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24.02.18 Lamy Dialog cc 1
  2. 2012.10.23 Lamy 2000, A Modern Classic
  3. 2012.09.13 결국 사고 만 Lamy CP1 56 만년필
  4. 2012.07.18 필기구에 민감한 사람?

너무 오래 블로그를 방치해두는 듯한 기분이 들어 뭘 올릴까 하다가 작년 크리스마스 기념 셀프 선물로 구매한 Lamy Dialog cc 개봉기(이제서야?)를 작성해보기로 했다. 트위스트 캡 방식이란 것에 흥미가 있기도 했고 '마침 독일에 있으니 독일제 만년필을 사보자!'란 기분으로 구매해봤다.

도착한 포장 상자. 얇은 종이 포장지에 싸여 있다.

역시 Lamy사의 최고급 필기구 라인이라 그런지 공산품(...)의 느낌이 나던 다른 만년필들과는 달리 허영심을 자극(...)하는 느낌의 포장 상자가 도착했다.

요즘 환율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가격 책정.

구매한 모델은 Lamy Dialog cc. 기존의 트위스트캡 방식 만년필이던 Dialog 3의 후속작이다. 가격은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을 받아 320 유로. 특별판인 전흑 (all-black) 말고 기존 색상으로 주문했으면 250 유로로 구매하는 것도 가능했을텐데 연말보너스가 들어와서 마음에 드는 색상을 사겠다고 무리했다(...).

포장 상자. 쓸데없이(...) 크다.

주력으로 쓰는 L2K와는 달리 거대한 포장 상자에 담겨 온 Dialog cc. 의도치 않게 탄소배출에 기여하고 말았다.

포장 상자의 내부. 메인 상품인 펜과 펜 파우치가 들어 있다.

포장 상자를 열면 2층 구조로 내용물이 담겨 있다. 윗층은 펜과 펜 파우치, 그리고 내용물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해주는 스펀지가 있다. 기존 색상인 진청색이나 백색은 로즈골드 색으로 LAMY 버튼과 펜 밑의 둥근 부분에 강조를 주었다면 특별판인 전흑의 경우 이름에 충실하게 모든 색상을 흑색으로 통일함으로서 어떤 강조점도 주지 않았다. 그야말로 미니멀리즘이랄까. 기존 색상은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다면 Lamy 홈페이지의 제품안내 페이지를 통해 비교해보자.

포장 상자의 아랫층에는 카탈로그 등이 들어있다.

아랫층에는 카트리지와 카탈로그, 그리고 펜 세척 시 뚜껑(?)을 열린 상태로 고정시켜주는 도구가 들어있다. 역시 럭셔리 라인이라 그런지 카탈로그도 큼지막하게 뽑은걸 넣어두었다.

보관 상태의 펜의 모습.
필기 상태의 펜의 모습.

Lamy의 Dialog 만년필 시리즈의 특징은 트위스트캡이라는 것이다. 볼펜 중 간혹 몸통을 비틀어서 펜촉을 내보내는 종류가 있는데, 이 만년필도 같은 방식으로 펜촉을 뽑게 되어 있다. 펜의 몸통을 비틀 때 부드럽게 도는 느낌은 확실히 고급 제품이란 느낌이다.

'나 독일제요!'란 느낌의 Germany

사용중이 아닐 때는 둥근 마개가 펜촉이 드나드는 입구를 막고 있다가 몸통을 비틀기 시작하면 저 둥근 마개가 위로 젖혀지면서 펜촉이 나오는 방식이다. 기존 색상의 제품들은 저 마개에도 로즈골드로 포인트를 줬지만, 전흑은 이름대로 마개까지 흑색으로 처리하였다. 열리는 매커니즘 자체는 동일하니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고 싶다면 유튜브를 확인하도록 하자.

