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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3 무한대의 비교: 자연수와 실수
당장 수중에 책이 없어서 확인하지는 못하겠지만, 동화(?) 『수학귀신』의 9번째 장에는 아픈 아이의 방에 무한히 많은 숫자들이 몰려드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때 수학귀신이 한마디 던진다. '여기 중에서 제일 많은 숫자는 누구일까?'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무한히 많은 원소를 가지는 집합들의 크기를 비교하는 방법을 다룬 이야기였다. 1부터 5까지의 범위 안에 있는 자연수의 수와 홀수의 수는 확실히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다루는 구간이 무한히 나아간다면 어떨까? 얼핏 생각한다면 홀수가 더 적어 보인다. 홀수의 집합은 자연수의 집합의 부분집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무한이라는 수(?)는 그 자체로 대소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를 조금 바꾸어서, 셋까지만 셀 수 있는 사람이 수만명으로 이루어진 두 집단의 크기를 비교하는 것으로 바꾸어 보자. 어떤 방법을 쓰면 두 집단을 비교할 수 있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서로 다른 집단의 한 사람과 손을 잡도록 시킨 후, 손이 빈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두 집단을 편의상 갑과 을이라고 부른다면, 갑 집단의 사람이 많다면 갑 사람 중 손이 을 사람을 찾아 헤메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을 집단의 사람이 많다면 그 반대일 것이다.

물론 우리는 꽤 큰 숫자까지 셀 수 있다. 하지만 그 수를 무한과 비교해본다면, 수만 중 셋조차도 되지 못한다. 따라서 숫자 집합의 크기를 비교할 때에는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그 둘을 비교할 수 있을까? 앞선 문제에서 이미 눈치를 챈 독자도 있겠지만 나처럼 눈치가 매우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설명하자면, 그 숫자를 서로 묶어주는 것이다. 한 집단의 모든 원소에 대해 다른 집단의 원소를 묶어줄 수 있다면, 두 집단의 크기는 동일하다. 간단하게 자연수와 홀수를 비교해보자.


우리의 직관은 이렇게 홀수(아랫줄)구간에 빈 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홀수가 당연히 더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번에는 이렇게 줄세워보자.


이번엔 자연수(윗줄)이 적어 보인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닌 것이다. 어떻게 해야 크기를 제대로 비교할 수 있을까? 답은 이렇다. '어떻게 줄을 세우더라도 한 쪽이 남는다면, 그 쪽이 크다' 자연수와 홀수는 이렇게 줄세우면 양쪽이 하나도 남지 않게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끝까지(?) 나아갈 때, 나오지 않는 자연수와 홀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연수와 홀수 집합의 크기는 동일하다. 이런 식으로 모든 소수의 집합과 모든 정수의 집합, 모든 유리수의 집합과 모든 제곱수의 집합 등이 전부 자연수 집합과 동등한 크기를 갖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유리수를 세는 방식. 2/2는 지워야 하겠지만 규칙성을 볼 수 있도록 놓아두었다.
분모와 분자의 합을 일정하게 하고 분모를 하나 뺀 뒤 분자를 하나 더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실수가 출동하면 어떨까?

나는 구식이다 OTL

실수 전체와 자연수를 비교하려면 힘이 매우 많이 든다. 먼저 0과 1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실수에 대해서만 자연수와 비교하도록 하자. 시작할때는 널럴하게 아무 실수나(전에 나온 것을 빼고) 골라서 자연수와 연결해준다. 다음처럼 말이다.


이대로라면 모든 실수를 연결해 줄 수 있을것만 같다는 기분이 든다. 과연 그럴까? 다음 실수가 자연수와 연결되었는지 확인해보자.

소수점 첫 째 자리는 1과 연결된 실수의 소수점 첫 째 자리와 다르고
소수점 둘 째 자리는 2와 연결된 실수의 소수점 둘 째 자리와 다르고
소수점 셋 째 자리는 3과 연결된 실수의 소수점 셋 째 자리와 다르고
소수점 넷 째 자리는 4와 연결된 실수의 소수점 넷 째 자리와 다르고
[...]
위에서의 예: 0.32436....

실수는 소수점 아래 무한한 자리의 숫자가 있고, 위의 실수는 지금 연결된 모든 실수와 최소한 한 자리는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자연수와 전혀 연결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수를 먼저 연결해주면 될 것 아닌가? 그런데 그러면 위와 같은 방법으로 구한 또 다른 수가 생길 것이고, 결국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실수와 자연수를 연결하면 실수가 남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지금 실수는 0과 1 사이에서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까마득하다.) 더군다나 이런 방식을 응용해서 찾을 수 있는 소수는 무수히 많다. 어떻게 연결해 주더라도 실수 중에서는 자연수 짝을 찾지 못한 솔로부대가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그것도 매우 많이) 우리는 결국 실수의 집합은 자연수의 집합보다 크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각주:1]

우리는 지금까지 무한대의 크기를 비교했다. '실수 집합의 원소의 수'라는 무한과 '자연수 집합의 원소의 수'라는 무한 사이에는 같은 무한이더라도 분명한 크기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였다. 그렇다면 두 무한 사이에 존재하는 무한도 있을 수 있을까? 이 문제는 힐베르트의 난제중 하나(1번)이다. 이미 그 해답은 얻어졌지만, 공부를 안해서귀찮은 관계로 이 문제는 기약없는 다음으로 미루어두기로 한다.



20100304 추가
http://en.wikipedia.org/wiki/Cantor's_first_uncountability_proof
이 정리는 칸토르의 작품이었다고 한다. 좀 더 엄밀한 정리.
  1. 첨언하자면 무리수의 집합 중 근(root)으로 나타낼 수 있는 수들의 집합은 자연수의 집합과 같은 크기를 갖는다. 왜 그런지는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둔다. 힌트: 모든 근으로 이루어진 수들은 정수를 계수로 갖는 다항식의 해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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