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 카테고리 오픈 기념으로 본격적인 망상을 하나 끄적거려 보려고 합니다.

예전에 썼던 뻘소리도 조금 옮겨놓고(매우 시니컬하던 시절의 글들입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적어놓고 끝맺으려고요. 과제가 있어서...(먼산)

뭐... 별 내용은 아니고 이 댓글을 쓰고 나서 이 댓글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좀 더 정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적는 글입니다. 링크타기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긁어 오겠습니다...

사람이 하나의 자아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조금은 무서운 일 아닐까요? 뭐 그냥 끄적끄적...

그나저나 이 상황에서 파동함수를 생각하고 있는 저는 안드로메다인...-_-;;

원 글 내용은 사이코패스 이중인격 뭐 이런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 단순히 '가상공간과 실제공간에서 나타나는 사람의 인격은 다르다' 라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배우고 있는 실존론(사르트르?)의 한 꼭지가 생각나네요.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였나...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의 종으로서의 인간'이라는 개념은 다른 사물들과 마찬가지로 그가 존재하기 전 부터 존재합니다. 하지만 '특정한 개인'이라는 본질(그러니까 나를 나로 만들어주는 특질)은 그 개인이 실제한 이후에나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각주:1]

잡설은 여기서 그만두고, 다시 다중인격론(?)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은 순수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순수하다는 것은 19금 보고 '잇힝 부끄러워' 그러는 순수함이 아니라 순수악, 순수선과 같이 '다른 것이 배재된 상태'를 말합니다. 제아무리 완전한 좌파라고 해도 보수적인 면이 있을 수 있고, 제아무리 극단적인 천재라고 해도 실수는 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것처럼 모든 사람은 상반되는 두 가지 이상의 속성을 모두 조금이나마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사람을 보는 기본적인 관점 중 하나입니다.[각주:2]

여기서 파동함수가 등장합니다.(-_-;;)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파동함수는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분해된다는 속성이지요. 파동함수는 basis라고 불리는 몇몇 함수들의 합으로 표현이 가능합니다(이를 전문 용어로 선형조합(linear combination)이라고 부릅니다). 이 함수들은 각각 서로와는 독립적인 속성을 가지며, 이를 직교성(orthonormality)라고 부릅니다. 좌표평면에서 y축 성분은 x축 성분을 전혀 포함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런 비유를 음악에 대입시켜 보면, 음악은 (예를 들어 '발키리의 비행(Walkürenritt)' 등[각주:3]) 각각 악기별 연주로 분해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니니 넘어가도록 하고, 왜 파동함수가 떠올랐는가 적어 보겠습니다. 입자의 상태를 나타내는 파동함수는 한번 측정을 한 뒤에는 그 상태를 유지합니다. 그러니까 주사위에 비유하자면, 주사위는 던져저서 땅바닥에 도착하기 전(측정 전)까지는 어떤 눈(상태)이 나올 지 알 수 없습니다. 확률만 알 뿐이지요. 하지만 일단 눈이 나왔으면(측정 후), 다른 측정을 하기 전까지는 그 눈을 그대로 유지합니다.[각주:4] 이제 완전한 본론, 왜 파동함수가 떠올랐는가를 말할 차례인 것 같군요.

파동함수가 떠오른 것은 간단합니다. 파동함수가 기준 함수들(basis)의 합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인간의 본성도 몇몇 속성의 합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파동함수를 측정함으로서 하나의 상태로 줄여버리면 그 상태가 유지되는 것처럼, 사람의 본성을 블로그라던가 말과 같은 수단으로 인위적으로 뽑아 내면 웬만해서는 그 사람의 본성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즉, 게시판에서 뻘글이나 쓰는 사람은 뻘글러라는 속성이 측정됨으로서 그 게시판에서는 뻘글러라는 특성만 남게 되고, 블로그에서 은근히 무게잡는 사람의 경우는 블로그라는 수단을 통해 무게잡음이라는 특징을 측정하여 그 무게잡는다는 성질만 남게 됩니다. 뭐 그런 거지요.

결론은 '순수한 인간은 없다.'



Inspired by
다중, 알고리즘

덧. 그러고 보니 만우절 기념 카테고리 오픈이군요. ㄷㄷㄷ
  1. 아마 여기서 말하는 특질은 '삶의 이유'와 같이 성격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이라고 하던데, 무엇이 근본적인 것인지 어떻게 아는지는 조금 궁금하군요. 그리고 제 생각에 아무래도 전 사르트르의 사상을 재구성해버린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2. 이건 제가 '이성의 순수한 결정체'여야 할 과학자에게도 비이성적인 미신이 있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아니,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겠군요. 그리고 필요하지 않다면 적절히 섞인 상태가 안정하고(엔트로피가 등장하는군요 -_-) 또 편하지 않겠습니까? [본문으로]
  3. 요즘 동아리 일로 우석훈 씨의 『촌놈들의 제국주의』를 읽고 있는데, 독일 제국주의가 생각나는군요. 제국주의의 특징으로 지배적인 문화(?)를 들으셨던 것 같은데, 니벨룽겐의 반지 때문인가 생각납니다. 뭐,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본문으로]
  4. 이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중이라더군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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