 

그래서 제 평가는요? 좋은 펜이기는 한데 실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워서 일단은 봉인해둔 상태(...). Lamy에서 기대하는 매끄러운 필기감도 있고 EF촉다운 가는 선도 마음에 들기는 하는데 가격이 가격이다보니 주력으로 사용하는 L2K처럼 막 들고 다니기 부담스럽다는게 문제. 비슷하게 막 들고 다녔던 몽블랑 145가 더 비싸긴 하지만 그건 지도교수님께 받은거라 내 돈을 주고 산 물건이 아니니 논외고(...). 카트리지/컨버터 형식이라 주력으로 사용하는 L2K에 비해 용량이 적다는 것도 감점 요인이다. 조금 다른 걱정거리는 트위스트 매커니즘의 밀폐성. 한번 만년필을 쓸 일이 생기면 많이 쓰기는 하지만 (특히 손으로 계산같은걸 할 일이 있으면 종이를 10장씩 소모하는게 보통이니) 안 쓸 때는 1-2주씩 펜을 안 쓰기도 하다보니 펜 안에서 잉크가 마르지 않을거란 확신이 생겨야 하는데, 이 펜은 매커니즘 특성상 기존의 뚜껑을 여는 펜에 비해 밀폐성이 부족할 수 밖에 없겠다는 기분이 들어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꺼려지는 감이 있다. 더군다나 가끔 비행기를 타면 잉크가 터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펜을 들고 다니던 도중 잉크가 터진다면... 으음...

 

여튼, 선물로서는 최고의 특징(?)인 '갖고는 싶지만 내 돈 주고 사기는 부담스럽다'를 만족하는 만년필이라는 점에서는 만족하고 있다. 아직은 실사용보다는 관상용으로 쓰고 있을 뿐... =_=

Posted by 덱스터

반 달 정도 최저가를 찾으며 인터넷을 헤매다 eBay에서 주문한(덕분에 최소 3만원 이상 아꼈더라지요)[각주:1] Lamy 2000이 도착했습니다. 사실 지난주 금요일부터 우체부 아저씨께서 집에 방문하셨으나 전 평일이면 학교에서 사는지라(...) 받질 못했죠. 결국 전화로 연락, 제 3자(?)를 거쳐 수령했습니다. 지름신이 지나고 나면 개봉기부터...


Air mail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이나 걸리는구나... 싱가폴이라 그런가?

중량이 200g이 채 안되네요.


편지 보내듯이 보내줍니다. 서류봉투에 들어갈 것을 상자를 구해 택배로 부치면 돈이 배는 깨지니까 그것보다는 낫겠지요. 하지만 덕분에 도착 시간은 꽤 늘어난다는거.

무게는 0.17kg이라고 적혀 있네요. 가격을 20.00USD로 적어놨는데 이건 왜 그런거지...-.-;; 오타로 1을 빼먹었나 봅니다. 어차피 15만원 이하면 관세면제라 세관에 걸릴 이유도 없으니까요.


뜯으니 뽁뽁이로 정성스레 포장된 상자 등장


택배의 감초, 뽁뽁이. 전 하나 하나 터뜨리는 것 보다는 한번에 비틀어 우두둑 터뜨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탕을 깨물어 먹는건 당연하고요.


서류봉투와 뽁뽁이는 집어치우고 상자를 꺼냅니다.


상자가 나옵니다. 테이프로 잘 밀봉해 두어서 뜯기 좀 힘들었죠.


물론 상자도 페이크. 라미는 포장을 공산품스럽게(?) 하는 버릇이 있죠.


예전에 CP1을 살 때도 이런 상자에 들어있었죠. 공산품스러운 포장입니다. 물론 공장에서 찍어내는 모든 물건이 공산품이긴 하다만, 건물에 비유한다면 외벽에 페인트칠 안하고 내부에 벽지를 안 바른 콘크리트가 다 드러나는 그런 종류의 건물과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참, 이런 종류의 디자인에도 이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꽤 많은 건물이 이 디자인을 채용했죠. 전 아주미술관이 기억에 남네요.) 기억이 안 나네요.


상자 측면에 붙어있는 스티커. CP1을 샀을 때에도 저런 스티커가 붙어있었죠.


EF 닙으로 샀습니다. 그런데 가진 펜 중 제일 두껍다는게 함정(...) 잉크가 많이 나오니까 부드럽게 써지는 것이겠지만...


낯이 익은 라미 포장. 생각해보니 가진 만년필 절반이 라미네요.


저 가운데 LAMY라 써진 은빛 물체는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알루미늄인가?


