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쓰던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였습니다. 지금도 폐쇄상태는 아니지만, 안면이 있는 사람들과 노가리를 까는 곳(?)으로 변한지 좀 되었지요. 외부인이 보기에는 웹하드일 뿐이고요.

http://blog.naver.com/jwkonline

블로그 자체는 이놈이 지금 쓰는 티스토리 블로그보다 6배는 오래 살았던 만큼, 아직 총 방문자 수로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일방문자 수는 티스토리 블로그가 훨씬 높지요.(전 1주일 평균) 이건 아무래도 메타블로그 연계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사할 당시만 해도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메타블로그 연계 서비스가 전혀 없었거든요. 요즘 파워블로거니 뭐니 하면서 메타블로그와 연계를 시도하고는 있는 것 같은데,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끔씩 메타블로그 추천글을 돌아보곤 하는데, 그때마다 네이버 블로그에 안착하신 분들의 포스트가 가끔씩 나오는 것을 보면 어떻게든 잘 돌아가고 있는 듯 합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요즘 메타블로그 서비스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이는 듯 합니다.
사진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포스팅할 때 아래에 나타나는 내보내기 조건 설정입니다.

제가 티스토리 블로그를 연 건 5월이었습니다. 5월 극초반인 4일쯤이었을 겁니다. 그 때 제일 처음으로 방문자가 기록되어 있더군요. 물론 이사 자체는 6월 초에 시작했습니다. 포스팅을 확인해 보니 6월 4일 처음으로 블로그 이사를 시작한 것 같군요. 프리덤이라고 불리는 블로그 백업 서비스를 이용해서 말입니다. 이때의 포스팅은 서로이웃 공개이므로 따로 링크를 걸지 않겠습니다.

티스토리의 방문자 수를 정리해주는 기능을 이용해 보았습니다.
5월에는 아직 블로그에 발동이 걸리지 않은 상태라 그런지 방문자가 있는 날이 6일밖에 없군요.
10월에 들어서 처음으로 메타블로그 서비스를 받아보기 시작했는데, 방문자수가 급증했습니다.

6월에 본격적으로 포스팅을 시작했던 터라 그런가(6월 이전의 글들은 이사하면서 복사해 온 글들이 대부분입니다.) 6월부터 월별 방문자 수가 급증한 것을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이때 당시에 촛불에 관련된 일이 좀 많았던 것도 있고, 제가 쓴 글 중에 좀 유명해진(?) 글도 있고 해서 그런 듯 합니다. 첫번째 것은 5월 30일에서 6월 1일 사이에 있었던 일이고(제일 처음으로 물대포 사용이 확인된 날이라고도 하는데, 그 이전부터 사용했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거의 수직으로 내리꽃는 물줄기가 인상적이더군요 어청수씨.), 나머지 하나는 주성영 의원님의 천민민주주의 발언과 관련된 포스트입니다(이건 이제 보니 지금의 블로깅 원칙에서 약간 벗어나게 포스팅되어 있더군요.).


악질 블로그 정책으로 유명한 네이버 블로그와 대한민국 웹상에서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소개되고 있는 티스토리를 둘 다 사용해 본 결과, 블로그 나름대로 장단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긴, 그렇게 악질로 유명한 네이버 블로그를 완전히 폐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런 단점을 커버할 만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이겠지요. 일단 장점부터 나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가장 큰 특징은 그 '반(半) 폐쇄성'에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그 특징이 싸이월드와 블로그의 사이에 끼여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건 다름아닌 네이버 블로그 특유의 '이웃'과 '서로이웃'제도 때문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블로그 포스팅에는 4가지 공개 수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비공개-이웃공개-서로이웃공개-전체'라는 4단계 공개방식인데, 이웃공개와 서로이웃공개가 싸이월드의 일촌공개와 같은 반 폐쇄성을 갖게 합니다. 이것이 네이버 블로그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자기 글이 모두가 아닌 일부에게만 공개되게 하고 싶은 사람들은 분명히 있으니까요.(저부터 시작해서 말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4단계의 공개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역시 대한민국 최대의 포털사업자 답게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만들어진 스킨입니다. 지금 티스토리 블로그의 스킨을 바꾸려고(지금 이건 누군가가 만들어 놓고 맘껏 쓰라고 버려둔(?) 스킨입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html/css를 데려다가 씨름하고 있는데,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단순히 배경과 같은 것에 사용할 이미지만 지정해 주면 끝입니다. 물론 티스토리의 경우 스킨에디터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html/css를 사용하지 않고 스킨을 짜라고 한다면 네이버 블로그의 스킨보다 상당히 허접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역시 네이버 블로그의 단점은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듯이 일명 '펌로거'들이 넘쳐난다는 것과, 네이버 정책의 폐쇄성에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유명한 듯 하니 따로 다룰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전에 네이버 키친에 대해 올라온 글이 하나 있었는데, 정책의 폐쇄성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 같아 링크를 걸어 두지요.


http://mepay.co.kr/357


이제 티스토리로 이야기를 옮겨 와 보겠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자유도에 있습니다. 이 자유도를 100% 활용하기는 매우 어렵긴 하지만(나름대로 컴퓨터 좀 한다고 자부하는(?) 저도 많이 헤메고 있습니다.) 확실히 네이버 블로그와는 대비되는 특성을 보입니다. 대부분의 설치형 블로그가 그렇듯이, 외부 플러그인과 위젯 등의 적용이 가능합니다. 지금 블로그를 보면 광고도 있고 왼쪽에는 실타래 위젯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고요, 아래로 내려가면 오늘의 명언(Quote of the day) 또한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다른 블로그에 가 보면 외부 rss 서비스와 연동되어 있는 위젯이 설치된 곳도 있지요. 이처럼 외부와의 연동이 쉽게 가능하다는 것이 이런 설치형 블로그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또, 역시 자유롭다 보니 다양한 구성이 가능하지요. 글 아래쪽에도 보면 광고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스킨을 구성하는 데 제한이 없다는 것이 또 다른 장점입니다.


