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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6 - Klein-Gordon propagator in position space

Feynman propagator를 계산한 김에 그냥 관련 함수를 전부 계산해보기로 했다. 모든 two-point function은 결국 Wightman function이라 불리는 다음 두 함수의 계산으로 수렴한다.

G+(t,r):=0|ϕ(t,r)ϕ(0)|0,G(t,r):=0|ϕ(0)ϕ(t,r)|0

여기서 G에 달린 윗첨자의 부호는 positive frequency인가 negative frequency인가를 나타낸다. scalar field의 mode expansion에서 annihilation operator에 붙는 mode function이 positive frequency(eiEt)라고 불린다는 점에서 더없이 적절한 이름이라 하겠다.

G±=d3k(2π)3ei(ωktkr)2ωk,ωk:=k2+m2

Wightman function은 Klein-Gordon 방정식의 homogeneous solution을 만족한다.

(μμ+m2)G±(x)=0

주의해야 할 점이라면 Wightman function은 x가 원점을 지나는 lightcone의 안에 있든 밖에 있든 상관없이 정의된다는 점. 애초에 x2=0인 lightcone 바로 위가 아니라면 발산하지 않는다. Feynman propagator는 time ordering operator[각주:1] T를 끼워넣은 것이므로 Wightman function으로부터 다음과 같이 구현할 수 있다. 단위허수 i가 어딘가에 붙긴 할텐데 중요한건 아니니까 무시하기로 하자.

GF(x):=0|Tϕ(x)ϕ(0)|0=Θ(t)G+(x)+Θ(t)G(x)

여기서 x=xμ=(t,r)은 좌표 4-vector인데, 혼동의 여지가 없으므로 그냥 위와 같이 간단하게 적기로 하자. 여기서 Θ(t)는 Heaviside step function을 가리킨다. Feynman propagator가 Klein-Gordon 방정식의 Green's function이 되는 이유는 추가로 붙은 Heaviside function이 Dirac delta를 만들기 때문이다. ODE에서 Green's function을 구할 때 쓰는 테크닉과 원리상으로는 완전히 동등한 접근.

 

계산은 Feynman propagator 계산과 거의 동일하다. 약간의 부호만 신경써주면 될 뿐. 편의상 timelike separation을 먼저 고려하자.

G±=d3k(2π)3eitk2+m2e±ikx2k2+m2

위 식에서 k 적분을 구면좌표계로 변환한 뒤 dcosθ적분을 취한다.

G±=12(2π)2k2dkdcosθe±ikrcosθeitk2+m2k2+m2=i8π2r0kdkei(tk2+m2kr)ei(tk2+m2+kr)k2+m2

kk의 대칭을 이용하여 적분구간을 전체 실수로 확장하고 12를 곱한 뒤 지수를 정리하기 위해 다음 변수들을 도입한다. 이 때 t>0이라고 가정한다.

ρ=t2r2,coshα=t/ρ,sinhα=r/ρ,k=msinhη

이 경우 적분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G±=im16π2rsinhηdη(eimρcosh(ηα)eimρcosh(η+α))

우선 적분구간을 정리해준다.

G±=im16π2r(sinh(η+α)sinh(ηα))dηeimρcoshη

다음으로는 삼각함수 항등식을 이용해서 수식을 정리해준다.

G±=imsinhα8π2rcoshηdηeimρcoshη=im4π2ρ0coshηdηeimρcoshη

마찬가지로 DLMF의 10.32.9식을 이용하면 정리 완료. 이 때 z|ph(z)|<π/2의 조건을 만족해야 하므로, 엄밀히 말해서는 ±imρ를 허수축에서 0+만큼 떨어진 boundary value로서 취급해야 한다.

Kν(z)=0dtcosh(νt)ezcosht

위 적분을 대입하면 Feynman propagator와 비슷하게 생긴 Wightman function을 얻는다.

G±=m24π2K1(±imρ)±imρ,ρ2=t2r2>0,t>0

t<0의 경우에는 coshα 정의의 부호를 뒤집어준다.