라미의 광고지...-_-;; L2K는[각주:2] 피스톤 방식이라 펜만 넣어 보내줍니다.


저 광고지는 라미 펜 살 때마다 주더군요.


사파리와 CP1은 저 스티커가 펜 본체에 붙어있었던 것 같은데 얜 비닐에 붙어있네요.


사파리나 CP1과는 다르게 비닐에 담고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아무래도 2000부터 라미의 고급라인일테니까요.


개봉은 여기까지, 이제 펜을 살펴봅시다.


CP1처럼 클립에만 간소하게 쓰인 LAMY


CP1과 비슷한 디자인의 클립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CP1의 디자인을 L2K에서 따왔다고 봐야죠. 66년에 L2K가 대박을 치자 그 후속 디자인으로 나온 것이 CP1이니까요. L2K가 남성적인 디자인이어서 CP1(Cylinderical Pen 1에서 따왔다고 합니다...쿨럭;;)은 여성적인 디자인을 목표로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얇은 편이죠.


EF촉의 자태


L2K처럼 촉의 대부분이 펜 안으로 들어가 있는 경우를 hooded nib이라고 부릅니다. 잉크가 덜 마르는 장점이 있다고 하네요. 사실 별 상관 없는게 잉크가 살짝 말라서 처음 쓰려고 할 때 안 써지면 펜촉에 살짝 힘을 주면 다시 잉크가 잘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힘을 주면 촉이 벌어지면서 잉크가 흘러들어가기 때문이지요. 힘을 준 상태에서 쓰면 촉이 매우 빨리 길들여지는 효과가 있으니 글을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하기 전 잠깐 눌러준다는 느낌으로만 하세요. 제 Platinum Standard 14k EF는 길들인다고 신나게 긁어댔더니 굵기가 라미 EF-CP1-의 80%까지 불어났습니다. 덕분에 종이를 '파서' 기록한다는 느낌은 엄청 개선되었지만요.


검은 플라스틱 사이의 경계면이 보이시나요? 저 부분의 경계는 잘 드러나는 편인데, 뒤쪽의 실린더를 조작하는 부분은 경계가 거의 드러나질 않습니다. 자세히 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마무리가 잘 되어 있어요.


만년필이라면 항상 취하는 자세 1


배럴의 촉감은 나무같은데 무광인지라 지문이 묻질 안아서 참 좋습니다. 광택이 있으면 예쁘긴 한데 손을 타다 보면 지문이 남고 그 지문이 남은 부분에 빛이 비치면 별로 보기 안 좋더군요. 제가 은근히 이런 것들에 민감하다 보니 광이 있는 Standard 14k의 경우 생각날 때마다 손으로 닦아주곤 합니다. 물론 노트필기 정신없일 할 때에는 그런거 신경 쓸 시간이 없지만요.


쓰는 느낌은... 매끄럽습니다. 이전에 학교에서 Lamy 판촉을 벌일 때 카탈로그에서 본 펜촉의 가격이 14만원정도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가격이 절대 헛되게 매겨진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성잉크를 사용하는 볼펜 중 흐름이 좋은 녀석이[각주:3] 굴러갈 때 내는 마찰과 비슷한 마찰을 내는데다가 힘을 살짝만 주어도 벌어지면서 선 두께가 세배는 증가합니다. 원래 라미 촉들은 경성이라 힘 주어 쓰는게 아니라는 건 알긴 하지만 예상외로 유연하네요. 역시 금촉...[각주:4] 비슷한 부드러움을 보여주는 펜은 파카 벡터 F촉이 있긴 한데 이건 스틸이라 촉을 벌리려면 힘이 꽤 많이 들어갑니다. 종이를 긁는 느낌이 나기 시작하죠.


아, 그리고 저 귀(?)가 신경쓰인다는 사람들이 있던데, 제가 딱 그 꼴이 나 버렸네요. 제가 가장 편하게 잡는 위치가 딱 저 자리입니다. 신경에 거슬릴 정도로 크진 않지만 인지하면 신경은 쓰이는 그런 위치네요. 제가 펜을 길게 편이니(CP1도 손잡이가 끝나고 본체가 시작되는 그 경계면을 잡습니다) 보통 신경쓰실 일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결론:

1. 부드럽다.(사각이는 소리가 없습니다. 그 소리도 나름대로 쓰는 맛이지만 아무래도 덜 부드럽죠.)

