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휴가중 심심해서 언어나 배워볼까 합니다. 라틴어는 일단 교재를 사긴 했는데 혼자 하려니 너무 힘들고(feedback이 전무하니) 해서 다른 방법은 없나 하다가 얼마 전에 본 이 동영상이 생각났죠.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이 직접 회원가입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글자를 읽어주세요"를 어떻게 하면 좀 더 건설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해서 단어 두개를 올리고 하나는 확인용, 하나는 고서 디지털화용으로 바꾸었다는 강연자. 그의 또 다른 프로젝트입니다.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두개의 언어"로 번역하면 될 듯한 프로젝트의 제목은 doulingo입니다. 언어를 가르치면서 번역을 해 보자는 것이죠.


홈페이지: http://doulingo.com


애석하게도 현재는 스페인어와 독일어만 지원합니다. 영어로 배워야 하고요. 베타로 프랑스어가 대기중이네요. 심심풀이로 언어 하나 배워보시겠어요?


오늘부터 라틴어는 버리고 독일어 공부 시작합니다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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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디랙해Dirac sea를 항해하는 히치하이커들. 그들은 겔만의 팔정도Eightfold way를 가슴에 품고 파인만 도표Feynman diagram를 지도삼아 슈뢰딩거의 고양이Schrodinger's cat와 함께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Heisenberg's uncertainty principle을 극복하며 나아간다.[각주:1] 그들을 위한 항해의 안내서를 공개하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 Second Creation
The Second Creation (Reprint, Paperback)
Crease, Robert P./Rutgers Univ Pr
현대 물리학이라고 하면 대부분 초끈이론을 떠올리지만 실세는 표준모형이다. 아직 초끈이론이 이론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반면 표준모형은 쏟아지는 새로운 물리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었고 물리 현상을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실험적으로 검증된" 이론이다. 하지만 표준모형에 대한 교양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몇 안 되는 표준모형의 역사를 다루는 책인 Second Creation은 표준모형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항상 계산을 틀리고는 했다는 맨하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의 오펜하이머J. R. Oppenheimer, 말이 없는 것으로 유명한 디랙P. A. M. Dirac, 봉고를 치고 다니며 직관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파인만R. Feynman, 돈 벌어 먹고 살만한게 없어 물리를 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방면에서 뛰어난 재주를 보였던 겔만M. Gell-Mann 등 표준모형이라는 건축물의 주춧돌을 깎아냈던 개성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읽는 이의 시간을 흡입하는 마력이 있다.

더군다나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배우는 톰슨J. J. Thomson의 푸딩모형과 우리가 현재 원자력을 하면 떠올리는 원자핵이 가운데에 있고 전자가 그 주위를 도는 그림의 원인을 제공한 러더퍼드E. Rutherford의 실험들의 비화 또한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방사능의 위험이 알려지지 않았던 시대에 고도로 농축된 방사성 물질으로부터 화상을 입어 가면서 새 물리학의 기둥을 새웠던 실험가들의 이야기와 양자역학을 태동시킨 보어N. Bohr, 하이젠베르크W. Heisenberg, 슈뢰딩거E. Schrodinger의 일화는 물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깊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덴마크 사람인 보어가 영국으로 유학가서 지냈던 불행한 시절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상대적으로 오래 된 책(80년대면 현대물리학에서는 근대이다)인지라 표준모형에 아직 3세대 입자, 그러니까 Top, Bottom 쿼크와 타우 입자Tauon가 도입되기 전까지의 역사까지만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론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과거와는 다르다고 해서 과거의 이해와 해석이 전혀 쓸모없는 것은 아닌 것처럼, 누락된 역사는 이 책의 아쉬운 점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오점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2. 엘러건트 유니버스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승산
초끈이론의 전도사라 할 수 있는 그린B. Greene의 초기작이다. 후속작이었던 『우주의 구조』는 어려워서 읽다가 중도에 포기했는데(106페이지였을 것이다) 이 책은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중학생이 소화하기에는 무리였던 것일까?

"현대물리학이란 초끈이론이구나"라는 스테레오타입을 만들어낸 장본인(그리고 미드 빅뱅이론은 이 편견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기 쉽게 잘 쓰여진 책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괜찮은 책. 다만 현재 서점에 쏟아지는 책들이 죄다 초끈이론에 그 기반을 둔 책들인지라 새로운 관점을 원한다면 다른 책이 더 나을 것이다.


3. Concepts of Space
공간개념
막스 야머 지음, 이경직 옮김/나남출판
(원서가 없어 번역본으로 대체)
어렵다. 철학을 전공하는 사람들도 참고한다고 하니(칸트까지만 하더라도 시공간은 철학의 일부였다.) 그 난이도가 짐작이 가리라. 더군다나 책 중반 이후부터는 원문을 수록하는데 읽은 책이 영어였으니 수록된 원문은 불어와 독일어 등. 덕분에 인용문은 하나도 못 읽었다. 순전히 독자의 능력 부족이기는 하다만.

"공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옛 사람들의 생각부터 현대의 생각까지 상세하게 수록하고 있다. 옛 희랍 시절의 사람들이 기발한 논리로 공간을 무엇으로 정의하고 어떻게 생각하였는지, 유대인의 카발라Cabala가 어떻게 기독교 세계관에 영향을 주었는지, 뉴턴의 공간에 대한 가설에 대한 당대 신학자들이 어떻게 비판하였는지 등에 대해서도 담고 있어 물리학 교양서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감이 있다. 더군다나 후반으로 갈 수록 현대물리학의 입김이 반영된 "시공간은 어떠한가"에 대한 답변은 관련 전공의 전공지식이 없으면 이해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워진다. 불가해한 것으로 여겨졌던 문장들이 일반상대론을 조금 공부하고 나니 깨우쳐진다면 교양서로서는 낙제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이라면 서양쪽의 역사에 치우쳐 동양에서 공간의 개념은 어떻게 발전하였는지 나오지 않는다. 다만 현대의 시공간에 대한 관념은 거의 서양 사상이 원류가 되니 동양의 역사가 도입되면 오히려 책의 통일성만 방해할 위험이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겠지.


4. 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
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 (Reprint, Paperback)
Smolin, Lee/Perseus Books Group
(번역본도 나와 있습니다)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론들에 대한 책은 대부분 초끈이론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초끈이론은 미국에서 대단히 흥행하고 있는 이론이고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물리학의 거장들이 활동하고 있는 다른 지역으로 렌즈를 돌리면 어떤 그림이 나오게 될까?

2차대전 이전에는 하이젠베르크와 아인슈타인A. Einstein, 슈뢰딩거 등 독일이 당대 물리학의 최전선에 서 있었고 2차대전 이후에는 그 사람들이 나치를 피해 건너간 미국에서 파인만, 겔만, 와인버그S. Weinberg 등이 현대물리학의 초석을 닦았다. 하지만 현대물리학의 거장들이 그들만 있던가. 뉴턴경Sir I. Newton의 역사를 물려받은 영국에는 펜로즈R. Penrose와 휠체어 위의 지성 호킹S. Hawking박사가 있다.

특이하게도 셋 다 중력에 대한 연구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중력의 양자화에 대한 전반적인 접근을 다루는 책이 영국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중력을 양자화하는 접근법들에 대한 책이다.

중력을 양자화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잘 알다시피, 전하는 연속적인 분포를 갖지 않는다. 전자가 가지고 있는 전하량이 일정하고 이 전하량이 기본 단위가 되어 전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마치 158,259.82원짜리 핸드폰을 생각할 수는 있지만, 실제 현금으로 이 핸드폰을 살 때에는 158,250원이나 158,260원으로밖에 거래를 못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식으로 물리 법칙에 근본적인 비연속성을 도입해주는 것을 양자화된 이론이라고 부른다. 플랑크M. Plank는 빛의 에너지에 비연속성을 도입해서 흑체복사black body radiation를 성공적으로 설명했고, 보어는 원자 궤도에 양자성을 도입해 수소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하는데 성공했다. 디랙과 파인만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전자기력의 상호작용까지 양자화하는데 성공하는데, 이것을 두고 양자전자기학Quantum ElectroDynamics, 혹은 양자장론Quantum Field Theory이라고 한다. 다만 아직 양자화가 완전하지 못한 힘이 있는데, 바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설명되는 중력이다.

중력에 양자성을 부여하는 한 가지 방법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초끈이론이 있고, 다른 하나는 약간은 생소한 루프 양자중력 이론이다. 둘의 접근방법은 약간 다른데, 초끈이론이 힘을 매개하는 입자들(보존boson이라고 부른다)의 존재에 뿌리를 둔다면 루프 양자중력 이론은 반대로 시공간이 양자화되어있을 경우 만족할 방정식으로부터 출발한다. 마지막 한 가지 접근법은 아예 백지 상태로부터 출발해 물리 이론을 쌓아 나가는 것으로(예컨데 시공간이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지 않고 이론의 중간 과정으로 시공간을 정의하는 방식이다) 펜로즈의 트위스터 이론이 여기에 해당하나 다른 이론들도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앞서 서술한 이 세가지 이론들을 서로 비교하며 중력을 양자화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던 시공간의 다양한 측면들을 파헤친다. 초끈이론 말고 다른 현대물리학의 이론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무엇이 궁극적인 중력의 양자이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저자는 현재 알려진 중력에 양자성을 부여하는 이론들은 결국 진짜 이론의 한 단면일 것이라고 말한다. 마치 코끼리의 코를 만졌던 장님과 귀를 만졌던 장님의 대답이 달랐던 것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이론들은 맞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현실과 아예 동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수십년 이내에 중력의 양자적 성질이 전부 밝혀질 것인지 기대해 보자.

5. Programming the Universe
Programming the Universe (Reprint, Paperback)
Lloyd, Seth/Random House
(번역본도 나와 있습니다)
이미 한 번 서평을 쓴 적이 있는 책(2008/12/24 - [자연과학] 세스 로이드, 프로그래밍 유니버스)이지만 조금 부족한 것이 있다 싶어 부연설명을 단다.