ρ=t2r2,coshα=t/ρ,sinhα=r/ρ,k=msinhη

정리되는 식은 t>0과 거의 비슷하지만 지수에서 차이가 나게 된다.

G±=im16π2rsinhηdη(e±imρcosh(η+α)e±imρcosh(ηα))

전체 부호를 앞으로 빼면 G+G의 교환에 대응되니 다음 식으로 정리된다.

G±=m24π2K1(imρ)imρ,ρ2=t2r2>0,t<0

함수 자체는 거의 같게 나오지만 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참고로 위 결과는 DLMF의 connection formula 10.27.8을 이용해 Hankel function으로도 적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필요한 식은 다음.

K1(iz)=π2H(2)1(z),K1(iz)=π2H(1)2(z),z>0

이 경우 positive frequency Wightman function은 다음과 같이 정리되며

G+=im8πρ[H(2)1(mρ)Θ(t)H(1)1(mρ)Θ(t)],ρ2=t2r2>0

negative frequency Wightman function은 위 함수의 켤레복소수로 주어진다.

G=im8πρ[H(1)1(mρ)Θ(t)H(2)1(mρ)Θ(t)],ρ2=t2r2>0

여기서 Θ(x)는 Heaviside step function. 위 두 형태가 Bogoliubov 양자장론 교재에서 제공하고 있는 형태이다.

 

Spacelike separation의 경우 |ph(imρ)|<π/2의 조건을 생각해서 analytic continuation을 하면 되는데, 결과적으로는 ρ=r2t2로 두고 Bessel function의 argument가 mρ이 되면 된다. 하지만 이왕 계산을 시작했으니 Feynman propagator 계산처럼 t=0인 좌표계를 잡는 대신 제대로 계산해보자. 이번에 택할 변수변환은 다음과 같다.

ρ=r2t2,coshα=r/ρ,sinhα=t/ρ,k=msinhη

이번에는 사인함수로 정리된다.

G±=im16π2rsinhηdη(e±imρsinh(ηα)eimρsinh(η+α))

적분을 반으로 나눠서 정리해준다. 첫번째 항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sinhηdηe±imρsinh(ηα)=sinh(η+α)dηe±imρsinhη=(sinhηcoshα+coshηsinhα)dηe±imρsinhη

두번째 항도 마찬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sinhηdηeimρsinh(η+α)=(sinhηcoshαcoshηsinhα)dηeimρsinhη

둘을 더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coshαsinhηdη(e±imρsinhηeimρsinhη)+sinhαcoshηdη(e±imρsinhη+eimρsinhη)

첫번째 항은 DLMF의 10.32.7식을 이용해 정리할 수 있다.

Kν(x)=1sin(νπ/2)0sin(xsinht)sinh(νt)dt

결과는 Feynman propagator에서 보던 것과 비슷한 항.

sinhηdη(e±imρsinhηeimρsinhη)=±4i0sinhηsin(mρsinhη)dη=±4iK1(mρ)

두번째 항은 발산하는 항을 준다.

coshηdη(e±imρsinhη+eimρsinhη)=40coshηcos(mρsinhη)dη

대응되는 DLMF의 10.32.7식이 발산하기 때문. 식 사용 조건에 |Rν|<1이 있었으니 단순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기는 했지만.

Kν(x)=1cos(νπ/2)0cos(xsinht)cosh(νt)dt

여튼, 이 적분을 임시로 f(mρ)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적분을 전부 더하면 다음과 같은 식을 얻는다.

G±=m24πK1(mρ)mρimt4πrf(mρ)ρ

발산하는 적분의 앞에 붙는 계수가 Lorentz symmetry를 만족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가장 적절한 해법은 f(mρ)=0으로 두는 것. 따라서 이 경우 Wightman function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G±=m24πK1(ms)ms,s2=r2t2>0

 

앞서 구한 세 값을 한 식에 정리하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다.

G±=m24π2K1(ms2±)ms2±,s2±=r2(ti0+)2

저번에 구한 Feynman propagator는 두 Wightman function을 조합하는 것으로 구할 수 있다.

