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랙해Dirac sea를 항해하는 히치하이커들. 그들은 겔만의 팔정도Eightfold way를 가슴에 품고 파인만 도표Feynman diagram를 지도삼아 슈뢰딩거의 고양이Schrodinger's cat와 함께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Heisenberg's uncertainty principle을 극복하며 나아간다.[각주:1] 그들을 위한 항해의 안내서를 공개하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 Second Creation
The Second Creation (Reprint, Paperback)
Crease, Robert P./Rutgers Univ Pr
현대 물리학이라고 하면 대부분 초끈이론을 떠올리지만 실세는 표준모형이다. 아직 초끈이론이 이론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반면 표준모형은 쏟아지는 새로운 물리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었고 물리 현상을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실험적으로 검증된" 이론이다. 하지만 표준모형에 대한 교양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몇 안 되는 표준모형의 역사를 다루는 책인 Second Creation은 표준모형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항상 계산을 틀리고는 했다는 맨하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의 오펜하이머J. R. Oppenheimer, 말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 디랙P. A. M. Dirac, 봉고를 치고 다니며 직관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파인만R. Feynman, 돈 벌어 먹고 살만한게 없어 물리를 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방면에서 뛰어난 재주를 보였던 겔만M. Gell-Mann 등 표준모형이라는 건축물의 주춧돌을 깎아냈던 개성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읽는 이의 시간을 흡입하는 마력이 있다.

더군다나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배우는 톰슨J. J. Thomson의 푸딩모형과 우리가 현재 원자력을 하면 떠올리는 원자핵이 가운데에 있고 전자가 그 주위를 도는 그림의 원인을 제공한 러더퍼드E. Rutherford의 실험들의 비화 또한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방사능의 위험이 알려지지 않았던 시대에 고도로 농축된 방사성 물질으로부터 화상을 입어 가면서 새 물리학의 기둥을 새웠던 실험가들의 이야기와 양자역학을 태동시킨 보어N. Bohr, 하이젠베르크W. Heisenberg, 슈뢰딩거E. Schrodinger의 일화는 물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깊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덴마크 사람인 보어가 영국으로 유학가서 지냈던 불행한 시절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상대적으로 오래 된 책(80년대면 현대물리학에서는 근대이다)인지라 표준모형에 아직 3세대 입자, 그러니까 Top, Bottom 쿼크와 타우 입자Tauon가 도입되기 전까지의 역사까지만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론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과거와는 다르다고 해서 과거의 이해와 해석이 전혀 쓸모없는 것은 아닌 것처럼, 누락된 역사는 이 책의 아쉬운 점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오점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2. 엘러건트 유니버스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승산
초끈이론의 전도사라 할 수 있는 그린B. Greene의 초기작이다. 후속작이었던 『우주의 구조』는 어려워서 읽다가 중도에 포기했는데(106페이지였을 것이다) 이 책은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중학생이 소화하기에는 무리였던 것일까?

"현대물리학이란 초끈이론이구나"라는 스테레오타입을 만들어낸 장본인(그리고 미드 빅뱅이론은 이 편견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기 쉽게 잘 쓰여진 책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괜찮은 책. 다만 현재 서점에 쏟아지는 책들이 죄다 초끈이론에 그 기반을 둔 책들인지라 새로운 관점을 원한다면 다른 책이 더 나을 것이다.


3. Concepts of Space
공간개념
막스 야머 지음, 이경직 옮김/나남출판
(원서가 없어 번역본으로 대체)
어렵다. 철학을 전공하는 사람들도 참고한다고 하니(칸트까지만 하더라도 시공간은 철학의 일부였다.) 그 난이도가 짐작이 가리라. 더군다나 책 중반 이후부터는 원문을 수록하는데 읽은 책이 영어였으니 수록된 원문은 불어와 독일어 등. 덕분에 인용문은 하나도 못 읽었다. 순전히 독자의 능력 부족이기는 하다만.

"공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옛 사람들의 생각부터 현대의 생각까지 상세하게 수록하고 있다. 옛 희랍 시절의 사람들이 기발한 논리로 공간을 무엇으로 정의하고 어떻게 생각하였는지, 유대인의 카발라Cabala가 어떻게 기독교 세계관에 영향을 주었는지, 뉴턴의 공간에 대한 가설에 대한 당대 신학자들이 어떻게 비판하였는지 등에 대해서도 담고 있어 물리학 교양서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감이 있다. 더군다나 후반으로 갈 수록 현대물리학의 입김이 반영된 "시공간은 어떠한가"에 대한 답변은 관련 전공의 전공지식이 없으면 이해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워진다. 불가해한 것으로 여겨졌던 문장들이 일반상대론을 조금 공부하고 나니 깨우쳐진다면 교양서로서는 낙제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이라면 서양쪽의 역사에 치우쳐 동양에서 공간의 개념은 어떻게 발전하였는지 나오지 않는다. 다만 현대의 시공간에 대한 관념은 거의 서양 사상이 원류가 되니 동양의 역사가 도입되면 오히려 책의 통일성만 방해할 위험이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겠지.


4. 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
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 (Reprint, Paperback)
Smolin, Lee/Perseus Books Group
(번역본도 나와 있습니다)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론들에 대한 책은 대부분 초끈이론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초끈이론은 미국에서 대단히 흥행하고 있는 이론이고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물리학의 거장들이 활동하고 있는 다른 지역으로 렌즈를 돌리면 어떤 그림이 나오게 될까?

2차대전 이전에는 하이젠베르크와 아인슈타인A. Einstein, 슈뢰딩거 등 독일이 당대 물리학의 최전선에 서 있었고 2차대전 이후에는 그 사람들이 나치를 피해 건너간 미국에서 파인만, 겔만, 와인버그S. Weinberg 등이 현대물리학의 초석을 닦았다. 하지만 현대물리학의 거장들이 그들만 있던가. 뉴턴경Sir I. Newton의 역사를 물려받은 영국에는 펜로즈R. Penrose와 휠체어 위의 지성 호킹S. Hawking박사가 있다.

특이하게도 셋 다 중력에 대한 연구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중력의 양자화에 대한 전반적인 접근을 다루는 책이 영국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중력을 양자화하는 접근법들에 대한 책이다.

중력을 양자화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잘 알다시피, 전하는 연속적인 분포를 갖지 않는다. 전자가 가지고 있는 전하량이 일정하고 이 전하량이 기본 단위가 되어 전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마치 158,259.82원짜리 핸드폰을 생각할 수는 있지만, 실제 현금으로 이 핸드폰을 살 때에는 158,250원이나 158,260원으로밖에 거래를 못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식으로 물리 법칙에 근본적인 비연속성을 도입해주는 것을 양자화된 이론이라고 부른다. 플랑크M. Plank는 빛의 에너지에 비연속성을 도입해서 흑체복사black body radiation를 성공적으로 설명했고, 보어는 원자 궤도에 양자성을 도입해 수소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하는데 성공했다. 디랙과 파인만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전자기력의 상호작용까지 양자화하는데 성공하는데, 이것을 두고 양자전자기학Quantum ElectroDynamics, 혹은 양자장론Quantum Field Theory이라고 한다. 다만 아직 양자화가 완전하지 못한 힘이 있는데, 바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설명되는 중력이다.

중력에 양자성을 부여하는 한 가지 방법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초끈이론이 있고, 다른 하나는 약간은 생소한 루프 양자중력 이론이다. 둘의 접근방법은 약간 다른데, 초끈이론이 힘을 매개하는 입자들(보존boson이라고 부른다)의 존재에 뿌리를 둔다면 루프 양자중력 이론은 반대로 시공간이 양자화되어있을 경우 만족할 방정식으로부터 출발한다. 마지막 한 가지 접근법은 아예 백지 상태로부터 출발해 물리 이론을 쌓아 나가는 것으로(예컨데 시공간이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지 않고 이론의 중간 과정으로 시공간을 정의하는 방식이다) 펜로즈의 트위스터 이론이 여기에 해당하나 다른 이론들도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앞서 서술한 이 세가지 이론들을 서로 비교하며 중력을 양자화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던 시공간의 다양한 측면들을 파헤친다. 초끈이론 말고 다른 현대물리학의 이론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무엇이 궁극적인 중력의 양자이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저자는 현재 알려진 중력에 양자성을 부여하는 이론들은 결국 진짜 이론의 한 단면일 것이라고 말한다. 마치 코끼리의 코를 만졌던 장님과 귀를 만졌던 장님의 대답이 달랐던 것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이론들은 맞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현실과 아예 동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수십년 이내에 중력의 양자적 성질이 전부 밝혀질 것인지 기대해 보자.