다른 교양서적과는 다르게 이 책은 새로운 이론을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단지 "새로운 해석"을 소개하는 것일 뿐. 초끈이론이 세계를 "고차원의 끈들이 공명하는 무대"로 묘사했다면 이 책에서는 우주가 "0과 1들이 벌이는 축제"로 치환된다. 이 책에서는 세계가 숫자들의 잔치라는 그림으로 그려지더라도 그 세계를 설명하는 수식들은 이전의 물리학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몬드리안P. Mondrian의 추상화에서 누구는 냉혹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누구는 이성의 차가움을 느낀다는 것이 비슷한 비유이려나.

관측하는 순간 그 물체는 그 상태로 붕괴한다는 고전적인 코펜하겐 해석, 양자역학적으로 주어진 다양한 가능성들은 각기 그 가능성대로 발현한다는 다세계해석 말고 제 삼의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6. 생각의 기차
생각의 기차 1
이상하 지음/궁리
생각의 기차 2
이상하 지음/궁리
벤젠고리는 꿈에서 등장한 자기 꼬리를 문 뱀의 형상을 통해 유명해졌고, 페니실린은 열악한 연구실 환경에서 곰팡이가 잘못 자란 덕분에 여러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 비슷한 많은 사례들 때문인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은 행운(serendipity)이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간혹 있게 되는데, 실제 발견의 현장은 그러할까? 새로운 발견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 지는 것일까?

과학적 발견이라 하면 과학이 내딛는 걸음 하나 하나를 말한다. 지금 이 시대의 과학은 다각형과 사원소설로 우주 만물의 움직임을 설명하던 요람에서 보이지 않는 미립자들을 관측하고 수많은 괴질들을 정복하는 먼 길을 걸어왔다. 그 먼 길을 걷는 동안 남겨 놓은 발자국들이 모두 앞선 예제들처럼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가지지는 않았을 터. 그렇다면 과학이 남은 발자취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자는 총 열 두가지 분류로 발자국들을 분류하고 그 분류를 따라 발자국들을 되짚는다. 그 발자취에는 과학이 발달하던 시대적 배경과 그 시대의 한계도 드러나고 새로이 발견된 현상들에 대한 과학자들의 대담한 가설과 보수적인 견해가 서로 배치되며 나타나기도 한다. 이 긴 여정 속에서 점차 분명해지는 것은, 으레 믿는 '과학은 천재들의 거대한 도약으로 쌓아올린 상아탑'이라는 신화가 과학이라는 빙산의 왜곡된 일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과학이라는 길을 걷고자 하나 자신의 능력에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과학을 둘러싼 경외의 환상을 벋겨내고 자신감 있게 길을 내딛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7. Feynman's Rainbow

Feynman's Rainbow (Reprint, Paperback)
Mlodinow, Leonard/Grand Central Pub
(번역본도 나와 있습니다)[각주:2]
서점의 과학 코너에 들어가면 반갑게 맞아주는 수많은 책들로 이름을 널리 알리는 파인만씨. 그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저자는 박사과정을 막 마친 후 박사후연구원으로 물리학계의 전설 파인만과 겔만이 있는 칼텍으로 오게 된다. 낯선 환경, 잘 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만난 파인만. 이 책은 당시 항암 치료로 고생하며 젊음을 잃어버린 후년의 파인만과 나누었던 대화들을 재구성한 것이다. 공자와 그 제자들 사이의 대화를 적은 『논어』에서 공자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에서는 천재라는 베일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았던 파인만의 삶과 사상이 드러난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대화를 옮겨 본다.

"And what do you think was the salient feature of the rainbow that inspired Descartes's mathematical analysis?" he asked.
"I give up. What would you say inspired his theory?":
"I would say his inspiration was that he thought rainbows were beautiful..."
 
"그리고 데카르트가 수학적으로 분석하도록 한 무지개의 본질적인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해?" 그가 물었다.
"모르겠는데요. 데카르트의 이론에 불을 지핀게 무어라 하시겠습니까?"
"나는 데카르트가 무지개가 아름답다고 생각해서라 하겠어..."
p.s. 신판본도 있어 링크를 걸어둔다.
Feynman's Rainbow (Paperback)
Mlodinow, Leonard/Random House Inc


8.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로버트 P. 크리즈 지음, 김명남 옮김/지호
우리는 왜 자연에 대해서 알기를 열망하는 것일까. 그건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에, 자연이 감추어 둔 보석을 드러내는 실험 또한 아름다울 수 밖에 없다.

책에 대한 평가는 이전에 쓴 서평으로 대신한다.(2011/06/05 - 로버트 P. 크리즈 저 김명남 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부연설명은 불필요하다고 믿는다.


9. 기타
스트링 코스모스
스트링 코스모스
남순건 지음/지호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국내 과학자의 초끈이론에 대한 교양서. 얇고 무난하지만 두어 번인가 오타가 있어 신경쓰였다. 이전 서평(2009/03/24 - 남순건, [스트링 코스모스])

신은 주사위놀이를 하지 않는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츠즈키 타쿠지 지음, 김하경 옮김/더블유출판사(에이치엔비,도서출판 홍)
오역만 기억나는 교양서. 소설의 형식을 차용해서 그런지 NNT의 블랙 스완이 연상되는 부분도 있다.[각주:3] 이전 서평(2009/04/14 - 츠즈키 타쿠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과학 철학
과학 철학
이상하 지음/철학과현실사
어렵기도 하고(후반부는 머리에 우겨넣는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과학철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전혀 상관없는 책이다. 과학철학이 쿤의 패러다임과 포퍼의 반증가능성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한테는 다른 견해들을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에너지와 운동량에 대한 생각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해 왔는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서평이 아직도 쓰다 만 채 보관고에서 숙성되는 모양이다.

싸우는 물리학자
싸우는 물리학자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박재현 옮김, 전영석 감수/시공사
연예인 x파일이라는 것이 한창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물리학자 x파일이다. 물리학 교재에서 간간히 보이는 이름들의 인간적인(?) 부분을 볼 수 있다. 이전 서평(2009/03/14 - 다케루치 가오루, [싸우는 물리학자])

밤의 물리학
밤의 물리학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꿈꾸는과학 옮김/사이언스북스
"밤의"이라는 수식어는 무림식으로 쓴다면 사파(邪派), 역사식으로 쓴다면 야사(野史). 물리학 전체 커뮤니티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가설들과 이론들을 다루는 책인데 워낙 이쪽 구석구석을 다 쑤시고 다니는지라 새로운 것은 없었다. 이전 서평(2009/01/07 - 다케우치 가오루, [밤의 물리학])



  1. 재미없는 말장난이다. [본문으로]
  2. 만 품절로 Fail [본문으로]
  3. 논리보다는 이야기가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 그런 구성을 취한다고 했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심심하니 라디오나 만들까 해서(...) 예전에 보아둔 적 있던 대인의 과학 시리즈를 찾아보던 중 신규제품으로 Theo Jansen(네덜란드어라 원어 발음은 테오 얀슨에 가깝다[각주:1])의 Kinetic Sculpture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산 것은 아래 모델인데 대인의 과학 매거진 30번보다는 호외(?)로 나온 이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든다.

大人の科學マガジン別冊 テオ·ヤンセンのミニ·リノセロス (學硏ムック大人の科學マガジンシリ-ズ) (ムック)
/學習硏究社
Mini Rhinoceros. 이런 것도 판매하다니 알라딘은 역시 위대하다

처음 이 사람의 작품을 알게 된 것은 로봇 설계 프로젝트를 위한 사전조사에서였다. 사다리에 거꾸로 매달려서 앞뒤로 오가는 로봇을 제작하는 것이 과제였는데 바퀴를 사용할 수 없도록 간격을 불규칙적으로 준다고 해서 다리를 사용하는 메커니즘을 찾다가 알게 되었다. 지금도 YouTube에 올라와 있는 이 동영상이 그 때 발견한 동영상이다.

아름답기는 하지만 실제로 구현하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은 구조이다.[각주:2]

 
프로젝트때 제시되었던 여러 디자인 중 하나. 결국 버려졌다.

결국 기어에 사다리의 오차를 흡수할 수 있도록 약간의 디자인 변형을 가해 사용하기로 했다. 그 이후로 잊고 살았는데 갑자기 든 라디오 제작 생각에 이것 저것 찾다가 다시 떠올린 것. 실제 네덜란드 해안가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어다니는 녀석의 동영상을 보도록 하자.


그냥 걷는 동영상일 뿐인데 한 번 정도는 끝까지 보게 된다

찾아보다 알게 된 사실이 첫 세대는 밀어주면 걸어가는 수준이었는데 갈수록 발전해서 바람을 먹어(?) 혼자 걸어다니기 시작하더니 등에 달린 날개(...)로 바람을 모아 바람이 없어도 저장해둔 바람을 이용해 걸어다니고 요즘에는 센서까지 달려서 물을 감지하면 방향을 바꾸고 그걸 기억해두는데다가 폭풍이 몰려오면 자신을 땅에 고정하는 능력까지 생겼다고 한다. 이 정도면 재생산만 못 할 뿐이지 말 그대로 "신형 생명체new forms of life"이다.[각주:3] 자세한 작동 매커니즘은 제작자에게 들어보자.

얀슨의 TED 강연

버리는 PVC파이프와 자연분해성 비닐, 버리는 레모네이드 PET병에서 태어나 바닷바람을 먹으며 살아가는 해변가의 생명체Strandbeest. 자비로운 아름다움은 뼈대뿐인 기계에조차 자신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P.S.
얀슨이 사용하는 위의 구조물처럼 막대와 축만으로 구성된 기계장치를 링키지(linkage)라고 부른다. 얀슨의 설계 말고도 걷는 행동을 모방하는 링키지로는 조 클란(Joe Klann)이 디자인한 클란 링키지가 있다.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 링크를 참조하라. 얀슨 링키지가 4족보행 포유류의 걷는 모습을 닮았다면 클란의 경우는 곤충의 걷는 모습을 닮았다. 두 링키지를 비교한 사이트도 있으니 확인해보자.

