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신곡 강의단테 신곡 강의 - 10점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안티쿠스

http://dexterstory.tistory.com2008-12-30T05:52:360.31010
신곡. 많은 사람들이 들어는 보았지만 정작 제대로 읽어 본 사람은 거의 없다는 고전 중 하나. 그 신곡에 대한 특별강의를 모아 놓은 책입니다.

고전이라고 불리는 대다수의 문학작품들은 시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많은 고전문학이 글자가 없던 시대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구전문학이어서 일정한 음율(리듬이 있으면 외우기 쉽지요)을[각주:1] 가지고 있었던 이유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상류층의 풍류라고 한다면 소설보다는 시가 선호되었던 분위기도 있습니다. 우리의 선조들만 보아도 한시를 지었지[각주:2] 한문소설을 짓는 경우는 거의 없었잖아요. 그나마 있는 소설들도 한시가 등장한 뒤 한참 뒤에서야 등장하였지요. 물론 예상하셨겠지만, 신곡도 시의 형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곡은 시입니다. 총 세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옥편 34곡, 연옥편 33곡, 천국편 33곡으로 총 100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옥편의 첫 곡을 인트로로 본다면(머리말처럼 말이지요) 각 편마다 33곡을 배치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수학적인 구성을 보아도 특이하다 할 수 있지요. 신곡의 전체적인 내용은 숲속에서 길을 잃은 단테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지옥에서 시작하여 연옥, 천국을 두루 돌아본다는 이야기입니다. 지옥, 천국과 같은 사후세계가 나오는 것에서 눈치를 채셨겠지만 단테 신곡은 중요한 기독교문학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제 책에 대해서 소개할 차례이군요 ^^;; 책은 단테 신곡에 대한 일종의 해설서입니다. 자습서와 비슷한 느낌이지요.[각주:3] 신곡의 내용이 모두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신곡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에 대한 강의를 모은 책입니다. 강의하는 사람이 단테 전공자가 아니라는 것도 하나의 큰 특징입니다. 이런 특징이 신곡을 기존의 틀이 아닌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각주:4]

또, 이 책의 다른 특징은 일반적으로 신곡에 대해서 배운다고 하면 첫 줄부터 읽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것이 아니라 신곡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 즉 서사시의 역사라던가 기독교사상에 대한 강의로 시작합니다. 이런 특징은 신곡에 대한 또 다른 깊이있는 이해를 가능하게 해 주는 구성입니다.

신곡을 굳이 읽지 않았더라도 도전해볼 만한 책입니다. 생각해볼 거리를 많이 던져주어서 좋더군요 ^^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순수학문이 일본을 따라가기에는 아직도 멀었다는 슬픈 생각도 떠오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서야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을까요?
  1. 실제로 많이 사용하는 기억술 중 하나가 일정한 리듬을 부여하는 방법이라지요?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이처럼 구전으로 전해오는 시가 거의 변화가 없더라는 어느 한 노학자의 연구 결과였습니다.(p 28) [본문으로]
  2. 당시 과거시험은 한시를 짓는 것이었지요 -_-;; 그러면 이미 말 다 했군요 [본문으로]
  3. 중학교 시절이 기억나는군요... 쿨럭;;; [본문으로]
  4. 책 중간중간에서 신곡에 달린 주석들을 설명하는데, 그 주석들을 따라가지 않고 주석들을 참고하여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단테는 『신곡』에서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되어 있다"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만, 아니더군요.[각주:1]

오히려 지옥의 가장 안쪽에는 매우 차가운 곳이 있다고 합니다.[각주:2] 지옥의 제일 깊숙한 곳은 배신한 자들을 위해 예약되어 있구요. 이 차가운 곳은 얼음호수인데, 이름은 코치토(Cocito)[각주:3]라고 하네요. 이는 그리스 신화의 슬픔과 원한의 눈물이 흘러드는 땅 속의 강(코치토스-Cocytus)[각주:4]과 같다고 합니다.

오히려 이 말은 전직 미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의 단테 『신곡』 <지옥>편의 해석에 바탕을 두었다고 하네요. 여기서 지옥에 들어가는 강을 건너기 전에 몇몇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사람들이 바로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켜 신과 루시퍼(사탄) 양쪽에게서 버림받아 지옥 언저리에서 떠돌아다니게 된 사람들이라고 합니다.[각주:5]

덧. 요즘 『단테 「신곡」 강의』를 읽고 있는데, 정말 재밌네요. 나중에 『신곡』을 직접 사서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이 책은 해설집에 가깝다는 느낌이거든요.



