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KAIST 수시면접 대비하느라 토론준비를 한 적이 있었지요. 그때 국어선생님(아 정말 존경하는 분인데 졸업하고나서 아직 한번도 못 뵈었네요 흑 ㅠㅠ)께서 하신 말씀중에 '토론하는 능력을 기르고 싶으면 백분토론이나 심야토론같은것을 챙겨봐라'라고 하셨지요.

그땐 당연히 안봤지만(-_-) 이후 가끔씩 챙겨보았습니다. 오늘 토론은 말빨이 쎈 사람들이 대거 튀어나오길래 '아 이건 봐야한다' 하고서 맥주 한캔 들고(?) 컴퓨터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지요.(그런데 아프리카가 공격위험사이트로 지정되어 있더군요. 크롬이나 파폭에서는 열리지도 않고. 이건 좀 고쳐야 할 듯 합니다.)

오늘 토론 솔직히 매우 기대했습니다. 3대구경거리중 하나가 싸움구경이래지요(-_-)? '아 오늘 대박으로 피터지겠군' 생각하며 봤는데, 1부는 솔직히 재미없더군요. 다들 평소 입장만 말하고...

2부. '이건 대박이다'

정리 들어갑니다.



첫 째. MB는 양쪽에서 까인다.

김정일이 죽지 못한게 아쉽다고 하시던 그분. 딱 봐도 극우논객이더군요. 솔직히 북한 다 때려잡자 이런 논리에 거부감을 갖고 있기는 한데, 그래도 아주 틀린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정책이 개무시당하는 현 정치 판도를 뒤엎어야 한다'(이건 맞는 말 같더군요. 패거리정치여서 우리나라 정치가 개판이다 이런 말인데, 사실 지역감정(요즘 세대는 없다고 해도)으로 투표하는 모습 많이 보았지 않습니까.)라던지 '내년에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정말 큰일난다'(정말 잘못하면 폭동사태까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들거든요.) 같이요.

먼저 코드인사 논란으로 한방 날리고, 정책같은것도 좀 제대로 하라고 까이고, 마지막으로 대운하 좀 제발 때려치라는 것으로 까이고, 뭐 이건 안 까이는 곳이 없네요.

더군다나 현재 여당의 대표격으로 나온 나경원 의원까지 '잘못했다'는 말을 할 정도면 이미 말 끝난거죠 뭐.

진보진영에서는 원래 까댔으니 뭐 더 이상 말이 필요하지는 않겠군요. 솔직히 싫긴 한데 양쪽에서 '저새낀 아니야' 하는 것 보니 조금은 동정심도 가고 그런달까..??



둘 째. 민주주의 위기 논란

예전에 고스트스테이션(요즘은 이름 바뀌었나요?) 주로 즐겨 듣던 어둠의 자식이라 그런가 신해철씨에 대해서는 호감을 가진 입장입니다. 뭐 원래 제 사상이 비틀린 것도 한 몫 했겠지만(물론 이게 신해철씨 덕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네요)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게 아니니까 넘어가도록 하지요.

먼저 인상적인 발언은 '이명박에서 박정희가 아닌 전두환을 본다'란 말입니다. 박정희 전두환 둘 다 군부의 독재자 이미지가 있지만 이제 좀 자세히 나누어 보면 박정희는 '경제를 발전시킨 선지자(솔직히 이 단어는 좀 마음에 안 드는군요)' 쪽으로 이미지가 가는 반면에 전두환은 '살인마' 쪽의 이미지가 강하죠. 물론 이게 박정희는 죽어서 나쁜 이미지 못 남긴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고양이 입장에서 앞발 들이대는 것은 위협이 아닐 지 모르나 쥐 입장에서는 그만한 위협도 없다'는 유시민씨 발언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바로 튀어나오는 나경원 의원의 발언. '당신들도 그랬잖아요'(뭐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비슷한 의미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한나라당이 쥐가 아니라 개였다는 것은 둘째치더라도(할껀 다 해먹었다지요?), 지금 그게 중요한 건가요? 전 정부에서 그랬으면 이번 정부에서는 하지 말아야 하는게 정상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전 그냥 이 정권에서 느끼는 목숨의 위험함을 고소공포증으로 몰아넣고 계속 까렵니다 ㅇ-ㅇ.



셋 째. 교과서 논란

역시 튀어나오는군요.

별 다른 감상은 없고, 제가 궁금한 점은 '그게 주류 역사학계의 입장이냐?'는 것이었는데(사실 주류 역사학계가 일제강점기를 옹호하면(가능성은 안드로메다에 버려진 개념이 세배가 되어 정치인들 뇌속으로 돌아올 가능성 정도로 생각합니다만)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을 말끔하게 지적해 주시네요.

솔직히 뉴라이트 교과서, 집필진에 역사학자가 하나도 없는데 이거 믿어도 되는거야 싶더랍니다.

공정택(솔직히 말하자면 '씨'자가 아깝군요)이의 권고사항으로 서울내 학교의 역사교과서가 휘리릭 변신한 사건은 민주주의 논란과 이어져 보이네요.

개인적으로 김제동씨의 마지막 마무리 발언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이미 교과서 토씨로 사상이 바뀔 시대는 지났다.' 거의 금서에 가까운(?) 조치를 받은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팔려나가는 현실을 생각하면 말이죠.



넷 째. 사이버모욕죄 논란

일단 전 이 법안에 반대하는 입장임을 밝혀두고 시작하도록 하지요. 전 자유를 중시하는 편인데다가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악플이라던가 모욕과 같은 것)은 언제까지나 윤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학국어 시험문제로 관련 글을 쓸 때도 썼던 예인데, 사실 일제강점기에 신분제가 갑자기 폐지되면서 엄청나게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거든요? 이것때문에 다시 신분제를 돌릴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비슷한 논리(?)로 이런 모욕이나 명예훼손이나 하는 것들 모두 다 윤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의식이 성숙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죠. 어떤 의미에서는 J. S. 밀이 말한 '어느정도 의식이 성숙하기 전 까지는 자유가 주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과 반대된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사실 이 부분은 저도 좀 많이 갈등되더군요. 말 안 듣는 짐승새끼를 말을 알아들을 때 까지 말만 해 대야 하는가, 아니면 바로 도끼작렬로 나아가야 하느냐. 일단 전 누구든지 말은 알아들을 수 있다고 가정하고 나가겠습니다.)

제 입장은 그만두기로 하고, 역시나 나경원의원은 한나라당의 이 특별법 제정을 위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시는군요. 법이 개념있냐 없냐는 둘째치고(개념 없습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그 열정 하나는 높이 평가해드리죠.

그리고 역시 나오는 말. '이 법은 정치인을 위한 것이다'. 사실 정치인은 일부러 까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에겐(높은 자리에 올라섰으면 그만큼 하소연과 욕설을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더욱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질 수 밖에 없게 하네요.



다섯 째. 시간부족

한 한시간만 더 했으면 FTA로 혈투가 벌어졌을 텐데, 솔직히 아쉽네요. 진중권씨가 말한 '저를 좌파라고 불러야지 이분을 좌파로 부르면 안되지요'(사실 국제적인 기준에서는 신자유주의쪽인 유시민씨가 우파로 분류되는게 맞지 않나 싶은데...)로 대변되는 상황이랄까요? 전 기본적으로 FTA는 반대하는 입장인지라 이 토론을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아쉽더군요.



간단한 감상평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김제동씨 발언이 너무 없지 않았나 싶네요. 방청객 김제동 -_- ㅋㅋㅋ

덧. '평소에 (100분토론에) 나갈땐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고 나가지 말라고 말리던 지인들이 이번엔 보복당한다고 나가지 말라고 하더라'는 신해철씨 발언. 이 한 마디에 민주주의 문제가 총 집약되어 있지 않나 싶네요.

'Daily liv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상, 2008-12-20  (4) 2008.12.20
신께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ㅠ_ㅠ  (4) 2008.12.20
화면 전환 프로그램  (0) 2008.12.18
18대 대선!!!  (0) 2008.12.17
근황 및 계절학기 다짐  (10) 2008.12.15
Posted by 덱스터
보스키를 아시나요? 직장이나 학교에서 자기가 하던 일을 숨기고 싶을 때 쓰는 프로그램입니다. 전 쓸일이 없지만(아직은) 화면이 작은 노트북을 주로 사용하는 탓에 여러개의 화면을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씁니다.

4DESK

기본 기능은 화면전환이지만, 창을 나란히 정렬하도록 도와주는 자석기능이 있습니다. 자석기능이란 창 모서리끼리 착 붙는 기능을 말합니다. 전 주로 화면을 2개에서 3개로 설정해 놓는데, 최대 화면 수는 9개정도 됩니다.

다만 주의하실 점은 전체화면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게임이라던지...)같은 경우 화면 전환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알씨가 그런 경향이 있더군요. 자세한 설명은 위 링크를 타고 넘어가서 보시는 것이 나을 것 같네요.

'Daily liv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께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ㅠ_ㅠ  (4) 2008.12.20
100분토론 400회, 짧은(?) 감상평  (8) 2008.12.19
18대 대선!!!  (0) 2008.12.17
근황 및 계절학기 다짐  (10) 2008.12.15
아.. 무기력...  (4) 2008.12.14
Posted by 덱스터

2008. 12. 17. 23:34 Daily lives

18대 대선!!!

