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슬리가 쓴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라는 SF소설에 대한 서평 중 가장 인상깊었던 말이 하나 있었다. '정보의 과잉으로 인간성이 상실되는 미래'. 소설의 2/3쯤 읽다가 그만 둔 사람이 느끼기에는 정보의 과잉보다는 포스트모더니즘이 등장한 배경처럼 기술과 이성의 독주에 대한 두려움에 가깝지만 원래 소설이란게 읽는 사람에 따라 느껴지는 것이 확확 다른 것 아니겠는가. 그래도 이 말은 곱씹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의 과잉으로 인간성이 상실'.

이번 TED 강연은 딱 저 구절로 요약할 수 있다. 강연자는 어떻게 정보의 과잉이 독재정권에 이바지하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발음이 좀 알아듣기 힘들긴 하지만 자막이 있으니 참고하면 될 듯. 한글자막도 등록된 것 같다.

인상적인 부분이 몇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중국 정부가 어떻게 사망한 교도소 수감자 사건을 다루었는가이고(이번 천안함에서 국방부가 트위터 이벤트로 절단면을 공개한다고 하는데 미약한 데자뷰의 향기가 난다) 다른 하나는 CIA같은 정보기관들이 고문으로 얻어내던 고급 정보가 인터넷이 퍼지면서 클릭 몇 번으로 구할 수 있는 정보가 되었다는 부분이다. 뒷 부분은 '코갤수사대'[각주:1]와 같이 특정인의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무차별적으로 뿌리는 마녀사냥과 겹쳐지면서 살짝 섬뜩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인터넷 실명제 폐지는 안 하려나? 되도록이면 가입을 최소한으로 하려고 하는 이유가 개인정보 때문인데...



p.s. 인터넷 실명제와 관련해서는 얼마 전에 열렸던 실명제 컨퍼런스(난 그날 시험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_-;;) 발제문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일단 기업 입장에 대한 건 민노씨 님께서 정리해놓은 글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난 일단 인터넷 악플과 같은 것은 법이 아니라 도덕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실명제라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1. 첨언하자면, 난 DC는 하지 않는다. 인터넷 잉여인건 맞지만. 그런데 난 어떻게 알고 있는거지?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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