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23. 03:38 Report
긴급토론회 - 4대강 정비사업, 대운하가 아닌가?
22일 월요일 오전 10시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연구원(61동) 320호에서 위의 주제문을 발제로 한 긴급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토론회의 주최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전국 교수모임'이었고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학교 교수모임'이 주관하였습니다. 토론회는 먼저 '4대강 하천정비사업의 실체는 무엇인가??(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지역균형발전, 4대강 하천정비사업으로 가능한가?(변창흠 세종대 행정학 교수)', '경기회복, 4대강 정비사업이 대안인가?(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이라는 주제문으로 프레젠테이션이 이루어졌고, 이후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토론문 발표 후 방청객과의 질의응답 순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미 관련 기사가 많이 났으니 이번 포스트에서는 제 개인적인 감상 위주로 글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 같네요.
전국교수모임 "4대강 정비사업 실체는 대운하"(노컷뉴스)
이준구 교수 `4대강 정비사업' 비판(연합뉴스)
첫 프레젠테이션에서는 4대강 정비사업이 얼마나 대운하와 연관성이 높은지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예산부터 시작해서 4대강 정비사업에서 사업계획이 짜여 있는 부분들이 대운하 공사와 얼마나 유사한지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결국, 4대강 정비사업은 대운하의 전신이라는 주장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두 번째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지역균형발전과 관련되어 4대강 정비사업이 효율성이 없다는 주장을 피력했습니다. 정치인의 정치적인 능력을 보통 그 정치인이 그 지방에 끌어 온 개발예산의 크기로 판단하는 현 사회의 분위기 안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주장과 함께, 4대강 정비사업은 최근의 수도권 규제완화와 함께 갑자기 튀어나온 지방의 상대적 소외감에서 튀어나온 불평불만을 무마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지방균형발전사업을 지속하려면(지금은 '균형'이란 단어가 사라졌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알아봐야겠습니다) 건설을 통한 개발이 아닌 교육이나 문화산업과 같은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세 번째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실질적인 치수(治水)대책을 위해서는 위의 예산이 커다란 4대강이 아닌 지방군소하천에 집중되어야 하며, 건설업을 통한 경기부양은 알려진 바와는 달리 다른 산업에 비해 그 효과가 적다고 하였습니다. 이후 균형발전을 위해 저소득층에 투자하는 것이 부유층에 투자하는 것보다 경기 부양에 유리하다고 주장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면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이후 토론문 발표때에는 '이제는 토목건설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개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주제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질문이었던 '도로나 철로와 같은 일상생활에 보다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업을 벌였을 경우엔 이처럼 반대가 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에 대해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준구 교수께서는 '단순한 토목공사일 뿐이라면 반대할 것'이라고 하셨고, 도로 부분에 대해서는 홍헌호 연구위원께서 '이미 도로는 충분히 지어져 있다'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물론 도로에 대해서는 그 절대적인 양이 아니라 얼마나 네트워크가 잘 이루어져 있는가가 주요 문제가 되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교수님들 사회에서는 반발이 심하더라도 이런 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어두운 서민층에서는 반발이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아니, 오히려 환영할지도 모르겠군요...)
토론회를 갔다 오고 나서 대운하는 단순히 '물길을 내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닌 '경기를 어떤 사업으로 부양시킬 것이냐의 문제'라는 보다 커다란 틀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실 저는 대운하를 그 효용성의 관점에서 비판하는 입장이었지만(느리고 그렇다고 싸지도 않은 배를 이용할 바에는 차라리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배는 낫다는 생각이지요) 이제 보니 대운하 사업은 개발사업 하면 일단 토목공사를 생각하게 되는 깊은 고정관념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교수들이 해야 할 일은 연구인데 시민단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으니 골치아프다는 하소연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것이 대한민국에서의 연구환경이었습니다. 연구는 포스트닥과 교수가 함께 해야 하는데, 대한민국에서는 포스트닥이 없고 교수만 연구를 하고 있으니 이것 참 골치아프다는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하긴,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순수학문은 진짜 먹고 살 걱정 없는 사람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진 면도 있으니... 약간은 슬프더군요.
대운하에 배정된 예산은 14조원 가량 된다고 합니다.(4대강 정비사업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한편, 이공계 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BK21사업의 경우(물론 이 정책이 제대로 된 정책은 아니다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매해 2천억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운하를 포기하고 그 금액의 절반이라도 BK21로 돌리기만 해도 뭔가 커다란 성과가 얻어질 것 같다는 느낌은 저만 드는 것인가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전국 교수모임'은 대운하 포기선언 이후 해체되었다가 4대강 정비사업 발표 이후 다시 모였다고 합니다. 언제야 그분들 말씀대로 '원래 해야 할 일'에 매진할 수 있을까요?