딜미스!!

...-_-;;

죄송합니다 흑


살려줏메 ㅠㅠ

별 내용 아니고 요즘 미친듯이 하고있는(덕분에 오늘에서 내일 넘어가는 자정 듀인 레폿을 어제 하나도 못썼더래죠) 마이티 이야기입니다. 그 이름하여 마이티 네트워크 v3.2!!



마이티는 3명에서 6명까지 즐길 수 있는 카드게임입니다. 다분히 정치적인(?) 게임이어서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할 거라고 제가 장담합니다 -_-ㅋ(그런데 정치적인 것과 재미있는 것이 무슨 상관이지;;;)

게임 방법은 도움말 파일에 자세히 나와 있어요. 간단히 설명하면 마이티는 스페이드 에이스(경우에 따라서는 다이아 에이스가 되기도 합니다), 조커콜은 크로바 3, 기루다는 제일 센 문양을 나타냅니다. 도움말 자체로는 좀 말이 붕 뜬 감이 있어서 그런데, 이것을 알아두시면 이해하기 더 쉬울꺼예요.

전 주로 관악6마로 플레이해요. 딜미스가 없으면 게임이 너무 편파적으로 변해버려서 재밌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지게 되더라구요 -_-;;(운이 지지리도 없지 -_-)

들은 바로는 예전에 7080학번들은 이 게임에 미쳐 살았다고 하더라구요(특히 자연대, 공대). 학생들이 이제 수업까지 쌩까면서 마이티를 치니까(-_-) 카드를 압수하는데 처음엔 덱 전체를 압수하다가 카드 한장만 압수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고 하더라구요. 어차피 카드 한장만 없어도 마이티는 못치거든요 -_-(천잰데??). 그런데 나중엔 조커를 주었다고 하네요. 마이티는 조커 한장만 있으면 되거든요(이거 생각해내신 분도 좀 짱인듯).

음.. 그러면 전 이만 다시 카드치러 갑니다 -_-v

'Daily liv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분토론 400회, 짧은(?) 감상평  (8) 2008.12.19
화면 전환 프로그램  (0) 2008.12.18
근황 및 계절학기 다짐  (10) 2008.12.15
아.. 무기력...  (4) 2008.12.14
역사공부를 하면서 떠오른 짧은 생각 몇가지  (2) 2008.12.11
Posted by 덱스터
근황


1. 아침에 본 물리시험을 끝으로 모든 시험이 끝났습니다.
역시 매번 느끼는 거지만 시험은 얼마든지 어렵게 나올 수 있군요 -_-
샤프가 시험 시작부터 고장나서 펜으로 풀었는데, 참 그처럼 비참한 일도 없더군요.

2. 수요일 밤까지 소논문이 하나 남았습니다.
골치아프네요 -_-
종강 레폿에 허덕이는 이 땅의 수많은 대학생 여러분, 힘 내자구요 -_-

3. 지름신은 어느 경우에도 강림하실 수 있더군요.
어느 출판사에서 vita activa라는 세트를 출간했습니다.

비타 악티바 세트 - 전5권
노명우 지음/책세상

vita는 비타민에서와 같이 '삶' 이라는 뜻이고, activa는 영단어 action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행동'이라는 뜻입니다. 둘을 조합하면 '행동하는 삶'이 되겠지요. 실제 소개도 '실천하는 삶'이군요.

어쩌다가 아나키즘과 관련된 책을 찾게 되었는데, 이런 책 세트가 나왔습니다. 4, 5권인 계급과 아방가르드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다른 세권은 눈이 가는군요.

물리도 제대로 지름신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밤의 물리학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꿈꾸는과학 옮김/사이언스북스

공간개념
막스 야머 지음, 이경직 옮김/나남출판

밤의 물리학은 기존 관점이 아닌 45도 뒤틀린 관점의 물리 이론들을 다루는 책입니다. 흥미로운(하지만 채택되지 않은) 가설들 같은 것을 다룬다는데, 이거 제 입맛에 아주 제대로 맞게 생겼습니다. 공간개념은 역시 물리란 학문이 공간이란 것을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으니까 그런지 마구 끌리네요.

아쉬운 점은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_- 책 사는데 쓰는 돈은 아깝지 않지만 (밥을 굶어서라도 살 수 있지만) 밥을 아예 안 먹고 살 수는 없으니...-_- 아무래도 밤의 물리학과 공간개념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아야 할 듯 하네요. 방학동안 도서관 갈 일이 좀 많겠습니다.


계절학기 다짐


1. 계절학기가 다음주이면 시작입니다. 아침 늦잠을 생활화하려고 세시에 시작하는 강의를 신청했는데 이 계획을 폐지하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바른 어린이가 되렵니다. 그런데 뼛속까지 올빼미인 제가 이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군요.

2. 나름대로 바른 생활을 해 보겠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원래 계획따윈 지키지 않는다는 것을 초등학생 때부터 뼈저리게 느껴왔지만(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경직되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지요?) 이번엔 좀 다르리라 생각해봅니다 -_-
친구한테 앵겨서(-_-) 영어 공부하는 스터디그룹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낯을 좀 가리는 성격인데, 잘 되리라고 믿어야겠지요 -_-
그리고 책 읽고 물리 공부하고 영어 공부하기 각각 한 시간씩 세시간을 매일 투자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여름학기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_- 6시까지는 동아리 일로 작업실에서 중국인노동자의 생활을 만끽(?)하다가 이후에는 저녁을 먹고 방구석폐인짓을 했었는데, 겨울엔 동아리 작업이 없으니 좀 생산성 있게(?) 시간을 쓰게 되리라 믿어봅니다.

3. 지른 책들을 전부 읽을겁니다 -_- 그런데 이거 보니 무지막지하게 어려운 작업이군요... 예전에 나흘동안 네권의 책(총합 천 페이지 정도 되더군요)을 돌파한 기억이 있긴 하지만 그건 한글이니까(...)가능했던 일이고, 원서가 70%를 차지하는데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더군다나 책은 그 두어배....). 어쨌든, 도전은 도전입니다.

'Daily liv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면 전환 프로그램  (0) 2008.12.18
18대 대선!!!  (0) 2008.12.17
아.. 무기력...  (4) 2008.12.14
역사공부를 하면서 떠오른 짧은 생각 몇가지  (2) 2008.12.11
사람 맞추는 게임?  (0) 2008.12.10
Posted by 덱스터
시험은 월요일인데 공부는 안되고 해서 새로 RSS 구독을 신청했다. 그래서 지금 구독하고 있는 블로그 수는 27개이다.(나머지 하나는 블로그인지 아닌지 조금은 애매해서 제외). 구독 신청한 블로그는 김우재 님의 블로그이다. 예전에 내 입맛에 맛는 45도 뒤틀린 시각이 잘 드러난 포스트를 보았던 기억이 잇는데, 추천 RSS를 뒤적거리다가 발견해서 구독을 신청했다.

신청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RSS를 구독하게 되면 몇 개의 글이 읽지 않은 상태로 올라온다. 일단 이 글들은 상큼히(-_-) 무시해 주고 아래로 쭈욱 내려보았다. 어쩌다가 보니 이런 글이 눈에 들어왔다.

대학교의 의미와 학풍이라는 것

한홍구 교수님의 『대한민국사』 라는 책을 보면(1권인지 4권인지 헷깔리는데 아무래도 1권인 듯 하다.) 대학교의 역사에 관해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군부시절에 대학생에게 병역특례를 주는 제도가 있었는데, 이때 갑자기 대학교가 늘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이렇게 기형적으로 자라난 '대학'이라는 제도가 위의 글 본문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올바른 대학의 의미가 증발해 버리는 결과를 나았다고 볼 수도 있다. 어떻게 되었건, 지금의 대학교는 [고등학교 이후의 기초교육과정]처럼 변해 버린 면이 분명히 존재하고[각주:1], 이런 기초교육과정에 왜 자신의 돈을 써 가면서까지 공부해야 하냐는 일부 운동권(이 부분은 사실 잘 모르겠다.)의 주장을 본 기억도 있다. 기초교육과정인 만큼 정부나 기업에서 그 부담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보기에는 학부과정은 이미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처럼 보인다. 분명히 사회 전체적으로 볼 경우 대학이 줄어드는 것이 이득이지만, 수요자라 할 수 있는 학생 개개인의 입장과 기업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정부에서 '대학을 강제로 통폐합하고 대학생 수를 줄인다'는 정책으로 나설 경우 폭동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이미 '대학은 나와야지'라고 말하는 학부모가 많은 상황에서 대학 수가 급감하고 대학생 되기가 특목고 들어가기보다 힘들어진다면 결과야 불 보듯 뻔하지 않은가?) 또, 일부에서는 '대학을 나온 자'와 '대학을 나오지 못한 자' 사이의 계급이 형성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하는 듯 하다. 물론 이 지적은 그리 타당해 보이지는 않지만(이미 수많은 계급이 형성되어 있는 사회에 이미 있는 계급차이가 심화된다고 해서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대학으로 나뉘는 계급은 그 전에 다른 것으로 계급이 나뉘지 않았을까?) 말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누군가는 피를 보아야 한다. 그것도 한 세대가 일생에 거쳐서.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위의 글이 지적한 '학풍의 부재'이다. 나야 뭐 그런 것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 없는 갓 대학에 입학한 08이지만(1년은 사실 그리 긴 기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분명해 보이는 것은 대학이 '학문의 중심지'가 아닌 '취업준비의 중심지'로 변했다는 것이다. 고등학생들 누구나 '그래도 대학은 가야지'라는 말을 듣는다. 이게 무슨 뜻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취업준비의 중심지'라고 하더라도 학풍을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다. 위의 글에서 말하는 학풍이 '학문에 대한 토론의 분위기'를 말하는 것이라면, 이미 70년대부터 쭈욱 '운동권'이라는 '사회 제도에 대한 토론의 분위기'를 가진 집단을 보아오지 않았던가? 문제는 대학이 어떤 곳으로 변질되었는가가 아니라 '왜 대학에는 이런 토론의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가'이다.

