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3.11 등록금 상한제는 포퓰리즘이다? 4
  2. 2010.02.03 등록금 문제를 바라보는 방법 2
  3. 2009.07.13 대학 폐교 -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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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동혁이형마저 퇴출당하나 (하재근)

글에서 말하는 익명의 '보수단체'는 내가 알 바 아니지만 등록금 상한제와 같이 '직접적으로 등록금을 규제하는 것'이 포퓰리즘적인 정책이라는 비판에는 한 마디 해야겠다. 아니, 난 오히려 사회 구조를 아예 뿌리부터 뒤집어 엎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등록금 규제는 필요를 넘어 필수라고 생각한다.

이미 이전 글에서 끌어들여온 명제이기는 하지만, 등록금과 같은 사항은 자유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등록금 규제에 반대하는 사람 대부분의 입장이다. 오히려 시장을 규제하려고 들 때 더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신문기사를 하나 또 열어보자.

"대학 등록금 상한제는 장기적으로 毒" (아시아경제)

진리를 쫓고 계시는 대학원장님께서 이런 무리한 주장을 하신다니 진리의 빛은 너무나도 강해서 눈을 멀게 만드나보다. 아니면 강렬한 진리의 빛을 필터링하느라 현실도 필터링하게 되셨는지도. 물론 여기서 나오는 근거 자체는 맞다. 가격을 억지로 조절하려고 들면 시장 자체가 붕괴해 버린다는 것은 경제학 개론 정도만 공부해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안 원장은 가격을 통제했을 때 의도와 달리 더 큰 대가를 치르는 결과를 초래했던 역사적 경험을 근거 사례로 제시했다.

프 랑스 혁명 당시 생필품 가격이 올라 시민들 불만이 커지자 우유 가격을 올리는 상인은 단두대에 보내겠다는 엄포가 내려지자 우유 가격은 금세 급락하고 가격 통제 정책이 성공을 거두는 듯했으나 농민들이 젖소 사육을 포기하면서 공급량 부족으로 다시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는 것. 결국 우유는 시민이 아닌 귀족들만 마실 수 있는 식품이 됐고 시민들의 불만은 예전보다 더 커졌다는 논리다.

이 에 앞선 284년부터 305년까지 로마황제였던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시민들의 생계를 돕기 위해 곡물 가격을 통제했으나 출하가 줄어 심각한 식량 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결국 굶어 죽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안 원장은 설명했다.

식품만이 아니다. 가난한 세입자들을 위해 임대료를 통제했을 때도 결국 임대료가 치솟아 이사도 어려울 뿐더러 주택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도시가 황폐화됐다는 것이다.[...]
위 기사에서 인용

하지만, 그 사례를 대학에 적용하는 지점에서 주장의 허구성이 드러난다. 왜냐? 우유나 곡물, 주택과 같은 대상은 '누군가가 소비하면 나는 소비할 수 없다'. 남이 마신 우유를 위장 갈라서 꺼내마실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런데 교육은? 강의실이 조금 바글거리기는 하겠지만, 대학강의를 내 옆자리 철수가 듣는다고 해서 내가 못 듣게 되는 것은 아니다. 특허나 학계가 작동하는 원리와 똑같다. 지식은 나누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식은 나눔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식을 접하고 새로운 지식을 덧붙이기 때문이다. '대학 강의'라는 물건은 우유나 곡물과 같이 소비되어 사라지는 물건들과는 다르게 공급비만 충분히 주어지면 거의 무한정 공급할 수 있다. 여기에서 '우유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 대학원장의 주장이 현실과 괴리한다.

[...]안 원장은 "대학 등록금을 억제하면 대학 수입과 함께 장학금 규모가 줄어 가장 큰 피해자는 가난한 대학생이 될 것"이라며 "재원이 부족하게 되면 대학의 발전과 양질의 교육에 대한 투자도 줄게 된다"고 지적했다.[...]
위 기사에서 또 인용

그리고 원장님은 학문에만 열중하셨더니 장학금이 왜 필요한지 잊어버리신것 같다. 대학생들이 장학금을 받는 이유는 '등록금을 대기 위해서'이다. 등록금이 낮다면 애초에 장학금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리고 내가 반박의 근거로 이용한 '공급비만 충분하면 무한정 공급이 가능한' 특징이 없다고 하더라도, 등록금 규제가 필요한 이유를 또 댈 수 있다. 이 이유는 원장님도 잘 아시는 것 같으니 한번 들어보자.

