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27. 00:07 Daily lives

사다리 걷어차기

책 이름은 아니고, 그냥 요즘 생각나는 단어입니다.

예전에 멋모르고 철학수업을 들었을 때 비트겐슈타인을 배웠는데 이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6.54 [...] 그는 말하자면 사다리를 딛고 올라간 후에는 그 사다리를 던져 버려야 한다. [...]

철학의 무용성(?)에 대해 적어놓은 명제집인 『논리-철학 논고』의 마지막에서 두번째 명제인데, 뜻은 '내가 설명한 대상은 결국 존재하지 않으므로 나의 명제는 무의미하다' 이런 의미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리뷰를 적다가 말은 신영복 교수님의 『강의』에도 비슷한 말이 나오지요.(비록 어디였는지는 잊어버렸지만...)[각주:1] 생각해 보니 니체도 비슷한 말을 한 것 같네요. '너 자신을 넘어서야 한다 '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배우는 것을 얼마나 '나의 방식'으로 소화하고 있는가 되돌아보게 됩니다. 양자역학이라는 틀이 완전히 정착해 버린 학문을 익히고 있어서 내 방식대로 구사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하더라도 예전만큼 내 방식으로 소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느낌은 아직도 강하게 드네요. 중간과정에 살짝 느슨한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이런 글도 썼던 기억이 있는데...

2009/04/24 - 어는점내림/끓는점오름을 다른 상수에서 구하기

이미 알려져 있는 결과이기는 하지만 혼자서 탐험하고 맞다는 것을 확인했던 것은 참 흥분되던 기억이었는데 말이지요. 방학이라 노느라 그런건지는 모르겠으나 요즘에는 이런 노력을 게을리 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요즘도 타고 올라온 사다리에 미련을 갖나요? 사다리를 걷어차야 할 시간입니다.
  1. 고전에서 본받을 점을 익힌 후에는 고전을 싸그리 잊어먹어도 된다(잊어먹어야 한다)는 내용이었을 겁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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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9. 8. 26. 22:49 Daily lives

성공만능주의(?)

나로호 발사 성공 특집으로 포스트 하나를 때워먹으려고 했는데 이런 기사가 올라왔네요...

발사초기 "부분 성공" 자축… 정부 신뢰도도 '추락' (세계)

다른건 미루어 두더라도 '왜' 절반은 성공했다는 기사를 내보냈을까 의문이 드네요. 뭐, 1단이 별 탈 없이 하늘로 올라간 것은 성공이기는 하지만...(떠나지도 못하고 폭발하면 그야말로 GG..)

일부에서는 교과부(맞나?)장관이 이번 개각에서 살아남으려고 그런 소리를 했다는 주장도 있던데, 글쎄요... 그것보다 실패하면 연구비 지원이 그대로 끊겨버리는 것과 관련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추측할 뿐입니다.

그런데 또 모르겠네요. 우주기술은 확실히 간지나는(?) 기술이라 국가적으로도 투자할 만 한 가치가 있는 산업이라서요. 물론 현실은 삽질>불꽃놀이...(그분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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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독특한 취향을 만족시켜주기 위해서 iGoogle을 기본 페이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심해서 오늘의 명언을 바탕에 깔아놓는데, 이런 글이 있네요. 레이건씨의 공산주의자 판별법입니다.

How do you tell a communist? Well, it's someone who reads Marx and Lenin. And how do you tell an anti-Communist? It's someone who understands Marx and Lenin.

Ronald Reagan
40th president of US (1911 - 2004)


번역 들어갑니다.

공산주의자를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맑스와 레닌을 읽는 사람이다. 그리고 반공산주의자는 어떻게 판별할 수 있을까? 맑스와 레닌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역시 개발바닥으로 한 번역이라 그런가 매우 매끄럽지 못하지만, 이해는 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제대로 모르는 것들이 깝쳐' 이런 일갈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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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뭐 이정도는 간단히 넘겨주고....


이정도도 별것 아니죠


살짝 강해집니다


아스트랄 슈베르트


아스트랄 죤슨


알게모르게 강한 병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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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9. 8. 19. 21:08 Daily lives

단상

1. 서거

발단
아는 친구 曰; '왜 대통령의 죽음에는 서거라는 단어를 쓰는거야?'

서거는 죽음에 존경하는 마음을 덧붙여 높이 이르는 단어이다. 국어사전에 보면 서거란 사거(死去)의 높임말이라고 되어 있는데, 사거는 말 그대로 죽어서 떠난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누구에게 서거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일까? 존경해야 하는 분께 서거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지만 누가 존경해야 마땅한 인물인가는 전혀 자명하지 않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경외심을 갖는 인물이라고 하더라도 항상 뒤틀린 인물이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는 현 시국에는 서거라는 단어가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만, 예외없는 법칙은 없다는 경험법칙을 증명하려는듯이 서거라는 단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인물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빨갱이 수장…좌익난동” 일부 극우보수들 ‘막말’ (경향)
(타계란 단어를 사용한 것은 종교적인 의미를 덧씌우기 위함일까?)

