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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10 우석훈, [촌놈들의 제국주의] 2
동아리 일로 알게 된 책입니다. 겸해서 1권인 88만원 세대도 샀습니다.[각주:1]

촌놈들의 제국주의 - 8점
우석훈 지음/개마고원

『촌놈들의 제국주의』는 대한민국의 거시적인 경제 흐름을 분석한 책입니다. 외부에서 흘러 들어오는 자원이 없이는 홀로 살아가지 못하는 형태, 그러니까 농민들 삥뜯기와 칼 휘두르기는 잘하지만 정작 농사는 못 짓기 때문에 홀로 떨어지면 굶어죽어버릴 것만 같은 도적과 같은 상태로 나아가고 있다는 말이지요. 이러한 특성은 근대의 제국주의의 속성과 매우 닮았기 때문에 저자는 이를 제국주의의 하나로 분석합니다. 하지만, 그 제국으로 나아가려는 방식이 너무나도 구식이라 '촌놈들의 제국주의'라는 이름을 붙여주지요.

그러면서 이런 '제국주의적 성향'에 대해 경계하라고 주문합니다. 제국주의적인 성향을 만난 국가들끼리 만나면 결국에는 전쟁으로 귀결되고 만다는 것이지요. 하긴, 식민지에 미쳐 살던 시대에는 심심하면 전투가 벌어졌는데(조선 말기만 따져도 세건이 넘네요 -_-;;), 지금이라고 다를까요? 이미 미국은 심심하면 미사일로 다른 나라 찔러보는 국가가 되었습니다(이번엔 바뀌려나...). 또, 이런 제국주의화라는 흐름은 한중일 세 국가 모두에서 발견할 수 있고, 실질적으로도 전쟁의 가능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고 합니다(총알 날아다니고 폭탄 터지는 전쟁이 아닌, 자원 확보를 위해 벌이는 조용한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고도 하더군요...).

결론적으로 저자는 '평화만이 해답인'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전쟁 친화적인 흐름은 결국 언제 전쟁을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사회를 만들어 버릴 것이라면서 말이지요.

전체적인 설명은 옳아 보입니다. 특히 한국의 십대들이 억압당하기 좋도록 키워지고 있다는 말에는 절대적으로 동의할 수 밖에 없더군요. 저의 경우야 많이 특이해서 그나마 억압이 적은 편이었지만[각주:2] 제 동생만 보아도 한숨만 나오더군요. 어째 저보다 더 힘들게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제가 그나마 경쟁이 적은 시절을 살았기 때문인지도..)

그리고 '제국주의'라는 틀에 맞추어 분석을 하는 것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뭐 저야 사회과학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매우 적은 인물이라 그네들이 그렇다면 '오오 그렇구나' 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걸리는 것이 몇 가지 있더군요. 가장 큰 것은 문화에 대한 부분입니다.

현재 이른바 '제국'을 건설했던 많은 국가들은 그 나름대로의 색을 지녔습니다. 사실 영국의 경우에는 자신이 이룩한 개성에 너무나도 도취되어서 남들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가르치려다가 비극적으로 끝나게 된 것이거든요.[각주:3] 이런 것은 본문에서도 확인됩니다. 본문에서 예시로 든 '제국주의적 문화'의 흐름이라는 것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다 자신만의 '독립적인 문화'를 건설하려던 노력이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독일의 [니벨룽겐의 반지] 라던가, 이탈리아의 [아이다] 라던가, 또 아니면 프랑스의 [카르멘] 등이 예시로 등장하는데,[각주:4] 이게 뭐 어때서요.

우리나라의 경우 외래어를 많이 쓰면 쿨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당장 저부터 이걸 부인 못하겠는데다가, 거리 나가보면 순한글 간판의 너댓배는 영어나 불어입니다. '문화식민지'라는 비판이 괜히 있겠어요? 그런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런 흐름은 나쁘지만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주의해야 할 것은 있겠지요. 문화에 대한 자부심은 얼핏하면 배타적으로 흐르기 쉬운데, 이렇게 튀어나가 버리면 그것만한 비극도 없지요. 당장 지난 세기의 세계사만 보아도 그렇지 않습니까.

괜찮은 책입니다. 특이한 관점이 마음에 들더군요. 그렇긴 한데, 약간은 무리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 것 같네요.

촌놈들의 제국주의 - 8점
우석훈 지음/개마고원


  1. 『촌놈들의 제국주의』는 3권입니다. [본문으로]
  2. 전 좀 많이 특별한 경우입니다. 어릴 때부터 학원에 가기 싫어했지요. 공부하기 싫어서 가기 싫어한 것이 아니라, 남들이 학원에서 공부한다는 사실 때문에 가기 싫었습니다. '난 학원따위 안 다니고서도 공부를 잘 할수 있다는 것을 보이겠어'란 알량한 자만이었지요. 뭐, 결국 수학과학정도는 다녔지만(경시대회는 학원 없이는 안되는 구조더군요 -_-) 그래도 그나마 적게 다닌 편에 속합니다. 고등학교를 특수목적고등학교로 다녔다는 것이 차이를 가져온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본문으로]
  3. 실제 영국은 자신의 제국을 Benign Empire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타 국가의 좋지 않은 관습들이 고쳐질 때 까지 그 나라의 통치를 잠시 맡고, 그 나라가 자신의 힘으로 설 수 있게 되었을 때 주권을 돌려주겠다는 의미이지요. 생각해 보면 J. S. 밀의 자유론에서도 비슷한 시각이 나오는군요. 자유는 그 대상이 충분히 성숙하기 전까지는 주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누가 충분히 성숙했다는 것을 결정하지요? 결국 죄다 자만에 불과합니다. [본문으로]
  4. 먼 곳을 돌아가면서 찾아봤는데 여는 글에 있더군요 =_=;; p 26 입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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