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3.06 [TED] 생각보다 단순한 세계 - James B. Glattfelder: Who controls the world?
  2. 2013.03.04 [BBC] 왜 영어를 사용하면 은퇴할 때 가난해지는가?

간단한 법칙으로부터 복잡한 구조가 만들어지는 창발Emergence이라는 현상을 창으로 삼아 현실의 기업간 얽혀있는 경제구조를 살펴보았다고. 이번 경제민주화의 주요 척결대상이었던 순환출자가 대한민국만의 현상은 아닌 듯 싶다.[각주:1] 이 생각하느라 강연자가 마지막에 덧붙인 두 문장을 못 들었는데 댓글에서 지적했길레 다시 들어보니까 그 부분은 좀 그렇긴 하다. 간단하게 말한다면 '밥그릇 다툼하느라 정작 일은 안한다'는 보편적인 정치인 비판. 좌우 논쟁이 이데올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논조의 발언인데 실제로는 이데올로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단서를 마련해주는 것 아니던가.[각주:2] 너무 이데올로기에 매몰되면 칸트의 정언명령이 갖는 한계를 겪게 되기는 하지만.


댓글에서 언급된 theRSAorg의 강연 동영상도 첨부. 여기서는 그 간단한 법칙을 '이기주의'로 정리한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이 자기가 돈을 더 많이 벌도록 정치사회적인 투자-로비-를 하고 그것이 더 많은 수입으로 이어진다는 것.



댓글에 자본주의가 인간의 물질적인 욕망을 동력원으로 삼는 사회체제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본주의를 허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간간히 보이는데, 글쎄올시다. 물질적인 욕망을 동력원으로 삼는다는 그 말은 맞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자본주의를 전복할수는 없다. 애초에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보다 롱런하게 된 이유가 이 물질적인 욕망을 동력원 삼아 더 많은 풍요를 만들어내었기 때문인데 이것을 무시하고 갈아엎자고? 무언가 니체스러운 말이긴 한데, 언제까지나 자본주의는 극복되어야 하는 것이지 투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를 대안을 말하려면 자본주의가 가진 장점을 그대로 가져 갈 방안도 생각해두어야 한다는 말이다.[각주:3] 아직 난 그런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간단한 법칙으로 복잡한 구조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연구하는 학문 분야로 세포 자동자Cellular automaton 이론을 들 수 있겠다. 링크를 타고 위키백과에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비교적 간단한 법칙으로도 상당히 복잡하고 화려한 현상이 나타난다. 마찬가지로 간단한 방정식과 적절한 초기조건을 가지고 호랑이의 무늬와 같은 복잡한 현상을 재현해낼 수 있는데, 이건 과학동아에서 확인하시길.


진화와 생명현상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잘 적응하는 놈이 살아남는다.' 진화론의 핵심은 이 단순한 법칙이다. 랜덤화를 거친 후 그 중 가장 잘 살아남을 수 있는 놈만 남기고 한 사이클을 마치는 것. 진화란 있을 수 없다고 공격하려면 이 주장을 공격해야 하는데 엉뚱한 주장을 세워놓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문제. 지적설계론처럼 이 간단한 과정이 어떻게 복잡한 다세포생물을 만들어낼 수 있냐는 주장의 경우에는 흰개미와 개미집의 경우처럼 '왜 그럴 수 없는가'를 보여야 한다. 하긴 뒤집어 생각한다면 '간단한 과정으로 복잡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를 증명할 수는 있지만 그 복잡한 구조에 다세포 동물이 포함된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하는[각주:4] 생물학자들의 책임도 없지는 않겠다만.


한편으로는 과도한 환원이기는 하지만 불평등 없는 사회란 존재하지 않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다세포 생물의 경우 특정 세포가 다른 세포보다 더 많은 자원을 소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각주:5] 물론 이건 사실이라고 해도 어디까지나 사실명제고, 사람은 당위명제를 좇으며 살지 사실명제에 매달려 살지는 않는다.

  1. 하지만 경제민주화가 주요 국정과제에서 탈락하면서 그 꿈은 8:45 하늘나라로...ㅠㅠ [본문으로]
  2. 뒤집어 생각해보면 실제 정치인들도 나름대로는 자기 신념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본문으로]
  3. 여기서 내 보수적인 색채가 드러나는군...-_-;; [본문으로]
  4. 박테리아가 다세포생물이 될 정도로 긴 시간동안 실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본문으로]
  5. 인간 뇌는 무게가 2%밖에 안 되는 주제에 전체 에너지의 20%를 소모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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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speaking English can make you poor when you retire


영어와 같이 미래의 일을 현재형으로 쓸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보다 현실에 충실하게-다시 말하자면 보다 미래를 경시하며- 산다는 가설을 소개하는 기사. 미래의 일을 현재형으로 쓸 수 없다는 것은 '내일 학교가'라고 하지 못하고 '내일 학교 갈꺼야'라고만 할 수 있다는 것. 'I go school tomorrow'라고 할 수 없고 'I will go to school tomorrow'라고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미래와 현재가 분리되는 언어를 사용할 경우 미래의 나에 대한 거리감을 느끼게 되어 보다 미래에 소홀하게 된다고. 아직까지는 가설일 뿐이지만 말이다.