첫 프레젠테이션을 맡은 박창근 교수
이미 관련 기사가 많이 났으니 이번 포스트에서는 제 개인적인 감상 위주로 글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 같네요.
전국교수모임 "4대강 정비사업 실체는 대운하"(노컷뉴스)
이준구 교수 `4대강 정비사업' 비판(연합뉴스)
첫 프레젠테이션에서는 4대강 정비사업이 얼마나 대운하와 연관성이 높은지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예산부터 시작해서 4대강 정비사업에서 사업계획이 짜여 있는 부분들이 대운하 공사와 얼마나 유사한지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결국, 4대강 정비사업은 대운하의 전신이라는 주장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두 번째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지역균형발전과 관련되어 4대강 정비사업이 효율성이 없다는 주장을 피력했습니다. 정치인의 정치적인 능력을 보통 그 정치인이 그 지방에 끌어 온 개발예산의 크기로 판단하는 현 사회의 분위기 안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주장과 함께, 4대강 정비사업은 최근의 수도권 규제완화와 함께 갑자기 튀어나온 지방의 상대적 소외감에서 튀어나온 불평불만을 무마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지방균형발전사업을 지속하려면(지금은 '균형'이란 단어가 사라졌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알아봐야겠습니다) 건설을 통한 개발이 아닌 교육이나 문화산업과 같은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세 번째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실질적인 치수(治水)대책을 위해서는 위의 예산이 커다란 4대강이 아닌 지방군소하천에 집중되어야 하며, 건설업을 통한 경기부양은 알려진 바와는 달리 다른 산업에 비해 그 효과가 적다고 하였습니다. 이후 균형발전을 위해 저소득층에 투자하는 것이 부유층에 투자하는 것보다 경기 부양에 유리하다고 주장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면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토론문을 발표하고 있는 김정욱 교수
이후 토론문 발표때에는 '이제는 토목건설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개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주제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질문이었던 '도로나 철로와 같은 일상생활에 보다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업을 벌였을 경우엔 이처럼 반대가 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에 대해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준구 교수께서는 '단순한 토목공사일 뿐이라면 반대할 것'이라고 하셨고, 도로 부분에 대해서는 홍헌호 연구위원께서 '이미 도로는 충분히 지어져 있다'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물론 도로에 대해서는 그 절대적인 양이 아니라 얼마나 네트워크가 잘 이루어져 있는가가 주요 문제가 되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교수님들 사회에서는 반발이 심하더라도 이런 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어두운 서민층에서는 반발이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아니, 오히려 환영할지도 모르겠군요...)
토론회를 갔다 오고 나서 대운하는 단순히 '물길을 내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닌 '경기를 어떤 사업으로 부양시킬 것이냐의 문제'라는 보다 커다란 틀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실 저는 대운하를 그 효용성의 관점에서 비판하는 입장이었지만(느리고 그렇다고 싸지도 않은 배를 이용할 바에는 차라리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배는 낫다는 생각이지요) 이제 보니 대운하 사업은 개발사업 하면 일단 토목공사를 생각하게 되는 깊은 고정관념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교수들이 해야 할 일은 연구인데 시민단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으니 골치아프다는 하소연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것이 대한민국에서의 연구환경이었습니다. 연구는 포스트닥과 교수가 함께 해야 하는데, 대한민국에서는 포스트닥이 없고 교수만 연구를 하고 있으니 이것 참 골치아프다는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하긴,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순수학문은 진짜 먹고 살 걱정 없는 사람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진 면도 있으니... 약간은 슬프더군요.
대운하에 배정된 예산은 14조원 가량 된다고 합니다.(4대강 정비사업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한편, 이공계 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BK21사업의 경우(물론 이 정책이 제대로 된 정책은 아니다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매해 2천억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운하를 포기하고 그 금액의 절반이라도 BK21로 돌리기만 해도 뭔가 커다란 성과가 얻어질 것 같다는 느낌은 저만 드는 것인가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전국 교수모임'은 대운하 포기선언 이후 해체되었다가 4대강 정비사업 발표 이후 다시 모였다고 합니다. 언제야 그분들 말씀대로 '원래 해야 할 일'에 매진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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