GF=Θ(t)G++Θ(t)G=m24π2K1(ms2F)ms2F,s2F=r2t2+i0+

단순하게 analytic continuation condition이 맞도록 s2±에 붙은 i0+의 위치를 바꿔준 것. 흥미로운 경우는 Pauli-Jordan 함수라고도 불리는 commutator의 기댓값. 이번에도 단위허수 i는 무시하기로 한다.

GPJ:=0|[ϕ(x),ϕ(0)]|0=G+G=m24π2[K1(ms2+)ms2+K1(ms2)ms2]

이 함수는 s2=r2t2>0일때 0이 된다. 이렇게 spacelike separation의 commutator가 사라지는 조건을 microcausality라고 부르기도 한다.

  1. 레퍼런스에 따라서는 chronological orderin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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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Klein-Gordon field의 Feynman propagator를 position space에서 계산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뒤늦은 숙제(...) 처리. 일반적인 차원 D 대신 그냥 4차원에서만 계산하기로 했다.[각주:1] 다음의 Fourier transform을 구하는 문제.

d4k(2π)4ik2+m2iϵeikx=d4k(2π)4ieik0tekxk20(k2+m2iϵ)

우선 dk0 적분을 처리한다. t의 부호에 의존하는 residue integral로 정리할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t의 절댓값에만 의존하는 결과를 얻는다.

d3k(2π)3ei|t|k2+m2eikx2k2+m2

앞으로는 τ=|t|로 적기로 하자. 다음은 구면좌표계로 변환한 뒤 dcosθ적분을 취하면 된다.

12(2π)2k2dkdcosθeikrcosθeiτk2+m2k2+m2=i8π2r0kdkei(τk2+m2kr)ei(τk2+m2+kr)k2+m2

kk의 대칭을 이용하여 적분구간을 전체 실수로 확장하고 12를 곱한 뒤 지수를 정리하기 위해 다음 변수들을 도입한다. 우선은 timelike separation을 고려하기로 한다.

ρ=τ2r2,coshα=τ/ρ,sinhα=r/ρ,k=msinhη

이 경우 적분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im16π2rsinhηdη(eimρcosh(ηα)eimρcosh(η+α))

우선 적분구간을 정리해준다.

im16π2r(sinh(η+α)sinh(ηα))dηeimρcoshη

다음으로는 삼각함수 항등식을 이용해서 수식을 정리해준다.

imsinhα8π2rcoshηdηeimρcoshη=im4π2ρ0coshηdηeimρcoshη

이제 DLMF의 10.32.9식을 이용하면 정리 완료. 이 때 z|ph(z)|<π/2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Kν(z)=0dtcosh(νt)ezcosht

위 적분을 대입하면 Feynman propagator의 position space representation을 얻는다.

ik2+m2iϵm24π2K1(imρ)imρ,ρ2=t2r2>0

Spacelike separation의 경우 ρ=r2t2로 두고 ρiρ로 continuation을 하면 된다. Analytic continuation에서 어떤 부호를 택할지 결정하는 문제는 |ph(imρ)|<π/2의 조건으로부터 결정할 수도 있지만 τ=0으로 두고 적분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는 것으로도 결정할 수 있다.

i8π2r0kdkeikreikrk2+m2=14π2r0kdksin(kr)k2+m2

동일하게 변수변환 k=msinhη를 도입하면 적분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m4π2r0sin(mrsinhη)sinhηdη

이번에는 DLMF의 10.32.7식을 이용한다.

Kν(x)=1sin(νπ/2)0sin(xsinht)sinh(νt)dt

정리하면 얻는 식은 다음과 같으므로 ρiρ의 부호 선택이 정답임을 알 수 있다.

m24π2K1(mr)mr

결과적으로 branch cut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식을 적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적으면 되겠다.

ik2+m2i0+m24π2K1(imρ)imρ,ρ2=t2r2i0+

  1. 별 이유는 없고 angular integral 처리가 귀찮아서 그렇다. 좋은 교재들의 전범(...)을 따라 일반적인 차원 D에서의 position space propagator는 독자들을 위한 연습문제로 남겨두기로 하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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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3 - 엔트로피 - 고전적인 정의