5. Programming the Universe
Programming the Universe (Reprint, Paperback)
Lloyd, Seth/Random House
(번역본도 나와 있습니다)
이미 한 번 서평을 쓴 적이 있는 책(2008/12/24 - [자연과학] 세스 로이드, 프로그래밍 유니버스)이지만 조금 부족한 것이 있다 싶어 부연설명을 단다.

다른 교양서적과는 다르게 이 책은 새로운 이론을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단지 "새로운 해석"을 소개하는 것일 뿐. 초끈이론이 세계를 "고차원의 끈들이 공명하는 무대"로 묘사했다면 이 책에서는 우주가 "0과 1들이 벌이는 축제"로 치환된다. 이 책에서는 세계가 숫자들의 잔치라는 그림으로 그려지더라도 그 세계를 설명하는 수식들은 이전의 물리학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몬드리안P. Mondrian의 추상화에서 누구는 냉혹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누구는 이성의 차가움을 느낀다는 것이 비슷한 비유이려나.

관측하는 순간 그 물체는 그 상태로 붕괴한다는 고전적인 코펜하겐 해석, 양자역학적으로 주어진 다양한 가능성들은 각기 그 가능성대로 발현한다는 다세계해석 말고 제 삼의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6. 생각의 기차
생각의 기차 1
이상하 지음/궁리
생각의 기차 2
이상하 지음/궁리
벤젠고리는 꿈에서 등장한 자기 꼬리를 문 뱀의 형상을 통해 유명해졌고, 페니실린은 열악한 연구실 환경에서 곰팡이가 잘못 자란 덕분에 여러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 비슷한 많은 사례들 때문인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은 행운(serendipity)이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간혹 있게 되는데, 실제 발견의 현장은 그러할까? 새로운 발견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 지는 것일까?

과학적 발견이라 하면 과학이 내딛는 걸음 하나 하나를 말한다. 지금 이 시대의 과학은 다각형과 사원소설로 우주 만물의 움직임을 설명하던 요람에서 보이지 않는 미립자들을 관측하고 수많은 괴질들을 정복하는 먼 길을 걸어왔다. 그 먼 길을 걷는 동안 남겨 놓은 발자국들이 모두 앞선 예제들처럼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가지지는 않았을 터. 그렇다면 과학이 남은 발자취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자는 총 열 두가지 분류로 발자국들을 분류하고 그 분류를 따라 발자국들을 되짚는다. 그 발자취에는 과학이 발달하던 시대적 배경과 그 시대의 한계도 드러나고 새로이 발견된 현상들에 대한 과학자들의 대담한 가설과 보수적인 견해가 서로 배치되며 나타나기도 한다. 이 긴 여정 속에서 점차 분명해지는 것은, 으레 믿는 '과학은 천재들의 거대한 도약으로 쌓아올린 상아탑'이라는 신화가 과학이라는 빙산의 왜곡된 일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과학이라는 길을 걷고자 하나 자신의 능력에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과학을 둘러싼 경외의 환상을 벋겨내고 자신감 있게 길을 내딛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7. Feynman's Rainbow

Feynman's Rainbow (Reprint, Paperback)
Mlodinow, Leonard/Grand Central Pub
(번역본도 나와 있습니다)[각주:2]
서점의 과학 코너에 들어가면 반갑게 맞아주는 수많은 책들로 이름을 널리 알리는 파인만씨. 그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저자는 박사과정을 막 마친 후 박사후연구원으로 물리학계의 전설 파인만과 겔만이 있는 칼텍으로 오게 된다. 낯선 환경, 잘 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만난 파인만. 이 책은 당시 항암 치료로 고생하며 젊음을 잃어버린 후년의 파인만과 나누었던 대화들을 재구성한 것이다. 공자와 그 제자들 사이의 대화를 적은 『논어』에서 공자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에서는 천재라는 베일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았던 파인만의 삶과 사상이 드러난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대화를 옮겨 본다.

"And what do you think was the salient feature of the rainbow that inspired Descartes's mathematical analysis?" he asked.
"I give up. What would you say inspired his theory?":
"I would say his inspiration was that he thought rainbows were beautiful..."
 
"그리고 데카르트가 수학적으로 분석하도록 한 무지개의 본질적인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해?" 그가 물었다.
"모르겠는데요. 데카르트의 이론에 불을 지핀게 무어라 하시겠습니까?"
"나는 데카르트가 무지개가 아름답다고 생각해서라 하겠어..."
p.s. 신판본도 있어 링크를 걸어둔다.
Feynman's Rainbow (Paperback)
Mlodinow, Leonard/Random House Inc


8.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로버트 P. 크리즈 지음, 김명남 옮김/지호
우리는 왜 자연에 대해서 알기를 열망하는 것일까. 그건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에, 자연이 감추어 둔 보석을 드러내는 실험 또한 아름다울 수 밖에 없다.

책에 대한 평가는 이전에 쓴 서평으로 대신한다.(2011/06/05 - 로버트 P. 크리즈 저 김명남 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부연설명은 불필요하다고 믿는다.


9. 기타
스트링 코스모스
스트링 코스모스
남순건 지음/지호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국내 과학자의 초끈이론에 대한 교양서. 얇고 무난하지만 두어 번인가 오타가 있어 신경쓰였다. 이전 서평(2009/03/24 - 남순건, [스트링 코스모스])

신은 주사위놀이를 하지 않는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츠즈키 타쿠지 지음, 김하경 옮김/더블유출판사(에이치엔비,도서출판 홍)
오역만 기억나는 교양서. 소설의 형식을 차용해서 그런지 NNT의 블랙 스완이 연상되는 부분도 있다.[각주:3] 이전 서평(2009/04/14 - 츠즈키 타쿠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과학 철학
과학 철학
이상하 지음/철학과현실사
어렵기도 하고(후반부는 머리에 우겨넣는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과학철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전혀 상관없는 책이다. 과학철학이 쿤의 패러다임과 포퍼의 반증가능성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한테는 다른 견해들을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에너지와 운동량에 대한 생각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해 왔는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서평이 아직도 쓰다 만 채 보관고에서 숙성되는 모양이다.

싸우는 물리학자
싸우는 물리학자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박재현 옮김, 전영석 감수/시공사
연예인 x파일이라는 것이 한창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물리학자 x파일이다. 물리학 교재에서 간간히 보이는 이름들의 인간적인(?) 부분을 볼 수 있다. 이전 서평(2009/03/14 - 다케루치 가오루, [싸우는 물리학자])

밤의 물리학
밤의 물리학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꿈꾸는과학 옮김/사이언스북스
"밤의"이라는 수식어는 무림식으로 쓴다면 사파(邪派), 역사식으로 쓴다면 야사(野史). 물리학 전체 커뮤니티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가설들과 이론들을 다루는 책인데 워낙 이쪽 구석구석을 다 쑤시고 다니는지라 새로운 것은 없었다. 이전 서평(2009/01/07 - 다케우치 가오루, [밤의 물리학])



  1. 재미없는 말장난이다. [본문으로]
  2. 만 품절로 Fail [본문으로]
  3. 논리보다는 이야기가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 그런 구성을 취한다고 했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책을 사다가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장바구니에 추가했던 책이다.

가공된 신화, 인간 - 8점
틸 바스티안 지음, 손성현.박성윤 옮김/시아출판사

이전에 좀 거칠게 표현했던 적이 있기는 하지만, 동물에 대한 동정에서 시작하는 채식주의에 대한 내 입장은 아직도 부정적이다. 감정이나 종교의 영역에서 채식주의를 옹호한다면 그 나름대로 의미를 갖겠지만, 논리의 입장에서 동물을 먹지 말자고 주장한다면 모순없는 입장은 과식주의(果食主義 - Fruitarianism) 외에는 없다고 생각한다.[각주:1] 과일은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식물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내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식사를 끌어들인 이유는 책의 주제가 '동물과 인간사이'이기 때문이다. 부제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사유하다'가 책의 주제를 잘 표현해준다. 사실 내가 더 이상 설명할 것도 없이, 이 부제가 사실상 책 내용의 전부이다. 여기에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자연을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찰로 드레싱을 곁들여주면, 『가공된 신화, 인간』이라는 샐러드는 완성된다. 그러면 이 샐러드에는 어떤 야채가 들어가 있을까?



