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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4 이영도, Future Walker 간단 리뷰(?) 2
퓨처 워커..
재미있다...고 하기는 좀 애매한데, 역시 생각해볼 거리는 많이 던져주네요.
이번은 리뷰 말고 간단하게 떠오른 것들로만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책 말고 다른 카테고리를 사용합니다(리뷰로 가면 D/R도 해야 할 것 같다는 중압감(?)이 느껴져서 말이지요. 사실 D/R에서 필자(타자인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미 동일한 가치관이 굳어진 친구를 두고 있어서 별로 새로울 것이 없더군요.).


1. 시간

역시 물리 조금 하던 사람이다 보니 저에게 시간은 기본적으로는 또 다른 공간축의 하나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시공간의 네 번째 축이지요. 물론, 이건 정량적인 의미에서의 시간이고 사람이 받아들이는 데에는 정량적인 것 보다는 정성적인 것이 더 가깝게 다가서기 마련이지요.

정성적으로 따지면 시간은 사건입니다. 많은 사건이 일어났다면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이고 사건이 거의 없었다면 시간은 전혀 흐르지 않은 것이지요. 그게 우리 인간이 시간을 인식하는 방식입니다. 아무 일도 없이 방 안에서 뒹굴대다가 어느새 밤이 되면 이상하게도 시간이 빨리 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작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는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는가에 대해 한탄하지만 말이지요. 반대로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하게 되면 잠자리에 들기 전 매우 긴 하루가 지나갔다고 혼잣말을 하게 됩니다. 시간은 사건이고, 사건은 변화입니다. 결국, 시간은 이루어진 변화의 수로 시간을 셀 수 있습니다. 이게 인간이 시간을 생각하는 방식입니다.

F/W가 SF가 아닌 이상 시간은 정성적인 정의를 따르겠지요. 책에서도 실제로 그러하구요.


2. 시간의 정지 & 상대적 시간

사람은 미래를 향해 나아갑니다. 그래서 미래는 우리에게 다가오지요. 그렇다면, 누가 멈추어 있고 누가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요? 시간은 정지해 있고 그 위를 사람이 움직이는 것일까요, 아니면 러닝머신 위의 사람처럼 사람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지해 있고 미래가 다가오는 것일까요?

재미있는 생각이었습니다. 내가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가 나에게로 다가온다는 것. 그리고 과거는 뒤로 쳐져 버린다는 것.

그래서 시간이 '정지'하니까 뒤따라 오던 과거가 현실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설정이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설정이에요.


3. 상징?

책에 상징이 너무 많이 등장하더군요 -_-;; 뭐 이렇게 일부러 숨겨둔 것을 찾아내는 것이 문학을 읽는 묘미이기도 하지만 말이지요 ^^(물론 별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경우도 있지요.)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제가 보기엔 100m 앞의 샌드백을 치기 위해 출발한 권투 선수와 같다고 느껴집니다. 슬금 슬금 스텝을 밟아 다져 나가면서, 글의 마지막에서 발과 함께 끌고 온 운동에너지를 온 힘을 다해 한방에 날려 버리는 인상이랄까요? 결국 마지막 부분만 이해를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잽을 한번 더 맞아봐야 어떤 잽인지 알 것 같아요. 쉽게 말하자면 전혀 이해를 못했으니 한번 더 읽어봐야 되겠다 정도입니다.


4. 죽음에 대하여

'모든 이가 갚아야 하는 빚' 네, 죽음입니다. 네셔널 트레져에 나왔던 수수께끼의 대답이지요. 할슈타일 후작 말고도 많은 이들이 죽음을 원했지요(이미 죽었으니까 -_-;;). 예전에는 재미있게 보다가 갑자기 끊어버린 헬싱이란 만화도 생각나네요(피 무지 튀깁니다. 잘 생각해서 시작하세요). 거기서 뱀파이어에 대해 이런 말을 했지요. 죽지 못해서 외로운 존재들이라고. 그가 알던 사람들은 하나 둘 땅으로 돌아가지만, 그는 계속 땅 위에 서 있는 불쌍한 존재들이라고.

삶은 죽음으로 완성된다고 했나요? 어떻게 보면 사람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쉽게 원고를 쓰는 작가를 보자구요. 작가는 글을 씁니다. 하지만 글을 다 쓴 다음에 그 원고를 내는 데에는 주춤하게 되지요. 항상 2% 부족하다고 느끼고, 이 남겨진 2%를 완성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기 주저하지요. 사람이 죽음을 싫어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신스라이프가 말하듯 시간을 만들어내기를 원해서 사람은 죽기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낸 시간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서 시간을 더 만들어내고 싶어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2%의 아쉬움 덕분에 인류가 나아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작가가 책을 쓴 다음에, 거기서 느껴지는 부족한 2%를 채우기 위해서 다시 원고지와 펜을 들게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꼭 완벽한 완성이 조금 부족한 완성보다 가치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참, 그러고 보니 이 말은 신영복 교수님이 하셨군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333페이지에 있는 '작은 실패'라는 제목의 편지입니다.

제가 쓴걸 제가 봐도 무슨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뭐 대충 이해하셨으리라고 믿고(어이) 이정도로 끝을 맺겠습니다.


책으로는 총 7권이더군요. 전 친구가 게시판 글 모아놓은 것을 물려받아서(?) 책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퓨처 워커 1
이영도 지음/황금가지



덧. 기숙사에서는 티스토리 접속이 안되네요. 어쩌다가 겨우 되어서 글 올립니다 ㅠㅠ
접속이 너무 안되서 RSS 제대로 구독 못하고 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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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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