또, 이건 티스토리만의 특징일 수 도 있는데 티스토리 서비스에서 운영하는 이벤트가 상당히 많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요즘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본 이벤트라고는 'Mr.Blog와의 대화' 밖에 없는 것 같군요. 티스토리의 경우 지금 메인에는 사진숙제 프로젝트가 메인 이벤트로 걸려 있는 것을 보실 수 있고, 관리자 모드로 들어갔을 때 공지사항에는 꼭 하나씩 이벤트에 대한 포스트가 걸려있습니다. 나름대로 블로거들끼리의 교류를 원활히 해 주는 역할을 하는 이런 이벤트가 많은 것은 분명히 장점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블로그 관리에서 보이는 공지사항 부분입니다.

한글날 축하, 블로그 액션데이, 로보월드 2008 등의 이벤트에 대한 포스트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높은 자유도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단점이 되지요. 자유는 그 자유를 인식하는 자만이 쓸 수 있는 것일까요? 완벽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물론 남이 미리 해 놓은 세팅에서 일부분만 변경시키는 방법도 가능은 하지만, 제 경우에는 스킨을 자체제작 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는 편이라(저는 독특함에 높은 점수를 두고 있지요) 이런 부분이 어느 정도 단점으로 다가옵니다.


글을 정리해 보자면, 그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블로그가 아직 힘을 잃지 않는 이유는 그 '반(半) 폐쇄성'이라는 특징과, 간단한 인터페이스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확실히 어르신들에게는 장점으로 다가설 수 있겠네요. 하지만 폐쇄적인 특징이 정책까지 폐쇄적으로 만든 것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티스토리와 같은 개방형 블로그에는 인터페이스를 조금은 더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요즘은 많이 쓰다 보니 적응되었지만 스킨과 같은 것은 접근성이 떨어지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이 자유롭다는 것과 많은 이벤트가 있다는 것을 꺾을 만한 단점은 아닌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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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무소유 - 8점
법정스님 지음/범우사

너무나도 유명해서 교과서에도 실리는 책, 무소유. 내가 처음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교과서에서 처음 법정스님의 글을 접했던 중학생 때였던 것 같다. 그 이후 긴 시간동안 연이 안 닿아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운 좋게도 어떻게 연이 서로 접하게 되었다. 기억대로라면 처음 연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지 거의 5년이란 오랜 시간만에 이어진 것일텐데, 이렇게 이어진 것을 보면 연이 있다면 다시 한번 만나리라는 무협지 주인공들의 지나가는 말도 한가닥의 진리를 담고 있지 않는가 생각하게 된다.

책을 처음 접한 건 친척집에서였다. 그때에는 완전히 닿았다기보다는 살짝 스쳐 지나가는 정도에 불과했는데, 그건 이 책이 30분만에 읽어지는 그런 가벼운 책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연이 완전히 닿은 것은 세번째 만남에서였다. 그날의 구체적인 상황은 기억에 남지 않지만, 학교에서 동아리일을 하고 기숙사로 돌아가려고 할 때였던 것 같다. 그냥 기숙사로 가 버리면 별 하는 일 없이 시간만 버리리라고 생각해서였는지, 그냥 오랜만에 서점에 들러보고 싶다는 순간의 변덕이었는지, 나는 서점의 문 안으로 발을 들이밀었다. 역시나 서점에 가면 매번 하던대로 사냥감을 찾는 아프리카의 사자들처럼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니다가, 연줄이 닿았던 것이다. 이걸 보면 젊음의 탄생에서 이어령 교수님이 하신 '방황은 탐색이다'라는 말이 사실인 셈이다.

힘들게 연에 닿은 이 책은 참 많은 생각을 던져주었다. 좋은 책은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라 자꾸 덮게 되는 책이라는 말도 기억에 남고, 장미에서 가시가 돋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가시에서 장미가 돋았다고 생각하지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것이라면 작금의 상황과 어느정도 엮여 들어가는 종교 문제였다. 가지는 여러가지이지만 기둥은 하나인 나무처럼, 결국은 같은 것을 다르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라는 글귀가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인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중에서 따온 글로 포스팅을 마친다.

...그 시절 '위대한 업'은 에메랄드에 단순 명료하게 기록될 수 있었어.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단순한 것들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책을 쓰며 해석학이나 철학 연구로 나아갔지. 그러면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길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기 시작했네...

단순한 사실을 괜히 복잡하게 꼬아버리는 버릇은 언제쯤에야 고칠 수 있을까?
Posted by 덱스터
판이 매우 커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단순히 정치인들끼리 쑥덕쑥덕 하다가 포기할 줄 알았는데(설마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이 그렇게 머리가 없겠습니까?...한다면 제 불찰이군요 죄송합니다.) 이 법에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연예계에서도 입장표명을 했더군요.


어제는 일이 있어서 100분토론을 보지 못했지만, 만약 위의 기사들이 사실이라면 어제 있었던 100분 토론에서 홍석천 씨는 분명히 '사이버모욕죄 신설에 반대'한다고 입장표명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좀 커다란 신문사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다루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으나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없더군요. 나중에 시간이 나면 직접 해당 100분토론 방영분 전체를 보고 확실히 정리할 생각입니다.