이전에 BBC에서 했던 고인(?)이 된 방송중 Techno games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일종의 로봇 올림픽이라 보면 되는데 그 중 단거리달리기 종목이 기억이 난다. 바퀴 없이 50m를 최대한 빨리 돌파하는 것이 목표인 이 종목에서 다른 기계들이 3분씩 걸려 겨우 통과하던 50미터를 단 8초만에(!) 통과해 아직도 기억에 남는 로봇이 있다. Scuttle이라는 이 조그마한 로봇의 매커니즘은 여기에서 확인하면 된다(Scuttle in action). 주의할 것은 이미 전시대의 유물이 된 Flash4가 없으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난 리더 후렌들리한 라이터기 때문에 친절하게도 작동방식 설명 플래시의 주소를 찾아내어 삽입한다.

 
손을 움직여 작동할 수도 있고 그냥 Play를 눌러도 된다. 왼쪽의 속도조절은 덤

걷는 것을 묘사하는 장치를 만드는 법은 많지만, 일단 기억나는 것은 여기까지. 여기에 제시된 디자인 말고도 가능한 방법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당신의 상상력을 믿겠다.

P.S.2
분명 과학과 기술은 다른 분야인데 다음 view는 과학으로 통합해놓은 것 같다. 그래서 과학으로 발행.
  1. 잘 들어보면 "테오 얀스ㅔㄴ" 보통 테오 얀센이라고 많이 쓰는 듯 싶다. [본문으로]
  2. 한 다리에 막대가 8개 사용되는데 막대 하나당 가격이 증가하기 마련이고 더군다나 부품 수가 증가할수록 어디가 문제인지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파악하기도 힘들어진다. 미적으론 완성되었어도 공학적으로는 영 아닌 케이스. [본문으로]
  3. 생물학적인 생명체의 정의는 1. 에너지대사를 할 것, 2. 자극에 반응할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3. 재생산을 할 것이다. 에너지대사란 생명체는 에너지를 흡수하고 배출해야 한다는 것을, 자극에 반응한다는 것은 외부 조건이 변하면 그에 맞추어 다르게 행동할 것을, 재생산이란 생식활동을 할 것을 의미한다. 이 세 가지 조건 중 두가지나 만족시키니 준생명체 아닌가.(컴퓨터 바이러스를 첫 조건을 제외한 나머지 조건을 만족하니 첫 인공 생명체라고 간주하는 사람도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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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요즘 마사토끼의 블로그에 이미 연재가 끝난 매치스틱 트웬티의 초고(?)가 올라오고 있다. 한번 보긴 했던 웹툰이지만 오랜만에 생각이 나서 다시 정주행. 잊지 않은 이야기인데도 다시 보면 여전히 재미있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별다른 할 일이 없어서 어제 도착한 DVD를 두번 돌렸다. 한번은 영화 감상, 한번은 코멘터리.[각주:1] 이미 재미있게 봤고 이야기도 다 아는데 다시 보는 영화를 그것도 두번이나 돌리다니, 왜 그랬을까. 생각없이 영상을 틀어놓고 딴 짓을 하며 가끔 눈길을 줄 때까지만 해도 들지 않던 의문은 웹툰을 정주행하고 난 뒤에야 찾아왔다. 왜 우리는 이미 아는 이야기를 다시 듣고자 하는 것일까?

아리스토텔레스였던가? 옛적에 아름다움은 아는 것을 재인식하는 즐거움이라고 주장하던 사람이 있었다. 지금은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려놓고 추상적인 아름다움이라며 찬양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다소 시대와 동떨어진 발언같기는 하지만. 뜬금없이 나타난 이 기억이 고개를 든 순간, 역으로 이야기의 재미는 아름다움을 다시 만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무대 위에 올라섰다. 그래, 이야기의 재미는 그 이야기의 색다름과 예측 불가능성에도 있지만, 어쩌면 그 이야기의 아름다움에 있을지도 몰라. 뻔한 이야기를 보려고 영화관 매표소에 줄을 서는 이유도,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는 이야기를 위해 지갑을 비우면서까지 뮤지컬을 예매하는 것도 다 이야기가 아름다워서 아닐까.


어쩌면 세계 제일의 이야기꾼이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아름다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1. 이번 휴가중에 단편 마무리해서 공개한다고 했던 것은 안드로메다로...-_-;;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영화는 홀로 가서 봐야 제 맛이다.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가이 리치

모두들 이름 한 번 정도는 들어본 전설이 된 탐정, 셜록 홈즈. 영화 2편이다. 누구는 원작과는 달리 추리가 빈약하다 다 불만이던데 나는 그냥 재미있게 봤다.[각주:1] 영화의 개연성은 별로 생각하지 않는 편이라서.

전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순간 순간을 집어내는 영상미였는데(영화 300에서 칼이 반원을 그릴때마다 클로즈업을 이용해 공간적으로 강조해주었다면 여기서는 주먹을 뻗을 때마다 영상을 천천히 돌려서 시간적으로 강세를 넣었다) 역시 가장 큰 볼거리가 되었다. 영화관을 나서고 난 다음에 남는 기억이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화면 편집밖에 없으니 말 다했다.


1편에서의 화면 편집

동시에 개봉한 Mission: Impossible - Ghost Protocol 과 비교한다면 홈즈는 영상의 편집에, 미션은 영상의 스케일에 점수를 준다.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브래드 버드

특히 모래폭풍이 몰려오는 장면은 압권. 홈페이지(http://www.mi4.co.kr/)에도 나와 있고. 소소한 웃음 요소가 간간히 배치되어 있어 보다가 웃고 심각해지면 몰입하고 그러다가도 유머 포인트에서 한번 더 웃고 이런 식으로 가족오락영화로는 딱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영화 시작의 주/조연 배우들 이름 나올 때(..)인데, 찾기 참 힘들다.



여담이지만 MI4에서는 아이큐 190이 등장하는데, 원래 IQ는 100을 평균으로 해서 표준편차를 얼마로 두느냐에 따라 지능의 척도가 달라진다. 만약 10이 표준편차라면 중앙에서 표준편차 9 밖의 사람이라는 건데, 표준편차 9가 약 4*10^18분의 1이니(지구가 600만개 있으면 그중에 한명 있을까 말까 한 사람이라는 뜻) 존재할 수 있는 IQ가 맞는지 의심스러워진다[각주:2]. 15나 20으로 한다면 그나마 나아지는데, 15인 경우에는 표준편차 6(약 5억분의 1)으로 세계에서 손가락과 발가락을 합친 정도에드는 경우이고, 20인 경우에는 표준편차 4.5(4.4가 10만분의 1이다)니까 세계 톱 7만명 정도 된다.[각주:3] 물론 IQ 기준점은 계속 상승해 왔다고 하니 만약 기준점이 오르기 전의 측정값이라면 실제로는 이만큼 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1. 하지만 소설 원작의 홈즈가 하는 괴팍한 짓은 전부 그려냈으니 아예 원작에서 동떨어진 물건이라 보기는 힘들다. 심심하면 변장하고, 이상한 실험을 하고 있고, 등등... [본문으로]
  2. 허경영은 뭐지...;; [본문으로]
  3. 7만명이라니 악당의 능력에 실망할 지 모르겠지만, 일단 평생 만나는 사람의 수가 10만명이 되는지부터 생각해보자. 내가 보기엔 한 세번 살아야 한번 볼 만한 사람인 것 같은데.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2011. 12. 31. 12:50 Daily lives

이런저런 이야기

1. 독서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책만 읽고 있다. 이제 겨우 Landau책 일반상대론 부분의 기초를 다진 상태. Schwarzschild 해 부분부터 시작하면 되는데 운동과 공부 병행하기가 힘드네..

읽은 책은 『양자중력의 세 길』과 『댄 애리얼리, 경제 심리학』.

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 (Reprint, Paperback) - 10점
Smolin, Lee/Perseus Books Group

트위스터 이론과 루프 양자중력이론쪽도 소개하는 상대적으로 드문 책이다. 영국식 영어를 구사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가? (대한민국의 학문은 미국쪽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유럽쪽 이야기는 듣기가 상대적으로 힘들다.) 일반상대론을 기하학의 탈을 쓴 관계이론(relational theory)이라고 표현하는게 인상적이다.

이전에 누군가가 좌표 원점의 도입은 폭력이라고 했다 한다. 이런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쪽이 트위스터 이론과 루프 양자중력이론쪽이고, 이런 폭력을 사용하기는 하는 쪽이 널리 알려진 끈이론 진영이라고 한다. 다만 트위스터와 루프쪽이 부족한 부분이 중력자라는 중력을 매개할 입자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 이처럼 서로 상호 보완적인 부분을 소개하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베켄스타인 한계(Bekenstein bound)쪽에 대한 설명이 조금 이상하게 되어있어서 그 부분이 살짝 불만이다.

The Upside of Irrationality (Paperback) - 10점
댄 애리얼리 지음/HarperCollins

인간 행동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심리학과 연관된 부류의 책도 많이 읽는 편이다. 특히나 뇌의 계산적인 부분이 마비되는 상황들이 흥미를 자극하는지라 즐겁게 읽은 책. 전작과 비교하면 NNT가 블랙 스완에서 말했던 "이야기의 힘"이[각주:1] 잘 드러난다. 댄 애리얼리의 전작에 대한 서평은 없지만 TED 강연은 있으니 링크를 걸어둔다.

다음에는 The second creation을 읽어볼까 생각중. 표준모형의 형성과 관련된 책이다. 이론의 생로병사(?)에 관심이 많은지라 재미있게 읽을듯. 양자역학의 생로병사에서 생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글은 이전에 올린 적이 있으니 여기 링크를 걸어둔다. 또 다른 책은 『과학, 역사, 그리고 과학사』라는 책. 역시 이론의 생로병사에 대한 책이지만 이건 과학 전반에 대한 개론에 가깝다. 인터넷에서는 품절인데 어떻게 구한 책. 딱 첫 장만 읽고 이건 사야해 해서 샀다.(나는 이런식으로 충동적으로 사는 책이 좀 많다.) Godel, Escher, Bach도 읽어야 하는데 이건 너무 두꺼워서 집기 무섭다는게 문제. 서문에서 지성의 출현에 대한 책이라고 소개하는데 글쎄...


