cdot\hat{y_2}\times\hat{y_3} $$

이제 사실상 의미없는 삼중곱을 지워주면 우리가 그토록 애타게 원하던 결과가 나온다.

$$dV=dx_1~dx_2~dx_3=\left|\begin{array}{ccc} a&b&c\\d&e&f\\g&h&i \end{array}\right|dy_1~dy_2~dy_3 $$



강의를 듣던 당시에는 '오 신기하네'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돌이켜보니 나름대로의 논리가 스며들어 있었던 결과물중 하나이다. 설명을 다시 짚어보지 않아서 제대로 설명했는지는 모르겠다.
  1. 행렬이 참으로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얜 어디를 가더라도 등장해 -_- [본문으로]
  2. 행 별로 보는게 이해가 빠를 것이다. 각 행은 그 성분의 gradient라는 점에 주의. [본문으로]
  3. 대상은 조금 다르지만 상관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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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0. 2. 23. 16:42 Daily lives

근황

1.

봄학기 학교에서 수학 가르칩니다 -_-v

이 무책임한 튜터를 만나는 학생들에게 묵념



2.

v-cube 7 이제 20분대에 돌입.

손이 작은건지 기술이 없는건지는 모르겠는데 자꾸 돌릴때마다 돌리지 않으려는 줄까지 돌아가서 돌리는 속도가 팍 떨어진다.

5분대 풀이 보고서는 알고리즘을 살짝 개선했는데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아서는 중앙 조각들을 맞추는 속도가 가장 중요할지도. 마지막 두 면에서 항상 버벅댄다.

그런데 빠른 사람들은 40초 이내에 맞추는 첫면을 난 1분이 넘게 걸리잖아? 난 안될꺼야 아마(...)



3.

Fridrich method 익히는 중. 마지막 층 알고리즘 78개 중 25개정도 외웠다.

이전에는 18개 정도 알고 있었는데 7개는 별 차이를 못 만들어내는듯. 그런데 속도가 안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첫 십자랑 F2L이 너무 느려서 그렇다. 십자까지 보통 10초 전후, F2L까지 끝내면 보통 20후반에서 30 중반.

십자까지 5초, F2L까지 20 초반으로 줄이면 시간이 확 줄어들텐데 쳇.



4.

노트북이 엄청 오래된 기종이라(거의 5년이 넘는다. 산지는 4년이 되어가는중) 열이 장난이 아니다. 노트북 쿨러를 집에 놓고왔는데 심심하면 과열로 셧다운. 60도가 되면 꺼지는데 지금 57도(...)

쿨러가 있으면 40 초중반에서 멈춰있는데 -_-



5.

아직도 디랙방정식을 안 보고 있다. 아직까지도 대응이 정당한지 모르겠기 때문에...(이렇게 논리에 철저한 부분에서는 물리보다 수학이 성격에 더 맞는것 같기도 하다)

조금 짜증나는 것이, 책에 따라 일반적인 벡터로 쓰는 경우가 있고 포벡터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눈에 익지가 않아서 알아보기 힘들다. 아무래도 고전장론 책을 사서 좀 보아야 할 것 같은데...

사실 이 부분을 보려고 했던 이유가 장의 양자화랑 자기 단극자에 관심이 생겨서인데, 한동안은 귀찮다고 내버려 둘 것 같다. 으악.



6.

자취의 미덕은 귀찮음이라고 주장하는 잉여(...)가[각주:1] 요리를 해봤다(!). 카레.

그런데 처음 하는거다 보니까 이곳 저곳에서 실수를 좀 많이 한 것 같은데 내 위장은 무적이라 상관없는듯. 건더기부터 빠르게 집어먹고 나머지는 얼려두어야겠다.
  1. 정확히 말하자면 '인생의 미덕은 귀찮음'이겠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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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22. 16:23 Daily lives

궁금한 것 하나


스타2가 시사에 올라온다는건 스타크래프트가 한국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사회가 조용해서 이런게 그나마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지닌다는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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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한국에 ‘스티브 잡스’ 이미 있다” (노컷뉴스)

다른건 자주 말했었던 거지만 수직/수평 계열화 부분은 새롭다. 애플 앱스토어가 아이폰을 만들었다는 말인데 생각하지 못한 부분. 전기밥솥이 가마솥보다 널리 쓰이는 이유는 편리하기도 하지만 전기가 들어오기 때문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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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00:46.96 x 11: 00:49.97 x 10: 00:42.40 x 9: 00:43.63 x 8: 01:01.04 x 7: 01:01.25 x 6: 00:35.80 x 5: 00:46.99 x 4: 01:02.15 x 3: 00:43.01 x 2: 00:39.14 x 1: 00:55.79 x


볼츠만 분포(...)

1분대 셋은 무시해주세요. 30초대가 두개나 있잖아요. 그런데 진짜 1분대 폭탄만 없애면 평균 40초 중반은 나올텐데 -_-;;

편차가 좀 줄어들면 좋겠는데...쩝;;(일단 PLL부터 전부 익혀야 할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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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9. 23:44 Interests/RubiksCube

v-cube 7

루빅스 리벤지(444)에 질려가던 차, 거금을 들여 큐브를 하나 샀다.

전 글에서 잠깐 언급했던 9개짜리는 사실 가격도 가격이지만(무려 20만원에 육박한다) 판매중지 상태여서 결국 7개짜리로 사게 되었다.[각주:1] 사실 9개짜리는 조금 부담되기도 했지만...

제품 공식 사이트는 여기. 아직은 5,6,7밖에 판매하지 않지만 차후 출시예정제품들 중에는 턱 떨어지게 만드는 녀석들도 있다. 11개 짜리(...)

