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a physicist, on the other hand, every system is open, and (more to the point) approximate. One never really expects that the mathematical problem one formulates and then solves will provide an exact or complete description of a physical system.

한편 물리학자에게 모든 계는 열려있고 (더욱 중요하게는) 근사적이다. 그 누구도 어떤 물리계에 대해 형식화하고 풀어낸 수학적 문제가 그 계에 대해 완벽하거나 완전한 묘사를 줄 것으로 절대 기대하지 않는다.

- Ingmar Saberi(https://arxiv.org/abs/1801.07270)

한번은 기계 설계였나 강의를 들을 당시 조별 프로젝트 발표를 할 일이 있었습니다. 뭔가 간단한 로봇을 설계하는 일이었는데, 제가 속한 조보다 앞서 발표하던 조에서 로봇에 예상하고 있는 부하가 걸리면 변형이 얼마나 일어나는지 계산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었습니다. 뭐 숫자와 식을 알고 있으니 단순한 산수일테고, 산수 끝에 얻은 변형에 대한 예측값은 10^-20 m였던가 그렇습니다. 참고로 원자핵의 크기를 대략 10^-15 m 정도로 보죠.

 

그 슬라이드를 보고는 발표를 듣던 교수님이 '숫자놀음은 집어치워라'라면서 대노하셨고 (그 정도로 작은 값이면 그냥 변형이 없는 것이란 말을 덧붙이면서요) 옆에서 비슷한 숫자를 슬라이드에 집어넣고 있었던 같은 조원은 깜짝 놀래서 재빠르게 숫자를 0으로 바꿨습니다. 세 팀이 조별 프로젝트 발표를 하면 그 중 가르침이 되는 팀이 꼭 있는 법이죠.

 

그래서 준비해 본, '어디까지 방정식을 믿을 것인가?'란 주제 하에 묶을 여러 문제들입니다. 물리는 결국 목표로 삼은 현상에 대한 모형을 세우고 그 모형을 이해하는 것으로 목표로 삼은 현상을 이해하는 것인 셈이니, 세워놓은 모형이 어디까지 현상을 제대로 기술하고 있는가에 대해 감을 갖고 있어야겠죠. 깊게 생각 안하고 공부만 하다 보면 '언제 모형을 믿으면 안된다'는 감이 없는 경우가 자주 있단 말이죠. 짤막하게 작성해 두고 아마 생각나는대로 업데이트하지 않을까 싶네요.

 

참, 이 포스트는 Paul J. Nahin의 Mrs. Perkins's Electric Quilt: And Other Intriguing Stories of Mathematical Physics란 책의 내용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비록 도서관에서 빌려놓고 시간이 없어 서론만 읽은 뒤 방치해뒀다가 연체되어서 연체비만 물고 뒷쪽은 하나도 못 읽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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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물리학을 하나도 안 배운 사람이 물리학을 어느정도 배운 사람보다 이상하다는 것을 빠르게 알아차리는 물리학에 대한 문장이 있습니다.

"전하가 자기장 안에서 받는 힘은 전하의 이동 방향과 수직이므로 자기장은 일을 하지 못한다."

이 문장은 왜 틀린 문장일까요?

 

문장의 전제는 맞습니다. 전하가 자기장 안에서 받는 힘은 로렌츠힘으로 기술되고, 이 힘은 전하가 이동하는 방향과 항상 수직이기 때문에 로렌츠힘에 의해 전하가 에너지를 얻는 경우는 없죠. 하지만 자기장은 일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사이클로트론과 같은 입자가속기에서는 자기장의 세기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입자를 가속시키기는 하지만 이건 자기장이 변하면서 패러데이 법칙에 의해 전기장이 생성되는 원리이기 때문에 반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가만히 있는, 혹은 정적인 자기장이 일을 하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어릴 적 자석을 가지고 놀아봤다면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는 반례이기도 하죠.