2. 단편
생각해보니 쓴다고 했던 단편을 안 올렸다. 초고는 다 쓰고 옮겨적기가 귀찮아서 안 한 것인데 어떻게든 업로드 할테니 기다리시길...(6주나 지났네..-_-;;)

다른 단편에 대한 아이디어도 생각해놓기는 했다. 보르헤스의 단편 『모래의 책』은 0과 1 사이의 연속체처럼 무한한 페이지로 차 있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만약 어떤 무한한 페이지의 책이 있어서 그 한 페이지당 우주의 전체 상태가 대응된다면? 평행우주 이론을 약간 비튼 세계관인데 이걸로 어떻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느냐가 문제다.


3. 음악
꽤 오래 전에 신청했던 안녕바다 1집을 드디어 들어보게 되었다.

안녕바다 - 1집 City Complex - 8점
안녕바다 노래/윈드밀미디어

놀란 건 credit에 나오는 Produced by W. 내가 이쪽 취향인가보다. 얼마전에 샀던 W&Whale 2집은 그냥 그저 그랬는데(취향에서 20도 정도 벗어난 음악) 그래도 만족했으니...

더블유 앤 웨일 (W & Whale) - CIRCUSSSS [EP]8점
더블유 앤 웨일 (W&Whale) 노래/씨제이 이앤엠 (구 엠넷)


4. 기타
흑룡의 해란다. 가랏! 붉은 눈의 흑룡(?).
신년 계획은 별거 없고 일반상대론 끝 보기, 운동 정도? 지킬 수 있는 정도만 세우고 옵션으로 소설과 논문 써보기를 달아놓자.

기계에 맞선 경주(아이추판다)를 읽으며 이전에 쓴 그 많은 뚜껑들은 누가 다 끼웠을까라는 글이 생각났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1. 정확히는 이야기의 오류(Narrative Fallacy)이지만 이 오류가 생기는 이유가 사람이 이야기에 민감하다는 것이니 별로 상관 없는 표현이라 생각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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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2011. 11. 20. 23:57 Daily lives

일상의 단면

이전에 영단어 공부하면서 쓰던 책에 epitome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어원적으로는 "단면"에 해당하지만, 의미는 그 내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단면, 즉 essence의 뜻에 가깝다고 한다. 그냥 생각없이 쓴 글의 제목에서 떠오른 생각인데, 어쩌면 이렇게 생각없이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이 단어처럼 그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끔 내가 가진 능력이 특별한 것은 아니고 꽤 낯선 것들끼리 이어내는 linking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것도 그 한 사례가 될 듯 싶다.

Word Power Made Easy (Mass Market Paperback) - 10점
Norman Lewis 지음/Pocket Books
부대에서 하루에 두 세션씩 풀었더니 두달이 채 안 되어서 끝났다.
상당히 많은 단어를 익혔는데 문제는 벌써 까먹기 시작했다는 것... 책은 좋다.

그건 그렇고, 요즘 하는 일들이나 끄적거려 보련다.

1. 물리
자기 단극자는 질량이 없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지 꽤 지났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무질량 전하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로 했는데 아직 떠오르는 것이 없어 일단은 덮어둔 상태. 초광속 중성미자 실험과 관련된 글을 읽다가 체렌코브 복사가 진공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초광속이 가정될 경우), 그래서 체렌코브 복사 쪽에 대해서도 조금 배워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당분간은 그럴 생각이 없다는게 문제. 이런. 연속체 역학에 관련된 책이라도 봐야 하나...
일반상대론은 Landau책을 계속 보고 있는데, 이거 한 장 넘어가기가 힘들다. 다른 책을 간간히(휴가때마다를 간간히라고 하기는 너무 긴가?) 참고하면서 보는데 확실히 접근법이 일반적이지 않고 더군다나 주로 통용되는 방식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그래도 일단 잡았으니 한번 해보자 하며 붙어있는 중. 조금 더 지나면 공부에 쓸 시간이 더 생기려나...

2. 소설
SF를 구상해둔 것이 있었는데, 아직 쓰기 시작하지는 못했다. 대체적인 아웃라인부터 결말까지 모든 것을 생각해 두었지만 세세한 부분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 그려놓은 청사진대로 소설이 쓰여진다면 공각기동대에도 등장하는 전자화된 인간 의식과 니체의 우버멘쉬, 약간의 제왕학(?)에 집단심리라는 낡은 것들이 묘하게 짬뽕된 독특한 장편이 될 거다. 물론 현실은 시궁창.
그래도 간간히 단편은 써보고 있다. 이번에는 얼마 전에 썼던 「인큐베이터 」라는 단편을 조금 정제해서 올릴까 한다. 초고에서 순서를 조금씩 바꾸고 구멍을 채우려는 중. 노자가 쓸모는 빈 것에서 나온다고 했으니 너무 채우려고 하면 오히려 망치는 길이 될 지도 모르겠지만.

3. 서평
읽은 책이 많다. 서평 적을 책도 많다. 서평을 쓰다 만 책도 많다. 그런데 의지가 없다. 시간은 뭐... 그래도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읽고 싶은 책이 사라져간다는 것. 이전에는 읽고 싶은 책이 많아서 돈을 많이 썼는데 요즘은 돈도 없고 읽고픈 책도 없다. 게을러진 모양이다. 이럴 땐 쌓아둔 안 읽은 책들을 점차 줄여야겠지.
지금 가장 서평을 쓰고 싶은 책은 『오래된 미래』. 타이틀도 생각해놨다. "아이들은 자라기를 희구하고, 어른들은 어릴적을 회구한다." 내 자신이 상당히 보수적인 인물이라 그런지 나는 현 상황을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비판적인 입장에서 책을 평가하게 되는 듯 싶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지만 매번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정직한 시계는 모래시계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아무리 움켜잡으려고 해도 어떻게든 손 틈을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새어나가는 시간. 이렇게 열심히 살고 싶어하면서 정작 제일 즐기는 일은 목적없이 길거리를 쏘다니는 것이라니, 무언가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사람은 편안히 자려고 불편히 깨어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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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과학자가 할 수 있는 것[http://heterosis.tistory.com/365]

잉여의 과학자들이 세계를 떠돌고 있다. 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것인가? 그들은 이 역겨운 자본주의의 수렁이 그들의 위치를 점점더 구덩이로 몰아넣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까? 모르는 듯 하다. 많은 과학자들은 오히려 그 자본주의의 한가운데로 뛰어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과학자들이 과학의 전통 속에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저질러야만 하는 그 수렁으로 불나방처럼 뛰어든다. 몬산토로, 거대제약회사로, 것도 아니면 벤쳐로, 또는 퀀트가 되어 맨하탄의 금융중심지로. 자신의 전문분야에서는 누구보다 뛰어난 이들이 사회를 전체적으로 조감하는 데 있어서는 이다지도 무력하다. 그들은 전반적으로 멍청하다.


우울한 현실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고에너지 물리학은 현재는 되면 해 볼까 하는 수준의 선택지로 남아있다. 먼저는 그 일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전 세계를 통틀어 100명 내외라는 현실적인 이유이고, 근본적으로는 내가 따라갈 수 있을지 능력에 대한 불신이다. 『연금술사』의 어떤 할아버지처럼, 사람들에게는 이루어지기 두려운 꿈이 있을 수 있는 법이다.

하지만 이 우울한 현실이 절망인가에 대해서는 회의가 든다. 잉여의 과학자들이 있다는 것은 세계가 과학자들을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는 말일 뿐이다. 그래서 옛적 영국의 쫓겨난 농노들처럼 기계들을 부수러 다니겠는가. 부서진 기계들의 잔해를 짓밟고 다시 땅을 경작하기를 원했던 그들은 결국 공장 노동자가 되었다. 세계는 이미 변했다. 과학자들이 과학을 하게 하고 싶다면 세계가 과학을 요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에 이 물결은 너무나도 거대하게만 느껴진다. 세상이 다시 과학을 요구하도록 하기에는 과학이 너무 많이 커 버렸다.

그리고 과학자들이 과학에서 벗어나 다른 일을 하는 것이 타락인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스스로 몰락의 길을 선택했다. 순수한 자기만의 세계에서 세상을 향해 내려가기를 선택했다. 과학자들이 과학을 해야만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순혈주의 아닐까.

물론 나도 과학에 대한 수요가 넘쳐나는 세상에 대한 환상이 있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려면 먼저 세상에 발 붙이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틈만 나면 아름다운 이론을 박살내려 안달이 난 현실이 탐탁지 않기는 하지만, 무엇이든 하려면 현실이라는 땅에 기반을 다져야만 한다. 조금은 무리한 예지만 패러데이는 제본 견습생이었고, 아인슈타인은 특허청 공무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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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덧글에 찔려서 시작하는 백만년만의 물리 포스팅. 물리 포스팅은 수식 쓰는 시간이 길어서 조금 힘들다. 이번에는 Sakurai의 Modern Quantum Mechanics 140페이지에 등장하는 벡터 포텐셜을 구해보자.

$$\mathbf{A}=\frac{1-\cos\theta}{r\sin\theta}\hat\phi$$

시작은 curvilinear orthogonal coordinate system에서(특히 구면좌표계)의 curl에 대한 표현이다.

$$\nabla\times\mathbf{A}=\frac1{uvw}\begin{vmatrix} u\hat{x_1}&v\hat{x_2} &w\hat{x_3} \\ \partial_1&\partial_2 & \partial_3\\ uA_1&vA_2 &wA_3 \end{vmatrix}\\d\mathbf{s}=udx_1\hat{x_1}+vdx_2\hat{x_2}+wdx_3\hat{x_3}$$

구면좌표계에서는 $u=1, v=r, w=r\sin\theta$인데, 우리가 원하는 curl의 형태는 $\frac1{r^2}\hat{r}$이기 때문에 해를 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어느 정도 단순화된 해를 가정할 수 있다.[각주:1]

$$\mathbf{A}=A_\phi \hat\phi\\r\sin\theta{A_\phi}=f(\theta)\\\partial_\theta[{r\sin\theta{A_\phi}}]=\sin\theta$$

물론 이 방정식을 풀면(적분상수 C는 남겨둔다)

$$ f(\theta)=C-\cos\theta\\\therefore{A_\phi}=\frac{C-\cos\theta}{r\sin\theta}$$


을 얻는다. C=1로 두면 위에서처럼 음의 z축에서만 폭발하는 vector potential을 만들 수 있고, 내가 구했던 경우는 C=0이었는데 이건 z축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했다.

$$ \mathbf{A}=-\frac1{r}\cot\theta\hat\phi $$

자기 단극자는 흥미로운 현상이다. 원래 없다는 공리에서 세워진 이론 체계에서 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니 어찌 재미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요즘 부대에서 하는 물리 생각의 80% 이상은 이 녀석 생각이다. 잠정적인 결론은 "자기 단극자가 있다면 질량이 없을 것이다"이지만.(그래서 광속으로 이동하는 전하의 전기장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1. 역으로 theta방향 성분만 있는 벡터 포텐셜을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생기는 문제는 특이점의 집합이 평면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얼마 전 <혹성탈출> 시리즈의 프리퀄 정도 되는 영화를 한편 봤었다. 꽤 재미있게 보았던지라 이번에는 원작이라는 책을 보기로 했다.