선악도 무엇이 정답이다라고 말하기 어려운데, 존경해야 할 인물인가 아닌가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렇다고 무한정 판단을 보류할수만은 없는데(내 특기이기도 하다. 반성중), 판단 없이 행동에 돌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행동하지 않음은 외부가 자연적으로 흐르도록 놓아두는 무위가 아니라 정체(停滯)에 불과하며 방임이자 포기이다.

어떻게 보면 자연과학은 참 속편한 학문이다. 사람들 사이에 이견이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해석에서는 큰 편차를 보일 지 몰라도 적어도 숫자만큼은 누구나 동의하도록 얻어진다. 그리고, 현대 자연과학에서는 철학적 해석보다는 수학적 결론에 더 큰 비중을 둔다.) 하지만 사람들 속에 살면서 자연에 대해서만 탐구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2. 집회

발단
도서관에서 공부 중, 외부에서 법인화 반대 모임의 하늘이 울리는 노랫소리

학교가 법인화를 한다고 했다. 법인화 안내 책자까지 돌리던데, 역시 자금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하기는 했는데 다 불확정형이다. ~~~하겠습니다, ~~~일 것입니다 등. 결국 자금문제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했고 그냥 법인화를 밀어붙인다는 소리이다.

사실 법인화가 되면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보다 나빠지겠어 설마?(하지만 시대는 설마를 말하기 어렵게 한다) 그래도 법인화에 대해서는 아직도 부정적인데, 자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아직도 확답을 내놓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미국이 아니다. 미국처럼 대학을 입맛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미국은 최상위층을 제외하면 명문 그런거 없다. 장학금을 준다는 곳이 있으면 우왕ㅋ굳ㅋ 하면서 아이비리그도 버리는 것이 현실) 여기서는 대학이 입맛대로 입학자를 선발한다. 아마 이런 현실은 사회보장제도가 크게 개선되고 사회적으로도 대학이 불필요한 경우가 많아져야만 바뀌겠지만, 그런 유토피아는 말 그대로 유토피아이고, 온다고 해도 적어도 내 생애 동안 올 것 같지는 않다.

잡소리는 여기서 그만두고, 집회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 도서관에서 양자물리를 공부하면서 연설하는 것을 얼핏 들었는데, 아무리 그 내용에 공감한다고는 해도 들었던 생각은 '촌스럽다'였다. 시대가 짱돌을 들게 만든다고 하더라도, 좀 세련되게 짱돌을 들면 안되려나? 표현이 내용을 못따라가면 야(野)하다고 했다. 이것이 내가 법인화 반대 집회에서 느낀 감정이었다. 완전히 부르주아의 물이 들어버렸군이라고 욕한다면 솔직히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다른 집회방식은 없느냔 말이다. 물론 입만 나불거리는 소인보다는 한 등급 위라는 데 이견은 없지만....



3. 신영복

신영복 교수님의 책을 읽고 있다. 강의.

읽다가 생각나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다시 집어들었다. 이미 한번 읽은 적이 있는 책인데도 인상깊었던 부분은 계속 새로운 느낌을 준다. 이런 것을 명문이라고 하는 건가...

너는 아직도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 하겠지만 요즘 세상에는 같은 가격이면 그 염색료만큼 천이 나쁜 치마이기 십상이다.

한동안은 이런 문체에 경도되어서 비슷한 형식의 문장을 쓰곤 했었다. 뭐, 아직도 그 버릇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지만.



4. 글

글쓰기는 여전히 힘들다. 특히 긴 글은. 글 잘쓰는 법은 무엇일까?

먼저 생각이 잘 정리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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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8. 18. 15:41 Daily lives

...

누구나 항상 옛적이 좋았다고 그리워하는 것일까

아니면 진짜로 시대가 갈수록 시절이 나빠지는 것일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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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9. 8. 11. 03:24 Daily lives

근황

긴 시간 버로우를 탔습니다. 시작하죠.

1. 수강신청


망했습니다 -.-

덕분에 거의 전공으로만 21학점을 듣는 기염을 토할 예정...(학점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군요)


2. 여행

부르주아지 아버지를 둔 덕분에 비행기를 타고 적도를 넘었습니다.[각주:1]

그런데 왜 여행을 패키지로 가면 항상 '한국인이 있는 면세점'을 들르는 건가요? 마음에 안들어.



마무리는 적절한 짤방


  1. 그냥 중산층이란 소리입니다. 확대해석 경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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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29. 15:55 Daily lives

청천벽력

밤을 새서 수강신청에 성공했는데 학사행정 오류라서 다시 해야 한다니...