 

가만히 있는 자석과 조금 떨어진 곳에 가만히 있는, 자화되지 않은 철조각을 가만히 두면 철조각은 자석을 향해 날아들죠. 중력을 거스르고 날아오르는 경우도 많고요. 정적인 자기장이라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살아있는 반례죠. 물론 철조각이 자화되면서 남는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이므로 로렌츠힘에 의한 일은 아니지만, 자기장(혹은 자력)이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여기에는 약간의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고전역학과 통계역학만 가정할 경우, 자력은 일을 할 수 없는 것이 맞습니다. 이를 보어-판레이우언 정리라고 부르죠. 그러니까 처음에 제시된 문장은 고전역학과 통계역학만 가정한 범위 안에서는 틀린 문장은 아닌 셈이죠. 단지 우리 우주가 그 범위 안에 온전히 속하지 않는 것일 뿐. 포스트의 처음에 인용한 문장이 더없이 적절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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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업데이트에서는 블랙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아마 트위터에서 자주 떠들어댄 문제이니 이미 아실 분들도 있을 지 모르겠군요.

Posted by 덱스터

Dirac delta distribution은 다음과 같은 함수열(sequence of functions)의 극한으로도 볼 수 있다. Fermi's golden rule을 증명할 때 필요한 Dirac delta의 representation이기도 하다.

$$ \delta(x) = \frac{1}{\pi} \lim_{a \to \infty} \frac{\sin^2(ax)}{ax^2}$$

위 함수열의 극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음 적분을 증명해야 한다.

$$ \int_{-\infty}^{+\infty} \frac{\sin^2(ax)}{ax^2} dx = \int_{-\infty}^{+\infty} \frac{\sin^2x}{x^2} dx = \pi$$

위 적분은 어떻게 증명하면 좋을까.

 

다음 푸리에 변환을 생각하자.

$$ F(s) = \int_{-\infty}^{+\infty} \frac{\sin^2x}{x^2} e^{isx} dx $$

우리는 $F(s=0) = \pi$를 증명하길 원하며, Riemann-Lebesgue 보조정리에 의해 $F(s \to \pm \infty) = 0$이란 경계조건을 알고있다. 이제 $F''(s)$를 직접 계산하자.

$$ F''(s) = - \int \sin^2x e^{isx} dx = \frac{\pi}{2} (\delta(s+2) - 2 \delta(s) + \delta(s-2)) $$

위 식을 $s$에 대해 두번 적분하면서 경계조건 $F^{(n)} (s \to \pm \infty) = 0$을 넣어주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는다.

$$ F(s) = \left\{ \begin{aligned} & 0 && |s| \ge 2 \\ & \frac{\pi}{2}(2 - |s|) && |s| \le 2 \end{aligned} \right. $$

따라서 $F(s=0) = \pi$로 증명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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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최근 주로 계산하고 있는 것은 산란진폭(scattering amplitude)을 이용해서 천체를 점입자로 근사했을 때 두 천체 사이의 상호작용을 얻는 일. 정확히는 천체를 점입자로 근사하고 두 점입자가 만드는 계(system)의 유효 해밀토니안(effective Hamiltonian) 계산이다. 중력포텐셜 계산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대충 이 논문에서 한 일에 스핀을 던져넣는 작업인데, 주로 저번에 했던 일에서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던 부분을 청소(...)하고 있다.

 

중력의 성가신 점은 좌표변환이 중력의 게이지 대칭이라는 것이다. 덕분에 중력포텐셜은 게이지를 어떻게 잡느냐에 의존하는 물리량이 되어버리고 만다. 산란진폭을 이용해서 구하는 중력포텐셜은 $\vec{p} \cdot \vec{r}$이 등장하지 않는 isotropic gauge의 포텐셜. 물론 그렇다고 중력포텐셜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서로 생긴 꼴이 다른 중력포텐셜이 실제로는 같은 동역학을 준다면, 두 중력포텐셜의 표현식 사이를 이어주는 canonical transformation이 존재해야 한다. 그러니까 $H_1 (p,q)$가 $H_2 (P,Q)$와 동등하다면 적당한 변수변환 $P(p,q), Q(p,q)$가 존재해서 $H_2 (P,Q) = H_1(p(P,Q),q(P,Q))$이면서 canonical conjugate relation인 $\{ P, Q \}_{\text{P.B}} = \{ p, q\}_{\text{P.B}} $이 (이제부터 Poisson bracket의 subscript인 P.B는 생략하도록 하자)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 흥미로운 점은 서로 다른 해밀토니안을 비교하는데 다음과 같은 식을 만족하는 generator $g$가 존재하는지의 여부로 두 해밀토니안이 물리적으로 동등한지 확인하기도 한다.