전 연예계가 어떤지 잘 모릅니다만(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이돌그룹의 인원수도 자주 헷깔려합니다.) 연예인이 '사이버모욕죄 신설'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첫 번째 사례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홍석천씨가 유명인인지 아니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제일 먼저 튀어나온 입장표명이라는 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법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을 당사자들이 입법을 반대한다면,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기도 하지요.

다만 좀 우려스러운 일이 있다면, 한나라당의 야심작인 사이버모욕죄에 반대해서 정권에 소위 말하는 찍히는 일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이미 연예계는 정계와 상당한 연줄이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 된 지 오래이고, 정계에서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입장을 속으로 삭이고 잇는 연예인들이 많다는 것이 불문율로 정착된지 오래이거든요. 이런 일로 공룡야당이라는 곳이 치졸하게 삐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런데 공룡은 뇌가 작다는데, 감정 하나밖에 들이찰 수 없을 정도로 작으려나요? 그 피터팬의 팅커벨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려스러운 점은, 한 분의 말씀을 근거로 모든 연예계의 입장은 이러이러할 것이다라고 확정지어 버리는 사람들입니다. 이런분들이 제일 무서운 사람들이거든요. 아직까지는 이 입장은 일개 연예인의 입장일 뿐이지, 연예계 전체를 대표하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Posted by 덱스터
Mill, John Stuart, On liberty
Wells, H. G., The Time Machine


첫번째 책은 자유론이라고 번역된 밀의 고전입니다. 두번째 책은 타임머신이라는 소설로, 한때 인상적으로 보았던 영화의 원작이기도 하지요.

공강시간에 할 일이 없어서 잠시 서점에 들렀다가 자유론이라는 책을 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처음 몇 줄에서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강의 중 소논문을 발표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인간의 자유를 어디까지 제한하느냐에 관련된 주제를 잡아서 꼭 필요해 보였습니다. 가격은 뒷 표지를 보니 6900원이더군요. 이 가격이라면 같은 가격의 원서가 어딘가에 있을 거다(교내 서점이 큰 편이거든요) 하면서 이곳저곳 휘젓고 다니다가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과 함께 이 두권을 발견했습니다.(두권 다 6210원이라는 싼 가격에 팔고 있더군요)

프로이트를 보고서는 살까 했는데, 이미 비판을 너무나도 많이 받아 누더기가 된 이론이라는 말이 있어서 영 마음이 가지 않더군요. 그리고 워낙 두꺼워서(저 위의 두 권을 합친 정도의 두께입니다.) 제대로 읽을 수 있을지도 고민되었구요.

이제 이 두권을 사서 읽어야 할 책이 7권으로 늘어났네요. 미치오 카쿠의 Parallel Worlds, 촘스키의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브라이언 그린의 The Fabric of the Cosmos, 존 롤즈의 정의론,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렇게 5권을 읽어야 했는데(이중 2권은 절반정도 읽었고 하나는 막 읽기 시작했습니다.), 2권이나 더 늘어나다니...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두권을 합쳐야 겨우 위 책들 중 가장 얇은 책의 두께가 된다는 사실이군요.

정의론은 거의 일년이 다 되가도록 첫장에서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워낙 두꺼워서 쉽게 집기 힘들다는 사실에도 변명거리가 있겠지만, 상당히 난해하더군요. 법정스님이 말하는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의 하나입니다. 고등학교때 멋도 모르고 질렀다가(존 롤즈 교수님의 타계를 계기로 대대적인 홍보가 한번 있었는데, 그때 낚인 것 같군요) 지금까지도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Parallel Worlds도 거의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이건 그나마 반 이상 읽어서 다행이네요. 반 이상은 아는 이야기이지만(전공과는 관련이 없지만 이쪽으로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또 이렇게 정제된 언어로 씌여진 책을 읽고 나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좋은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순수학문을 꿈꾸는 철없는 새내기(순수학문을 꿈꾸는 것이 언제부터 이 땅에서 철없는 짓이 되어 버린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에게는 더 없이 끌리는 책이지요. 워낙 물리라는 것을 할 때에는 수학적인 능력보다는 개념적 이해와 응용을 중시하는 편이라 더욱 이런 종류의 책이 끌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The Fabric of the Cosmos도 같은 이유로 고른 책인데(엘레건트 유니버스 잘 읽었습니다 그린 교수님), 이건 어릴 적 도전했다가 100페이지 부근에서 너무나도 안 읽혀서 그만두었다가 원서로 되돌아온 책입니다. 영어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한글 번역보다는 원서가 더 잘 읽히는 경우가 많더군요.(이것이 자유론의 원서를 찾았던 이유입니다. 용케도 두권밖에 없던 책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네요.)

촘스키의 책은 신영복의 책을 산 날 서로 다른 서점에서 산 책일겁니다. 예전부터 읽으려고 생각했는데, 마침 딱 눈에 띄더군요. 바로 샀습니다. 신영복 교수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하 사색으로 통일합니다.)은 예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나무야 나무야를 떠올리게 되어서 사게 되었습니다. 그것 말고도 그 책에 대해 워낙 많이 들어서 기억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저번에 신영복 교수님이 손수 써 내신 '처음처럼' 이라는 표어를 경찰청 내에서 내렸다는 뉴스를 접하고 좀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렇게 버릴 거면 절 주지 말입니다.

당분간은 사색을 계속 읽을 생각입니다. 다음에 자유론을 빠른 시간 내로 읽고, 정의론을 설렁설렁 읽으면서 다른 책들을 읽으려고요. 물론, 그 전에 읽으려는 책이 쌓이는 것을 막아야겠지요. 공부하랴, 사람 만나랴, 전공과제하랴, 책 읽으랴... 참 바쁜 가을학기가 될 것 같습니다. 쓸데 없이 온라인에 있는 시간도 줄여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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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네, 제목과 같이 날로먹는 포스팅입니다.