영어는 어떻게든 주어를 만들어 넣으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영어 사용자는 어떤 사고가 일어나면 책임자를-혹은 희생양을- 찾는 성향이 있다는 견해가 생각난다.


사실 언어가 생각을 형성한다는 견해는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사람의 이름을 짓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곤 하는데, 그 이면에는 이름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믿음이 놓여 있다. 이름을 말할 때 나는 소리에 특정 감정이 실릴 수 있고, 이 작은 차이가 누적되면 인생에 영향이 미친다는 것.(다만 사주에 의거하는 경우에는 이름으로 사주팔자의 비뚤어진 균형을 바로잡으려 한다. 불의 기운이 약하면 불화변을 붙인 한자를 쓰는 것이 대표적인 예. NEXT의 보컬 신해철씨의 경우에는 사주에 불의 기운이 너무 강해서 바다 해를 사용했다고 한다.) 감정이 실린다는 것은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인 이름이라는 표현이 있다는 것에서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더 쉬운 예라면 살랑살랑과 설렁설렁이 만들어내는 느낌의 차이가 있다.


언어가 인간 특유의 능력으로 여겨지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렇게 언어의 영향력을 크게 평가하려는 성향은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인 <혹성탈출>의 원작 소설에서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이성의 보유 여부와 연결되고, 성경에서는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로 시작하는 요한복음이 있으며, 싯다르타는 태어나자마자 덤블링을 하고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라고 외쳤으며, 노자가 72년간 뱃속에서 세계로 나오기를 거부하다가 나오자마자 말을 했다는 민간 설화까지 언어에 인간성(?)을 부여하는 일은 동서고금이 따로 없다.(다만 합리적 추론능력-이성은 서구철학의 개념이라서 이렇게 썼다-의 경우 주로 서구에서만 인간됨의 조건으로 여겨졌던 것은 의외.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력으로 볼 수도 있을듯 싶다. 스콜라 철학이 성립되기 전에는 영지주의적인 성향이 없었던 것 같지는 않으니 말이다.) 실제 행동경제학 연구로 특정 단어를 이용하여 사람의 행동에 미묘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이런 믿음이 비합리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런데 난 왜 이런걸 알고있는걸까...-_-;;;




2월 23일 기사. 위는 Facebook에 올렸던 글.



보니 TED 강연 동영상도 있다. 아직 한글 자막은 없는듯.

댓글을 읽어보니 미래의 일을 현재형으로 쓸 수 없다기보다는 (I am going to go to school tomorrow로 쓰는 방법도 있으니) 미래의 일을 현재형으로 쓰는 것이 자연스러운가 혹은 자주 사용되는가를 기준으로 언어를 나눈 모양이다. 통계를 낼 때 일기예보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한국어는 미래의 일을 미래형으로 나타내려는 성향을 가진 언어로 분류되어 있다. 사람들이 지적하다시피, 일기예보가 과연 언어 사용자들의 전반적인 언어 사용 양상을 대표할 수 있는가가 이 통계의 약점이다. 현실의 언어생활에 가장 가깝게 하려면 블로그나 게시판의 언어사용을 비교해야 하는데 이 또한 컴퓨터와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의 언어생활이라는 약점이 있고.

다른 문제점이라면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문화적인 영향. 언어가 다르다면 겪어 온 역사가 다를텐데(민족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근대국가 형성 전에는 분명히 민족이라는 개념이 있었고 그 민족이 겪어 온 인종차별과 같은 역사적인 경험은 확실히 존재한다. 유대인을 생각해보자.) 그 영향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하지만 이런 비판은 나라 수를 9개나 잡았으니 충분히 통계적으로 처리되었다고 볼 수 있을지도.

덮어놓고 틀렸다고 하기에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기는 하고, 그렇다고 믿기에는 무언가 미심쩍은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고. 너무 다양한 변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후통계조작의 가능성이 있어서 그렇다. 재미있는 가설이라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모양.

그런데 이런 언어의 영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축하기 운동 등으로 그 영향력을 상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흥미롭긴 하지만 큰 중요도를 부여하기는 애매. 결국 중요한 것은 '너님 통장엔 충분한 돈이 저축되어 있나요?'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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