[...]그는 이어 "문제 삼아야 할 것은 대학 교육을 받는 대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 대학 등록금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대학 간의 경쟁이 제대로 되고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경쟁이 있으면 대학들은 될 수 있으면 낮은 등록금으로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려고 할 것이지만 우리나라 대학 교육에는 이런 경쟁 구조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시 또 인용. 이거 사골 우려내면 뽀얀 국물이 나올 것 같다.

그렇다. '대학강의'라는 제품이 사고 팔리는 시장에는 경쟁이 없다. 이해하기 쉽게 다른 말로 바꾸어 말하자면, 대학강의 시장은 독점시장이다. 그리고 독점시장에서는 효율 극대화를 위한 국가의 개입이 정당화된다. 무조건 자유가 최고라고? 천국에서 차를 마시던 애덤 스미스가 울겠다. 경제학 공부한거 맞니?

독점시장이 아니라는 분들을 위한 퀴즈. 다음 두 가지 선택지만 존재한다면, 어느 대학에 가시겠습니까?

1. 대학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이 벌벌 떤다는 명문대. 단, 등록금은 엄청 좋은 직업이라도 7학기 등록금을 7년에 걸쳐 갚기 힘들 만큼 비싸다.
2. 대학 이름을 들으면 사람들이 대학 맞냐고 묻는곳. 단, 등록금은 0원.
3. 일본을 공격한다.

내 주변을 돌아보면 백이면 백 전부 1번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간혹 3번이 있긴 하지만) 이 글을 읽고있는 당신들 주변도 그다지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학생이 자신이 진학할 대학을 고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 대학이 받아들일 학생을 고른다. 판매자가 구매자를 결정하는 시장이 과연 제대로 된 자유시장인가? 진짜 자유시장에서 주도권은 구매자에게 있는 법이다. 그리고 이런 시장에서는 국가가 어떻게든 개입해야 시장이 붕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포퓰리즘은 개뿔. 진짜 포퓰리즘이라면 '전 국민에게 명문대 졸업장을' 정도는 되어야지.



사실 링크걸어 놓은 이전 글에서 주장했던 것처럼, 이 문제가 다시는 튀어나오지 않게 확실히 묻어버리는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완벽한 답이 있다. '졸업장 필요없는 사회'. 이 사회가 그 위치를 능동적으로 찾아나서든 어쩌다가 날벼락을 맞고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져 결국 거기로 귀착하든 결국 졸업장이 필요없는 사회가 오기는 올 것이다. 어차피 대학 수준의 고등교육을 필요로 하는 직업은 전체의 50%도 될까 말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차피 지나갈 곳이라면 강제로 가는 것보다는 능동적으로 가는게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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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MB “등록금 싸면 좋지만 교육 질 떨어져” (데일리안)

가끔 헛소리 속에서도 무언가를 건져낼 때가 있다. 가끔씩 웃는게 웃는게 아닌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도 그 중 하나이려나.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어쨌든 기사를 읽다보면(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접속불량이었다) 무언가 건저낼만한 논리는 존재한다.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린다는 것. 중학교 공부만 제대로 해도 가격은 수요와 공급으로 조절된다는 사실을 배운다. 전체의 80%가 넘는 고등학생이 대학으로 진학한다는데 이건 당연히 고학력자의 초과공급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부제목, '사람이 적게 필요한 분야에서 많은 학생 공부하면 안돼'가 틀린 말은 아니다.[각주:1] 예컨데 제대로 따진다면 공대생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난 이유는(그리고 이공계 기피현상이 생겨난 이유는) R&D에 투자하는 비용이 적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관련 직업군에서 일하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단이 맞더라도 처방전이 영 아니면 환자는 한방에 훅 간다. 요즘들어 계속 등록금상한제가 등장하는데 언제까지나 고름을 잠시 짜는 것이 될 뿐 환부가 낫지 못하면 고름은 언젠가 다시 차기 마련이다. 대통령이 입에 올린 직업학교는 언제까지나 실업대책일 뿐 등록금 대책은 아니다. 더군다나 대학생보다는 실업자 위주로 개편해서 실업자 구제대책을 활성화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대학생만 직업을 구하는 것은 아니니까.