필자는 이 문제의 답이 '순수학문은 바보들의 학문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순수학문으로 살아남는다는 것 자체가 도박이다. 맨날 '왜 대한민국에는 학문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가' 라고 한탄만 하지,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한 사람이 있었던가 생각해 보길 바란다. 박사학위를 수료한 사람이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들먹이지 않아도(루머에 불과할 수 있다) 이미 본인부터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필자는 대학에 원서를 쓸 때 물리천문학부와 기계항공공학부 사이에서 갈등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원서를 넣기 직전까지만 해도 물리학부에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6:4정도의 우위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기계항공공학부에 들어와 있다. 부모님의 말을 듣기로 한 것이다.(물론 대학원은 의지대로 물리, 그것도 이론 쪽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 왜 이런 현실이 나타나게 되었을까?

사실 먹고 살 수만 있으면 학문을 할 사람은 널렸다. 물론 내 주위가 대체적으로 학구열이 높은 편인 것은 사실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순수학문이 바보만 하는 학문이라는 비아냥을 받는 이유는 '생존을 걸고 하는 도박'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승률도 매우 낮다. 항상 불거지는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 문제만 하더라도(예전에 서울대학교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이 더 이상 열리지 않게 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존재 자체가 위협이 받는 도박을 할 사람이 있을까? 난 거의 없다고 본다. 결국 학문이 더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도 명맥이 끊기지는 않는 운동권의 예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사회 문제는 어찌 되었든 구성원 전체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관심 속에서 비판이 싹트고, 비판은 토론을 가져온다. 순수학문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을 수 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토론의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을까? 차라리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가 더 쉬우리라고 본다.

예전에 술자리에서 물리학부에 진학한 정말 절친한 친구가 너무나도 자기 과에 대한 자랑을 해 대자 이런 농담을 던진 적이 있었다. '부럽긴 부럽지. 그런데 사회에 나가면 배고플 것 같아.' 언제까지 술자리에서 이런 자조섞인 한탄을 해야 한단 말인가.

글이 홧김에 써서 그런가 조금은 두서없게 쓰였다. 독자는 이 점 양해해주길 바란다.
  1. 고등학생의 평균 대학교 진학률은 80%에 이른다고 한다. 자료에 따라 조금씩 숫자가 다르긴 하나 80%를 넘는다는 것은 조금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2008. 12. 14. 02:05 Daily lives

아.. 무기력...

월요일 시험에 수요일 논문이 겹치니...완전 무기력합니다 ㅠ

공부는 안되고 ㅠㅠㅠㅠ


시험은 왜 만든거야 왜!!! -_-


흐아아

정신차리고 공부하러 돌아갑니다 ㅠㅠ

(아 역시 난 벼락치기 타입이 아닌건가)


'Daily liv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대 대선!!!  (0) 2008.12.17
근황 및 계절학기 다짐  (10) 2008.12.15
역사공부를 하면서 떠오른 짧은 생각 몇가지  (2) 2008.12.11
사람 맞추는 게임?  (0) 2008.12.10
으앍 ㅠ  (2) 2008.12.09
Posted by 덱스터
오늘 대학국어 시험을 치르고(1200자로 글을 써내라는데 죽겠더군요 -_- 결국 다 쓰긴 했는데 외각주를 셋 이상 달라는 부분은 시간부족으로 못했습니다 ㅠ) 잠깐 블로그질을 하러 들렀더니 이런 일이 있더군요. 전 TNC랑 무슨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그냥 지나갔던 논쟁이라 넘어가지만, 댓글에서 꿈틀꿈틀 님하고 도아 님하고 한판 붙었(?)길레 끄적여 봅니다.

태터앤미디어는 쓰레기인가? - 블로그 마케팅의 허와 실 4

댓글에 링크거는 방법은 모르겠네요 -_-;; 첫 댓글이니까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이 논쟁의 결론은 간단합니다. '정치성'이라는 가치가 과연 제품의 품질에 포함되느냐는 문제입니다. 예전에 촛불때도 이 논쟁으로 롯데나 농심에 타격이 갔었지요.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치성은 품질의 하나이다. 하지만 그 가중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써놓고 보니 교과서적인 발언이네요. -_-;; 사실 모든 것이 가치를 갖습니다. 이름도 그렇고 공기도 그렇고 기술도 그렇고 전부 다 어느정도 고유한 성질을 갖고, 그 성질은 가치로 취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가치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섭니다. 가장 쉬운 예로는 스타벅스 커피가 있겠네요. 사실 커피 원가는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하긴 농장에서 얼마나 혹사시키는데...) 그런데 커피 가격은 뻥튀기가 좀 심하게 되었지요. 예전에 댓글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특히 한국은 이런게 심해서 미국에서도 가장 비싼 스타벅스 커피가 3500원 정도인데 반해 한국에서는 제일 싼 스타벅스 커피가 3500원이라고 하더군요(전 커피는 학교 카페테리아에서만 먹어 이런건 모르니 누가 좀 알아봐 주시길...;;). 이건 다 '스타벅스'라는 이름의 가치가 커피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맛과 향이 같은 커피를 같은 가격에 판다고 해도 수요가 있을까요? 글쎄요..?

이건 앞서 댓글에서 논란이 되었던 삼성 제품이나 조선일보 기사(문화 관련)의 품질에 적용해 볼 수 있겠지요. 삼성 제품은 솔직히 이름만 떼고 보았을 때에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 LG를 더 선호하긴 하지만 그건 별개로 치자고요. 조선일보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문화쪽(굳이 문화가 아니더라도 정치면을 제외한) 기사들은 도아 님 말씀대로 상당히 양질을 자랑합니다.(물론 문화면에까지도(예를 들면 추천 책 선정) 조선일보의 정치적인 입장이 드러난다는 말은 있지만, 전 그 부분까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정치성이라는 가치가 고려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요? 둘 다 '정치성'에서는 낙점입니다. 적어도 저에겐 말이지요. '삼성공화국'이라는 비아냥이 왜 있고, '좃선일보'라는 거센 비판이 왜 있겠습니까.

댓글로 봐서는 도아 님은 이런 '정치성'이라는 가치에 상당히 낮은 가중치를 두시는 듯 합니다. 물론 이게 아주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이 아무리 낙제점인 정치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반도체 하나 잘 만드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정치성만 갖고 제품을 평가한다면(물론 이건 매우 극단적인 경우입니다) 다른 부분에서(예컨대 기술같은 부분 말이지요) 품질 개선이 이루어 질 수 있을까요? 그렇긴 하지만 너무 낮은 가중치를 두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반면 꿈틀꿈틀 님의 경우 이 정치성에 상당히 높은 가중치를 두시는 것 같습니다. MS를 극도로 싫어하시는 걸 볼 수 있는데, 이건 다 MS의 '반(半)독점기업'이라는 정치성 때문이겠지요. 전 파이어폭스를 단지 IE보다 빠르다는 이유로 사용하지만, 꿈틀꿈틀 님의 경우는 조금 다른 것 같더라구요. 정치성에 높은 가중치를 두는 것은 나쁜 것은 아니긴 하지만, 정치성에만 너무 집중해서 다른 가치를 놓치고 계시지는 않은가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휘리릭 글을 수습해 보자면, '정치성이라는 하나의 가치에 적당한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가 되겠네요. 물론 이 가중치라는 것이 숫자로 딱 떨어지지 않는 것이긴 하지만(이과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슬픈 일이지요 -_-) 적어도 어느 선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 생각엔 한국을 전체적으로 놓고 볼 때 이 가중치가 너무 낮은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어이구, 쓰고 보니 이거 제 블로그가 전쟁터가 되는 것은 아닌가 두렵네요 ^-^;;;


추가(14일 17:20)
본문의 '정치성' 이라는 단어를 좀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위의 정치는 투표와 국회에서 치고박고 싸우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도를 사회에 반영하는 것' 이란 넓은 의미의 정치로 쓰였습니다. 예컨데 'A 가게보다 B 가게가 더 친절하니 B 가게에서 사야겠다(가게에 친절함을 요구하는 것에서 정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는 것까지도 정치적인 판단이 들어간다고 보는 것입니다.
Posted by 덱스터
저작권 떡밥. 참 오래되었네요. 이번에 티스토리에 공지로 올라온 것이 있어서 생각나는대로 끄적여 봅니다.

