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역학을 배우면서 공학은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Thin airfoil theory라는 파트가 나오는데, 물리적 근사의 최정점을 보는 느낌이랄까. 사실 양자물리쪽에서도  time-dependent perturbation이나 산란을 배울 때에도 상당한 양의 근사가 들어가기는 했지만, 아무리 보아도 thin airfoil theory만큼 극단적인 근사는 아닌 것 같다. 이전에는 계산을 근사했다면 이건 물리 현상 자체를 근사해버린 것이니까 말이다.[각주:1] 그런데 이게 또 특정 조건에서는 의외로 잘 맞는다고 하니 미스테리. 비슷한 근사를 양자쪽에서 찾는다면 반감기를 계산하는데 썼던 날림으로 가정한 포텐셜 정도 되려나?(그런데 그것보다도 극단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뭘까...?)

흑묘백묘론이 생각난 이유는 이렇다. 무얼 하더라도 값만 제대로 계산되면 되고 무얼 하더라도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기만 하면 된다는 두 입장에서 비슷한 실용주의(?)를 느꼈다. 더불어 가카의 실용주의 노선도.[각주:2] 난 조금 논리에 대해서 강박증 비슷한 것이 있어서 살짝 구멍이 있으면 의심하고 보는 성격인데(파인만 경로적분도 의심했을 정도니), 이런 나한테는 역시 수학이 맞는건가 -_-;;

그런데 이런 노선이 실제로 효과가 있기는 하다. 이전에 팀 작업으로 소논문을 써야 했던 적이 있는데, 개요를 완벽하게 짜려고 계속 수정하는동안 옆에 있던 친구놈이 하는 말이 '일단 쓰고 생각하자'. 그렇게 했더니 정말 금방 끝나더라. 완벽주의 성향은 좀 버려야 하는데...

그런데 내가 뭔 말을 하려고 했더라...
  1. 부피가 있는 질량체를 질점으로 근사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기는 하지만. 사실 이런 근사는 물리 전반에서 발견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Square-wall potential을 두고 그 것을 이용해서 tunneling을 묘사하거나 하기도 하니까. [본문으로]
  2. 실용적인가는 아직도 의문이긴 하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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