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사들을 보면 시위 양상이 많이 바뀌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굳이 내가 자주 들르는 다음 아고라를 제외하고서라도

많은 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확실히 내가 31일날 밤과 1일날 새벽에 보았던 잔인한 살수는 사라진 듯 하다.

그거야 다시 한번 나가봐야 알겠지만(...) 그래도 살수나 과잉진압이 사라졌다는 것은 기쁜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나 고통은 싫어하지 않는가?

이제는 채증전으로 시위 양상이 바뀌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서로의 얼굴을 기억하기 위한 전쟁이랄까? 카메라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싸우는 자들의 싸움이 아니라, 지키는 자들의 싸움이 된 것 같다.

싸우는 자들. 그들은 깃대를 들고 방패를 든다. 주먹을 하늘에 내지르고 곤봉을 허리춤에 차며, 서로에게 의지해 대오를 갖추고 방어구를 착용한다. 대치 상황에서 전방(frontline)에 서 있으며, 그들의 뒤에 있는 자들을 위해 물러서지 않으려 한다.

가장 많은 피를 흘리는 것들이 그들이요, 가장 굴복하지 않는 것도 그들이다.

그렇다면 지키는 자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기계의 눈과 함께 다닌다. 싸우는 자들이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상황을 중계하며, 더 넓은 세계와 그들의 세계를 연결해준다. 그들은 기자들이요, 개인 블로거이며, 메이저 언론들이요, 개인 중계자들이다.

이들은 싸우지 않는다. 그저 그들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의 일부를 바깥 세계로 내보낼 뿐이다. 하지만, 이들의 힘은 싸우는 자들만큼이나 강력하다. 그들은 역사라는 커다란 흐름, 그 거부할 수 없는 물결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시위는 역사의 대결로 흘러가고 있다. 어느 쪽이 이길 것인가는 시간뿐이 알겠지만, 결국에는 옳았던 자들이 승리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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