V-CUBE 7
파일런처럼 위엄있는 v-cube 7

777 형태의 큐브 퍼즐이 물리적 제한때문에(꼭지조각이 완전히 밖으로 벗어나면 안된다) 둥글게 만들기 시작해야 하는 가장 간단(?)한 퍼즐이다. 때문에 이전의 퍼즐(666까지 포함)과 비교했을때 가장 독특한 모양을 갖는다. 큐브가 둥근 것은 확실히 무언가 특이해 보인다.(그리고 그걸 풀고있는 사람은 더더욱)

퍼즐 자체는 꽤 견고하다. 무리한 회전을 몇번 했는데(탄성이 좋아서 생각없이 돌리다 보면 조각 빠지는지 모른다) 조각이 전부 무너져 내리지 않고 딱 그 조각 하나나 둘만 튀어나올 정도로 폭발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 5개짜리를 쓰려면 v-cube 시리즈를 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정말 이런 메카니즘을 사용하면 폭발할 걱정없이 신나게 돌려도 될 것 같다.(이거 돌리다 444 돌리면 욕나온다. 내 것은 그래도 한번 폭발한 뒤라서 잘 도는편이지만)[각주:2]

윤활유는 안 칠해도 잘 돌아간다. 하지만 찝찝한 기분을 없애려면 윤활칠은 하는게 좋은것 같다. 이미 칠해진 상태로 나오는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쉬운 점은 플라스틱 가공 상태가 영 아니라는 것. 퍼즐 자체는 그리스 모자이크 타일과 같은 느낌이 나는게 독특하지만 가공을 잘 안해서 플라스틱 표면이 매끄럽지 못하다. 스티커가 가장 큰 불만인데 정말 1회용 큐브에 간단히 붙이는 스티커 같다는 느낌만 난다. 고딕 풍(..)이라면 납득하겠지만.[각주:3]

요약하자면, 지름신이 충분히 크게 강림하셨다면 추천. 가격이 조금 세지만 그것쯤이야...


p.s.1
현재는 손에 잘 익지 않은 상태라 풀이시간이 반시간 단위로 나오는 것 같은데, 5분정도에 풀어내는 괴물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사실 333도 아슬아슬하게 40초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패턴을 분류하는 시간을 좀 더 줄여야 한다.)

p.s.2
산지 가격은 5만원 안쪽이던데 그거의 1.5배는 되는 가격으로 샀다는 것이 조금은 슬프다 -_- 이게 다 마이너 취향이기 때문이다
  1. 특허랑 관련해서 이런저런 일이 꼬인것 같다. [본문으로]
  2. 최근에 메커니즘을 바꾸어서 새로 만들었다는데 그건 어떠련지 잘 모르겠다. [본문으로]
  3. 진짜 교과서에서 보는 옛 그리스 도편에 그려진 그림의 색감이 난다. 역시 희랍산이라 전통적인 색을 고집하는건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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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하다 SCV 난 친구집에 기생이라도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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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17. 20:22 Daily lives

음...

실타래를 쓰고 있는데(가끔 가려지는것 같지만 관리화면만 보고 살아서 실제로 어떤지는 잘 모른다) 오랜만에 실을 바꾸어보려고 했더니 가능한 실의 갯수가 9개로 줄어들었다.

OTL...ㅠㅠ

특권의 증발인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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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0. 2. 17. 19:44 Daily lives

단상

1.

얼마전에 CGV에서 설날 특선으로 인디아나 존스를 했다. 사실상 4편인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맞나?)은 못 보았던 터라 10시까지 낮잠(?)을 자다가 일어났다.

사실 태클을 걸자면 머리카락도 모자라겠지만 그런 따분한 비판은 넘어가고 가장 눈에 들어왔던 것은 소련 과학자(?)였던 사람이 폭주하는 지식에 산화하는 장면이었다. 왜 그 여성은 그토록 바라던 지식이 어느 정도 이상 들어오자 자신의 눈을 가려달라고 절규했을까. '난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겸손이지만 '난 내가 모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는 겸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실이기는 하겠지만.

생각해보면 꽤 오래된 모티브이다. 바벨탑도 그렇고 이카루스도 그렇고 신의 영역에 도전하던 사람들은 전부 먼지로 사라져 버리지 않았던가. 그리고 니체는 노예의 도덕이라면서 깠고.

그래도 이런 생각은 든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너지기 때문이 아닐까.



2.

내 기억력은 참 독특하게 왜곡되어 있어서, 기억하고 싶은 것은 잘 기억 못하는데 그다지 기억하지 않아도 좋은 것들은 이상하도록 세밀하게 새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진중권이 쓴 책의 신중함에 대한 그림을 설명한 부분을 읽다가 어디서 보았나 곰곰히 생각해보았더니 이충호 작가의 무림수사대 후기에서였다.

교수대 위의 까치 
진중권 지음/휴머니스트


책 자체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개인적으로는 에셔의 정신나간 그림들을 좋아하는데, 나중에 미학 오디세이를 구해서 읽어볼 생각이다.



3.

예전에 쓴 글을 읽다보면 내가 쓴 글인데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역시나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두고 글자의 한계를 말했던 어떤 철학자가 있었던 것 같다. 데리다였나... 글은 상황을 벗어나는 순간 온전히 이해할 가능성이 사라진다고 말이다.

그리고 요즘은 글이 안 올라오는 어떤 블로그에서는 이런 틈을 파고들은 창조적인 오독이 철학의 발전을 이끌어왔다고 했었다.

결론은 좀 알아들을 수 있게 글을 써야겠다는 것.



4.

생각해보니 실수(Real number)를 제대로 배운적이 없는 것 같다. 유리수와 무리수를 배우고 무리수가 유리수를 가뿐히 능가할 정도로 많다는 것은 배웠지만 정작 무리수 그 자체는 제대로 배운적이 없다.