저작권(음악,영상,사진,글 등)을 보호해주세요!

먼저 저작권이 어떻게 만들어졌나 생각해 보아야 하겠지요. 제가 보기엔 저작권은 일종의 특허입니다. 아니, 특허가 저작권의 일종인건가요? 어찌 되었든 동류라고 봅니다. '만든 사람의 이권을 보장해 주어서 생산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켜 더욱 생산적으로 만들자'는 취지의 것이지요. 그런데 이 취지에서 벗어나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악법으로 변합니다. 일단 악법은 지켜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생기지만(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건 군부시절에 만들어낸 개소리라는 소문도 있더군요),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법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뭐 어찌되었든 예전에 좀 인상깊게 보았던 TED 동영상 하나 링크 걸어 둡니다. 이거 중간중간에 딴짓하느라 전부 못 들었는데, 언제야 다시 들을지 모르겠네요. 보면 좋을 것 같은 동영상 리스트에 30개 넘게 모아놨는데 -_-



영어에 진절머리가 나신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새 시대에는 새로운 법이 필요하다'는 결론입니다. 새 술은 새 포대에 담으라는 말과 어딘가 묘하게 겹치긴 하네요.

확실히 지금의 저작권법은 생산성(또는 창조력)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특허 기간을 늘린다고 하던데 그러면 이 발목에 걸린 족쇄는 더욱 강해지기만 하겠지요. 그러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전 이게 제일 큰 문제라고 봅니다. 이건 저 혼자서 답할 수 있는 종류의 문제는 당연히 아니지요. 사회 전반에 걸친 동의가 필요한 사한이니까 말이죠.

글쎄.. 일단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특히나 음악에 관해서는 말이지요. UCC 같은 것을 만드는 데 음악을 사용하는 건 제한하지 말되, 이런 곳에 사용된 음악을 2차로 녹음하는 것은 금지하자? 뭐 이런 쪽이 되겠습니다. 쓰고 보니 뜬구름 잡는 소리네요 -_-

뭐 아무쪼록 누군가 괜찮은 답을 생각해 내기를 바랄 뿐입니다.
Posted by 덱스터
내일 시험을 봅니다. '한국의 문화유산'이란 일반교양 과목인데, 역시 유산을 다루다 보니 역사가 자연스레 끌려 나오네요. 공부를 하다가(공부라고 해 봤자 프린트에 끄적거린거 복습하는 정도긴 하지만 -_-) 생각나는 몇가지 적어봅니다.


1.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은 기본적으로 '후대가 평가한 선왕의 기록'입니다. 왕이 죽으면 실록을 기록하는 실록청이 세워지고, 여기서 사초(史草 - 사관들이 기록한 왕의 행동 및 언행들)와 기타등등의 자료를 분석(해석이라고 해야 하려나...)하여 실록을 편찬했다고 하는군요.

재미있는 부분은 이것입니다. 1. 실록은 왕이 절대 보지 못했다. 2. 사초는 사관이 아니면 볼 수 없었다. 3. 사초 등 실록이 만들어질 때 사용된 자료는 모두 폐기되었다.(이를 세초(洗草)라고 한다네요). 4. 실록은 후대에 새로 나오기도 한다(정권 교체). 이때 기존의 실록은 보관되고, 개정실록이 같이 보관된다.

물론 1번은 세종때 어겨졌다는군요. 용비어천가를 짓기 위해서라나 뭐라나... 1, 2번은 지금의 정권이 좀 새겨 둘 필요가 있는 부분인 듯 합니다. 실록과 사초는 왕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많이 들어간 자료들입니다. 왕에게 이런 자료들의 열람을 제한한 이유는 보나마나 '왕에 의한 비판의 탄압'을 막기 위해서였지요. 지금 정권처럼 '잔소리 듣기 싫어하는 정권'은 새겨두어야 하겠습니다. 설마 조선시대보다 못한 정권으로 거듭나려고요...

4번도 또 재미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자마자 교과서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었지요. 일각에서는 400번이나(100번인가요?) 고쳐진 누더기에게 교과서라고 이름붙일 수 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전 이걸 400보 신의 교과서(?)에 가까워진 교과서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뭐, 이건 중요한 건 아니군요. 하여튼 '정권이 바뀌어도 전 정권의 시각은 그대로 유지하는 정책' 이 하나는 높게 사야 할 것 같네요. 지금 행태를 보면 전 정권의 흔적을 지우려고 탯줄에서 영양분 공급받던 힘까지 뽑아내고 있는데, 조선시대에도 그러지는 않았다는 말입니다. 물론 사람들은 뎅겅... 하지만 이건 당연히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할 일은 아니지요.


2. 향교, 서원 - 교육기관

교육기관하면 다 성균관을 떠올리게 되는데, 기초교육기관(초중고등학교라고나 할까요?)은 향교와 서원이었습니다. 향교는 국가에서 관리를 양성하기 위해 설치한 기관이었고, 서원은 사립으로 세운 교육기관이었습니다. 향교는 교육 말고도 제사의 기능도 지녔는데, 15세기 말부터 군역을 면제받으려고 향교에서 한 자리 맡으러 기어들어온 사람들 때문에[각주:1] 교육 기능이 급격히 하락했다고 합니다. 결국 17세기에 이르러서는 교육은 전부 서원에서 이루어지고 향교는 제사의 기능만 남았다고 하네요.

서원은 16세기 즈음 힘을 얻기 시작한 사림[각주:2]세력이 사화[각주:3]를 피해 지방에 은거하면서 세운 사립교육기관입니다. 15세기 말부터 시작된 향교의 질적 하락과 함께 뜨기 시작했다네요. 향교처럼 교육뿐만 아니라 제사의 기능도 담당하고 있었고, 나중에 이 서원들은 흔히들 말하는 학연의 구심점이 된다고 합니다.

요즘 공립고등학교의 질적 하락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자사고(자립형 사립고등학교)나 특목고(특수목적 고등학교)가 뜨고 있지요. 또, 공교육을 믿지 못해서 사교육이 뜨고 있습니다. 전 이것이 향교가 추락하고 서원이 뜨게 된 시대 상황이랑 많이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공교육이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향교는 이름뿐인 곳으로 남고 서원이 실질적인 곳이 되었던 것처럼 고등학교가 이름뿐인 곳으로 남고 사교육이 실질적인 곳으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뭐, 지금 상황을 보면 이미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고 보이긴 합니다만, 아직은 되돌리지 못할 만큼 멀리 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반면에 대학 문제는 너무나도 멀리 간 덕분에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을 못 잡고 있지요. 고등학생의 80%가 대학에 진학한다는데, 솔직히 이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뭐, 공정택이한테서 뭘 기대합니까 -_- 벌써부터 서원을 장려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3. 이념의 전파 속도

조선 초중기에는 고려시대의 유산을 아직 못 버렸다고 합니다. 대략 15-16세기만 해도 조선시대의 유교적 사고방식보다는 고려시대의 전통적(당시엔 전통이지요 ㅇ-ㅇ) 사고방식이 우세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유교에서 강조하는 부계 중심의 친족 관념이 아니라 양측적 친족 관념이 우세했다고 하는군요. 재산분배도 아들 딸 가릴 것 없이 균등하게 분배했다고 합니다.

이런 부분이 제일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은 결혼에 있습니다. 보통 남자는 '장가간다'라고 하고, 여자는 '시집간다'라고 합니다. 여기서 장가란 '장인어른의 집안'을 말하는 것으로, 조선 초기에 결혼을 하면 남편이 장인어른의 집에 가서 생활하는 처가살이를 하였는데 이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부인이 남편의 집에 사는 시집살이는 17세기 이후 유교적 관념이 정착했을 때에서나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하는군요.

뭐,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유교 이념의 전파 속도가 참 인상적입니다. 조선은 1392년, 즉 14세기 말에 세워진 국가입니다. 17세기 중반에 들어서 유교 이념이 정착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건국이념이 사회 전반에 정착하는데 약 200여년이 걸렸다는 말이 됩니다. 대중은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각주:4] 이게 그렇게 강력할 줄은 몰랐네요. 50여년만에 민주화를 이룩(?)한 대한민국이 진통을 겪는 것도 슬슬 이해가 됩니다. 패러다임 변화는 늙은 사람이 죽음으로서 이루어진다는 누군가의 독설이 생각나네요.


4. 산수화

산수화는 산과 물을 그린 그림을 말합니다. 이 그림들은 중국의 위진남북조 시기에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 연유는 당시가 혼란의 시대였고(반란에 반란, 또 반란을 거듭해서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한 시기였다고 합니다) 이런 혼란의 시대에 앞에 나섰다가 개죽음당하지 않으려고 중앙 정계에 나가기를 피하던 사람들이 산속으로 은둔하면서 이런 행동을 미화하는 데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산수화는 송나라 때 본격적으로 발전한 이후, 고려 말 흘러들어와 유교 이념이 정착한 16-17세기의 조선시대에 크게 유행했다고 하네요.

