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는 유머가 없는가 - 8점
이상하 지음/철학과현실사

말 그대로 '아스트랄한 맛이 일품'입니다. 철학 입문서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감이 있지만 일단은 철학과 관련되어 있으니 철학서라고 할 수 있겠지요. 상식과는 40도 정도 틀어져 있는 사람들하고 잘 융화되는 책이네요.

사실 입문서라고 말하기 애매하다는 것은 인물중심이 아닌 시대중심으로 쓰여있기 때문입니다. 철학은 (제대로 공부해본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고대부터 배워야 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그 시대의 사람들이 무엇을 깨닫고 거기에 대해 무슨 질문을 던졌는가를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 순서대로 공부해야 하는가는 잊어버렸는데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해서 칸트에서인가 끝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우리같은 범인이 철학 공부해서 어디에 써먹겠습니까? 인물 중심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하지만 그래도 시대의 반영은 잘 되어 있는데, 이 정도면 충분해 보입니다.(사실 과학을 조금 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갈릴레오의 이야기는 조금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 같지만, 기분탓이겠죠)

저자는 과학철학 쪽으로 유명한 편(?)이신 분입니다. 다른 책도 한권 사 두었는데(과학철학), 뒤쪽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더니 지금은 잠시 손 놓고 있네요. 학기중이라 양자물리 익히는데도 정신없어서(라기 보다는 간단하게 읽을 수 있는 책부터 처리하고 싶어서) 50여 페이지 정도 남겨두고 있습니다. 한 80%만 읽어두고 나머지를 남겨 놓은 상태이군요. 이런 상태를 미수괘라고 하던가...[각주:1]

참고하시라고 저자의 홈페이지를 옮겨둡니다. 책 중간에 '착한왕'이라는 가상인물이 나오는데, 그게 바로 저자랍니다 -_-+(한동안 웃었네요)

http://goodking.co.kr/


철학에는 유머가 없는가 - 8점
이상하 지음/철학과현실사

  1. 찾아보니 미제괘. 64번째인 마지막 괘군요 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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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철학
이상하 지음/철학과현실사

2009/07/12 - 중간 내용 요약 - 과학 철학



1. 과학은 그 기저에 수식에는 나타나지 않는 심층구조가 존재한다.
-심층구조는 세계관을 나타낸다. 보존량이 존재하리라는 믿음, 수학적으로 자연을 치환할 수 있다는 믿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수식은 전혀 변하지 않더라도, 심층구조는 변할 수 있다.
-심층구조의 변화는 쿤의 관점처럼 급진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때문에 쿤의 주장처럼 개념은 서로 단절되어 있지 않다. 어느 정도 공약성을 갖는 것이다.

2. 진보는 과거를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일상적 의미에서 진보를 사용한다면 거기에는 필히 목적이 존재해야 한다. 즉, 어떤 목표를 향해 한 발짝 다가서는 것이 진보가 된다.
-하지만 우리가 목표에 도달했는지, 목표를 향해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진보를 '비가역적인 변화'라고 가정하면 해결. 진화론에서의 '진화'와 비슷한 맥락이다.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중 무엇이 더 기존의 뉴턴역학과 닮았느냐고 질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성이론이 닮았다고 대답한다."는 것과 비슷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세 세계는 수학적인 구조뿐만이 아니라 이론에 사용되는 개념들 자체가 매우 다르다. 그런데 어떻게 누구는 더 닮았고 누구는 덜 닮았는가를 결정할 수 있는가? 무엇이 기준이 되는가?

기저에 놓인 심층구조가 그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분명히 상대성이론까지 존재했던 절대불변량 개념은 양자역학에서 '확률적인' 불변량으로 변하고 말았다. 재치있는 지적이다.

에너지에 대한 개념이 어떻게 발전하였는가에 대해 서술해 놓은 챕터가 있었는데, 솔직히 이해한 것 같지는 않다. 네 단계로 나뉘어 놓았는데 왜 난 계속 두 단계로 보이는 것일까?

역학적 세계관과 동력학적 세계관의 차이가 무엇인가는 앞으로 되돌아가보고나서야 알았다. 역학적 세계관은 철저히 '수동적'인 반면, 동력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이 그 자체로 움직임을 유지하는 능동성을 얻는다. 일례로 역학적 세계관에 얽매였던 뉴턴은 물질 그 자체가 갖는 것으로 유지되는 운동능력인 운동량의 보존을 인정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수식으로는 증명이 가능하지만.



결국 문제는 '일정한 방향성 없이 나아가더라도 원하는 점으로 수렴할 수 있는가?'가 될 것 같다. 여기서 그 점이 흔히 말하는 '진리'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물론 이 경우 우리는 우리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절대 모른다는 난점이 존재한다(만 그것은 사실인 것 같다. 물리는 끝났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 양자가설에 중요한 축을 담당한 플랑크이다).
Posted by 덱스터
과학 철학
이상하 지음/철학과현실사



1. 쿤의 입장
-과학 이론들은 이른바 '대세'가 되는 이론들이 주축을 이루며 이를 패러다임이라고 한다. 패러다임이 변화했을 때 세계관과 개념들이 변하게 되고 이것이 과학혁명이다.
-과학혁명 전후의 과학 이론들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그 둘은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은 전혀 다른 개념을 사용하는 다른 이론체계이므로, 둘을 비교할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공약 불가능성의 논제)
-패러다임이 새로 만들어지고 쇠퇴해가는 과정은 역사와 무관하게 발견된다.

2. 쿤의 문제
-실험이 이론에 영향받는 것은 사실이나(관측은 이론에 의해 구성되고 제한된다) 그것을 두고 실험이 이론에 종속되었다고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분명히 관측값은 이론과는 독립된 존재이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날 때(즉 과학혁명이 일어날 때) 과거의 이론과 완전히 단절된 이론은 나타나지 않는다.
-패러다임 간 비교가 무의미하다면 과학의 진보를 논할 수 없다.(진보는 전에 비해 후가 나아졌다는 의미이므로.)

3. 뉴턴역학과 상대성이론
-뉴턴역학에서 물질과 시간과 공간은 분리된다. 질량은 물질을, 운동은 시공간을 나타낸다. 반면 상대성이론에서 물질은 시간과 공간에 독립적이지 못하다. 시공간은 물질의 이동을 유도하며, 물질은 시공간의 왜곡을 유도한다.
-중력질량과 관성질량의 문제 : 중력질량은 중력을 만들어내고 중력에 영향을 받는 질량을 말하고, 관성질량은 뉴턴의 제 2 법칙에 사용되는 관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질량을 말한다. 이 둘이 같을 이유(또는 선형적으로 비례할 이유)는[각주:1] 없으나 매우 적은 오차를 갖는다. 아인슈타인의 등가원리는 여기에서 등장한다.



구조주의 부분은 다시 읽어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1. 관성질량과 중력질량이 선형적으로 비례한다면 그 차이는 중력상수로 환원시킬 수 있다. 결국, 중력질량과 관성질량이 동일하다는 의미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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