-ㅇ-

티스토리 블로그를 오픈한 것은 5월이고 6월부터 본격적으로 티스토리로 이사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빠르게 방문자 수를 늘인 것 같네요. 원래 쓰던 네이버 블로그는 total이 3만을 조금 넘던가...??

rss 구독자는 0명이라고 믿지만(설마..) 이거 구독자수 확인하는 방법이 없는지 궁금하네요.

그나저나 딱 한글날을 넘기면서 일만명을 돌파하다니, 역시 인간이란 뭔가 연관성을 찾으려는 동물이다는 것을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 세종대왕님 감사합니다 꾸벅 (__)

그나저나 한글날 기념으로 많은 웹 사이트들이 한글 배너를 달았었더군요. 구글은 확인하지 못했는데, 거긴 워낙 이런거에 밝은 곳이니 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기념으로 블로그 제목을 한글로 해 둘 걸 그랬나 싶습니다. 뭐 그래봤자 알아볼 만한 사람은....없군요..

날로 먹는 포스팅이니 이쯤에서 마치도록 해야겠습니다. 아놔 내일 1교시 강의 어쩐다....;;; 대출도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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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김정욱, 나무의 그림자, 서울대학교, 2008

학교 내에는 연못이 있다. 자하연이라고 불리는 연못인데, 이름의 유래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선비의 호를 따 온 것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어느 단대에서 여기에 신입생을 투척(?)하는 환영식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사라졌다고 하고, 다리가 있었다고도 하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무슨 바람을 맞았는지, 인문대 신양학술회관에서 공부를 하고 나와 자하연을 찾았다. 밤에 찾은 자하연은 낮에 찾았던 자하연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비록 물은 혼탁하지만(예전엔 정말 맑은 물을 자랑했다고 한다만, 지금은 2급수이다) 야경 덕분인지 학내 최고의 연예 코스중 하나로 추앙받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물론 솔로인 나는 이런 정보가 필요 없지만...

낮에 공부하러 가기 전에 들렀던 자하연은 물고기들의 천국이었다.

김정욱, 자하연의 붕어, 서울대학교, 2008

사진에서는 밝은 애들만 보이겠지만, 저 물 위에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것의 반은 검은 고기의 입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내가 걸어다니면 물고기들이 날 쫓아 몰려오는 것을 보고서는 약간의 두려움 같은 것도 느꼈다. 무엇이든 자기보다 숫자가 많으면 두려움을 느끼는 법이다. 이쪽으로 몰려오는 개미 떼가 날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알게 모르게 피하게 되는 이유와도 같다.

물고기들은 사람이 걸으면서 생기는 진동에 반응해 모이는 것처럼 보였다. 언듯 이 물고기들은 길들여졌다는 생각을 했다. 먹다 남은 과자를 뿌려주는 존재에 이렇게 반응을 하다니. 한편으로는 자유로워 보이기도 했다. 아무런 근심 없이(언제까지나 나의 편견이지만) 물 속을 거닌다니 말이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저것이 과연 참된 자유인가 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자유로이 다닌다 하더라도 결국은 연못 안. 아무리 자유로이 다닌다 하더라도 지구 대기권 안일 뿐인 인간이 우주에 심취하는 이유가 이것과 같은 것일까?

김정욱, 낮의 자하연, 서울대학교, 2008

낮이 아닌 밤에 들렀던 자하연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낮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간데없이 사라지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만 남았다. 이것이 밤의 색다른 특징인지도 모르겠다. 빛을 제거함으로서 빛을 쉽게 다룰 수 있게 해 주고, 이렇게 쉽게 다룰 수 있게 된 빛들로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원시인들에게 정복의 대상이었던 밤이, 이제는 가공의 대상이 된 느낌이다.

김정욱, 밤의 자하연, 서울대학교, 2008

기숙사로 가기 전 난 그냥 그 자리에 앉아서 이 장면을 보고만 있었다. 무엇을 보고 싶었던 것일까? 무엇을 보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흔들리던 마음이 진정되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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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김정욱, A cube, a cup of tea, a watch, a small piece of eraser, and else.., 서울, 2008

방안의 사물들 중 눈에 띄었던 놈들만 골라서 모아보았던 사진이다. 하모니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좀 의외이긴 하지만, 하모니카는 큐브만큼 자주 들어올리게 되는 녀석은 아니니.... 큐브는 나와 처음 만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노익장이다. 가끔 무식하게 돌리다가 폭발해 버리기도 하지만, 정말 할 짓 없을때 반겨주는 녀석이랄까? 나름대로 컨셉을 잡는다고 일부러 위쪽 푸른색만 대강 맞춘 것 같은데, 지금 보니 그냥 살짝 눈이 가는 정도에 그치는 것 같다.

컵에는 아무래도 내가 자주 마시던 아이스티가 들어있을 것이다. 언제부터 아이스티에 열광하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커피만큼 자주 마시는 음료 중 하나가 되었다. 홍차는 거의 안마시는 데 비하여 아이스티는 무지하게 마셔대는 것을 보면 참 나도 취향이 독특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긴 커피도 거의 모카가 들어간 것만 마시니 커피 취향도 좀 독특한 편이구나.

그리고 시계. 고등학교 1학년 때 방학동안 미국에 갈 일이 있었는데, 그 때 기내 면세점에서 산 놈이다. 이제 보니 2년이 조금 넘게 나랑 같이 한 시계이다. 워낙 움직임이 험한 편이라 그런지 시계 유리의 안쪽에는 잘 보이지 않는 금이 가 있다. 처음으로 내가 내 돈을 주고 산 시계라는 점에서 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일까? 금이 간 것과 디자인에 불만이 많기는 하지만 쉽사리 새 것을 사지 못하고 있다.

