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해놓고 들어가지만(이것은 섣부른 판단을 방지하기 위함임을 알아두길 바란다.) 나는 촛불집회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물론 나간 횟수는 매우 적긴 하지만 말이다.

재협상이냐 추가협상이냐의 문제는 이미 지나간 듯 하지만 아직도 말이 많기에 끄적여 본다. 난 솔직히 말하자면 추가협상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추가협상이 제대로 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알려진 대로 내장 등 SRM과 실질적으로 구분이 불가능한 부위가 전부 들어오게 되어 있으며, 받아온 인증 역시 정부 차원에서 보장되는 종류의 것이 아니기에 믿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추가협상의 한계가 있기에 재협상을 주장하는 것이라는 것은 잘 알지만, 추가협상으로 재협상과 동일한(준하는이 아니다. 동일한이다.) 규제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것이 10번이 되었든 100번이 되었든 추가협상으로 지난 정권 정도의 규제를 얻어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과연 추가협상이 이정도의 규제를 얻어올 수 있는 카드냐는 것은 옆으로 치워 두고, 이렇게 추가협상을 여러번 할 바에야 차라리 재협상을 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란 말인가. 간단히 재협상하면 될 것을 뭣하러 추가협상을 여러번 하느냔 말이다. 마치 오래된 조립식 컴퓨터의 부품을 하나하나 바꿔서 새 컴퓨터로 바꾸는 것보다 차라리 처음부터 새 컴퓨터를 사면 가격이 더 싼 것처럼, 추가협상을 여러번 해서 이리 덧대고 저리 덧대는 협상보다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재협상이 더 옳지 않느냐는 말이다.

끝으로, 추가 협상이라도 하고 온 것은 잘한 일이기는 하다만(단지 100점만점 10점에서 8점정도 더 올라간 정도이기는 하지만) 과연 미국에 재협상의 재자조차 꺼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단순히 무역 보복이 두려워 재협상해보자는 말을 꺼낼 엄두조차 못 냈다면 대통령직을 빨리 때려 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정도의 배짱도 없이 어떻게 한 나라의 대표가 되겠다는 말인가? 설령 꺼내보기는 했지만 씨알도 안 먹혀들어갔다고 해서 바로 포기했다면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하려는 근성의 반에 반만이라도 재협상에 쏟아넣으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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