인기강좌 많이 넣었었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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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22. 23:46 Daily lives

미디어법 단상

지하철. 앉아서 가고 있는데 옆자리 사람들이 말하길,

 

"미디어법 통과됬대"

 

"어머 완전 공산국가 아니야?"


대략 이런 표정이었을듯...

 

'음 이건 뭐지?' 하면서 관심이 가 듣고 있자니(주변에서는 이런 일로 말하는 사람이 없어서 관심이 가기는 했다)

 

"그거 하면 웹사이트나 블로그같은데 뭐 올리면 저작권으로 잡혀간대"

 

....



그건 저작권법이고요(...)

 

미디어법보다는 FTA랑 관련있겠지요(...)[각주:1]


미디어법 개정안이 병맛인걸 광고하는 것은 잘 한것 같은데 광고를 하려면 좀 제대로 하지.....


어떻게 좀 들은 것 같은 사람들이 야인인 나보다 모르냐 -_-;;;;




미디어법은 내가 알기로는 신문사와 지상파방송간에 그어놓은 넘사벽을 제거하는것과 대기업의 지상파방송소유 허용 이 두가지로 개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저작권법으로 바뀌었나 모르겠다. 2시 즈음 직권상정한다는 말이 돌더니 6시 즈음 강행투표해서 결국 통과시켰나 보다.[각주:2]


...-_- 비가역적 변화라는 것이 문제일 터.....

 

이미 진출한 기업에게서 억지로 사업권을 빼앗는 것은 무리이기 이전에 자유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용납이 되지 않는다. 결국 양자전송이 일상화되어 양자정보로 흘러 들어오는 텔레비전을 만들거나 홀로그램 방송이 널리 퍼지기 전까지는 대기업과 신문사에게 주어진 방송권을 되돌리지 못한다는 의미.(신기술이 생겨나면 신기술로 방송할 권리를 제한하면 된다. 하지만 이미 준 권리 되찾아오기는 하늘의 별따기.... 표 준 선거인 표 다시 가저갈 수 없는거랑 똑같은 이치다)

요즘은 별의 별 막장짓을 다 봤더니 무덤덤하다. 제길.



대기업에게 방송권을 주는 막장짓은 왜 하면 안되는지는 잘 알 것이고(거기는 물량공세로 방송을 장악해서 대기업에게'만' 유리한 여론이 조성되도록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삼성 정도가 대표적인 예. "회장님 회장님 돈으로 스키장 혼자 정ㅋ벅ㅋ 하시겠다는데 뭐가 문제임?" 문제 있다. 회장님 돈이 아니라 주주 돈이거덩?) 신문에 대한 부분은 '신문이 과도하게 강력하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렇지 않아도 강력한 여론조성능력을 가진 신문매체가(사실 요즘은 신문 읽는 사람이 없어서 조금씩 떨어져 가기는 하지만) 방송까지 진출하면 활자와 소리로 여론을 정ㅋ벅ㅋ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르겠으나)얘네들은 좀 제정신 아닌 소리를 제정신인 것처럼 말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촌스럽게 빨갱이 타령이 뭐니 빨갱이가 ㅉㅉㅉ

정확한 내용은 확인을 해야 될 것 같다. 내가 아는 개략적인 내용이 전부가 아닐 것 같은 느낌.



아... 역시 딴나라...-_-;;

법 쌩까고 투표한 거였냐

대리투표, 재투표불가 개무시 등등 말이 많더만 -_-;;;;

그나저나 이걸로 또 묻어가는거 생겼나 보던데...쩝;;; 금산분리가 증발했던가...
  1.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정보의 소유권에 대한 권리를 강화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 실제로 그 때문에 최근 대한민국의 저작권법이 날로 갈수록 강해지고 있었다. 물론 기업님들은 '그런거 없다'크리를 마음껏 써 대는 무법자들이지만 말이다. [본문으로]
  2. 아마 대기업에게 방송권을 주는 부분은 제외되었던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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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굳이 분류하자면 사민주의와 아나키스트 사이에 서 있는 나한테 레포트에 쓸 자료를 찾아보다가 다음과 같은 글을 찾게 되었다.

칼 폴라니 비판을 위하여 (노동사회과학연구소)

아마도 이 글에 대한 비판인 것 같은데(시장을 의심하는 당신 떠나라, 폴라니의 세계로 - 한겨레 21, 2009-03-26), 뭐 전반적으로 매우 틀렸다고 할 만한 거리는 없지만 결론에서 에러다.

폴라니 특집을 기반으로 볼 때 폴라니가 말하는 것은 '도덕경제' 정도 되는 것 같다. 사회 참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이 맞다면(내가 보기엔 '사회 참여의 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다' 정도인 것 같지만) 사람의 도덕성을 기반으로 경제체제를 꾸려나가자는 소리가 되니까 말이다. 도덕경제는 이미 탐욕이 주 동력이 되는 경제체제가 뿌리깊게 자리잡은 상태에서 대안이 되기엔 너무 나이브하다.