2010.11.22 - 열역학 제 2 법칙과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현재) 밥 벌어먹는 주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열역학 및 통계역학은 개인적으로 애착이 있는 주제인데, 공학 전공 대신 이학 전공을 택하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된 학문이기 때문이다. 특히 엔트로피의 정의 및 열역학 제 2법칙의 정량적 형식화는 물리학을 전공으로 택하기로 마음먹은 직접적인 계기가 된 주제이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있는 편이다. 여튼, 트위터에서 엔트로피의 정의에 등장하는 로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엔트로피에 대해 떠들다 보니 예전에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던 의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고전열역학과 통계역학은 서로 다른 "공리계"에 바탕을 둔 이론 체계인데, 어떻게 한 쪽의 엔트로피의 정의가 다른 쪽의 엔트로피의 정의에 대응된다고 할 수 있는가?

학부 졸업하고 한참이 지난 이제서야 이 질문에 대해 답할 수 있게 되어서 정리해보는 것이 이번 포스트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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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열역학의 알파와 오메가는 열기관(heat engine)이다. '증기기관의 효율 개선'이란 공학적인 목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발전한 학문인데다가 열역학의 가장 기본적인 물리량이라 할 수 있는 온도부터 열기관을 이용해 정의되며, 따라서 어떤 계에 열역학이 있을 경우 대응되는 열기관을 고려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각주:1] 실제 열역학의 응용은 열기관이 요구하는 닫힌 사이클에 한정되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개념은 열기관이란 점을 분명히 해 두자.

 

한편 통계역학은 원자론과 경험적 실재를 조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통계역학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기체분자운동론(kinetic theory of gases)은 수많은 "원자"로[각주:2] 구성된 기체를 어떻게 부피, 온도, 압력 등 매우 적은 갯수의 물리량으로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는가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이다. 기체분자운동론보다 다양한 물리계를 다루는 통계역학은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많은 자유도를 가진 계의 행동을 기술하는데는 그 계의 정확한 상태(혹은 미시상태microstate)를 알 필요 없이 중요한 몇 개의 물리량만 알아도 충분하다는 경험적 실재에 바탕을 두고 있다. Jaynes로부터 시작한 통계역학과 정보이론 사이의 접점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대)정준 앙상블((grand)canonical ensemble)은 거시계의 중요한 물리량으로 결정되는 거시상태(macrostate)를 알고 있을 때 실제 계가 어떤 미시상태에 있을 확률을 추정하는 문제의 답인데, 이 문제는 전형적인 주어진 정보(거시상태)로부터 원하는 정보(어떤 미시상태일 확률)를 추정하는 베이지언 추정의 사례다.

 

본문으로 넘어가기 전 이 포스트에서는 모두 평형상태, 준평형상태(quasi-equilibrium) 혹은 평형에 가까운 상태(near equilibrium)만 다룬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로 하자. 애초에 이 범주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아직까지도 연구주제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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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는 고전열역학이 기체분자운동론과 같이 발전했지만, 고전열역학의 현대적인 재구성에서는 전혀 통계역학적인 관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고전열역학의 세 "공리" 중 물리량을 정량적으로 지정하는 것은 하나(열역학 제 1법칙)뿐이라는 사실이다. 뉴턴역학의 세 "공리" 중 제 2 법칙에 대응된다고 해야 할까.

0. 열평형은 존재하며 온도를 정의할 수 있다. (A와 B가 열평형을 이루고 B와 C가 열평형을 이루면 A와 C 또한 열평형을 이룬다. 이 때 A, B, C 모두 같은 온도를 갖는다.)
1. 열은 에너지의 이동이며, 에너지는 보존된다.
2.1. 열은 낮은 온도에서 높은 온도로 흐를 수 없다. (Clausius)
2.2. 열을 순수하게 일로 변환할 수 없다. (Kelvin-Planck)

위의 열역학 법칙 중 정량적으로 정의되는 것은 (에너지의 이동으로 정의되는) 열밖에 없다. 에너지는 고전역학에서 정량적으로 정의되기 때문. 그리고 위의 열역학 법칙으로부터 정의되는 온도는 모스 굳기계처럼 상대적인 순서만 정의된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자; 온도가 높은 열원에서 온도가 낮은 열원으로 열이 흐른다는 것은 결정할 수 있지만, 온도가 높은 열원이 온도가 낮은 열원보다 얼마나 뜨거운가는 답할 수 없다. '얼마나 뜨거운가?'란 정량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열역학 법칙으로부터 정의되는 온도에 구조를 좀 더 더해 열역학적 온도로 바꾸어야 한다.

