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만큼 전 정권에 대해 말이 많은 정권도 드물 것이다. 경제를 망쳐놨다고 징징대기부터 시작해서 최근에는 집안 결혼에까지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참 오랜만에 보는 전 정권에 대한 과분한 관심이다. 그런데 이 관심이 애착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변명거리를 찾기 위해서 나온 것 같아 어째 쫌 씁쓸하다.

정치는 릴레이계주다. 일단 전 사람이 뛰었으면 그걸로 끝을 내야 한다. 어차피 투덜대 봤자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마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학생이 태어난 집안탓만 하고 공부를 안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집안에 대해 갖는 불만이 자기가 태어난 가정을 바꿔주지는 않는다. 결국 출발선은 자신이 견뎌야 할 선천적인 이익이자 불이익일 뿐이다. 이런 출발선에 대한 불평은 술안주로는 할 수 있을 지 몰라도 공석에서 할 만한 것은 아니다.

정말 전 사람이 못 뛴 것이라면, 전 사람이 못 뛴 것을 직접 뛰어서 증명해 보이는 것이 옳다. 정말 잘 뛸 자신이 있는데 길이 울퉁불퉁해서 잘 못 뛰겠다면, 그자리에서 그만 두길 바란다. 지금 이 정부가 달리는 길은 암벽이 아니다. 평지에서 잘 달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오르막길 정도는 무리없이 달릴 수 있다. 더이상 비겁한 변명은 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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