기업은 이윤창출이 제 1 목표인 집단이다. 사회적 기업이라고 해도 이윤 없이는 굴러갈 수 없다.(예전에 인도에서 백내장 치료용 렌즈(?) 비슷한 것을 생산하는 병원이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런 사례가 하나의 좋은 예가 되겠다. 기업은 이윤이 없으면 망한다. 사회는 그렇게 착하지 않다.) 그리고 연구소에서 말한 것처럼 사회적 기업도 일반기업으로 변해야 하는 압박에 시달린다. 이윤을 만들기는 하지만 사회적 가치를 제 1 가치로 하는 사회적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일반기업 사이에 끼어서는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생각해 보라. 어떻게든 상대방을 죽여야겠다고 식칼을 들고 돌아버린 녀석과 상당히 오랜 기간 검술을 익혀왔지만 상대방에 상처 하나 주지 않고 제압해야 하는 검객이 붙을 경우 장기적으로는 돌아버린 녀석이 검객을 죽일 가능성이 크다.)

뭐 여기까지는 동의하겠는데, 결론이 왜 '프롤레타리아 독재 만세' 인지는 모르겠다. 여기서 왜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나오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는데, 생산수단을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전유하자는 말 자체가 그 소리 아니겠는가?

[...]

이러한 모순의 유일한 해결책은 생산수단을 소수의 자본가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프롤레타리아트가 전유하는 것, 공동체의 사용가치 생산을 위해 생산수단을 전유하는 것이다.

[...]

일단 내가 사용하는 독재의 의미를 간단히 '정당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타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두자.(왕권 뭐 그런 것 등등으로 구분할 수 있겠지만 그런 무의미한 말장난은 때려치자) 그렇다면 내가 보여야 할 것은 어떻게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자유를 억압하는가가 되겠다. 해답은 사유재산권의 거부에 있다.

자유는 기본적으로 '약자가 강자에게 사냥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각주:1] 그런데 약자가 어떻게 사냥당하는가? 여기서 사냥당한다는 의미는 '약자의 사유재산이 강자에 의해 강탈당하는 것'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결국 자유는 '자신의 소유물이 강탈당하는 것을 막을 권리'인 것이다. 만약 자유에 대한 이 이론이 옳다면, 자유는 근본적으로 사유재산권이 보장되는 사회에서나 가능하다. 사유재산권이 없는 사회에서 '자신의 것을 보호하기 위한 권리'인 자유가 존재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각주:2]

따라서 사유물의 존재를 부정하는 공산주의는 근본적으로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는 결국 '브루주아의 이윤을 위한 부속품' 정도밖에 되지 못하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국가의 이윤을 위한 부속품'으로 대체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더불어 자유까지 잃었으니, 대체가 아니라 몰락이라고 이름붙여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혁명이건 뭐건 다 잘 살아보자고 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 근간에는 자유가 놓여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맑스주의자들이 다시 자유에 눈을 돌리기 전까지, 공산주의는 이 땅에 다시 설 일이 없을 것이다.
  1. J. S. Mill의 『자유론』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내용의 일부를 그대로 인용해 둔다. "[...]To prevent the weaker members of the community from being preyed upon by innumerable vultures,[...]" 사실 이 부분은 국가의 사회계약론에 기초한 것이라 엄밀하게 말하자면 틀린 내용이지만 이 정도의 엄밀하지 못함은 용인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본문으로]
  2. 사유재산권 없이도 자유를 논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유를 가르치는데 사유재산권처럼 유용한 수단은 없다고 본다. 적절한 예는 아닐 지 모르지만 노예에게 자유가 없는 것은 그에게 사유물을 가질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유재산권의 인정이 자본주의라면, 우리는 절대 자본주의를 버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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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9. 7. 17. 18:06 Daily lives

글 = 말의 연장?

뭐 예전에 데리다를 한시간으로 요약압축한 강의를 흘려들었을 때 얼핏 들었던 것 같은데, 옛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책을 쓸 때 대화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 전통은 매우 오랫동안 내려온 것 같다.(갈릴레이 갈릴레오가 쓴 책의 제목만 해도 『대화』이다. 그리고 내용 자체도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말이 글의 연장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이 관념이 아직까지도 살아있는 것 같다. 적어도 나의 경우 상대방의 글을 읽고서는 상대방이 '말했다'는 형식의 표현을 사용하고, 어디선가 읽었던 글을 '들었다'는 형태로 쓴다. A가 쓴 글을 읽고 비판할 때 'A가 말하길, ~~~인데 이는 xyz한 문제가 있다.' 또는 어디선가 읽었던 것 같은 글을 인용할 때 '내가 abc에서 주어들은 바로는 !@#이라고 한다' 뭐 이런 식이다.