추. 09/05/11
http://pythagoras2.springnote.com/pages/3351533
정리 잘 되어있는 사이트 링크 걸어둡니다 ^^
  1. http://en.wikiquote.org/wiki/Dante_Alighieri#Misattributed [본문으로]
  2. 이마미치 도모노부 저 이영미 역, 『단테 「신곡」 강의』, 안티쿠스, 2008 [본문으로]
  3. http://it.wikipedia.org/wiki/Cocito [본문으로]
  4. http://en.wikipedia.org/wiki/Cocytus [본문으로]
  5. http://www.jfklibrary.org/Historical+Resources/Archives/Reference+Desk/Dante+Quote.htm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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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08. 11. 24. 19:59 Daily lives

책 도착했습니다.

주말에 지름신이 강림하더군요...ㅠㅠ

총 6권을 샀는데, 그중 두권이 먼저 왔습니다.

첫 책 소개합니다.

단테 신곡 강의

『단테 「신곡」 강의』입니다.

원래 단테의 신곡을 한번 읽어는 보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책을 사게 되네요. 원래 신곡은 무지하게 짧다는데(제 친구가 읽는다고 해서 '우오오'하고 감탄했더니 그 녀석이 한 대꾸입니다. 원래 시였다고 하니 내용이 그렇게 길지는 않겠네요.) 이 책은 두께가 벌서 손가락 한 마디를 넘어서네요. 단순히 신곡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책 내용은 매우 마음에 듭니다. 아직 첫 장 일부밖에 못 읽어봤는데, 이대로 계속 이런 내용이라면 정말 제 삼일치 생활비가 아깝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번역도 잘 되어 있는 듯 하구요.(일어를 번역한 책인데 전 일어를 못 읽으니...ㅠㅠ) 전문 번역가의 번역인 듯 한데 그래서 그런가 아직까지는 번역본들이 가진 괴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책은 보니까 도서관용이 아니라 서재용이더군요. 양장본을 보면 책을 넣어두는 케이스도 같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이 딱 그 경우입니다. 서재가 너무 비었다 싶으면 서재 채우는 용도로 사도 괜찮을 것 같아요.(디자인이 괜찮다는 소리이지 결코 내용에 대한 비하가 아닙니다 -_-;;)



두번째 책은 촘스키 교수님의 책입니다.

촘스키 사상의 향연

『촘스키, 사상의 향연』

일단 촘스키면 닥치고 읽는..응??

사실 이 책은 촘스키 교수님이 쓰신 책들 중 두번째로 만나는 책입니다. 그만큼 촘스키에 대해 모르지만 일단 들이박고 보자 성격이 강한 구매이지요. 첫 책은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였는데, 이때 책이 참 인상적이었거든요. 어릴때부터 부모님께 교육받아 온 것 중 하나가 '제대로 된 지식인이 되라'였던 것 같은데(이상하게 이런건 잘 기억이 안 나더라구요...-_-;; 인본주의자가 되어라였던가;;) 막연했던 '지식인의 역할'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를 명확하게 제시해 준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전 책은 얇아서 읽기에는 좋았는데, 이번 책은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이 책은 원서로 살 생각조차 안 해보고 바로 질러버렸습니다. -_-;;; 충동구매적인 성격이 가장 강한 책이네요. 이 책도 마찬가지로 양장으로 나오고 책에 케이스가 있습니다.(그런데 케이스는 과도하게 크게 제작된 느낌이 들더군요.) 보너스로 노트 하나가 왔네요. 이번 책에서도 저번 책에서와 같은 감동(?)을 느끼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덧1. 대한민국사 4권 다 읽었습니다. 나중에 서평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네요. -_-;; 역시 인상깊은 부분은 신영복 교수님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놈 서평을 빨리 써야 하는데, 이거 문제군요...-_-

덧2. Wisdom of crowds(번역본 '대중의 지혜') 읽는데, 내용 자체는 거의 다 끝난 것 같네요.(10%만 읽고 단언하는건 너무한가요?) 이후 부분에서는 대중의 지혜를 100% 발휘하도록 하는 조건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쭈욱 서술할 것 같습니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에서 언론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하는데, 이 책과 연계해서 생각해 보니 언론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언론이 종속되면 대중이 대중지성을 발휘하는데 방해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요직에 있는 놈들은 좀 맞아야 한다(물리적인 구타가 아닙니다 -_-)는 제 이론에 따르면 언론은 계속 까여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미디어포커스가 실질적인 힘을 잃은 것이 너무나도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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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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