 

켈빈으로 정의되는 절대온도는 정확히는 열역학적 온도로, 이상적인 가역기관의 열효율을 이용하여 온도에 절대값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각주:3] 참고로 실제 측정에 쓰이는 온도의 SI 정의는 ITS-90 및 그 저온 확장인 PLTS-2000으로, 열역학적 온도의 근사이며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고전열역학에서 온도가 정의되는 과정은 위에 링크해둔 예전 글을 참조하도록 하자. 여튼, 열역학적 온도 T를 정의하고 나면 열역학적 온도를 이용해 엔트로피(의 변화)를 정의할 수 있다.

dSC:=δQT|rev.

여기서 rev.는 가역과정(reversible process)를 나타낸다. 이 미분이 왜 상태함수인 엔트로피 SC를 정의하는지는 예전 글에서 다뤘으므로 넘어가기로 한다. 대학물리에서 배우는 엔트로피의 정의는 위의 꼴을 갖는데, 편의상 우변에 적힌 미분량을 제일 먼저 적은 클라우지우스의 이름을 따서[각주:4] 클라우지우스 엔트로피라고 부르기로 하자. SC의 아래첨자 C는 Clausius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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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역학은 완전히 다른 "공리계"에서 출발한다. 보통 동일 선험확률의 원리(principle of equal a priori probability)라 부른다.

0. 주어진 거시적 성질에 대응되는 모든 미시상태는 동등한 확률을 갖고 실현된다.

그리고 이 성질을 '증명'하기 위해 오늘도 많은 이론가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지만 우리의 관심사는 두통을 얻는 것이 아니므로 일단 그렇다고 받아들이기로 하자. 위 "공리"에서 다음 보조가설이 유도된다.

0.1. 거시적 물리량은 대응되는 미시상태의 수가 줄어들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갖는다.

그렇다면 거시적 물리량에 대응되는 미시상태의 수 Ω는 어떻게 측정할까? 편의상 내부 자유도가 없는 (이상)기체를 가정할 경우, 미시상태의 수는 거시적 물리량과 일치하는 위상공간(phase space)의 부피로 정의한다. 기체의 위상공간 중 위치 x가 가질 수 있는 범위는 기체가 가둬진 상자의 부피 V로 주어질테고 운동량 p가 가질 수 있는 범위는 기체가 갖는 총 에너지 E에 의해 결정될테니, 미시상태의 수 Ω는 거시적 물리량인 기체의 총 에너지 E와 기체가 가둬진 상자의 부피 V에 의해 결정된다.

Ω=Ω(E,V)

문제는 미시상태의 수 Ω가 별로 좋은 물리량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우의 수'로도 해석될 수 있는 Ω는 동일한 부피와 동일한 에너지를 가진 같은 기체가 또 있을 경우 두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제곱이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전체 계를 두 부분계(subsystem)로 나눴을 때 전체 계가 갖는 미시상태의 수 Ωtot는 부분계 1의 미시상태의 수 Ω1과 부분계 2의 미시상태의 수 Ω2의 곱으로 적히게 된다.

Ωtot=Ω1×Ω2

우리에게 익숙한 물리량의 행동은 크게 세기 성질(intensive property)과 크기 성질(extensive property)로 나눠지는데, 미시상태의 수 Ω는 두 행동 중 어느 것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하지만 로가리듬을 이용하면 미시상태의 수 Ω를 크기 성질로 바꿀 수 있다.

logΩtot=logΩ1+logΩ2

보통은 이쯤에서 logΩ를 이용해 볼츠만 엔트로피 SB를 정의하는데, 아직까지는 위에서 정의한 클라우지우스 엔트로피 SC와의 관계가 불분명하므로 W라고 적기로 하자.