산수화에서 느낀점은 사실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입니다. 지금의 개판인 정치판을 보고 생각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지식은 행동이 뒤따르지 않으면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라고 신영복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지만, 강물이 더러우면 발을 씼겠다는 고사도 생각납니다. 좀 더 힘을 기를 때 까지는 불의를 참아야 하는가, 아니면 지금 당장 달라 붙어서 때려 부수어야 하는가. 이건 모든 사람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때려 친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바꿀 수 있었다면 그들이 과연 때려 쳤을까요?


어릴 때 전 역사를 무지하게 싫어했습니다. 외울 것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식 조금 외우고 머리 굴리면 되는 물리를 참 좋아했습니다. 뭐, 물리 좋아하는건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나중에 가면 역사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을 것이라는 한 은사님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역사에서 숫자가 아닌 흐름을 보면 역사만큼 재미있는 것도 드물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역사를 배우는 의미를 생각해 보면 당연히 숫자보다는 흐름이 더 중요하겠지요.(중학교 때 국사 선생님이 생각나는군요. 1년 내내 필기한 것이 두장이 못 되었습니다. 국사를 공부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닌 흐름이라고 강조하시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이것을 생각해 볼 때 요즘 들어 심해진 교과서 때리기는 근거가 빈약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역사를 배우는 의미가 '역사의 실수를 통해 배워 실수를 막자'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부러 반대한민국적인 부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종교를 주입하려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밸런스는 필요하겠지요. 지나치게 자학적인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유발하니까요. 하지만 반대한민국적인 부분이 아예 없다는 것은 종교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전 반대합니다.

잡담이 길었네요. 전 이만 공부하러 -_-;;
  1. 대한민국사 4권을 보면 대학생에게 군역을 좀 덜어주는 시대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때 대학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무언가 상당한 싱크로를 자랑하네요. 군대는 누구에게나 기피의 대상인 듯 싶습니다. 물론 저도 예외는 아니지만 -_- [본문으로]
  2. 士林 - 사대부의 숲이란 뜻으로, 이전의 세력과는 다른 진짜 선비란 뜻이라네요. [본문으로]
  3. 士禍는 기존의 기득권 세력인 훈구파(勳舊派 - 조선이 세워질 때 공을 세운 세력)에 의해 흐드러지게 후려맞은(?) 사건들을 말합니다. [본문으로]
  4. 르 봉은 저서 『군중심리』에서 군중은 극도로 보수적이라는 말을 합니다. 보수란 단어가 넓은 스펙트럼의 의미를 갖기는 하지만, 여기서의 보수는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최대한 벗어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고 생각해야 할 듯 싶네요. [본문으로]

'Daily liv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근황 및 계절학기 다짐  (10) 2008.12.15
아.. 무기력...  (4) 2008.12.14
사람 맞추는 게임?  (0) 2008.12.10
으앍 ㅠ  (2) 2008.12.09
책 도착했습니다 -_-+  (10) 2008.12.06
Posted by 덱스터
한 사람을 생각하면 컴퓨터가 그 사람이 누구인가를 알아내는 게임입니다. 재밌네요.

http://en.akinator.com/

전 한방에 넉다운 시켰습니다. ㅋㅋ(하긴 Garrett Lisi를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게 당연하니까요.)

your mother(네 어머니)를 맞추기도 하는 것 같은데, 대단하네요 ㄷㄷ

'Daily liv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무기력...  (4) 2008.12.14
역사공부를 하면서 떠오른 짧은 생각 몇가지  (2) 2008.12.11
으앍 ㅠ  (2) 2008.12.09
책 도착했습니다 -_-+  (10) 2008.12.06
블로그 구조 개편  (4) 2008.12.04
Posted by 덱스터

2008. 12. 9. 14:04 Daily lives

으앍 ㅠ

어제 거의 밤샘으로 공부하고(5시에 잤습니다 -_-) 오늘 시험을 봤습니다.

고등학교때 본 화학시험 이후 최악의 시험이군요 -_- 시간 모자라는건 둘째치고, 아는건데 기억이 안나는데다가 이거 하나만 하면 정답인데하는 문제도 있고...-_-;;;

통계학 시험이었는데 학기가 끝나고 나서 통계에서 기억날 것은 정규분포와 카이제곱분포 f 분포 t 분포 그정도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 머리를 혹사시켰더니 어지럽네요 ㅠㅠ

잠깐 낮잠 좀 자고 금요일 시험을(..) 준비해야겠습니다. 기말고사 기간이라 그런지 놀기도 그렇네요 ㅠㅠ

덧. 여기저기서 헛소리가 들려오네요. 419 데모사건도 그렇고...-_-;;

'Daily liv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사공부를 하면서 떠오른 짧은 생각 몇가지  (2) 2008.12.11
사람 맞추는 게임?  (0) 2008.12.10
책 도착했습니다 -_-+  (10) 2008.12.06
블로그 구조 개편  (4) 2008.12.04
올블로그 인증확인  (0) 2008.12.02
Posted by 덱스터
生 이론물리 포스트입니다 ^-^;;
아무래도 엔비앙 님만 이해하실듯...ㄷㄷ;;;

포인팅 벡터(Poynting Vector)라는 것이 있어요. 전자기학에서 에너지의 흐름을 나타내는 벡터인데, 많은 경우 이 녀석이 말하는 내용이 직관적으로는 말이 안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열이 발생하고 있는 저항선에서 전기 에너지가 어디서 들어오는가 하는 문제이지요.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전기 에너지는 전지에서 전선을 타고 들어와서 열에너지로 빠져나가야 합니다. 전선을 타고 에너지가 흐른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포인팅 벡터는 전선의 외부에서 전선 속으로 에너지가 흘러 들어온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전선을 타고 들어오는 에너지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 포인팅 벡터가 말하는 주된 내용입니다. 이건 저번 주 수요일 강의 내용이었지요.(교과서로는 파인만 강의록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책 참 읽기가...-_-;;)

그날 일이 있어서 맥주 한캔을 빨고(-_-;;) 잠자리에 들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에너지는 당연히 전선을 타고 올 수 없구나!'. 원래 떠올린 것은 '전자의 부호를 -가 아닌 +로 센다면' 이었는데, 찾아보니 C-대칭(Charge Conjugation Symmetry-입자를 반입자로 바꾸어도 물리 법칙이 일정하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중력과 전자기력에는 적용되지만 약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과 전혀 차이가 없는 듯 합니다. 하여튼, 시작해 보겠습니다 ^^;;

먼저, 몇 가지 가정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가정은 '전하의 부호를 반대로 세어도 전자기학 법칙은 바뀌지 않는다' 이고, 두 번째 가정은 '에너지는 국소적으로 보존된다' 입니다. 첫 가정으로부터 얻어지는 뒤따르는 가정은 '에너지의 흐름은 전하의 부호를 반대로 세어도 바뀌지 않는다'가 되겠지요. 흠... 이건 독립된 가정인가요? 뭐 하여튼 가정은 이쯤에서 끝내고, 적용해 보겠습니다.

먼저 에너지는 전선만 타고 흐를 수 있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면 전선에는 전류가 흐르는 방향이 있을 것이고, 전체 에너지의 흐름은 전류의 방향과 (1)평행하거나, (2)역평행(antiparallel)하거나, (3)무관해야 합니다. 여기서 무관하다는 말은 에너지가 모든 점에서 수렴한다거나 모든 점에서 발산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두번째 가정인 '에너지는 국소적으로 보존된다'에 어긋나게 됩니다. 사실, 에너지 보존 법칙을 쓰지 않더라도 어떻게 해야 모든 점에서 에너지가 수렴하거나 발산하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나 한지 저는 전혀 모르겠네요.(지금은 에너지가 전선만 타고 흐를 수 있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전체 에너지의 흐름은 전류의 방향과 평행하거나 역평행하다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이제, 전하의 부호를 바꾸어 세 보겠습니다. 그러면 전류의 방향이 역전되고, 에너지의 흐름도 반대가 되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바꾸어 세기만 했을 뿐인데 에너지의 흐름이 뒤바뀌느냐는 겁니다. '에너지의 흐름은 전하의 부호를 반대로 세어도 바뀌지 않는다'는 가정에 의해서 에너지의 흐름은 전류의 방향과 무관하다는 결론이 얻어집니다. 왜냐하면, 에너지의 흐름이 반대가 되어도 원래 에너지의 흐름과 같으려면 에너지의 흐름은 그 점에 대하여 대칭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a=-a의 답이 a=0인 이유와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앞서 한 논의에서 에너지의 흐름이 전선 위에만 있으면서 모든 점에서 수렴하거나 발산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따라서, 위의 가정 중 하나가 틀렸다는 말이 되지요. 그러면 가장 만만한(?) 가정은 에너지는 전선만 타고 흐를 수 있다는 가정입니다. 결국 에너지는 전선이 아니라 공중에서 흘러들어온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볼 때에는 타당하다는 것이지요.