혹성 탈출 - 8점
피에르 불 지음, 이원복 옮김/소담출판사

스포일러를 적당히 당해서(위키에서 검색해본 것이 화근이었다) 그다지 반전이랄 것은 못 느끼게 되어 아쉽다. 1963년의 소설이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만들어진 영화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느껴졌다. 이번 서평은 이 둘을 비교하는 것이 주가 될 듯 싶다.

우선 영화부터.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은 개봉한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원작 소설과는 조금 다른 부분에서 인류의 미래에 대한 공포를 그려낸다. GMO 작물을 둘러싼 논쟁과 마찬가지로 과학이 주된 공포의 원천이다. 마지막에 점과 선으로 표현된 바이러스의 전파는 결국 기술에 자만했던 GEN-SYS사의 실수로 일어난 것이 아니던가.

책으로 돌아와 보면 여기에서의 공포는 소설 H. G. Wells의 『타임머신』에 등장하는 종류와 비슷하다. 웰즈의 소설에서 후대 인류는 놀고 먹고 자다가 기술과 이성을 잃어버린 부르주아의 후손들인 엘로이와 지하에서 노예처럼 일만 하다가 기술과 이성만 발달해 인간성을 잃어버린 프롤리타리아의 후손들인 멀록으로 나뉘게 되고, 멀록이 엘로이를 사냥한다는 다소 그로테스크한 묘사가 있다. 불의 소설에서 등장하는 인간의 몰락 원인은 엘로이의 몰락 원인과 마찬가지로 '인생이 편해져 생각하기도 싫어하다 보니 이성을 잃어버렸다' 이다. TV 보느라 주말가는줄 모르는 사람들, 긴장하란 말이다.

소설에서는 유인원이 인류를 대체하게 되는 과정이 나오는데, 과연 그런 일이 일어날지는 잘 모르겠다. 유인원은 똑똑해지고 인류는 멍청해지면서 유인원이 인류를 쫓아낸다는 것인데 과연 그렇게 되도록 놔둘 사람들일까? 이전에 TED 강연 중 인간처럼 행동하는 보노보가 나오는 강연에 대해 쓴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쓴 것처럼 인간은 인간같은 유인원들에 대해 적대적이지 않을까? 프랑켄슈타인 컴플렉스는 강하다.

조금 생각해볼 점은 소설에서 '이성=언어'라는 등식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확실히 언어는 논리적인 사고에 중요하다만 언어 없이 논리적인 사고가 불가능할까? 이영도의 『~를 마시는 새』시리즈에서 언어 없이 텔레파시로 의사소통하는 나가라는 종족이 등장하는데, 이 종족에게도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들어 사고에 언어는 필수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등장한다.[각주:1] 어릴 적부터 귀가 멀어 수화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들도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한데, 이런데도 언어가 사고의 필수조건일까?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세계의 한계는 언어의 한계"라면, 언어가 채우지 못한 세계 또한 존재한다는 것 아니겠는가.

혹성 탈출 - 8점
피에르 불 지음, 이원복 옮김/소담출판사
  1. 소설 속에는 없고 각 장이 시작하기 전 잠깐 나오는 글에 등장한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복구 끝난 글 리스트입니다. 복구하는 순서대로 올라갑니다.
latex는 http://www.codecogs.com의 엔진을 이용합니다.
설사 이 엔진이 나가더라도 latex 형식의 수식은 볼 수 있게 되어 있으므로 관리하기 한결 쉬워질 듯 싶네요. 새로 물리/수학 관련해서 글을 쓰려면 못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귀찮은 관계로(...) 이전 글들만 복구하겠습니다. 급한 글 있으면 덧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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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Predictably Irrational의 저자 Dan Ariely의 TED 강의. 2장인가 3장 내용일 거다.

Predictably Irrational (Mass Market Paperback)10점
댄 애리얼리 지음/Harper Collins

한글 번역으로도 나왔는데, 애석하게도 원서가 더 싸다. 나야 더 좋지만(...).

상식 밖의 경제학 
댄 애리얼리 지음, 장석훈 옮김/청림출판

동영상을 간단하게 줄인다면 제목처럼 "선택할때는 마음대로겠지만 실제로는 아니란다". 많은 선택이 얼마나 그 선택이 제시되는 방법에 따라 바뀌는지 설명하고 있다. 동영상에 등장하지 않은 결과는 같지만 중간이 다른 문제로는 다음이 있다.[각주:1]

Q1. 철로가 고장나 작업자 6명이 철로를 손보고 있다. 한명은 오른쪽에서 철로에서 삐져나온 못을 박고 있고, 나머지는 드릴까지 동원해 가면서 철로를 바로 세우고 있다. 작업을 감독하고 있는 당신은 커피를 들고 자판기에서 돌아선 순간 철로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기차가 들어선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대로라면 기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프로그래밍 했어야 하는데 정류장에서 무언가 실수를 한 모양이다. 더군다나 작업하는 동료들은 드릴의 소리 때문인지 기차가 들어섰는지도 알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5명의 동료들에게 뛰어가기에는 기차가 너무 가까이에 와 있다. 다행히도 기차가 들어오는 철로를 바꿀 수 있는 레버가 근처에 있다. 하지만 철로를 바꾸게 되면 다른 철로에서 작업하고 있는 동료가 위험해진다. 레버를 당겨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

Q2. 철로가 고장나 작업자 5명이 철로를 손보고 있다. 드릴까지 동원해 가면서 철로를 바로 세우는 꽤 큰 작업이다. 육교 위에서 작업을 감독하고 있는 당신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본 순간 철로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기차가 들어선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대로라면 기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프로그래밍 했어야 하는데 정류장에서 무언가 실수를 한 모양이다. 더군다나 작업하는 동료들은 드릴의 소리 때문인지 기차가 들어섰는지도 알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5명의 동료들에게 뛰어가기에는 기차가 너무 가까이에 와 있다. 그 순간 당신은 어느 정도 이상의 충격을 받은 기차는 멈추도록 프로그램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옆에 있는 뚱뚱한 동료를 철로 위로 떨어뜨리면 기차는 반드시 멈출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결과적으로는 한명 vs 5명이라는 선택이지만 두 문제가 이 선택을 제시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답도 달라진다.

책에는 등장하지만 위 동영상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덧붙이자면, 선택은 경로 의존적이다. 쉽게 말한다면 이전에 뭘 선택했느냐에 따라 이번에 택하는 선택이 바뀐다는 것. 흔히들 씀씀이를 키우면 소비를 원래대로 줄이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그것과도 관련이 있다.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전문점 커피가 처음 마시기는 꺼려지지만 한번 마시고 나면 심심찮게 먹는 것을 발견하는이유로 제시하고 있다.(당장 나부터 커피 마실때마다 에스프레소 찾아서 주머니가 고생중이다.)

다른 강의도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잘만 찾아서 보면 위 책의 거의 모든 내용을 읽지도 않고 알 수도 있을듯 싶다. 그러고보니 책 서평을 아직 안 쓴 것 같네. 
  1. 도덕과 감정이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가 논할 때 자주 등장하는 문제이다. 엄밀히 말한다면 동영상과는 전혀 다른 원인으로 답이 바뀌는 경우이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0:52)
괜찮아 잘 될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머리는 회의하지만 가슴은 위안되는 말. 난 왜 항상 머리가 듀얼코어로 돌아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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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오랜만에(?) 휴가를 나왔다. 그냥 저냥 할 일이 없어서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이러면 더 이상은 안될 것 같아서 산책이나 할까 하고 집을 나섰다.

휴가나와 만날 사람이 없다니 내 인생이 그렇지 뭐 -_- 

활자중독이라는 병리현상에 찌든 무거운 육신을 끌고 다니는지라 뚜벅뚜벅뚜벅 길을 걷다가 들어간 곳은 서점이었다. 서점에 들어서면 서점의 명당자리를 떡하니 꿰차고 있는 것은 베스트셀러 코너이다. 베스트셀러 코너를 얼핏 훑어봤는데 있는게 긍정 뭐 이런 종류의 자기계발서 위주였던지라 볼 것 없겠구나 싶었다. 경제/경영 서적도 좀 있긴 했는데 그런 쪽에 관심을 가진 것도 아니고.

그런데 재미있는 점을 하나 발견했다. 외국인 저자들의 책을 번역한 번역서의 경우 원제를 적어주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더러는 번역한 제목보다 번역 전의 원제가 책의 내용을 더 충실히 반영하는 경우도 있고, 같은 제목으로 번역되었더라도 다른 원제를 가진 책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부키
물론 장하준 교수는 책을 영어로 썼다. 그래서 원제를 다는 것이 어색해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국내 저자들이 쓴 책에서도 영어로 제목을 다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꽤 전에 사볼까 했다가 아는 것들을 다시 읽는 수준에서 그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구매를 포기한 『통계의 미학』에는 Statistical Thinking이라는 영어 제목이 붙어있다.