W:=logΩ(E,V)

이제 몇가지 보조가설을 도입하여 W의 성질 및 W로부터 온도를 정의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1. 열평형은 존재하며, 전체 미시상태의 수가 극대화되는 거시상태에 대응된다.
2. 열은 온도가 높은 부분계에서 온도가 낮은 부분계로 이동한다.

대부분의 통계역학 교육과정에서처럼 부피에 대한 의존도는 무시하고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만 살리기로 하자. 부분계 1과 부분계 2로 나눈 전체 계의 에너지를 E라고 할 때, 전체 계의 미시상태 수 Wtot[각주:5]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다.

Wtot(E;E1)=W1(E1)+W2(EE1)

여기서 E1은 부분계 1이 나눠가진 에너지다. 평형상태에 대응되는 에너지 E1Wtot의 극대화 조건으로부터 구할 수 있다. 첫번째 극대화 조건은 '미분이 0일 것'이다.

WtotE1|E1=E1=W1(E1)E1|E1=E1W2(E2)E2|E2=EE1=0

두번째 극대화 조건은 '2계미분이 음수일 것'이다.

2WtotE21|E1=E1=2W1(E1)E21|E1=E1+2W2(E2)E22|E2=EE1<0

잠시 두번째 조건에 대한 사족을 덧붙이고 온도의 정의로 넘어가기로 하자. 만약 두번째 극대화 조건보다 강한 다음 조건을 계의 미시상태 수 W에 대해 요구하면 그 계는 (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다른 계와 항상 열평형을 이룰 수 있다.

2WE2<0

대부분의 경우 암묵적으로 고려하는 물리계가 1계미분에 대한 조건 WE>0과 함께 위의 성질을 만족할 것을 요구하며, 통계-열역학적으로 보통인 계(normal system in the statistical-thermodynamic sense)라고 부르기도 한다.[각주:6] 물론 모든 계가 이 조건을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힐베르트 공간의 차원이 유한한 양자계가 대표적인 사례. 다른 사례로는 끈이론이 있는데, 고에너지이론에서는 끈의 에너지가 충분히 높을 경우 끈의 미시상태 수가 에너지에 따라 지수적 이상으로 증가(Ω)해 이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이와 관련된 온도를 하게도른 온도(Hagedorn temperature)라고 하는데, 보통은 상전이점에 가까워져 통계역학적인 물리를 기술하기 위해 썼던 모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첫번째 보조가설에 대한 이야기(열평형의 존재)는 이정도로 하고, 이제 두번째 보조가설인 '열의 흐름 방향'으로 넘어가자. 열이 흘러야 하는 방향으로부터 온도의 대소관계를 정의할 수 있다. 만약 부분계 1이 가진 에너지가 평형상태에 대응되는 에너지보다 낮은 상태(E_1 < E_1^\ast)라면 E_1이 증가하는 방향과 W_{\text{tot}}이 증가하는 방향이 동일할 것이다.

E_1 < E_1^\ast \Rightarrow \frac{\partial W_{\text{tot}}}{\partial E_1} = \frac{\partial W_1 (E_1)}{\partial E_1} - \left. \frac{\partial W_2 (E_2)}{\partial E_2} \right|_{E_2 = E - E_1} > 0 \Rightarrow \frac{\partial W_1}{\partial E_1} > \frac{\partial W_2}{\partial E_2}

이 경우 E_1이 증가하려 하기 때문에 부분계 1의 온도 t_1은 부분계 2의 온도 t_2보다 낮을 것이다.

E_1 < E_1^\ast \Rightarrow t_1 < t_2

반대의 경우(E_1 > E_1^\ast)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다. 중간 계산을 건너뛰고 결론만 이야기한다면, 다음과 같은 식을 얻는다.