음... 이건 전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전기장을 만드는 것은 실제로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 퍼져 있는 미세한 전기장을 그 지점으로 끌어오는 것이라구요. 그러니까, 거의 0에 가까운 전기장들을 전선 주변으로 가져오는 것이 전선에 전류를 흘리는 방법인데, 이렇게 전기장들을 전선으로 가져오려면 전기장들은 허공에서 전선으로 흘러들어가는 형태가 되어 버립니다. 이렇게 전기장들이 허공에서 흘러들어가니까 포인팅 벡터가 허공에서 전선 속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 논의는 무한평면축전기에도 적용이 가능해 보입니다. 파인만 강의록에도 같은(?) 방법으로 설명해 두었더군요. 물론, 파인만 강의록에 있던 설명은 무한평면축전기에 대한 내용이었긴 하지만 말입니다.

덧. 물리시험은 다음주 월요일이고 내일 통계시험이 있는데 이러고 있는 저는 막장?

'Physics > Speculations' 카테고리의 다른 글

Time operator?  (2) 2009.10.20
왜 하필이면 Hamiltonian 연산자인가?  (0) 2009.10.17
복소수 대칭과 시간대칭  (23) 2009.04.30
어는점내림/끓는점오름을 다른 상수에서 구하기  (4) 2009.04.24
파동함수...  (6) 2009.03.04
Posted by 덱스터
원래 블로그 자체 내장되어 있는 방문자 수 추적기가 거품이 좀 많이 끼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_-;;

구글 analytics를 같이 사용하고 있는데, 티스토리에서 제공하는 방문자수가 아날라이틱스보다 많이 나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이건 좀 아니다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최소한 둘은 비례관계를 가져야 하지 않나요?

티스토리 제공 방문자 그래프

티스토리에서 제공한 방문자 그래프입니다. 5-6일 사이에 방문자 수가 증가한 것을 보실 수 있지요. 7일은 오늘이라 그런지 아직은 수가 많이 저조한 편입니다.

구글 Analytics 제공 방문자 그래프

구글 아날라이틱스가 분석한 방문자수입니다. 1일부터 3일까지는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는데 이건 티스토리 방문자그래프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니 별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3-4일 부분과 5-6일 부분입니다. 티스토리에서는 3-4일 부분에서 방문자 수가 감소했다고 했습니다. 여기선 오히려 증가했다고 하는군요.(비록 3명 차이일 뿐이지만) 그래도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건 5-6일 부분입니다. 분명히 티스토리의 그래프를 보면 엄청난 증가를 보였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아날라이틱스 그래프의 맨 뒤 둘이 5, 6일을 나타내는데 여기서는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물론 구글이 잘못 세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스킨 html의 맨 끝에다가 tracking code를 달았는데, 제 사이트 로딩이 좀 많이 늦은 편이지요 -_-v(좋아할 일이 아니야 이사람아) 체류시간을 보면 평균이 22초입니다. 사실 5초만에 나가는 사람도 무지 많을텐데, 그런 점까지 고려한다면 tracking code가 작동하기도 전에 사이트를 나가버려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구글 Analytics 제공 평균 체류시간 그래프. 5일은 20초, 6일은 22초

하지만 아무리 그런 부분을 고려한다고는 해도 이 두 그래프 사이에 경향의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저만 티스토리가 세는 방문자 수가 뻥튀기(?)되어있는 것은 아닌 듯 한데 티스토리 운영자분들, 이 차이가 알고리즘의 차이인가요?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아날라이틱스 Tracking code를 html 앞으로 빼 두어야겠습니다 -_-;; 이렇게까지 차이나는건 좀 아니다 싶어서 이걸 앞쪽으로 옮기면 차이가 줄어들지 않을까 작은 기대를 해 봅니다.
Posted by 덱스터
저번에 16만원에 가깝게 책들을 지른 적이 있었는데, 이제 외서가 전부 도착했습니다. 정확히는 어제 도착한 것이긴 한데, 오늘 수학시험이 있어서 포스트는 오늘 올리는 것이지요. 시험은 뭐 항상 그렇듯이 그냥 그렇게 보긴 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항상 시험장을 나서면서 하는 생각은 '이번엔 만점이다 -_-+' 이니까요. 물론 이 생각이 옳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책소개 갑니다.

Blind Spots (Paperback)
Van Hecke, Madeleine L./Prometheus Books

블라인드 스팟입니다. 한글 번역본을 예전에 본 적이 있는데, 그 책을 정말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책 지르다가 생각나서 질렀습니다 ^^;;

블라인드 스팟
매들린 L.반 헤케 지음, 임옥희 옮김/다산초당(다산북스)

이야기는 차 안에서 ATM기를 손볼 수 있도록 되어있는 곳에서 시작합니다.(미국에는 가 보긴 했지만 한 이주일만 체류해서 잘 모르겠는데, 맥도날드 테이크아웃처럼 ATM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있나 봅니다.) 돈이 필요해서 이 곳에 왔던 필자는, 당시 옆에 있던 사람에게 이 ATM기에 점자가 쓰여있는 것을 보면서 '이게 다 미국에서 장애인을 배려하기 때문에 이런거다' 이런식으로 자랑을 해 댔더랍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차를 타고 이곳에 올 맹인은 얼마나 될까요'-_-;;

제목 blind spot은 차 안에서 거울로 볼 수 없는 사각지대를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매일매일 살아가면서 생각하는 것들에는 항상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저자는 이런 사각지대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아직 다 읽어보진 않아 모르겠네요 ^^;;) 그래도 일단 첫 부분은 읽어보니 도움이 될 그런 내용들일 것 같습니다. 워낙 심리학 쪽으로 관련된 책을 좋아하다보니 이런 책들은 놓치기 싫어지네요. 스키너의 심리학 상자 열기인가도 사려고 하는데, 이건 원서를 고집하다가 밥을 못 먹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 고민중입니다 ^^;;(더군다나 많은 심리학 교양서적들에서 다루는 심리실험들은 비슷비슷하더군요)

The Golem (2 SUB, Paperback)
Collins, Harry M./Cambridge University Press(케임브리지)

골렘입니다. 번역본 제목도 골렘이지요 -_-;;

골렘
해리 콜린스.트레버 핀치 지음, 이충형 옮김/새물결

예전에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번역본으로 먼저 읽었지요. 매우 오래된 책이더군요(이게 재판(再版)입니다. 98년에 나왔더군요. 초판은 93년....ㄷㄷ). 내용은 별거 없습니다.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믿고 있는 많은 과학적 사실들이 얼마나 엉성한(?) 과정을 통해 얻어진 것인지 고발하는 책입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합니다. 과학이란 것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닌, '자연을 서술하는 수 많은 방법들 중 하나'에 불과하니까요. 물론 'it's the universe itself' 하시면서 28차원(맞나요? 빅뱅이론 본지 너무 오래됬네 -_-)이 당연한 것인 듯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분들은 잠깐 건너 뛰도록 하겠습...-_-;;;

이렇게 '수많은 방법들 중 하나에 불과한데 왜 그렇게 많은 힘을 부여하느냐?' 하시고 물으신다면 전 당연히 '그야 방법들 중 제일 정확하니까요' 라고 답하겠지요. 물리가 수학처럼(?) 말장난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예측하는 자연현상이 실제 자연현상과 너무나도 잘 들어맞기 때문입니다. 그 간단한 중력의 법칙이 얼마나 근사하게 행성의 움직임을 예측하는지 공부해 보시면(물론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요 OTL) 신비롭다 못해 경외감까지 느껴지기도 합니다. 뭐 그야 물리 빠돌이(?)인 제 한계일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재미는 없습니다만(-_- 하긴 교과서 재밌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요)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예전에 이공계생 추천도서에도 올라와 있더군요. 참, 이번에는 과학뿐만 아니라 기술분야를 다룬 책도 새로 나온 듯 하네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골렘? 큰 골렘? -_- 어떻게 번역해야 하려나...쩝

The Golem at Large (Reprint, Paperback)
Collins, H. M./Cambridge University Press(케임브리지)

도착한 책을 살펴보니, 약간 훼손(?)된 듯 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뭐 저야 큰 신경을 쓰지만, 약간은 허술해 보이는 제본 상태와 더불어(물론, 98년 인쇄니 머리로는 이해가 되기는 합니다만) 뭔가 기분이 약간 야리꾸리(?)하더군요. 번역본은 상당히 두꺼운 책이었는데 도착한 책을 보니 갑자기 두께가 반 이하로 줄어들어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번역본에서는 못 본 듯한 내용이 덧붙여져 있더군요. 덧붙인 내용들은 과학자들의 반론이 되겠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특수상대론에 대한 글들을 쓰기 시작하면서 마이켈슨 몰리 실험에 대해 나중에 쓰겠다고 했는데, 그 주요 내용들은 위 책의 내용들이 될 것입니다. 미리 알아두시라고요 ^^

다음 책은 Gut Feelings 입니다. 번역본은 '생각이 직관에 묻다' 되겠습니다. paperback도 있었는데, 그건 어느순간 사라졌더군요.

Gut Feelings (1st, Hardcover)
게르트 기거렌처 지음/Penguin Group USA

번역본은 아래 책입니다.