초장기적인 대책이지만[각주:2]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학을 진짜 가고싶어하는 사람들만 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인구의 30% 정도만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한다면 등록금이 이렇게 큰 문제가 될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인구의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하는가?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한다면 복지를 강화해서 대학에 가야만 하는 필사적인 이유를 제거한다면 등록금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전 글에서도 말했던 것 같은데 여유로운 사회가 되어야 해결된다는 말이다.

물론 대학 등록금 문제가 사라진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좋은 뜻'만 가진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런 방식으로 대학 등록금 문제가 사라진다면 계급이 고착된다 즉 개천에서 용나는 것이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각주:3] 언제까지나 최상의 방향으로 사회가 발전한다는 가정에서의 이야기이지만, 이전에는 비좁은 개천에서 말라죽지 않기 위해 용이 되려 죽음을 각오하고 애쓰던 잉어들이 이제는 개천을 마음껏 휘젓고 다녀 용이 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설명하면 될 것이다. 공자시대부터 내려오는 태평성대의 현대적인 모습이다. 귀족은 자애롭게 통치하고, 농민은 풍년을 즐긴다에서 귀족을 정치인 가문으로, 농민을 일반 노동자로 바꾸면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가? 간혹 농민이 귀족으로 상승하고 귀족이 농민이 되는 일은 현대에나 존재하지만.

그렇다면 최악의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잉어가 말라죽지 않으려 용이 되려 해도 개천 위에 쳐저 있는 그물 때문에 용이 되지 못하는 사회이다. 자본이 사실상의 권력인 현대에는 워킹푸어(working poor) 즉 일해도 가난에서 못 벗어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사회이며 마이크로크레딧(micro credit)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사회이기도 하다. 문제는 얼핏 흐름을 보아서는 이쪽 방향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복지를 삭감하면서까지 세금을 줄인다면[각주:4] 그 세금은 투자로 이어져서 생활수준을 전체적으로 높여야 하는데 부동산이라는 매력적인 투기처를 제끼고[각주:5] 설비에 투자할 사람이 과연 그렇게 많을까?


어떻게 해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여유롭게 살 수 있으려나. 뭐 이 나라가 잘못된 투표 한두번에 쫄딱 망할 정도로 허약한 체질은 아닌 것 같고 이런 고민을 나보다 깊게 하는 고민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알아서 잘 하겠지만, 가끔씩은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한다. 심심해서 사회란으로 발행.
  1. 때문에 사실상 수요가 증발해가는 학문을 할지 말지를 더욱 고민하고 있다. 과연 내가 이 적은 수요를 차지할 수 있을 만큼 능력있을까? [본문으로]
  2. 하지만 아무리 길어도 두 세대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 같다. [본문으로]
  3. 이것도 뒤집어 말한다면 아직 계급이 굳어지지 않을 정도로 자본주의가 정착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본문으로]
  4. 복지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기는 하지만 그러면 그 많은 세수는 어디서 빵꾸난 것일까? 그리고 인플레이션이라는 복병도 고려해야 한다. [본문으로]
  5. 아직도 매력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두가 매력적이라고 믿는다면 부동산은 매력적인 투기대상이다. 버블의 구조와도 유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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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9. 7. 13. 00:27 Daily lives

대학 폐교 - 단상

예전에 친구한테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 사립대보다는 국립대를 가는 것이 좋을 거라고. 기껏해야 대학생이 뭘 알겠느냐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기는 있었다.