뜬금없이 모든 중학생들을 괴롭히는 수학 명제가 생각난다. 1.0과 0.9999...는 왜 같은 숫자인가. 구글을 적당히 돌려가면서 가볍게 공부해봤는데 이건 무리수를 정의하는 특징 때문이었다. 흔히 사용하는 정의 중 하나인 데디킨트 분할(Dedekind cut)은 모든 유리수를 두 집합으로 나누는 기준점이다. 여기서 두 집합을 A와 B라고 부른다면, A의 모든 원소는 B의 어떤 원소보다도 작아야 하고 역으로 B의 모든 원소는 A의 모든 원소보다 커야 한다. 그리고 이 두 집합의 원소를 구별하는 기준이 무리수가 된다는 것이다. 다르게 말한다면, 두 실수 사이에 다른 유리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두 실수는 사실상 같은 숫자라는 뜻이다. 그리고 1.0과 0.9999... 사이에는 어떤 유리수도 존재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유리수를 떠나 실수를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유리수는 뚝뚝 떨어진 정수에서 유래했다. 어쩌면 완전한 연속이라고 가정하는 시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수론이나 이산수학을 익혀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5.

예전에는 한 번에 한 권의 책만 읽었는데, 요즘에는 그냥 손 가는대로 읽다 보니 이것저것 뒤섞인 채로 읽게 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읽고 있는데, 앨리스의 이 대사가 인상적이다.

"I could tell you my adventures-beginning from this morning," said Alice a little timidly; "but it's no use going back to yesterday, because I was a different person then."
-AAIW, penguin classics, p.91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얼마나 다른 인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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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싸이월드 메인에 뜬 이 글을 읽고나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이 대기근이라니 -_-

일단 링크. 그런데 찾아보니 대기근이 두번이나 왔다고 한다. 링크는 위키백과.


감자갖고 장난치지 말라는 말은 여기서 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 사고패턴은 좀 독특한듯. 쓰던 야코비 행렬식 포스트나 계속 쓸까...



덧. 요즘 듣는 앨범살까 고민하게 만드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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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Hendrix님 블로그 RSS를 돌다가 심심해서 해봤다.




동양편

처음에는 무위의 실천가 타입이 나오더니, 다음에는 자유로운 아나키스트가 튀어나왔다. 한 서너번 했는데 이 둘만 나오는 것으로 보아서는 저 둘 사이 어딘가에 내 성향이 존재하는듯.

무위의 실천가
| 실천, 해탈, 공空, 무위
'무위'한다고 하여, '실천'과 등지라는 법은 없다. '무위' 자체가 실천이기도 하니 말이다. 이 타입의 사람들을 '무위의 실천가'라고 부를 수 있겠다. 세상을 관통하는 일관된 법칙은 없다. 세계는 변화무쌍, '변화' 자체가 천하의 도道이다. 그런 변화의 격랑을 마음대로 넘나들면서도 휩쓸리지 않는 지고한 자유인은 바로 이 타입의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모든 존재를 향해 자신을 개방하라! 세계 만물, 각각에 우주가 들어있나니! 이 타입의 동양사상가는? = 싯다르타, 장자, 원효, 장재
『철학 vs 철학』에서는?
  2장 자아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아지타와 싯다르타
  4장 도란 미리 존재하는 것인가? 노자와 장자
15장 깨달은 자가 바라보는 세계는 어떤 모습인가? 원효와 의상
18장 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는 무엇인가? 장재와 주희
싯타르타
고타마 싯다르타는 모두가 알다시피 불교의 창시자인 붓다, 즉 석가모니이다. 그를 철학자로 볼 수 있을까? 사상사의 맥락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는 '실천가'였던가? 역시 그렇게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불교 교리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싯다르타가 불교의 법을 설했던 이유도 중생들이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랐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실천'에 관한 사상이 겨냥하는 것은 사실 모두 이것에서 비롯된다. 이 부류의 철학자들 중에서도 싯다르타만큼 이 분야에 있어 탁월한 결과를 만들어낸 사람은 없다. 
[관련된 책]
장자
장자와 관련된 일화는 너무나 많다. 『장자』 자체가 이야기들의 묶음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장자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알고 싶다면 장자를 직접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렇지만, 워낙 알쏭달쏭한 말들이 많아서 그 속에 담긴 결을 이해하려면 좋은 해설서도 한 권쯤 필요할 것이다. 장자의 정확한 생몰연대는 미상이다. 흔히 그의 사상을 '도피적'인 것으로 알고 있거나, '신선놀음'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데, 이것은 그에 대한 철저한 오해에 기인하는 것이다. 중국의 대동란기였던 춘추전국시대에 등장한 무수한 이론들처럼 그 역시 실천적인 이유에서 그의 사상을 전개시켰다. 부, 명예, 권력 등 단일한 척도에 의해 좋은 것으로 취급되는 것들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 그것을 통해 무위의 삶, 자유롭게 벗어나고 재구성되는 삶을 말한 그의 철학은 삶의 적극적인 방식을 말한 것이지, 삶으로 부터의 도피를 말한 것이 아니었다. 싯다르타와 더불어 이 계열의 철학자들의 대표격이라고 볼 수 있다. 
[관련된 책]
원효
이렇게 이름 난 사람이, 신라왕실과도 일정한 관계가 있었던 사람이 '무위의 실천가'일 수 있을까? 그렇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사상사적인 맥락에 봤을 때 그의 사상은 충분히 그럴만 한다. 원효가 종국적으로 추구했던 것은 깊은 사유, 폭넓은 지식이 아니었다. 그는 '생각과 논의조차 필요없을 정도의 실천'을 추구했던 사람이다. 그 유명한 해골물 이야기는 직관적으로 알고, 생각하기 전에 그것을 실천하고야 하는 그의 사상과 성격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늘 민중들과 함께 춤추고, 희노애락을 나눴던 그의 면모를 만나보자!
[관련된 책]
장재
장재는 주희보다 약간 앞선 연대의 사람으로, 송나라 시대에 성립된 신유학에 결정적인 기초를 제공한 사람이다. 그는 유학자로서, 향후 유학이 어떻게 전개되어야 할지를 명확하게 주지하고 있었다. 당나라 시대를 거치면서 강력한 세력을 확장해온 불교와 민간에 널리 전파되어 있는 도가 사상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유학에 미래가 없다고 본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그러한 자신의 생각에 오래전부터 중국에 전해진 전통적인 자연관, 즉 기의 흐름을 통해 세계의 유, 무가 나뉜다고 보는 견해를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시대를 통찰하는 지혜와 정확한 판단력, 더불어 전통과 현대를 결합하는 상상력까지 ‘지성인’이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갖췄다고나 할까?
[관련된 책]

'그냥 흘러가듯 살고 말지'라는 생각으로 살고있는 편이라(다른말로 정신나갔생각없다고 할 수 있다) 딱히 틀린말은 아닌듯 싶다.