예전에 「워낭소리」라는 독립영화가 대히트를 친 적이 있었다. 거기에 대해서 그 이유는 '시골을 이상적인 공간으로 바라보려는 낭만주의적 시선'이 어려있는 것이며, 이것이 7-80년대의 급격한 산업화에서 낙후된 '도시의 시골에 대한 부채의식'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좀 까칠하게 분석했던 글을 하나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정확한 출처는 검색해보아도 걸리지 않고 해서 일단은 링크 없이 놓아둔다. 책 이야기하는데 왜 난데없이 영화 이야기를 하느냐면, 책에서는 똑같은 현상이 자연에 대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자연에 대한 부채의식은 아니더라도 자연에 대한 미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

근대적 의미의 '동물 사랑'은 낭만주의의 산물이다. 그것은 시민 계층의 성장과 함께 형성된 '감정의 세계'와 결부되어 있다. 요한 고트프리트 조이메의 유명한 시 「진실한 휴런 사람들」에서 보듯이, 이 시대는 인간이 '고귀한 야생의 자연'을 발견하고 찬미하던 시대였고, 장 자크 루소가 정치적인 의도로 주창했던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개인의 감정 구조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시대이기도 했다.[...] 그 시대에는 자연이 다양하게 형상화되었는데, 자연은 낭만주의의 도피처이자 지향점이었다.

[...]
p.126

이런 '낭만주의적 관점'은 아직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지는 아직도 의문이 가지만 많은 경우 동물보호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동물들에게 감정이입할 것을 요구한다. 구육(狗肉 - 개고기)이 관련될 경우, 대부분의 합법화 반대론자들의 논리가 여기에서 멈추어 있지 않던가.[각주:2] 책의 저자는 이 부분 역시 짚고 넘어간다.

[...]

직관적인 감정이입은 실제로 효과가 있으며 우리의 경험도 그것을 입증해 준다. 그러나 그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게 똑같이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식의 감정이입은 성게나 민달팽이보다 동그랗고 커다란 눈을 가진 '귀여운' 강아지나 송아지에게 훨씬 빠르고 쉽게 적용이 된다. 반면 미생물에게는 거의 언제나 실패다.

[...]
p.138

저자는 그렇다고 '동물에게는 권리같은 것을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인권'이라는 개념을 스스로 만들어낸 것처럼 아직 끝을 보지는 못했으나 언젠가는 자연계에 대해서도 비슷한 개념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한다.[각주:3] 그리고 이런 개념들은 인공적인 것이 아니라 "거미가 실을 뽑아내듯 스스로에게서 뽑아"내어 지는 것들이라고 말한다.




앞에 정리한 부분은 사실 이 샐러드에 들어가는 여덟가지 재료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장은 주로 '인간은 동물을 어떻게 이용해왔는가'나 '동물과 인간의 경계에 서 있는 존재들'과 관련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생각해 소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드레싱에 해당하는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자연을 대해야 하는가'와의 궁합 때문에 필연적으로 소개해야만 하는 재료가 하나 있다. '전염병'

08년 여름, 광장의 밤은 수많은 불빛으로 아른거렸다. 광우병 논란과 함께 소고기 수입에 대한 폭발적인 우려가 낳은 결과였다. 난 당시의 가장 큰 문제가 불필요하고 이롭지도 않은 외교적 행동에 있다고 보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른 부분에 집중한다. 광우병은 변형프리온이 생성되어 폐사된 소를 원료로 만든 사료 때문에 크게 퍼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종 전염병' 말고도, 지금과 같은 식료품 소비 체제를 그대로 이어 갈 경우 앞으로도 계속 비슷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책에서는 경고하며 다른 대안의 필요성을 호소한다.

[...]

만일 소비자들이 식료품 상점의 선반에서 뉴질랜드 산 사과나 남아프리카 산 배를 향해 너도나도 손을 뻗치지만 않는다면, 자사 비행기를 통해 해외에서 독일로 미생물 불청객들을 수입해오곤 하는 루프트한자가 더이상 세계 제일의 화물항공 기업이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미생물과 잘 지내야한다.

[...]
p.234

물론 광우병과 같이 인간이 육류를 섭취하느라 만들어낸 구조 속에서 가축의 원래 삶이 왜곡되어 만들어지는 병들과는 다른 종류인 말레리아와 같은 전염병의 경우 세계화가 더 큰 요인이지만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다. 빈번한 화물 운반이 생태계 교란의 원인이 된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필자는 샐러드를 먹을 때 드레싱을 전혀 하지 않고 생 야채만 먹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많은 친구들은 나를 두고 '무슨 맛으로 샐러드를 먹냐'며 신기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애초에 이 책을 샐러드에 비유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결론은 본문에 비해 양이 현저히 적다. 하지만 드레싱은 샐러드의 맛을 결정한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샐러드는 어떤 드레싱을 사용했을까?

애석하게도 이 분야는 질문의 범위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기 때문에 '답이 없는' 분야이다. 저자도 어쩔 수 없이 다음과 같은 유보적인 결론만 내려놓고 있다.

[...]

겸허하게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며 가능한 이 세계를 아끼고 보호하려는 가운데 이 세계, 즉 하나의 시스템으로 파악되고 경험되는 세계, 우리와 더불어 존재하는 이 세계 안에서 - 혹은, 그냥 자연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 자신의 위치를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동물과 식물세계의 번영, 그리고 솟구쳐 오르는 샘물의 투명함과 무궁함이 우리 자신의 안녕과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경험하는 것이며, 이 모든 것이 우리가 함부로 깨뜨릴 수 없는 규칙의 지배 아래에 있음을 예감하는 것이다.

[...]
p.268

하지만 이 드레싱이 현재로서는 가장 쓸만한 드레싱 아닐까?



책 전반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지만, 균형을 조금은 힘들게 잡았다고 생각한다. 가령 책의 첫 두어장만 읽는다면 비록 그런 태도를 경계하고 있다고 해도 '자연에 대한 미화'로 가득 차 있는, 그저 그런 책으로 읽힐 가능성이 있다. 결국 균형을 잡는데는 성공하였지만 처음부터 그 자리에 안정되게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계추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마지막에 아슬아슬하게 정지하며 균형을 맞춘 느낌이라고 묘사하겠다.

가공된 신화, 인간 - 8점
틸 바스티안 지음, 손성현.박성윤 옮김/시아출판사

  1. '모순없는'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논리에 어느 정도의 모순이 존재한다고 해도 수학을 하고있지 않은 한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리학의 경우 점전하와 같은 비교적 '사소한' 모순은 무리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입자물리와 같이 엄격함이 생명이 되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본문으로]
  2. 난 구육을 먹지는 않지만 합법화에는 찬성한다. 불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개 도살을 양지로 끌어내어 직접 관리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인간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3. 많은 미세한 조정이 필요하겠지만. 참고할만한 단편을 하나 링크해둔다. http://www.foog.com/372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2009. 12. 21. 19:10 Daily lives

책을 읽다가

일단 쓸 글이 있기는 한데 개념을 가다듬고 논리의 흐름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하는 중이라(다른말로 하면 당장은 하기 싫어서) 며칠 전 주문한 책을 읽어보고 있다.

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 10점
조지프 히스 지음, 노시내 옮김/마티

지금은 한 50쪽 정도 읽은 상태인데(전체 약 350페이지) 웃음밖에 안 나온다. 수학문제를 서너페이지에 걸쳐 겨우 겨우 풀어냈는데 옆의 친구가 천재적인 발상 하나로 두세줄만에 풀어냈을 때 나오는 웃음 말이다. 아직까지 나온 내용 중에서는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없었던 것 같지만 그걸 이렇게 '엮어내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있었던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 '제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발표되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과학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그래서 논문을 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쥐여짜여 지냈던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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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1.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Mass Market Paperback)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Ballantine Books

첫 몇장만 찝적대어 보았습니다. 모르는 단어 공부를 좀 하게 생겼네요.(물론 현실은 무시하고 읽기 발동) '우린 안될거야 아마'의 분위기가 제대로 서려있다가 첫인상입니다. 피에 냉소가 흐르는 타입이라 그런지 마음에 드는군요. 더군다나 가볍고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책세상

한글 번역본입니다. 전 원서를 읽을 수 있으면 원서로 가자주의라서...


