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 : 「W 이론」의 창시자 - 서울工大 李冕雨 교수의 경고
부제 - 理工系 기피 현상은 한국이 조선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 (월간조선)

2004년 글. 자주 들르는 커뮤니티에 올라왔길레 짧은 감상평.

1. 기술은 중요. 자원이 없으면 희귀한 기술이라도 가져야지.
2. 이공계 답이 없는것도 정답. 그런데 이 문제는 복합적인 거라서 이공계 input이 과도하게 많다 + 위에서 기술의 중요성을 모른다 두가지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3. 기술도 중요하긴 하지만 더 쉽게 먹고사는 법도 있다. 문화. 물론 문화를 뒷받침할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각주:1] 근본적으로는 기술이 문제라고 볼 수 있을지도.

1, 2번은 대충 넘어가고, 3번은 이런 것이다. 잘 만든 영화 한편 팔아먹으면 자동차 수십만대를 팔아도 별 볼일 없어 보이게 만드는 것이랄까? 영화는 나름대로 잘 나가고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문학을 생각해보면 정말 답이 없다. 우리는 브라질의 소설을 서점에서 돈 주고 사 읽는동안(대표작가 파울로 코엘료) 브라질의 사람들은 대한민국 소설가의 소설 제목을 알기나 할까? 미국이나 서유럽은 세계경제의 틀을 짜는 문화권이니 그쪽에서 우리를 전혀 모르는 것을 그렇다 치더라도, 브라질 정도면 대한민국하고 대충 경제/문화수준은 비슷할 것 같은데.[각주:2] 옆나라 일본은 일단 경제수준의 차이가 크다고 하더라도 1Q84가[각주:3] 영문위키백과에 등록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일본 문학쪽은 꽤 잘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긴걸까?

사실 이런 이유는 만들어서라도 댈 수 있다. 이미 후발 주자가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선도그룹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일수도 있고, 다른 방향으로는 패배주의자들이 말하는 국민성도 댈 수 있다.[각주:4] 하지만 내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적인 여유.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가 여기에서 출발한다. 미친듯한 입시경쟁도 결국 '대학 못 들어가면 거지 꼴을 못 면하니까' 그런 것이고, 인문학과 순수과학이 고사하다 못해 화석까지 증발해버릴 정도인 이유도 '그거 전공해서 거지 꼴을 못 면하니까' 그런거다. 어떤 의미로는 마르크스가 말한 '경제적 토대가 사회를 규정한다'(맞나?)가 정확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의 결론은 아직도 틀렸다고 생각하지만.[각주:5]

결국 나는 좀 더 많은 임금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부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모두가 야근없이 일주일에 8시간씩 5일 일하고 취미 하나에 몰두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은 적어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특히 대한민국의 경제수준을 생각해 볼 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 아닐까?

뭐, 어차피 실현될 가능성이 없는 거울 속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작년에 신입사원 연봉을 얼마나 깎았더라?
  1. 인터넷이 대표적인 예이겠지만, 산업혁명 이전이라도 기술은 문화의 형성에 매우 중요했다. 예컨데 우주를 정교한 시계에 비유하는 세계관은 기계적인 시계가 없었다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고, 세계관은 문화의 가장 큰 중심축 중 하나이다. 더불어 도시가 형성될 수 있는 각종 기술들이 발달하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삶은 현재와 매우 달랐을 것이다. [본문으로]
  2. GDP에서는 밀리지만 1인당으로 따지면 월등히 앞선다. [본문으로]
  3. 읽어보진 않았지만 광고를 찌라시 뿌리듯이 하니 모를 수가 없더라 -_- [본문으로]
  4. 사람이 달라야 얼마나 다르다고 그런 소리를 해 대는지는 모르겠다. 문화가 다르다는 것은 납득이 가기는 하지만 문화야 바꾸면 되는거 아닌가. [본문으로]
  5. 요즘 책을 읽다가 보니 내가 공산주의에 대해 오해했었던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지만, 결국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개인적인 재산과 생산에 사용되는 자본을 엄밀히 구분할 수 있을까? 미래에 기술이 발달하면 한 사람이 하나의 공장만한 생산성을 갖추게 될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고, 그가 그렇게 미사여구로 극찬하던 공산주의 세계는 헌법을 뒤적거리지 않는 한 복지가 매우 강화된 자본주의 세계와 구분할 수 없을 것이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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