생각이 직관에 묻다
게르트 기거렌처 지음, 안의정 옮김/추수밭(청림출판)

전 사실 논리보다는 직관을 믿는 쪽 입니다 ^^;; 물리문제를 자주 풀었었는데 직관적으로 생각했던 결론과 답이 일치하지 않으면 항상 다시 계산했었지요. 물리를 푸는데 진짜 전혀 오류가 없다라고 생각되면, 그때서야 직관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문제를 풀기 전에 이게 어떤어떤 답이 나올 것이다라고 예측하고 시작하는 버릇을 들이면, 직관력이 크게 높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어떤 내용인지는 읽어봐야 알겠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책의 표지는 주문할 때 까지만 해도 몰랐는데, 이제 보니 저것만큼 적당한 표지도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표지판은 아래로 가라고 향하고 있는데, 사람의 그림자는 위로 가라고 향하고 있지요. 그리고 아래에는 강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만큼 책 주제를 정말 잘 설명하는 그림은 없으리라 생각되네요 ^^

이 외서들은 전부 알라딘에서 주문했는데,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블라인드 스팟을 제외한 나머지 책은 좀 늦게 도착하더군요. 그리고 늦게 도착한 책들은 상태도 완전 새책의 수준은 아니었구요(서점에서도 잘 찾아보면 이보다 더 좋은 상태의 책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_-;;) 물론 책의 상태가 그 내용물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전 이런 부분을 족 꼼꼼하게 살펴보는 성격이라 좀 아쉬웠습니다. 당분간은 시험에 치여 사느라 읽기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 그래도 겨울방학 지나가기 전까지는 다 읽을 수 있겠죠? ㅠ

'Daily liv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 맞추는 게임?  (0) 2008.12.10
으앍 ㅠ  (2) 2008.12.09
블로그 구조 개편  (4) 2008.12.04
올블로그 인증확인  (0) 2008.12.02
기억력을 한탄하라  (0) 2008.12.01
Posted by 덱스터
블로그를 전체적으로 뜯어고쳤습니다 -_-;;

그냥 메뉴처럼 덕지덕지 붙어있던 광고 다 내리고(잘 안 보이는 곳에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클릭도 안 하니 -_-) 텍스트 광고는 조그만한 것만 남겨두었습니다.

그리고 올블로그 추천글 사이드바에 올리고 알라딘에서 광고해주겠다고 허락(?)해 주어서 예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책이나 지금 읽고 있는 책(다 번역본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_-)을 올려놓았습니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올렸는데 그사이에 20권이...-_-;;;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계속 떠오르네요. 그런데 문제라면 다 딱딱한(?) 책들이라는 거 ㅠㅠ

대신 글 바닥에 붙어있던 광고는 두줄로 늘어났네요 -_-;; 알라딘 이벤트랑 애드센스...쩝

글 바닥에 붙은 에드센스는 떼어낼까 심각히 고민중입니다. 그냥 에드센스 전부 내려버릴까요? 보니 광고하는 것도 글 내용이랑 상관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ㄷㄷ(왜 구글이 여기선 힘을 못 쓸까요 ㄷㄷ)

그나저나 다음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애드클릭스는 안습이네요 ^^;;

아... 시험이 코앞인데 뭐하는 짓이냐...ㅠ

덧. 겨울방학이 되면 블로그 스킨까지 갈아엎을 생각입니다. 스킨추천받아요 -ㅇ- ㅋㅋ

'Daily liv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으앍 ㅠ  (2) 2008.12.09
책 도착했습니다 -_-+  (10) 2008.12.06
올블로그 인증확인  (0) 2008.12.02
기억력을 한탄하라  (0) 2008.12.01
후배들 응원하러 갑니다!  (2) 2008.11.28
Posted by 덱스터
미치겠다.

진짜 왜 법조인들은 개념이 없을까? 법대 나와서 경제부장관이라는 인간이 입은 싸가지고 말 뒤엎기를 숨쉬듯이 하는 것도 그렇고, 주어가 없다면서 말의 뜻을 바꾸어 버리는 언어의 연금술사 나으리도 그렇고, 도대체 법을 하는 사람들 중에 개념이 제대로 박힌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어 죽겠다. 원래 이런 공격적인 글은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 기사(정확히는 이와 같은 내용의 다른 기사이지만 그냥 보이는 대로 긁어왔다)를 보고서는 눈알이 뒤집혀졌다.

檢, 노건평 `30억 공범' 입증에 주력(종합)
검찰 “노건평씨 포괄적 공범”

사실 이 기사만 보고 글을 쓰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다음 글이 휘발유를 끼얹은 다이너마이트에 불씨를 당겨주었다.

우리말 오들희 236회 - '포괄적' 의 올바른 사용법

(냉면개시 님, 존경합니다 -_-乃)
애써 잊어 두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이처럼 어의없는 개소리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될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아도 법조인에 대해 이미지가 무지 나쁜 상태인데(물론 법조인 중에서는 개념차고 존경해야 할 분들이 계신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으나, 괜히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내를 흐린다고 하는게 아니라는 걸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법치의 최정점에 계신다는 분들이 이런 헛소리만 해 댄다면 어쩌란 말인가? 지금 검찰을 괜히 떡검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기초교육, 그것도 중학교에서 가르치는 법을 적용할 때의 원칙이 있다. 첫째, 법은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여야 한다. 이것은 두말하면 입 아픈 원리이다. 법을 처음에 만든 이유가 무엇이던가? 사회에 정의를 구현하자는 목적에서 정의에 어긋나는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인류가 도입한 것이 법이었다. 이 원칙은 법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그리고 둘째, 법은 누구에게나 일관성 있게 적용되어야 한다. 많은 정의의 여신상의 눈이 가려진 이유가 그것이다. 눈으로 편견이 개입할 여지를 막자는 것이다. 물론 요즘은 다시 눈을 뜬 정의의 여신상을 만들자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는 하지만(여신의 눈은 인간의 것과는 달리 정의를 꿰뚤어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왜 여신의 눈을 가리느냐 마느냐가 상당한 논쟁을 일으키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관련된 글에 링크를 하나 걸어 둘 테니 참고하길 바란다.

자, 그러면 왜 이 '포괄적 공범'이라는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간단하다. 첫째, '포괄적 공범'이란 개념이 법전에 있기나 하냐? 예전에 어쩌다가 친구들에게 끌려가 보게 된 '눈에는 눈 이에은 이'라는 영화에는 이런 인상깊은 장면이 있다. 복수를 위해 범죄를 벌이고 있다는 보고를 하면서 공감하고 있는 후임을 향해 형사가 '법전에 복수란 항목이 있냐'라고 호통을 치면서 법전을 던지는 장면이다. '복수'라는 항목이 법전에 없는 것처럼, '포괄적 공범'이라는 개념도 법전에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이런 법률에 근거하여서만 처벌하는 방식에는 사회 정의 구현이라는 목적이 아닌 법률이라는 수단에 매몰되어 버리는 위험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법을 제한적으로 정한 이유가 무엇이던가? 바로 지금처럼 미쳐 날뛰는 공권력에게서 개개인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법대로 처벌하려면 말 그대로 '법이 제한하는 대로만' 처벌해야 한다. 이게 대통령에게 KBS 사장의 '임명권'만 주고 '임면권'은 명시하지 않은 이유이다. 뭐 이런 소리 해 보았자 청와대와 국회의 가죽만 인간인 종자들은 듣지도 않을 테지만.

두번째 문제. 물증이 없는데 구속하겠단다. 살인미수라도 물증이 없으면 구속하지 않는게 원칙이다. 다들 사시치면서 무죄추정의 원칙을  배우지 않았던가? 노건평씨 구속 이유를 들어보면 다 추정추정추정... 정확히 찝어낸 물증은 하나도 없다. 나중에 실제로 노건평씨가 뇌물을 받아 먹었다고 하더라도, 검찰은 이 무죄추정의 원칙을 배반한 것으로 두고 두고 욕을 먹어야 한다.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시켜준다고? 그건 개인이나 할 수 있는 말이지(더군다나 옳지도 않은 말이다) 공권력이 할 말은 아니다. 과학이 그 권위을 과학적 원리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획득하는 것처럼, 공권력도 법의 엄격한 적용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그 권위를 인정받는 것이다. 이것을 어기게 된다면 공권력은 전제군주의 폭정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이 내용은 다음 기사가 잘 다루고 있으니 링크 걸어두겠다.