2.
별과 우주의 문화사
쟝샤오위앤 지음, 홍상훈 옮김/바다출판사

'동서양 천문학의 교류에 대한 소고'가 과제로 나와서(...) 사게 된 책입니다. 문제는 과제를 다 한 다음에야 도착한다는 것 정도? 책 자체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물론 제가 재미있다고 하는 책은 대부분의 경우 안드로메다의 그들을 위한 재미이지만 말이지요) 특히나 별보기가 로망인 분들에게는 엄청나게 끌릴만한 작품이고요. 문제라면 매우 두껍다는 정도....

고구려 별자리와 신화 - 6점
김일권 지음/사계절출판사

이것도 동일한 과제때문에 산 책이네요. 비싸다는 것만 빼면 흠없는 책입니다(별점 하나 깎은 이유)[각주:1]. 위의 책이 중국인이 쓴 것이라 그런지 고대 중국의 천문학에 큰 비중을 두었다면, 이 책은 그 옆에서 살짝 빗겨나간 고구려에서의 천문학을 알아보는 책입니다. 고대에는 지금과는 달리 매우 다양한 하늘이 존재했다는 것도 볼 수 있게 되고요.(물론 그야 전세계에 따로노는 문명들이 많아서이겠지만...)

주로 '밤하늘이 고대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졌는가'에 대한 책이라서 알아보려고 했던 관측 기술같은 것은 별로 안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뭐, 그런 중대기밀이(천문학은 고대사회에서 왕권이나 마찬가지였으니 기밀이지요) 책으로 남아있으리라고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이긴 합니다.


3.
사기 교양강의
한자오치 지음, 이인호 옮김/돌베개

추천하신 신영복 교수님만 믿고 산 책입니다. 읽은지 좀 되어서 많이 까먹긴 했는데, 읽다보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게 됩니다. 내용 자체는 평범한 것 같은데(사실 사기는 이 책으로 처음 보는 것이라...) 말입니다. 사실 사람사는세상이 다 거기가 거기라서 그런지 색다른 충격같은 것은 없네요. 중국 책이라 대한민국 현실사회와 조금은 떨어져 있는 말들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의외였던 부분은 진나라가 생각보다는 그리 가혹한 나라는 아니었다는 것 정도... 그래도 국가관 자체가 조금 달라서 그런지 살짝 이질감이 들더군요.



사실 이 책들 말고도 읽다가 중단한 책이 상당히 많은데(그래서 전 책갈피를 자주 삽니다 OTL) 언젠가 한번은 지름신을 제대로 구석에 봉인해 두고 전독을 해야겠습니다.
  1. 5점은 잘 안 주지만 4점은 많이 주는 편인데, 이 책도 그 얇은 두께에 3만원에 가까운 가격만 아니었으면 4점을 주려고 했습니다. 무슨 전공책도 아니고...-.-;; 하지만 전 책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편이라 거리낌없이 질렀...(사 놓은 책의 50%는 전시용이란게 문제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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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지만지 고전 천줄이라는 출판사라기도 애매하고 전집이라고도 하기는 좀 그런 책들이 있습니다. 매우 특색있는 집합이지요.

http://zmanz.kr/

일단 책의 종류가 무지하게 많습니다. 다양한 논문에서부터 문학작품까지, 전 세계적인 고전들을 번역하겠다는 것이 목표더군요. 매 달 15권 정도 새로 나옵니다.

그리고 더욱 특색있는 것은 한번 인쇄할 때 300부만 인쇄한다는 것입니다. 한정판 인쇄인 것이지요. 얼마 전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샀는데, 양장본이면서도 작고 가볍고, 여튼 매우 재미있는 책이더군요. 그런데 이렇게 적게 인쇄해서 그런지 매우 비쌉니다. 크기와 가벼움은 펭귄 클래식과 비슷한데도 가격은 좀 세네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강영계 옮김/지만지고전천줄

그리고 논문이 아닌 경우는 보통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잘라내어 실는가 봅니다. 지금 제가 가진 니체의 경우 1/3만 발췌한 것입니다. 짧지만 굵게(?) 고전을 읽고 싶으신 분들은 참고하면 괜찮을 듯 합니다. 물론 문제는 한정판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책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말이지요.

요즘 제가 눈독들이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책입니다. 물론 인터넷으로 원본을 구해서 읽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이미 pdf로 구했습니다) 그러면 컴퓨터를 들고 다녀야지만 읽을 수 있어서요. 이미 거의 아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창자의 생각을 알면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보아두고 있는 책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얼마 안 남은 것 같군요. 교보문고에서는 절판으로 나와서요.

상대성 이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지음, 장헌영 옮김/지만지고전천줄

뭐 어찌되었든, 재미있는 모음 아닌가 싶습니다. 책의 겉표지는 재생지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좀 특이한 하드커버이구요. 고전적인 느낌을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한테는 딱 맞는 책이긴 한데, 보통 이런 책들은 재미없다는 인상을 주는게 문제이지요.

기회가 된다면 『논리-철학 논고』도 이런 형식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미 한 권을 사두기는 했지만 이런 디자인으로 나온다면 안 사고는 못 배길 것 같아서요. 딱 그 책이 이런 형식의 책에 알맞은데 말이지요. 포퍼의 책은 이런 형식에 담기는 너무 커서 다음 기회에...

Update - 090425/17:00
포퍼도 나오기는 나오는군요 -_-;; 아놔
찾아보니 안 나오는 책이 없습니다. 파인만도 있고 디랙도 있고 거기에다 힐베르트까지 ㄷㄷㄷ
그러고보니 겔만은 못찾았네요. 하지만 겔만은 저도 무리이니 패스
데카르트도 무지하게 많이 나오는군요. 하긴 그 인간은 안건드린 것이 없으니...-_-;;
여튼 4년 내 3600권이라는 막대한 양의 책을 시장에 투하하겠다는게 목표인데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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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졸지에 좌빨이 되었네요 -_-;;; (재준님하 왜 절 시련에...)

하긴 우빠(우파 빠랭이)는 아니니 그분들의 사고회로에서는 좌빨인가요 -_-;;; 뭐 어찌되었든, 좀 이상한(?) 책 위주로 추천 들어갑니다.


1. 엔트로피

엔트로피 - 8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창희 옮김/세종연구원

무지하게 유명한 책이지요. 서평도 링크 걸어둡니다. 다른 말은 하지 않겠고, 제가 설명할 책 중에서 가장 자본주의와 멀은 글입니다. 일명 프로테스탄트 윤리라고 부르는(?) '근검절약을 하자'가 이 책의 주된 주장이거든요. 자본주의는 소비를 먹고 살지요. 그런 자본주의가 떡실신할 근검절약을 외치는 책이니, 좌빨 책이 아니라 할 수 없군요.


2. 나, 마이크로 코스모스

나, 마이크로 코스모스 - 8점
베르너 지퍼.크리스티안 베버 지음, 전은경 옮김, 손영숙 감수/들녘(코기토)

아직은 서평을 작성하지 못한 책입니다. 서평을 쓰려고 가져다 두기는 했는데, 언제 쓸지는 아직도 미지수...(-_-;;)
사람들은 보통 한 사람의 인격(성격)을 절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는 단단한 반석과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이 책에서는 주로 '한 사람의 인격'이라는 것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존재인가에 대해 말합니다. 심리학 서적으로 분류하기 딱 좋네요.
그곳의 그분도 성격 좀 바꾸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요...(누굴까?)


3. 군중심리

군중심리 - 10점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성균 옮김/이레미디어

약간은 병맛(?)인 책입니다. 그분들, 특히 주성영씨가 좋아하실 문체이지요. 이거에 대해서는 서평에서도 다루었으니 패스.
원래 이성은 감성에 복종하는 하인이라고 하지만, 주인이 폭주하면 그것을 막는것도 하인의 몫 아니겠습니까? 집단으로 행동할 때 휘말릴 수 있는 몹(mob)의 위험성을 잘 다루었습니다. 사람이 모두 이성적으로만 행동한다면 매트릭스3에서 보는, 그런 기계들의 세계와 다를 것 하나 없겠지만 모두 감성적으로만 행동한다면 혼돈밖에는 없겠지요. 이 책은 혼돈으로 가는 파국을 막기 위한 브레이크로 더없이 적당합니다.
덧붙이자면, 이 책은 출판된지 100년이 지났기 때문에 인터넷에 원문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영어 조금 하시는 분들은 영어 검색결과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하네요.


