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블로그 추천 글 중에 네이버에 대한 글이 있더군요.

네이버가 망하기만 바라는 사람들

크게 틀린 말은 아니긴 하지만, 좀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어서 몇 마디 적어봅니다. 이미 댓글에도 달린 내용이기는 하지만, 좀 더 길게 늘어보겠습니다.

흔히들 그런 말을 합니다. '조선은 당파싸움으로 망했다.' 밖의 일에 대해 대처할 생각은 안 하고 자기 이득만 생각하다가 다 같이 망해버렸다는 소리지요. 도덕 시간에 배우는 '공유지의 비극[각주:1]'과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문제의 해결은 간단해 보입니다. 공유지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에게 공유지를 관리해야 할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지요. 앞선 당파싸움에 적용해 보자면, 싸움을 없애고 한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면 공유지가 황무지로 바뀌는 것도 막을 수 있겠고, 조선이 식민지가 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죠?

개소리입니다.

통일된 국론이라는 것은 광기(狂氣)입니다. 나치 정권의 지지율은 99%를 넘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보다도 통일된 여론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위의 논의대로라면 나치 정권은 세계 최고의 정권이 되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던가요?

사람은 여러가지 생각을 합니다. 그 중에서는 서로 상반되는 것들도 많지요. 그게 일반적인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떤 생각을 하더라도 일관적으로 하나의 입장만 고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꼴통이라고 부릅니다. 통일된 국론에 대한 동경이 환상인 이유와 같습니다.

조선시대의 정치를 떠올려 볼까요? 노론, 소론이나 서인, 남인 등등으로 나뉘어 한창 싸울 때가 더 좋았던 시대인가요, 아니면 하나의 파가 관직을 독점해서 썩어 문드러지던 때가 더 좋았던 시대인가요?

'서로를 까기 위한 비판'이 무용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사실에만 매몰되어서 '비판이 없는 사회가 좋은 사회이다'는 것은 무용함을 넘어 위험한 사상입니다.
  1. 잘 설명한 글이 있어서 링크 걸어둡니다. http://www.emh.co.kr/xhtml/tragedy_of_the_commons.html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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