-별로 결론같은 것은 없고, 떠오르는 대로 끄적이는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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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참된 존재는 물이다. 물 안먹으면 다 죽는다. - 탈레스

 

 

참된 존재는 관찰할 수 없는, 확정할 수 없는, 비정형적인, 'apeiron'이다. - 아낙시만드로스

 

 

참된 존재는 공기다. 결국 이 세상 물질의 질적 차이는 다 양적 차이로 환원될 거임. - 아낙시메네스

 

 

참된 존재는 결국 수학적으로만 정확하게 표현가능한 어떤 것이다. 수학이 짱임 - 피타고라스

 

 

참된 존재는 없고 오직 변화만 있다. 어차피 몽땅 변할 거 불타버려라 ㅋㅋ - 헤라클레이토스

 

 

참된 존재는 오직 사유가능한 것이며 존재가 없는 장소는 불가능하고 無란 없다. 운동도 불가능하다. 아 이게 먼소리야 - 파르메니데스

 

 

참된 존재는 결국 불, 공기, 흙 물,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판타지월드! - 엠페도클레스

 

 

참된 존재는 원소로 되어있는데 그게 뭔지,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겠다. ㅅㅂ - 데모크리토스

 

 

참된 존재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아는 척 하는 너보다는 주제파악하는 내가 똑똑한 거 같다. - 소크라테스

 

 

참된 존재는 저~~~ 위에 참된 존재의 영역에만 존재한다. 땅에서 존재 어쩌고 예술한다고 깝치는 애들은 조져야 한다. - 플라톤

 

 

참된 존재는 잠재태의 현실태로서 바로 이 현실에 존재한다. 저 위엔 구름만 있다. - 아리스토텔레스

 

 

참된 존재란 없다. 사기치지마라. 존재는 단지 말 뿐이며 아무 것도 지시하지 않는다. 즐 - 오컴

 

 

참된 존재는 오직 단자 뿐이다. 미적분부터 공부하고 와라. - 라이프니츠

 

 

참된 존재는 두 가지 실체 가운데 어느 하나의 속성인데 뭔가 하나를 묶는 게 있는 거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 데카르트

 

 

참된 존재라고? 미친 놈. - 흄

 

 

참된 존재는 이성에 의한 능동적 규정에서 제한적으로만 인식 가능하다. - 칸트

 

 

참된 존재는 투쟁과 함께 저절로 시간이 지나면 이성이 완성되면서 나타나게 된다. - 헤겔

 

 

참된 존재는 부르주아들의 환상일 뿐이다. 다 때려부셔야 한다.  - 맑스

 

 

참된 존재는 의지의 발현 그 자체다. - 쇼펜하우어

 

 

참된 존재는 벌써 옛날에 죽었고 이 세계엔 권력 의지만 있다. 원숭이짓 좀 그만해라. -니체

 

 

참된 존재는 오직 이마주(image)다. - 베르그송

 

 

참된 존재는 불가능하며 오직 해석과 지평만 있다. - 가다머

 

 

참된 존재는 눈 앞에 보이는 존재자가 아니며 현존재가 산출되는 시간 속에서만 가능하다. 뭔지는 모르겠다. - 하이데거

 

 

참된 존재는 우리의 판단 중지 이후 세계에서만 지향적으로 존재한다. - 후설

 

 

참된 존재는 평소엔 잠자고 있다가 가끔씩 튀어나온다.- 프로이트

 

 

참된 존재는, "아무 것도 안 보여요." "나한테도 그렇게 '아무 것도 안 보이는 눈'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 할 때에서처럼 언어의 '광기'가 만들어낸, 시적으로만 쓸모있는 헛소리다. 학문의 영역에서 쫓아내야 한다. - 비트겐슈타인

 

 

참된 존재는 차이 그 자체인데 플라톤이 말하는 거랑 헤겔 꺼랑은 좀 다른데 암튼 기관으로 분화되기 전의 신체가 그 예임 - 들뢰즈

 

 

참된 존재는 경험적, 과학적, 객관적, 물질적이지 않기에 일단 헛소리같지만 수학과 논리학이 필연적으로 필연적이지 않기에 어차피 형이상학과 자연 과학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에서 ........아 나 ㅅㅂ 나도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우리가 철학하려면 경험적이고 행동적이고 실증적이고 물리주의적인 걸로 갈 수밖에 없음. - 콰인

 

 

참된 존재는 그것의 의미로 파악가능한데 그건 항상 다음 기회에만 설명된다. 언젠지는 모르겠다. - 데리다



고급 개그 -_-;;;

현대철학을 조금 들어서 그런가 일부는 알아듣겠는데 나머지는 안드로메다.....-ㅇ-;;;


넵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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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13. 00:27 Daily lives

대학 폐교 - 단상

예전에 친구한테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 사립대보다는 국립대를 가는 것이 좋을 거라고. 기껏해야 대학생이 뭘 알겠느냐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기는 있었다.

