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내가 얼마나 공부량이 부족한지 계속 뼛속까지 체감중. 난 무슨 배짱으로 입을 털어 댄 걸까...



1.

10월쯤부터 들고다녔던 것으로 기억하는 Kahn의 Topology를 얼마 전 완독했다. 202쪽을 6개월 정도 걸려서 본 것이니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은 셈. 마지막 장의 문제는 fundamental group을 계산하라는 문제여서 '수학책은 눈으로 푼다'는 암묵적으로 갖고 있던 원칙(작용기억 용량을 늘리려고 하는 훈련 중 하나다. 간단한 증명문제는 종이 없이도 풀리니까)을 집어던질 수 밖에 없었는데 머리 속에서 안 되는 시뮬레이션 끙끙거리며 하던 것을 종이에 그리면서 하니까 금방 풀리더라. 이제 위상수학은 homology만 공부하면 쓰게 될 수학의 윤곽은 그릴 수 있는 수준이 되려나...


군 복무 중 받아놓았던 것으로 기억하는-그러면 받은지 최소한 3년은 되었다는 소리다- t'Hooft의 '양자장론의 개념적 기반'도 결국 읽을 수 있는 부분은 읽었는데, 그래봤자 실제 계산을 하려면 각 잡고 제대로 된 양자장론 교재를 파야 한다는게 문제. '무엇을 배워야 하고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를 파악하는 계기로 삼기로 했다. 아직 안 읽은 부분은 6장.


꽤 지난 숙원(?)을 마무리한 기념으로 작은 장난감을 하나 사기로 했다. 원래는 좀 크게 지를까 생각했는데 등록금 부담이...



2.

논문에 집중하기 어려워졌다. 위에서 쓴 '수학책은 눈으로 푼다'라는 원칙을 끌고가다 보니 생긴 문제인지도 모르겠는데, 언제부턴가 공부할 때 읽으며 밑줄을 긋는 것으로 공부를 끝내는 버릇이 생겼다. 내용이 간단한 경우에는 이 정도로도 충분하지만, 조금만 복잡해지면 도저히 집중이 안 되어서. 오늘은 보다 못해 예전에 학사논문 쓸 때 공부하던 것처럼 연습장을 곁에 두고 내용을 적어가며 논문을 읽었는데, 확실히 집중도가 배로 상승한 것을 느꼈다. 근 한 달의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제대로 된 성과는 다음 교훈 뿐이라는 생각이 드니 조금은 우울한데,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렸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논문은 눈으로 읽는게 아니라 손으로 읽는 것이다'



3.

어릴 적부터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특히 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SF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침에 재미있는 플롯이 떠올라 적다 보니 꽤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다. 해야 할 공부는 안 하고. 쯧. 좋은 소재인 것 같긴 한데 플롯이 아무리 봐도 우울증 환자같아서 진짜로 쓰게 될 지는 모르겠다. 중간 중간에 채워넣어야 할 에피소드들이 딱히 생각나지 않기도 하고. 인터넷 선 끊어놓고 공부만 하게 되면 스트레스 푼다고 끄적거리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해야지.


이런 상황에 처할 때마다 느끼는 건 세부사항을 채워넣는 것이 정말 큰 재능이라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실제로 계산할 수 있는가'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게 된 것과도 관련이 있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할 뿐이지만.


.. 빨리 양자장론 공부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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