E_1 > E_1^\ast \Rightarrow \frac{\partial W_1}{\partial E_1} < \frac{\partial W_2}{\partial E_2} \,,\, t_1 > t_2

여기서 한가지 패턴을 눈치챌 수 있는데, 온도의 대소관계는 미시상태 수에 대한 에너지 미분 \frac{\partial W}{\partial E}의 대소관계와 반대라는 것이다. 따라서 \frac{\partial W}{\partial E} > 0를 만족하는 보통계의 경우 온도에 대한 단조증가함수 \phi(t) > 0를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phi(t) := \left( \frac{\partial W}{\partial E} \right)^{-1} \,,\, t_1 < t_2 \Rightarrow \phi(t_1) < \phi(t_2)

이제 남는 문제는 \phi(t)를 고전열역학에서 정의되는 열역학적 온도 T로 취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이는 것이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볼츠만 엔트로피 S_B = W가 클라우지우스 엔트로피 S_C에 대응됨은 자동으로 따라오는데, 볼츠만 엔트로피의 변화량을 클라우지우스 엔트로피 정의의 우변처럼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phi(t) = T \Rightarrow \frac{\partial S_B}{\partial E} = \frac{1}{T} \Rightarrow dS_B = \frac{dE}{T} \Leftrightarrow \left. \frac{\delta Q}{T} \right|_{\text{rev.}} = dS_C

그렇다면 \phi(t) = T를 어떻게 보일 수 있을까? 고전열역학에서 열역학적 온도 T가 어떻게 정의되었는지 기억하는가? 똑같은 방법을 쓰면 된다. 가역열기관(reversible heat engine)을 도입해서 열 교환비가 정확히 \phi(t)의 비로 주어짐을 보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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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역열기관 중 가장 잘 알려진 카르노 기관(Carnot engine)을 이용하기로 하자. 영문/한국어를 불문하고 위키백과 설명에는 카르노 기관이 이상기체를 작동 유체으로 이용한다고 되어 있으나, 일반적인 가역기관으로 추상화할 경우에는 카르노 기관의 작동 유체가 이상기체일 필요가 없다. 열역학 및 통계역학 교육에서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경우가 드문 것이 아쉬운 부분.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카르노 기관을 구성한다.

 

  • 등온과정은 온도 t 혹은 \phi(t)가 일정한 과정으로 구성한다.
  • 단열과정은 미시상태의 수 \Omega 혹은 그 로그값인 W = \log \Omega가 일정한 과정으로 구성한다.

 

등온과정은 같은 온도를 갖는 열기관과 열원 사이의 열 교환이므로 가역과정이고, 위의 방식대로 정의된 단열과정은 미시상태의 수가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에[각주:7] 되돌릴 수 있어 가역과정이다. 등온-단열-등온-단열 네 단계를 통해 원 상태로 돌아오는 카르노 순환(Carnot cycle)은 다음과 같은 도표로 나타낼 수 있다. 비록 양 축을 온도(의 함수)인 \phi(t)와 미시상태의 수인 W로 구성했지만, 실제 열기관의 상태를 결정하는 독립변수는 열기관의 에너지 E와 부피 V이다.

 

높은 온도에서의 등열팽창(AB)-높은 온도에서의 단열팽창(BC)-낮은 온도에서의 등열수축(CD)-낮은 온도에서의 단열수축(DA) 네 과정으로 구성되는 카르노 기관

이제 구성한 카르노 기관의 열 교환비를 계산해보자. 등열팽창 과정인 A-B에서 열기관이 얻는 열 Q_h는 A와 B에서의 에너지 차이인 E_B - E_A로 주어진다. 이때 열기관의 상태가 움직이는 곡선은 온도 \phi(t)가 상수인 곡선 \frac{\partial W}{\partial E} = \phi(t_h)^{-1}이므로, 고온부에서 얻은 열은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다.

Q_h = E_B - E_A = \left( \left. \frac{\partial W}{\partial E} \right|_{t=t_h} \right)^{-1} (W_B - W_A) = \phi(t_h) (W_B - W_A)

마찬가지로 저온부에서 버리는 열은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다.