4.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10점
신영복 지음/돌베개

전 신영복 교수님의 문체를 좋아합니다(좌빨이라는 근거군요 쿨럭;;). 예전에 처음처럼이라는 작품을 경찰서에서 내린 일이 있었는데, 그것만 보아도 뭐 이 정권의 빨갱이 몰아가기는 기가 찹니다만, 좀 아쉽더군요. 버릴꺼면 나 주지 -_-(그런데 웬일로 한나라에서 옳은말을 했더군요.. 그나저나 이분들은 아직도 정신 못차리신듯)
예전에 『나무야 나무야』라는 책을 읽고나서부터 팬(?)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강의』를 사 놓았는데, 읽어야 하는데 시간이 안 나니 이거 참...-_-;;


5. 골렘

골렘 - 10점
해리 콜린스.트레버 핀치 지음, 이충형 옮김/새물결

요즘은 그야말로 과학만능시대입니다. 무엇이든 다 수치화해서 계산하는게 유행이지요.[각주:1] 그리고 그렇게 양적으로 다루면서 생겨난 지식을 절대적인 것으로 신봉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게 정말 불변하는 진리일까요?
골렘은 과학에서 가설이 등장하고 그 가설이 어떻게 증명되며 정설로 채택되는가에 대해 다룬 책입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과학은 그렇게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것마저 주장하지요. 제가 현재 과학을 보는 관점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입니다. 물론, 서평을 쓰려면 다시 읽어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네요 -_-(원서로 샀더니...ㄷㄷ)


6.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 10점
레미 말랭그레 그림,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 정리/시대의창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는..... 여기에 올려둔 책들 중에서 가장 쉽게 읽히는 책일겁니다. 워낙 유명한 책이니까 더 이상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혹시나 해서 서평 링크 걸어둡니다.


7. 단테 『신곡』 강의

단테 신곡 강의 - 10점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안티쿠스

아.. 슬슬 귀찮아지는(퍽!)데 그래도 잊고 지나간 책이 있어서 적어둡니다.
그 어렵다는 단테 신곡을 쉽게 읽히도록 선별(?)해서 강의한 것을 모아둔 강의록입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지요.
결국 신곡을 헌책방에서 질러서 읽어 보고 있는데, 약간 힘드네요 -_-;;; 설명은 간단하게...



아아... 할일은 많은데 블로그질이나 하고있고... 패닉이네요 ㅠㅠ
이번에도 관대하게(!) 자유롭게 릴레이를 퍼가도록 놔둡니다 ㅇ-ㅇ


덧. 생각해보니 관련 글 모음은 그냥 Book 카테고리 전부이네요 -_-;;
  1. 베버(Max Weber)는 이를 합리화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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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8. 12. 28. 18:37 Daily lives

간단한 일상보고

단테 신곡 강의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안티쿠스

다 읽었습니다 ^^;;

별은 4.7/5.0 정도? 2% 아쉬운 책입니다. 물론 그 부분은 찾아낸 두개의 오타[각주:1]와 제가 기독교인이라 성경과 약간 어긋나게 쓰인 부분 때문에 그렇고,[각주:2]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A+도 못 준 학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망설임 없이 올해 읽은 최고의 책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런 책과 동시대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행복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과장이 좀 심하네요 -_-)

촘스키의 아나키즘
노암 촘스키 지음, 이정아 옮김/해토

원서가 도착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촘스키는 한번 정도는 원서로 읽고 싶었거든요 ^^;;; 알라딘은 없고 교보에서 팔더군요. special order라 걱정했는데 금방 왔습니다.

'정부는 무조건 때려 부수어야 한다'는 아나키즘이 아닙니다. 사실 아나키즘이란게 범위가 정말 넓은 개념이라 딱히 이거다라고는 명확하게 말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

관련 책으로 비타 악티바 세트를 구하고 싶은데, 가격이 조금 부담이네요 ^^;;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Mass Market Paperback)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Ballantine Books

간단하게 읽을 책으로 살까 생각중입니다. 영어 공부를 하기는 해야겠는데...(Teps 모의고사를 한번 봤는데 점수가 150점 가까이 드랍했더군요...OTL 하긴 2년 전 시험때 억세게 운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이미 사 놓은 타임머신이나 읽을까요?? ^^;;;

The Time Machine (Reprint, Paperback)
Wells, H. G./Penguin Group USA

  1. 120페이지에 이탤릭이 안 들어간 Inferno와 543쪽의 十住心論을 십주십론으로 쓴 부분. 이외에도 문법적인 오류는 찾아보면 더 있을 듯 합니다. [본문으로]
  2. 마가복음을 마르코의 복음서라고 쓴 부분이나, 요한계시록을 요한의 묵시록으로 쓴 부분이나... 약간은 까칠한 거죠 네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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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Inuit님이 올해 읽었던 책 베스트 5를 선정하셨더군요 ^^;; 생각해 보니까 책을 안 읽은 것은 아니고 많은 책을 1,2월에 읽어서 기억이 안 났던 것 같습니다.

순위는 무작위추첨입니다 -_-ㅋ



1. 천재를 이긴 천재들 시리즈


천재를 이긴 천재들
이종호 지음/글항아리

천재를 이긴 천재들
이종호 지음/글항아리

1, 2권 나뉘어서 출판되었습니다. 좀 길어요. 나중에 서평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이 책은 읽은지 거의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제대로 된 서평을 쓸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사실 하는 말은 단 한가지, '세상을 비틀어 봐라 그리하면 천재가 될 것이다' 이거지만 어디 비틀어 보기가 쉽습니까. 뭐 전 오늘도 어떻게 하면 세상을 비틀어 볼 수 있을까 궁리만 합니다.



2. 단테 『신곡』 강의


단테 신곡 강의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안티쿠스

단테의 신곡은 어디서 삘이 꽃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히 많이 읽고 싶었던 책 중 하나입니다.(그 지옥 관련된 내용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군요.) 많이 듣기도 했구요. 물론 기독교문학이기는 하지만 그건 모태신앙인 저에게 문제될 만한 내용은 아니지요.(읽으시려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이 책은 사실 신곡의 해설서에 가깝습니다. 자습서처럼 느껴진달까요? 그래도 정말 읽기 쉽고, 여러가지 측면에서 신곡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총 15 강의를 모아 놓은 것인데, 강의를 읽다 보면 잠깐 덮고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잠깐 덮고 자러 가기도 하지요 ^^;;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제공해 주는 책입니다.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마지막 강의가 남아있군요) 베스트 선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3.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레미 말랭그레 그림,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 정리/시대의창

촘스키 교수의 책이네요. 상당히 늦게 읽은 편이지요 ^^;; 갑자기 반정부적인(?) 성향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 데 한 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서평 링크 정도로 책에 대한 소개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놈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4. 군중심리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성균 옮김/이레미디어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 되겠습니다. 촛불 이후에 읽어서 그런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네요. 백여 년이 지난 책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정확하더군요. 역시 고전은 고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사회심리학이 시작되게 된 기반을 마련한 책이라고들 하더군요. 예전에 서평을 써 둔 것이 있으니 연결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귀스타브 르 봉, 군중심리



5. 나쁜 사마리아인들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부키

전 사실 이 책을 국방부가 추천해주기 전에 읽어서...
신자유주의, 신자유주의 하는데 그게 무엇인지 좀 자세히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이 들어서 구입했던 책이라고 기억합니다. 아니면 그냥 단순히 책 표지들을 스윽 훑다가 갑자기 눈에 띄어서 발견한 것일지도...-_-;;
제일 기억나는 부분은 이것이군요. '자본주의는 민주주의와 결코 친하지 않다.' 자본주의는 지폐 한 장당 표가 주어지는 제도이고 민주주의는 사람 한 명당 표가 주어지는 제도인데 양립이 가능하냐는 그런 부분이었지요. 재미있었습니다. 나중에 집으로 귀양보낸 책을 돌려받으면 서평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



사실 위에 적은 것 말고도 무소유도 읽었고, 프로그래밍 유니버스도 있을 테구요(사실 이 책은 작년이랑 올해 겹치는 기간 동안에 읽었던 거라 제외했습...-_-;;), 또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많은 책들이 있을 겁니다(아마도;;). 아, 끌림이랑 대한민국사 4권을 빼먹었군요;; 뭐 어찌되었든간에 제 도서성향을 보면 문학, 특히 소설쪽은 매우 취약하네요. 이런 이런, 그렇지 않아도 감성이 상당히 메말라 있다고 (자체적으로) 진단받았는데 문제가 있겠군요. 내년엔 좀 나아지려나 모르겠네요 ^^;;
Posted by 덱스터
저번에 16만원에 가깝게 책들을 지른 적이 있었는데, 이제 외서가 전부 도착했습니다. 정확히는 어제 도착한 것이긴 한데, 오늘 수학시험이 있어서 포스트는 오늘 올리는 것이지요. 시험은 뭐 항상 그렇듯이 그냥 그렇게 보긴 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항상 시험장을 나서면서 하는 생각은 '이번엔 만점이다 -_-+' 이니까요. 물론 이 생각이 옳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책소개 갑니다.