지우개 조각은 커터칼이 잘 드는지 시험해 보려고 자른 후 남은 부분인 것 같다. 아직도 어릴 적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니, 어른이 되려면 멀은 것 같다. 분명히 의도하지 않고 찍은 사진일텐데, 알게 모르게 눈길이 간다. 예전에 지우개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썼던 글과 어딘가 엮여있는 느낌이다.

지금 보니 많은 정물화에서 보이는 삼각형 구도가 보인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고 했던가? 단순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이질감이 이런 구도에서 오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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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윤봉길 의사의 체포 장면의 진위 여부가 가려졌다는 기사가 올라왔더군요. 링크 겁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댓글입니다. 누군가가 '윤봉길 의사는 테러리스트다'라는 댓글을 달았던 것 처럼 보이는군요. 추천을 제일 많이 받은 댓글이 이런 관점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라는 걸 보면 말입니다.

최다추천의견. 뉴라이트 등의 단체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또 반대를 많이 받은 댓글들 위주로 읽어가다 보니 이런 글도 있더군요. 일부러 저렇게 쓴 것인지, 아니면 장난으로 저렇게 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소(苦笑)를 금치 못하겠습니다. 검색하면 누구나 금방 찾겠지만 혹시 모르니 이름은 가려두었습니다.

'의사' 라는 단어로 장난치고 있는 댓글.

일단 의사(義士[각주:1])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의롭다, 정의 등의 단어에서 사용하는 의로울 義 자에 선비 士자를 사용한 단어입니다. 한자 그대로 따진다면 의로운 선비를 말하지요. 국어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의로운 지사(志士)'


지사란 뜻을 가지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하려는 사람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그러니까 義士란, '의로운 뜻을 가지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하려는 사람'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것은 언제까지나 표면적인 정의일 뿐입니다.

보통 의사라 하면, 목숨을 바쳐가면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한 사람을 일컫습니다. 두 민족간의 충돌이 일어날 때, 한쪽의 의사가 다른쪽의 테러리스트가 되는 연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굳이 민족까지 가지 않아도 의사와 테러리스트의 구분이 모호해져 버리는 경우도 많구요. 검색해 보다가 찾은 글인데, 이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싶어 링크 겁니다.


위의 글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당장 금방 의사와 테러리스트와 구분이 불가능하도록 모호해진 상황을 발견하게 됩니다. 촛불을 지지하던 사람들에게는 말 그대로 '테러리스트' 인데, 반대자들에게는 '의사'로 추앙받는군요. 이렇게 의사냐 테러리스트나는 것은 결국 하나의 '사건'에 대한 평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A라는 나라가 B라는 나라를 공격하여 지배하였다'는 사건이 있을 때, A 국의 입장에서는 A 국의 진출이지만, B 국의 입장에서는 A 국의 침략인 것과 같은 이치이죠.

그렇다면 '윤봉길이라는 사람이 일본군 수뇌부에 폭탄을 투척해 살해하였다'는 사건에 대해 어떻게 평가내리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더 말할 것도 없이, 여기엔 두가지 관점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의사'로 평가하는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테러리스트'로 평가하는 입장이지요. 현재까지의 대한민국 교과서에서는 이를 '의사'로 표현하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선생들은 의도적으로 이 두가지 관점을 다 제시하는 전략을 취하기도 합니다. 학생들의 사고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생각해 볼 거리를 제공하는 것이지요.(물론 아닌 교사들도 있을 수 있지만, 생략합니다.)

이 사건에 대한 평가는 현대에 들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과 구분하는 전략을 사용하여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라는 결론을 내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테러리스트'란 목적을 위해 '민간인을 살해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지요. 이를 따를 경우 윤봉길 씨는 '의사'라는 호칭을 얻게 됩니다. 그가 살해한 자들은 결국 민간인이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 경우의 문제점이란, 백범 김구의 평가도 같은 방법을 취할 경우 '테러리스트'로 변한다는 데 있습니다. 김구가 살해했던 일본인(쓰치다-土田譲亮)은 민간인(상인이라고 알려지고 있지요)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을 볼 때[각주:2], 백범 김구의 평가에 대해 재고할 필요성이 생기게 되지요.

그렇다고 무작정 테러리스트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게 현실입니다.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들을 전부 다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게 된다면, 테러리스트가 세운 나라라는 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되나요?(물론 그래도 상관 없다는 분들의 주장은 존중해 드립니다.) 참 재미난 것은, 대부분의 이런 사람들이 촛불에 가해진 폭력에 대해서는(예컨데 차량 돌진이라던가, 그 유명한 사시미 횡포 말이죠. 이분들 나으셨는지 모르겠네요.) 분명히 그들이 정의한 '테러'라는 개념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테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주장하는 '테러'의 정의가 별 것 있나요? 정치적 혹은 사회적인 목적을 가지고 살상을 저지르는 행위(의로움에 상관 없이)가 테러이지 뭡니까? 좀 일관적인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는지 궁금해집니다.

