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0.02 멜라민 촛불이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으십니까? 2
  2. 2008.09.30 운수 없는 날
한창 전공수업 작업을 끝내고 힘든 몸을 이끌고 기숙사로 돌아오니 분통이 터지는군요. 먼저 링크부터 걸겠습니다.


전여옥 의원님(전 이 명칭이 매우 부적격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전 영등포민이 아닌 관계로 이렇게 불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촛불이 없는 이유를 알고 싶으십니까? 제 짧은 소견으로는 정치인들이란 자기 세계관에 사로잡혀 남의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들으로 정의되어 있기는 하지만, 일단은 그분들과는 다르다는 전제 하에 글을 써 보도록 하지요.

먼저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두가지 사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지진으로 인해 수만명의 사람이 죽은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수도공사의 실수로 인해 하수구로 흘러들어가야 했을 구정물이 수도관에 흘러들어간 사건입니다(단, 이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둘중 어느것이 대중의 분노를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 짧은 인생 경험에 비추어 보면, 분명히 후자의 경우에는 폭동이 일어납니다. 분명히 지진으로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이 다쳤는데도 불구하고 왜 죽은 사람이 한명도 없는 후자의 경우가 더 큰 분노를 일으키는 것일까요? 단지 살아남은 불만가진 사람이 두번째 경우에 더 많기 때문인 것인가요?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요?

앞선 예에서 두 사건의 차이는 '통제가 가능한 것이었는가'의 차이입니다. 첫번째 경우, 지진이 수만명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떠난 자들의 명복을 빌거나, 하늘을 원망합니다. 구체적인 불만의 표시로 이어지지는 않지요.[각주:1] 한편, 두번째의 경우에는 분명히 통제가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수도시설을 잘못 관리하는 바람에 절대 들어가서는 안될 오물이 수도관을 타고 흘러들어와 각 가정집까지 가게 된 것이지요. 이럴 때 사람들은 아주 구체적인 행동을 취합니다. 과격한 사람들은 각목과 화염병을 들고, 조용한 사람이라도 분노에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 서버를 마비시켜 버립니다. 사람들은 통제가 가능했던 경우를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게 된다면, 분노하게 됩니다. 이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만화를 보다가 지각한 학생이 시내에서 교통사고가 나 버스가 늦게 도착해 지각한 학생보다 배로 혼나는 이유와 같습니다.

미국산 쇠고기와 멜라민 사태의 차이점은 이것뿐입니다. 국민은 반년만에 변하지 않습니다(저는 이것이 정치인들의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기만의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반미세력의 근원을 알아차렸기 때문에 촛불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헛소리입니다. 국민들중 일부가(저는 대부분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 또한 저의 짧은 소견에 지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일부'라는 단어를 사용하겠습니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분노한 이유는, 이것이 '정부가 통제 가능했던 위험' 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도장을 찍지 않았다면, 그런 분노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멜라민 사태는 이와는 다릅니다. 예전까지 알려지지 않아 통제가 불가능한 사태였기 때문이지요.(미국이나 유럽에서 있었던 인간 광우병과 차이를 보이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분노가 일어난다고 해도 그 대상은 정부가 아닌 중국의 낙농업에 관련된 업체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지금 촛불이 없는 이유입니다.

전 당신이 이 글을 읽으시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으셨다면 한마디 논평 정도는 해 주실 수 있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추구하시는 바가 '대중과 소통하는 정치인' 이라면 말이지요. 이만 짧은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1.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통제 가능했던 일이 되어 버린다면 그때는 전쟁시 양 국민의 감정과도 같이 깊은 분노가 군중들에 메마른 들판에 불길이 퍼저나가듯 퍼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부실공사로 인해 인명피해가 늘었다' 거나 '잘못된 실험으로 인해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과 같은 경우에 말이지요. 하지만 이것은 '지진 그 자체'에 대한 불만이 아님을 주목해야 합니다. 지진 그 자체는 통제가 불가능한 요인이기 때문에, 분노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2008. 9. 30. 21:25 Daily lives

운수 없는 날

아침 샤워 후 발을 씼다가 일어나면서 수도꼭지와 뒤통수가 조우한 이후 오늘 하루 일진이 참 즐겁지 아니하네요. 아직도 뒷머리 한가운데가 불룩 솟아올라 있어서 살짝만 눌러줘도 눈물이 찔끔 납니다. 내일 아침엔 좀 나아지려나 모르겠네요. 근데 이게 솟아오른 모습을 만져 보니, 모기에 물린 자국이 일주일은 가는 것처럼 일주일동안 계속 괴롭힐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오늘은 전공수업때문에 작업실에서 톱밥가루와 함께 살았더니 코가 막혔네요. 약간 감기기운이 있는것 같긴 하지만, 코만 막히고 재채기는 사라져서 다행입니다. 그러고보니 다음주 화요일이 과제 제출일이란걸 생각해 보면, 이번 주 내내 톱밥가루 속에서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곧 있으면 중간고사도 시작할텐데, 좀 씁쓸하군요. 그래도 대충 과제물이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겠습니다. 잘만 하면 내일 9시까지 작업실에서 붙들어 매고 끝을 볼 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봤자 락카 냄새와 다음주 화요일까지 살게 되겠지만 말이지요.

요즘 멜라민인가 하는 중국산 독성물질을 놓고 말이 많습니다. 이거에 걸린 식품이 하두 많아서 도데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무엇인지 공개하는게 더 빠르겠다는 느낌마져도 듭니다.(그렇지만 '멜라민크림'의 공격에 '서울시민'은 면역이라는 한 댓글은 참 씁쓸한 웃음을 안겨주더군요.) 젖소에서 짜낸 우유 1톤에 각종 첨가물을 넣어서 50톤으로 만든다는 소문을 듣기도 했고(정말 이럴거면 우유는 왜 넣는 것일까요?), 멜라민은 원래 넣으려던 것이 아니라 다른걸(질소비료라고 하더군요 -_-) 넣고 가열해서 살균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기사도 본 것 같은데, 누군가 말한 판타지랜드라는 단어가 정말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 주는군요.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말입니다.

참, 이준구 교수님이 종부세 관련해서 쓴 글이 있더군요. 좀 읽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링크 걸어 두지요.


뭐 여기도 중국처럼 판타지랜드가 다되가는데 무슨 상관입니까. 이탈리아처럼 비만 와도 정치인 욕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네요. 정치판이 개판인데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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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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