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30. 03:03 Physics/Concepts
Tadpole, normal ordering, and Wilsonian renormalisation
최근 수학자들과 작업할 일이 생기면서 양자장론의 형식적인 부분을 들여다볼 일이 생겼는데, 그러다보니 양자장론 한창 공부할 때 조금 보고는 때려친 axiomatic QFT 관련 지식들이 조금 도움이 되고 있다. Wightman function이라던가 point splitting이라던가 normal ordering이라던가 등등... 1
이 와중에 나를 한동안 고민하게 만든 문제가 있었으니 Feynman diagram 계산에서 tadpole diagram들의 존재. Feynman diagram은 S-matrix의 Dyson series 전개를 도표로서 재해석한 것이고, Dyson series는 interaction Hamiltonian에 대한 무한급수로 주어진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우리가 양자장론을 처음 배울 때 일반적으로 interaction Hamiltonian을 양자장의 normal-ordered product로 생각한다는 것과, Feynman diagram을 그릴 때 tadpole이 있는 diagram을 제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
Feynman diagram에서 vertex는 interaction Hamiltonian에 들어있는 항들 중 하나에 대응된다. 따라서, 이미 interaction Hamiltonian이 normal-ordered product로 주어졌다면 같은 vertex에서 시작해서 끝나는 tadpole은 존재해서는 안된다. 해당 tadpole에 대응되는 contribution이 이미 normal ordering에 의해 제거되었기 때문. Tadpole은 그 spacetime point에서 생성된 입자가 다시 그 spacetime point에서 제거되는 과정에 대응되는데, normal-ordered product로 주어진 operator로서는 이런 과정이 있을 수 없다. 모든 annihilation operator가 우측으로 옮겨졌기 때문. 3
가장 단순한 해결방법은 Dyson series에 들어가는 interaction Hamiltonian이 normal-ordered product가 아니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따라와야 하는 질문은 '그렇게 고생해서 normal ordering을 정의했는데, 왜 실제 계산에서는 사용하지 않는가?'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Wilsonian EFT가 답을 줄 수 있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모든 양자장론은 (암묵적으로 UV cutoff를 가정하는) 유효장론이다. UV cutoff가 존재하지 않는 등각장론(CFT)이 있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으나 등각장론은 UV cutoff를 임의로 높게 설정해도 수학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는 유효장론으로 여기는 것이 타당하다. Scale-free한 임계현상이 등각장론으로 기술된다고 해서 그 임계현상을 보이는 물리계를 무한히 확대해도 등각장론으로 기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헬륨-4의 람다점을 기술하는 등각장론을 원자핵 스케일인 1fm대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하고 다니려면 꽤 많은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위 관점을 도입할 경우 우리가 실제로 S-matrix를 계산하기 위해 그리는 Feynman diagram에 사용되는 vertex rule들은 (bare action에서 UV 자유도를 적분하여 제거(integrate-out)해서 얻은) Wilsonian action에서 유래한 것으로 봐야 한다. 다르게 이야기한다면, 우리가 Feynman diagram에 집어넣은 vertex는 renormalised interaction Hamiltonian에 대응되며, 이 vertex를 확대해보면 내부에서 UV 자유도가 bare interaction Hamiltonian에 대응되는 vertex를 갖는 loop을 이루며 돌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도표를 이용해 계산할 경우 bare interaction Hamiltonian으로부터 renormalised interaction Hamiltonian이 구해질 때 normal ordering에 대응되는 과정이 없으므로, Dyson series를 normal ordered된 bare interaction Hamiltonian으로부터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계산에 대응되는 renormalised interaction Hamiltonian은 더 이상 normal-ordered product가 아니게 된다. Wilsonian EFT를 가정할 경우 interaction Hamiltonian을 normal-ordered product로 가정하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며, normal ordering을 가정하지 않으므로 자연스럽게 tadpole diagram을 계산에 추가하게 되는 것이다.
- 여담으로 Peskin&Schroder에서 point-splitting regularisation을 ABJ anomaly 계산에 사용하는 모양이다. Axiomatic한 맥락에서만 봐서 실제 계산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줄은 몰랐지 =_=;; [본문으로]
- 빈 방문할 때 생각하기 시작했으니 거의 한달 가량 고민한 듯. [본문으로]
- 여담이지만 교수님들은 골치아픈 문제로 골탕먹이려는 학생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이론입자물리 대학원생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학생이라면 이 문제를 사용해도 좋다. Use at your own peril and good luck.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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