그러면 어떤 기준을 근거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헌법에 근거하여'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봅니다. 제 10호 개정 헌법 전문에서 헌법은 대한민국을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각주:3] 라면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뒤를 잇는 정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정말 정부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뒤를 잇는 정부라면) 평가는 이 기준을 토대로(대한민국임시정부의 관점을 토대로) 내려져야 한다고 봅니다. 단, 이것이 강제적일 수는 없지요. 민주공화국의 정의에 따라 엇갈릴 수 있지만, '민주주의'라는 것을 '다원주의가 용납되는 사회'와 동일시하는 저의 경우에는 다원주의의 일종으로서 저 관점을 거부하는 것을 인정할 수는 있습니다. 물론, 인정한다는 것이 동의한다는 것과는 다르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헌법을 기준으로 결정을 내리는 경우, 상당히 많은 부분의 논쟁이 해소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입장은 '일제는 침략국이다' 이니 말이지요. 따라서, 지금의 '좌편향된 교과서'로 비판받는 현재의 교과서는 고칠 부분이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기본적으로 교과서는 정부의 입장을 국민들에게 교육시키는 목적으로 제작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덧. 현재 실권을 쥐고 있는 '뉴라이트'라는 사람들이 헌법을 부정하는 관점을 취하는 것을 볼 때마다 참 안타깝습니다. 정부의 기본 입장은 헌법을 기초로 할 텐데, 이런 정부의 기본 입장에 반대되는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정부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명심하십시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기본 이념은 '반공'이 아니었다는 것을. 오히려 '친공'에 가까웠다고 하더군요.
  1. 師자를 사용하는 단어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 일컫는 의사란 단어가 아니기에 이에 대한 분석은 생략합니다. [본문으로]
  2.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이 자료에 그런 내용이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한국 자료에는 일본 육군 중위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흥미로운 자료이지요. / Japan Center for Asian Historical Records(http://www.jacar.go.jp/english/index.html) - Reference code: A04010024500 [본문으로]
  3. http://www.lawnb.com/lawinfo/law/info_law_searchview.asp?ljo=l&lawid=00115500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이래봬도 사회로 나온지 얼마 안된 꼬마인데(90년생이라죠), 그 전까지는 학교라는 특성 상 외부 사회랑 격리(?)된 삶을 살고 있었죠.

MB 당선과 함께 대학생이 됬는데, 원래 우리나라 이렇게 상처로 곪아 터진 나라였나요? 문제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완전히 문제없는 나라는 없는 것처럼 그런 수준의 문제였다고 생각했는데...

좀 사회에 오래 있던 선배님들, 답변좀 해 주세요.

덧. 어릴적엔 조선일보를 봤는데 점차 나이들어서 못보게 되다 보니까(지금은 아예 격리상태입니다) 사회의 안보이던 면이 조금씩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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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8. 10. 7. 22:57 Daily lives

후아... 정말

정치인은 병신만 하는 건가요?


아예 처음부터 "투표는 정치하는 1%의 후보자들만 합시다"라고 하던지요.

아, 생각해보니 정치인은 아니네요. 근데 뭐 별로 다르다는 생각이...

덧. 그나저나 환율이 그사이에 1400대를 넘어섰다는 소문도 들리는군요. 마지막으로 본게 1270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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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8. 10. 7. 00:15 Writer

故 최진실 씨

원래는 죽은 사람에 대해서는 포스팅을 잘 안하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웬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내가 이제 고인이 된 최진실 씨와 한조각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예전부터 동경해 왔느냐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지만(본인은 아주 어릴때부터 연예계에 관심이 없기로 유명했다) 그녀가 두고 떠나간 사람들의 행태가 전혀 마음에 안 들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지적할 것은 역시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대로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다. 물론 어느 사람의 죽음은 변화를 일으키기에 좋은 건수가 된다. 근현대사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지 않은가? 419니 518이니 하는 굵직한 사건들은 전부 누군가의 죽음 혹은 죽음에 준하는 희생을 촉매로 하여 일어났다. 나는 지금 누구의 죽음을 기반으로 법을 제정하려는 행위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권이 정말로 고 최진실씨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더라면, 단순히 자살이 악플로 인해 일어난 것이라는 단순한 분석은 삼갔으면 좋겠다. 음주운전 사고가 났을 때, 그 음주운전 사고가 일어난 직접적인 이유는 역시 운전사가 술을 마셨기 때문이지만, 그건 너무나도 단편적인 분석이 아닐 수 없다. 운전사가 술을 마시게 된 데에는 좋지 못한 경제상황으로 인한 생계의 위험도 있고, 술을 마셔야 인간으로 대우해주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도 있으며, 술 이외의 다른 모범적인 화풀이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적인 특성도 있다. 또, 음주 후 직접 운전대를 잡게 된 데에는 좋지 않은 경제 분위기도 있을 수 있고,(대리기사를 부르지 말고 한푼이라도 아껴보자는 심리) 옆에서 직접 운전하라고 바람을 넣은 친구도 한몫 했을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사건에 영향을 준 보이지 않는 다른 사건들도 매우 많을텐데, 한 나라의 우두머리라는 사람들이 a의 원인은 b다 라는 단편적인 사고밖에 하지 못한다니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 지적할 사항은 최진실씨의 죽음에 대한 반응글이다.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은 매우 슬프기는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 처럼 보이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바로 자살에 의한 죽음이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실제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었다면 할 말은 없지만(제발 여기서 악플 등의 사건들이 죽음으로 몰아갔으니 타살이라 주장하는 분은 없길 바란다.), 이런 자살에 대해 조금은 지나친 미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물론 고인에 대해 가졌던 추억을 되새기고 싶은 자연스러운 사람의 심리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추억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어느 부분 이상 미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 근거는 너무나도 빈약해 보인다. 내키지 않을 수 있으나 고 최진실씨의 실수(이것은 언제까지나 나의 편견이기는 하지만)를 간단하게나마 지적해 주었으면 좋겠다.
  1. 이중처벌 불가 원칙에 대해 정리한 글의 링크를 적어둔다. http://blog.daum.net/gagamel1108/13466484?srchid=BR1http://blog.daum.net/gagamel1108/1346648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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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8. 10. 5. 19:15 Daily lives

스킨 변경 취소

스킨을 바꾸어 보려다가 결국 그만두었습니다..-_-;;

이거 워낙 손본데가 많아서 뭘 어떻게 할 수가 없군요.