저출산 + 경제위기. 사립대학의 절반 정도는 저출산과 경제위기 때문에 재정상태가 악화될 것이고(둘 다 대학입학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학생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폐교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립대는 그런 걱정이 없으니 국립대가 나을 것이라고 했던 것이다.

예상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학생수 감소 대학 문 닫기 쉬워진다 (뉴시스)

부산의 사립대가 목표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대학은 줄어들고 있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의 교육, 특히 대입시장과 관련된 고질적인 병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공급과잉이고, 나머지 하나는 공급자주도시장이라는 것이다.

공급과잉이라는 것은 대학이 과도하게 많다는 의미이다. 실례로 대학입학자의 비율은 80%에 근접한다. <왜 순수학문이 바보들의 학문이어야 하는가>에서 이미 말했던 것 같은데 사회는 이렇게 많은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조선시대의 막이 내린 이유 중 하나로 과도하게 많아진 양반을 드는 경우도 있듯, 화이트칼라는 생산과는 거리가 먼 계층이다. 유통에 능한 이 인력층은 생산층 없이는 지속될 수 없다. 이공계를 엿먹이는 사상의 대표격인 사농공상에서 사가 제일 먼저 온 것은 말하는 사람들이 사에 속했기 때문이고, 농이 그 다음에 온 것은 농이 생산을 맡은 기반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신전이라도 땅이 있어야 세울 수 있는 법이다.

공급자주도시장은 수요자(입학생)와 공급자(대학) 사이에서 공급자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말이다. 즉, 거래는 수요자보다는 공급자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소리이다. 다른 말로는 과잉수요가 존재한다는 말이 되겠다. 위쪽에서는 공급과잉이라고 해 놓고서 아래에서는 수요과잉이라고 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개별 대학을 놓고 비교하면 확실히 수요과잉임을 알 수 있다. 전재산을 팔아서라도 명문대에 들어가려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명문대의 입구는 크기가 정해져 있다. 이 좁은 입구를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은 경쟁을 벌인다.

대입시장은 미술작품이 거래되는 경매시장과 닮았다. 명작을 사기 위해 사람들은 경쟁을 벌인다. 하지만 명작은 복제품이 없기 때문에 하나뿐인 작품을 사기 위해 사람들은 미친듯이 가격을 부른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무명작가의 작품은 손드는 사람이 없어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이쯤 되면 전형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미국과 유럽의 대입시장이다. 유럽식 대입시장은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라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식은 상당히 닮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비교는 가능해 보인다. 미국식이 한국식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공급과잉은 없다는 것과 수요자주도시장이라는 점이다.

이 차이는 미국과 한국에서 대학을 가는 이유에서 두드러진다. 미국은 대학이 말 그대로 대학(大學)이다. 고등학교에서 수준이 좀 되는 학문을 배운 다음 좀 더 커다란 학문을 배우기 위해 가는 곳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학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관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공부하려고 대학온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다들 가니까 가는 것 뿐이지.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지..."가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문제의 근원은 사회 전반 분위기에 있다. 대학 졸업장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현실이 대입을 부추기고 과잉수요를 낳는다. 영화 I am Sam에서 주인공은 스타벅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최소임금제가 지켜지지 않는 대한민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분위기이다.



교육 과열의 문제는 결국 대입의 문제이고, 대입의 문제는 결국 생존의 문제이다. 따라서 사교육을 잡는다는 말이 교과부에서만 나온다는 말은 이 문제가 절대 해결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공교육 강화를 통해서만 해결되는 문제가 이니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장 없이도 어느 정도 생존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생활 속 깊은 곳까지 스며든 다음에야 공교육 강화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상위층의 개인교습과 같은 형태의 사교육은 언제나 수요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제거하지 못한다. 사교육 문제의 핵심은 비대하게 큰 시장에 있다.

따라서 사교육을 잡고 싶다면 양극화를 줄여야 한다. 양극화의 심화가 과열된 교육수요의 근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대학 졸업장이 없는 사람들의 생존이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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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태 성공한 사람이 없다.

포퍼의 반증가능성까지 들먹이며 진지하게 나가기는 귀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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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9. 6. 15. 05:45 Daily lives

여명의 뻘글

1.
정상적이지 않은 상대에 대해 정상적인 대응은 성공할 수 있을까?

다른 말로 바꾸어 보자면, K-1 링 위에서 단도를 든 사람을 이겨야 할 때에도 주먹만 사용할 수 밖에 없는걸까? 물론 주먹만 써서 제압한다면 되는 일이긴 한데 그럴 정도로 강했으면 단도와 붙을 일 자체가 없었겠지...