$$ H_2(p,q) - H_1(p,q) = \{ H_1 , g \} + \mathcal{O} (G^n, p^{2n})$$

예를 들면 이 논문의 4.1장에서 하는 논의라던가. 뒷 항은 $n-1$-PN order에서 보이지 않는 항들이다. 이 식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p, q$에서 $P,Q$까지 이어지는 continuous canonical transform을 상상해보자. 대충 $\tilde{p}(p,q;\alpha), \tilde{q}(p,q;\alpha)$란 연속함수가 존재하고 $\forall \alpha, \{ \tilde{p}, \tilde{q} \} = \{ p,q \}$면서 $\tilde{p}(p,q;0) = p, \tilde{p}(p,q;1) = P(p,q)$를 만족한다고 형식화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밀토니안은 $H=H_1(p,q)=H_2(P,Q)$로 고정되어 있는 상태이다. 해밀토니안이 만드는 flow는 그대로 있고 그 flow를 기술하는 canonical variable들의 coordinate frame이 이동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관점을 바꿔보자. canonical variable들의 coordinate frame을 고정하고 해밀토니안이 만드는 flow를 흐르게 시키는 관점이다. 정확히는 $\tilde{p},\tilde{q}$를 좌표축으로 고정한 뒤 $H(\tilde{p},\tilde{q};\alpha)=H_1(p(\tilde{p},\tilde{q}),q(\tilde{p},\tilde{q}))$가 변수 $\alpha$에 대해 어떻게 흐르는지 보는 것이다. 이 경우 $\frac{d}{d\alpha}$는 symplectic vector field이므로 여기에 대응되는 (local) generator $G$가 존재한다. 식으로 쓰자면

$$ \exists G, \frac{\partial}{\partial \alpha} H(\tilde{p},\tilde{q};\alpha) = \{ H(\tilde{p},\tilde{q};\alpha) , G \} $$

이 되는 셈. 다르게 표현하면 다음의 벡터장(vector field) 방정식을 만족하는 벡터장 $\{ G, \bullet \}$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 \exists G, \frac{\partial}{\partial \alpha} \{ H , \bullet \} = \mathcal{L}_{\{ G, \bullet \}} \{ H, \bullet \} $$

위 식에서 $\mathcal{L}$은 리 미분(Lie derivative)을 의미한다.

 

위에 적은 미분꼴의 방정식을 차분(difference)꼴로 바꾸면 우리가 이해하고 싶었던 식이 된다.

$$ H_2(p,q) - H_1(p,q) = \{ H_1 , g \} + \mathcal{O} (G^n, p^{2n})$$

미분방정식을 차분방정식으로 바꾸는 과정의 논리적 구멍을 메꾸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미분형식(differential form) 꼴로 바꾼 방정식을 고려할 수 있다.

$$ \delta H(\alpha) = \{ H(\alpha), g \} \,,\, g = G \delta \alpha $$

문제에 perturbation parameter $\epsilon$이 존재한다고 가정할 경우, 위의 방정식은 다음과 같은 차분방정식으로 변경시킬 수 있다.

$$ \Delta H = \{ H, g \} \,,\, \frac{\Delta H}{H} \sim \frac{g}{H} \sim \epsilon $$

Post-Newtonian expansion의 경우 이 perturbation parameter는 $\epsilon = \frac{G\mu}{r c^2} \simeq \frac{p^2}{\mu^2 c^2}$이 된다. 이름대로 $\frac{1}{c}$을 perturbation parameter로서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

 


23Feb2020 수정사항: 미분형식 꼴로 바꾼 방정식을 이용한 논증 추가.

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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