통계의 미학
최제호 지음/동아시아
통계는 사기 아닌 사기다. 그래서 통계에 문외한이라면 이런 책을 읽는 편이 좋을지도.

내가 서점에서 보았던 책은 이 책이었다.

습관부터 바꿔라
전옥표 지음/중앙books(중앙북스)
Changing Habit은 "습관 바꾸기"다. 제목을 살리고 싶었으면 Change your habit쪽이 맞다.

저자의 다른 책들을 살펴봤더니 역시 영어 제목도 같이 달려있다. 그걸 다 나열한다면 무의미한 광고가 될 테니 넘어가자. 영어 제목도 붙이기는 이 저자만의 취향일지도 모르니 다른 책들을 살펴보자.

제대로 시켜라 
류랑도 지음/쌤앤파커스
Performance Leader랑 "제대로 시켜라"는 의미는 얼추 비슷하지만 느낌이 다르다.
전자가 이끌어가는 느낌이라면 후자는 밀어붙이는 느낌.

많지는 않지만 그런 책이 있기는 있다. 그렇다고 꼭 경제/경영 분야의 책에서만 두드러지는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알라딘의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훑다 보니 『SKT』라는 야구를 엄청 잘할것만 같은 제목의 소설도 있고, 신간 리스트에는 살까 고민되는 『커피 마스터클래스』라는 책도 있으며(에스프레소는 맛있다), 몰랐는데 『철학 콘서트』에도 Philosophy Concert라는 영어 제목이 같이 기록(?)되어 있다.

허구한날 국어책에서 외쳐대는 "바른말 고운말 우리말을 사랑합시다"라는 진부한 구호를 외치려는 것은 아니다. 당장 길거리를 돌아다녀 봐도 안경집 창문엔 영어로 무엇이 아름다운 눈인가 논하고 있고 음식집 벽면엔 "우리는 당신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라고 영어로 쓰고있는 것을 보면 이미 영어는 반 모국어의 단계에까지 올라섰다. 수능의 외국어 영역이 사실상 영어 영역 아니던가. 단지 왜 한글로는 이런 미적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가, 그것이 아쉬울 뿐이다. 
Posted by 덱스터
스포일러 주의!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10점
루퍼트 와이어트

「카우보이 비밥」을 아시는가. 이 미래빈티지공상과학만화의 4화 Gateway shuffle편을 보면 과격자연보호운동가들이 나오는데, 그들이 가진 무기 중에는 인간과 유인원의 2% 다른 유전자에만 반응하는 생체무기도 등장한다. 유전적으로 매우 작은 차이도 실제로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오는데(당장 TV속 연예인과 거울 속 사람을 비교해보자. 둘의 유전적 차이는 얼마나 될까?) 그렇다면 이 2%에만 반응한다는 생체무기도 헛소리만은 아닐 것이다.

카우보이 비밥 - 기념판 (7DISC)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노바미디어
정주행 충동이 가끔씩 이는 미래빈티지공상과학만화「카우보이 비밥」

「혹성탈출」이라는 영화는 인간이 지배당하고 유인원이 지배하는 행성에 불시착한 사람이 겪는 모험을 그린다. 본 적은 없지만 들어보기는 귀가 빠지도록 들어봐서 제대로 된 번역인 "유인원의 행성Planet of the Apes"보다 혹성탈출이라는 명사가 더 익숙할 정도이다. 하지만 그 불시착한 행성은 미래의 지구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주인공은 좌절한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고 한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이 미래의 지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물론 이전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원인으로 문명이 뒤집히기 때문에 프롤로그라 하기에는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 다음은 영화 소개.

과학자 ‘윌 로드만(제임스 프랭코 분)’은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아버지(존 리스고 분)를 치료하고자 인간의 손상된 뇌기능을 회복시켜주는 ‘큐어’를 개발한다. 

이 약의 전임상시험(동물을 대상으로 한 약효실험)으로 유인원들이 이용되고, '윌'은 그 중 한 유인원에게서 태어난 어린 ‘시저(앤디 서키스 분)’를 데려가 자신의 집에서 키운다.

가족처럼 살고 있던 윌과 시저, 시간이 지날수록 ‘시저’의 지능은 인간을 능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시저’는 이웃집 남자와 시비가 붙은 ‘윌’의 아버지를 본능적으로 보호하려는 과정에서 인간을 공격하고, 결국 유인원들을 보호하는 시설로 보내진다. 

그곳에서 자신이 인간과 다른 존재라는 것을 서서히 자각하고 인간이 유인원을 어떻게 대하는지 본 ‘시저’는 다른 유인원들과 함께 생존을 걸고 인간들과의 대 전쟁을 결심하는데……


보통은 영화를 보면 조용히 그 영화에 집어삼켜진 채로 영상의 흐름을 따라가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는 외마디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그 탄성이란 "원숭이를 인간으로 만들어놨네". 상대방에 자신을 이입하는 성향은 인간의 본성이라지만[각주:1] 그걸 넘어서 이건 원숭이를 힘이 좀 세고 털만 좀 많은 인간으로 만들어놓았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영화를 보면서 떠오르는 것은 사람과 유인원의 대결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대결이었다. 숨어지내다가 발견되고, 잡히고, 학대받고, 그러면서 점차 반기를 들게 되는 사람들과 원래 그들을 사람으로 볼 생각이 없었던 사람들의 대결. 영화 「맨 인 블랙Men in Black」의 외계인들을 우리 주변의 자신을 숨긴 사람들로 보면[각주:2] 색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것처럼 말이다.

맨 인 블랙
배리 소넨필드
2편은 캐비넷 속의 세상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 뿐.

영화를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왜 인간은 항상 자멸을 자초할 짓을 하는가이다. 이 영화에서 점과 선으로 세련되게 표현한 재앙의 바이러스처럼[각주:3] 앞서 언급한 미래빈티지공상과학만화에서도 과격환경운동가들이 자신들이 만든 재앙의 바이러스에 멸사함을 암시하는 엔딩이 있다. 후자는 전통적인 인과응보 엔딩이라면 전자는 급속히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대한 프랑켄슈타인 컴플렉스일듯 싶다. 확실히 문화의 흐름 자체가 "언젠가는 밝아질 미래"에서 "어두워지기 기다리는 미래"로, 좀 부정적으로 변하지 않았던가.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본다는데, 그만큼 살기 힘들어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까.[각주:4]

영화에서 등장하는 신약(?)인 Alz-113에 대해 첨언하자면, 실제로 동물을 대상으로는 임상실험이 문제없으나 인간 대상으로 바뀔 경우 엄청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전설적(?)인 탈리도마이드Talidomide가 있다. 동물 실험에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던 이 약은 실제로는 엄청난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수많은 기형아들이 태어나고 나서야 알려졌다. 「카우보이 비밥」의 4화에서 등장한 그 2%에 작용하는 생체무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영화에서 사용된 Alz-113은 바이러스 계열인데, 실제로 DNA가 무슨 작용을 하는지 검사하기 위해 바이러스를 이용해 세포에 DNA를 주입하는 실험은 상당히 보편화되어 있다. 박테리오파지에 원하는 DNA를 넣어 대장균에 그 DNA를 주입하는 방법은 대학 교재에도 등장할 정도로 오래된 방법이다. 하필 바이러스를 이용한 덕분에 신나게 바이러스가 퍼져버리는 악몽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10점
루퍼트 와이어트
  1. 신경학적으로는 거울신경의 작용이라고 한다. 이 거울신경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생겨나고 원활한 사회생활이 가능해진다. 이 신경에 문제가 생기거나 해서 사회성이 떨어지는 현상을 자폐증이라고 부른다. [본문으로]
  2. 성적소수취향자라는 거창한 문제까지 갈 것도 없이 편부모 가정, 가정폭력, 고아, 부잣집 아이들 사이의 가난한 아이 등 자신의 어두운 부분을 숨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많다. [본문으로]
  3. 영화 크레딧 올라간다고 바로 나가지 말 것. 그게 끝이 아니다. [본문으로]
  4. 물론 2차대전 이후 이성(理性)에 대한 불신이 엄청나게 떠오른 것도 그 한 이유일 것이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데카르트는 수학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기하학과 대수학이 하나로 합쳐지는 그 위대한 발견이 겨우 부록 따위로 여겨지는 그 유명한 책에서 다음과 같이 단언했다. "cogito ergo sum". 아무리 고찰해 보아도 고찰하고 있는 어떤 무언가가 존재해야만 하는데, 그 존재가 내가 아니면 무엇이겠냐는 말이다.

물론 그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만지는 이 모든 것들이 존재하는지 어떻게 확신한단 말인가. 하지만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무언가는 이 감각에 대해 회의하고 있고 또 지금 이 잡다한 생각을 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데카르트는 그 무언가가 "나"라고 확언하는 것이다. 하지만 데카르트가 그 무언가를 나라고 확언하는 순간 차가운 기운이 등골을 타고 뒷골을 강타했다.

"으앗 차!"

얼떨결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향하고 있다. 이거 또 독서실에서 소리지르는 어떤 무개념이 또 나타났다며 성토하는 게시글이 학교 커뮤니티를 도배하겠군.

"쉬잇!"

참 잘도 조용히 시킨다. 그래도 내가 이렇게 크게 소리지를 줄은 몰랐나 보다. 얼굴에 당당히 당황한 표정을 드러내다니. 목소리를 낮추어 조용히 말했다.

"네가 그렇게 갑자기 차가운 캔을 대지만 않았어도 조용했을 거거든?"

"눈 앞에서 손을 몇번이나 흔들었는데 정신을 못 차려? 도대체 뭣에 그리 넋이 팔린거야?"

"숙제"

책상 위에는 깨끗한 미적분학 책과 공식이 이리저리 흩어진 A4용지가 널부러져 있었다. 벡터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에 써먹는 물건인지 모르겠다.

"이거 기한 지난건데?"

맙소사.

"그보다 빨리 짐 챙겨. 다음 수업 지각하겠다."