2. 두껍다.(0.5mm정도 됩니다. Platinum의 EF는 0.3mm정도, Lamy 철촉 EF는 0.4mm정도.)

3. 비싸다.(만년필 평균을 생각하면 저렴한 편이지만 만년필 자체가...)


노트필기용으로 쓰기는 힘들고(세필로 많은 것을 우겨넣는 성격이다 보니 얇은 촉들을 무시할 수가 없네요) 아무래도 연습문제 풀이, 답안지 작성, 연습장 낙서할 때 정도 사용할 것 같습니다. 이제 한동안 긴축재정 들어가야죠...ㅠㅠ

  1. 환율도 한창 떨어져 있을때 사서 배송비 및 카드수수료 포함 144천원에 끊었습니다. 주문 당시 국내에서 가장 싼 가격이 183천원 정도로 기억하고 있어요. 지금은 200천원을 넘겼나? 정가는 288천원입니다. [본문으로]
  2. Lamy 2000 = L2K [본문으로]
  3. 한동안 기다려야 잉크가 마를 정도로 흐름이 좋은 볼펜을 말합니다. 보통 두께가 0.7mm정도 되죠. [본문으로]
  4. 14k에 백금(platinum) 도금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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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이전에 알라딘 행사로 싸게 풀린 라미 사파리 만년필을 쓰다가 좀 더 좋아보이는걸로(남자의 생명은 간지다...-_-;;) 갈아타보자 해서 이것 저것 알아보고 있었다. 마침 학교에서 라미 할인행사를 하길레 라미 위주로 알아보던 중 찾은게 이것.

 

 

행사장에 찾아가보니 같은 계열 샤프와 수성펜만 있었고, 원가가 110,000이니 30% 할인행사로 77,000에 판매하겠다고 했다. 샤프를 조금 만지작 해 보니까 만년필은 확실히 좋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 일단 재고를 넣어달라고 했다. 그렇게 하고 독서실로 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인터넷 최저가 검색을 실행. 찾아보니 제일 싼 것은 6만원 후반대, 무려 만원 가까이 차이나는 가격이었다. 좌절 한번 해 주고 (하던 공부 마저 하고) 다음 날 직접 보고 좀 더 깎아달라고 해 보자 생각하고는 집에 가 씼고 잤다. 만원이면 밥 네끼 = 이틀치 밥값이니까 수입이랄 것이 없는 학생 입장에서는 꽤 큰 돈이다.

 

다음날 수업을 듣고 실험을 기다리던 중 입고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실험까지는 1시간이 남은 상태. 갔다오기에는 너무 멀어서 좀 있다가 갈테니 언제 영업 종료하냐고 물어봤다. 6시에 닫는단다. 그런데 실험도 6시에 끝나는걸 어떡하지 -_-;; 다음 날까지 내 멘탈이 기다려줄 수 있을까?

 

다행히 실험은 5시에 종료. 바로 갔더니 5시 반이었다. 인사를 하고 실물을 만져봤는데 확실히 좋았다. 슬림하고 고풍스런 무광택 블랙이 지갑을 열라고 유혹. 아 안돼... 내 밥값이... 조금이라도 값을 깎아야 해...

 

혹시 펜촉을 바꾸어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블랙 크롬 도금된 것으로. 된다고 하더니 바로 바꿔주었다. 돈? 손은 이미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고 있었다. 카드를 긁고 나니 가격 좀 더 깎아 줄 수 없냐고 물어보려고 했던 것이 기억났다. 이런...-_-;; 뭐 아무리 싸도 12,000원은 하는 검은 펜촉으로 바꾸었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지. 어떻게 보면 인터넷보다 싸게 산 편이다.

 

오늘 화보는 새로 오신 CP1님과 모닝글로리 수첩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옷도 블랙으로 입고 다니는 나는 어둠의 자식

 

남들 다 이렇게 찍길레 나도 한번 해 보고 싶었다. 펜촉 끝에 묻은 잉크는 라미 진청색 잉크인데 오늘 처음 써봤다. 이전에 쓰던 몽블랑 블랙보다는 파란빛이 많이 돌고(진청색이니까 당연하지 -_-;;) 연하다. 눈은 진청색이 더 편안한듯.