저출산 + 경제위기. 사립대학의 절반 정도는 저출산과 경제위기 때문에 재정상태가 악화될 것이고(둘 다 대학입학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학생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폐교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립대는 그런 걱정이 없으니 국립대가 나을 것이라고 했던 것이다.

예상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학생수 감소 대학 문 닫기 쉬워진다 (뉴시스)

부산의 사립대가 목표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대학은 줄어들고 있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의 교육, 특히 대입시장과 관련된 고질적인 병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공급과잉이고, 나머지 하나는 공급자주도시장이라는 것이다.

공급과잉이라는 것은 대학이 과도하게 많다는 의미이다. 실례로 대학입학자의 비율은 80%에 근접한다. <왜 순수학문이 바보들의 학문이어야 하는가>에서 이미 말했던 것 같은데 사회는 이렇게 많은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조선시대의 막이 내린 이유 중 하나로 과도하게 많아진 양반을 드는 경우도 있듯, 화이트칼라는 생산과는 거리가 먼 계층이다. 유통에 능한 이 인력층은 생산층 없이는 지속될 수 없다. 이공계를 엿먹이는 사상의 대표격인 사농공상에서 사가 제일 먼저 온 것은 말하는 사람들이 사에 속했기 때문이고, 농이 그 다음에 온 것은 농이 생산을 맡은 기반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신전이라도 땅이 있어야 세울 수 있는 법이다.

공급자주도시장은 수요자(입학생)와 공급자(대학) 사이에서 공급자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말이다. 즉, 거래는 수요자보다는 공급자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소리이다. 다른 말로는 과잉수요가 존재한다는 말이 되겠다. 위쪽에서는 공급과잉이라고 해 놓고서 아래에서는 수요과잉이라고 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개별 대학을 놓고 비교하면 확실히 수요과잉임을 알 수 있다. 전재산을 팔아서라도 명문대에 들어가려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명문대의 입구는 크기가 정해져 있다. 이 좁은 입구를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은 경쟁을 벌인다.

대입시장은 미술작품이 거래되는 경매시장과 닮았다. 명작을 사기 위해 사람들은 경쟁을 벌인다. 하지만 명작은 복제품이 없기 때문에 하나뿐인 작품을 사기 위해 사람들은 미친듯이 가격을 부른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무명작가의 작품은 손드는 사람이 없어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이쯤 되면 전형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미국과 유럽의 대입시장이다. 유럽식 대입시장은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라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식은 상당히 닮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비교는 가능해 보인다. 미국식이 한국식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공급과잉은 없다는 것과 수요자주도시장이라는 점이다.

이 차이는 미국과 한국에서 대학을 가는 이유에서 두드러진다. 미국은 대학이 말 그대로 대학(大學)이다. 고등학교에서 수준이 좀 되는 학문을 배운 다음 좀 더 커다란 학문을 배우기 위해 가는 곳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학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관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공부하려고 대학온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다들 가니까 가는 것 뿐이지.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지..."가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문제의 근원은 사회 전반 분위기에 있다. 대학 졸업장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현실이 대입을 부추기고 과잉수요를 낳는다. 영화 I am Sam에서 주인공은 스타벅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최소임금제가 지켜지지 않는 대한민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분위기이다.



교육 과열의 문제는 결국 대입의 문제이고, 대입의 문제는 결국 생존의 문제이다. 따라서 사교육을 잡는다는 말이 교과부에서만 나온다는 말은 이 문제가 절대 해결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공교육 강화를 통해서만 해결되는 문제가 이니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장 없이도 어느 정도 생존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생활 속 깊은 곳까지 스며든 다음에야 공교육 강화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상위층의 개인교습과 같은 형태의 사교육은 언제나 수요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제거하지 못한다. 사교육 문제의 핵심은 비대하게 큰 시장에 있다.

따라서 사교육을 잡고 싶다면 양극화를 줄여야 한다. 양극화의 심화가 과열된 교육수요의 근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대학 졸업장이 없는 사람들의 생존이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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