"지각하지 뭐."

"지각하면 F인데?"

응? 지각하면 F라니, 그 수업은 화요일에 있는데? 그리고 오늘은 월요일...잠깐. 황급히 손목시계를 보았다. 요일을 가리키는 바늘은 무심히 TUE라는 글자를 향해 서 있었다.

"으악!"

또 모든 독서실의 얼굴이 나를 향했다. 오늘 밤 게시판 다운되겠군.



"42번 또 지각인가? 옥세화 지각..."

"아직 아닙니다!"

문을 박차고 들어서며 헐떡거리는 숨을 돌릴 새도 없이 외쳤다. 시계를 보니 2시 29분. 아직 수업 시작 1분 전.

"...은 아니군. 자리에 앉기 전 30분이 되지 않는다면."

시계의 숫자는 2:29:54. 꽤 많은 계단을 뛰어올라왔던 다리는 내 자리까지 다시 뛰어야 했다. 독서실에서 깨워주는 친절함을 보였던 재현이는 먼저 가겠다면서 같이 가자는 내 절규를 무시하더니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태평히 옆자리에 앉아있다. 병주고 약주고도 아니고 야속한 녀석.

"자, 수업 시작. 294쪽. 3부 열역학이다. 설마 1권 가져온 사람은 없겠지?"

설마가 사람잡는다. 급하다고 집히는대로 들고 뛰어왔더니 2권이 아닌 1권을 가져왔다. 옆자리에선 당연하다는 듯 2권을 꺼내며 날 한심히 쳐다본다. 네가 날 그렇게 놀래키지만 않았어도 제대로 들고 왔을 거거든? 임시방편으로 맞는 책을 가져온 척 1권을 펼친다.

"열역학은 원래 물리와는 전혀 다른 분과에서 시작한 학문이다. 현대 학문 체계에서 초기의 열역학과 가장 가까운 학문은 화학이다. 옛날 사람들은 열의 원인을 칼로릭, 번역하자면 열소,의 운동으로 여겼다는 사실이 이를 잘 드러낸다. 열역학이 물리에 편입되게 된 배경에는 ..."

너무 뛰었더니 졸리다.

"... 물질의 합성비가 ... 원자설이 ... "

눈이 너무 피곤하다. 눈만 잠깐 감자. 잠은 안 잘거다.



깜짝이야. 흰 바탕 위에 검은 글씨가 마구 흩날린다.

'분자 하나 하나의 위치는 완전한 우연을 이룬다. 분자는 상자의 모퉁이에 있을 수도 있고, 한 가운데에 있을 수도 있으며, 벽의 정 중앙에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분자가 한 위치에 모여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개별적으로는 우연에 속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필연인 것이다."'

전공 책을 읽는 기분이다. 내가 이런 책을 읽을 리가 없으니 현실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자각몽인가?

 '갑자기 예전에 읽었던 어떤 작가의 인터뷰가 생각났다. 그 인터뷰어가 이야기를 쓸 때 어디까지 이야기를 구상해 놓느냐고 묻자 인터뷰이는 이렇게 대답했었다.「커다란 흐름만 잡아 놓고 나머지는 손 가는대로 씁니다. 이야기 자체는 정해져 있지만, 그 순간 순간을 표현하는 단어들은 순전히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적지요. 이전에 실수로 잃어버렸던 원고를 다시 쓴 적이 있는데, 나중에 초고를 찾아서 비교해보니 줄거리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른 글이 되어있더군요.」 이야기는 필연이지만, 단어는 우연이라. 전체는 필연이지만, 개별은 우연이라.'

그 작가의 인터뷰라는 것, 읽어 본 적이 있다. 뉴먼 로스라는 작가일 거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교수님이 갑자기 날 바라보면서 질문을 던진다. 나만의 생각에 잠겨 있었던 나는 화들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거기 멍때리고 있는 자네. 그래서 도입 된 물리량이 무엇이라고?"

다행히 별로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다. 엔트..'

옆구리를 찌르는 손가락에 놀라 얼떨결에 일어서고 말았다. 꿈꾸고 있는데 찌르는 건 뭐람.

"일어서서 대답할 필요까진 없는데 그쪽이 편하다면 편한대로 하도록."

응? 찔린 방향을 쳐다보았더니 재현이가 입을 벙긋거리고 있다. 시간은 가고 있고, 무슨 질문인지는 모르겠고, 벙긋거리는 입을 보니 엔 무엇인지는 모르겠고. 일단은 한 글자라도 시작해 보자.

"엔...트.."

"...로피. 좋아. 졸아도 수업은 듣고 있네. 수업을 계속 진행하지."

얼떨결에 맞추었다.



수업이 끝났다. 다행히 다섯번째 지각은 면해서 F는 피했다만, 다음 번에도 늦지 않으려나 모르겠다. 천천히 독서실로 내려오는데 재현이가 뒤에서 따라잡았다.

"잘만 자던데 대답은 어떻게 또 한거야?"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조금 뜸을 들이고 대답해주었다.

"그냥, 그렇게 대답하면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 

아리송한 표정의 재현이를 남겨두고, 저녁이나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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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 - 10점
에릭 호퍼 지음, 방대수 옮김/이다미디어

에릭 호퍼라는 사람을 제일 처음 알게 된 것은 이 문구에서였다. 매력적(?)이지 않은가.

The opposite of the religious fanatic is not the fanatical atheist but the gentle cynic who cares not whether there is a god or not.

---

광신도의 반대는 광적인 무신론자가 아니라 신의 존재에 무심한 회의주의자이다.

-Eric Hoffer, The True Believer


결국 이 출전을 샀고, 아직 첫 두어페이지만 읽은 상태로 책장 어딘가에 방치해두고 있다. 200여쪽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책인데도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 이유는, 고급 어휘를 신나게 구사하고 있어서... 그래도 서평을 써 볼까 했던 흔적은 블로그에 방치된 서평 원고로 남아있다. 제대로 읽지도 않은 책에 대해 서평을 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 반쯤 쓰다 방치해두었다.

이 책은 에릭 호퍼의 자서전이다. 원제는 Truth Imagined. 직역하면 "상상한 진실" 정도 되겠지만, 출판사에서 붙인 이름이 더 어울린다. 책에 막 관심이 커질 때 즈음 시력을 잃고, 다시 그 시력을 회복하자마자 미친듯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평생을 거의 노숙자에 가깝게 살아왔다고 덤덤히 회상하는데 마치 중세 은유시인들이 이야기를 풀어내면 그 옆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모여앉아 귀 기울이는 꼬마 아이들처럼 정신없이 읽었다. 글을 묘사하는데 우리나라 정서에는 좀 동떨어진 중세 유럽이라는 배경을 끌고 온 것은 박학하고 대재(多才)한 떠돌이라는 그의 인상을 가장 잘 묘사하는 단어가 음유시인이라 생각되어서다. 그가 남기고 간 시는 민요가 되었고 그의 조언에 농장을 괴롭히던질병은 수그러들었다.[각주:1] 어떻게 보면 한국 민담의 '지나가던 승려'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자서전을 읽으며 놀랄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탐독했다는 것이다. 자서전 사이 사이에 끼어 있는 잠언(aphorism)을 읽다 보면 그 예리한 날에 흠짓 놀라게 된다. 그 예리한 날은 다독이라는 단단한 숫돌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지. 예전에 독서를 강권하는 글에서 말하기를 "읽은 시간이 생기면 책을 읽겠다는 사람은 영원히 책 읽을 시간이 없을 것이다"라 했는데 그에 걸맞는 예라 하겠다. 요즘 들어 책을 많이 읽고는 있지만 그래도 책 읽을 시간이 없다 투덜거리곤 하는데, 살짝 부끄러운 감정이 드는 날이다.

오늘 한 번 방랑자의 방랑길을 되짚어보는 것은 어떨까.

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 - 10점
에릭 호퍼 지음, 방대수 옮김/이다미디어
 
  1. 전자는 11장의 내용이고 후자는 14장의 내용이다. [본문으로]
Posted by 덱스터

2011. 7. 9. 16:59 Daily lives

근황

1.
조금 있으면 입대 1주년입니다. 상병 달았지만 군번이 꼬여서 한동안 막내일은 계속할듯...

꽤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58kg에서 4키로가 빠졌다가 10키로 불고 다시 3키로를 여차여차 빼서 결과적으로는 +3이 되었지만(엉엉) 이상하게 팔의 근육은 더 갈라졌습니다. 어쩌면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복근 갈라짐도 현실이 될지도...(물론 빛의 힘을 잘 사용하면 얼핏 갈라진게 보이긴 합니다만...) 대신 기분 좋았던 헐렁한 28인치 청바지는 안드로메다행인듯 싶습니다. 이런.

1키로 뛰는것도 힘들어했던 사람이 3키로를 13분 안으로 뛰는 괴물이 되었고(혹자가 말했던 군대 2년이면 모두가 터미네이터이다는 사실입니다. 노력만 한다면.) 통계역학 책 정독을 끝냈으며(물론 콩나물 물 주듯이 남은 수식은 없습니다) 지금은 장론 책을 보고 있습니다. 필요했던 부분은 전자기장의 해밀토니안과 푸아송 괄호 값이었는데 다른 것까지 공부하려니 할게 많네요.(이상한 단어들이 보이신다고요? 외계어니까 신경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부대 안밖으로도 사고가 많고 나도 친 사고가 좀 되고 해서 다이나믹한 군 생활 하고 있습니다. 보안상(이라 쓰고 이미지 관리라 읽는다?) 사고들에 대해서는 함구하도록 하겠습니다. 막 제초시즌이 되어 제초기를 들고 신나게 풀을 베어넘기고 있으니 아침부터 영하 20도에서 신나게 뛰어다녔던 작년 겨울이 생각나는군요. 당시에는 무슨 배짱으로 내복 하나 안 입고 버텼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내복은 안 입을 거지만...