아무래도 방학이 되야 새로 스킨을 제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림 파일은 있는데, 이거 원 이렇게 귀찮아서야...;;;


하아아...

일단 디자인부터 시작은 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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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8. 10. 5. 18:46 Daily lives

믹시 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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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5. 02:36 Interests/Photos

단절

김정욱, cut, 서울, 2008

이어폰 줄을 잘라버렸다.

교내 매점에서 나름 비싸게 주고 산 녀석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한쪽이 선을 잘 고정시켜 주어야만 나오기 시작하더니, 결국 더이상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남은 한쪽이라도 살려야 했다. 결국 나오지 않던 오른쪽은, 손톱깎이에 의해 매몰차게 절단나 버렸다.

벌써 두 주 전 일이다.

서랍 속 어딘가에 넣고 있었다. 이상하게 서랍을 열 때마다 보이는 놈인데, 오늘따라 눈에 띄었다. 이제 좀 있으면 아예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놈인데, 마지막 사진 한방은 찍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이게 마지막 이별 사진이 될 성 싶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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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8. 10. 5. 02:01 Interests/Photos

옷장

김정욱, 빨래 후, 서울, 2008

서울로 올라온지 좀 되었다.

빨래를 하고 나면 옷장이 가득 찬다. 그 전까지만 해도 입을 옷이 없어서 뭘 입지 고민했는데, 빨래를 하고 나면 입을 것이 너무 많아서 고민하게 된다. 옷이 적든 많든 고민은 똑같이 하는건가 보다.

날씨가 부쩍 추워져서 그런가 반팔 셔츠는 점차 안 입는 구석으로 밀려나고 있다. 긴팔 셔츠는 계절을 불문하고 입는 편이기 때문에, 항상 잘 집히는 옷장 한가운데에 서 있다.

내일 아침 나와 하루를 동행할 녀석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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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Man will become better when you show him what he is like.
- Anton Chekhov

마지막에 덧붙여진 금언이 기억에 깊게 남는다.

평등은 같음과 다른 것이라는데, 그러면 평등은 무엇으로 이루어 지는 것일까. 다르면서 평등하다는 것이 '권리의 같음'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러면 그 '같은 권리'는 어디까지 적용되는 것일까. 어떤 권리까지 같고 어떤 권리부터 다를지 이런건 어떻게 정해야 하는 것일까. 어디까지 같은 것을 '평등'으로 정의해야 할까? 여러모로 생각이 복잡해진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전부 다 같지는 않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단순히 환경을 논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백지가 아닌 무엇이 쓰여진 상태이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종이의 구겨진 양상이나 질감과 같은 보이지 않는 것들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엔 말장난일 뿐이긴 하지만.
Posted by 덱스터
김정욱, DS - Dexter's Story, 서울, 2008

악세사리 제작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완성된 모습이라고는 차마 하지 못하겠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것을 한 상태의 악세사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제 남은 부분은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요. 앤틱한 분위기는 손끝이 아니라 시간의 상처가 남기는 것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지금 이것은 완성작이라고 볼 수 있지요.(원래 좀 오래된 듯 한 느낌을 좋아한답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원래 의도는 DS라는 글자의 형상화였는데, 어째 그림이 좀 그렇군요. 친구들에게 글자 두개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알려줘도 S밖에는 못 알아보더군요. 처음 본 인상은 '용인가?' 였답니다. 하긴, 저도 유니콘의 머리를 가진 해마(??)처럼 보이는군요.(이런...;;) 가운데에 글자를 구분하기 위해 넣은 대시(dash, -)가 용의 날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일부러 깎기 쉽도록 D의 구멍을 크게 열리도록 만들었는데, 이것이 실수였나 봅니다.

크기는 일반적인 악세사리보다는 약간 큰 손가락 하나정도의 크기입니다. 키보드 숫자패드와 비교하면 버튼 네개정도의 크기이군요. 전공수업 과제중에 남은 두께 3mm의 알미늄판 쪼가리를 가져다가 짬을 내서 만든 놈입니다. 만드는데 판을 자르면서 손끝에 전해오던 열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드릴로 구멍을 뚫다가 놓쳐서 깜짝 놀란 기억까지도 말이죠 ^-^;;) 뒷면은 줄로 가공을 좀 많이 해서 그런가 도마뱀 피부처럼 오돌도돌합니다. 앞면은 그나마 가공이 적어서 매끈하네요.

줄을 동원할 수 없는 처지에서 손톱깎이 뒷면의 다듬는 부분으로 마무리를 했는데, 아직도 거친 느낌이 남아있네요. 이런 거친 부분이 특별함을 보장하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고, 또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란 걸 잘 아니 이대로 두어야겠습니다. 이런 거친 부분은 시간이 무딘 매끄러움으로 바꾸어 주겠지요.

아, 꼭지는 원래 있던 열쇠고리 중 쓰지 않는 것에서 떼왔습니다. 정면사진 하나를 추가합니다. 상당히 거칠다는 것을 금방 느끼실 것 같네요.

김정욱, DS - Dexter's Story, 서울,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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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8. 10. 2. 23:29 Interests/Photos

새벽 네시

김정욱, 새벽 네시, 대전, 2008

우리집은 20층이다. 비록 지금은 기숙사에서 살기는 하지만, 이사가기 전 까지는 20층이 내가 원래 사는 높이이다.
이렇게 높은 곳에 살면 몇가지 이점이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고장이면 운동 한번 제대로 한다는 좀 뒤틀린 이점에서부터 잠 안올 때 베란다로 나가면 확 트인 시야를 얻는다는 이점도 있다.
처음 디카를 산 다음 새로 장난감을 산 꼬마아이처럼 한창 신이 나서 사진을 마구 찍어대고 다녔다. 이 사진은 그때 즈음 잠이 안와서 베란다로 나갔을 때 찍은 사진일 거다.
과연 저 불빛들은 누구를 위해서 길을 밝혀주고 있는 것일까. 길뿐만 아니라 하늘까지 밝혀주는 저 수많은 등들의 세례를 받는 사람들은 분명히 축복받은 사람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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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8. 10. 2. 21:53 Writer

고민의 밤

고민입니다.

