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함의 딜레마: ‘단일 고장점’ 구글 (슬로우뉴스)


구글에 너무 많은 서비스가 집중되면 구글이 기능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전 사회가 마비되는 위험이 생길 수 있다고.


예전에도 비슷한 논지의 글을 읽은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컴퓨터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기반으로 돌아가는 환경이 취약점이 될 수 있다는 것. 특히 군용 컴퓨터의 대다수가 윈도우 기반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주장하는 바처럼 산업다양성(?)이 있으면 일부 산업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산업에서 받쳐주는 방식으로 버틸 수 있으니 좋기는 좋다. 생태 하는 사람들이 종다양성(biodiversity)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도 여기에서 기인하고. 하지만 구글에는 조금 적용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은게 자연독점과 비슷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제공하는 만큼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충분한 덩치가 있어야 한다고 해야 하나. 보안솔루션과 같은 산업기반(?)에 들어가는 기본투자금이 높고 사이즈를 늘리는 데 들어가는 추가투자금이 매우 적은 경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려면 상당히 큰 덩치가 되어야 할 텐데 그 산업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크지 않으면 시장에 진입할수가 없다.


그리고 구글처럼 덩치가 매우 커진 경우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우회로를 만들어 두는데, 그 모든 우회로가 하나의 취약점을 공유하지 않는 이상 구글이 무너질 가능성은 매우 낮으니 말이다.(그리고 우회로 설계의 핵심은 최대한 공통취약점이 없도록 하는 것이기도 하고.) 덩치가 작은 기업은 이렇게 많은 우회로를 만드는 것부터 벅차서 이 경우는 오히려 덩치가 큰 편이 안정적일수도 있다. 그래서 구글을 하나의 취약점으로 보는 것은 무언가 너무 큰 것을 한번에 뭉뚱그려 버린 느낌이다. 미국과의 전쟁 상황이라던가(...)와 같은 극단적인 경우엔 구글 그 자체가 취약점일수 있기는 하지만 맥도날드가 있는 나라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생각해보면 이건 사실 비현실적인 경우.


사실 나는 구글이 취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보다는 구글이 이처럼 거대해지면 국가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보인다. 민주주의 하 정부는 마음에 안 들면 갈아엎을 방법이 있지만 기업은 그럴 방법이 없다. 소비자운동이라는 방법이 있긴 해도 그건 그 기업을 소비하지 않으면 생활이 불가능하다면 공염불일 뿐이다. 물론 기업이 그 영향력을 드러나게 행사하려 하지는 않겠지만 그게 더 무서운거다. 노장계열의 정치사상인 무위자연이 사실은 이런 방식의 통치철학이다. '너는 네 맘대로 산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네 착각이고'. 도덕경에 제왕론이라는 평가가 붙는 이유이기도 하다. 푸코와 같은 구조주의 철학도 이쪽이라고 알고 있는데 자세한 건 철학과 친구 하나 잡아서 물어보세요.(그런데 칸트만 읽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


공학윤리 강좌에서 배웠던 전문화와 전문화가 가져오는 산업의 복잡성 증가 그리고 거기서 이어지는 예측불가능성과 사고발생가능성의 증대 등등이 떠오르긴 했는데 무관하다 생각되어 뺀다.




오늘 페북에 올린 글. 논문때문에 연구계획서 쓰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오늘은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그냥 끄적끄적 거려본다.


댓글에 보면 실제로 구글이 멈추었을때 일어난 일련의 사건사고들을 다루고 있는데 이런 문제는 '통합'이 가져오는 놀라운 효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 하는 리스크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휴대폰이 MP3와 네비게이션 e북리더 전자사전 등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모든 것을 버리고 스마트폰만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결국 휴대폰이 완전방전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 아닌가. 대신에 이 위험을 쌩으로 마주하기엔 아무래도 부담이 되니 우회로로 예비배터리나 충전케이블을 들고 다니는 것이고, 위험 자체를 줄이기 위해 휴대폰 케이스를  설치하는 것 아니겠는가.


마지막에 뺀 내용이 이것과 관련이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싶다. 요지는 이것이다. 전문화는 효율을 가져오고 그 효율은 복잡한 시스템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복잡한 시스템은 그 복잡성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한 성질이 증가하게 되는데, 때문에 한 사고가 나면 어디에서 그 사고가 기인한 것인지 찾기 힘들다는 것이 강의의 핵심 내용이었다. 갈수록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사람이다 보니 갈수록 사고의 원인은 찾기 힘들어진다는 교수님의 우울한 전망이 인상적이었다. 이걸 피하려면 단순하지만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사용하면 된다는 말을 하시긴 하셨다만, 글쎄...


난 사실 기술개발이라면 무조건적으로 찬성하는 쪽인데(그 기술을 사회에 도입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내가 기술만능주의자라서 그렇다기 보다는 되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문명의 이기를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할까?[각주:1] 몇몇에게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되돌아오지 못하는 강이라는 스튁스 강이 생각난다.

  1. 그리고 '안락한 자연'이라는 환상만큼은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 자연이 아름답기는 하다. 하지만 그건 경외에 가깝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평화로운 삶'이란 도시에 살면서 문명의 치부까지 다 들추어보았기 때문에 아직 모르는 것에 대한 동경일 뿐이라는 것이다. 루미나리에와 같은 아름다운 야경도 낮에 보면 전선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흉물스런 구조물이 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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