 

글은 끄적끄적 펜촉은 사각사각

 

매우 얇은 편이라(거의 플러스펜 수준) 잡기 좋다. 내가 손발이 엄청 작은 편이라(얼마 전 신발을 사는데 남성화 최저사이즈가 커서 여성화를 사야 했던 비극이 있다 ㅠㅠ) 이건 사람 취향을 탈 듯. 얇긴 하지만 금속 재질이라 그런지 묵직한데, 스테들러 샤프 중 금속으로 된 것과 얼추 비슷한 무게감을 가졌다고 생각하면 될 듯 싶다. 이미 흑색으로 하던 노트 필기는 사파리로 그대로 하고, 연습장에 필기하던 과목은 이젠 CP1을 사용할 듯 싶다. 삼각형 그립이 없어 쓰기 불편하면 어쩌나 했는데 그런 불편함은 전혀 없어서 다행이다.

 

나를 위한 복학 선물은 이정도면 되었고, 이젠 열심히 공부해야지.

지름신의 시련을 이겨내지 못한 건 잊어버리자




결국 각인까지 해버리고 말았습니다.(결국 구입가는 \82,000) 미니멀리스트라면 각인은 보이지 않는 곳에->클립 위에 해 버렸습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각인을 요청한 글이 Lucet stella non videndi causa[각주:1]였는데 각인된 글이 Lucet stella non videndi cause더군요. 뚜껑 표면에 했으면 금색으로 오타가 딱! 생각만 해도 악몽입니다. 마지막 e의 오른쪽을 칼끝으로 파서(지못미 내 커터칼) a로 만들어 버리고 손으로 판 선이 좀 이상해 보였는지라 지나가던 돌(?) 하나 주워서 클립 위를 살짝 살짝 문질러 주었습니다. 덕분에 산지 한달이 안된 만년필의 급작스런 빈티지화(...) 성공, 나만의 만년필이 완성되었습니다. 각인된 글씨도 반 정도 날아가서 진짜 빈티지처럼 되어버렸지요.


주말동안 만년필 세척을 한번 해 주고 펜촉에 잉크가 남아있는 제일 위 사진이 마음에 걸렸던지라 새로 찍었습니다.


이번에도 수고해주신 CP1님과 모닝글로리 수첩님


원래 쓰던 푸딩카메라 앱보다 옵티머스 LTE2 기본카메라 어플이 초점을 더 잘 잡네요 -_-;; 화질은 매우 밀리지만 그래도 초정이 배는 잘 잡히는지라 기본어플로 찍어봤습니다.


약 일주일 정도 사용한 소감은 잉크가 조금 잘 마르는 것 같다(...)입니다. 펜 꺼내놓고 멍때리는 일이 많아서인지 잠시 멈추고 쓰기 시작하려면 잉크가 멈추는 경우가 간혹 있네요. 다만 펜촉 자체가 검은색인지라 잉크가 묻어도 신경이 덜 쓰인다는건 장점입니다. 사파리를 쓸 때 펜에 조금만 충격이 가도 잉크가 은백색의 펜촉 위에 흩뿌려진 충격적인(?) 장면을 자주 봤는데 그런건 없는게 참 좋네요.


요즘은 금촉이 참 땡깁니다. 아아... 내 지갑이... ㅠㅠ

  1. 뜻은 '별은 보이려고 빛나지 않는다' 정도? 번역기보다 못한 라틴어를 손봐 주신 성염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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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자랑은 아니지만 필기구에 민감한 편이다. 볼펜은 부드럽지 못하게 넘어가는 특징 때문에 노트 필기시 기피하는 편. 물론 부대 안에서는 펜 여러개를 들고 다니느니 다색펜 하나가 더 편하기 때문에 일반상대론 공부할 때에는 zebra clip-on 4색으로 했었다. 샤프는 uni 알파겔. zebra airfit보다 부드러운 손잡이 때문에 좋아한다. 좀 많이 쓰다보면 사람 피부처럼 부들부들(..)해지며 기분이 묘해지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샤프심은 거의 항상 2B를 쓴다. HB만 되어도 너무 딱딱해서 안 좋아한다. 예전에 2H심은 어떻게 썼었는지 미스테리일 정도.


