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의사의 체포 장면의 진위 여부가 가려졌다는 기사가 올라왔더군요. 링크 겁니다.

http://cynews.cyworld.com/service/news/ShellView.asp?ArticleID=2008100809533776111&LinkID=1&lv=0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댓글입니다. 누군가가 '윤봉길 의사는 테러리스트다'라는 댓글을 달았던 것 처럼 보이는군요. 추천을 제일 많이 받은 댓글이 이런 관점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라는 걸 보면 말입니다.

최다추천의견. 뉴라이트 등의 단체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또 반대를 많이 받은 댓글들 위주로 읽어가다 보니 이런 글도 있더군요. 일부러 저렇게 쓴 것인지, 아니면 장난으로 저렇게 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소(苦笑)를 금치 못하겠습니다. 검색하면 누구나 금방 찾겠지만 혹시 모르니 이름은 가려두었습니다.

'의사' 라는 단어로 장난치고 있는 댓글.

일단 의사(義士[각주:1])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의롭다, 정의 등의 단어에서 사용하는 의로울 義 자에 선비 士자를 사용한 단어입니다. 한자 그대로 따진다면 의로운 선비를 말하지요. 국어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의로운 지사(志士)'

http://krdic.daum.net/dickr/contents.do?offset=A030454300&query1=A030454300#A030454300

지사란 뜻을 가지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하려는 사람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그러니까 義士란, '의로운 뜻을 가지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하려는 사람'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것은 언제까지나 표면적인 정의일 뿐입니다.

보통 의사라 하면, 목숨을 바쳐가면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한 사람을 일컫습니다. 두 민족간의 충돌이 일어날 때, 한쪽의 의사가 다른쪽의 테러리스트가 되는 연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굳이 민족까지 가지 않아도 의사와 테러리스트의 구분이 모호해져 버리는 경우도 많구요. 검색해 보다가 찾은 글인데, 이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싶어 링크 겁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9&articleId=179438

위의 글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당장 금방 의사와 테러리스트와 구분이 불가능하도록 모호해진 상황을 발견하게 됩니다. 촛불을 지지하던 사람들에게는 말 그대로 '테러리스트' 인데, 반대자들에게는 '의사'로 추앙받는군요. 이렇게 의사냐 테러리스트나는 것은 결국 하나의 '사건'에 대한 평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A라는 나라가 B라는 나라를 공격하여 지배하였다'는 사건이 있을 때, A 국의 입장에서는 A 국의 진출이지만, B 국의 입장에서는 A 국의 침략인 것과 같은 이치이죠.

그렇다면 '윤봉길이라는 사람이 일본군 수뇌부에 폭탄을 투척해 살해하였다'는 사건에 대해 어떻게 평가내리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더 말할 것도 없이, 여기엔 두가지 관점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의사'로 평가하는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테러리스트'로 평가하는 입장이지요. 현재까지의 대한민국 교과서에서는 이를 '의사'로 표현하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선생들은 의도적으로 이 두가지 관점을 다 제시하는 전략을 취하기도 합니다. 학생들의 사고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생각해 볼 거리를 제공하는 것이지요.(물론 아닌 교사들도 있을 수 있지만, 생략합니다.)

이 사건에 대한 평가는 현대에 들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과 구분하는 전략을 사용하여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라는 결론을 내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테러리스트'란 목적을 위해 '민간인을 살해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지요. 이를 따를 경우 윤봉길 씨는 '의사'라는 호칭을 얻게 됩니다. 그가 살해한 자들은 결국 민간인이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 경우의 문제점이란, 백범 김구의 평가도 같은 방법을 취할 경우 '테러리스트'로 변한다는 데 있습니다. 김구가 살해했던 일본인(쓰치다-土田譲亮)은 민간인(상인이라고 알려지고 있지요)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을 볼 때[각주:2], 백범 김구의 평가에 대해 재고할 필요성이 생기게 되지요.

그렇다고 무작정 테러리스트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게 현실입니다.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들을 전부 다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게 된다면, 테러리스트가 세운 나라라는 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되나요?(물론 그래도 상관 없다는 분들의 주장은 존중해 드립니다.) 참 재미난 것은, 대부분의 이런 사람들이 촛불에 가해진 폭력에 대해서는(예컨데 차량 돌진이라던가, 그 유명한 사시미 횡포 말이죠. 이분들 나으셨는지 모르겠네요.) 분명히 그들이 정의한 '테러'라는 개념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테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주장하는 '테러'의 정의가 별 것 있나요? 정치적 혹은 사회적인 목적을 가지고 살상을 저지르는 행위(의로움에 상관 없이)가 테러이지 뭡니까? 좀 일관적인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는지 궁금해집니다.

그러면 어떤 기준을 근거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헌법에 근거하여'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봅니다. 제 10호 개정 헌법 전문에서 헌법은 대한민국을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각주:3] 라면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뒤를 잇는 정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정말 정부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뒤를 잇는 정부라면) 평가는 이 기준을 토대로(대한민국임시정부의 관점을 토대로) 내려져야 한다고 봅니다. 단, 이것이 강제적일 수는 없지요. 민주공화국의 정의에 따라 엇갈릴 수 있지만, '민주주의'라는 것을 '다원주의가 용납되는 사회'와 동일시하는 저의 경우에는 다원주의의 일종으로서 저 관점을 거부하는 것을 인정할 수는 있습니다. 물론, 인정한다는 것이 동의한다는 것과는 다르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헌법을 기준으로 결정을 내리는 경우, 상당히 많은 부분의 논쟁이 해소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입장은 '일제는 침략국이다' 이니 말이지요. 따라서, 지금의 '좌편향된 교과서'로 비판받는 현재의 교과서는 고칠 부분이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기본적으로 교과서는 정부의 입장을 국민들에게 교육시키는 목적으로 제작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덧. 현재 실권을 쥐고 있는 '뉴라이트'라는 사람들이 헌법을 부정하는 관점을 취하는 것을 볼 때마다 참 안타깝습니다. 정부의 기본 입장은 헌법을 기초로 할 텐데, 이런 정부의 기본 입장에 반대되는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정부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명심하십시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기본 이념은 '반공'이 아니었다는 것을. 오히려 '친공'에 가까웠다고 하더군요.
  1. 師자를 사용하는 단어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 일컫는 의사란 단어가 아니기에 이에 대한 분석은 생략합니다. [본문으로]
  2.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이 자료에 그런 내용이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한국 자료에는 일본 육군 중위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흥미로운 자료이지요. / Japan Center for Asian Historical Records(http://www.jacar.go.jp/english/index.html) - Reference code: A04010024500 [본문으로]
  3. http://www.lawnb.com/lawinfo/law/info_law_searchview.asp?ljo=l&lawid=0011550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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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과 전혀 관계없는 질문입니다만
    덱스터는 꼬마천재 덱스터인가효 아니면 끔찍하게 친절한 덱스터 쪽인가효

    2008.10.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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