자유로운 아나키스트
| 자유, 깨달음, 자연주의, 생명
"세상을 위해 내 몸에 터럭 하나라도 내놓지 않겠다!"라고 말하는 타입. 질서니 법칙이니 하는 말에 근본적인 거부감이 있다. 고정된 가치 기준이 없는 당신의 사유는 탱탱볼 마냥 어디로 튈지 모른다, 주의할 것은 한가지! 어떤 진리도, 근본 법칙도, 권력도, 국가도 몽땅 업수이 여기다 보니 '허무주의'에 빠져 몸을 버릴 수 있다. 모든 기성질서를 내려놓고도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는 법을 익혀라! 이 타입의 동양사상가는? = 혜능, 양주, 왕충, 범진
『철학 vs 철학』에서는?
  9장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공동체가 가능한가? 양주와 한비자
11장 모든 일에는 절대적인 필연성이 존재하는가? 동중서와 왕충
12장 정신은 영원한 것인가? 혜원과 범신
14장 수양하려는 생각도 집착일 수 있을까? 신수와 혜능
혜능
육조 혜능이라 불리는 이 사람. 무려 1300년 전에 살았던 불교계의 대스타다. 그런데 '육조'는 왜 '육조'인 것일까? 그것은 그가 속했던 교단인 '선종'의 6대 조사라는 의미이다. 불교에는 크게 세가지 교파가 있는데, 율종, 교종, 선종이 그것이다. 율종은 계율을 중시하고, 교종은 자기 수양[참선]을 중시한다. 마지막으로 선종은 혜慧라는 글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혜', 지적인 통찰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율종은 우리에게는 약간 낯설 수도 있는 것이 동아시아 전통에서는 생활의 미세한 부분까지 간섭하는 유학의 영향력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아마도 민중들에겐 '계율'피로증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율종이 영향력을 확대하지 못하고 당나라 때까지 교종과 선종의 양립체제로 유지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혜능은 선종이 교종보다도 훨씬 더 영향력을 확대하던 시기에 활동했다. 갑작스러운 깨달음(돈오)를 강조하고, 깊은 산 속에서 선문답을 나누는 선종의 오랜 전통에 비춰볼 때, 그가 이 부류로 분류된 것은 꽤 적합하다고 할 수 있겠다. 더불어 사상적으로도 그는 '마음'의 실체성을 부정하였고, 마음을 닦아야 한다는 신수의 주장에, 없는 마음을 어떻게 닦느냐며 응수할 정도로 고착된 생각, 정주적인 사고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관련된 책]
양주
기원전 400년, 동양철학사에서 흔히 '선진시대'(先秦時代)라고 불리는 시기에 활동한 철학자다. 『맹자』 <진심>盡心편에 그의 사상의 일면을 간명하게 보여주는 글귀가 전해진다. "양주 선생은 위아爲我의 입장을 취한다. 자기 몸의 터럭 하나를 뽑아 천하를 이롭게 아는 일을 하지 않는다."가 바로 그것인데, 사실 맹자는 비난조로 적었지만, 우리까지 그러한 태도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 어떤 주장이란 늘 다양한 맥락을 가지고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전란으로 천하가 황폐해지고, 백성은 나날이 굶주리던 시기에 양주는 생명을 온전히 보존하고 명예, 재산, 이념 등으로 자신의 몸을 얽어매는 당대의 각종 사상과 정치적 규칙에 반대하면서 위아의 논리를 내세운 것이다. 양주가 보기에는 천하 사람들이 바로 그러한 외물外物(부, 명예, 권력)에 휘둘리기 때문에 전쟁이 끊이질 않는 것이었다.
그의 이러한 사상에 비춰 보자면, 진정 중요한 것은 사람이 각자의 자유에 따라 각자의 삶을 영위해 가는 것이다. 국가, 권력, 명예, 부와 상관없이 말이다. 이 부류의 철학자들 중에서도 양주가 가장 급진적이지 않을까 싶다.
[관련된 책]
※ 양주가 직접 저술한 책은 전해지지 않으나, 『열자』『맹자』 등에 그가 가진 사상의 면모를 볼 수 있는 구절이 있다.
왕충
중국 한나라 시대의 유명한 학자이다. 어릴 때부터 고향마을을 주름잡는 천재였다고 한다. 8살 때는 논어와 서경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외울 수 있었고, 15세 때에는 당대의 메트로폴리스 낙양으로 가서 유학의 경전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했던 성장환경 덕에 급진적이고 과격한 정책들을 내는 그는 결코 중용된 적이 없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다행일 수도 있는 것이, 중용받지 못하다보니 더욱 공부에 매진하였고, 지금까지 이름을 남긴 대학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사상은 유물론적인 것으로 유명한데, 인간은 자연에 자신의 의지를 강요할 수도 관철시킬 수도 없으며 오직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자연에 자신을 적응시킬 수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의 요지이다. 그러다보니 그의 사유에는 요즘 식으로 말하면 무신론적인 성격도 발견된다. 자연이 객관적 존재이고, 거기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인간과 상관없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할 때 용龍의 자손인 황제의 신성도 별것 아닌 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논리에 당대 지배층이 식겁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 천재이면서 반골인 경우, 그리고 반골을 반골이 되게끔 만드는 경우가 바로 왕충의 예가 아닐까 생각한다. (주의! KOEI사의 유명한 게임 삼국지에 나오는 '왕충'과는 다른 인물임.)
[관련된 책]
범진
인간이 죽은 후에는 무엇이 남을까? 범진은 생명이란 몸과 마음의 결합체로 보았다. 그리곤 날카로움과 칼날의 비유를 들어 칼날이 사라진다면, 날카로움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인간의 몸이 없어진다면, 영혼 또한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그는 400년경 활동했던 사람으로 영혼불멸론을 주장했던 혜원에 맞서 신멸론(神滅論)을 주장한 사람이다. "죽은 뒤에 영혼이 어찌되든 뭔 상관이람" 할 수도 있지만,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는 주장이다.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조건에서 가령 죽은 뒤에 남아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 유교적 전통의 '제사'는 결코 의미 있는 짓이 못된다. 다시 말해 산 사람들의 일상적 생활에도 무수한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우리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엄청난 변화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관련된 책]