제 작은 철학은, 명확한 사실관계에 기반한 이성적인 판단으로 세상을 살아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저는 세상사는 맑은 호수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맑은 물속을 한번에 들여다 보면서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이 호수 위를 한가로이 날고 있는 매 뿐입니다. 하지만, 이 매는 높이 떠 있기에 물속의 일에 직접 관여하기에는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현실을 버린 학문이 이러한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실을 직시해야 할 이유는 현실을 바꾸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속을 거닐고 있는 물고기가 올바르다고 말하기에는 무리하지 않은가 생각하게 됩니다. 물 속을 거닐게 되면 물 속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지만, 근시안이 되어 버려 적확한 현실을 바라보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옛말에 '부지런한 바보만큼 이웃을 괴롭히는 자는 없다'는 말이 있는데, 무턱대고 물속에 달려들었다가 부지런하기만 한 바보가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됩니다.

왜 신은 인간에게 멀리 있는 것을 내다보는 능력을 주지 않은 것일까요. 천리안까지는 아니더라도, 호수의 전경을 대강이나마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늘에 호수를 살짝이라도 비추어 주었으면 이런 물 속에서 어느 정도는 멀리 내다보며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까운 것밖에 허락하지 않은 대신 여행이라는 것의 즐거움을 선물한 것이라고 믿으니, 그나마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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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한창 전공수업 작업을 끝내고 힘든 몸을 이끌고 기숙사로 돌아오니 분통이 터지는군요. 먼저 링크부터 걸겠습니다.


전여옥 의원님(전 이 명칭이 매우 부적격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전 영등포민이 아닌 관계로 이렇게 불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촛불이 없는 이유를 알고 싶으십니까? 제 짧은 소견으로는 정치인들이란 자기 세계관에 사로잡혀 남의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들으로 정의되어 있기는 하지만, 일단은 그분들과는 다르다는 전제 하에 글을 써 보도록 하지요.

먼저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두가지 사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지진으로 인해 수만명의 사람이 죽은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수도공사의 실수로 인해 하수구로 흘러들어가야 했을 구정물이 수도관에 흘러들어간 사건입니다(단, 이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둘중 어느것이 대중의 분노를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 짧은 인생 경험에 비추어 보면, 분명히 후자의 경우에는 폭동이 일어납니다. 분명히 지진으로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이 다쳤는데도 불구하고 왜 죽은 사람이 한명도 없는 후자의 경우가 더 큰 분노를 일으키는 것일까요? 단지 살아남은 불만가진 사람이 두번째 경우에 더 많기 때문인 것인가요?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요?

앞선 예에서 두 사건의 차이는 '통제가 가능한 것이었는가'의 차이입니다. 첫번째 경우, 지진이 수만명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떠난 자들의 명복을 빌거나, 하늘을 원망합니다. 구체적인 불만의 표시로 이어지지는 않지요.[각주:1] 한편, 두번째의 경우에는 분명히 통제가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수도시설을 잘못 관리하는 바람에 절대 들어가서는 안될 오물이 수도관을 타고 흘러들어와 각 가정집까지 가게 된 것이지요. 이럴 때 사람들은 아주 구체적인 행동을 취합니다. 과격한 사람들은 각목과 화염병을 들고, 조용한 사람이라도 분노에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 서버를 마비시켜 버립니다. 사람들은 통제가 가능했던 경우를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게 된다면, 분노하게 됩니다. 이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만화를 보다가 지각한 학생이 시내에서 교통사고가 나 버스가 늦게 도착해 지각한 학생보다 배로 혼나는 이유와 같습니다.

미국산 쇠고기와 멜라민 사태의 차이점은 이것뿐입니다. 국민은 반년만에 변하지 않습니다(저는 이것이 정치인들의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기만의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반미세력의 근원을 알아차렸기 때문에 촛불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헛소리입니다. 국민들중 일부가(저는 대부분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 또한 저의 짧은 소견에 지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일부'라는 단어를 사용하겠습니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분노한 이유는, 이것이 '정부가 통제 가능했던 위험' 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도장을 찍지 않았다면, 그런 분노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멜라민 사태는 이와는 다릅니다. 예전까지 알려지지 않아 통제가 불가능한 사태였기 때문이지요.(미국이나 유럽에서 있었던 인간 광우병과 차이를 보이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분노가 일어난다고 해도 그 대상은 정부가 아닌 중국의 낙농업에 관련된 업체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지금 촛불이 없는 이유입니다.

전 당신이 이 글을 읽으시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셨다면 한마디 논평 정도는 해 주실 수 있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추구하시는 바가 '대중과 소통하는 정치인' 이라면 말이지요. 이만 짧은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1.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통제 가능했던 일이 되어 버린다면 그때는 전쟁시 양 국민의 감정과도 같이 깊은 분노가 군중들에 메마른 들판에 불길이 퍼저나가듯 퍼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부실공사로 인해 인명피해가 늘었다' 거나 '잘못된 실험으로 인해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과 같은 경우에 말이지요. 하지만 이것은 '지진 그 자체'에 대한 불만이 아님을 주목해야 합니다. 지진 그 자체는 통제가 불가능한 요인이기 때문에, 분노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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