Q_l = E_C - E_D = \left( \left. \frac{\partial W}{\partial E} \right|_{t=t_l} \right)^{-1} (W_C - W_D) = \phi(t_l) (W_C - W_D)

그리고 단열과정의 정의 때문에 W_B = W_CW_A = W_D라는 추가조건을 얻으며, 열 교환비로 다음 표현을 얻는다.

\frac{Q_l}{Q_h} = \frac{\phi(t_l) (W_C - W_D)}{\phi(t_h) (W_B - W_A)} = \frac{\phi(t_l)}{\phi(t_h)} = \frac{T_l}{T_h}

이제 가역열기관의 열 교환비를 열역학적 온도로 정의하는 고전열역학에서와 같이 온도에 대한 양의 단조증가함수 \phi(t)를 열역학적 온도 T로 정의하면 된다. 다만 \phi(t) = (\partial W / \partial E)^{-1}는 에너지의 차원을 가지므로, 단위를 변환해줄 상수인 볼츠만 상수 k_B를 도입해서 온도와 차원을 맞춰준다.

\phi(t) := k_B T = \left( \frac{\partial W}{\partial E} \right)^{-1}

이제 볼츠만 상수를 넘겨주면 많은 통계역학 책에서 그냥 적고 시작하는 다음 식을 얻을 수 있다.

\frac{1}{T} = k_B \frac{\partial \log \Omega (E,V)}{\partial E} = \frac{\partial}{\partial E} \left( k_B  \log \Omega \right) = \frac{\partial S_B}{\partial E}

이 식이 주어질 경우 어떻게 볼츠만 엔트로피의 변화량 d S_B를 클라우지우스 엔트로피의 변화량 d S_C에 대응시킬 수 있는지는 위에서 이미 이야기했으므로 생략하기로 한다.

  1. 마찬가지의 이유에서 열역학이 존재하는 블랙홀을 이용한 열기관을 생각할 수 있다. 이 사실을 AMPS 불의 벽Firewall(방화벽으로 번역하기도 하는데 의미상 불의 벽이 더 자연스럽다) 역설을 주제로 한 특강(2014년 봄)을 들으며 깨달았는데, 대학원에 들어오고 나서 열기관으로서의 블랙홀을 고려하는게 최신 연구 주제(내가 아는 한 이 문제를 고려한 논문은 2014년 4월의 Clifford Johnson의 논문이 최초이다)라는 것을 알고는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있다. [본문으로]
  2. 실제로는 분자이지만 '연속체가 아닌 이산적인 작은 입자로 구성된다'란 핵심 아이디어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원자론의 일종으로 취급할 수 있다. [본문으로]
  3. 구체적으로는 이상적인 가역기관의 열 교환비에 대응된다. 비율로 정의된다는 특성상 온도간 차이는 의미가 없고 온도간의 비율만이 의미를 갖는다. 절대온도의 다른 정의방법인 '이상기체의 부피'와 연관지으려면 통계역학의 '열역학적 온도'와 동치성을 보인 뒤 기체분자운동론을 이용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 기체분자운동론을 이용해 이상기체상태방정식을 구하는 것은 많은 교재에서 다루는 내용이므로 생략하기로 하자. [본문으로]
  4. 폐곡선을 따라 우변의 미분량을 적분하면 0보다 작은 값을 얻으며, 가역과정의 경우에는 0이 된다는 정리를 클라우지우스 정리(Clausius theorem)라고 한다. 열역학 제2 법칙의 정량화된 버전 중 하나. [본문으로]
  5. 편의상 미시상태의 수를 W라고 적을 경우 로가리듬이 붙은 경우를 의미한다고 이해하기로 하자. [본문으로]
  6. 이 표현은 Kubo의 통계역학 책에서 쓰는데, 보편적인 표현은 아닌 듯 하다. 참고로 (d^2 W/ d E^2) < 0이란 조건은 비열(specific heat)이 양수일 조건과도 일치하며, 블랙홀은 반대 조건을 만족하는 열역학계이기 때문에 불안정하고 궁극적으로는 호킹 복사에 의해 증발한다. [본문으로]
  7. 동일 선험확률의 원리에서 유도되는 보조가설이 '미시상태의 수가 줄어들 수 없음'이었음을 상기하자.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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