이것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닌게, 비슷한 이유로 매우 고민했던 시간을 보낸적이 있어서 순간 뜨끔했다. 말 그대로 허무주의에 빠져 살던 시기. 물론 그 결론을 '알게뭐야'라고 내렸기 때문에(니체형님 감사) 그 이후 엄청 시니컬하게 성격이 변해버린것 같다.

보니까 공통점이라면 '법칙같은건 없음'인듯 싶다. 하긴 '금지된 것을 제외하고는 무엇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 + '금지를 금지하라'가 대충 섞이면 저런 성격이 나오는지도.



서양편

처음 나온 것은 상식에 충실한 소시민(...). 나머지 하나는 감성적인 문필가(......). 무언가 동양편과 많이 다른 것 같기는 하지만 기분탓이겠지...

상식에 충실한 소시민
| 상식, 평균, 평범, 무난, 둥글게 둥글게
상식에 충실한 당신은 김혜수한테 뺨맞을 타입. 뭔소리냐고? ‘엣지’가 없다는 뜻. 양쪽을 두루 살피고, 가장 '좋다고 여겨지는 것'을 택하는 타입이다. 다같이 땡땡이 치고 놀다가도 어느샌가 자리로 돌아와 제 할일을 찾는 균형적인 당신은, 매력적이기보다는 밋밋한 게 사실. 그러나 극단의 사유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몹시도 어려운 일이란 것을 나도 알고, 당신도 안다. '집대성의 철학'을 전개하거나, 흐름을 통합하는 사유를 펼쳤던 이 부류의 철학자들은? =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피히테, 당신
『철학 vs 철학』에서는?
  1장 사물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11장 우리가 보는 세계는 모두 동일할까? 칸트와 니체
12장 아름다움은 어떻게 느껴지는가? 칸트와 부르디외
13장 망각은 인간에게 불행인가? 피히테와 니체
아리스토텔레스
'상식' 하면 바로 이 사람! 따라올 자가 없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대부분을 이 사람이 정립했기 때문이다. 자연학, 형이상학, 문학이론, 윤리학 등등 그가 저술을 남기지 않은 분야는 적어도 17세기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 그는 왜 이렇게 많은 저술을 남긴 것일까? 그것은 그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의 사유가 애초에 각각의 개별자들의 존재에 집중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상식과 비슷하지 않은가? 각각의 경우들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만, 일관성을 가지고 전체를 꿰는 원리는 아주 부족한 우리의 그 '상식'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사유는 개별 문제들에 관해서 자세히 탐구하려는 태도를 제공해 준다. 그런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과학의 할아버지쯤 되지 않을까 싶다.
[관련된 책]
  • 형이상학아리스토텔레스 지음 | 김진성 옮김 | 이제이북스
  • 희랍 철학 입문W. K. C. 거스리 지음 | 박종현 옮김 | 서광사
  • 정치학아리스토텔레스 지음 |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니코마코스 윤리학아리스토텔레스 지음 | 강상진, 김재홍, 이창우 옮김 | 이제이북스
칸트
철학사상 이렇게 꼼꼼한 사람은 없었다. 자신이 살던 동네인 쾨니히스베르크를 떠나 본 적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고, 딱딱 맞춰진 일과에 따라 생활했던 사람. 그의 일상에 걸맞게 그의 철학도 매우 꼼꼼하게 전개된다. 마치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는 것처럼 말이다.
그가 이 타입에 분류된 이유는 그의 실천철학 덕분이다. "네 행위의 준칙이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되도록 행동하라"라는 그의 명제는 그가 얼마나 '상식'에 충실했는지를 보여 준다. '보편'이라는 것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점은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바가 아니었던가?!
칸트는 자신이 한 말 중에 가장 위대한 말을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서 남겼다. "이것으로 좋다!"라고 말이다. 평생에 걸쳐 강도 높은 사유를 하고, 『판단력 비판』에 이르러 이전의 것들을 가볍게 흔들어 놓았던 이 대철학자의 마지막 말이 의미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자유란 집착도 미련도 남기지 않고 최선을 다했을 때 나타나는 '능력'이라는 점이 아니었을까?
[관련된 책]
피히테
칸트 사후 독일 철학은 절정기를 맞는다.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연설로 더욱 잘 알려진 피히테는 칸트가 펼쳐 놓은 강력한 영향권 아래서 사유했던 사람이다. 열렬한 계몽주의자이기도 했지만, 알아 두어야 할 것은 프랑스식 계몽주의와 독일식 계몽주의는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이다. 프랑스는 현실에서 '계몽'을 했고, 그 결과 혁명의 이념인 정치적 진보를 이루었지만, 독일은 오직 학자들의 머릿속에서만 강력한 혁명이 일어났다. 흔히 우리가 '철학' 하면 어렵다고 떠올리는 이유는 한국에 주로 들어온 철학사조가 이 시기의 독일 철학이었던 탓이 크다. 관념적인 사고의 극단을 보여 줬던 '독일 관념론'의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누굴까? 다른 누구도 아닌 '피히테'다. 소시민의 '정신승리법'이 생각나지 않는가?
[관련된 책]
이 타입의 마지막 철학자는 바로!! 당신!!!!
혹시 너무 평탄하게만 생각해 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시길~!