훈련소에서 교육우등으로 만년필을 받게 되었는데, 하필이면 Parker의 벡터인데다가 F촉이라서 이전에 쓰던 펜들과 비교했을 때 너무 두꺼워 좌절했다. 그래서 한 일주일 쓰고 그대로 봉인. 어느 정도로 두꺼운가 하면, 0.7mm 잉크펜으로 쓰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봉인을 너무 오래 해서인지 1주일밖에 안 쓴 카트리지의 잉크가 전부 말라버렸다. OTL


물론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 붉은 계열 색상이라는 것도 안 쓴데 한 몫 했을듯.

"증 기술학교장 교육우등"은 자랑일까 아닐까...


그러던 어느 날,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던 라미 만년필이 알라딘 특가로 싸게 올라왔다. 정신 차리고 보니 결재완료. 특가는 29,900이었지만 이리저리 하다 보니 결국 결재가는 27,460.


Lamy Safari Special edition 2012 애플그린 만년필(한정판)
/Lamy


그래서 오늘 도착한 펜. 자주 쓰던 펜들과 비교해 봤다.


맨 위는 시그노. 예전엔 제일 선호하는 펜이었지만 근래엔 마하펜을 제일 많이 썼다.

마지막은 이번에 받은 라미 사파리. 악필은 죄송합니다 ㅠㅠ


집에 굴러다니던 A4용지 하나를 집고 자주 쓰던 펜들을 써 봤다. 맨 위는 Uniball 시그노. 개인적으로는 하이텤보다 시그노를 선호하는데, 하이텤은 촉이 너무 약한데다가 무언가 긁히는 느낌이 들어서 그렇다. 하지만 시그노는 가격이 비슷하면서 양이 절반도 안 된다는 것이 함정(...) 중고등학교때와 대학 1학년때 까지는 시그노를 제일 많이 썼던 것 같다. 아직도 극세필이 필요하면 시그노를 쓴다. 대표적인 경우가 일러스트를 펜으로 마무리할 때. 그래서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다.


중간에 있는 것은 모닝글로리의 희대의 역작 마하펜. 최신기종인 Mach 3. 필기감이 엄청 부드러워서 좋아한다. 두께는 물론 시그노보다 두껍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펜. 가격도 싸고 용량도 많아서 좋다. 다만 물에 취약하다는 것이 단점. 필기하다가 잠깐 정줄놓 상태로 있으면 잉크가 번지는 것도 단점이다. 대학 2학년 때 튜터링을 하면서 강의노트 만들 때 이 펜을 자주 썼었다. 노트필기할 때에는 그림그려야 할 일이 많아서 계속 시그노를 쓴 듯(...). 물론 과목에 따라 연습문제를 풀거나 할 때는 얄짤없이 마하펜.


마지막은 라미 사파리. 2012 특별판인 녹색으로 샀다. 이제 명함주머니에 차고 다니면 되겠네(주로 무채색 계열 셔츠를 입으니까 포인트 악세사리가 되는건가) 일단은 들어있던 파란 잉크 카트리지를 박아보았다. 파란색이라 좀 연하게 나오는게 아쉽지만 EF(Extra Fine)촉이라 제법 얇다. 바로 위의 마하펜과 비슷한 수준. 강의노트 만들 일 있으면 많이 쓸 듯. 만년필이 대체적으로 두꺼운 편이라고는 하는데 EF정도 되면 얇은 잉크펜 수준으로 쓸 수 있는 모양이다. 첫 만년필 치고는 만족.


집을 뒤적뒤적 하다 보니 몽블랑(!)도 발견했는데[각주:1], 몽블랑은 아무래도 두껍게 나오는 편이라고 하니 내가 쓸 일은 없을 듯 싶다. 그것보다 학생한테 몽블랑은 사치라고.

  1. 아버지께서 선물받은 것이라고 한다. 마이스터튁이긴 한데 정확한 모델명은 모르겠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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