2.
블로그 수식이 많이 깨져있습니다. 안 것은 꽤 오래 전이지만 군인의 휴가는 황금보다도 소중한지라(?) 실제로 고치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릴 듯 싶습니다. 임시방편은 공지사항에 올려놓았지만 공지사항의 빠른 시간은 중국집에서 주문한 짜장면이 출발하는 빠른 시간과 동의어라는 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물리와 관련된 글을 쓰게 된다면 지금 보고 있는 란다우 장론 책에 대한 주석이 될 가능성이 높겠네요. 이 인간이 워낙 천재인지라 설명같은거 상세하게 하지는 않는 편이라 수식이 개판인 것이 꽤 많아 보입니다. indice 위아래를 마음대로 바꾸질 않나, 순서가 중요한데 무시하질 않나, 오타가 심심하면 튀어나오질 않나...

The Classical Theory of Fields (4 Revised, Paperback)
Landau, L. D./Butterworth-Heinemann

그래도 이론물리학적인 설명이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깔끔하도록 단순한 수식에서 모든 지저분한방정식을 이끌어내는 책의 진행 방식은 일품. 물론 현실은 이론과 거리가 멀죠. 실제 발견도 지저분한 방정식에서 단순한 수식의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지만. 덕분에 이 책을 공부하면서 얻은 깨달음은, 나중에 연구하게 되거든 책상에 벡터 미적분학의 주요 수식을 덕지덕지 붙여놓고 해야겠다는 것.


3.
그럭저럭 괜찮은 군 생활을 보내고 있기는 하지만 생각하고 있던 한 가지는 아직 실행을 못 하고 있습니다. 소설 쓰기. 일단 표현하는 법을 다듬고는 있지만 실제로 소설을 쓰기까지는 좀 더 걸리겠지요. 아웃라인만 잡아놨는데 내용은 언제 채울지 모르겠습니다. 분야는 SF가 될 듯 싶습니다. 물리광이 SF를 쓰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보여줄 그런 소설을 쓸 생각인데 그게 마음처럼 될지는 의문이네요. 누구나 자신의 개그는 그 상황에서 최고의 개그라고 착각하는 법이니까요. 설마 혼자 개그치고 혼자 웃어본 적이 없다는 거짓말은 하지 않으시겠죠?

조금 느리게 흐르긴 해도 아직 고인 물은 아닙니다. 몇주 전 외박나갔을때만 해도 잘나가는 친구들을 보며 나는 뭐 하고 있나 싶었는데 근육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성격도 긍정적으로 바뀌는 모양입니다. 우울하시다고요? 일단 엎어져서 팔굽혀펴기 50개만 실시하겠습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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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덱스터
군대에서는 할 일이 없다. 그래서 심심하기도 하니 기초적인 논리학 책이나 하나 뒤적거려 볼까 하고 질렀다.(BGM: DJ. DOC - 나 이런사람이야)

논리적 추론과 증명 - 6점
이병덕 지음/이제이북스

그래, 난 여가 때 교재를 보는 사람이다.

책은 그냥 심심하게 읽었다. 집합론이 끌어들여지면서 형식논리학이 도입되는 부분은 이전에 집합론을 재미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수강했던 <집합과 수리논리>과목에서 어느정도 기본기를 갖추어 두었기 때문에 별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다른 부분도 그냥 그렇구나 하고 읽은 편.

논리학 과목을 수강해본 적이 없으니 나에게는 이 교재가 얼마나 좋은지 평가할 잣대가 없지만, 그래도 심심풀이 정도로 읽어보기에는 딱 적절한 난이도의 무난한 책이라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내가 원했던 '비형식적 오류들'은 아주 짧게 마지막 장에만 나왔다는 것. 실제 생활에서 말을 하며 나오는 온갖 오류들은 비형식적인 경우가 많은데, 거기에 대한 감각을 길러주기에는 양이 좀 부족한 것 같다. 그냥 비판적 사고와 관련된 책들을 읽어볼까?

논리적 추론과 증명 - 6점
이병덕 지음/이제이북스
 
Posted by 덱스터
0.
시간은 미래로부터 흘러와 현재를 거쳐 과거로 흘러간다고 한다.

1.
오랜만에 고등학교에 친구들과 함께 갔다. 건물이 새로 들어서고, 실험실은 바뀌었고, 운동장엔 잔디가 깔려있었다. 졸업한지 3년은 넘어서 그런지 날 가르치셨던 선생님들은 반만 남아 계셨다. 이제 내가 이 학교에 올 일은 2년 내로 사라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걸어온 과거를 확인하는 건, 과거는 이미 죽었다고 확인하기 위해 그 관을 뜯어보고 과거의 시신이 남겨져 있음을 확인한 뒤 안도감 속에 관에 다시 못을 박는 작업인 것일까. 한편으로는 좋은 감정이 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아쉬운 감정이 남았다. 장인이 자신의 걸작을 떠나보낼 때 이런 기분이 들겠지.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다른 고등학교 친구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누구는 인턴을 한다더라, 누구는 교환학생을 간다더라, 누구는 대학원에 진학했다더라, 누구는, 누구는, 누구는.... 내 생활신조는 후회될 일은 하지 마라였건만 이럴 때마다 조금씩 움츠러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들 앞으로 열심히 나아가고 있는데 난 여기 서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성은 나도 충분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외치지만 감정은 이성을 압도한다. 감정은 소나기로 얼룩진 여름날의 대기와 같아서 무덥다가도 시원해지기를 손바닥 뒤집듯 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건 그 날씨에 익숙해지는 것 뿐이다.

대화를 하다 보니 학교도 도마에 올랐다. 고등학교가 이름을 바꾼다고 난리인데 동문에서는 반대하고 있단다. 솔직히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무언가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이름을 바꾼다면 얻을만한 건 정부 지원이려나? 간단하게 말한다면 밥그릇 싸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한번 더 바뀐 학교를 돌아보고, 교문 밖을 나섰다.

2.
서울에 갔다. 다른 친구들도 한번 볼까 해서 학교를 가 보았다. 대학도 많이 변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휴학할 때까지만 해도 짓고 있었던 건물은 어느새 완공되어 있었고, 못 보던 건물도 들어서 있었고, 잘만 있던 건물은 나 공사중이오 광고하듯 철골과 천으로 치장되어 있었다. 중앙도서관만 그 조용한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친구와 같이 밥을 먹고 무언가 마시자며 처음 보는 건물로 들어섰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생각해보면 미안한 기분도 든다. 그렇지 않아도 한창 바쁠 때인데 친구라는 놈이 보고싶다고 연락해서 어렵게 시간내게나 하고. 미안한 감정 때문인지 잠깐 잠깐씩 흐르는 침묵이 나 돌아가고 싶다는 묵언시위처럼만 느껴진다. 친구가 침묵을 부수는 일이 더 많으니 시위하는 것은 아닐 텐데. 얼음이 떠 있는 아메리카노가 밑바닥을 보이자 자리를 정리하고 도서관으로 다시 돌아가 헤어졌다.

도서관 열람실 입구에서 멀어져 가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걸음의 관성 때문에 몇 발자국 더 나아가 뒤돌아보았다. 고등학교 친구가 멍하니 담배를 물고 앉아 있었다. 다니던 학교 때려 치고 여기로 왔다더니 사실이었네. 잠깐 앉아 몇 마디 나누었다. 3학년이나 다녀 놓고 다시 새로 입학했으니 삼수한 건가. 얘도 열심히 사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담배 한 가치가 재로 사라지자 대화는 끝났고, 나는 다시 길을 나섰다.

전화가 걸려온 것은 2분 정도 걷고 난 뒤였다. 나중에 만나기로 했던 녀석이었는데 학교라고 하니 본부 한번 가보랜다. 얼마 전부터 꽤 큰 사건이 터졌으니 한번 가 볼까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그 전화가 오기 전에는 자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 친구의 조언을 따라 학교 본부로 발걸음을 돌렸다.

기묘함. 학교 본부에 가까워지면서, 본부 건물 주변을 걸으면서, 그리고 건물 벽에 붙은 포스터들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더욱 진해져만 가는 감정이었다. 한 쪽에는 과격한 표어들이 내 적개심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흩어져 시위하고, 다른 쪽에는 인터넷의 온갖 개그들이 패러디되어 장난스런 실프에 흔들렸다. 전쟁터의 표어들과 축제의 즐거움이 부조화스럽게 조화를 이루었다. 그리고 난 즐거움을 느꼈다. 본부 건물 안까지 들어갔더라면 더 즐거웠을 텐데, 아쉽게도 학생증을 놓고 와서 기묘한 즐거움은 거기에서 끝을 맺기로 했다. 학교도 변했구나. 건물만 변한 것이 아니라 안에 사는 사람들도.

3.
중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다들 식사는 한 상태였기 때문에, 맥주나 마시러 갔다. 집 근처에 셀프로 운영되는 맥주 바가 하나 있었는데 거기로 갔다. 내가 일단 소주를 못 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헤어지려니 무언가 아쉬워서 과자 조금이랑 캔맥주를 들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니 시간은 자정을 넘겨 한시가 되었다. 새벽은 이야기거리가 떨어지는 시간이다. 그래서 서로 더 깊은 곳의 이야기를 꺼내오게 되었다.

깊은 곳일수록 어둡기 마련이다.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는데로 시작해 놓고서는 말하면서 눈물이 살짝 고이는 이야기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다. 그 중에서 충격이었던 이야기 하나는, 내 목표는 너였다는 친구의 고백이었다. 내가 그런 놈이었나. 나는 따라갈 사람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나를 따라오는 사람도 있었구나. 남들 따라가기에도 벅차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나를 따라가려고 기를 쓰는 사람들도 있었구나.

4.
두 발이 땅을 딛지 못하고 있더라도, 무릎이 발바닥과 함께 땅에 기대 있더라도 멈추어 있다고 단언하지는 못할 것 같다. 꿈틀거리는 한은 앞으로든 뒤로든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멈추어 있다고 포기하지 않는 이상 꿈틀거리기라도 할 테니까.

잠깐 앉아 신발끈을 고쳐 매어야 할 시간인가 보다.

0'.
시간은 미래로부터 흘러와 현재를 거쳐 과거로 흘러간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은 내가 과거로부터 흘러와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흘러간다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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