검찰 “노건평씨 직접 돈 안받았어도 포괄적 공범”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문제. 난 앞서 두 가지 법의 원칙을 말했는데, 여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연 위 문제가 노건평씨가 아니라 이상득씨였어도 이렇게 날림으로 구속영장을 날렸을까? BBK를 일주일만에 날림으로 처리한 검찰의 '화끈한' 성격에 비추어 볼 때, 김옥균 여사(개인적으로는 이 단어를 붙이는 것이 뭣하다고 느끼고 있다)의 사촌언니 사건이 소리소문없이 흐지부지되어 사라져 버린 검찰의 '너무나도 화끈한' 성격에 비추어 볼 때 난 전혀 아니었을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나는 검찰이 법을 '커다란 독나방은 이리저리 빠져나가기 쉽게 허술하게 짜였지만 작은 나비는 어떻게 날더라도 잡힐 수 밖에 없도록 타이트하게 짜인 독거미줄'로 쓰고 있다고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검찰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신 검사님들, 중학교 교과서부터 보셔야겠다.(물론 그 이전에 개념탑재가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위의 '법에서 명시하는 대로만 처벌할 것', '무죄추정의 원칙', '일관성 있는 법의 적용'은 상식이다. 상식이 아니라고 치더라도, 최소한 사시를 공부했다는 사람들에게 위 세가지 개념들은 상식이어야 한다. 물론 법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정의로운 사회의 구현'이지만,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앞에 제시한 세가지 조건들이 만족되어야만 한다. 목적은 절대 수단을 정당화시켜주지 못한다. 특히 그것이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하는 경우라면 이는 절대적인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리는 것일까? 내 짧디 짧은 생각에는 이것은 다 사법연수원에서 개념을 심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사법연수원에서 실제로 개념있는 강의를 하는지 개념의 개자조차 다루지 않는지는 헌법 공부조차 안해 본 입장에서 알 수는 없으나, 사시를 통과할 정도로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저렇게 개념이 없다는 것은 분명히 사법연수원에서 사시합격자들의 머리에 빨대를 꽃고 개념을 뽑아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밖에 못 내리겠다. 사법연수원은 '상식과 개념'이라는 과목을 신설하라. 그대가 키워내길 원하는 훌륭한 법조인들은 최소한 개념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덧. 대법원 앞의 정의의 여신상은 서양의 것과는 달리 칼 대신 법전을 손에 들고 있다. 이런 다툼보다는 평화를 중시하는 태도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처럼 칼이 없다는 것은 대법원이 정의를 해친 자들을 처벌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처럼 해석되기도 한다. 대법원은 정의를 구현할 강력한 의사가 있음을 어떻게든 표시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법원이 정의 구현을 위해 뼈가 가루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의지가 강력하다면 그것을 표출해야 하지 않을까?
Posted by 덱스터
제 친구중 미친(-_-;;)놈이 하나 있어요. 학부생으로 일반상대론 끄적거리는 녀석인데(이제 양자장론 공부한다고 했던가...-_-) 자기가 좋아하는 공부가 아니면 절대 안해서 학교는 원하는 학교에 못 갔던 조금은 불운한 녀석이지요. 뭐 잡설은 여기서 그만두고, 그 녀석이 존경하는 물리학자인 머리 겔만입니다.



예전에 한번 본 적이 있는 동영상이네요. 그때 포스트한다고 생각했다가 이제야 기억나서 올립니다.

주요 내용중 역시 기억이 나는 말은 "법칙은 서로 닮았다" 입니다. 양파껍질에 비유하며 설명했는데, 생각해 보니 전혀 법칙이 없어 보이는 핵력(4대 힘 중 약력과 강력이 여기에 해당합니다.)도 전자기학의 게이지 변환(변환이 무엇인가는 특수상대론 관련 포스팅에서 설명하지 않았나요?? ^^;;)이랑 같은(?) 법칙을 따른다고 하신 교수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역시 듣고 나서 떠오르는 말은 수학적 아름다움에 대한 것이네요. "난 문제를 풀 때 아름다움을 고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가 아름답지 않으면 난 답이 틀렸다는 것을 안다."는 말을 했던 한 수학자가 있었는데, 같은 문제가 물리학자에게도 적용되나 봅니다. 실제로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론의 수식을 발견하고서는 한쪽은 아름다운데 다른 한 쪽은 복잡하다고 투덜댔다(?)고 합니다.
Posted by 덱스터

2008. 12. 2. 09:46 Knowl

OLPC : One Laptop Per Child

OLPC는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에게 랩탑(노트북)을 제공하자는 목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예전에 듣고서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가 OLPC가 시작할 때의 동영상을 찾았습니다. 니콜라스 네그로퐁테(Nicholas Negroponte)교수입니다.



보신적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OLPC는 결국 XO라는 랩탑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합니다. 여기에 조립(?)되는 영상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한번 가격을 봤더니 199$이더군요. 예전같았으면 20만원이라고 할 테지만 지금은 얼마죠?(-_-;;) 하여튼, 위 동영상에서는 2010년까지 생산 단가를 50$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규모의 경제(그러니까, 대량생산)를 통해 말이지요.(전 10$로 알고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10만원이더군요. 그러니까, 100$ 말입니다.) 그리고, 작년 활동에 관한 보고가 있었네요. 이번에도 네그로퐁테 교수가 발언을 맡았습니다.



2007년 12월에 찍힌 동영상인데, 당시 가격이 187$라고 하네요. 목표 가격은 2009년까지 100$, 2012년까지 50$ 랍니다. 그러면서 당부를 하나 하는데, Give one Get one이라는 프로젝트(399$로 두대를 사서 한대를 기부하는 형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만 할 것이 아니라 주변의 지인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널리 알리라고 하네요.(제가 포스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TED에 예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OLPC 관련 동영상이 두개나 올라와서이긴 하지만 -_-;;)

두번째 동영상에서 인상적이었던 말은 에티오피아의 키보드 표준과 관련된 발언이었습니다. OLPC가 에티오피아에 도입되기 전에는, 에티오피아에는 키보드 표준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으니, 표준도 있을 리 없지요.(정부에도 컴퓨터가 한대도 없다는 말인지 아니면 정부에서는 영문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었단 말인지 헷깔리네요 -_-;;) 이후, OLPC가 도입되면서 키보드 표준이 자리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요즘엔 2세대 XO가 준비중이라는데, 이번엔 듀얼스크린에 터치방식을 채택하려고 한다네요. 관련 기사 링크걸어 둡니다.

OLPC, 80달러대 `XO-2` 나온다

덧. 마이크로소프트(이하 마소)에서도 OLPC를 지원했었나요? 전 윈도우가 가격이 있어서 OLPC에서는 포기한 줄 알았는데, 또 그게 아닌가 보네요.(제가 알기로는 빌 게이츠가 이 프로젝트는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얘기했다는데....) 하긴, 마소도 시장 지배력(?) 뭐 그런거랑 관련해서 위협을 느꼈을 수도 있겠네요.

'Know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의 네가지 유형  (14) 2009.01.12
수식 입력하기  (6) 2009.01.09
단테,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4) 2008.12.02
진정성을 묻지 마라  (0) 2008.09.12
알의 껍질을 깨고 나오다  (0) 2008.08.29
Posted by 덱스터
10BE3XdQhfXso950mvga9cOjCC4

-_-;;

아직 등록을 제대로 안했었구나

'Daily liv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도착했습니다 -_-+  (10) 2008.12.06
블로그 구조 개편  (4) 2008.12.04
기억력을 한탄하라  (0) 2008.12.01
후배들 응원하러 갑니다!  (2) 2008.11.28
일상의 미묘한 뒤틀림  (2) 2008.11.26
Posted by 덱스터
단테는 『신곡』에서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되어 있다"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만, 아니더군요.[각주:1]

오히려 지옥의 가장 안쪽에는 매우 차가운 곳이 있다고 합니다.[각주:2] 지옥의 제일 깊숙한 곳은 배신한 자들을 위해 예약되어 있구요. 이 차가운 곳은 얼음호수인데, 이름은 코치토(Cocito)[각주:3]라고 하네요. 이는 그리스 신화의 슬픔과 원한의 눈물이 흘러드는 땅 속의 강(코치토스-Cocytus)[각주:4]과 같다고 합니다.

오히려 이 말은 전직 미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의 단테 『신곡』 <지옥>편의 해석에 바탕을 두었다고 하네요. 여기서 지옥에 들어가는 강을 건너기 전에 몇몇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사람들이 바로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켜 신과 루시퍼(사탄) 양쪽에게서 버림받아 지옥 언저리에서 떠돌아다니게 된 사람들이라고 합니다.[각주:5]

덧. 요즘 『단테 「신곡」 강의』를 읽고 있는데, 정말 재밌네요. 나중에 『신곡』을 직접 사서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이 책은 해설집에 가깝다는 느낌이거든요.



추. 09/05/11
http://pythagoras2.springnote.com/pages/3351533
정리 잘 되어있는 사이트 링크 걸어둡니다 ^^
  1. http://en.wikiquote.org/wiki/Dante_Alighieri#Misattributed [본문으로]
  2. 이마미치 도모노부 저 이영미 역, 『단테 「신곡」 강의』, 안티쿠스, 2008 [본문으로]
  3. http://it.wikipedia.org/wiki/Cocito [본문으로]
  4. http://en.wikipedia.org/wiki/Cocytus [본문으로]
  5. http://www.jfklibrary.org/Historical+Resources/Archives/Reference+Desk/Dante+Quote.htm [본문으로]

'Know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식 입력하기  (6) 2009.01.09
OLPC : One Laptop Per Child  (0) 2008.12.02
진정성을 묻지 마라  (0) 2008.09.12
알의 껍질을 깨고 나오다  (0) 2008.08.29
Stanford Prison Experiment  (0) 2008.08.11
Posted by 덱스터

블로그 이미지
A theorist takes on the world
덱스터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5.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