Blind Spots (Paperback)
Van Hecke, Madeleine L./Prometheus Books

블라인드 스팟입니다. 한글 번역본을 예전에 본 적이 있는데, 그 책을 정말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책 지르다가 생각나서 질렀습니다 ^^;;

블라인드 스팟
매들린 L.반 헤케 지음, 임옥희 옮김/다산초당(다산북스)

이야기는 차 안에서 ATM기를 손볼 수 있도록 되어있는 곳에서 시작합니다.(미국에는 가 보긴 했지만 한 이주일만 체류해서 잘 모르겠는데, 맥도날드 테이크아웃처럼 ATM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있나 봅니다.) 돈이 필요해서 이 곳에 왔던 필자는, 당시 옆에 있던 사람에게 이 ATM기에 점자가 쓰여있는 것을 보면서 '이게 다 미국에서 장애인을 배려하기 때문에 이런거다' 이런식으로 자랑을 해 댔더랍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차를 타고 이곳에 올 맹인은 얼마나 될까요'-_-;;

제목 blind spot은 차 안에서 거울로 볼 수 없는 사각지대를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매일매일 살아가면서 생각하는 것들에는 항상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저자는 이런 사각지대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아직 다 읽어보진 않아 모르겠네요 ^^;;) 그래도 일단 첫 부분은 읽어보니 도움이 될 그런 내용들일 것 같습니다. 워낙 심리학 쪽으로 관련된 책을 좋아하다보니 이런 책들은 놓치기 싫어지네요. 스키너의 심리학 상자 열기인가도 사려고 하는데, 이건 원서를 고집하다가 밥을 못 먹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 고민중입니다 ^^;;(더군다나 많은 심리학 교양서적들에서 다루는 심리실험들은 비슷비슷하더군요)

The Golem (2 SUB, Paperback)
Collins, Harry M./Cambridge University Press(케임브리지)

골렘입니다. 번역본 제목도 골렘이지요 -_-;;

골렘
해리 콜린스.트레버 핀치 지음, 이충형 옮김/새물결

예전에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번역본으로 먼저 읽었지요. 매우 오래된 책이더군요(이게 재판(再版)입니다. 98년에 나왔더군요. 초판은 93년....ㄷㄷ). 내용은 별거 없습니다.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믿고 있는 많은 과학적 사실들이 얼마나 엉성한(?) 과정을 통해 얻어진 것인지 고발하는 책입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합니다. 과학이란 것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닌, '자연을 서술하는 수 많은 방법들 중 하나'에 불과하니까요. 물론 'it's the universe itself' 하시면서 28차원(맞나요? 빅뱅이론 본지 너무 오래됬네 -_-)이 당연한 것인 듯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분들은 잠깐 건너 뛰도록 하겠습...-_-;;;

이렇게 '수많은 방법들 중 하나에 불과한데 왜 그렇게 많은 힘을 부여하느냐?' 하시고 물으신다면 전 당연히 '그야 방법들 중 제일 정확하니까요' 라고 답하겠지요. 물리가 수학처럼(?) 말장난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예측하는 자연현상이 실제 자연현상과 너무나도 잘 들어맞기 때문입니다. 그 간단한 중력의 법칙이 얼마나 근사하게 행성의 움직임을 예측하는지 공부해 보시면(물론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요 OTL) 신비롭다 못해 경외감까지 느껴지기도 합니다. 뭐 그야 물리 빠돌이(?)인 제 한계일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재미는 없습니다만(-_- 하긴 교과서 재밌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요)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예전에 이공계생 추천도서에도 올라와 있더군요. 참, 이번에는 과학뿐만 아니라 기술분야를 다룬 책도 새로 나온 듯 하네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골렘? 큰 골렘? -_- 어떻게 번역해야 하려나...쩝

The Golem at Large (Reprint, Paperback)
Collins, H. M./Cambridge University Press(케임브리지)

도착한 책을 살펴보니, 약간 훼손(?)된 듯 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뭐 저야 큰 신경을 쓰지만, 약간은 허술해 보이는 제본 상태와 더불어(물론, 98년 인쇄니 머리로는 이해가 되기는 합니다만) 뭔가 기분이 약간 야리꾸리(?)하더군요. 번역본은 상당히 두꺼운 책이었는데 도착한 책을 보니 갑자기 두께가 반 이하로 줄어들어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번역본에서는 못 본 듯한 내용이 덧붙여져 있더군요. 덧붙인 내용들은 과학자들의 반론이 되겠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특수상대론에 대한 글들을 쓰기 시작하면서 마이켈슨 몰리 실험에 대해 나중에 쓰겠다고 했는데, 그 주요 내용들은 위 책의 내용들이 될 것입니다. 미리 알아두시라고요 ^^

다음 책은 Gut Feelings 입니다. 번역본은 '생각이 직관에 묻다' 되겠습니다. paperback도 있었는데, 그건 어느순간 사라졌더군요.

Gut Feelings (1st, Hardcover)
게르트 기거렌처 지음/Penguin Group USA

번역본은 아래 책입니다.

생각이 직관에 묻다
게르트 기거렌처 지음, 안의정 옮김/추수밭(청림출판)

전 사실 논리보다는 직관을 믿는 쪽 입니다 ^^;; 물리문제를 자주 풀었었는데 직관적으로 생각했던 결론과 답이 일치하지 않으면 항상 다시 계산했었지요. 물리를 푸는데 진짜 전혀 오류가 없다라고 생각되면, 그때서야 직관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문제를 풀기 전에 이게 어떤어떤 답이 나올 것이다라고 예측하고 시작하는 버릇을 들이면, 직관력이 크게 높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어떤 내용인지는 읽어봐야 알겠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책의 표지는 주문할 때 까지만 해도 몰랐는데, 이제 보니 저것만큼 적당한 표지도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표지판은 아래로 가라고 향하고 있는데, 사람의 그림자는 위로 가라고 향하고 있지요. 그리고 아래에는 강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만큼 책 주제를 정말 잘 설명하는 그림은 없으리라 생각되네요 ^^

이 외서들은 전부 알라딘에서 주문했는데,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블라인드 스팟을 제외한 나머지 책은 좀 늦게 도착하더군요. 그리고 늦게 도착한 책들은 상태도 완전 새책의 수준은 아니었구요(서점에서도 잘 찾아보면 이보다 더 좋은 상태의 책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_-;;) 물론 책의 상태가 그 내용물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전 이런 부분을 족 꼼꼼하게 살펴보는 성격이라 좀 아쉬웠습니다. 당분간은 시험에 치여 사느라 읽기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 그래도 겨울방학 지나가기 전까지는 다 읽을 수 있겠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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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8. 11. 24. 19:59 Daily lives

책 도착했습니다.

주말에 지름신이 강림하더군요...ㅠㅠ

총 6권을 샀는데, 그중 두권이 먼저 왔습니다.

첫 책 소개합니다.

단테 신곡 강의

『단테 「신곡」 강의』입니다.