사실 손해보는거 엄청 싫어하는건 맞다(상관없나?). 그런데 니체와 반대편인거냐(...)

감성적인 문필가 타입
| 센스, 감성, 열정
동물적 감각+논리적 이성까지 겸비한 당신은 욕심쟁이, 후후훗! 감각과 동시에 ‘쓰임’까지 고려하는 섬세함을 가진 당신. 동물적 감각을 중시하지만, 이 감각은 명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나오는 것이다. 좋아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센스쟁이 타입에 속하는 철학자들은 동물적 감각과 함께 빛나는 통찰력까지 가지고 있으니 어디 가서 미움 사기 십상인 타입+_+? 현대의 직업군에서 꼽자면 ‘디자이너’ 혹은 ‘설계자’에 가까운 이 부류의 철학자는? = 흄, 들뢰즈, 마르크스, 아감벤
『철학 vs 철학』에서는?
  8장 어느 경우에 인간은 윤리적일 수 있는가? 흄과 칸트
15장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헤겔과 맑스
26장 들리는 것과 보이는 것 중 어느 것이 중요할까? 데리다와 들뢰즈
28장 정치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슈미트와 아감벤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동시에 유명한 회의주의자. 여기까지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의외로 흄이 애덤 스미스의 절친이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또 한 가지, 그가 '회의주의자'가 된 이유는 '시니컬'하거나 '허무주의자'였기 때문이 아니다. 어쩌면 그는 단순히 광대하게 펼쳐진 우주 앞에서 지적 겸손함을 보일 줄 아는 사람일 뿐이었을 수도 있다. 그가 살던 당대에는 초월적인 신 없이 평화와 행복을 상상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지만, 그는 아주 유쾌하고 평온한 상태에서 친구들과 농담 따먹기를 하다가 죽어 갔다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명성'에 꽤나 집착하는 태도를 보인 적도 있었는데, 결국엔 '이교도'라거나, '무신론자', '회의주의자'(이건 사실 꽤 모욕적인 표현이다)라는 악명을 얻었다. 하지만 후대에 칸트에 의해 정직한 사유가로 재평가되고, 들뢰즈에 의해 감각의 위대함을 보여 준 철학자로 높이 평가받았으니, 니체 말대로 "어떤 사람들은 죽은 후에야 다시 태어난다"라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관련된 책]
맑스
20세기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 사상가를 딱 한 사람만 꼽으라고 한다면, 거의 99%는 이 사람을 꼽을 듯. 적을 구워 먹어 버릴 것 같은 열정으로 글을 써 댔던 이 사람은 '천재'였다.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정말 놀랄 만큼 면밀한 분석을 수행했으면서도 문학적인 감수성은 단 한번도 포기하지 않는다. 맑스의 책들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지 않았을까 싶다. 꼼꼼하고 정밀한 분석은 단순히 똑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테지만, 그걸 가지고 심장을 쿵쾅거리게 하는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인류 역사 전체를 살펴도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맑스의 일상은 가끔 '혼돈 그 자체'였다고 한다. 가장 수입이 적을 때조차 당대의 중산층에 상응하는 정도였는데, 지출의 무능력과 사치로 인해 먼저 죽은 딸의 관조차 장만할 수 없었다고 한다. 생활에서도 유능한 '천재'란 정말 없는 것인가?
[관련된 책]
들뢰즈
"그는 너무나 굳센 나머지 실망이나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이 허무주의적인 세기말에도 그는 긍정적이었다. 질병과 죽음에도 역시. 왜 나는 과거에 그에 대해서 떠벌렸던가? 그는 웃었다. 그는 웃고 있다. 그는 여기 있다. 슬퍼하는 건 너야, 멍청아. 그가 말한다." (들뢰즈의 죽음 이후 『르몽드』에 실린 리오타르의 추도문)
들뢰즈에 대해 그 자신의 발언을 제외하고, 이렇게나 그와 그의 사유를 잘 표현한 말이 있었던가? 긍정적 삶의 대가였던 들뢰즈는 그 어떤 '부정적인 것의 긍정성'도 용납하지 않았다. 부정적인 것은 그냥 부정적인 것일뿐 그로부터 긍정적인 무언가가 나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그는 우리가 좋아하는 '반성'을 엄청나게 경멸한다. 반성은 우리를 위축시킬 뿐이다!
들뢰즈는 '글쓰기' 그 자체에 관해서도 아주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보통의 철학자들과는 다른 형식의 글쓰기 실험을 했는데, 그래서인지 그의 책은 '이해'할 수 없다. 신기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낄 수'는 있다는 것이다! 깊은 밤 고원 위에서 별 밭을 우러르는 신비한 체험을 하고 싶을 때 그의 저서 중 아무 곳이나 펴 놓고 읽어 보길 바란다. 말들의 미로 속에서 오바이트하거나, 오만가지로 펼쳐지는 생각의 잔치를 볼 수 있으리라!
[관련된 책]
아감벤
'벌거벗은 사람들', 오직 생명 그 자체만 남은 사람들. 고대 그리스 철학의 개념들을 현대사회를 철학적으로 독해하는 데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똑똑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것은 하나의 사태를 다른 것들과 연결하는 통합적인 상상력이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태생의 이 철학자는 그렇게 역사 속에 묻혀 있던 '호모 사케르'를 현대로 소환함으로써, 현재의 '호모 사케르'를 드러낸다.
방랑하는 사람들, 자격 없고 소속 없는 사람들을 통해 자유와 대안까지 그려 볼 수 있을까? 더 자세한 내용은 『철학vs철학』이나, 아감벤의 다른 저서를 보시길! 어쨌든 우리 삶에서 '정치'를 사고할 때 주목해야 할 철학자임에는 틀림없다는 사실!
[관련된 책]

문필가 타입은 할만한 코멘트가 별로 없어서... 유일하게 겹치는(?)건 가끔씩 소설쓰는 몽상을 한다는 것 정도?

