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11. 00:11 Report/Books
무소유 - 법정스님
무소유 - 법정스님 지음/범우사 |
너무나도 유명해서 교과서에도 실리는 책, 무소유. 내가 처음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교과서에서 처음 법정스님의 글을 접했던 중학생 때였던 것 같다. 그 이후 긴 시간동안 연이 안 닿아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운 좋게도 어떻게 연이 서로 접하게 되었다. 기억대로라면 처음 연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지 거의 5년이란 오랜 시간만에 이어진 것일텐데, 이렇게 이어진 것을 보면 연이 있다면 다시 한번 만나리라는 무협지 주인공들의 지나가는 말도 한가닥의 진리를 담고 있지 않는가 생각하게 된다.
책을 처음 접한 건 친척집에서였다. 그때에는 완전히 닿았다기보다는 살짝 스쳐 지나가는 정도에 불과했는데, 그건 이 책이 30분만에 읽어지는 그런 가벼운 책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연이 완전히 닿은 것은 세번째 만남에서였다. 그날의 구체적인 상황은 기억에 남지 않지만, 학교에서 동아리일을 하고 기숙사로 돌아가려고 할 때였던 것 같다. 그냥 기숙사로 가 버리면 별 하는 일 없이 시간만 버리리라고 생각해서였는지, 그냥 오랜만에 서점에 들러보고 싶다는 순간의 변덕이었는지, 나는 서점의 문 안으로 발을 들이밀었다. 역시나 서점에 가면 매번 하던대로 사냥감을 찾는 아프리카의 사자들처럼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니다가, 연줄이 닿았던 것이다. 이걸 보면 젊음의 탄생에서 이어령 교수님이 하신 '방황은 탐색이다'라는 말이 사실인 셈이다.
힘들게 연에 닿은 이 책은 참 많은 생각을 던져주었다. 좋은 책은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라 자꾸 덮게 되는 책이라는 말도 기억에 남고, 장미에서 가시가 돋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가시에서 장미가 돋았다고 생각하지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것이라면 작금의 상황과 어느정도 엮여 들어가는 종교 문제였다. 가지는 여러가지이지만 기둥은 하나인 나무처럼, 결국은 같은 것을 다르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라는 글귀가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인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중에서 따온 글로 포스팅을 마친다.
...그 시절 '위대한 업'은 에메랄드에 단순 명료하게 기록될 수 있었어.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단순한 것들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책을 쓰며 해석학이나 철학 연구로 나아갔지. 그러면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길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기 시작했네...
단순한 사실을 괜히 복잡하게 꼬아버리는 버릇은 언제쯤에야 고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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