의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 악명높은 하민혁님의 블로그를 구독중이다.[각주:1] 최근에 올라온 글을 읽고 그런 느낌이 든다. 비열하지 않은 방법으로 비열한 상대를 이길 수 있는가? 이긴다면 그야말로 최상이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공평하지 못하더라. 생각보다라기보다는 매우 공평하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 옳으려나...

사견으로 확실히 독재는 아니다. 내가 지금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독재라는 막장테크를 타지는 않았다는 반증이니까.[각주:2] 하지만 또 민주사회냐 그렇게 물으면 아닌데(오래 전 이 글에 입장을 정리해 두었다), 그래서 얼마나 민주적임에 다가섰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뭐, 지금 심정을 정확히 나타내고 있는 글은 capcold님의 글이 되겠다.



2.
어릴 때 '남들이 농땡이칠 때에는 나도 농땡이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더불어 채근담에는[각주:3] '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는 말도 있었던 것 같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와 비슷한 맥락의 말들이라고 생각은 하는데(그래서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각주:4] 글쎄. 요즘 들어서는 다시 예전의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가려는 것 같기는 한데 잘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어릴적부터 좀 강박적인 자세가 있는 것 같다. 물리공부를 하면서 실제로 이 식이 그렇게 된다는 것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절대 그렇구나 했던 적이 없으니까(수학도 그런 면이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갈수록 엄밀한 증명을 요구했던 것 같기도 하다.[각주:5]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숙제를 하면 웬만해서는 솔루션을 안 보려고 하고, 보더라도 무조건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하는데 그런 성격이 확실히 성적은 보답해 주니까.

다시 예전의 입장으로 돌아갈 것 같다. 나에겐 더없이 엄격하더라도 남에게는 그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 그런 입장. 노예근성이라면 노예근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내가 긋는 선을 안 넘을 수 있으려나.... 넘을 때 잠깐 괴로와하고 다시 넘어가는 선은 무의미한데 말이다.



3.
차라투스트라를 요즘 조금씩 읽고 있는데(절판이라는 백석현 번역. 도서관에서 어떻게 찾기는 했다. 번역이 조금 속악하기는 한데 그것도 하나의 매력.) 니체는 확실히 반민주적 인사이란게 느껴진다. 글 전체에 모여서 아둥바둥대는 사람들을 싸그리 모아다가 무가치하게 취급하는 그런 분위기가 흐른다.

그 뭐랄까, 아Q의 정신승리법 같은 느낌도 묻어있고...[각주:6] 그래도 새겨둘 말은 많은 책이다. 이전에 비슷한 책으로 르 봉의 군중심리가 있겠다. 하지만 대중을 무시하는 니체의 입장이 꼭 틀렸다고 찝어서 말할 수는 없다. 사람은 사람을 떠나 생각할 수 없지만, 너무 사람들과 가까이 있으면 저열해지니까. 사람이 본능적으로 너무 다가오는 타인을 피하는 이유라고도 할 수 있겠지.

어차피 신은 죽었다. 기준이 없으면 스스로 기준을 만들어서 나아가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겠지. 어떻게 보니까 자기정당화 같기도 하다. 스스로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려는 태도의 자기정당화.





여명의 뻘글은 여기서 스탑. 차라투스트라는 좀 다양한 번역을 읽어 볼 생각이다.(물론 지금은 백석현 번역도 읽기 벅차다. 두께가 두께이다 보니...) 개인적으로 제일 처음 읽었던 번역은 비추하게 될 것 같다. 2/3이나 잘라먹어서 그런가 연결이 잘 안 될 때가 많으니까.
  1. 원래는 비판적인 관점을 기르려고 일부러 반대 성향의 블로그를 찾아나선 것이었는데, 꼭 그렇다고 볼 블로그는 아닌 것 같다. 약간은 덜 중요한 부분을 걸고 넘어진다는 인상을 받기는 하지만. [본문으로]
  2. 독재라는 막장테크를 탔으면 대한민국은 그냥 답이 없는 상태가 되는거다. 지금은 돌파구가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답은 있으리라는 희망은 존재하는 상태니까. 그리고 반증 하니까 기억난건데, 원래 반증은 '틀림을 증명하는 것'이다. 어느새 증명과 같은 의미로 쓰이기 시작하고 있는데 철학을 가르치던 교수님이 불평했던 기억이 난다. 뭐, 그냥저냥 잡담. [본문으로]
  3. 채근담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닌 것 같다. [본문으로]
  4. 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는 말은 그래도 새겨두어야 할 것 같기는 하다. 어차피 인간 사회에 발 붙이고 살아가려면 어떻게든 타인과 엮일 수 밖에 없으니까. [본문으로]
  5. 가장 기억나는 사례는 물리학실험 퀴즈에서 무한솔레노이드의 자기장을 구하라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걸 어째서 외부의 자기장은 0이 될 수 밖에 없는가까지 강박적으로 증명하려고 했었던 것이 있겠다. 사실 맥스웰방정식이나 앙페르의 법칙, 비오-사바르의 법칙은 자기장이 기준에 비해 얼마나 더 큰가를 나타내어줄 뿐이니까. [본문으로]
  6. 뭐 그러니까 '후훗 너희들 비천한 녀석들은 나의 높은 뜻을 이해하지 못하겠지' 이런 류의 오만함을 말한다. 니체의 글 전반에는(그래봤자 차라투스트라) 그런 분위기가 흐른다. 인간이 넘어서야 할 존재이기 때문에 일부러 부정적으로 찔러주는 건가? 뭐 그래도 재미있는 아이러니는 이런 구제불능들이 넘어서서 니체가 그렇게 바라던 초인이 된다는 것에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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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9. 6. 13. 18:43 Daily lives