원래 단테의 신곡을 한번 읽어는 보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책을 사게 되네요. 원래 신곡은 무지하게 짧다는데(제 친구가 읽는다고 해서 '우오오'하고 감탄했더니 그 녀석이 한 대꾸입니다. 원래 시였다고 하니 내용이 그렇게 길지는 않겠네요.) 이 책은 두께가 벌서 손가락 한 마디를 넘어서네요. 단순히 신곡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책 내용은 매우 마음에 듭니다. 아직 첫 장 일부밖에 못 읽어봤는데, 이대로 계속 이런 내용이라면 정말 제 삼일치 생활비가 아깝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번역도 잘 되어 있는 듯 하구요.(일어를 번역한 책인데 전 일어를 못 읽으니...ㅠㅠ) 전문 번역가의 번역인 듯 한데 그래서 그런가 아직까지는 번역본들이 가진 괴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책은 보니까 도서관용이 아니라 서재용이더군요. 양장본을 보면 책을 넣어두는 케이스도 같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이 딱 그 경우입니다. 서재가 너무 비었다 싶으면 서재 채우는 용도로 사도 괜찮을 것 같아요.(디자인이 괜찮다는 소리이지 결코 내용에 대한 비하가 아닙니다 -_-;;)



두번째 책은 촘스키 교수님의 책입니다.

촘스키 사상의 향연

『촘스키, 사상의 향연』

일단 촘스키면 닥치고 읽는..응??

사실 이 책은 촘스키 교수님이 쓰신 책들 중 두번째로 만나는 책입니다. 그만큼 촘스키에 대해 모르지만 일단 들이박고 보자 성격이 강한 구매이지요. 첫 책은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였는데, 이때 책이 참 인상적이었거든요. 어릴때부터 부모님께 교육받아 온 것 중 하나가 '제대로 된 지식인이 되라'였던 것 같은데(이상하게 이런건 잘 기억이 안 나더라구요...-_-;; 인본주의자가 되어라였던가;;) 막연했던 '지식인의 역할'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를 명확하게 제시해 준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전 책은 얇아서 읽기에는 좋았는데, 이번 책은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이 책은 원서로 살 생각조차 안 해보고 바로 질러버렸습니다. -_-;;; 충동구매적인 성격이 가장 강한 책이네요. 이 책도 마찬가지로 양장으로 나오고 책에 케이스가 있습니다.(그런데 케이스는 과도하게 크게 제작된 느낌이 들더군요.) 보너스로 노트 하나가 왔네요. 이번 책에서도 저번 책에서와 같은 감동(?)을 느끼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덧1. 대한민국사 4권 다 읽었습니다. 나중에 서평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네요. -_-;; 역시 인상깊은 부분은 신영복 교수님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놈 서평을 빨리 써야 하는데, 이거 문제군요...-_-

덧2. Wisdom of crowds(번역본 '대중의 지혜') 읽는데, 내용 자체는 거의 다 끝난 것 같네요.(10%만 읽고 단언하는건 너무한가요?) 이후 부분에서는 대중의 지혜를 100% 발휘하도록 하는 조건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쭈욱 서술할 것 같습니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에서 언론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하는데, 이 책과 연계해서 생각해 보니 언론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언론이 종속되면 대중이 대중지성을 발휘하는데 방해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요직에 있는 놈들은 좀 맞아야 한다(물리적인 구타가 아닙니다 -_-)는 제 이론에 따르면 언론은 계속 까여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미디어포커스가 실질적인 힘을 잃은 것이 너무나도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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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8 - 요번에 지른 책들...

저번주에 책을 세권이나 질렀습니다.

오늘 또 질렀습니다. -_-

아 니미...-_-;;

수필집입니다. 끌림. 이병률 시인 저.

끌림

사실 끌린 이유는 별것 없습니다. '#006 거북이 한 마리'. 이걸 읽고 나서 바로 질렀습니다.

...
「거북이의 그 속도로는 절대로 멀리 도망가지 않아요.
그리고 나보다도 아주 오래 살 테니까요.」
도망가지 못하며, 무엇보다 자기보다 오래 살 것이므로
내가 먼저 거북이의 등을 보는 일은 없을 거라는 것.
이 두 가지 이유가 그 사람이 거북이를 기르게 된 이유.
사람으로부터 마음을 심하게 다친 사람의 이야기.

-#006 거북이 한 마리 中

사람이란 참 단순한가 봅니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람이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에 사랑에 빠진 것 같다는 어떤 사람도 있고

그냥 심심했다는 이유로 수업을 빼먹는 학생도 있고

갑자기 생각났다고 '뭐하냐'라는, 그저 당황스럽기만 한 문자 한통을 보내오는 친구도 있으며

저같이 책의 한 페이지만 보고 책을 사 버리는 녀석도 있지요.

그나저나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하나 또 발견해서 문제입니다...-_- 그것도 영어 원서라 읽고 싶으면 필히 지르게 될 텐데 말입니다...(저번에도 말했지만, 전 원서로 읽을 수 있으면 원서를 선호합니다. 일종의 강박증이랄까요?) 제목은 지식. 지식인의 역사와 지식이 어떻게 사용되었는가 뭐 그런 종류를 다루는 것 같더라구요.

지식

번역본은 주제는 끌리는데 이거 원 읽히는 맛이 없어서 문제입니다.(쉽게 말해 재미가 좀 떨어지더군요 -_- 어투가 약간 맘에 안든달까?) 원서로 살까 말까 고민중이긴 한데, 그러면 사놓고 읽지 않는 책이 너무 많아지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ㅠ 겨울학기에는 다 읽고 말아야지 -_-

그리고 교보문고에서 샀는데, 순금도금(도금이겠죠? 24k가 설마 이렇게 단단하겠어 -_-) 책갈피를 하나 주더군요.


운이 좋은건지, 아니면 지름신의 보상인지는 알지 못하겠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네요. 그렇지 않아도 책갈피가 부족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대박 지름템은 로쉐입니다...-_-;;;


16개 9000원....-_-(가장 싸게 팔때가 3개 1500원입니다)

지금 사온지 두시간도 안됬는데 1/3이 뱃속으로 사라졌어요 ㅠ

어릴때부터 무지하게 좋아했던 초콜릿인데, 아직도 그 맛을 못 잊네요 -_- 제일 싸도 개당 500원정도 하니까....-_- 왜 학교 매점에 이런게 들어오는건데!

덧. 방금 메신저 뉴스 속보로 헌재의 '종부세 이중과세 아니다'라는 판결이 나왔다고 하네요. 종부세, 약간만 손보면 정말 괜찮은 조세제도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 생각은 다른가보죠? 아... 부자들 생각만 다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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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값싼 밥만 먹고 다니는 제가 허리띠를 졸라메면서 책을 세권이나 또 질렀습니다.

서점... 저에겐 지름신이 꽈리를 틀고 면벽수련하는 곳이군요. -_-;;

아 님하 이번만은 봐주셈 저 벌써 식비외로 20만을 날렸단...쿨럭(과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딱 세권만 질렀습니다. 마일리지로 조금 써버리고 나니, 실제 쓴 금액은 5만 7천 130원정도밖에(?) 안되는군요. 외서 두권이나 지른 것을 생각해 보면 싼겁니다 -_-;;(아, 전공책이 미친듯이 비싼건가...;; - 저번에 세트(Feynman Lectures on Physics) 하나 질렀는데 10만원 가까이 깨졌다지요 당시 환율은 900...)

Blank Slate
다음 책, 사랑합니다

첫 외서는 Blank Slate 입니다. TED까지 나와서 광고를 하셨던 Stiven Pinker씨가 쓰신 책이지요. 책까지 사 가며 이 분의 주장을 깊게 파들어가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지금 듣는 강좌의 소논문에 쓸 가장 필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 같아 주문했습니다. 다행히도 국내재고가 있어서 해외배송이 아니더군요.

책의 주요 내용은, '인간의 본성은 날 때 부터 타고난다' 입니다. 정치적인 부담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학설이지만(귀족정(Aristocracy)을 옹호하는 근거로 쓰일 수 있으니까요 - 당연히 뛰어난 놈들이 정치를 하면 정치가 나아질 것이다는 게 상식적인 생각이지요), 과학적으로는 환경보다는 유전이 인간의 성장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평등과 자유의 법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주장은 하시지만(TED에서도 그 말을 하셨죠), 일단 그건 읽어봐야 알겠군요.