그런데 결국 둘이 말하는건 '이것저것 조합해서 무언가 만들어내는건 잘 하는 타입'이라는 건가..



그냥 바넘효과로 생각하고 넘어가련다. 잠깐, 이거 '알게뭐야'랑 똑같은 반응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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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0. 2. 11. 11:47 Daily lives

일상

1.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통합본을 읽고 있다. 1권은 전에 읽어서 2권부터 읽고 있는데 여전히 정신나간 이야기는 매력적. 원래 내가 반쯤 정신 나간 상태로 사는 사람이라 그런가? 생각보다 크다. 그리고 크기에 비해 가벼운 편이고.(하긴 대한민국은 책이 유난히 무거운 나라니까)


2.


디랙방정식을 보고있다. covariant form이 아니어서 잠깐 다시 눈을 비빌 사람도 있긴 하겠지만.[각주:1] 이제 전자기장과 상호작용하는 부분을 보아야 하는데 진행을 못하고 있다. 어렵다기보다는 왜 그런 가정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되어서.(...)

Landau의 고전장론 책 대신에 Carrol 일반상대론 책을 샀는데 조금 후회되는 부분이다. 바로 고전장론 책을 봤으면 이런 고민 하고 있지 않아도 될텐데.


3.


전자기학 책에서는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는 정도에서 끝나는 것 같지만, 만약 전하밀도와 동일한 성격을 갖는 자하밀도가 존재한다면(쉽게 말해서 자기 단극자가 있다면) 고전적으로는 저 방정식이 필수적으로 만족되어야만 한다는 느낌이 든다.[각주:2] 나중에 학교로 돌아가면 도서관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볼 생각이다.
  1. Shankar 책은 일반상대론을 염두에 안 두고 써진것 같다. 기호가 익숙해지면 상관없겠지만. [본문으로]
  2. SI 단위계. Gaussian이라면 좀 더 보기 좋은 식이 만들어졌겠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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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선형사상(linear map)은 두 벡터공간을 연결하는 특정한 함수의 하나이다. 이 함수를 규정하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생각해보니 두번째 줄은 넣지 않아도 되었을 듯)
선형사상은 항상 적절한 행렬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각주:1] U와 V는 벡터공간이므로, 각 공간의 기저(basis)를 임의로 정할 수 있다. 각 공간의 차원을 m, n이라고 부르고 벡터를 어떤 고정된 기저의[각주:2] 선형조합으로 나타낼 때 각 성분을 열벡터로 쓰자. 예시;


출력되는 벡터도 마찬가지로 써 준다.(이번에는 n개의 행을 가진 열벡터가 된다.) 다음, 선형사상의 정의를 고려해서 출력값을 다음과 같이 써 준다.


이제 각 기저벡터의 상(image)을 열벡터로 나타내준다. 각 기저벡터의 상을 b_i라고 쓰자.


이제 x의 상은 다음과 같아진다.


이 연산은 행렬로도 쓸 수 있다.


b_i는 n×1 열벡터이기 때문에 선형사상 f는 n×m 행렬이 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선형사상을 텐서의 일종으로[각주:3] 볼 수 있다는 것이다.(물론 차원이 조금 이상하기는 하지만)

먼저 사상을 F라는 행렬로 쓰자. 그리고 F라는 행렬을 만드는데 쓰였던 상의 기저를 Y라는 집합으로, 전상(preimage)의 기저를 X라는 집합으로 쓰자. 상을 열벡터 y로, 전상을 열벡터 x로 쓴다면 위의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이제 전상의 기저(X→X')를 바꾸어보자. 벡터 자체는 그대로 있지만 기저를 바꾸어서 그 벡터를 나타내는 숫자를 변경하는 것이다. 어차피 벡터의 표현 형식보다는 벡터 자체의 성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원상의 기저를 바꾼다고 해서 상이 바뀔 이유는 없다. 그리고 상 자체는 그대로 있기 때문에, 상을 나타내는 기저가 바뀌지 않는 한 벡터 y는 바뀔 이유가 없다. 먼저 기저를 바꾸어서 x로 측정되던 벡터가 이제는 x'으로 측정된다고 하자.[각주:4] 이렇게 기저를 바꾸어주는 행렬을 T_x라고 쓰자.


그러면 사상 F가 변해야만 상이 y로 제대로 나올 수 있다. 단순히 F에 x'을 곱한다고 y가 나오지는 않으니 말이다. 기저 X를 새로운 기저 X'으로 쓸 때 사상을 나타내는 행렬을 F'이라고 하자.[각주:5] 물론 사상 자체가 바뀌지는 않았지만 숫자는 바뀌었다. 의외로 F'를 구성하는 숫자들은 간단하게 얻을 수 있다.


이번에는 상의 기저(Y→Y')마저 변했다고 치자. 벡터 y를 나타내는 숫자는 다음과 같이 변한다.


이렇게 되면 사상을 나타내는 행렬마져도 변하게 되는데, 이 행렬은 F''으로 쓰자. 처음처럼 간단한 형식을 유지하고 싶으면 다음과 같이 숫자를 변경하면 된다.


선형대수학을 공부한 많은 사람은 무언가 비슷한 식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위 식은 유사변환(similarity transform)의 전 형태이다. 상과 전상의 차원이 같고 둘 다 같은 기저만을 쓰도록 한다면 T_y와 T_x가 똑같기 때문에 유사변환이 된다.

