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을 중단했던 적이 있다. 물론 써둔 글을 이리 저리 다듬고, 책을 좀 읽고, 이곳 저곳 행사에 참여하고 해서 바빴던 것도 있었지만, 제일 큰 이유는 지쳤기 때문일 것이다. 공부만 하다가 잠깐 찬바람을 쐬러 방을 나간 고삼의 휴식과 같은 상쾌한 일시정지가 필요했었나 보다.

휴식에서 돌아온 후에도 시사와 관련된 글은 되도록 안 쓰려 노력했다. 이전까지 가지고 있었던 정부의 태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이른바 3권 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한 울분은 그대로였지만, 다시 이런 어지러움에 발을 들어밀어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기사를 읽고 뛰어들게 될 수밖에 없었다.


잘못되었다. 무언가, 아주 크게 잘못되었다. 가끔 저 살인(미수긴 하지만)을 옹호하는 글이 보이는데, 그건 그냥 관심받고 싶어하는 한 키보드워리어의 발악에 불과하리라고 생각하고 싶다. 실제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경찰이 없으면 생각을 실천에 옮길 의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이야말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제부터 이렇게 생명에 대한 존중의식이 바닥에 떨어진 것이란 말인가? 생명은 생명 그 자체로 존중해 주어야 할 가치를 지닌다는 것은 도덕 교과서의 암기해야 할 여러 문장 중 하나일 뿐이란 말인가?

다른 기사에서는 술 마시고 취한 후 홧김에 그랬다고 한다. 그런데 웃기는 것이, 쌍방의 말이 다르다는 것이다. 뭐 그것이야 당연한 일이겠지만, 말이 달라도 너무나 차이난다. 한쪽에서는 아무말도 안하고 돌려보냈는데 2,3분 뒤에 나타나서 휙휙 휘두르고 바람처럼 사라졌다고 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부모님까지 들먹이며 심한 욕을 했다고 하고. 뭔가 이상하다. 솔직히 말해 구리다. 매우.


정권의 백색테러가 아닌가 하는 의심의 시선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꼭 정권이 아니더라도 사주의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여태 정부측 세력의 행동으로 봐서 충분히 가능한 사건이긴 하지만, 성급히 결론내릴 수는 없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경찰이 스스로 증거물 인멸을 시도했다는 루머까지 도는 것 같은데(사진에도 폴리스라인이 없는 것으로 보아 거짓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찔리는 구석이 있다), 이정도로 경찰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긴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하긴 경찰의 늦장대응과 같은 공무원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말이 많기는 했지만...

이쯤 되니 대한민국이 08년과 원수진 일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상으로 돌아올 수는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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