한글 번역본은 『빈 서판:인간은 본성을 타고나는가』입니다. 제가 왜 굳이 원서를 골랐냐고요? 원서가 더 쌌거든요..-_-;; 약 만 오천원 정도.. 사족으로, 빈 서판은 우리가 성선설 성악설 배울 때 배웠던 '백지'와 개념이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중의 지혜 (시장과 사회를 움직이는 힘)
편의상 번역본만...;; 다음 책, 사랑합니다

두번째 외서는 The wisdom of crowds입니다. 저번에 포스트한 제임스 수로위키(왜 한글 서적에서는 다 서로위키라고 적을까요? 분명히 pronounciation을 찾아보면 수로위키인데..)TED와 관련있는 책이지요. 개인적인 목적으로는 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르 봉의 『군중심리』에 대한 비평서로 쓰려고 합니다.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르 봉은 군중에 대해서는 매우 적대적입니다. 똑똑한 개인들이 모여서 집단을 이루면 그 순간부터 바보가 된다고 혹평을 하니, 결코 우호적이라고는 하지 못하겠지요. 그래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그 안에 어느 정도의 사실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지요. 몇몇 부분은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 정말 오싹하더만요. '19세기 말에 만들어진 책이 지금의 나도 관통하고 있다니...' 이런 느낌입니다. 뭐 예전에 노자의 『도덕경』을 읽으면서(군주 관련 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_- MB) 2008년을 느낀다는 분도 있었는데, 이건 아무것도 아니려나요?

한글 번역본은 『대중의 지혜』입니다. 이건 중앙도서관에서 30분만에 Introduction 챕터를 다 읽고나서 지름신이 바로 강림해 버렸습니다. -_-;; 어쩔 수 없이 지르게 하더만요.(개인적으로 번역본은 저자의 뜻이 한번 필터링을 거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을 수 있으면 원서로 읽으려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J.S. 밀의 『자유론』의 원서인 『On Liberty』 읽느라 피똥싸고 있지요 -_- 이건 뭐 네다섯문장마다 모르는 단어가 두세개씩 튀어나오니 원... 단어공부 좀 더 해야겠습니다.)

TED 강연을 포스트할 때 말했듯이 이 책은 '집단지성'에 관심을 갖는 분이라면 정말 한번쯤은 읽어 볼 만 할 것 같다고 자신없게(?) 말합니다. 자유론과는 달리 단어는 쉽게 쉽게 사용한 것 같아(하긴 신문 편집장이 괜히 철학가인 척 할 필요는 없겠지요?) 비교적 쉽게 읽힙니다. 아 근데 빈 서판은 교수가 썼으니 어려우려나...ㅠㅠ

대한민국사 4
다음 책, 사랑합니다

마지막으로 지른 책은 한홍구 교수님의 대한민국사입니다. 예전에 고등학교 입학시 필독서여서 1권을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 보니 4권까지 나왔더군요. 질렀습니다. 2권, 3권도 아직 못 봤지만 일단 4권이 제일 끌리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아서요.

사실 지르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2만원 이상을 질러야 배송비가 무료인데(...-_-;;;), 마땅히 시킬 다른 책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간만에 국방부 추천 불온서적 23선을 찾아보았습니다. 아 이런, 대한민국사를 잊고 있었다니. 이런 수순입니다. 아아, 미필인데 군대 들어갔다가 실종당하는거 아닌가요 ㅠㅠ 그나저나 저 책을 읽을 때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막장이었나 느끼게 되면서 마음 한 구석이 아련히 쓰려오더만요.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이미 이렇게 된 거, 상처를 지고 살아가야죠.

어떻게 보면 이렇게 고통을 느끼는 것이 더 좋은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쩌다가 물 끓는 주전자에 손을 가져다 댔는데 뜨거움의 타오르는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면, 손가락 끝의 물집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이 아예 익어버리잖아요? 그런 종류의 고통이라고 생각해야 하겠지요. 스티븐 핑커씨가 TED 강연에서 끌어온 체호프의 명언이 기억에 메아리칩니다.

인간은 그가 어떠한지 알게 되면 진보한다.
(Man will become better when you show him what he is like)

그나저나 약 6일치에 가까운 밥값이 한번에 증발해 버렸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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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Mill, John Stuart, On liberty
Wells, H. G., The Time Machine


첫번째 책은 자유론이라고 번역된 밀의 고전입니다. 두번째 책은 타임머신이라는 소설로, 한때 인상적으로 보았던 영화의 원작이기도 하지요.

공강시간에 할 일이 없어서 잠시 서점에 들렀다가 자유론이라는 책을 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처음 몇 줄에서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강의 중 소논문을 발표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인간의 자유를 어디까지 제한하느냐에 관련된 주제를 잡아서 꼭 필요해 보였습니다. 가격은 뒷 표지를 보니 6900원이더군요. 이 가격이라면 같은 가격의 원서가 어딘가에 있을 거다(교내 서점이 큰 편이거든요) 하면서 이곳저곳 휘젓고 다니다가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과 함께 이 두권을 발견했습니다.(두권 다 6210원이라는 싼 가격에 팔고 있더군요)

프로이트를 보고서는 살까 했는데, 이미 비판을 너무나도 많이 받아 누더기가 된 이론이라는 말이 있어서 영 마음이 가지 않더군요. 그리고 워낙 두꺼워서(저 위의 두 권을 합친 정도의 두께입니다.) 제대로 읽을 수 있을지도 고민되었구요.

이제 이 두권을 사서 읽어야 할 책이 7권으로 늘어났네요. 미치오 카쿠의 Parallel Worlds, 촘스키의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브라이언 그린의 The Fabric of the Cosmos, 존 롤즈의 정의론,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렇게 5권을 읽어야 했는데(이중 2권은 절반정도 읽었고 하나는 막 읽기 시작했습니다.), 2권이나 더 늘어나다니...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두권을 합쳐야 겨우 위 책들 중 가장 얇은 책의 두께가 된다는 사실이군요.

정의론은 거의 일년이 다 되가도록 첫장에서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워낙 두꺼워서 쉽게 집기 힘들다는 사실에도 변명거리가 있겠지만, 상당히 난해하더군요. 법정스님이 말하는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의 하나입니다. 고등학교때 멋도 모르고 질렀다가(존 롤즈 교수님의 타계를 계기로 대대적인 홍보가 한번 있었는데, 그때 낚인 것 같군요) 지금까지도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Parallel Worlds도 거의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이건 그나마 반 이상 읽어서 다행이네요. 반 이상은 아는 이야기이지만(전공과는 관련이 없지만 이쪽으로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또 이렇게 정제된 언어로 씌여진 책을 읽고 나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좋은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순수학문을 꿈꾸는 철없는 새내기(순수학문을 꿈꾸는 것이 언제부터 이 땅에서 철없는 짓이 되어 버린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에게는 더 없이 끌리는 책이지요. 워낙 물리라는 것을 할 때에는 수학적인 능력보다는 개념적 이해와 응용을 중시하는 편이라 더욱 이런 종류의 책이 끌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The Fabric of the Cosmos도 같은 이유로 고른 책인데(엘레건트 유니버스 잘 읽었습니다 그린 교수님), 이건 어릴 적 도전했다가 100페이지 부근에서 너무나도 안 읽혀서 그만두었다가 원서로 되돌아온 책입니다. 영어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한글 번역보다는 원서가 더 잘 읽히는 경우가 많더군요.(이것이 자유론의 원서를 찾았던 이유입니다. 용케도 두권밖에 없던 책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네요.)

촘스키의 책은 신영복의 책을 산 날 서로 다른 서점에서 산 책일겁니다. 예전부터 읽으려고 생각했는데, 마침 딱 눈에 띄더군요. 바로 샀습니다. 신영복 교수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하 사색으로 통일합니다.)은 예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나무야 나무야를 떠올리게 되어서 사게 되었습니다. 그것 말고도 그 책에 대해 워낙 많이 들어서 기억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저번에 신영복 교수님이 손수 써 내신 '처음처럼' 이라는 표어를 경찰청 내에서 내렸다는 뉴스를 접하고 좀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렇게 버릴 거면 절 주지 말입니다.

당분간은 사색을 계속 읽을 생각입니다. 다음에 자유론을 빠른 시간 내로 읽고, 정의론을 설렁설렁 읽으면서 다른 책들을 읽으려고요. 물론, 그 전에 읽으려는 책이 쌓이는 것을 막아야겠지요. 공부하랴, 사람 만나랴, 전공과제하랴, 책 읽으랴... 참 바쁜 가을학기가 될 것 같습니다. 쓸데 없이 온라인에 있는 시간도 줄여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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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8. 9. 19. 18:05 Interests/Photos

도서관

김정욱, Shelves of crystals,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2008

지식의 결정들이 놓여있는 이곳에 올 때마다 난 시간이 정지함을 느낀다.
지묵으로 굳어진 지식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닳아 사라지겠지만, 땅속의 수정들이 자라는 것처럼 이들도 점차 자라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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