이 글을 읽고나면 텐서의 정의를 읽기 조금은 쉬워질지도 모르겠다. 위에서 쓴 것을 좀 더 일반적으로 쓴 것이 텐서의 변환이기 때문이다. 역행렬이 곱해지는 것은 covariant의(아래쪽에 인덱스가 붙는 형태) 성질이고 그냥 행렬이 곱해지는 것은 contravariant의(위쪽에 인덱스가 붙는 형태) 성질이다.[각주:6] 나중에 tensor(2)를 쓰게 되면 정리하겠다.(과연 언제이려나)
  1. 선형대수학이 행렬학인 이유 [본문으로]
  2. 계속 같은 기저를 이용해 벡터를 측정한다는 말이다 [본문으로]
  3. 양쪽을 동일한 성질(covariant 또는 contravariant)의 벡터라고 할 때 (1,1) 텐서이다. [본문으로]
  4. 벡터가 변한 것이 아니라 벡터를 나타내는 숫자가 변한 것이다. 예를 들어 xy평면에서 (1,0)에 있는 점은 축을 시계방향으로 90도 돌리면 (0,1)에 있게 되지만, 축이 돌아간 것일 뿐 점 자체가 이동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는 (1,0)이 x에 해당하고, (0,1)이 x'에 해당한다. [본문으로]
  5. y=F'x'으로 쓰고 싶은 상태 [본문으로]
  6. 링크된 글에서는 엄격히 말하자면 contravariant 성분이 둘인 (2,0)텐서로 써야 했지만 귀찮아서 covariant로 써버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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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MB “등록금 싸면 좋지만 교육 질 떨어져” (데일리안)

가끔 헛소리 속에서도 무언가를 건져낼 때가 있다. 가끔씩 웃는게 웃는게 아닌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도 그 중 하나이려나.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어쨌든 기사를 읽다보면(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접속불량이었다) 무언가 건저낼만한 논리는 존재한다.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린다는 것. 중학교 공부만 제대로 해도 가격은 수요와 공급으로 조절된다는 사실을 배운다. 전체의 80%가 넘는 고등학생이 대학으로 진학한다는데 이건 당연히 고학력자의 초과공급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부제목, '사람이 적게 필요한 분야에서 많은 학생 공부하면 안돼'가 틀린 말은 아니다.[각주:1] 예컨데 제대로 따진다면 공대생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난 이유는(그리고 이공계 기피현상이 생겨난 이유는) R&D에 투자하는 비용이 적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관련 직업군에서 일하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단이 맞더라도 처방전이 영 아니면 환자는 한방에 훅 간다. 요즘들어 계속 등록금상한제가 등장하는데 언제까지나 고름을 잠시 짜는 것이 될 뿐 환부가 낫지 못하면 고름은 언젠가 다시 차기 마련이다. 대통령이 입에 올린 직업학교는 언제까지나 실업대책일 뿐 등록금 대책은 아니다. 더군다나 대학생보다는 실업자 위주로 개편해서 실업자 구제대책을 활성화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대학생만 직업을 구하는 것은 아니니까.

초장기적인 대책이지만[각주:2]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학을 진짜 가고싶어하는 사람들만 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인구의 30% 정도만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한다면 등록금이 이렇게 큰 문제가 될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인구의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하는가?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한다면 복지를 강화해서 대학에 가야만 하는 필사적인 이유를 제거한다면 등록금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전 글에서도 말했던 것 같은데 여유로운 사회가 되어야 해결된다는 말이다.

물론 대학 등록금 문제가 사라진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좋은 뜻'만 가진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런 방식으로 대학 등록금 문제가 사라진다면 계급이 고착된다 즉 개천에서 용나는 것이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각주:3] 언제까지나 최상의 방향으로 사회가 발전한다는 가정에서의 이야기이지만, 이전에는 비좁은 개천에서 말라죽지 않기 위해 용이 되려 죽음을 각오하고 애쓰던 잉어들이 이제는 개천을 마음껏 휘젓고 다녀 용이 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설명하면 될 것이다. 공자시대부터 내려오는 태평성대의 현대적인 모습이다. 귀족은 자애롭게 통치하고, 농민은 풍년을 즐긴다에서 귀족을 정치인 가문으로, 농민을 일반 노동자로 바꾸면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가? 간혹 농민이 귀족으로 상승하고 귀족이 농민이 되는 일은 현대에나 존재하지만.

그렇다면 최악의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잉어가 말라죽지 않으려 용이 되려 해도 개천 위에 쳐저 있는 그물 때문에 용이 되지 못하는 사회이다. 자본이 사실상의 권력인 현대에는 워킹푸어(working poor) 즉 일해도 가난에서 못 벗어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사회이며 마이크로크레딧(micro credit)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사회이기도 하다. 문제는 얼핏 흐름을 보아서는 이쪽 방향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복지를 삭감하면서까지 세금을 줄인다면[각주:4] 그 세금은 투자로 이어져서 생활수준을 전체적으로 높여야 하는데 부동산이라는 매력적인 투기처를 제끼고[각주:5] 설비에 투자할 사람이 과연 그렇게 많을까?


어떻게 해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여유롭게 살 수 있으려나. 뭐 이 나라가 잘못된 투표 한두번에 쫄딱 망할 정도로 허약한 체질은 아닌 것 같고 이런 고민을 나보다 깊게 하는 고민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알아서 잘 하겠지만, 가끔씩은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한다. 심심해서 사회란으로 발행.
  1. 때문에 사실상 수요가 증발해가는 학문을 할지 말지를 더욱 고민하고 있다. 과연 내가 이 적은 수요를 차지할 수 있을 만큼 능력있을까? [본문으로]
  2. 하지만 아무리 길어도 두 세대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 같다. [본문으로]
  3. 이것도 뒤집어 말한다면 아직 계급이 굳어지지 않을 정도로 자본주의가 정착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본문으로]
  4. 복지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기는 하지만 그러면 그 많은 세수는 어디서 빵꾸난 것일까? 그리고 인플레이션이라는 복병도 고려해야 한다. [본문으로]
  5. 아직도 매력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두가 매력적이라고 믿는다면 부동산은 매력적인 투기대상이다. 버블의 구조와도 유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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