봄학기 종강

마지막주에 네개의 시험을 보느라 떡실신했는데(오늘도 하나 보고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봄학기가 끝났습니다 -_-+

시험 결과는... 묻지 마시고(-.-;;)

이제 일주일 정도 쉬다가가 아니라 다음주부터 동아리 일로 굴러다니게 생겼네요 -_-;; 화이팅 ㅠㅠ




덧. 장학금 끊기면 안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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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에휴...

PD수첩을 살짝 보고 왔는데, 이건 뭐 막장이 따로 없군효.

감상은 Physics note에...[각주:1]

http://physicsnote.textcube.com/11
  1. '사회불만세력'카테고리를 비워놓지 않기 위한 꼼수였다는 것은 굳이 밝히지 않겠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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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9. 6. 2. 00:40 Daily lives

글 날로먹기

일단, 자주가는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한 글. 상당히 기니 여는건 비추.(그래도 읽어볼만은 합니다/어쩌라는 거지 -_-)


간단하게 말하면 '이 상태에서 내각제가 도입되면 사실상 한 당이 계속 해먹는 구도가 되어버린다'

정치구조 그딴건 잘 몰라서 내각제가 대통령제와 어떻게 다른가는 잘 모르겠는데 일단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긁어온 글.

그리고 이전 글에서도 잠깐 언급했는데, 현재 좌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노무현'이라는 상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냐는 것. 이 한 문장을 이렇게 길게 자세히 설명하는 것도 능력. 보통 레포트를 쓸 때 아주 부러워진다는...

[딴지일보] 노무현의 부활

'노무현'이라는 상징이 죽음이라는 대상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떼어놓기 힘들겁니다. 박정희처럼 말이죠. 생각해보면 충무공처럼 끝까지 살아남을지도...-_-;; (모두 새로 열은 블로그에 끄적거리려다가 때려 친 글이니 크게 신경쓰지 마세요.) 그래서 무작정 '노무현은 아니다'라고 외치고 들어가는 순간 gg.

그나저나 정권도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거라는 걸 인식했는지 철벽모드네요.(아까 그 글에서 말했듯 이번 주가 이후 흐름의 큰 틀을 결정지을겁니다 아마) 아까 버스에서 라디오를 듣는데 당분간은 시청앞광장을 닭장차로 강강수월래 할 거라던데...
  1. 그 이전 글에서 한나라당이 '내각제 개헌'을 뽑아들 가능성이 높다고 했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내각제에 대해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수립되면 한나라당 주도의 1.5당 체제로 돌입(일본처럼이라는데 저야 그런것과는 안드로메다 거리에 있으니)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구요. 쉽게 말하면 정권교체 불가능.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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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9. 6. 1. 21:26 Daily lives

와우!

갈수록 안드로메다로....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90601185204408&p=newsis

[...]

유서 저장시간은 당초 발표한 대로 오전 5시44분이었으며 이 경호과장과 함께 사저를 나선 시간은 CCTV 녹화장면 대로인 5시38분인 것으로 확인했다.

오오 그거슨 타임리프인가요 -_-

아니 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 PC와 텔레파시 통신을 할 수 있었다면 그럴듯 하긴 한데...

뭐 제대로 된게 하나도 없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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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승리의 다음 tv팟이군요 -ㅇ-;;

강철이 제 청춘을 갉아먹었던(지금도 청춘이기는(?) 하지만) 불멸의 역작인데 리메이크라니!!!


속도는 안드로메다이군요 -ㅇ-; 벌써 원 내용의 반은 지나간 느낌이...

현재 9화까지 나왔고 일요일마다 방영하나 봅니다. 일요일 8시 정도면 tv팟에 올라가 있네요.

그런데 난 숙제 안하고 뭐하는거냐.....

숙제해!! 숙제하란말야!!! ㅠㅠ

아 네 그럼 전 이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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